출판사: 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3.10.11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강해지고 싶어..."

중얼거리며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끌어 안았다.

"나는 강해지고 싶어."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고 싶어. 도망치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있게 되고 싶어.

내 마음에 이기고 싶어.

그리고 언젠가 토오루의 기억이 돌아와 자신의 곁을 떠나는 날이 온다 해도..., 상대방의 행복을 빌 수 있는 자신이 되고 싶어. 이 마음을 강한 힘으로 바꾸고 싶어.

어머니와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서워했건만 다시 한 번 마주 서 보기로 한 것이다. 동정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토오루와 함께 있는 거라고 말하자. 계속 이 남자를 좋아했었다고 말이다.

경멸을 당해도 그것이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다.

'용기를 주세요.' 후지시마는 자신에게 생각지도 못한 행복을 선사한 신에게 기도했다.

어떤 것에도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받아드릴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모든 것을 드러내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후지시마는 연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댔다.

결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세게, 아주 세게 눌렀다.

point 2 줄거리

COLD Sleep:

타카히사 토오루는 기억을 잃은채 병원에서 깨어났다. 곁에는 자신과 같이 일한 적 있는 친구라 말하는 후지시마 케이시가 있었다. 후지시마는 퇴원한 토오루를 집에 데려와 보살핀다.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사진 전문학교 입학을 권유하지만, 토오루는 그것이 '과거의 토오루'를 강요하는 것 같아 거부감을 느낀다. 토오루는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이전에 살았던 집과 직장을 찾아가고, 자신이 다혈질에 폭력적이었다것, 카메라를 좋아해 전문학교 진학을 준비했다는 이야기와, 자신을 찾는 여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과거를 알고 싶어하는 토오루와 그런 토오루를 이해하지 못하는 후지시마는 다투고, 토오루는 집을 나온다.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술에 취한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키스를 한다. 토오루는 그것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후지시마가 좋아하는 케익에 질투 할 정도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한편, 토오루는 단 것을 좋아하는 후지시마를 위해 양과자점 '포트'에서 매일 케익을 사오고, 그 인연으로 '포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빵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자가 자신을 찾아와 칼을 휘두르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대신 그 칼에 찔린다.

그리고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자신이 교통사고 가해자이며 그 여자의 동생을 죽였고, 후지시마가 그의 대부분의 재산을 사용해 사고를 무마한채 자신을 데리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토오루는 그 여자에게 용서를 빈다. 그리고 토오루는 후지사마에게 '진실'을 묻고, 후지시마는 토오루가 자신을 싫어했다고 말한다. 후지시마를 싫어했던 기억을 잃어서 다행이라는 토오루에게 후지시마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COLD Light:

후지시마는 유서깊은 기모노 기업 '나기류'의 장녀 치에코의 장남으로 태어난다. 능력을 인정받아 데릴사위가 된 아버지는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고, '후지시마 혈통'에 집착이 심했던 어머니는, 병약한 그녀의 오빠 야스아키와 통정해 후지시마를 낳았다. 후지시마는 어머니의 광적 집착 속에 끔찍한 통제를 받으며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 한편,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피가 섞이지 않은 토오루를 양자로 입적하고 어머니는 토오루를 학대한다. 초등학생이던 토오루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본가로 숨어든다.

후지시마는 그런 토오루를 발견하고 숨겨준다. 그 후 매일 밤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찾아오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친동생처럼 보살펴 준다. 하지만, 어느 순간 후지시마의 토오루에 대한 감정은 이성적인 성애의로 변하고, 참지 못한 어느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만진다. 토오루는 그런 후지시마를 밀치고 도망친다. 그 다음날 치에코는 토오루의 별채에 들이닥쳐, 후지시마가 준 물건들을 훔친 도둑이라며 토오루를 무차별 폭행한다. 후지시마는 뒤늦게 어머니를 말리지만, 학습된 공포로 경직된채 토오루를 돕지 못했다. 그 후 토오루는 기숙사제 학교로 보내진다.

고등학생이 되어 돌아온 토오루는, 행패를 부리며 후지시마를 때린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자신의 출신의 비화를 듣자 곧 후지시마가를 떠난다. 홀로 사는 토오루를 후지사마는 찾아가지만,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때리고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토오루가 교통사고 난 후에야 후지사마는 토오루를 볼 수 있었다. 토오루는 후지시마 퇴원 후 계속 연인이 되어 달라고 조르지만, 후지시마는 거부한다. 토오루는 자신을 경멸하고 있고, 기억이 돌아 온 후 '지금의 토오루'에게 사랑받은 기억을 가진채 버려지는 것이 두려웠다.

한편, 후지시마는 토오루와 쇼핑 중 전 부인과 딸을 만난다. 이를 오해한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유부남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서 독립하려한다. 하지만, 이사 당일, 전 부인으로부터 토오루의 거처를 알게 된 치에코는 집으로 찾아와 난동을 부린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의 거짓말을 눈치채고, 후지시마가 도망 칠 수 없도록 열혈히 구애한다. 후지시마는 어차피 괴로울거면 함께 있자고 말하는 토오루에게 항복한다. 두사람은 애뜻한 연인이 되어, 잔잔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생활을 한다.

COLD fever:

그 후 6년 뒤, 토오루는 기억을 되찾고 6년간의 기억을 잃은채 깨어난다. 혼란을 느낀 토오루는 길거리로 뛰쳐나가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서에 가고, 후지시마에게 인도된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경계감을 숨기지 않는다. 후지시마는 6년간의 기억이 없는 토오루에게 파티셰로 호텔에서 일했다고 알려준다. 토오루는 자신과 다르게 붙임성 좋고, 상점가의 아이돌로 귀여움을 받으며, 쿠스다라는 이상적인 친구를 가진 '6년 전 토오루'에 대해 낯설어한다. 한편, 자신을 보살펴주는 후지시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토오루는 사진전문학교를 다니기 시작한다.

어느날 토오루는 우연히 후지시마의 책상서랍에서 '6년간 토오루'의 사진을 본다. 그리고, 후지시마와 자신의 정사사진을 발견하고, 과거 후지시마의 배신을 떠올리며 분노에 떤다.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심하게 폭생하고, 가위로 성기를 자르려 한다. 그 후 토오루는 매일 후지시마를 폭행하고, 마치 자위도구인듯한 모욕적 성행위를 후지시마에게 강요한다. 후지시마는 토오루의 분노를 기꺼이 감내한다. 그리고, 후지시마가 회사여행을 떠난 날, 키노시타 사토코란 여자가 토오루를 찾아온다.

그녀를 통해 토오루는 자신이 6년전 교통사고의 가해자이고, 후지시마가 자신을 위해 한 일을 알게 된다. 한편, 전문학교 여자인 친구와 집에 있는 토오루는 본 후지시마는 토오루의 독립을 제안한다. 토오루는 불안함에 후지시마를 강간하려하고,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도움을 청한다. 후지시마가 사랑하는 '6년 전 토오루'를 지우고 싶었던 토오루는 책상 속 사진을 모두 버리고, 후지시마는 그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집에 돌아온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공포를 느껴 찾아나선다.

공원에 홀로 앉은 후지시마를 거칠게 안으며 바라 본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자신이 아닌 '6년간 토오루'만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토오루는 폭주하여 자신의 목을 조르며 자해한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6년간 토오루'인 척 할테니,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간절히 빈다.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 후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극도의 분리불안을 느낀다. 어느날 토오루와 후지시마는 함께 바다를 보러 가고, 후지시마는 토오루 앞에서 단 한장 남은 '6년간 토오루'와의 사진을 태운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심연을 마주보다.

이 감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코노하라 나리세 'COLD 시리즈'는 저의 BL입문작이자 인생작입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04년-5년 즈음 으로 기억합니다. 우연한 기회로 COLD fever를 보게되었고, 충격을 받았죠. 그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였거든요. 저의 BL life 첫사랑입니다.

하지만, E-book 'COLD시리즈'는 오타가 심하게 많아요. 저도 '오타의 여신'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오타를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돈 받고 파는 책이라고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에, 웃어 넘길 수 없는 오타 천지인 책을 보니, 훌륭한 내용을 너무 많이 훼손하는 것 같아 정말 속상합니다. 단적으로, '책갈피'에 해당하는 단락에서도 오타가 두 개나 있었답니다. 'COLD HEART 시리즈'에는 회사이름도 오타가 납니다. 절레절레예요.

'COLD시리즈'는 아소우 미츠아키님이 작화한 만화책으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소설을 작화하는 경우에 생략과 편집이 발생 할 수 밖에 없고, 연출력이 부족하면 원작 기대치가 있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COLD시리즈'는 코노하라 나리세님의 소설과 다른 감동을 줍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메세지를 읽을 수 있어, 저는 두 가지 컨텐츠를 모두 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소설'과 '만화'의 다른 감상에 대해서는, 후에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COLD시리즈'를 별도로 리뷰 하도록 하겠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이 싸움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네가 오랫동안 어떤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네 안으로 들어가서 너를 본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과 악의 저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BL리뷰하다가 니체가 왠말이냐! 토오루를 보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나답다.'라는 것이 실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소, 어떤 상황, 어떤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출되지만, 나는 어떤 '본질'적인 나라는 부분이 있을거라고 말이죠. 대학생 까칠수가 이세계로 넘어가도 까칠한 황후가 되는 것 처럼요. 빈민가에서 태어났을 때와, 재벌가에서 태어났을 때의 성격과 습관은 다르지만, 결국은 '나 다운' 자아로 수렴한다고 말입니다.

"자신에 관해서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은, 자신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수단 일 수 있다." 역시 '선과 악의 저편'에 나오는 니체의 말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일지 모릅니다. 파란색을 좋아하고, 단음식을 싫어하고, 건방진 사람과 친해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나'라고 믿는 것은, 세상에 나의 일부를 정착시키는 것 같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죠.

그러면, 진짜 토오루는 누구일까요? 여자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면서 폭력을 휘두르고, 요리는 전혀 하지 못하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후지시마에게 배신 당해 절대 그를 용서하지 못하는 토오루가 진짜일까요? 6년간의 토오루는 환상이고, 6년 뒤에 기억을 찾고 본래의 토오루가 된 것 뿐일까요? 왜 기억을 잃은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배신당 했던 이야기를 듣고도 그를 여전히 사랑 할 수 있었고, 식빵하나 제대로 못 굽는 똥손이 호텔 파티셰가 되어 프랑스 연수까지 갈 수 있게 된걸까요? 상황이 달라져 토오루가 밝아 질 수는 있겠지만, 정말 본질적인 부분까지 기억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을까요?

'피투'와 '기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에 나오는 말인데,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는 겁니다. 태어났는데 그냥 세상에 있다는 거죠. 이것이 '피투'이고 그래서 그저 살아가는 사람을 '비인간'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성을 통해서 스스로를 세상에 주체적으로 던 질 수 있는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투'를 통해서 사람은 비로서 '인간'이 되죠. 깊이 들어가면 '자살론'으로 넘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까지 하겠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자신의 심연을 마주할 의지'입니다.

꽃이 그 자리에서 피는 건, 바람의 세기와 씨의 무게가 그 자리에 떨어 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거예요. 분명히, 나의 많은 부분들 역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져 있을 겁니다. 토오루는 호스티스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길 선택하지 않았고, 방치되서 영양실조에 걸리길 원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필이면, 연락 간 곳이 후지시마의 아버지였고, 연고도 없었던 그는 복수심 하나로 토오루를 호랑이 굴로 데리고 옵니다. 토오루는 아버지를 찾아 왔지만, 아버지는 보지도 못하고 외딴 별채에서 목욕도, 세탁도, 청소도 할 수 없이 최소한의 밥만 제공되는 가축과 같은 생활을 하죠. 모두 토오루가 거부 할 수 없었던 것들이고, 이는 토오루를 숨박이는 외로움 속으로 몰아 넣습니다.

토오루가 증오심을 느낄 대상은 많습니다. 하지만, 용서 할 수도, 무뎌지지도 않은 상처는 오로지 후지시마 뿐이었죠. 토오루는 자신을 방치한 친모지만,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자신을 이런 집에 데리고 오고 만나주지 조차 않는 아버지지만, 정학을 맞고나서 꼭 집으로 돌아옵니다. 자신을 늑골이 부러져 폐를 찌를 정도로 구타한 치에코에게 복수 하지 않습니다. 때리는 것은 그 옆에 후지시마 뿐이었어요. 토오루는 자신에게 한 번도 따뜻한 적 없었던 사람들이 아닌, 유일하게 따뜻했었던 사람만을 원망합니다.

토오루는 외로운 것이 싫었습니다. 축제에 잡은 물고기 한 마리가 죽었을 때, 남은 물고기를 방류하면서 생각하죠. 큰고기에게 먹혀 죽는 한이 있어도, 홀로 남는 것을 볼 수 없다고요.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경멸하지만, 언제나 외롭고 힘들 때는 후지시마를 부릅니다. 토오루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는, 사실 후지시마가 아닐 지도 모릅니다.

그건 후지시마의 손길을 밀어냈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날 후지시마가 자신을 계속 만지도록 했다면, 후지시마는 치에코로부터 나를 지켜줬을 지도 모른다고, 언제나 처럼 매일 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기모노를 입혀 축제에 데려가주는, 따뜻한 형과 함께 잠들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후회 말이예요.

아무리 살아봐도 후지시마는 오로지 후지시마였고,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없으면 누구도 필요없었어요. 정말, 토오루가 만나고 사귀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진심이었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정하다고 토오루에게 화내는 여자친구도 없었겠죠. 토오루는 이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후지시마는 자신을 배신했는데, 그 배신자에게 기대지 않으면, 고독의 덫에서 벗어 날 수 없는 불행한 삶을 받아 드릴 수 없었을 겁니다.

기억을 다시 찾은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용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후지시마의 정사 사진을 보고 심연 속 숨겨운 공포가 고개를 들죠. 후지시마가 어린 토오루에게 품은 욕정 때문에 시작된 후회로, 끔찍하게 고독했던 생활이 떠올랐을거예요. 후지시마가 토오루를 욕정의 대상으로 보았다는 것이, 토오루를 다시 검고 깊은 심연 속으로 끌어 내렸죠. 토오루는 또 자신이 외로워 질거라는 공포를 느끼고, 패닉에 빠져, 후지시마를 폭행합니다.

후지시마의 성기를 가위로 자르려는 장면은, 그 불행의 씨앗을 제거하고 싶은 충동적 행동이었을 거예요. 저는 성기를 가위로 자르려는 장면이나, 후지시마에게 오럴를 강요하는 장면에서, 잔인함보다는 애잔함이 느껴졌습니다. 살려고 하는, 덫에서 벗어나려고 바락하는 토오루의 절실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6년간 토오루'와 토오루가 다른 것은 바로 그 외로움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6년간 토오루'와 토오루 모두 자신을 떠나려는 후지시마를 겪지만, '6년간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위해 케익을 만들고, 좋은 사람이 되어 주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을 밀어내는 후지시마를 끝까지 쫒아갑니다. 토오루는 '자신이 후지시마를 거부했던 일'로 인해 후지시마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하지 못합니다. 쫒아가 잡지도 못하죠. 그 폭팔 할 것 같은 외로움은 폭력으로 표출되고, 반복되는 외로움에 할 수 있는 건 홀로 후지시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뿐입니다.

내가 심연을 바라 볼 때 심연은 역시 나를 바라보면서, 심연에 취한 나를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잠식 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눈을 감지 말고, 똑바로 바라봐.'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 심연이 나일테고, 어쩌면 가장 열심히 찾고 있는 나일지도 모르죠.

여담입니다만, COLD fever 마지막 후지시마의 대사 중에 "...가지도 못해"라는 부분이 있는데, 솔찍히 좀 잉? 하면서 봤었습니다. 그 후 기회가 있으면 원서에 뭐라고 적혀있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미뤄지던 일본행이 아예 불가능해졌네요. 뭐, 언젠간 볼 수 있겠죠. BOOK off에서 팔아만 주신다면요 ㅠ.ㅜ

마지막으로 아소우 미츠아키 콜드피버 한 장면 남깁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소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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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4화 + 외전 10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2020년 가을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지고 , 소행성을 파괴하기 위해 쏘아 올린 수 많은 미사일로 인해 지구는 방사능에 노출된다. 그러나, 인류 멸망의 위기에서 살아남은 인류는 질병에 강하고 방사능에 내성을 지닌 신인류로 진화한다. 2218년 지구에는, 신인류라 불리는 대다수 항체형 인구와 진화하지 못한 5%의 구인류 비항체, 초고도 진화하여 특수한 능력을 지닌 0.001% 초월자가 공존해서 살고 있었다. 초월자는 물체에서 정보를 읽는 정보계와,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동조계로 나뉜다.

승: 임윤은 정화지역 밖에 살 수 없는 비항체로 태어나 센터에서 자란 사회 최약자다. 하지만, 서울국립대 자연과학부로 진학을 꿈꾸며 전교 1등을 한번도 놓치지 않는 유능한 반장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사회에 차별은 존재했고 임윤은 그런 현실을 극복하고자 노력하지만, 참을 수 없을 때는 학교 지하 빈 교실에서 물건을 부수며 감정을 다스린다. 어느날 모범생 반장의 지하 비밀의 장소에 동조계 초월자 이해진이 찾아 온다. 이해진은 온몸에 분노를 뿜어내는 임윤의 감정에 동화되고, 윤에게 관심을 가진다.

전: 이해진은 임윤의 주변을 맴돌며 친해지려 하지만, 임윤은 타인과 딜리 이해진 앞에서 숨겨지지 않는 열등감에 비참함을 느끼며 계속 밀어낸다. 그러던 중 임윤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서울국립대 자연과학부에서 비항체를 입학 배제한다는 기사를 읽고, 좌절한다. 이해진은 그런 임윤을 위로하고, 윤은 이해진에 대한 자격지심을 내려 놓는다. 윤과 해진은 연인이 된다. 한편, 해진과 가까워지면 윤은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고, 이 과정에서 해진은 작은 부상을 입는다. 그리고 지구에 기상이변이 발생한다.

결: 이틀간 사라졌던 해진은, 돌연 윤의 앞에 나타나 함께 송년을 보내자고 한다. 새해가 되었을 때, 해진은 없고 해진이 윤에게 양도한 재산만 남아있었다. 해진은 지구와 동화된 특수한 동조계로, 지구의 안전을 위해 20세가 되면 동면에 들어 갈 예정이었지만, 윤을 보호하기 위한 해진의 선택으로 인해 시기가 당겨진다. 윤은 러시아 연구소에 들어가 해진과 지구의 동화를 끊는 방법을 연구하지만 실패하고, 55세에 동면을 선택한다. 2401년 지구와 동화을 끊는데 성공한 해진은 동면에 깨어나고, 그 옆에 함께 동면에 든 윤을 깨운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존재의 의미

글작가 TOU님과 그림작가 상혁님의 판타지 로맨스 '산호가 피어나는 소리'이 절찬 연재중입니다. 두둥! 하지만, 완결이 나지 않아서 리뷰 할 수가 없어요. ㅠ.ㅜ 그래서 TOU님과 상혁님의 완결작 '별이 잠들 때'를 리뷰하려고 합니다.

'별이 잠들 때' 아포칼립스까지는 아니지만, 멸망에 가까운 재난 이후 진화 된 인류에 관한 SF BL 판타지물입니다. SF는 다소 복잡한 세계관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설정이 많으면 지루해지고 설정이 너무 적으면 허접해지죠. 다소 어려운 장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별이 잠들 때'는 설정간 충돌도 없었고, 이해하기 난해하지 않은 정도의 가정으로 스토리에 집중하기 쉬웠습니다.

소행성과 핵미사일의 여파로 인구 절반이 죽고, 러시아와 아시아 국가만이 남습니다. 차별금지법이 존재하지만 진화한 인류와 진화하지 못한 소수의 인류는 동등하지 않았고, 극소수의 초월자들은 연구소에 연구대상이 되거나 통제 속에서 자유를 박탈 당하죠. 대다수의 항체형 인구가 아닌, 소수의 비항체와 초월자의 존재는, 진화가 이뤄된 과업의 사각지대를 보여줍니다.

비항체인 임윤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적 제약과 차별로 인해 노력을 인정 받지 못한 사회 약자예요. 극복할 수 없는 비항체로서의 자신을, 극복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겨내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비항체라는 것만으로 기회조차 얻지 못합니다. 그런 임윤에게 초월자인 이해진은, 자신이 절대 될 수 없는 먹이사슬의 최상위자였고. 해진의 동조 능력은 그저 권력의 상징이었죠.

하지만, 해진에게 임윤은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빛나는 사람이었죠. 태어 날 때부터 해진은 목표를 가질 수 없는 존재였거든요. 해진에게 자신의 동조 능력은 자유를 묶는 족쇄였죠. 지구와 동화 된 초월자인 해진은, 작은 상처에도 지구에 재난을 일으켰어요. 해진은 언제가 죽는 '사람'이었고, 그건 지구의 종말을 의미하는 거였죠. 해진의 삶은 그 자체로 통제 받습니다. 그리고, 20살이 되면, 지구와의 동화를 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미정의 미래까지 잠들어야 했어요.

해진에게 하루하루는 동면을 기다리며, 살아내야만 하는 시간이었죠. 감시 속에서 해진은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이 정해진 시간을 그저 보냅니다. 그런 해진에게 임윤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포기 하지 않는, 찬란한 사람이었어요. 해진은 남아 있는 시간을 임윤을 사랑하는데 사용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죠.

외전에서 2401년 깨어난 두 사람은, 그들의 삶을 영화로 만들기 위해 인터뷰를 해요. 그곳에서 임윤은 말합니다. 우리가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요. 해진이 잠들어 있던 시간은 인류에게 구원이었지만, 윤에게는 멸망이었다고 말합니다. 해진에게 윤은 세상의 전부였고, 윤에게 해진도 세상의 전부였어요. 윤에게 해진의 동면은 세상의 전부를 잃어 버리는 절망이었죠.

하지만, 해진에게는 아니었습니다. 해진에게 동면은 자신의 세상 전부를 지키는 일이었어요. 해진은 스스로 그 무엇도 선택 할 수 없도록 정해진 자신의 삶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그렇다면 왜 내가 태어났을까?' '내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수 없는 반문의 시간이 없었다는 뜻은 아닐거예요. 그런 해진에게, 윤은 의미가 되어줍니다. 해진은 윤이 사는 별을 지키기 위해서, 태어나 잠드는 거라고 말이죠.

태어나서 윤을 만나고, 윤을 만나서 사랑 할 수 있었고, 그를 지키기 위해 잠드는 거라고, 그의 20년을 가치있게 만들어 줍니다. 살아서 빛나는 윤처럼, 해진은 잠들어 빛나는 존재가 되죠.

고등학생인 윤과 해진의 시간을 다루는 본편은 15세지만, 해진이 잠든 이후의 시간과 깨어난 후를 다루는 외전은 19세예요. 외전과 본편 완결 사이에는 다소의 시간차가 있어, 본편의 여운이 꾀 길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종화까지 몇 화는 오열의 연속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달달한 외전을 보면서, 힐링이 되었죠.

내려 올 산은 올라가는 이유는, 산을 올라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 있기 때문이고, 죽을 것이 예정 된 삶을 사는 이유는, 살아야만 찾을 수 있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겠죠.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무엇인가를 남깁니다. 하지만, 그 무엇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그 존재 자체인지도 몰라요. 그래서, 사는 동안 의미를 찾는 거겠죠. 어렵고, 난해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념이지만, '별이 잠들 때'를 보고 난후 3일간은 떨칠 수 없는 생각이었습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웹툰 리뷰

 

2021.07.27 - [BL 웹툰] - [판타지물/인외존재/달달물] 산호가 피는 소리 - TOU, 상혁

 

[판타지물/인외존재/달달물] 산호가 피는 소리 - TOU, 상혁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9화 + 외전 13화 ​ ​ ​ point1: 한 컷 ​ ​ ​ ​ ​point2: 줄거리 ​ ​ 기: 정민은 신입생 환영회에서 자신을 도와준 이룸을 좋아하게 됐고, 이후 우연히 술 취한 이룸의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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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overs OMEGA

출간일: 2018.03.22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BLovers OMEGA

 

point 2 줄거리

기: 17년간 알파로서 완벽한 엘리트 학생회장의 삶을 살아온 치카는, 운명의 짝을 만나고 본인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운명의 짝은 초등학생, 괴롭힘 당한 고양이를 불량배로부터 지키던 하루카였다. 치카는 착각이길 바랐지만, 자신을 구해준 치카를 찾아온 하루카를 본 순간 히트를 경험한다. 다행히 억제제를 먹고 위기를 넘기고, 하루카는 치카가 구해준 아기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며 집으로 초대한다.

승: 운명의 짝을 곁에 둔 오메가는 연일 곤란한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하루카와 친해진 치카는 억제제로 버텨보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치카는 알파와 오메가도 모르는, 심지어 사정을 해 본적도 없는 초등학생에게 정욕을 느끼는 오메가의 본능에 비참함을 느낀다. 한편, 알파인 줄 알았던 학생회장이 오메가로 알려지면서, 학교에서 치하를 저평가하며 조롱하는 무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치카는 하루카를 피하려하지만, 참지못하고 다시 하루카를 찾아간다.

전: 하루카가 보여주는 순수한 애정과, 오메가가 아닌 자신을 똑바로 봐주는 올곧은 시선에 치카는 사랑을 느낀다. 치카는 하루카에게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달라고 하고, 하루카의 부모님께 성인이 될 때까지 결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 한다. 하루카와 치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하루카와 보내기 위해 억제제를 과용한 치카는 쓰러지고, 하루카는 자신이 곁에 있으면 아플 수 밖에 없는 치카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결: 하루카는 치카에게 성인이 된 다음 찾아 올 테니, 기다려 달라는 편지를 쓰고 이사를 간다. 시간이 흘러, 치카는 제약회사 연구원이 되고, 하루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하루카는 치카를 찾아간다. 11년간 한순간도 서로를 잊지 않았던 두 사람은, 참아왔던 뜨밤을 보내고 하루카는 치카에게 각인한다. 두 사람은 완전한 짝이 되어 꿈꿔왔던 연애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운명의 상대

'당신의 짝은 의외로 멀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문구로 기억합니다. 결국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소리겠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입니다.

한국에서 아메리칸 마인드라고 주장했던 사람도, 미국에 가면 바로 very korean이 됩니다. 친구와 나는 매우 다른 것 같지만, 제3자가 보면 끼리끼리예요. 소속이 같고 오랜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그 밖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이미 많이 비슷한 사람이거나 비슷해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당연히, 잘 맞는다고 생각 될거예요. 그래서 지인이 많이 겹치는 커플들이 더 잘산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유사점이 더 많은 사람들일테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을 거예요. 공통점이 전혀 없고, 쓰는 어법과 단어도 달라 말만 하면 오해를 부르는, 대화를 하려면 설명이 더 길고, 사소한 하나까지 노력해야만 간신히 맞춰지는 습관을 가진, 이렇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많은 공유점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감기처럼 예고 없이 닥쳐온 사랑에, 운명처럼 홀려버린 뒤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될 지라도 거부 할 수가 없겠죠.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없지도 않습니다. 머리로 생각 하면 편하고 즐거운 연애 상대자가 있음에도, 보이지 않은 붉은 끈이 단단히 엮어져 있는 듯 고난의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잃어 버린 내 것을 마땅히 찾는 것 처럼 의심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이, 이런게 운명의 짝이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람이 반드시 거부해야 하는 사람이면 어떻하지? 이런 호기심이 금기를 넘나드는 아침드라마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네요.

로리타 컴플렉스는 어린아이에게 성적욕구를 느끼는 일방적인 애정이지만, '안녕, 알파'에 치카와 하루카는 서로가 운명적 끌림을 인지한 양방향의 애정입니다. 그래서 치카는 곤란한 사태에 직면하죠. 본인이 알파인 줄도 모르는 하루카에게 운명의 짝을 설명 할 수도 없고, 더군다다 자신의 몸의 변화를 이해시킬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짝인 두 사람이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 했어요. 하루카는 치카형을 영웅이라고 불렀지만, 치카는 하루카를 만나는 순간 자신이 쌓아 왔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설정자체가 배덕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의외로 '안녕, 알파'는 건강한(?) 전개를 보입니다. 하루카는 욕정이 무엇인지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치카를 오메가로 보지 않습니다. 치카는 자신을 알파로서 존경했던 사람들과, 오메가로서 무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취감을 느끼거나 패배감에 빠졌었죠. 하지만, 자신도 알파와 오메가로서 평가하는 자기 자신을, 하루카는 제대로 봐줍니다. 노력하는 사람, 치카로 말이죠. 치카는 알파가 아닌 이런 하루카를 사랑합니다. 그것은 본능이 아닌, 치카의 선택이었어요.

아치나시 키미님 작품은 일편단심 연하공이 기존 관계에 얽매인 연상수를 정복하는 구조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복형제거나 오랜 선후배의 경우처럼요. 그래서 '안녕, 알파'는 쌍방 일편단심 공수인 작품이 신선하기도 했고, 설정자체도 흥미로운 작품이었죠.

다른 것, 불편한 것, 근본적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없어지는 운명의 짝... 못 만났다면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지구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치카의 경우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겠네요. 11년을 기다렸지만, 끝내는 이루어졌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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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이클립스

출간일: 2019.03.15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 당신을 위해 살았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죄가 아니라서. 남들 앞에 떳떳이 드러내기 못하고 보답받지도 못하는 감정일지언정, 그래도, 그래도 죄는 아니라서...... 그래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청은 조용히 웃었다. 속눈썹에 옅은 그림자가 져, 생긋이 웃는 눈매 아래로 그늘이 드리웠다.

"당신께서는.... 제게 남은 유일한 결백이십니다."

"이제야 웃어 주는 구나."

황제가 나직하게 속삭였다. 목이 살짝 잠겨 있었다.

"이렇게 어여쁘게 웃고는, 또 나를 떠나려 하는 것은 아니지?"

황제의 손이 그의 빰을 감쌌다. 거짓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한 뼘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집요하게 눈을 들여야보았다.

"저번에도 그랬어. 날 사랑한다 속삭이며 꽃처럼 웃더니...... 나를 두고 홀로 멀리 가 버리려했지, 야속하게도.:

"가지 않습니다."

" 그래. 우리는 영원히 같이 살자. 우리에게 영원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같이 죽자."

청은 웃으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황제 또한 청을 따라 희미한 웃음을 베어 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지예락, 본명 지청은 6황자였던 신무련을 황제로 만든 1등 공신이자 오른팔인 대장군이다. 청은 변방 전장에 있는 황제를 대신하여 황후에게 비녀를 건내주기 위해 홀로 환궁한다. 평인인 청은 양인이 어향을 듬뿍 묻히고 음인인 황후에게 찾아가고, 황후는 갑작스러운 환열기를 맞는다. 청이 오랫동안 숨긴 황제에 대한 연정을 거론하며 청을 덥쳐오는 황후를, 청은 찌르고 황후시해 죄로 투옥되어 고문받는다. 황제는 옥사를 찾아가지만, 청은 마음을 숨긴채 죽기위해 황후를 연모했노라 거짓말한다.

승: 황제는 분노해 청을 폭행하고, 눈에 떴을 때 위안리치 된 허름한 전각에 누워 있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죽은 황후를 대신하라는 황제의 명에 잔혹한 정사가 반복된다. 청은 자신과의 비역이 황제의 명예에 누가 된다고 생각하고, 도망치지만 다시 잡혀 온다. 황제는 이미 자신을 사랑하는 청이 그 사실을 인정 할 때까지, 주변사람과 가족들을 모두 죽이며 고립시켰지만, 전각에서 조차도 청은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한편, 죽은 줄 알았던 황후는 깨어나고, 황제는 청에게 대장군 복귀를 명한다.

전: 하지만, 청의 신체와 정신은 이미 망가져 있었다. 전각에서 청을 돌봤던 태의는 청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죽어가는 자들에게쓰는 마취연고를 바른다. 이를 알게 된 황제는 태의의 손가락을 자른다. 한편, 황후는 황제가 자신에게서 황손을 볼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자, 본국인 율국에서 온 형과 태의를 통해 몰래 타인의 씨를 임신한다. 그리고,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청을 납치하여 고통스럽게 죽이려하지만 실패한다. 황제는 청이 음인으로 발현 되었으며, 태아에 용종이 유산되었음을 알게 된다.

결: 황제는 황후의 본국이 율국을 멸망시키고, 청을 납치하여 유산시킨 황후의 형과 태의를 잔혹하게 죽인다. 그리고 깨어난 청의 앞에서 스스로 독주를 먹고 함께 죽자고 한다. 황제가 깨어 났을 때 청과 한 침상에 누워있었다. 황제는 도망치지 않은 청의 선택을 기꺼워 하며, 다시 임신시킨다. 임신한 청은 대장군직을 내려놓고 황제의 침실에서 힘겨운 출산과정을 감내한다. 황녀를 낳은 청은 황후로 봉해진채, 황제가 만들어 준 황금새장에 갇혀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신체 피폐 1등! 빻빻 종합세트

이전에 정신피폐 1등, 긴사님의 '피난처'를 리뷰했었죠. 오늘은 신체피폐 1등, 바로 '단수지벽'입니다. 저는 피폐물을 정신피폐, 신체피폐, 상황피폐 세 가지로 나누는데요, 정신피폐를 다룬 작품은 많이 없습니다. 상황피폐에 한 요소로 가스라이팅이 가미되는 정도... 하지만, 신체피폐는 상대적으로 많은 편입니다. 일단, 폭력이 난무한 상황 속에서 수가 신체기능을 하나씩 잃어가면 신체피폐로 봐야 할 테닌까요.

많은 황제들이 수를 가두기 위해 발목을 부러트리거나, 발뒤꿈치에 못을 박거나, 족쇄를 채웁니다. 하지만, 대해단 황제 무련은 딱히 발목을 건드리지 않습니다. 그냥, 걷는게 아니라 깨어있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를 만들죠.

대장군으로 승승장구하던 건장한 사내가 죽음과 삶을 사이 둔 아슬아슬한 외줄에 몸을 올리기까지, 그 피폐함의 종류는 가히 종합세트라 부를 만 합니다.

처음부터 손에 말뚝을 박은 상태에서 머리를 박아 몸이 튕겨 나게 하죠. 반동에 의해 말뚝이 뽑힌 손의 상태는.... 굳이 묘사하지 않겠습니다. 총, 칼, 비녀, 정말 많은 것들이 청의 신체를 뚫습니다. 태의가 바른 마취 연고 때문에 청이 정줄을 놓는 건지, 황제가 머리를 너무 박고 빰을 때려서 정신을 놓는건지...

폭력 종합세트와 더불어, 빻빻한 피폐도를 올리는 것이 황제의 소름 끼치는 집착입니다.

6황자 시절, 권력에서 소외된 그에게 능글거리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귀족집안 자제, 풍류를 즐기는 지청이었죠. 글과 그림에 재주가 뛰어난 지청은, 여행을 다니며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많은 사람을에게 사랑받는 화사한 미청년이었어요. 매몰차게 굴어도 무련공자님이 사랑하는 것이 생겼으면 좋겠다면,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즐겨 소개하는 청에게 신무련은 집착을 시작합니다.

신무련은 청이 사랑하노라 말한 것들을 죽이고 불태워 없애죠. 그리고, 누명을 쓰고 죽은 아버지의 복수를 해달라며 울며 매달리는 청에게 절대적 복종을 받아냅니다. 황제가 되어 아버지의 복수는 해주지만, 청에게 남은 가족을 빼앗습니다. 청은 반역을 저지른 동생을 손수 죽여야했죠. 그렇게 청을 고립시키고, 곁에 두기를 10년, 청은 황제를 사랑한다는 것을 숨기지도 못하면서, 황후와 비빈들을 들이라 포주노릇을 해요. 그럴 수록 황제는 청을 더욱더 막다른 곳으로 몰아 넣습니다.

죽어가는 청을 어여삐 여기고, 애절하게 매달리면서도 잔인하게 폭행하고, 심각한 조울증을 지닌 사이코패스 황제 폐하는 연신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공포영화 잘 못보시면, 밤에 불끄고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산 속 추격장면을 혼자 밤에 불끄고 봤다가, 다시 일어나 불켜고 잤습니다. 혼수상태인 청과 황제의 도착적 정사장면은 보고 났더니 닭살이 돋아 있었구요.

저는 다공일수나 L없는 피폐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L이 있는, 사패 집착공을 많이 보게 되죠. 이런 류의 작품들은 '사랑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모질게 굴 수 있나?'에 있어, 개아가공과 사패공만으로 설득력 부족한 장면은 개연성을 해치다 보니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개아가공이 너무 쉽게 후회하고 너무 쉽게 용서를 받는 것도, 사패공이 갑자기 정상인처럼 생각하고 이해하기 시작한 것도 캐붕이 되기 쉽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한결같이 미친공이 정신나간 애정을 일관되게 강요하면서, 스토리를 캐리하는 작품이 귀하여 여겨집니다. 아이제님 작품에 미친공이 나오는 작품이 여럿되지만, 그래도 피폐함으로는 단수지벽이 단연 선두!

아슬아슬한 스릴감에 더해, 애절 한 스푼이 필요하시면 외전을 추천합니다. 도망을 포기한 사냥감에게 너그러워진 사냥꾼의 모습을 볼 수 있죠. 본편에서 만신창이가가 된 청의 삶이 조금은 복구 된 듯하여, 안도감도 살짝 들었어요.

네가 평안히 살고자 했으면 내 눈 뛰면 안됐다.는 황제의 대사가 무시무사한 이유! 올가미에 걸린 순간 몸부림 칠 수록 더욱 조여질 수 밖에 없는 포획 된 사냥감이 떠올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2020/09/18 - [BL 소설] - [현대물/재회물] 내 옆집에 개가 산다 - 아이제

 

[현대물/재회물] 내 옆집에 개가 산다 - 아이제

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8.10.0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전 형이 태어나는 것도 못 봤는데... 죽는 것도 못 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루만 주면, 어디에 있든 제가 형 곁에 갈 테니까요. �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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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블랑시아

출간일: 2018.09.14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괜찮을 것이란 말은 못하겠지만, 어린 연왕이 다자랄때까지는 이렇게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고, 옆에서 손을 잡고, 뒤에서 단단히 안아 줄 것이다.

"기왕에 왕비가 된 것, 돈이나 원 없이 쓰면 좀 어떻습니까. 하루 아침에 그 허름하기 짝이 없는 왕부로 떨어졌으면 그런 것이라도 남아야지요."

작고 아담하지만 너무나 아늑한.

"왕비, 왕비 하지만 저도 사냅니다. 솜떨도 안 가신 어린애 뒤치닥꺼리도 지겹습니다."

하루하루, 조금도 심심할 틈이 없는 작은 세상을.

"역모보다야 사치를 좀 했다는 것이 낫지요. 하, 전하만 말을 잘 했어도 들키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을."

내가 지켜줄께.

point 2 줄거리

기: 황후와 대척하던 귀비가 실각하고, 귀비의 유일한 황자였던 희유원은 초라한 왕부에 홀로 버려진다. 황후는 귀비측 인사로 세력을 잃고 낙향한 귀족의 자제 유도영을 유원의 비로 들인다. 강호 명문 천문산 출신으로 촉망받는 무인이었던 도영은 허름한 왕부에 외롭게 살고 있던 희유원을 친동생처럼 아끼고 보살핀다. 어려운 살림을 꾸리고, 무술과 학문을 가르치고, 따뜻하게 챙기고 보듬어 준다. 유원은 그런 도영을 사랑하게 되고, 이를 알게 된 도영은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승: 한편, 도영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 유원은 종친시에 나가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황제의 눈에 뛴다. 그런 유원을 견제하기 위해 황후는 음모를 꾸미고 유원은 위기에 처한다. 도영은 유원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누명을 자처하고, 이로인해 모진 체벌을 받고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진다. 유원은 도영을 살리고 황후에게 복수하기 위해 남부로 내려가 세력을 키우며 권토중래를 준비한다. 그리고, 전쟁에서 혁격한 공을 세우고 막강한 군벌을 형성하여 도영이 있는 왕부로 금의환향한다.

전: 도영은 4년만에 깨어난다. 유원은 강한 권력을 지닌 영친왕이 되어 있었고, 허리께오던 키는 도영보다 커져있었다. 도영은 오랜 병환으로 걷지 못할 위기에 처하자 유원은 도영이 자신을 원망하며 떠날까 두려워한다. 하지만, 불굴의 연상수 도영은 혹독한 재활로 과거의 기량을 일부 되찾는다. 그리고, 희유원과 같은 의미로 유원을 사랑하게 되고, 두 사람은 달달한 신혼을 마음껏 즐긴다. 한편, 황제의 건강은 나날이 악화되고, 도영은 그것이 중독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 황후의 몰락을 계획하던 유원은 황후가 황제에게 독을 먹였다는 증거를 찾지만, 황제가 문왕비에게 행했던 악행의 죄값으로 죽음에 이르도록 방관한다. 황제의 죽음과 함께 황후에게 복수를 감행하지만, 갑자기 외적의 침략 소식이 전해진다. 풍전등화의 상황 속에 도영은 무인으로서 마지막 출정을 감행하고 천산문과 연합하여 큰 승리를 거둔다. 돌아온 도영은 무인이 아닌 왕비로서 살 것을 선택한다. 황후는 친아들 손에 세력이 잘려나가고, 유원은 태제로 봉해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내가 지켜줄께

모아이님의 소설에는, 상사든 친구든 선후배든 어떤 관계로든 내 곁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냥, 이런 사람이 한시대에 한장소에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면 인연을 맺고 있다는 것이, 그저 그 사람이여서 너무 다행이고 좋은 사람 말입니다. 그 사람이 주는 이해득실이나 인기도 평가도 의미가 없는, 그 자체로 귀한사람.... '로맨틱 캡틴 달링'에 단테와 '도원'에 유도영이 그렇습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이라면, 일단 장난을 좋아하고 울보 동정공에 신세계를 열어주죠.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는 가디언들입니다.

지킨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돈과 권력이 있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하지만, 재벌이나 장관의 자녀들이 다 강하고 바르게 자라는건 아니잖아요. '무엇'을 다치지 않게 지키냐에 따라서 난이도는 달라지겠지만, 확실한 것은 '사지가 멀쩡히 숨쉬게 하는 것'을 지킨다고 말하긴 어려울 겁니다.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잡아주는 것은 쉽지만, 인생에 장애를 만나 실패를 경험한 사람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일은 쉽지 않을거예요. 그 사람이 깊은 절망에 빠져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위로해야하고, 세상을 비관하지 않고 원인을 직시 할 수 있도록 바른 시야를 알려 줄 수 있어야 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방향과 방법을 제시 해 줄 수 있어야겠죠. 누군가를 지키고 보호한다는 것은 이렇게 어렵습니다. 스스로가 얼마나 뛰어난 공감과 깨어있는 혜안을 갈고 닦아야 할까요?

도영은 5살 때 천문산 문하로 들어가 정치와 무관한 강호 무인의 생활을 합니다. 하지만 쇄락한 가문의 운명에 따라, 정치적 이유로 무인의 삶을 포기하고 팔자에도 없는 왕비 노릇을 하게 됩니다. 밉고 원망스러울 법한데도, 혼례식에 덜덜덜 떨며 합혼주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유원을 보고 안스러운 마음을 품습니다. 버림받은 황자, 왕부는 형편없고 유원의 대우는 더 형편없었죠. 도영은 왕부의 뒷방에서 숨죽인채 살겠다는 계획을 접고, 적극적으로 유원을 돌봅니다. 좋은 음식을 먹고, 잘 배우고 재능을 키울 수 있도록, 아이답게 잘 웃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죠.

유원을 잘 가르치기 위해 책을 읽고, 유원이 잠든 새벽에 일어나 무술 수련도 게을리 하지 않습니다. 처음해 본 안살림도 똑부러지게 해내죠. 나를 위해 열심히 사는 사람, 밑도 끝도 없는 애정을 쏟아 부어주는 유일한 사람, 희유원이 유도영을 사랑하지 않을 방법은 없어보이죠?

하지만, 정치력은 쉽게 얻을 수 있게 아니어요. 황궁은 소리없는 전쟁터였고, 황후는 유원과 도영에게 적의를 숨기지 않습니다. 그리고 황후가 쳐놓은 덧에 걸릴때마다 도영은 쌓아 온 것들을 하나 둘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유원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기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끝내는 자신의 목숨 역시도 내어 놓습니다.

다행히도 4년만에 깨어나지만, 유원은 이미 상처 입었고 비정해져있었죠. 도영이외에 것에는 연민조차 느끼지 않는 무정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도영은 아이였던 유원을 지키는 방법이 아닌 다른 것이 필요해집니다. 깊은 상흔에 너덜너덜해진 그의 마음을 지켜줘야 했을 테니까요. 그건 유원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그의 연인만이 해 줄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BL을 읽으면서 가끔 그들의 육아법에 감동 받을 때가 있습니다. 아이 셋을 나아도 떠나지 않겠다는 도영의 약속이 하늘에 닿은 건지...도영은 아이를 셋 낳습니다. 천산무라는 것이 참으로 기묘한 무예입니다. 어쨌든 말이죠.^^ 어떠한 사람이 사랑스럽다면 그 사람은 사랑받고 자란사람이다.란 말이 떠오르더군요. 이기적인 사람은 사랑은 받았을지언정, 바르게 보호받았다고 보기는 힘들죠. 좋은 사람이 좋은 부모가 되는 것도 그래서인 듯 합니다.

'너를 위해 죽을 수도 있어' 그 희생정신도 위대하죠. 하지만, 그런 호기로만 지킬 수 있는 것은 온전한 사람은 아닐겁니다. 짧은 시간의 그 사람의 부분은 될 수 있겠지만요.

'내가 지켜줄께' 이 말 한마디를 위해서, 얼마나 현명해져야 하는건지 감도 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말을 한다면, 그 사람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일을 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겁니다. 옆에만 있다면, 정말 멘토 삼고 싶네요. 유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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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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