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고등학교 동창인 카나메와 시마, 고등학교 때부터 사귀기 시작한 두 사람은 대학에 함께 진학한 후 동거를 시작했다. 연인 2년 차, 동거 1년 차, 아직도 서로만 보면 불타오른다. 연애는 순항 중...인 듯했지만, 카나메는 근래 스스로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시마만 보면 불끈거려 매일 뜨밤을 보내고 있었고, 시마를 생각만 하면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카나메는 스스로를 섹스중독이라고 진단하고, 시마와의 섹스를 피하기 시작한다.

승: 반면, 시마는 최근 잠자리를 피하는 카나메를 보며 누나에게 상담을 요청했고, 누나는 권태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둘이 계획했던 도쿄 여행 날이 다가온다. 각기 다른 이유로 뒤숭숭한 두 사람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행은 즐거웠고 두 사람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밤이 오기 전까지만... 시마는 거부의 몸짓을 보이는 카나메를 보며 마음이 조급해져 카나메를 몰아붙이고,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침대에서 어색한 밤을 보낸다.

전: 그 다음날 두 사람은 우연히 시마의 고교 전학 전 친구들을 만나 합석한다. 그리고 시마는,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 카나메를 만나기 전 짧았던 연애에 관하여 떠올리고, 카나메 역시 자신에게 질려 떠날 거라고 생각한다. 카나메는 전날 밤에 일에 대해 급하게 사과하고, 괴로운 표정으로 급하게 자리를 떠나는 시마를 보며 죄책감을 느낀다. 카나메는 시마를 찾아내, 불안함을 전멸시킬 정도로 후끈한 사랑을 열렬히 고백한다.

결: 숙소로 돌아온 카나메는 섹스 중독으로 고민했던 일에 대해, 시마는 카나메의 마음이 식었다고 걱정했던 일에 대해 털어놓는다. 한결 가벼워지고 한층 단단해진 두 사람은, 온기가 넘치는 섹스를 후 둘만의 스위트하우스로 돌아온다. 졸업을 하고, 시마는 회사원, 카나메는 프리랜서가 되고, 두 사람은 2LDK로 이사한다. 하지만, 같은 침대에서 잠들고 일어나며 여전히 꽁냥꽁냥 살고 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손 그림이 예뻐요!

전 아날로그를 좋아합니다. 물론, 완벽한 디지털은 아날로그와 구별이 가지 않기에, 그 경지에 이른 디지털 결과물도 좋아합니다. 요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3D 프로그램으로 작업하는 애니메이션이나 웹툰, 만화들이 많아졌어요. 제가 좋아했던 따뜻한 감성 작화들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죠. 물론, 품과 공, 기술이 많이 드는 만큼, 더 지불 할 수 있는 것도, 더 지불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기에 거부할 수 없는 변화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3D나 이미지 프로그램으로 그리지 않은, 소품이나 배경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특히나 음식이나 지하철, 자동차 같은 교통수단은 대부분 손으로 안 그리시는 것 같아요. 심지어, 요즘은 침대 같은 가구도... 그러니 인테리어 소품을 말해 뭐 하겠습니까? 여러모로 아기자기한 아이템 구경하는 맛이 줄어들었죠.

그나마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감수성 듬뿍 묻은 아날로그 작화들을 볼 수 있는 듯합니다. 개성 있는 소품, 일상의 거리, 정서를 담은 배경, 이런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집니다. 특히나, 저는 시장이나 축제, 번화가 장면 뒤에 메뉴판이나 상표, 자연스럽게 널브러진 잡동사니들을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은근히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간혹, 작가님이 암호 같은 마크나 소품을 그려 넣었다는 후기를 보면, 바로 가서 꼭 찾아보죠.

인물이 매력적인 작품이 독자에게 접근하기 쉽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저도, 제목보다 주인공 이름으로 작품을 더 잘 기억하곤 하니까요. 하지만, 인물만 따라 작품을 보는 것은, 앞만 보고 목적지로 걸어가는 것과 같아서, 때론 좋은 풍경들을 놓치고 마는 듯해요. 작품이 주는 감동이, 비단 스토리에만 있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간, 주름 하나 없는 그러데이션 3D 침대에, 그림자 없는 3D 음식에, 잔뜩 뭉개 놓은 마트나 시장 이미지에 익숙해질 날도 오겠죠. 하지만, 아직까지는 저는 옛날 사람인가 봅니다.

'Sweet Our 1R'은 큰 사건은 없습니다. 예쁜 커플이 작은 오해를 하고, 여행을 떠나 더 사랑하며 돌아오는 내용이에요. 하지만, Kamoburger 님의 그림을 보다 보면, 사박사박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잔잔물이라는 키워드를 자주 쓰긴 하지만, 이 작품은 잔잔한 평화를 느낄 수 있기에 '잔잔물'입니다. 저의 그 평화 몇 컷 나누어 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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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애코믹스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 유타카는 타인과 함께 하는 식사가 불편했다. 그래서, 매일 점심시간이 되면 공원 벤치에서 주먹밥 도시락을 먹었다. 그러던 어느 날, 꼬르륵 소리를 내며 한 꼬마가 다가오고, 미네는 자신의 주먹밥 하나를 건네준다. 그 후 그 공원에서 그 꼬마와 꼬마의 형을 다시 만난다. 꼬마는 그날 먹었던 주먹밥이 너무 맛있었다며 다시 먹고 싶어 했고, 꼬마의 형은 주먹밥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얼떨결에 유타카는 주말에 집에 찾아가기로 약속까지 한다.

: 꼬마의 이름은 미네, 꼬마의 형은 미노루, 이 형제는 2년 전 어머니를 잃었고, 도자기 빚는 재주는 있지만 요리는 영 창의적인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었다. 예상외로, 정말 찾아온 유타카와 함께 주먹밥을 만들어 먹으면서, 세 사람은 함께 하는 식사가 주는 평화를 나눈다. 이후 매주 주말 미네와 미노루는 유카타를 기다리고, 유타카는 행복한 식탁으로 향하는 생활이 이어진다.

: 여느 주말처럼 함께 마트를 간 날, 세 사람은 우연히 유타카의 형과 마주치고, 미노루는 순간 경직된 유타카를 발견한다. 한편, 세 사람은 점점 서로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고, 미노루는 회사 점심시간에 유타카가 점심을 먹는 공원에 찾아가 함께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시간은 흘러, 크리스마스이브가 되고, 감기에 걸린 미네의 초대에 응하지 못한다. 그리고, 집에 홀로 있는 유타카를 찾아가 우동을 끓여주고, 간호해 주며 쓸쓸하지 않도록 함께 있어 준다.

: 건강을 회복한 유타카는 미노루에게 혼자 밥을 먹게 된 사연을, 미노루는 유타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들의 첫 만남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미노루는 유타카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유타카는 미노루, 미노와 함께 한 시간이 너무 행복한 나머지 잃을까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한편, 유타카는 미노루의 집에서 신년을 함께 보내고, 미노루의 아버지에게 용기를 얻어 미노루의 고백에 대답한다. 두 사람은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살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함께 먹는 밥의 맛!

민족의 대명절 설입니다. 두둥! 하지만, 명절 분위기 참 안 나네요. 작년 추석에 '우리 집 신령님'을, 크리스마스이브에 '섹시 산타 카리스마'를 리뷰하면서 같은 류의 멘트를 했던 것 같은데, '완전히'는 아니지만 이렇게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줄이야... 올해 추석은 좀 나아질까요? 기대의 기회비용이 실망인 것을 알아도, 도무지 기대를 버릴 수 없네요.

혼밥족이라는 말조차 어색할 정도로, 근래에는 밥을 혼자 먹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저는 좀 많이 바쁜 대학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했습니다. 틈을 놓치면, 식사 타이밍을 잡기 애매했거든요. 그래서, 밥, 국, 반찬 다 나오는 한식도 10분 만에 클리어하는 재주도 생겼습니다.(흐뭇) 어쨌든, 그 시절 혼자 밥 먹고 있으면, 지나가던 친구들이 불쌍하게 밥을 왜 혼자 먹냐고 부러 앞자리에 앉아, 본인에게만 자애로운 불편함을 주었었죠. 근데, 특정인을 비난하기엔, 그땐 제가 혼자 밥 먹는 걸 보는 열 중 아홉은 안타깝게 여졌습니다. 정말 여~세월의 이야기예요.

하지만, 확실히 정말 기억에 남을 정도로 맛있었던 밥을 생각해 보면, 혼자 먹은 식사는 딱히 떠오르지 않아요. 혼자 여행하며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많지만, 그래도 음식 맛에 즐거운 분위기를 더 한 것을 이길 수 없는 듯합니다. 유타카의 주먹밥처럼요.

식사의 목적은 오로지 배고픔을 잠재우기 위한 것! 유타카는 빨리 간편히 먹을 수 있도록 속 재료를 잔뜩 넣은 주먹밥을 만들어 먹었어요. 유타카의 주먹밥은 조금도 특별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렇게 맛있다고 느끼지도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네가 맛있다고 하는 순간 맛있는 주먹밥이 됐고, 미노루 형제와 함께 만들면서 특별한 주먹밥이 됐죠. 유타카는 이 주먹밥을 함께 만들어 먹는 것이 행복하다고 느낍니다.

그리고, 세사람은 매일 주말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고, 함께 먹는 것을 기대하고 기다리게 돼요.

 

유타카, 미네, 미노루 모두 서로를 몰랐던 시절에도 밥을 먹고 살았을 거예요. 먹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들이 먹은 것은 밥만이 아니었고,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영양소만이 아니었죠.

유타카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조부모와 함께 살다가, 친척 집에 양자로 입양됩니다. 재정적으로 풍족했던 양부모님은 유타카를 아낌없이 지원해 주지만, 그 집에 형제들을 유타카에게 나누어지는 부모님의 것들이 싫었어요. 그래서, 부모님이 안 계신 식사 자리에서, 유타카를 식사 예절이 없고, 송곳니 같은 이도 더러워서, 밥맛이 떨어진다고 구박을 해요. 유타카는 혼자 밥 먹기 시작했고, 그 이후 친구나 동료들과도 함께 식사하기 무서워졌죠.

 

유타카는 이렇게 '밥의 맛'을 잃어가요. 반면, 미노루는 '밥의 맛'에 허기를 느낍니다. 미노루는 어머니를 병으로 잃습니다. 그때, 미노루는 아픈 어머니가 언제 자신을 떠나갈까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조금은 편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노루가 느끼게 됐던 건, 속이 비어버린 것 같은 허기였어요. 미노루가 먹고 싶은 어머니의 밥은 더 이상 먹을 수 없었죠. 미노루는 밥을 먹으면서, 그 밥의 맛을 그리워합니다.

이런 유타카와 미노루이기에, 다시 찾은 행복한 식탁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유타카는 미노루의 고백을 받고, 미노루의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할수록, 어느 날 찾아올지도 모르는 상실의 아픔이 무서워졌어요. 유타카는 겁이 나기 시작했고, 결국 미노루의 아버지에게 어머니와 헤어지고 느끼는 슬픔에 대해 묻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훌륭한 어른은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는 법이죠.

 

어딘가에서 가장 오래 기억되는 감각은 후각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예전에 살았던 집에 항상 밥 냄새가 났었는데, 저는 그것이 참 싫었습니다. 꽃향기나 상큼한 과일향같이 좋은 냄새가 나는 집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디퓨저 따위는 낭비라는 신념(?)을 가진 가주에 의해, 그 집 벽지에, 가구에 베인 향은 압력 밥솥에서 폴폴폴 올라오는 밥 김 냄새였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식후 나른함을 즐기며 툇마루에 앉아있는 유타카, 미네, 미노루의 모습을 보는데, 문득 그 밥 냄새가 떠올랐습니다.

명절 밥상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습니다. 조용한 명절도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 먹는 밥은 썩 맛있지 않네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먹고,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런 밥에 대한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 매일 내가 먹는 밥의 맛을 감칠맛 나게 만들어 줄 것 같아요. 맛소금보다, MSG보다 강력한, 그때 먹었던 그 맛에 대한 기억이라는 조미료 말이에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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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ab(비랩코믹스)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나츠카는 고등학교 때부터 하쿠시마를 좋아해, 대학까지 따라간다. 하지만, 과거 '그릇'에 대해 고민하는 하쿠시마를 보고 섣불리 고백하지 못한 채, 섹파 세노와 욕구를 풀며 하쿠시마의 친구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어느 날, 사소한 잔소리에 빈정 상한 나츠카는 집으로 찾아온 하쿠시마를 돌려보내고, 돌아가는 길 하쿠시마는 세노의 오토바이에 치인다. 그리고, 먼저 정신이 든 세노는 자신이 '하쿠시마 히로'라고 말하고, 하쿠시마는 의식불명에 빠진다.

승: 세노의 몸에 들어간 하쿠시마는 집으로 가지 못하고, 나츠키의 집으로 찾아간다. 나츠키는 세노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둘만의 추억인 '루바이야트'시를 암송하자, 하쿠시마의 말을 믿게 된다. 그렇게 두 사람의 동거는 시작되고, 나츠키는 하쿠시마의 몸을 돌릴 방법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하쿠시마에게 게이라는 사실을 들킨 나츠키는 폭주해서 하쿠시마를 안으려 하지만, 하쿠시마는 거부한다. 한편, 나츠카의 아버지가 쓰러지셨다는 연락을 받는다.

전: 하쿠시마와 나츠카는 함께 본가로 가고, 나츠카는 입양 사실을 고백한다. 나츠카는 다시 하쿠시마에게 고백을 하고, 하쿠시마는 나츠카를 받아들인다. 한편, 의식불명의 '하쿠시마'가 깨어난다. 혼란을 느낀 나츠카는 세노의 몸에 들어간 하쿠시마를 믿고 계속 사랑한다고 고백하지만, 그는 하쿠시마를 연기해 나츠카를 속인 세노였고, 사실을 밝힌 세노는 나츠카의 집을 떠난다. 한편, 나츠카는 진짜 하쿠시마가 그날 사고를 낸 이유를 듣고, '친구'로서 위로해 준다.

결: 세노가 고등학교 동창임을 알게 된 나츠카는 세노를 찾아 고향으로 내려간다. 세노는 오랫동안 나츠카를 좋아했지만, 하쿠시마만을 바라보던 나츠카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츠카는 세노의 하숙집에서 굶고 있는 세노를 발견해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그곳으로 찾아온 하쿠시마에게 커밍아웃하고 세노와 함께 살 계획에 대해서 알린다. 하쿠시마는 나츠카를 격려해 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뻐꾸기 3마리

타메코우님은 개성이 강한 작가님입니다. 정확히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다양한 소재와 연출을 사용했음에도, 각 작품들에서 '일관성'이 느껴져요. 그것이 스타일 때문인지, 아니면 어떤 동일한 메세지가 함의 되어 있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어고 늘어지면, 그 자체로 소설이 될 것도 같고 말이에요. 다만, 타메코우 풍의 감각적 표현법이 있고, 비정상적 주인공들의 보편적 정서에 대해서 말하고 있긴 한 것 같습니다.

제가 타메코우님 작품 중에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라라의 결혼'입니다. 정발은 1권까지 됐고, 일본에서는 3권까지 발간된 것으로 알고 있는, 미완결 작품이죠. 'ZE'처럼 일본 발간과 정발 사이에 시차가 벌어지는 것 같아, 내심 언젠가는 다 보겠지... 마음을 내려놓고 있습니다.....(훌쩍 ㅠ.ㅜ)

'뻐꾸기의 꿈'은 뻐꾸기 3마리가 꾸는 꿈에 대한 이야기예요. 묘~하죠. 본디, 뻐꾸기라는 새는 원래 둥지의 주인을 몰아내고, 그 주인이 받았어야 하는 애정과 안락을 훔쳐 주인 행세를 하는 악역을 빗댈 때 사용되잖아요. 분명, 정상적이지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죠. 하지만, '뻐꾸기의 꿈' 속 3마리 뻐꾸기를 보면, 뻐꾸기로 살아가는 그들이 안쓰럽고 치열해 보입니다. 그 안에는 가장 순수한 애정을 갈구하지만, 그 순수성에 대해서 결코 단정할 수 없는, 보편적 갈등이 담겨있기 때문일지도요.

첫 번째 뻐꾸기, 나츠카는 친동생의 자리를 차지한 뻐꾸기예요. 슈퍼 사장인 양부모에게 입양되어 자라는 동안 친동생이 생기지만, 집 안에서는 여전히 나츠카를 후계자로 여깁니다. 나츠카의 가족들은 나츠카를 다정하고 격식없이 대해주고, 언제나 '가족' 속 그의 자리를 비워둡니다. 하지만, 나츠카는 그 둥지 안에서 이질감을 느끼며, 권리 없는 행복과 자격 없는 자리를 받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거칠어졌고, 학교에서 트러블이 생겼습니다. 그런 나츠카를 도와주고, 친구로서 함께해 준 사람이 바로 하쿠시마였어요.

나츠카는 하쿠시마를 좋아하고, 어쩌면 자신이 주인이 둥지를 함께 만들 수도 있을 거라고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츠카는 후쿠시마에게 고백도 하지 못하고,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도 밝히지 못하며, 친구로서 만족해야 했죠.

그 이유는, 하쿠시마가 이런 외모, 이런 집안, 이런 성적,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를 좋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무엇을 그 사람으로 정의해야 하는지는 난해한 문제지만, 그럼에도 끊임없이 반문하게 되는 질문입니다. 사고로 외모를 잃어도, 집안이 망해도, 내가 더 이상 우수한 인기인이 아니어도, 지금처럼 한결같이 사랑받고 싶다. 사람은 그런 소망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물론, 정답은 없고, 그래서 아직도 돌고 도는 듯 합니다. 나츠카에게도 그랬을 테고요.

하지만, 상황이 바뀝니다. 하쿠시마의 영혼이 세노의 몸으로 들어갑니다. 세노의 육체를 지닌 하쿠시마는, 담배를 피우고, 문신을 했고, 닳고 닳은 게이였지만, 나츠카는 여전히 하쿠시마를 사랑하고 있었어요. 나츠카는, 과거 하지 못한 질문에 대해 확실한 답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쿠시마가 '그' 그릇이 아니어도, 난 하쿠시마의 영혼, 그 자체의 본질을 사랑하고 있어!라고 말이죠.

두 번째 뻐꾸기, 바로 하쿠시마를 연기한 세노입니다. 나츠카는 한 사람을 사랑하면, 올인하는 스타일이었어요. 하쿠시마가 모르는 것이 이상 할 정도로, 언제나 하쿠시마를 바라보고 있었죠. 그래서, 하쿠시마 이외의 것들은, 하쿠시마와의 비교 대상일 뿐 그 자체로서 비치지 않습니다. 섹파인 세노에게도, 하쿠시마에게는 없고 세노만 있는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거부할 정도로 말이에요.

하지만, 세노는 하쿠시마에게 향하는 나츠키의 애정이 탐났습니다. 그 올곧은 시선을 받고 싶었죠. 하쿠시마는 '그릇'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지만, 세노는 그 애정이 주는 행복에 참과 거짓을 따질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내가 사랑을 받아 행복하다면, 그 소중한 것을 감사히 아껴주리라... 어쩌면, 하쿠시마의 고민은, 세노에게는 가진 것이 많은 자의 배부른 고민처럼 여겨졌을지도 몰라요.

그럼에도, 세노는 그렇게 그리고 그리던 나츠카의 다정한 손길을 거부합니다. 욕구만 해갈되면 그만이었던 그간의 정사와, 전혀 다른 그 몸짓을 견딜 수 없었죠. 세노는 세노로서 사랑받고 싶었으니까요. 세노는 이 둥지에서 자신이 불청객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지워내지 못합니다.

마지막 뻐꾸기, 하쿠시마예요. 하쿠시마는 형의 형수와 부정한 관계를 맺습니다. 실제로, 작품 내에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지만, 하쿠시마의 집에 있는 형수의 물건들과 그 물건을 돌려 달라는 형수를 뻔뻔하다 분노하는 하쿠시마의 모습,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어져 온 그릇에 대한 고민 역시, 두 사람이 '좀 친한'관계는 아님을 추측하게 하죠. 무엇보다, 사건의 발단이 된 교통사고가 하쿠시마의 자해였다는 것만으로도 하쿠시마의 절박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하쿠시마는 형이 주인인 둥지에서, 형의 여자를 탐낸 뻐꾸기였던 셈이죠. 후쿠시마는 교통사고가 나서 자신이 많이 다치게 되면, 예정된 형과 형수의 결혼식이 성사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깨어난 후쿠시마는 형수 노릇을 하기 위해 집을 찾은 '진짜' 형수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가 있는 둥지는 형의 둥지였고, 형수도 형의 것이었으니, 그것을 빼앗긴다고 해도 객은 억울해 할 수 없습니다. 후쿠시마가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자해였던 것처럼요.

원래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까요? 누구 말대로 좋은 부모 아래 태어난 것도 나의 운이니, 부모의 재산도, 그로 인한 기회도, 마땅히 나의 것일까요? 틀리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 반발감이 느껴지긴 하죠. 그 이유는, 노력 없이 우연히 얻은 것을 당연히 독점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 Crystal Clear한 답변이 아직까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나의 것이 아니라고 느껴지는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껄끄러운 일일 거예요.

그래서인지, 저는 이 장면이 많이 인상 깊었습니다. 후끈하지도, 절절하지도, 유쾌하지도 않은데, 잠시 멍~ 때리고 봤던 것 같아요.

왜 그럴까? 생각해 봤더니, 이 장면에는 '뻐꾸기'가 없더라고요. 세노와 나츠카가 있을 때는 세노가, 나츠카와 하쿠시마가 있을 때는 나츠카가, 거짓으로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연기합니다. 하지만, 이 병실은 속여야 하는 자도 없고, 속이고 싶은 자도 없는, 그냥 그 자체로 있어도 상관없는 장소였고, 그래서 이곳이 뻐꾸기가 주인인 둥지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뻐꾸기들은 이제 그 불편한 둥지에서 독립을 선언합니다. 나츠카는 슈퍼 후계자 자리를 고사하고, 세노와 함께 동거하며, 하쿠시마에게 게이라는 사실을 밝혀요. 세노는 '나츠카 스토커'에서 은퇴하고, 세노로서 나츠카의 흔들림 없는 시선을 받습니다.

세노는 하쿠시마에게 나츠카의 애정을 정말 몰랐냐고 묻습니다. 대답을 하지 못한 하쿠시마는 세노에게 다정한 나츠카의 모습을 바라보죠. 하쿠시마는 편안한 표정으로 웃으며 그들의 보금자리를 떠납니다. 나츠카의 애정도, 형수에 대한 연심도, 결국은 나의 것이 아니었다는 듯이 말이에요.

예전에 안젤리나 졸리가 영화 시상식에서, '왜 나는 나이고, 난민은 난민인지 모르겠다.' 말한 것을 들은 적 있습니다. 왜 그들은 굶주리고 위협받고 있으며, 나는 이 화려한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와 갈채를 받고 있는가... 어쩌면, 뻐꾸기들은 억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도 뻐꾸기로 태어나고 싶지 않았어! 태어나 보니 뻐꾸기였고, 뻐꾸기로 살았을 뿐이야!라고 할지도요.

다만, '왜'라는 질문은 너무 현학적이니, 좀 더 쉬운 길을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을'이라는 말이에요. 세 뻐꾸기들이 그랬던 것처럼요. '뻐꾸기의 꿈'은 이 세 명의 뻐꾸기가 꾼 꿈 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모든 뻐꾸기들의 바람을 뜻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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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토가와 요우스케, 시마의 새로운 상사였다. 냄새나고 껄렁대는 토가와와 시마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마는 자주 토가와를 눈으로 좇고 있었고, 토가와는 그런 시마의 시선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회식에서 술을 먹은 토가와는 시마를 집으로 데리고 가고, 두 사람은 뜨밤을 보낸다.

승: 시마는 과거 상사였던 연인이 결혼을 하면서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 노멀이었던 그는 시마를 사랑하면서도,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회사에 둘의 관계가 밝혀지자 이를 부정하고자 시마를 매도하고 괴롭혔다. 토가와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어머니는 불을 지르고 동생이 이에 휩쓸려 죽는다. 그 후 출소한 어머니가 자살을 하면서, 토가와는 혼자가 되었다. 한편, 두 사람은 그날 이후 틈날 때마다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전: 시마는 또 상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아이와 가족을 원하는 그가 곧 자신에게 질릴 것을 무서워한다. 반면, 토가와는 시마의 불안을 알면서, 시마에 대한 마음을 굳힌다. 토가와는 승진과 함께 교토에 있는 본사로 발령이 나고, 시마에게 그 사실을 알리며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시마는 과거 상처와 가족에 대한 동경을 가진 토가와가, 언젠가 가족을 만들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로 인해 좌절할 거라고 생각한다. 시마는 토가와를 거절한다.

결: 이별 후 토가와는 교토로 떠나고, 시마는 남는다. 그리고 시마는 과거처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서, 토가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마는 교토로 토가와를 찾아가고, 토가와에게 진심을 고백한다. 시마와 토가와는 연인이 되어 장거리 연애를 이어간다. 시마는 행복을 느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과거로부터

요네다 코우님의 감정묘사는 담담하면서 깊습니다. 고요한 호수에 깊은 심연같이 무겁고 차가우면서도, 역설적이게 따뜻하고 다정한 작품들이죠.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은 연작 작품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에 오노다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작품보다는 좀 더 밀도 높은 감성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알프레드 아들러는 현재 상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반기를 들며, 사람은 과거와 무관하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목적론적 이론을 펼쳤죠. 뭔가, 리뷰의 장르가 바뀐 듯... 어쨌든, 아들러의 이런 주장은 발표 당시보다 오히려 현대에 들어 주목을 받는 듯 합니다. 그만큼, 이 시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절실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사람이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 하더라도, 누구나 그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토가와는 어머니가 동반자살을 위해 불을 지르고, 출소 이후에도 자신을 버리고 자살해버린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주눅 들지 않고, 담담하고 쿨하게 일상을 살아가죠. 그의 상사가 말했듯이, 강한 사람입니다.

반면, 시마는 그렇게 강하지 못합니다.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서 괴로워하고 비관했던 일을 기억합니다. 자신을 배신하고 결혼할뿐더러,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이 나자마자 시마를 박대하며 스스로의 안위를 챙겼지만, 시마는 그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시마에게 이 고통의 원인은 그 사람의 나약함이나 외도가 아니었으니까요. 자신의 성별과 사랑이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마는 그로부터 도망칩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서 또 사랑에 빠집니다. 토가와는 그 사람이 아니었고,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시마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합니다. 그것은 시마가 '몰라서'라기보다는 '무서웠기' 때문이었죠.

간혹,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누구든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약한 정신으로는 살 수 없다.'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회복력의 문제는 논외로 두죠.

선택 없이, 태어날 때부터 약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이 손이 베어도, 일반인이 일주일 만에 아문다면, 약한 몸은 한 달은 지나야 나아요. 그건 단순히, 완치의 기간을 이미 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상처를 매분 매초 느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것을 의미해요. 당연히, 약한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상처를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죠. 그건, 의지력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내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는 가족으로 인해 토가와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토가와에게 가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는 토가와가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토가와이기에, 언젠가 이 이유로 시마를 부정했을 때, 시마는 버텨 낼 자신이 없었어요. 토가와가 그 사실을 깨닫는 동안 시한부 사랑을 하기엔, 그 뒤에 이별이 너무도 무서웠죠. 그건, 시마에게 학습된 공포였으니까요.

시마는 그렇게 사랑하는 토가와와 이별합니다. 토가와가 떠나고, 남은 시마는 토가와의 마지막 말을 떠올립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지해요.

시마는 토가와의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토가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과거를 원인으로 시마와 이별하게 된 거였어요. 토가와에게 너무도 아팠지만 이겨내야만 했던 '과거'라는 것을, 잔인하게도 사랑을 잃어버리는 장애로 만든 것이죠. 시마는 자신과 토가와를 불행하게 만든 과거로부터의 전언이, '멈춰라.'가 아니라 '나아가라.'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설사 다시 반복되더라도, 시마는 토가와를 사랑하기로 결심해요.

현실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깊은 바닥이 미래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현재가 동틀녘일수도 있습니다. 시마와 토가와의 장거리 연애는 생각보다 설레고, 순탄하게 흘러갔죠. 사랑이 아프기만 했던 시마는, 사랑으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강한 사람도 아픕니다. 어떤 사람이든 아픔을 당연히 여기면 안되겠죠. 하지만, 양악 수술을 하고 일주일 만에 식욕을 불태우는 괴물 같은 회복력이 있는 반면에, 평생을 후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의 고통이 엄살도 아니고, 정신력 문제로 폄하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아파 줄 수 있는 사림이 없으니, 어차피 아픔은 본인의 몫일 테니까요.

다만, 이해해 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해 줄 수 있다면, 함께 이겨나갈 방법도 강구해 줄 수 있겠죠. 나아가, 방법을 찾아 줄 수 있다면, 함께 행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제야 비로소,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아직까지 아픈 과거로부터 전언을 생각합니다. 빨리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계속 아파라!'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9/05 - [BL 만화] - [현대물/리맨물] 요네다 코우 -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현대물/리맨물] 요네다 코우 -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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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넥스큐브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오오지 유즈루는 처음으로 담임선생님이 되었다. 대망의 입학식, 하지만 오오지는 상담사 야스미 키미히코를 발견하고 놀란다. 오오지는 고등학교 때 힘든 사춘기를 보냈고, 그때 학교 상담사로서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 바로 야스미였다. 오오지는 당시 야스미에게 고백하지만, 정중히 거절당했다. 한편, 당황하는 오오지와 다르게, 야스미는 처음 본 사람처럼 웃으며 인사하고, 서글서글하게 대해준다.

승: 오오지는 그런 야스미를 의식하지 않으려하지만,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오오지는 야스미가 신경 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오지는 몸이 약한 알파 학생을 상냥하게 상담해 주고, 그 모습을 본 야스미는 오오지를 칭찬한다. 오오지는 야스미를 또 좋아할 것 같은 위기(?)에 처한다. 그날 이후 야스마와 오오지는 좀 더 편하게 대화하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학교 회식 날, 오오지와 야스미는 단둘이 2차를 가고, 야스미는 학생이었던 오오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전: 그리고 다음 날 오오지는 야스미의 집에서 눈을 뜬다. 술에 취한 오오지를 야스미가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오오지는 야스미에게 신세 진 사례로 저녁을 대접하고자 하지만, 야스미는 계속 약속을 미룬다. 한편, 한 오메가 학생의 갑작스러운 발정기에, 알파인 오오지가 그 페로몬에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오오지는 정신을 차리고 응급처치 했지만, 잘못된 대응방법에 대해 주의를 받고 낙담한다. 야스미는 그런 오오지를 위로한다.

결: 오오지는 야스미에 대한 애정을 인정한다. 그리고, 운동회날 체육관에서 뒷정리를 함께 하던 야스미는 오오지에게 고백하면서, 오오지가 야스미를 찼었다고 말한다. 당황한 오오지, 회식날 2차에서 술에 취한 오오지는 야스미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던 것이었다. 오오지는 야스미와 오해를 풀고, 다시 한번 진심을 다해 고백한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좋은 동료들과, 평온한 일상을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선생님이 필요해요!

멘토-멘티가 유행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많은 조직에서, '배울만한 사람'과 '배우고 싶은 사람'을 짝지어줬죠.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고민을 나누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정말 멘토다운 멘토를 만난다는 건 힘든 일이에요. 그냥 밥 사주는 사람과 얻어먹는 사람 혹은 인맥 확장을 모임으로 변질되기 쉽죠. 그래서 그런지, 근래는 그때만큼 많이 쓰이지는 않는 듯해요.

잔소리는 아직도 너무 싫고, 도움이라고 하더라도 간섭받는 건 유쾌하지 않습니다. '알아서 할게!'는 '바빠!' 만큼이나 많이 쓰는 입버릇이에요. 그래도, 가끔은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답을 제시해 주지 않아도, 그저 함께 대화하는 것만으로 혜안을 던져주는, 그런 선생님이요.

'선생님의 선생님'은 매우 잔잔한 일상물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오오지가, 선생님의 선생님인 야스미를 만나 연인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L의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요. 오오지는 혼란스러웠던 학창 시절 야스미를 만나 마음의 안정을 얻었어요. 오오지는 야스미를 좋아하게 되고, 고백하지만 차입니다. 그리고, 그때 좋아했던 마음이, 환자가 치료자에게 호감이나 애정을 느끼는 '전이성 연애'라고 판단해요.

하지만, 오오지는 입학식 강단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야스미를 보며, 떨림을 느낍니다. 그 뒤, 눈으로 열심히 야스미를 쫓으며, 야스미가 학교에 오는 요일을 기다려요. 누가 봐도 사랑이지만, 오오지는 학생 때 고백을 하지 않았다면, 야스미와의 인연이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후회하고 있었죠. 그래서 이 감정을 무시하려 합니다. 이건 결코 사랑이 아니라고요.

그렇게 다짐에 다짐하는 동안 훈련이 되어 있었는지, 술을 먹고 야스미에게도 똑같은 다짐의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야스미는 고백하기도 전에 차이는 경험을 하죠. 다행히, 오오지는 너무 멀리 돌아가지 않고, 그 감정을 인정합니다. 오오지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있었으니까요. 착각이 아니라 사랑이야!라고 알려주는 연인 말이에요.

초등학교, 활기찬 아이들로 북적이는 공간이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고민과 혼란이 산재해 있습니다. 아이들은 알파, 오메가, 베타로 스스로를 규정짓고 주눅 들곤 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세상을 보는 길잡이가 간절하죠. 어쩌면, 평생을 차별받아야만 하는 형질에 속박되지 않고, 그 자체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바르게 보는 법을 익혀야 하니까요. 선생님들은 그 사명을 안고 노력하지만, 선생님도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서로의 동료가 되어주고,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 줍니다. 어쩌면, '선생님의 선생님'은 학생들 보다, 더 열심히 배우는 선생님들의 이야기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택할 일은 너무나 많고, 쿨하게 굴기엔 이미 미뤄 놓은 책임들도 어깨에 잔뜩 얹어져 있어요. 이럴 때, 정답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세상엔 고민하는 사람만 가득하고 정답지는 없습니다. 진리는 늘 냉혹한 법이죠. 선생님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필요해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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