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20.12.04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미래의 존재를 지극히 불신하는 저 대신 목아가 그 존재를 강하게 믿고 있으니, 구태여 그 허상을 현실로 끌어와 깨뜨리고 싶지는 않았다. 누군가는 희망을 필요로 하고 저에게는 그 희망이 필요 없었으나 목아가 가진 희망은 그 영롱함 그대로 제 곁에 있었으면 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낸 연무강이 지켜내고 싶은 작은 것이었다.
point 2 줄거리
기: 별호를 얻을 정도로 강한 대요괴가 다섯 있었다. 여와, 이량, 태선, 검선, 의선, 이 중 여와와 이량은 요마도에 빠졌고, 태선, 검선, 의선 셋만이 신선의 경지에 이른다. 창조의 권능을 지닌 여와는 150년 전 요마도에 들어, 인세에 요괴들을 뿌리며 살생을 거듭했고, 나머지 4명의 대요괴는 합심하여 여와를 멸했다. 그 후, 황실에 의해 아내와 자식을 잃은 이량은 살생을 저지르고 황실에 주술을 걸며 요마도에 빠지고, 남은 세 요괴는 그런 이량을 멸한다.
승: 시간이 흘러, 어린 요괴에게 의술과 그림을 가르치며 선산에 조용히 살고 있는 의선은, 이량의 주술에 걸린 태자의 치료를 맞게 된다. 태자 무강은 의선의 제자가 되어 학당에 머물며, 귀찮은 요괴들을 떼어내기 위해 요괴들이 제일 싫어하는 의선의 건목 목아를 가까이 한다. 탈피가 늦은 목아는 흉한 몰골 때문에 따돌림 당하지만, 곧고 순한 성정을 가지고 있었다. 외롭던 목아는 무강과 지내며 즐거웠고, 무강은 목아의 맑고 고운 마음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전: 한편, 다시 태어난 여와는 오래 산 노요괴 만큼의 힘이 없었기에, 지옥에서 염라마 영백을 불러 복수를 계획한다. 동시에 노요괴를 멸할 운명을 타고난 인간인 무강의 뱃속에 자신의 요괴 구술을 넣은 이량은 어쩌다 영백과 친구가 된다. 여와는 모략을 꾸며 태선과 검선을 천운세가로 이끌고, 홀로 남은 의선에게 영백을 보낸다. 다행히 태선과 무강의 빠른 복귀로 의선은 살지만 큰 부상을 입고, 의선을 살리기 위해 무강은 요마독에 찌든 의선의 요괴구술을 품는다.
결: 의선은 긴 안면에 들고, 학당의 요괴들은 하산한다. 태선은 여와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선산을 떠나고, 무강과 목아만이 학당에 남는다. 무강이 언제나 좋았던 목아와, 오로지 목아만을 '가진' 무강은 연인의 밤을 보낸다. 탈피가 끝나지 않아 함께 떠 날 수 없는 목아에게, 무강은 탈피가 끝나면 꼭 자신의 왕부로 찾아오라 당부한다. 목아는 알았다고 하고 약속하며, 실제로 찾아가기도 하지만, 끝내 무강을 만나지 않는다. 그 후 검선이 목아를 찾아 올 때까지...
point 3 진지충의 Review: ... 이런 느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신작 캘린더를 보고, 기쁜 마음으로 4일 만리연가를 영접했죠. 하지만, 소개 페이지에 크게 적힌 "1부"라는 안내를 보고 멈짓 했습니다. 과연, 내가 완결이 아닌 이 글을 보고 2부가 나올때까지 참을 수 있을까? 차라리, 2부가 나오면 한꺼번에 보는 것이, 부족한 나의 인내력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리라... 하지만... 결국은 참지 못하고, '만리연가'의 첫 페이지를 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분명 "1부"라는 사실을 알고 봤는데! 그것 때문에 망설이기까지 했는데! 3권 마지막 페이지를 보는데... 왜 당혹감과 배신감이 드는 걸까요? '텐시엘님... 정말 이렇게 절단신공... 어떻게 참으라고!!!' 독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3권은 재미도 '중상'정도로 맞춰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3권 마지막 줄을 읽는데, 목아가 45도 각도로 상공을 바라보고 있는 비장한 시선과 함께, 보일리 없는 카페베네 문구가 보이고, 들릴리 없는 '커즈 유얼~' BGM이 들리더군요.
제가 텐시엘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약하지만 곧고, 상처 입어 움추려도 지지 않는, 강한 "수" 때문입니다. 여기서 "곧다"는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한 곧음 뿐만이니라, 모호한 세상을 '바로 비출' 곧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극강의 지위를 가진 "공"들이 이런 "수"의 면모에 감화 되기에 이르죠. 그런데, 그 모습이 단순히 '능력수'나 '외유내강수'의 차원을 떠나, 독자에게도 공감을 일으킵니다. 이런 시선, 시각, 해석이, 책 밖의 세상에서도 강한 끌림과 여운을 선사합니다. 정말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라, 많이 애정하고 있어요.
'만리연가' 목아 역시 텐시엘님 '수'다운 사랑스러움을 뿜뿜하죠. 하지만, '만리연가'는 이전의 다른 작품들에과 비교 해 볼 때, '공''수'에만 집중하지 않고 좀 더 다채로운 인물들로 시야를 확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계관과 이해관계도 촘촘히 날실한 씨실처럼 맞물려 있어요. 게다가, 특유의 위트와 유쾌함이 녹아 있는 서술은, 무거운 줄거리에도 너무 쳐지거나 심각한 분위기를 만들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의선은 선산, 어린 요괴들이 아웅다웅 사는 학당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저면에 꼬인 실타래는 요마도에 빠진 여와로부터 이어지죠. 창조의 권능을 가진 여와는 모든 요괴의 어머니입니다. 당연히 4명의 대요괴 역시 여와에 의해 만들어졌죠. 하지만, 여와의 능력은 창조일 뿐, 창조 된 요괴들의 권능을 이길 수 없었어요. 그래서, 150년 전 인세에 요괴를 뿌리지만, 이미 도를 닦아 신선의 반열에 든 4명의 대요괴를 이기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노요괴가 일으킨 환란을 경험한 인간은, 그 4명의 요괴에게 감사함보다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 때문이었을까요? 황실은 네 요괴 중 가장 순한 이량의 아내와 아이를 잔혹하게 죽입니다. 분노한 이량은 살생을 저질러 요마도에 빠져들고, 황제들이 더 이상 후사를 가질 수 없도록 주술을 걸죠. 태선, 의선, 검선은 이량을 멸하고, 이 것은 이 들 모두에게 큰 상처가 됩니다. 황가와 남은 대요괴의 관계는 회복 될 수 없을 정도로 멀어져요. 한편, 황가는 이량의 주술에도 불구하고 후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급한 마물과 통정하는 모멸감을 감수하고 황제의 씨를 이어가죠.
그러나, 이를 참지 못한 현 황제는 사랑하는 황후에게서 자식을 보기 위해 주술사를 부릅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섞여 든 이량에 의해 무강을 낳습니다. 무강의 탄생은 백성들에게 길한 징조로 받들어졌지만, 무강 자신은 죽음을 가까이 둔 일생을 살게 됩니다. 결국, 황제는 의선을 찾아가기에 이르죠. 이량은 황후가 황제의 씨인 무강을 낳게 해줬지만, 인간이 감당 할 수 없는 요괴구술을 넣어 독에 취하게 합니다. 이로 인해, 대요괴를 멸할 무강의 운명은 변합니다. 어쩌며, 이량은 자신의 힘과 생명을 걸고 누이들과 형을 지키려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운명이랑 길을 바꿔도 가지가지 굽어 예상치 못한 길로 뻗어 나가는 법이죠. 의선은 명이 다한 무강을 살립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난 무강은 죽어가는 의선을 살려요. 인간 무강은 이량의 요괴구술이 뿜어낸 요마독에 의해 죽지 않았고, 대요괴의 요괴구술을 두 개나 몸에 품은채 요괴가 되었죠. 태자의 자리에 물러나 왕부로 나온 무강은, 인세의 황실보다는 요괴에 더 가까운 '무엇'인가가 됩니다. 그리고, 힘은 쎄지만 전투력은 0에 가깝고, 재주는 많지만 머리는 조금 맹한 나무요괴를 사랑해요. 집착 광공의 향기가 폴폴나는 무강이지만, 1부에서는 오로지 풋풋한 첫사랑의 연심만이 애절하게 나옵니다.
2부에서는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만 했던 목아와 무강의 뒷이야기가..... 그려 질 리가 없죠!!! 뜨밤을 보내고, 오매불망 기다린 목아가, 실은 자신에게 도망쳐 숨아 버렸다는 사실을 알아낸 무강이!!! 그래서 의선바라기 검선을 협박(?)해 기어이 목아를 찾고 속여 왕부로 데려온 무강이!!! 어떤 미친 집착질(?)을 할지 심히 기대가 됩니다.
더불어, 1부를 통해 노출 된 장기말들의 행로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특히나, 1부에서 여와의 존재는 비교적 자세히 나오지만, 이량에 관해서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또, 다섯 요괴의 대치인 줄 알았지만, 판세의 키는 운명이 몇번이고 뒤바껴 버린 무강이 쥐고 있을테고, 그 사패 소패 무강의 관심은 오로지 목아에게 향해 있으니, 실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탱탱볼 같은 상황이기도 하죠.
그래서... 언제 2부가 냐오나는 건데말이죠... 글쎄요... 이런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좋은 작품을 읽어 기쁘고 감사한 한편, 무기약 2부를 기다려야 하는 막연한 절망감과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이라는 원망도 드는데 말이예요. 저는 기다림를 설렘이라 부르는 감수성따윈 없습니다. 부디, 빠른 2부를... 어지럽단 말입니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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