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int 1 책갈피

"너, 나랑 끝까지 갈래?"

"뭐.....?"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 미워했으니까, 이번엔 죽이고 싶을 정도로 나 사랑 해 볼래?"

나는 범사준이 무슨 말을 하는건가 싶었다. 당연히도 실없는 농담 따윈 아니었고, 밑바닥을 드러낸 끝에 흘러나온 진심일 터였다.

point 2 줄거리

: 김유완은 1년간 짝사랑한 선배 이경에게 술김에 고백하고 사귀게 된 날 범사준에게 납치 당한다. 눈을 떳을 때 유완은 호텔 스위트룸에 감금 된 채, 한번 시작하면 도저히 멈추지 않는 하반신 절륜 괴물에게 학대(?)당하며 '사랑'을 강요당한다. 탈출을 계획하던 유완은 사준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가 원하는 연인을 연기하지만, 거짓말은 들키고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탈출도 실패한다. 재벌3세, 미친집착남, 스토커 사준에게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 유완은 그를 죽이려 목을 조르다 돌연 떠오른 기억에 쓰러진다.

승: 유완이 다시 눈을 떳을 때는 저택 침실이었다. 그리고 유완은 사준을 보고 선배 이경이라고 생각한다. 사준은 호텔에서와 다르게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유완을 보며, 사준은 죽었고 자신이 이경이라고 말한다. 유완은 살인자인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이경의 노력에 감동하며 저택에 갇혀지낸다. 유완은 정서가 불안정하고 폭압적 행동을 하는 사준을 사랑으로 포용한다. 사준은 한편으로 불안하지만, 늘 꿈꿔왔던 연인 유완과 애정이 넘치는 동거를 이어간다.

전: 어느날 유완은 데이트 중 사준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대학 친구 곽지훈을 만난다. 그 날 이후 극도로 초조해하는 사준을 보며, 유완은 사준이 뭔가 숨기고 있다고 추측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 된 사준의 핸드폰에서 위치추적 지표를 보고 무작정 찾아간다. 그곳에서 진짜 못생긴 이경을 보고, 유완은 자신과 함께 살고 있는 이경이 범사준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분노한 유완한 자택을 부시며 폭주하다 지하실에서 10년전 사준과 자신의 접점이 있음을 알게 된다. 유완은 자살시도를 하고 쓰러진다.

결: 유완은 10년 전 과거를 기억해낸다. 그리고 사준이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계속 찾던 구원자였고, 이경을 좋아한다는 감정은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깨어난 유완은 유완이 몰랐던 사준의 11년 간의 이야기 듣는다. 그리고, 자신이 이경에게 느꼈던 애정, 그리고 함께 지내면 쌓아온 사랑이 모두 사준임을 깨닫지만, 납치, 강간, 폭압을 자행한 사준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음을 숨기려한다. 하지만, 이미 자각한 마음을 숨기기 힘들었던 유완은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사준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사준과 행복해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파랑새

'기억'과 '실제'는 얼마나 동일할까요? 사실, 무엇이 '실제'라고 정의 할 수 있는지부터 복잡해지는 문제이긴 합니다. 근래 핫하다는 뇌과학 서적마다 공통된 의견이 있다면 '기억'과 '실제'는 많이 다르다는 거예요. 9.11테러 피해자들은 실제하지 않는 사람이나 연기, 장소를 경험했다고 확고히 믿기도 한다죠. 멀리서 찾지 않아도, 똑같은 사건을 겪은 다수의 완전 다른 해석은 드물지 않게 경험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이란 이렇게 불확실함에도, 그 기억을 통해 판단하고 느낀 것이 진짜라고 믿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의 일생을 지켜 본 절대자가 있다면, 나의 '회고집'은 그의 '소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것이 아무리 나 스스로 진실하게 쓴, 여과없는 사실의 기술일지라고 말입니다.

로맨틱 크라임... '잘생긴 미저리가 사랑한다고 이쁜이 감금하고 잉야잉야하고, 이쁜이는 처음엔 거부하다 결국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구만....' 역시나, 첫장이 납치 1일째, '내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미쳐버리겠는데, 납치, 감금, 강간 말고 방법있어?' 돈 많고, 잘 생기고, 힘 쎄고, 절륜한 전형적 집착광공이 등장합니다. 오히려 수가 납치 당하고도 어물전 망둥이처럼 날뛰는데 되려 머리가 나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보면 볼 수록 요 작품이 물건이데요~

일단, 가스라이팅이 없습니다. 처음엔 소심했던 자낮수가 마지막에 굳세어라 금순이로 변신하는 캐붕도 없습니다. 이 작품에서 포인트는 육체적 '감금'이 아니라 기억의 '감금'이거든요. 마치, 파랑새를 찾아 긴 여행에서 돌아와보니, 이미 나의 집에 파랑새가 있었던 것 처럼... 소설은 유완과 사준이 다시 만난 감금1일째, 이미 해피엔딩입니다. 단지, 돌고 돌아와서야 깨닫게 될 뿐이죠.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어린 유완은 어느날 아버지가 아이를 납치해 컨테이너에 묶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죠. 유완은 그런 아버지를 말리다 무참히 폭행 당하고 만신창이가 되어 컨테이너에 함께 갇혀요. 어둠의 공포 속에서, 유완의 손을 꼭 잡고 위로해 준 것은 납치 된 어린 사준이었습니다. 이미 풍부한(?) 납치경험이 있던 냉철한 사준은 무사히 탈출하지만, 그 과정에서 유완의 아버지는 산채로 불에 타 죽고 어린 유완은 그 장면을 목격합니다.

오랜 폭력에 방치 된, 어둠을 무서워 하는, 착한 아이 유완은 충격에 기억을 잃어버리죠. 사준은 그런 유완에게 진실을 알려 줄 수 없었고, 결국 둘은 그렇게 헤어집니다. 그리고, 유학을 떠난 사준은 유완이 쉽게 잊혀질 인연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11년간 혼자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사랑'을 하며 유완을 지켜만 봅니다.

유완은 대학교 엘레베이터가 멈추면서, 과거와 같은 경험을 합니다. 그때 역시 손을 잡아 준 사람은 사준이었지만, 이경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무의식이 기억하고 있는 사준에 대한 감정을 이경에 대한 사랑이라고 오해하고, 1년간 짝사랑하죠. 처음부터, 유완의 무의식과 의식이 찾았던 사람은 모두 사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예요. 이 비극적 고백은 사준의 11년의 인내에 종말을 고합니다.

소설 속에서 유완은 사준과 이경의 얼굴을 계속 겹쳐봅니다. 하지만, 사준은 매끈한 미남인데 이경은 믹서기에 갈다만 구황작물처럼 생겼어요. 생긴게 그 모양인데, 성격은 그보다 못합니다. 갈다만 구황작물은 그래도 식품이지만, 이 자식은 정말 타지않는 쓰레기거든요. 어찌 조리해도 먹을 수 없죠. 이렇게 다른데, 유완에게는 무의식과 기억의 간극에 갇힌 '내가 사랑하는' 한 사람 입니다.

이경으로서 서준이 유완과 함께 지내는 동안, 알콩달콩 깨 볶던 생활은 '거짓'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것이 '진짜'였던거죠. 그래서, 이 작품은 감금이되 감금이 아닌듯한 인상을 줍니다. 유완은 언제나 사준을 바랐지만 기억하지 못했고, 그저 그 작은 분출구 언저리에 이경이 있었을 뿐이죠. 사준 역시 유완을 언제나 바라고 기억했지만, 유완이 원했던 사람이 자신인줄은 알지 못했고요. 둘은 이미 서로가 찾던 파랑새였습니다.

그래서 재탕할때가 처음 읽을 때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단순히 결말이 궁금한, 흥미진진함 이외에도 즐길 수 있는 재료들이 많은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초반이 너무 뻔하길래 만만히 보고 자기 전에 시작했다가 밤을 꼴랑 세워 하루내내 두통에 시달렸어요. 개인적으로도 단짠이라고 할 수 있죠.

어릴때 파랑새의 결말이 별로라고 생각했습니다. '원하는 것은 가까이 있다!'라는 것이 설렘반 두려움반으로 도전하는 사람들을 '어리석은 행동가'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별을 보다 눈 앞에 웅덩이를 빠진 천문학자 더러 '하늘 볼 생각하지 말고 땅이나 제대로 봐!'라고 한다면, 천문학자는 넘어지지 않는 일반인이 되겠죠. '쓸데없는 시도'가 '하지 않은 실패'보다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내가 가지고 있었지만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채 하늘로 날아가 버린 파란새가 얼마나 많을까?란 생각이 드네요. 내가 괴씸하다 끊어낸 인연 중에, 실제로 파란새가 있었을지도...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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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20.01.14

분량: 본편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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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아. 사랑하면 욕심이 생기나봐."

사람을 정상에서 어긋나게 하는, 격렬한 감정.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알았다. 무엇을 바쳐서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같은 건, 이번에 처음이었다. 라온을 잃고 싶지 않았다. 라온이 온몸으로 거부할지라도, 그를 살리고 싶었다. 욕심이 피어오른다.

"라온아. 내가 널..."

"그만."

라온은 더는 듣기 싫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너무나도 원해서 비참하기까지 했던 그 사랑을 이제야 받게 되었으나, 라온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내가 널 살리게 해줘."

point 2 줄거리

기: 하급 늑대인간 구역에 살고 있는 주건일에게, 그의 첫사랑이자 무정히 결혼해 버린 차재민이 나타나 그의 아들 차라온을 1년만 맞아 달라고 한다. 그의 아내 혜라가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아 도망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고, 건일은 거절하지 못한다. 건일은 늑대구역에 라온을 살게하기 위해, 라온의 해지가 예정된, 잠시간 각인을 맺는다. 하지만,1년 뒤 차재민과 혜라는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외할머니에게 마저 버림받은 차라온은 결국 각인한 채 계속 주건일과 함께 살게 된다.

승: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온한 삶을 바랐던 건일은 평범한 인간 고등학교 교사로서 살아왔다. 라온은 조건없는 건일의 애정과 헌신에 경계하지만, 곧 연민을 가진 착한 늑대인간에게 감화된다. 그리고 과거 '차원의 틈'에서 봤던'그'가 건일이라는 사실과 건일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만, 건일은 '가족'으로서 라온을 규정하고 벽을 친다. 한편, 라온은 초강한 마법사로 각성하고, 우이헌의 도움으로 마법을 배운다. 그러던 중 수학 여행지에서 두 사람은 마법사 첸위의 공격을 받고, 이 사건을 통해 리치앙에게 노출된다.

전: 리치앙은 라온과 건일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혜라에게 누명을 씌우고 재민과 혜라를 죽게 만든 세력이 자신의 동생을 죽고 사건을 덮었다고 말하며 공조를 제안하고, 라온과 건일은 부득이 수락한다. 라온과 건일을 리치앙의 정령의 도움으로 자연계에 있는 혜라를 만나고, 그 과정에서 건일의 '정체'와 적의 배후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자해를 하며 사랑을 강요하는 라온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주던 건일은 라온을 무서워하기 시작한다. 라온은 그런 건일을 온전히 가지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마법을 받은척 연기를 한다.

결: 건일은 일부 기억을 지운 라온을 죄책감에 돌보고, 라온의 계획대로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적의 공격에 의해 건일과 라온은 위기를 맞고,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하며 빌지만 건일은 라온 대신 죽는 것을 선택한다. 리치앙은 건일을 죽음으로 복수를 포기한다. 라온은 건일을 살리기 위해 자연계로 넘어가 시간을 되돌리는데 성공하고, 몰라던 이면의 '진실'을 알게된다. 라온과 혜라는 자연계를 떠나, 현실로 돌아와 복수에 성공한다. 라온과 건일은 짝으로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물망초

근래 수술을 받고, 한 동안 입원 생활을 했습니다. 다인실, 커튼이 쳐진 작은 공간에 누워있자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병원 안과 병원 밖의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 그 다음은 내가 손바닥 만한 주사로 사지의 자유를 빼앗긴 고기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 질 수록 나의 존재가 바람에 흩어지는 모래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는 허무감...말이죠.

병실은 마치, '이변'의 '차원의 틈' 같아요. 시간의 흐름도 다르고, 세상과 격리되어, 나 홀로 떠도는 공간 말입니다. 세상 속에서도, 차원의 틈에서도 나를 지워 낼 것 같아요. 처음엔 세상 밖의 것들을 생각 하지만,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조차 자각이 안 되요. 그래서, 나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기억 속에 나를 남기는 수 밖에 없는... 세상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죠.

퇴원 후 '이변'을 읽게 된 저로서는 과진지, 과몰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런 사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합니다.

'건일'의 존재는 '무'입니다. 세상에 닻을 내리지 못한, 잘 못 창조된 존재... 그래서, 건일은 자연계로 넘어 올 수 없었죠. 건일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자신이 세상에 섞이지 못 하고 있다고 느껴왔습니다. 모두가 함께 있는 공간 속에서도, 유난히 존재감이 희미한, 기억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살아왔죠.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져 어떤 사람의 기억 속에도 남지 못하고 잊혀질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건일에게 라온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운명보다 사랑이 강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라온은 건일의 존재하지 않는 운명을 존재하게 만든, '이변'이 됩니다.

건일이 죽고 난 뒤 모두가, 건일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잊어 갈 때도 홀로, 상실의 고통속에서도 건일의 존재를 더욱 강하게 각인해내죠. 결코, 그 사람을 잊어 사라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아로새깁니다. 그리고, 라온은 끝내 건일의 운명을 세상에 발디딜 수 있게 바꾸어 놓습니다. 잘 키운 역키잡 집착 광공, 진정 브라보입니다!

라온에게 붙은 '후회공' 키워드는, 그래서 살짝 의미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후회공이 후회하는 대상은 사랑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지만, 라온이 후회하는 것은 자신의 거짓말입니다. 모두 공이 한 행동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수'의 입장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라온의 거짓말로 건일과 라온의 관계가 변하는 것은 맞습니다. '자신이 키운 아이'에서 '젠틀한 성인'이 된 라온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다정한 말과 진심어린 고백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자해라는 공포가 필요 없어졌죠. 하지만,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했을 때, 건일은 적어도 두 라온 사이에서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어떠한 라온이든 자신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죠. 발닦개가 되고서야 비로소 '수'의 사랑을 얻어낸 후회공들과는 달라 신선했어요.

'이변'은 너무나 신박하여 초반에 공부가 필요한 세계관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독특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조연 캐릭터들의 스토리 라인도 너무 뻔하고 단조롭지 않아 구성이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다소 '구전 동화' 느낌이 나는 부분적인 전개에도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한 영화 속 대사처럼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되지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되지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름이 기억된다는 것이, 그 유명세가 반드시 성공의 기준이 된다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도 개인의 삶은 형편 없었던 작가들이, 그 예술적 공로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을 피할 수는 없는 것 처럼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의 기억이 부디 따스하길 바랍니다.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된 시의 구절 처럼, 라온이 기억이 만들어 낸 건일의 운명처럼, 그렇게 기억 될 수 있다면 부디 물망초의 꽃말을 남기고 싶네요.

'나를 잊지 마세요.'

 

제발...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2020/09/26 - [BL 소설] - [현대물/스포츠물/달달물] 키스톤 로맨틱 콤비(키로콤) - 임유니

 

[현대물/스포츠물/달달물] 키스톤 로맨틱 콤비(키로콤) - 임유니

제목: 키스톤 로맨틱 콤비 작가: 임유니 출판사: 로아 출간일: 2016.01.25 분량: 본편 3권 + 외전 3권 #point 1 한 줄 그럼에도 나는 야구를 놓기 싫었다. 놓지 않을 것이다. 스물일곱이 되었지만 마음은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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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6.11.11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미련 한줌 안 남게 원 없이 뛰었다. 그렇지?"

 

에녹이 귓가에서 나지막이 웃으며 물었다. 정난우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눈부신 햇살에 섞인 그의 살냄새와 뜨끈한 체온이 기분 좋게 전신에 젖어 들었다.

 

-달려보고 싶었어요.

 

그 간절한 마음이 하얗게 부서져 가루처럼 흩날린다. 그의 말대로 미련 한 줌 남지 않고.

 

-숨이 가뻐서 쓰러질 만큼 전력으로, 뛰어 보고 싶었던 적, 있었어요.

 

 

 

point 2 줄거리

 

 

기: 천재 바이올린리스트 정난우는 불우한 가정사와 16살까지 맹인으로 살았던 경험으로 인해 극도로 낯을 가리며,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난우는 유명 헐리우드 배우 에녹과 마주치지만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의 동행 은퇴가수이자 현프로듀서 루스의 팬이라고 한다. 자신을 '기억'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난우를 보고 오기가 생긴 에녹 불손한 동기로 정난우에 연주회에 참석하지만, 오히려 난우의 연주에 홀려버린다.

 

승: 한편, 루스는 난우의 삶을 영화화하려한다. 에녹은 자신이 난우를 연기하겠다고 어필하고, 루스는 그를 주연으로 시나리오를 쓴다. 에녹은 난우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지내고, 무대 위가 아닌 '정난우'라는 사람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정난우에게 '신'같은 강도영과 '족쇄'같은 17세 납치사건, '종양'같은 친척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는 불도저 직진공답게 장애를 제거하며, 난우를 트라우마 밖으로 끌어낸다.

 

전: 정난우를 발견하고 데뷔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강도영은 9년전, 난우의 납치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난우를 멀리하며 뒤에서 보호한다. 난우는 과거 납치사건에 자신을 구했던 소년이 에녹이었음을 기억해 낸다. 강도영은 자신으로 인해 잃은 것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에녹임을 알고, '키다리아저씨'역할을 에녹에게 위임한다. 에녹은 훌륭하게 그 역할을 이행하여 해충을 제거한다.

 

결: 한편, 난우를 키워 온 양어머니는 쓰레기 고모로 인해 쓰러진다. 동시에 난우의 오랜 스토커는 사고를 위장하고, 그 과정에서 난우가 다치고, 흥분한 에녹에 의해 둘은 관계가 언론에 공표된다. 한국에 돌아온 난우는 이웃주민이자 정우의 어머니가 자신의 '친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난우는 오래 미뤄든 꼬인 가족사를 정리하고 에녹의 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난우'역으로 에녹은 남우주연상을 받고, 난우에게 공개 프로포즈한다. 둘은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무너진'신'과 그저뜨는'태양'

 

 

할리킹에 나오는 '공'은 천하무적입니다. 그 맛에 할리킹을 봅니다. 하지만, '수'는 어떨까요? 한떨기의 가녀린 장미꽃같은 미인수를 좋아하시나요? 분명, 할리킹의 '수'들이 '공'의 무한 보호본능과 '수어메'들의 모성애를 끌어내야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 속에 '공'조차 꺾지 못하는 강단이 있는 수가 좋습니다. 텐시엘님의 '수'들처럼요. 소중한 '하나'를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끈질긴 독종들... 트라우마를 한 발 내딛는 것 만으로 공에게 무한찬사를 받아 마땅한 용기 있는 '약자'들 말입니다.

 

태어나는 순간 짐이 되어버린 아이가 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어머니를 납치 해 온 아버지는, 그 어머니를 감금하고 협박하기 위해 난우를 낳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과 집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 후 아버지는 난우와 동반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히 난우는 옆집 부부에게 구해집니다. 하지만, 난우는 시력을 잃죠. 친척들이 모두 키우기를 거부한 맹인 난우를 그 옆집 노부부는 거둡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노부부가 난우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들을 자랑하는 것 뿐이었죠.

 

그러던 난우는 성당에 봉사온 강도영에 의해 '발굴'됩니다. 난우와 다르게, 가지고 태어난 것이 많았던 강도영에게 재능은 감옥이었어요. 즐거움도 선택도 없이 그저 피아노를 치게 되었으닌까요. 하지만, 난우를 발견하고, 난우의 연주를 듣고, 난우와 협연하는 것은 강도영에게 생에 처음 조우한 '가슴 뛰는 것'이었죠. 도영은 자신이 가진 것을 어렵지 않게 난우에게 나눕니다. 난우는 강도영을 만나고 삶이 바뀌었고, 마치 도영을 신처럼 의지했죠.

 

도영은 그런 난우를 통해 도취감을 느낍니다. 불세출의 천재, 그 천재가 신봉하는 나, 그리고 사랑으로 성장중인 호감, 이렇게 즐거운 나날들을 즐기며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형이 아닌 이름으로 난우를 독점 할 수 있는 시간이 오리라고 믿으면서요. 하지만, 도영도 어렸어요. 그리고 늘 첫번째란 서투르기 마련인가 봅니다. 도영은 무섭다고 말하는 난우를 납치범에게 스스로 걸어가게 만듭니다. 아주 사소하고, 생각없이, 쉽게 한 조언으로 말이죠.

 

납치에서 풀린 난우가 본 건 무너진 '신'이었어요. 나도 인간인데 어떻게 맹신하냐는 도영을 보며, 난우는 자신이 '또' 도도하고 완벽했던 신을 망쳤다고 생각합니다. 난우는 아름다운 엄마를 죽게 만든 자신의 존재을 상기합니다.

 

17세, 난우는 잠시 찾았던 빛을 반납하고, 다시 어둠으로 돌아가죠.

 

하지만, 무신론자는 있어도, 태양이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태양은 유익을 묻지 않고, 그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태양은 만인에게 '빚'지지 않는 '빛'을 마땅히 선사합니다. 그곳에는 '믿음', 심지어 '십일조'조차도 필요 없어요.

 

에녹은 적어도 난우에게 완벽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우왕좌왕, 전전긍긍, 감정과 성욕의 노예인 이 남자... 하지만, 나타나기만 하면 난우를 숨긴 그림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반짝반짝 체웁니다. 모두가, 다칠까 때론 불쌍해서 건드리지도 다가가지도 못하는 난우의 선을 훌쩍 넘어가, 외로움과 체념의 늪에서 쑥~ 빼 옵니다.

 

9년전에도 그랬죠. 파티에서 만취해 비틀거리던 에녹은, 우연히 주차된 차와 부딪치고 트렁크에 납치된 난우도 만납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취객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어요. 주변에서는 포기하라고 했지만, 에녹은 비슷하게 생긴 차만보면 트렁크를 두드리며 미련하고 끈질기게 난우를 찾아냅니다.

 

에녹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 걷다가 누가 어둠에 빠져 있길래 건져 올렸더니 그게 정난우였어!라고 말이죠. 구원이라는 것은 그런 '태양'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무신론자가 그런지, 가끔 전지전능한 신이 왜 인간의 신봉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인간을 사랑해서 희생했다면, 왜 이제와 자신을 위해 건물을 짓고 춤을 추고 무릎꿇고 빌라는지도요. 부모는, 아양을 떠는 자식보다 열심히 자신을 삶을 사는 자식을 키우는 것이 더 보람있지 않나요? 스스로를 드러내는 그 고귀함이, 그 아래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구원이 될 순 없죠.

 

난우의 어둠은 그의 연주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어둠은 '찬란한 어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인간 난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죠. 에녹은 난우에게 처음으로 인간 난우가 세상에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들어 준 사람입니다. 26살에 성교육도 처음으로 시켜주죠.

예술가로서 찬란한 어둠 속에 삶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시 '찬란함'은 '빛'이랑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위대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행복하면 되! 헐리우드 배우가 하기 적절한 대사는 아닙니다만... 적어도, 에녹이 바란건 위대한 음악가가 아니라, 숨차도록 뛰는 난우를 보는 것이었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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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들의 범주

작가: ISUE

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줄

 

 

"너도 노력하는 구나.""죽을 만큼 노력하는 거였어......"

 

 

 

point 2 줄거리

 

 

기: 서강주는 10년 전 어머님의 살인사건 이후 이태범에게 의존한다. 일반인의 생활이 불가능했던 서강주를 지킬 힘이 없었던 이태범은 미국으로 가고, 10년간 힘을 기른다. 그리고, 10년의 기다림 끝내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생활하기로 한다. 이불이 없어 함께 누워있던 서강주에게 이태범은 손을 뻗는다. 자신을 잘 따르고 챙겨주던 남동생은 더 이상 동생이 아닌 남자가 되어 있었다.

 

승: 이태범이라면 연인이든 동생이든 다 좋았던 강주는 이태범의 스킨쉽을 받아드린다. 서강주는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준 사장님의 배려로 일하고 있는 북카페 매니저일과 활동 중인 독서 커뮤니티 사람들 모두 만족스러운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날 카페로 자신을 데리러 나온 이태범을 본 알바생이 강주를 호모라고 비난한다.  이태범은 강주에게 카페를 나가지 말라고 하지만, 강주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전: 한편, 두 사람은 아파트로 이사를 한다. 이사와 청소를 끝내고, 뜨밤까지 보낸 강주는 알람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잔다. 급하게 카페로 출근하는 강주에게 태범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핸드폰도, 인터넷도 끊긴, 감금의 시작이었다. 회유와 설득, 이후 체념한 강주의 몸은 음식을 거부했다.

 

결: 먹지 못하고 말라가는 강주에게 이태범의 어머니가 찾아온다. 태범이 없이 문을 열 수 없었던 강주는, 태범과 헤어질 것을 강요받는다. 그리고, 속을 게워내다 쓰러진다. 강주가 쓰러진 이후 태범은 강주를 밖으로 내보내 준다. 강주는 태범의 어머니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태범은 강주와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강주와 태범의 실패담

 

 

'우리들의 범주'는 '정상외의 범주' 6년 전에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 상은 '우리들의 범주'가 먼저 이기 때문에, 먼저 읽고 나서 '정상외의 범주'를 읽는 것이 더 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상외의 범주'를 먼저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정상외의 범주'를 읽으면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우리들의 범주' 내용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은 둘의 생활에 더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통제가 일상화 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생활이 '정상외의 범주'라면, '우리들의 범주'는 감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피폐도는 '우리들의 범주'가 더 높습니다. 더 빻빻하다는 의미죠.

 

세상엔 많은 BL이 있고, 많은 플러팅과 더티토크가 있지만... 정말, 태범이의 강주 맞춤형 첫섹스 강의(?)는 매우... 어우.. 입니다.(흠흠)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을 자극하려고, 태범은 계속 참습니다. 태범이 피하고자 했던 것은, 6년 전 서강주에게 집착하고 병들게 만들었던 과거의 답습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간 태범은 강주와 함께 있고자 힘을 기르고 노력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이지만, 서강주와 살아가야 할 평생이라는 시간을 두고 보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라고 생각하죠.

 

'정상외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성숙해진 상태입니다. 한차례 조율을 끝내고, 균형점을 찾은 상태죠. 태범은 강주와 따로 살면서 강주를 감금하지 않고, 강주는 태범이 지정한 장소만 가고, CCTV로 태범이 자신을 볼 수 있는 자리에만 앉아서 책을 읽어요. 그래서 강주는 밥을 먹을 수 있고, 태범은 불안에 떨지 않고 웨딩업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좀 더 '날 것'의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태범은 10년간 오로지 강주를 보기 위해서, 인내과 인고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강주를 보는 순간 둑이 터진 저수지처럼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쳐흐르죠. 강주를 보는 순간 몸을 만지고, 주변사람들을 폭행하고, 집에 감금하고, 생활을 통제하죠. 오로지 자신뿐이었던, 미국을 가기 전, 친모의 죽음을 보고 공황에 빠졌던 강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태범이 10년간 참은 것이 강주에 대한 욕망이었다면, 강주는 그 10년을 태범이 돌아올거라 믿고 버텨왔죠. 강주에게는 오로지 살아있는 것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태범은 강주가 없는 삶이 힘들지 모르겠지만, 강주에게 태범이 없는 삶은 '불가능'해요.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에 대한 그런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강주는 태범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면서도, 태범이 떠날까봐 불안해하면서 끌려다닙니다. 그것은 때론, 태범이 멈춰야 할 것을 쉽게 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들의 범주'는 태범과 강주가 겪어야만 했던 그들의 실패담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실패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태범의 일생을 건 노력입니다.

 

가끔 집에 가만히 있으면, 곳곳에 놓인 물건들이 보입니다. 그것들 중 하나도 쉬이 만들어 진 것이 없습니다. 다들 쓰임세가 있고, 품이 들어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사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모를 뿐이예요. 한 사람을 살게 한다는게 그렇습니다.

 

태범은 요리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시트를 갈고, 한 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서강주는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태범이 아닌 어떠한 사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의 휴지 하나 떨어진 적이 없죠. 어느날 강주는 태범이 뭐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고작 서강주를 갖기 위해 일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만, 그 서투름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무수한 실패가 되었음을 알게 되죠. 강주는 조금씩 섭식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굳게 닫힌 아파트 문은 열리고, 둘은 '정상외의 범주'관계로 성장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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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금슬지락

작가: 이젠

출판사: W-Beast

출간일: 2016.1212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줄

 

 

"아니, 왜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거요."

 

이야기를 듣던 태자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내가 잘못을 했다면 모를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왜 그래야 하오. 그리고 설령 잘못을 했다손 치더라도 굳이 미워할 필요가 있소? 죽을죄를 진 게 아니라면 그냥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반성하고, 그것을 기회로 삼아 차제에 더 나은 사람으로 거듭나려고 노력하면 되는거요. 무슨 대역죄를 지었다고 자학을 하고 자책을 한단 말이오."

 

 

 

#point 2 줄거리

 

 

기: 주원의 태자 주이강은 비상한 두뇌와 비정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의 숙적인 승상 조가와 황후는 태자에게 용의 저주를 뒤집어 씌우기 위해 용종을 배태한 태자비를 두 번이나 죽인다. 이 사실을 태자 역시 알고 있지만 방치한다. 황후는 용의 새끼를 잡아 먹는다는 붕의 반신 익환족 국가 혜의 왕제 희안을 새로운 태자비로 추대한다. 희안은 반편이 반신이었고, 그 점이 태자와 황후 모두 서로 다른 이유에서 이용하기 편했다.

 

승: 희안을 이용 후 병사 처리 하려는 태자는,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애처가를 연기한다. 하지만, 희안에게서 현명하고 인자한 황후의 모습을 보며, 그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한다. 그러던 중 황제는 넌지시 승상을 칠 수 있는 증좌를 가져오라는 의사를 내비치고, 태자는 희안을 죽일 때가 왔음을 깨닫지만, 쉽사리 선택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 적기를 놓친다. 

 

전: 한편, 희안을 잘 따르던 손귀인은 우연히 태자가 희안을 태자비로 들인 이유를 옅듣고 희안에게 알려준다. 자신을 죽이려는 태자의 계획과 자신에 음식을 탄 황후의 계략, 동시에 자신의 임신사실을 알게 된 희안은 황궁에서 도망친다. 황후가 보낸 자격들에게 변고를 당하기 전에 태자는 희안을 찾아 보호하지만, 자신에게 임신사실을 숨기고 달아난 희안에게 태자는 섭섭해 한다.

 

결: 희안은 자신의 출생에 대해서 고백한다. 자신은 형인 혜의 왕이 겁간 당해 낳은 아이로 형제들은 모두 죽거나 불구로 태어나 자신만 살아 남았고, 자신도 반편으로 태어났다며, 자신이 낳은 아이가 정상이 아닐까 걱정이 되어 도망쳤다고 고백한다. 태자는 희안에게 저주란 없다고 말해주며, 자신이 황제가 되면 주원을 희안에게 주겠다고 약속한다. 황제가 된 이강은 그 약속을 지키고 백년해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저주 VS 저주를 믿는 것

 

 

저는 요즘 재경앓이 중입니다. 현재 이젠님이 연재 중이 "DASH"에 직진공 재경 말입니다!!! 정말 못~~~~된 공들에게 한번씩 돌아가면서 보여주고 싶은, 자랑스러운 우리 재경이!지만, 아직 완결이 나지 않았으므로 리뷰는 미뤄두도록 하겠습니다. ㅠ.ㅜ 덕분에 이젠님의 다른 소설들을 뒤져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금슬지락을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저주!는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운명이 있다면, 저주는 있겠죠? 행운이 있다면, 행운에 반대도 있을테니까요. 무엇인가 정해진 것이 있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인 듯 합니다. 완벽한 우연은 없다! 

 

똑같은 일을 겪어도 누군가는 잘 살고, 누군가는 끔찍한 삶을 살아요. 그런데 끔찍한 삶을 사는 누군가는 그 '일'을 평생 후회하고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잘살고 있는 사람도 있다면, 그 일은 나쁜일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그저 나에게 나쁜 결과로 나타난, 단순히 재수없는 경우였을 뿐인데 나의 잘못이라고 후회 하고 살 필요가 있을까요?

 

그런데,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하던 사람도 이런 안 좋은 일이 몇 번 반복 되다 보면, 쉽게 넘겨 지지 않습니다. 정말 나에게 문제는 없나?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연달아 발생하지?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애매한 원인은 100가지가 넘는 것 같은데, 정확한 원인은 1가지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운명'이나 '저주'를 생각하게 되요.

 

희안은 반편이 반수로 태어납니다. 태어날 때는 어린 나이에, 충분히 안정된 모태에서 태어나지 못 했으니, 불완전하게 태어 난 것이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닐지 모릅니다. 하지만, 크면서 자신의 출생에 대해 알게 되고, 자신을 죄인이라 칭하는 친모의 냉대 속에서, 우는 법조차 배우지 못한채 성장해야 했던 환경이 그의 생체시계 일부를 정지시킵니다. 그리고, 그 시계는 이강을 만나서면서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죠.

 

자라나지 않았던 날개는 자라나고, 향기는 풍기고, 머리카락은 붉어집니다. 배태가 가능해질 뿐더러 건강한 다섯알을 낳았죠. 아주 오랫동안 희안은 자신이 왜 반편이인지 고민을 했고, 그 이유는 아마도 부정한 자신의 출생이 자신에게 남긴 저주 때문이라고 생각했을거예요. 가장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가장 설득력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오류 때문에요. 때론 사람은 참 똑똑하게 어리석거든요.

 

숙적의 정치적 목적으로 태자비를 맞게 된 태자 클리셰는 제법 많습니다. 태자들은 냉정하고 비정하게 태자비를 이용하고 죽이려고 하죠. 하지만, 그 전에 의심을 피하기 위해 애처가 역할에 충실합니다. 그런데, 억지로 웃는척해도 건강해진다고 하잖아요. 거짓 친절도 반복하다보면 진심이 되는지, 이들간에도 '진심'이 싹트게 됩니다. 그리고, 본말전도가 일어나죠. 태자는 황제가 슬며시 '증좌'를 가져오라 했을 때도, 혹시 태자비가 위험해 질까봐 섣불리 그 근처로 다가가 웃어주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해피엔딩으로 가면 되겠다 생각했지만, 태자비는 돌연 사라집니다. 자신의 아이까지 가진채로 말이죠. 나중에, 희안이 자신에게 저주와 같은 출생의 비밀과 두려움에 대해 말했을 때, 태자는 딱 잘라 그 죄책감을 밀어냅니다. 그런건 마음에 담아 둘 만한 것이 아니라고 하죠. 희안은 웃으면서, 태어나는 아이들이 태자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면 세상살기 더 낮겠다고요.

 

저주가 있는지, 운명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도 희안의 말에는 참으로 공감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멘부커상을 받은 책이든, 노벨문학생을 받은 책이든, 1만 리뷰든, 밀리언설러든, 상상을 초월한 내용은 없습니다. 어디서 본 내용, 어디서 본 문장, 누군가와 유사한 인물들입니다. 하물며 간섭세계가 이러한데 덜 상상력이 풍부한 직접세계는 어떻겠습니까? 

 

저 역시 어느날에 희안, 어느날에 태자입니다. 그래도 확실히 태자로 사는게 편하긴 하죠. 결론이 뭔가 굉장히 이상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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