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19.09.19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강은 화원에서 가장 어여쁜 자태를 하고 있다고 자부 할 수 있는 홍염을 향해 걸어갔다. 어둠 속에서도 붉게 타오르는 불꽃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해서 홍염이라는 이름을 가졌고, 꽃말은 끝이 없는 사랑이었다. 강은 홈염에 코를 박고 향을 힘껏 맡았다.

눈이 멀 거 같다. 향이 독해서 코가 무뎌져야 했는데 이상하게 꽃을 오래동안 볼 수 없었다. 강은 초점이 멀어진 눈으로 홍염들을 보았다. 햇빛 아래에서 불타오르고 있었다. 한곳에 모여 있으니 정말로 이곳에 불이 옮겨 붙은 듯했다.

강은 황제의 은발에 올라갈 붉은 화관을 떠올렸다. 잘 어울릴 것 같았다. 강은 화관을 장식하고 있던 시든 꽃들을 뽑아내고, 홍염을 뜯어내 화관을 장식했다. 가시에 찔린 손이 아팠지만, 이걸 쓰고 기뻐할 황제를 생각하자 가슴이 벅차 올랐다.

point 2 줄거리

기: 하늘의 비호아래, 신탁으로 황통이 정해지는 늑대의 나라의 황제 연혼에게 새로운 후궁으로 영현왕 연강이 결정되었다는 천명이 내려온다. 강은 아버지의 비가 되는 것을 받아드리지 못하지만 황제는 기꺼워하며 강을 희비로 맞이한다. 황제에게는 많은 황자와 황녀가 있었지만, 강을 제외한 자식들은 죽거나 산 속에 묻혔다. 황제는 강에게 아버지의 아이를 낳아 태자를 만들고, 황후가 되라며 정사를 강요한다. 황후의 궁인 예월궁에서 강은 희비가 되어 갇혀 지낸다.

승: 황제는 늑대로 변한 자신을 강아지라 부르는 4살의 강을 만났다. 이후, 감기에 걸려 사경을 해메는 강을 보고, 태의를 불러 치료하게 한다. 그리고, 다른 자식들고 달리 오로지 강에게만 애뜻한 감정을 느끼고, 강을 황제의 지밀인 천금궁에서 키운다. 황제가 키운 강은, 황제에게 길들여진다. 게다가, 강에게만 너그러운 황제의 화를 잠재우기 위해, 신료와 비빈들은 그런 강을 이용한다. 강은 영현왕으로 봉호를 받은 이후에도, 형제들과 다르게 혼례도 출사도 하지 못한채 황제의 애첩처럼 지낸다.

전: 반면, 황제는 강에게 연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닫고, 강에게 몇 년 간 태를 만드는 약을 먹이고, 강을 비로 맞아 드릴 준비를 한다. 하늘에게 강을 후궁으로 내려 달라고 요구하고, 강의 낳을 아이가 태자가 되는데 걸림돌이 될 황자들을 제거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강은 희비가 된다. 강의 어머니 여소의는 괴로워하는 강을 도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경빈과 장애인이 된 경혜왕은 그런 여소의를 도와주겠다고 하며 강을 제거하려한다. 강은 다행히 도망치는데 성공하고, 곧 신탁을 확인하기 위해 만백산으로 떠난다.

결: 황제는 강이 도망쳤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황궁을 떠나 강을 찾고, 황제가 버린 나라에는 폭설이 몰아친다. 황제는 만백산에 도착하기 전 강을 잡아 두 다리를 부러트리고, 황궁으로 데려와 직접 제사를 지내 신에게 강을 가지기 위해 형제를 죽이고 신탁을 요청했다는 대답을 듣게 해준다. 강은 집요한 황제의 애정을 받아드리고, 후궁을 비워 달라고 한다. 강은 지아버지로서 황제와 해로하며, 쌍둥이 아들과 딸을 낳는다. 쌍둥이 형인 영이 태자로 봉해지고 강은 황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사랑에 미치다.

유아르님의 신작 '폐월'이 나왔습니다. 두둥! 그런데, 왜 저는 '폐월'을 보며 '홍염'이 리뷰하고 싶은 걸까요? 음... 저에게 유아르님의 작품은 징검다리 같습니다. 이전에 리뷰한 것 처럼, 유아르님은 근친간 키잡, 역키잡의 명가이신 만큼, 신작에 대한 기대치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유사 소재임에도 한 작품 건너 한 작품 단위로 기대치에 맞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그럼에도 저의 최애는 '둘만의 밤'과 '홍염'입니다.

근친물의 경우, 쌍방 애정의 균형이 잘 맞지 않습니다. 보통 한쪽이 과하게 무겁죠. 그래서, 반대쪽이 관계를 거부하고 혼란스러워 하는 부정기 동안, 한쪽은 반대쪽의 선택지가 하나만 남도록 고립시켜 기어이 가지고 마는 스토리가 메인이 되곤 합니다. 물론, 쌍방 모럴리스도 있습니다만, 그런 경우 도망, 감금의 요소가 빠지다 보니 텐션도 떨어지고 배덕감도 덜하죠. 이 소재를 굳이 선택하는 독자입장에선, 좀 싱거워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홍염도 황제의 일방적이고, 지독한 애정으로 관계가 시작 됩니다. 황제를 결정하는 신은, 자신의 아들이 건국한 나라가 강건히 유지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황제가 현명하게 그 역할을 수행한다면, 살인자거나 냉혈한이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리고, 황제 연혼은 냉혹하지만 뛰어난 군주였죠. 황제는 자식들을 죽이고, 신은 죽은 자식들을 벌충하기 위해 후궁을 점지하고, 후궁들이 낳은 아이를 황제는 또 무심히 방치하고 죽입니다.

기질적으로 잔인하고 냉혹한 황제는 4살의 강을 보고 처음으로 '애착'을 경험해요. 황제는 강을 매일 보고 싶었고, 강이 자신만 봤으면 좋겠다는 독점욕을 느낍니다. 이런 황제의 애정과 통제 속에서 강은 세상과 단절 된 채 성장하죠.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여겨졌던 감정이, 정욕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에 황제의 집착은 가속도로 직진합니다. 강의 몸에 아이가 들어 설 수 있는 태를 만들고, 강이 따르는 진영왕을 서서히 죽이고, 강의 아이를 위협 할 수 있는 황통을 모두 제거합니다. 그리고 신탁으로 맞이한 희비, 강을 열혈히 탐하죠.

'홍염'의 매력은, 이 과정이 가랑비에 옷 젓듯, 사박사박하게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황제의 품에서 자란 강이, 황제의 감정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예쁨받도록 훈련 된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강은 늑대인 황제와 만났을 때 부터, 은색털 강아지가 좋았어요. 다정한 아버지가 좋았고, 그것은 사랑이라고 불리만큼 짙고 뚜렷한 감정이었죠.

황제는 어린 강을 내내 안고 다니며 아껴주었고, 강은 그런 황제에게 화관을 선물합니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정원에서 어여쁜 꽃으로 화관을 만들다 붉고 향이 짙은 홍염을 보죠. 다른 꽃들을 빼고 눈이 멀 것 같은 화려한 빛갈의 홍염으로 화관을 만들며, 가시에 찔리면서도 황제의 은발에 어울리는 화관을 상상하며 신나하죠. 결국, 만들어진 홍염 화관은 엉성했지만, 황제는 강이 씌워준 화관을 기뻐했고 오랫동안 함에 보관합니다.

황제는 강을 비로 맞이 하는 순간까지 인내합니다. 하지만, 강 앞에서는 황제는 연심에 흔들리는 남자 연혼 일 뿐이었죠. 황제는 자신의 품에 덥석 안기는, 강의 습관화 된 행동에도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동요를 느껴요. 볼을 세게 물어 우는 강에게 쩔쩔맨 후로 살살 물려고 조심하는 모습이, 주체 못한 감정에 황제고 뭐고 버리고 도망가자고 강에게 속삭이는 모습이, 점점 깊고 음습해지는 황제의 욕정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런 묘사 때문에, 늑대의 모습으로 공개적은 초야를 치르거나 양 발목을 부러트리고 궁에 감금하는 장면에서도 '노골적인' 배덕감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또, 홍염 속 채도 높은 색채 대비도 인상적이었어요. 눈부신 빛과 붉은 꽃, 은발에 금색눈과 흑발에 검은 눈, 하얀 설원과 푸른 우림 같이 선명하게 연상되는 풍경을 통해, 소설 속 분위기의 세련미와 풍미를 고양시킨달까요.

이런 문장들은 그 자체로 읽는 맛이 있습니다. 테니스 잘 치려고 좋은 테니스채를 샀는데, 그 도구가 너무 좋으면 테니스채를 사용하기 위해서 테니스를 치게 되죠. 좋은 문장도 그런 것 같습니다.

1.2권에 주로 집중된 이러한 텐션이 3,4권에서는 좀 약해지는 것 같아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때부터는 아들을 잡수시느라, 황제폐하께서 꾀나 정신을 못차리시죠. 그럼에도 플러스 마이너스 합산 충분히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변증법을 꺼내자니 면구스럽긴 합니다만, 좋고 나쁘고 더 좋고의 반복 긍정적 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독자1은 계속 읽습니다. 언젠가 만나게 될 미친 명작을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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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9.09.11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폴 포지션. 요한은 자신에게 폴포지션과 같았다. 요한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도 요한을 찾았다. 고카트 하는 아이들 중 요한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한 건 미겔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미겔을 이길거다. 요한에게 챔피언인 자신을 주고 싶었다. 당신이 준 자리에서 내가 우승까지 바로 달렸다고.

point 2 줄거리

기: 포르노 배우 못지 않은 섹시한 외모와 노력형 천재 포뮬러 레이서 미겔 도밍구에스는 다국적 기업 MIH 창립자 손자 요한 카임스의 후원을 받는다. 고카트 시절부터 미겔을 후원한 요한을, 미겔은 사랑한다. 미겔은 오로지 요한에게 잘 보이기 위해 피를 깍는 노력으로 챔피언이 되지만, 요한 앞에만 서면 샤이가이가 된다. 우연한 사고로 요한과 각인을 맺은 후, 기뻐하는 미겔과 다르게 요한은 각인을 해제 할 방법을 찾으며 각인이 자신의 실수라고 자책한다.

승: 요한은 미겔을 처음 본 순간부터 특별하게 생각하고, 이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변했지만, 베타에 가까운 열성오메가인 자신은 빛나는 미겔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원자의 위치에서 미겔과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각인을 맺은 이후로는 자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미겔과 거리를 두려한다. 게다가, 요한이 보는 경기마다 미겔의 성적이 좋지 않거나 사고가 나자, 요한은 묘한 징크스에 시달리게 된다.

전: 그러던 중 미겔은 경기 중 큰 사고를 당한다. 전복 된 차안 에서 미겔은 요한이 보고 싶었고, 사고를 지켜보는 요한 미겔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상실감과 부정 할 수 없는 미겔에 대한 애정을 직면한다. 미겔은 다행히 큰 부상 없이 깨어나고, 미겔은 요한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자신이 챔피언이 되면 각인한 알파로서 봐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 미겔에게 요한은 챔피언이 되지 않아도 곁에 있겠다고 말한다.

결: 하지만, 미겔은 챔피언인 자신을 요한에게 주고 싶었다. 미겔은 다사다난한 경기에서 고군분투하며, 끝낸 우승 한다. 미겔은 우승의 밤, 파티장이 아닌 요한의 호텔에서 연인으로서 뜨밤을 보낸다. 오랫동안 참아온 절륜한 연하남과의 밤이 요한에게는 매우 고된 시간이었지만, 이후 홀로 러트를 보내려는 미겔을 찾아가 파트너가 되어 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폴 포지션

폴투윈은 스팩은 짱짱하지만 자존감 낮은 쌍방 짝사랑 공수의 쌍방 삽질물입니다. 10만자 미만의 다소 짧은 분량에도 F1 레이싱 부터, 고구마와 사이다, 히트와 러트까지 꽉꽉 채워 넣은 작품입니다. 단지, 다소 회수가 안 된 듯한 떡밥이 초큼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리디 백포백은 은혜롭기에, 쌍방삽질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감사히 영접했습니다.

미겔은 연하의 대형견공, 밖에서는 미친개 나의 요한에게는 댕댕이예요. 여유로운 어른인 척, 미겔에게 후원자 포지션을 고수 중인 요한은 다소 자존감이 낮고 스토커 기질이 다분한 미겔의 열혈팬입니다. 요한에게 징징대고 싶은 말이 한 트럭이지만 참고 하지 못하는 짝사랑남과, 빛나는 보석에게 자신의 어둠이 묻을까 거리를 두는 또 다른 짝사랑남... 서로가 서로를 발견 한 순간부터 애정은 시작되었지만, 부지런한 쌍방 삽질로 꼬인 실타래 처럼 돌고 돌아요.

짝사랑이야, 그 길이와 형식과 무관하게, BL소설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에 자주 접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쌍방 짝사랑은 다소 고구마 천만개의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폴투원은 고구마 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공 시점과 수 시점 이후에 바로 미겔이 사고를 당하고, 두 사람은 숨겨 온 노력에 비해 매우 빠른 태세 전환을 합니다. 적극적이고 솔찍하게 감정을 고백하죠.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서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투원'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폴포지션은 예선에서 1위를 한 차가 결승레이스에 서게되는 가장 유리한 위치라고 합니다. 출발선 맨 앞, 우승에 가장 가까운 위치, 결승전 참가자 모두가 탐내는 위치, 바로 폴포지션이죠.

미겔과 요한은 서로에게 폴 포지션이었습니다. 많은 돈이 필요한 포뮬러 지망생이 만난 재벌 후원자, 외로움에 텅 비어버린 요한에게 위로가 되고 자랑이 되어 준 고카트장의 원석, 많은 선수들 중에서 요한은 눈에 띠지 않은 평범한 미겔에게 말을 걸었고, 많은 후원자들 중에서 미겔은 요한에게만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개했죠. 분명 미겔은 부자 후원자라는 발판이 있었고, 요한은 숨겨진 보석의 최초발견자가 되었지만, 미겔은 요한의 인정을 받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고, 요한은 미겔을 빛나기 위해 엄한 곳에서 열심히 삽질을 했어요.

미겔의 대사대로, 미겔은 좋은 후원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운전을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이라 성공을 한 걸거예요. 요한도 삽질일지언정, 징크스에도 미겔을 보기 위해 계속 숨어 경기를 보았던 노고가 밝혀져 미겔이 고백하는 도화선이 되었죠.

유리한 위치, 하지만 노력 없이 가질 수 없는 승리, 두 체리보이의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사랑의 결실, 그러기에 미겔이 요한을 얻은, 이 승리는 분명 폴투윈일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레이싱을 생동감 있게 다룬 부분에 강한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F1을 잘 모르긴 하지만, 나오는 용어나 진행이 불편하진 않았어요. 각주도 각주지만 '지식 자랑 대잔치'처럼 문맥상 필요 없는 튀는 나열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됐습니다. 한번에 후루룩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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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조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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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제 곁에 있는 이들을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어진 말에 서인학은 침묵을 지켰다. 청우의 목소리만이 방 안을 고요히 맴돌았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또한, 무언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서인학이 문득 눈썹을 치켜뜬다. 무슨 말인지 얼른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청우를 바라봤다. 청우가 그런 서인학과 눈을 맞추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인해 제가 지켜야 할 이들이 슬퍼진다면, 그것이 제 반대편에 있는 자들을 위한 행동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순간, 서인학이 두 눈을 부릅떴다. 누군가 커다란 망치로 제 뒤통수를 세게 내리친 것 같았다. 머리가 얼얼했다. 충격으로 홉뜨인 눈이 청우를 향했다.

"그래서 해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지키고 싶은 이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이제는 제 어깨가 제법 무거워졌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청우가 단단하게 웃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은제국의 4황자는 사고를 위장해 황위계승권이 있는 형제들을 죽이고, 힘없는 황제는 이를 막지 못한다. 마지막 남은 7황자, 청우를 구하고자 황제는, 속국인 연국의 새로운 왕, 건과 7황자의 국혼을 급히 진행한다. 얼떨결에 국모를 맞게 된 건은 청우를 박대하고,청우는 숨죽인채 살겠다고 한다. 그래서 의비가 된 청우는, 건의 후궁들에게 조롱을 받지만 참으려 한다. 하지만, 숙의 강씨가 실수로 청우의 얼굴에 상처를 내고, 이를 빌미로 건은 정치적 숙적을 제거한다.

승: 건은 딸인 영빈이 낳은 소명대군을 세자로 만드려는 영의정을 견제 해야 했다. 또한, 외척의 힘만 믿고 암투를 벌이는 후궁들로 인해 세자빈을 잃은 후, 그들을 궁에서 몰아내고 싶었다. 그래서 건은 의비를 총애하는 것 처럼 가장하여, 시기심으로 의비를 해하려 하는 후궁과 외척들을 잘라낼 구실을 만들 계획을 세운다. 청우는 그 계획에 동참하고, 둘은 연서와 선물을 주고 받으며, 애뜻한 연인을 연기한다. 한편, 세자빈 자살 후 패악질을 일삼는 소현대군을 보며, 청우는 그의 고독함을 발견한다.

전: 청우는 글을 배우겠다는 명분으로 소현대군을 돌보고, 까칠했던 소현대군도 청우의 따뜻함에 조금씩 감화된다. 그러던 중, 청우는 독이 든 차를 마시고 쓰러지고, 깨어나지 않는 청우를 본 건은 자신이 청우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한편, 은제국에서는 4황자가 황제로 등극을 반대하는 반란군이 역모를 꾸미고, 이들은 청우를 찾아와 황제가 되길 청한다. 건은 청우에게 마음을 쏟아내고, 청우는 건과 연국에 남아 있겠다고 화답한다. 두사람은 진짜 연인이 된다.

결: 청우가 구휼원을 운영하며 백성으로부터 명망이 높아지고 소현대군의 행실이 좋아지면서, 불안해진 영의정은 반란을 일으킨다. 건은 영의정의 반역을 예상했으나 시기를 맞추지 못해 수세에 몰리고, 의비는 소현대군을 보호하려다 다친다. 다행히 반란은 진압되고, 소현대군은 세자에 오른다. 하지만, 은제국의 황제는 남아 있는 유일한 황족인 청우를 죽이기 위해 살수를 보내고, 의비는 또 다친다. 건은 전쟁을 일으켜 은제국을 위협하고, 의비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무거워지다.

참 예쁜 글을 쓰신 이윽고 작가님의 신작을 오랜 시간 기다려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어딘가, 제가 잘 모르는 플렛폼에서 글을 쓰고 계신 걸까요? BL이라든가, 연정소설이든가, 어떤 이유에서가 아니라 그저 '연'이 막연히 읽고 싶어지는 날이 있어요. 그림을 보듯, 글에도 풍경이 깃드는데, 이윽고님의 글 속 풍경은 아련하고 그립습니다.

책임은 무겁습니다. 소속이 없이 떠도는 삶은 부유하는 먼지처럼 허무하겠지만, '이름'에 맞는 책임을 지고 사는 삶은 그 나름대로의 무게를 감내해야하죠. 물론, 책임을 회피하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한때는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화가 났고, 분노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책임이라는 것을 지기에 그 그릇이 작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합니다. 책임이라는 것은 나날이 무거워지지만, 쉽사리 가벼워지지는 않죠. 뭐.. 그래도, 무책임 한 사람을 좋아 할 수 없긴 합니다.

은제국의 7황자 청우는 무거워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미, 권력암투에 어머니를 잃었고, 아버지인 황제는 늙고 나약해졌죠. 4황자에게 죽을 순서를 기다리면서, 죽은 후에 남아 있을 것들이 무겁게 느껴졌어요. 그것이, 애정이든 사람이든 말입니다. 연기처럼 사라져, 무엇도 남기지 않는, 소리 죽인 삶을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그나마 자신이 가진 것들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이라고 여기면서 말이예요.

황제는 홀로 남은 7황자만은 지키고 싶었어요. 그래서, 양위로 왕에 오르게 된 연국의 세자 건과의 국혼을 밀어부칩니다. 4황자도, 7황자도, 심지어 건조차 알지 못한 갑작스러운 국혼으로 인해, 7황자는 4황자의 마수에서 벗어나죠. 하지만, 7황자는 연국으로 떠나는 길, 은제국에서 7황자로서 가지고 있었던 모든 것을 놓고 갑니다. 심지어, 일생 자신에게 시중을 들었던 시비들 조차도 데려가지 않습니다.

청우에게 연국에서 의비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라기 보다는 자식을 살리고자 아버지의 마지막 수 였을 뿐이니까요. 언제든 4황자에게 노려 질 수 있었고, 갑작스러운 국혼에 건이 못마땅해야하는 것도 알고 있었죠. 하지만, 아버지의 짐을 덜기 위해 떠나지 않을 수 없었고, 그곳에서 역시 숨죽여 사는 삶이 변할거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청우는 소현대군을 만납니다. 암투로 어머니를 잃고, 언제든 죽임 당할 수 있는 황궁 안에서, 의지 할 사람 없이 홀로 미쳐가고 있는 8살의 어린아이를 봅니다. 청우는 소현대군이 보이는 거친 행동이 고독에 압사 당하기 전의 몸부림이라는 걸 알아요. 청우는 소현대군을 다독이고 보살피면서, 비오는 날이면 공포에 잠 못드는 소년을 세자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됩니다. 또, 길거리에 고아 아이조차 동생을 지키기 위해 의지를 다지는 것을 보죠.

청우는 바라는 것을 위해 움직입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로써 가벼워 지기 위해 노력했던 청우 삶이, 무거워 집니다. 소현대군과 건, 구휼원의 아이들, 자신이 죽으면 슬퍼할 사람들을 기꺼이 헤아립니다. 그 수만큼 무거워진 삶을 살고자 선택하죠. 그 의지를 가집니다.

피구왕 통키와 축구왕 슛돌이가 가진 것 중에 제일 탐났던 것은, 그들의 천재적 재능이 아니라 거친폭풍과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는 목표였어요. 저는 언제나 '합리적'이고 '효육적' 선택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동가홍상이라고 '좋은 것'을 찾았지 '원하는 것'을 따라 살지는 못한 것 같아요. '싫어 하는 것'은 확실히 알겠는데, '원하는 것'은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그렇게 무겁지도 않았습니다.

언제든 떠날 수 있고, 그만 둘 수 있는 사람에게 얼마나 강한 책임감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래서, 절대적 목표를 가진 사람일 수록, 원하는 바가 대체불가능한 유일무이한 것일 수록, 어깨가 무거워지는 거겠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 처럼요. 어쩌면 무거워진다는 것은 힘들지만, 그 만큼 가치있는 삶의 반증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청우는 각궁도 능숙하게 다루고, 검초식과 시서화에도 재능이 있었죠. 이미 가지고 있었던 것이 많았어요. 그 책임 질 수 있는 그릇은 이미 작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연국에서 청우가 그저 살아있기를 바랐지만, 청우가 그곳에서 얻었던 것은 소중한 사람들... 그리고 무거워 질 용기였어요.

무거워지다. 귀하고 친애하는 것이 늘어날수록 삶은 더 무거워집니다. 그렇잖아요.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지는 어깨가 쉽고 가벼울리가 없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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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수려한

출간일: 2019.12.17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잘 살자. 서로 위해 주면서. 아껴 주면서.

point 2 줄거리

기: 알파 최기준은 연인이자 이복동생인 오메가 최재영을 두고 돌연 결혼을 한다. 재영은 배신감에 자해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기준이 준 돈과 통제 속에 살며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거라고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최기준은 재영에게 돌아가지 않고, 재영을 쓰레기 노땅 재혼남과 결혼을 시키려 한다. 한편 최회장의 장부가 필요했던 박태민 변호사는 재영에게 접근한다.

승: 재영은 기준이 자신에게 타인과 접촉시 구토감을 느끼는 약을 계속 먹여 왔음을 알게 된다. 쓰레기 노땅 재혼남에게 불려가 폭행을 당하고 난 뒤 기준에게 찾아간 재영은, 관계 청산을 선언한다. 그리고, 재영은 박태민 변호사를 찾아가고, 갑작스러운 히트사이클에 태민과 관계를 갖게 된다. 기준은 약을 끊은 재영이 태민과 잤다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재영은 기준을 벗어나 해외로 도피를 계획하지만 실패하고, 기준은 최회장과 전쟁을 각오하고 재영에게 돌아간다.

전: 재영은 임신한다. 그리고 기준은 태민의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아이로 키우려한다. 하지만 재영은 조작된 사고로 유산하고, 이후 기준이 수술을 해 아이를 갖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재영은 자신을 속여온 기준에게 분노하며, 괴로워하다 자살을 시도한다. 기준은 정신이 불안정한 재영을 위해 태민을 데리고 오고, 태민은 재영이 도망 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기준은 아버지를 실각시키는데 성공하지만, 재영을 찾지 못한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결: 이름을 바꾸고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재영을, 기준은 재영의 모친의 병환을 이유로 불러 들린다. 재영은 계속 용서를 비는 기준에게 거리를 둔다. 기준은 제주도에 있는 재영의 카페 옆에 집을 짓고, 재영의 곁을 맴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폭풍에 폭격맞은 카페에서 기준은 재영을 구하다 다치고, 피흘리며 쓰러진 기준을 본 재영은 무시 할 수 없는 자신의 애정을 인정한다. 둘은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간다. 길고 험난한 여정을 마친 그들은 결혼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냉혈한의 눈물

사람은 첫인상을, 책은 끝인상을 중요시 여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첫인상이 별로인 사람과는 친해지는 경우는 적은 반면, 초반부가 미진하더라도 왠만해선 완독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솔찍히 끝인상이 별로인 작품은 배신감이 느껴져요.

제에게 많은 계자님 책의 끝인상은 "재밌다."였습니다. 하지만, 콜드블러드를 딱 덮고 났을 때, "오~ 잘썼다."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이전에 리뷰했던, 계자형 '똘아이'가 나오는 유쾌+통쾌+감동 라인의 소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요망한 주인공과 사이다 전개, 현웃터지는 재미를 예상하고 읽었다면,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계자님 소설에 대한 기대치라는 것이 있을 테닌까요. 하지만, 저는 진지충이라 그런지, 정말 투텀즈 업!하면서 읽었습니다. 다만, 확실히 불편한 설정은 있었습니다. 가령 박태민이라던가 박태민이라던가 박태민같은...

콜드블러드는 냉혈한 없는 냉혈한 소설이예요. 후회공이 나오지만, 좀 다른 형태의 후회공입니다. 잘 못인줄 모르는 후회공이라기보다는, 후회 할 줄 알아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후회공이랄까요. 비련의 2인자 공입니다. 그래서 냉혈한인 것 처럼 비춰지지만, 누구보다 발분하고 인내하고 가장하는 감정적 캐릭터였죠.

알파인 줄 알고 최회장에게 거둬진 재영이 오메가라고 판정나자, 재영은 부당하게 매질과 모욕, 부정 당합니다. 그런 재영에게 기준은 가족이자 연인이었고, 첫사랑, 첫연애, 첫키스, 첫섹스을 알려준 사람이었죠. 그리고 기준은 재영이 최회장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생모외,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최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오로지 기준에게 기대어 사는 재영의 존재는 더더욱 눈에 가시처럼 보였을 거고, 재영의 비밀은 언제든 재영의 목을 조를 수 있었죠. 그래서 기준이 재영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략적 결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결혼이었기 때문에, 기준은 불임수술도 받았던 거겠죠. 재영은 이미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보는 눈도 듣는 귀도 많은 위치에서 기준은 재영에게 어떠한 약속도 설명도 없이 결혼을 합니다.

재영을 미치게 했던 기준의 행동들은, 되돌아 봐도 다른 선택지가 없는 피치못 할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기준에게 재영을 포기하는 미래가 없었으니까요. 재영이 도망간 고양이를 오래도록 기다려 준 것 처럼, 자신 역시 기다려 줄거라고... 오로지 그 믿음만으로 재영을 병들게하면서, 최회장을 치기 위해 힘을 기릅니다.

하지만, 삶은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라 했던가요? 최태민이 등장합니다. 능력있고, 최회장에게 원한을 가진, 불굴의 서글남! 재영은 기준을 사랑하면서도, 기준의 통제를 밖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박태민이라는 인간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하죠. 복수를 위해 재영에 접근했던 최태민 역시, 도도하고 발톱을 세운 고양이 속에 문드러진 상처를 보고 연민과 사랑을 느끼기 시작해요. 박태민은 기준을 사랑하는 재영의 마음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의자하는 재영을 받아 주는 애달픈 사랑합니다.

그러다, 재영이 태민의 아이를 가지게 됩요. 비극적이게도 그 사실을 기준만이 알게 되죠. 기준은 그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속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빛을 보지 못하고, 어른들 싸움에 휘말려 너무 이르게 하늘나라로 가요. 태민은, 임신 내내 태민을 찾았던 재영과 존재조차 알리지 않고 떠나버린 자신의 아이를 끝끝내 알지 못해요. 기준은 숨기고, 재영은 말 할 수 없었죠. 이루어 지지 못한 섭공이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지만, 그저 재영과 기준의 갈등 촉발제로만 삼기엔 태민의 신세가 너무 비참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정말 불편했습니다. 꼭, 주인공이 악당을 잡기 위해, 다 때려 부수고 오만 사람 죽여도 해피엔딩이라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죠.

어쨌든, 길고 긴 복수를 끝내고, 야물딱지게 잘 도망치는 재영으로 인해 후회할 만큼 후회한 기준은, 발딱개가 되어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습니다. 기준이 한 일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지라도, 재영이 받은 상처가 없는 것이 되는 건 아닐테니 말이죠.

저는 눈물이 없습니다. 실컷 울면 후련 하다는데...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아요. 아무래도 저에게는 쓸 수 있는 힐링법은 아닌 듯 하죠. 그래서, 타인에 눈물에 정말 약한 편입니다. 가슴에 얼마나 많은 심열이 고이면, 눈에서 저 뜨거운 액체가 줄줄줄 흐르는 걸까? 마스마를 치솟게 하는 강한 반동처럼, 어떤 강한 충격이 저사람을 때렸을까? 싶은 마음에 되려 전전긍긍하게 되요.

기준은 울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콜드블러드에서 기준의 눈물을 본 것 같습니다. 개아가공, 계략공, 냉혈공... 틀린말은 아닌데도 뭔가 전형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건, 처음부터 재영을 사랑하는 마음을 솔찍하게 말 할 수 없었던, 그러면서도 늘 배덕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우울증도 실어증도 걸릴 틈이 없이 끊임없이 재영을 지켜야만 했던, 기준의 꾹꾹 눌러 담은 심열이 느껴졌기 때문이겠죠.

냉혈한은 이렇게 웁니다.

물론, 최불행캐는 태민이지만요! 사업체라도 하나 떼줘라! 떼줘라! 거절한다고 진짜 안주냐! 시위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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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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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7.03.31

분량: 본편 2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 물처럼 그치지 않고, 산처럼 흔들리지 않고, 그렇게 연모하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빌었습니다."

날려 보낸 풍등이 점이 되어 사라지고 나서야 명원이 조용히 말했다. 빙긋 웃는 이건이 대답했다.

"그렇게 될 것입니다."

"......"

"흩어지는 것 같아도 다시 흘러 돌아오는 구름처럼, 사라지는 것 같아도 다시 하얗게 내려 세상을 덮는 눈처럼, 그렇게 곁에 있겠습니다."

명원은 눈을 감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녹고 있던 마음에 한풍이 불어 또다시 얼어붙기 시작한지 삼년이 되었다. 어디에서부터 불어오는 것인지 몰라 외면하려 했던 춘풍이 마음의 가장자리부터 가장 깊은 곳까지 따스하게 녹인다. 화로 온기보다도, 곧 찾아올 봄의 기운보다도 더 따뜻한 체온이 명원을 감싸 안고 있었다."

point 2 줄거리

기: 명원은 살 날이 얼마 안남은 혜경옹주의 부마가 되고, 반년 뒤 혜경옹주 사후 주상은 청렴하고 서예를 즐기는 사위를 위해 칠전포 지전을 하사한다. 한편, 거상 서유종의 첫째아들 서대건은 명원의 글씨를 구하지 못해 평국과의 무역이 어그러질 위험의 처한다. 이를 본 서유종의 둘째아들 서이건은 명원의 글씨를 받기 위해 계략을 세운다. 그리고 암시장을 운영하는 이건은, 그곳에서 술과 약에 쩌든 혜명옹주의 부마 안덕교를 이용하여 명원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승: 생전 혜경옹주를 아꼈던 세자는 3년간 두문불출한 명원의 집에 들이 닥친다. 명원은 원망과 외로움을 토해내는 세자를 명원은 다독이며, 대문에 박아 두었던 못을 뽑는다. 명원의 집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들은 이건은 화려한 복장과 엄청난 재물을 가지고 오고, 명원은 그런 이건을 거북해한다. 반면, 이건은 명원에게 첫눈에 반해, 계속 건수를 만들어 명원의 집을 드나든다. 그러면서 이건의 명원에 대한 마음은 깊어지고 명원 역시 이건을 편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둘은 애뜻한 정인이 된다.

전: 명원을 학대하고 재물과 맏아들의 출사를 위해 부마단자를 넣은 아비 김남규는 암시장에서 큰 빚을 지고 있었고, 임금의 총애를 받는 명원에게 재물과 첫째아들 순원의 승진을 주청하도록 독촉한다. 명원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김남규는 행패를 부린다. 한편, 이건은 명원을 글씨를 얻어 서유종에게 인정받고, 명원을 속여 부당이득을 취한 칠전포 지전 대리 행수를 내쫒은 후 그 자리를 대신한다. 명원을 글자를 얻기 위해 서대건은 투전에 미친 김남규에게 큰 돈을 계속 빌려주며 함정을 판다.

결: 세자와 이건은 대건의 음모를 알아챈다. 그리고 세자는 이건과 명원의 관계 역시 알게된다. 한편, 김남규는 서대건과 함께 명원을 협박하고 거부하는 명원을 폭행한다. 세자와 이건이 명원을 구하지만, 이건이 자신의 글자를 얻기 위해 접근했음을 알게된 명원은 깊은 상처를 받고 이건을 밀어낸다. 하지만 두사람은 서로를 잊지 못한다. 세자는 해경옹주의 부탁이자 명원의 마지막 청으로 명원을 놓아준다. 명원의 청으로 함께 평국에 간 두 사람은, 몇 년 뒤 자신들의 부고를 본국에 보낸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자신의 가치

'따뜻함'이라는 것도 종류가 여럿이라, 말은 같아도 뜻은 다르죠. 조우님의 '따뜻함'은 뭐랄까.... 귀엽습니다. 고된 생을 사는 인물들답지 않게, 여리고 풋풋한 속내를 가지고, 서툴지만 노력형 사랑을 하죠. 윗몸이 만개하는, 대 놓고 달달한 따뜻함이라기보다는, 이모 미소를 부르는 은은한 따뜻함입니다.

이전에 아소우 미츠아키 'season'을 리뷰하면서, '당신의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 있습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잔고를 보며 손해와 이익을 말하지만, 실제로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주식의 가격은 정해지지 않습니다. 단지, 보이는 것은 매매를 가정한 현재의 예시가격 일 뿐이죠. 물건은 사고자 하는 사람이 가치를 매기고, 팔고자 하는 사람이 수락해야 가격이 매겨집니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는 물건에 가격은 매겨지지 않아요.

그래서, 꽃을 건내며 아즈마의 가치를 정했던 마츠오카처럼, 아즈마 역시 사채업자 마츠오카의 가치를 '소중한 사람'이라고 정해줍니다. 아즈마와 마츠오카를 보는 많은 사람들은 그들을 평가 할 수 있지만, 사실 그 모든 말들은 무용합니다. 구경꾼은 참가자가 될 수 없고, 말할 자유는 있지만 가격을 매길 권리는 없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구경꾼들에게 맡기곤 합니다. 나의 가치는 오로지 나의 사람만이 매길 수 있죠. 내가 애정을 주고, 애정을 받고, 이해하고, 이해 받는 사람 말입니다. 나의 일부를 소유 할 수 있고, 소유하도록 허락한 사람... 그 사람이 참가자인 거죠.

명원은 자신을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을 학대해 온 아버지의 구박대로 쓸모없는 놈이라고 말이예요. 이건을 사랑하게 된 명원은 이건의 애정을 얻을 가치가, 자신에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능력 없는 놈, 상처가 지아비, 출사 할 수 없는 부마, 뒷배도 가문도 없는 무능한 양반... 그것이 명원이 생각한 '자신의 값'이었어요.

하지만, 명원의 가치는 명원이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명원을 원하는 이건이 정하는 것이죠. 붓 하나로 보는 이의 혼을 빼앗는 명필가, 평국과의 무역을 좌우 할 수 있는 글자 소유자, 왕과 세자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부마, 이익이 찌들지 않고 재물로 움직 일 수 없는 고고한 선비, 이것이 이건이 매긴 '명원의 값'이죠. 이건에게 명원은 제일의 보옥이었고, 귀하여 여기고 받들고 살아요. 다칠까, 날아갈까, 미움받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대합니다.

무인도에서는 금덩이는 자갈돌의 가치는 같을 거예요. 금덩이는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발견되고 나서야 귀한 몸이 됩니다. 가치는 스스로 매길 수 없기에, 기다림의 시간이 외롭고 괴로운 듯 합니다. 명원처럼 말이죠.

명원을 호구로 안 칠전포 지전 대행수는 극상품은 고사하고, 하품의 종이를 명원에게 보냅니다. 상단에서 가짜 장부를 만들때도 쓰지 않을 종이 위에서도 명원의 글자는 엄청난 가격으로 매매 되죠. 하지만, 이건이 칠전포 지전 대행수가 된 후, 극상품의 종이와 구하기 힘든 색지를 명원에게 보냅니다. 종이로 인해 명원의 글자 가격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 좋은 종이 위에서 글자를 쓰며 명원은 신이 납니다.

아마도, 당신의 가치는 하품 종이 위에서도 극상품 종이 위에서도 차이가 없을 거예요. 당신의 가치를 매겨주는 사람이 보는건 그 위의 '실체'일테니까요. 하지만, 기왕이면 극상품 위에서 쓰는 글자가 신나는 것 처럼, 좋은 상황에서 가치를 발하는 것이 더욱 즐겁겠죠. 그것이 내가 나의 가치를 얕잡아 단정하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명원이 이건의 곁에서 자유롭고 즐겁게, 하고 싶은 일에 고집도 부리고 삐지기도 하는 모습에 미소짓게 되는 거겠죠. 명원이 스스로를 사랑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서요. 이것이 외전 2권이 존재의 이유!

'보석을 진흙과 함께 두는 바보는 없다.' 진흙에서도 보석은 보석이겠지만, 기왕이면 비단을 깐 보석함 안에 있을 때 더욱 빛날겁니다. 나의 가치에 대해서, 좀 더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말을 들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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