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노을빛 아웃포커스

작가: 쟈노메

출판사: BB허니밀크

출간일: 2020.07.17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BB허니밀크

 

 

# point 2 줄거리

 

 

기: 노멀인 마오와 게이인 히사시는 룸메이트다. 둘은 서로의 성향을 이해하고 즐겁게 생활을 하고 있다. 마오가 소속한 영화부는 BL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기로 하고, 히사시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고 싶어 한다. 날라리 인상이지만, 누구보다 배려심있는 히사시와 영화 속 주인공을 함께 떠올리며 마오는 마음 속에 걸리는 감정을 느낀다.

 

승: 지금까지 어디에 소속된 적 없었던 히사시는 영화를 찍기로 결정한다. 카메라 앞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마오를 보고 진지해지고 싶졌기 때문이다. 순간, 마오는 마음 속에 걸리는 그 감정을 깨닫는다. 그리고 바로 실연을 경험한다. 히사시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전: 히사시는 날라리처럼 생긴 외모때문에 꼬인 인생을 살았다. 재혼한 가정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고, 애인인 중학교 담임과도 겉도는 관계를 위태롭게 이어왔다. 하지만, 마오를 만나고 그 관계를 정리 할 용기를 얻었다. 헤어지고 온 날 마오는 히사시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거기까지! 진전은 없고 영화 촬영은 속계되었다.

 

결: 진지하게 영화를 찍는 마오를 보며, 히사시 역시 정신을 바짝차리로 영화를 찍지만 카메라 넘어로 마오를 보며 한편으로 섭섭함을 느낀다. 하지만, 히사시의 키스씬이 있는 날, 마오는 정신줄을 놓고 둘 사이를 급진전 된다. 히사시는 연기에 대해 흥미를 가지게 되고, 연극부에 들어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뷰파인더 안의 세계

 

 

저는 SNS 좋아하지 않습니다. 인스타나 트위터는 하지않고, 모먼트, 틱톡, 밴드는 존재만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카톡은 하긴 하지만, 마지막 보루로 스마트폰 자체를 거부했었죠. 어떻게 살 수 있었냐고요? 많이 불편하긴 했습니다. 친구, 후배, 선배는 어쩌겠습니까? 그러려니 했겠죠. 문제는 회사였습니다. 

 

참다 참다 어느날 불러서 21C에 스마트폰 없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냐고 묻더라고요. 그래서, 노동계약서에 스마트폰이 필수라는 조항이 없으니 어디까지나 개인 기호품이라고 주장했죠. 결국, 대세를 거스르지 못하고 스마트폰도 사고, 카톡도 깔긴 했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우울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렇게 심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 닌텐도에 삽질하는 캐릭과 보험회사 챗봇, 그리고 카톡에 '내'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아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사소한 표정, 음성, 대화 간극 침묵에 느껴지는 분위기, 손버릇, 말할 때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눈동자 호선, 향수는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그 사람을 체취, 자주 쓰는 단어, 짜증나는 사람에게 시작하는 문장 첫머리, 기분을 보여주는 입꼬리... 이런 것들로도 나는 사람을 잘 모르겠습니다. 

 

하물며 웃지 않는 표정으로 치는 'ㅋㅋㅋ', 전혀 닮지 않은 이모티콘이라니... 리뷰하다 이 자기고백은 무엇인가요? 저와 다르게 뷰파인더로 세상을 보는 소년 이야기를 하려다보니 너무 길게 왔습니다.

 

예술, 특히나 영화, 사진은 BL에서도 정~~말 많이 다루는 소재죠. 그러다보니 사진이나 카메라 전문용어들도 제법 많이 알게 됐습니다. ^^ 이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입으로는 거짓말을 해도, 카메라는 진실을 찍고 있다는 것!

 

마오는 카메라 앞에서만은 솔찍해 집니다. 그래서 중요한 순간에는 기록을 남기죠. 연인에게 차이고 술취해 게이라는 것이 틀킨 룸메 히사시를 위해서도 카메라를 켭니다. 마오는 절대 히사시의 비밀을 밝히지 않겠다고, 히사시는 마오를 절대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하죠. 잘생긴 날라리에서 비밀을 공유한 친구가 되었기 때문일까요? 차가운 미남은 유난히 다정해 집니다.

 

마오가 소속한 영화동아리에서 동성애 영화를 찍기로 하고, 카메라 너머로 주인공역인 히사시를 보기 시작하면서 마오는 히사시에 대한 감정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실연이 찾아옵니다. 히사시는 연인이 있었으니까요. 

 

카메라라는 신기한 기계예요. 카메라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거짓과 가식을 벗고, 카메라 뒤에 서 있는 사람은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앞에 선 사람을 응시 할 수 있죠. 눈이 마주쳐 급히 피할 필요도 없고, 너무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 아닐까 고민 할 필요도,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두려워 할 필요도 없습니다. 참 사랑하기 좋은, 메신저 같은 도구죠?

 

히사시는 마오가 영화동아리에 있었기 때문에, 일상이 너무 무료했기 때문에, 시나리오가 동성애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주인공 역할을 수락합니다. 그리고 카메라 앞에 섭니다. 진지함과는 어울리지 않는 인생이지만, 그건 진지함이 없기 때문은 아니었어요. 누구도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죠. 당연히, 잘 놀고 가벼울거라고... 외모를 보고 판단해 버렸으니까요.

 

카메라 앞에 선 히사시는 진지해집니다. 자신을 곧게 바라보고 있는 마오의 시선을 느낍니다. 있는 그대로 함께, 공간을 내어주는 룸메이트와의 시간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히사시는 끌려다니는 생활을 그만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는 늘 연상의 연인과 헤어질까봐 불안했지만, 실제로 헤어지니 후련했습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마오가 있는 방으로 빨리 가고 싶어졌죠. 그리고 그날 마오는 히사시에게 고백합니다.

 

영화가 끝나고 히사시는 연극부로 들어갑니다. 본격적으로 연극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물론, 히사시의 옆에는 자신을 응원해주는 마오가 있죠. 영화같다. 두 사람에게 영화같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순간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친구와 여행을 갔는데, 쌍무지개가 평원 끝과 끝을 널뛰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보는 풍경, 제 친구는 '사진을 찍어야겠어!'라고 핸드폰을 찾길래, 순간 울컥한 마음에 '눈에 담아!'라고 화를 냈죠. 이렇게 아름다운 광경을 작은 렌즈을 통해서만 보겠다는 것이 답답했는데... 어쩌면, 제 친구가 남기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잘 찍은 사진 한 장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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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8.10.0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전 형이 태어나는 것도 못 봤는데... 죽는 것도 못 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루만 주면, 어디에 있든 제가 형 곁에 갈 테니까요. 그럼 그때, 저랑 같이 다시 생각해 봐요."

 

새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릎 위에 눈물이 투둑 떨어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김시호는 퇴사 후 고향으로 내려 온다. 그 곳엔 고3인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옆집 중학생이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지치고 무기력한 자신을 집 밖으로 불러 내는 옆집 대형견 서정운, 그와 산책하고 아버지 일을 도아 배달하면서 자신은 겁쟁이가, 정운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운은 예민하고 불안한 시호를 배려하고 다독여 준다.

 

승: 정운의 부모님은 바빴고, 눈치가 빨랐던 정운은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요령을 일찍 터득했다. 하지만, 눈이 예쁜 옆집 형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오기가 생긴 정운은 시호 곁은 맴돌지만, 오히려 속정 많은 시호를 짝사랑하게 된다. 시호는 정운의 고백을 받자마자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가 연락을 끊는다. 정운은 상처입고 돌아 온 시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 돌아오기 전, 시호는 회식 후 낙하산 재벌3세 권실장에게 밀폐 된 차 안에서 성추행 당한다. 그리고, 권실장이 출장을 간 틈에 퇴사하고 고향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타회사 면접장에서 만난 권실장은 자신의 사과라며 합격 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정운은 그에게 독설을 내뱉고 면접장을 나온다. 시호는 바에게 홀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몰랐던 정운의 모습을 본다.

 

결: 정운은 과거 자신의 폭력사실과 함께 시호를 계속 좋아했었다고 고백한다. 정운은 시호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려하지만, 시호는 그런 정운을 잡는다. 시호는 정운에서 용기 내어 고백하고, 자신이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찍하게 털어 놓는다. 시호는 권실장을 고소하고, 정운과 연인이 된다. 정운은 대학교 졸업 후 시호가 일하는 회사에 들어와 함께 근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운아! 물엇!!!"

 

 

오늘 저는 매우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뭐... 가장 구질구질한 사람 스트레스죠. 분명 오늘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빛나는 달콩님 웹툰을 리뷰하려 하였으나, 국운과 생명을 건 사랑이야기를 하기엔 제가, 한여름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마냥 버석하게 말라있네요. 

 

창 내고쟈 창내고쟈 이내 가슴에 창내고쟈,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줄 서스펜스를 봐야하나, 총질하는 느와르, 칼질하는 시대물, 장풍 쏘는 무협물, 이도저도 아니면 저세상으로 넘어갈까? 요리조리 고민을 해 봤습니다. 오늘 한 생각중에 가장 생산적이라고 볼 수 있었죠. 그러다가 문득 잊고 있던 작품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개를 무는데는 개가 제격이 아니겠습니까?

 

아이제님의 소설 중 첫번째 리뷰는 반드시 '단수지벽'이겠지 싶었는데... 역시 반드시는 없나 봅니다. 오늘은 상처입은 고양이와 이중인격  대형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처의 양을 제는 저울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꾀 자주 생각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메트로놈처럼 자동발사 되는데... 얼마나 힘들어하면 되는 걸까요? 

 

고민은 대부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리도 아니고 남의 욕이라도 듣는 상대방 기분이 좋진 않겠죠. 스트레스의 이전이고, 불쾌감의 전염일거예요. 또, 실제로 타인에게 말해서 해결되는 고민도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배경이나 세부사안을 알아야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도 힘들고,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줍지 않게하는 조언은 되려 빈정 상하기 쉽죠. 이래저래 말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뭐든 게이지는 차면 폭팔하는 법! 비우기는 비워야해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상대방이 무겁지 않도록... 그러다보면, 내가하는 고민이 얼마만큼 엄살을 떨어도 되는 무게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나는 분명 힘든데, 이건 나라가 망하는 일도 아니고, 명예나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니고, 대단한 명분도 견고한 철학과 가치에 반하는 일도 아니예요.

 

대부분 자존심 상하고, 불편하고, 불쾌한 일이죠. 하지만, 진심입니다. 할 수 만 있다면, 메테오를 지구로 충돌시킬 겁니다. 죽고싶을만큼 수치수럽죠. 눈알이 열기에 파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어금니 부딧치는 소리가 귓속까지 들리는 듯 하고, 등줄기부터 정수리까지 돌처럼 굳는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데 힘들지 않다고 할 수 있나요? 죽고 싶다고 말하면 엄살인가요? 많이 약한 걸까요?

 

시호는 많이 도망칩니다. 그래서 약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제법 사회성도 의리도 있습니다.

 

술은 예쁜 여자가 따라줘야 하느니, 요즘 사람들은 이기적이여서 아이를 안 낳느니, 내가 왕년에는 어쩌고 저쩌고, 성희롱, TMI, 사생활 침해는 기본인 꼰대 팀장... 시호는 이 폭탄을 온몸으로 막아 동료와 후배를 지키죠. 덕분에 술을 많이 마시지만 전멸만은 막습니다.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시호는 권실장 차에 타게 됩니다. 몸도 못 가누는 시호의 입에 권실장은 자기 혀바닥도 넣고, 성기도 넣죠. 시호는 다음날 찢어진 입술과 구토감, 습한공기의 단편적 기억으로 어제밤 밀폐된 차 속에 있었던 일을 기억 해 냅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남은 그 순간을요.

 

시호는 공항에 빠집니다. 말이 말을 타면, 말은 생명이 생깁니다. 그것이 몇 다리를 건너 어떤 말로 '탄생'할지 상상도 못하겠네요. 그리고 그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거짓 정보'를 정정하는 과정은, 그 날 그 차 안보다 더 끔찍할 지도 모르죠. 시호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졌습니다. 죽는 것은 늘 부작용없는 방법처럼 보이거든요. 그것보다 나은 방법을 설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시호는 또 다시 도망칩니다. '그'방법으로 부터, 권실장으로부터, 회사로부터...

 

하지만, 우리들의 BL소설에는 치트키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바로 집착과 집념 덩어리인 주제에 다정하기까지한 대형견공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운은 학교를 휴학하고 유명한 언론인인 어머니의 일을 돕습니다. 시호는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권실장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모으고, 고소하고, 재벌3세가 벌인 '갑질'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묻죠. 

 

권실장은 모호하고 자극적인 범죄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잘 알고 악용하는 사람이었죠. 게다가 권력까지 있었으니까요. 자신은 가해자였고, 시호는 피해자였지만, 시호는 따지지도 못한채 도망쳤고, 오히려 가해자인 권실장은 당당히 시호를 찾아가 그가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리를 배풀었습니다.

 

권실장이 몰랐던 것은 정운의 존재였죠. 덕분에 권실장은 쌓아 놓은 마일리지 죄값에 이자까지 더해 일시금으로 치루게 되었네요. 정말 제대로 물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 없이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사냥개가 필요합니다. 그 치트키가 상처나 트라우마를 치료 해 주진 못해도,답답한 마음에 창 하나는 뚫어 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대형견도 만나기 힘든데, 대현견공은 만날 수도 없고 만나도 큰 일 입니다. 그래도... 바라옵건데, 만약 시간제 대여가 된다면, "정운아!! XXX 한번만 물어 뜯어주면 안되겠니?"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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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버스/동양풍/피폐물] 단수지벽 - 아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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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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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20.03.05

분량: 본편 1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는, 나를 만나려고 그리 오래 기다렸던 거겠지."

 

 

 

point 2 줄거리

 

 

기: 반도깨비로 태어나 마을 사람들에게 차별 받으며 살던 여흔은 촌장에게 팔려, 황제의 신열을 내리는 그릇으로 황궁에 들어간다. 용의 피를 타고나 늘 고열에 시달리던 황제 희언은 여흔을 안고 열이 내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롭히던 열에서 해방시켜준 도깨비에게 관심을 가진다.

 

승: 여흔의 어머니는 상인의 딸이었다. 어느날 마을을 지나던 나그네와 마음이 맞아 여흔을 가지게 되었지만, 그가 떠나고 나서야 도깨비였음을 알았고 홀로 여흔을 낳는다. 그녀는 여흔의 혀에 주술을 새기고 검은흔적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여흔의 세계에 하나뿐인 가족이었기 때문에, 여흔은 어머니가 죽고나서도 그녀의 환영을 만들어 외로움을 달랜다.

 

전: 여흔은 황궁에서 희언이 만들어 준 평화를 누린다. 희언은 자신을 괴물이라고 부르지 않았고, 반찬을 숟가락에 올려주고, 꽃을 꺽어 주고, 새로운 이름을 주었다. 희언에게 사랑 받을 수록 여흔은 도깨비로서의 모습을 찾아간다. 머리카락, 눈동자는 원래의 색을 찾고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희언은 그런 변화에 기꺼워하며, 여흔을 더욱 아끼고 사랑한다.

 

결: 한편, 난폭한 정복왕 희언의 변화에 신료들은 후궁과 후사를 독촉하고, 이 과정에서 후궁 후보로 거론된 한 방계혈족에 의해 여흔이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분노한 희언은 여흔은 귀비에 봉할 것을 명하고, 여흔의 어머니를 불러들이는 과정에서 그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여흔의 외로움을 알게 된 희언은 여흔의 것이 될 것을 약속한다. 여흔은 귀비가 되어 황태자를 배태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도깨비야 도깨비야

 

 

반도깨비는 예쁜 소설입니다. 그저 여흔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 미소 짓게 되는 힐링 소설이죠. 단지, 결말에서 너무나 여백의 미가 느껴져서 헛헛함이... 염화미소를 짓고 보다가 반도깨비 완결.을 보고 ???????물음표가 백개 정도는 머리 위에 맴돌았죠. 그래서, 외전을 많이 기다렸지만, 외전이 너무 짧아서 또 섭섭했다는...

 

어떠한 소설은 영화 또는 드라마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리고 반도깨비는 엽서가 연상 됩니다. 여행지에 가면, 그 곳에 전설 같이 구전되는 가담항설을 모아 놓은 그림엽서를 팔곤하잖아요. 꼭 한 묶음의 이야기 엽서집을 글자로 풀어 놓은 듯 한 느낌으로 감상 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외롭다는 느낌을 표현한다면 어떤 동작과 표정을 지어야 할까요?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포즈라도 취해야 할까요? 외로움을 색이 있다면, 짙고 선명해서 누구든 알아 볼 수 있는 가시성이 높은 빛을 띨까요? 저는 외롭다는 감정을 잘 모르긴 하지만, 만약 외로움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마치 여흔과 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길게 내려온 앞머리로 연신 얼굴을 가린채 옷소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주변 사람의 기척에도 멈짓거리며 긴장하지만, 그렇다고 멀어지지는 않습니다. 나를 이상하다고 비난하는 것이 무서우면서도, 혼자 있는건 싫은 그런 마음...이 마음이 외로움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음성을 듣고 싶어서,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싶어서, 하루 종일 두 이름을 반복해서 적고 연습하죠. 혼자 할 수 없는 일, 그래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이라서 말이죠. 

 

이런 요물 도깨비는 정복왕의 마음에 물듭니다. 희언은 여흔에게 그저 '희언'이면 족했고,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여흔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꽃을 주고, 가족을 만들어 주고, 아름다운 밤하늘을 수 놓은 불꽃을 보여주고, 귀한 자리에 올려 주고, 행복해 하는 여흔을 바라보면서 꼭 안아 줍니다. 

 

이런 한 장 한 장의 그림들은 참 간지럽습니다. 여흔아, 도깨비야, 참 어여쁘다. 하면서 보게됩니다.

 

여흔은 자신이 아픈 희언의 열을 식혀주기 위해 황궁에 왔다는 사실은 알지만, 언제 다시 돌아가게 될지, 혼자가 될지, 귀비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계속 희언과 살고 싶고, 더 이상 외롭기만 혼자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혼자인 시간이 길어서 일까요? 여흔은 그 쓸쓸한 삶으로 언제든 돌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아름다운 풍경, 평화로운 시간, 행복한 순간들에 때때로 드는 슬픈 생각을 담담히 받아드리곤 합니다.

 

이런 여흔이라 희언을 만나서 참 다행이다. 오래, 많이 외로워서,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말하기'글 보다 '보여주기'글을 좋아합니다. 특히, 수채화처럼 채도가 높은 글을 좋아합니다. 물은 그 속성이 투명하지만, 물감을 머금은 물은 종이를 물들이기도 하죠. 그 경계가 모호하기에 느낄 수 있는 아련함을 좋아합니다.

 

반도깨비는 분량이 많은 글은 아니지만, 씬은 제법 많습니다. 그럼에도 씬이 별로 기억에 남진 않아요. 전체적으로 촉촉, 아련, 달달, 그윽함입니다.

 

여흔이 온전한 자신의 색과 목소리를 찾고, 두려움을 이기고 마음을 열어 희언을 받아들인 직후 본편은 완결이 나죠. 그래서, 아쉬웠습니다. 여흔의 외로움의 시간을 보았던 만큼, 꽁냥이 넘치는 신혼생활, 좌충우돌 육아기, 특히 어머니로부터 받은 뒤틀린 애정을 갚고 남을만큼, 여흔의 아이가 여흔에게 주는 부모로서의 행복도 보고 싶었습니다.

 

외전은... 임신 후 야시장에 한 번 다녀옵니다 ㅠ.ㅜ 그 짧은 외전에 절반은, 희언과 여흔의 상하가 뒤바뀐 '막내 도련님이 쌀밥을 주셨네.'로 채워져 있죠. 본편부터 외전까지 진짜 맛있는 에피타이저 먹고 메인디쉬 기다리다가 퇴장시간 된 느낌입니다. 제가 외전2를 기다려도 될까요? 흑...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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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是(ZE)

작가: 시미즈 유키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20.01.23

분량: 본편 1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언령술사 미토가에 강한 피를 가지고 태어난 리키이치, 그는 자신의 동생 우타를 위협하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피의 업으로 불노의 육신을 갖게 된다. 그는 사도를 익히고 인육을 먹은 불노불사의 타계승 와키를 만난다. 리키이치는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와키에게 즐거움과 희망을 약속하고, 와키는 언령의 저주를 대신 받을 수 있는 카미사마를 만드는 인형사가 된다. 마음껏 언령을 쓸 수 있게 된 리키이치는 돈을 벌어 땅을 일구고 그들만의 도원향을 만든다. 

 

승: 어느날 칼에 찔린 형제가 마을로 흘러 들어오고, 이 중 동생인 호즈미를 사랑하게 된 우타는 마을을 나가 아들 쇼우이를 낳는다. 행복하게 사는 줄 알았던 우타는 병이 들어 죽고, 호즈미는 쇼우이를 이용해 마을에 쓰레기를 버리다 리키이치에 들킨다. 이 과정에서 쇼우이를 구하기 위해 리키이치는 죽고, 마지막 언령으로 와키에게는 '살 것'을 남은 카미들에게 '지킬 것'을 명한다. 

 

전: 리키이치를 따라 죽지 못한 이들은 남아 살아 간다. 가주 쇼우이를 중심으로, 실권을 진 인형술사 와키에 의해 미토가는 언령을 써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착한 외국인 라이조가 미토가의 가정부로 들어오면서 미토가의 분위기는 바뀐다. 언령술사의 폭주로 인해 홀로 남아 버린 카미 콘을 좋아하게 된 라이조는 콘의 언령술사가 되겠다고 하고, 콘은 라이조를 선택한다.

 

결: 이 선택은 와키가 오랫동안 잊고 있던 "희망"에 빛을 보여준다. 이후 수명을 다한 아사리가 쇼우이에 대한 깊은 사랑으로 기억을 되찾고 부활하자, 와키는 기적을 믿어보고 싶어졌다. 자신이 소중히 여겼지만, 자신의 것이 되지 않은채 리키이치의 카미로서 죽어버린 마가네를 깊은 잠에서 깨운다. 와키는 리키이치가 없지만, 그가 남긴 혈육들이 지키고 있는 도원향에서 마가네와 함께 살아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인형사가 바란 기적 "마가네"

 

 

제가 진짜 ZE를 리뷰하고 있는건가요? 잠시 눈물을 좀 닦겠습니다.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네요. ㅠ.ㅜ 감개 무량합니다. 2004년입니까? BLer로서 ZE만한 작품을 만났다는 것은, 그리고 끝내 완결을 보았다는 것은... 정말 울컥하네요.

 

11권이... 길었습니다. 1권을 펴자마자드는 생각, "이건 무슨 코스프레, 변태물이야?" 였습니다. GL, BL, 포르노 그냥 자극되는건 다 섞어 보겠다는 뽕빵물이군! 솔찍한 저의 첫 인상이었죠. 그래서 지금 시작하시겠다는 분이 있으면, 손목을 꼭~잡고, 3권까지는 제발 속는셈 치고 읽어보셨으면 좋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합니다!!!

 

ZE에는 많은 언령술사와 카미사마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인형술사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와키는 기억이 있던 순간부터 산 속에서 알지 못하는 수행을 하고, 약을 먹고, 인육을 하며 사도를 익혔죠. 이후 산을 떠나 세상을 떠돌지만, 자신은 늙지도 죽지도 않고 인간들은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렇게 무력한 삶을 살아내던 자신에게 한마리 늑대가 다가옵니다. 고독의 냄새가 유독 닮았던 둘은 그저 함께 있는 것 많으로 서로에게 안식이 되죠. 하지만, 자신에게 돌은 던지던 마을 사람들의 낫질에 늑대는 배가 갈려 죽습니다.

 

카미를 만들 때 우연히 그 늑대의 어금니가 섞여 들어가고, 그렇게 마가네가 만들어집니다. 와키는 자신이 만든 인형에 마음을 뺏깁니다. 하지만, 카미는 언령술사를 위해 만들어 진 존재 였고, 마가네 역시 라키이치를 충직하게 지키죠. 꽃잎이 되어 흩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가네는 리키이치를 찾습니다. 와키는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죠. 그만큼 리키이치는 강하고 멋졌으며, 카미가 언령술사를 선택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법칙이닌까요. 그래서 마가네를 복원시키고도 깨우지 못합니다.

 

그런 와키에게 희망을 보여주는 존재들이 나타납니다. 리키이치의 피를 이어받은 그의 후손들이죠.

 

 

라이조 X 콘 : 카미는 언령술사가 아닌자를 선택 할 수 있는가?

 

콘은 마토가의 방계 긴카의 아들, 아키미츠의 카미로 만들어지지만, 카미를 받기도 전에 급하게 언령을 써버린 언령술사는 죽고 콘은 홀로 남아버리죠. 하지만 마가네와 비슷하게 만든 콘을, 와키는 곁에 둡니다.

 

라이조는 언령술사 없이 존재하는 카미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콘에게, 자신이 언령술사가 되어주겠다고 합니다. 어처구니 없는 의식을 치르고, 콘은 자신의 언령술사로 라이조를 받아드립니다. 카미로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 험한 일도 가리지 않았던 콘에게 와키는 남는 언령술사가 있다면 어떻하겠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콘은 대답하죠. 나의 언령술사는 라이조라고요. 자신은 라이조를 선택할거라고 말입니다. 와키는 콘을 만들어서 다행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면서도 라이조를 보고 생각합니다. 콘이 라이조를 선택한 것은 밝기 때문일까? 하고 말이죠.

 

 

겐마 X 히미 : 카미는 의지는 믿을만한가?

 

라이조와 콘이 와키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유독 와키의 독설에 시달리는 커플도 있습니다. 바로 겐마와 히미 커플입니다. 본의 아니게, 와키의 희망을 꺽었기 때문이죠.

 

물론, 와키와 다르게 한 잡지 인터뷰에서 보니 ZE의 커플 중에 확고불변 가장 사랑받는 공, 수, 커플 3 분야 모두 겐마, 히미, 겐마와 히미라고 합니다. 쇼우이와 아사리는... 아! 물론, 저도 겐마와 히미가 좋습니다.^^

 

히미는 세이마의 카미로 만들어졌죠. 하지만, 세이마는 히미에게 아~~무것도 시키지 않습니다. 정말 아무것도요. 소중히 여겨만 집니다. 세이마는 언령을 쓰지 않았고, 히미는 카미일을 하지 않았죠. 사람을 만나거나 가업을 거드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세이마가 죽기 전에 히미에게 한 가지 유언을 남깁니다. 바로, 자신의 집을 남겨달라는 거였어요. 히미는 자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인에게 받은 명령을 지키기 위해, 백지로 돌아가는 일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와키는, 히미의 선택을 허락하죠.

 

세이마라는 언령술사의 카미로 만들어진 히미는 겐마를 언령술사로 모십니다. 겐마가 젠틀한 언령술사였어도, 히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을 거예요. 하지만, 겐마는 입을 대화의 용도로, 도무지도 쓰지 않는 작자였죠! 하지만, 와키는 괴로워하는 히미를 지켜봅니다.

 

히미는 겐마를 지키다가 핵이 파괴되어 백지로 돌아갑니다. 겐마는 히미를 부활시키지만, 깨어난 것은 모양만 같은 다른 히미였어요. 와키는 그 비극을 봅니다. 결국, 겐마는 새롭게 깨어난 히미를 또 다시 사랑하게 되기에 둘은 해피 엔딩이지만, 와키에게는 그렇지 않았어요.

 

와키는 히미의 의지를 믿습니다. 믿지 않는 것은 기적의 존재였어요. 하지만, 기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 존재에 대해 심술 돋은 말을 멈추지는 못합니다.

 

 

쇼우이 X 아사리 : 기적은 일어나는가?

 

리키이치의 첫 번째 카미인 아사리, 자존심 강하고 정 많고 책임감 강한 카미 대장은 두번째 언령사를 쉽게 받아드리지 못합니다. 아시리에게 리키이치는 단순한 언령술사가 아니었으닌까요. 코노하와 코노에, 쇼우이와 아시리 두 커플의 가장 큰 차이는 리키이치의 잔흔이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리키이치의 카미였지만, 역시 첫번째라는 것은 특별한가 봅니다.

 

쇼우이가 기억하는 한, 만악의 근원인 아버지나 안스러운 어머니, 위대한 외삼촌은 없었겠지만, 그들의 흔적은 너무나 짙어 그림자가 되어 한시도 빠짐없이 자신을 쫒아 다니고 있었을 거예요. 자신이 존재하는 순간부터 미워하고 있는 카미를 믿고 언령을 평생 써야만 하는 미토가의 저주라니... 이 소년이 어린 자신이 든 가방을 받고 죽은 리키이치를 기억하는 아사리와 사랑하기까지의 험난함을 말해 뭐하겠습니까?

 

오래, 많이, 두들긴 철이 더 견고하다던가요. 단단해진 두 사람은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카미로서 리키이치의 언령의 의무를 끝낸 아시리는, 바라마지 않던 리키이치 곁에서 맞이한 평안을 거부합니다. 쇼우이의 목소리를 따라 그에게 스스로 가죠. 그리고, 쇼우이에 모든 것을 기억한채 부활합니다.

 

와키는 마가네가 잠든 관을 엽니다. 그 기적의 가능성을 아사리를 통해서 보게 되죠.

 

 

코노하 X 코노에 : 운명은 벗어 날 수 있는가?

 

제목 是(ぜ)는 ZE라고 음독하는데, 뜻은 한자 그대로 "옳다."입니다. 이것은, 리키이치가 자주하는 대답이기도 하죠.

 

정발이 되고 나서 "얼마든지"로 해석 된 것을 보았을 때, 제 개인적인 감상은 잉? 이었습니다. 원본을 읽었을 때 '꼭이다!' '옳다!' '당연하다!' '반드시다!' 요런 느낌이었거든요. 과거 산속이 배경이고, 술꾼에 호쾌한 리키이치 성격을 감안했을 때 "옳타구나!", 현대식으로 표현하면 "반드시다."정도로 생각했습니다만...뭐... 전문 번역가님께서 하셨겠지만... 리키이치가 저 대사를 쓰는 부분이 좀 힘이들어가 있는! 대화에 방점을 찍는 듯한! 부분이여서 "얼마든지"는 좀 힘빠지는 어감이었습니다.

 

리키이치와 와키 모두 비범한 사람이죠. 늙지 않고, 초인적 능력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죽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운명 밖으로 나가지 않습니다. 리키이치는 자신의 피를 저주하면서도 오로지 그 힘으로만 가족들을 지키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죠. 그건 와키도 마찬가지입니다. 끔찍하더라도 그렇게 삽니다.

 

하지만 리키이치의 딸인, 어머니를 죽일 정도의 강한 언령술사로 태어난 코노하는 그 운명 밖으로 나옵니다. 언령술사로 살지 않는 삶 말입니다. 물론, 코노하에게 그것은 코노에가 다치지 않고 계속 함께 있을 수 있는 삶일 뿐이었을지라도 말입니다.

 

리키이치가 죽고 난 후, 리키이치의 카미들은 남아 그의 혈족들을 지킬 것을 명령 받죠. 그렇기 때문에, 코노에가 코노하에게 미토 가주자리를 버리게 하고, 미토가를 나간다는 결정은 엄청난 결단이었을 겁니다.

 

미토가에서 태어난 사람은 미토가에서 죽는다. 쇼우이도, 심지어 리키이치도 벗어나지 못한 굴레였죠. 게다가 코노하는 강한 언령술사였고, 가주였습니다. 게다가 언령술사가 없는 카미의 존재는 가치가 없는데, 코노에는 보모가 아니라 카미사마입니다. 미토의 비밀을 지키기위해서 살아서 나갈 수 없을지도 모르고, 나간다고 하더라도 언령술사가 아닌 코노하와 카미가 아닌 코노에는 무가치할 수 있죠. 미토가를 떠난 유타처럼 말입니다.

 

그래도 나가지 않는다면 코노하에게 양지란 없을테고, 그건 미토가에 남겨진 코노하의 운명과 같습니다. 빛을 보려면 이곳에서 발을 띠어야 합니다. 코노하와 코노에는 그 일을 하죠. 그리고 그 결과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제목이 말해주고 있으닌까요!

 

 

류세이X모리야 : Life just goes on

 

마지막까지 고생(?)에 비해서 보상을 받지 못한 커플이 있다면, 류세이와 모리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본인들에게 인터뷰를 한다면 그다지 상관하지 않다고 툴툴대면서 편의점 도시락 사러 갈 것 같긴 합니다. 미토가의 피도 이렇게 저렇게 섞이다 보니, 본인이 미토가의 피를 타고났다는 것도 모르고, 언령이라는 것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언령술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잘 못을 저지르고나서야 자신이 괴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왜 늘 독설을 내뱉게 되는 존재들은 소중한 존재들일까요?

 

류세이는 자신이 언령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언령을 봉인합니다. 그것은 죄의 낙인이었습니다. 감히 자살이라는 쉬운 방법으로 용서 받을 수 없고, 일생동안 살면서 속죄해야 하는 죄값이었죠. 하지만, 어느날 너의 죄가 무엇인지 잊지 말라는 듯 카미 모리야가 나타 납니다. 류세이는 언령술사라는 것을 앎과 동시에 어머니를 죽였고, 언령술사의 삶을 거부함과 동시에 모리야를 죽이게 되는 운명에 처합니다.

 

분명히 나 보다 못 난 것들도 많은데, 왜 그들은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죠? 내가 나를 모르고, 내가 그들을 모르니, 이 마음은 모두 자만심이고 자격지심이다... 네... 그렇게 저를 다독거립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 내심에는.... 떨쳐버리지 못한 못난 생각이 있습니다.

 

모리야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를 만나면서, 그들을 모셔야 하는 카미로서의 삶에 자부심따위는 갖지 못합니다. 그런 언령술사 하나 죽었다고 따라 죽는 것도 싫었죠. 그래서 백지가 되는 것을 거부합니다. 그렇게 두번째 기회를 얻지만, 류세이 역시 모리야가 보기에는 자기보다 못난 언령술사였습니다. 더불어 천박하기까지한...

 

하지만, 이 남자 류세이, 여자한테 친절하고, 어린아이한테 더 친절하고, 동료한테 의리 있고, 악몽에 시달리며 밤을 세우고도 아침이면 시덥지 않은 농담을 하며 웃습니다. 모리야는 지저분하고 문란하며, 자신의 언령술사가 되어 주지도 않는 남자가 사랑스러워보이기 시작합니다. 류세의 살아가려는 힘, 버텨보려는 몸부림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존재가 류세이에게 괴로움이 된다면 백지가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삶은 계속 됩니다. 모리야가 없더라도, 원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출신이 바뀌는 것도 아니죠. 그렇다면, 함께 살아가자. 류세이는 모리야의 언령술사가 되기로 합니다. 그것은 언령을 쓰겠다는 의지는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류세이는 언령을 쓰진 않습니다.

 

류세이는 이런 삶이라도 모리야에게 함께 살아달라고 말합니다.

어떠한 삶이든 어떻게든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이것이 마지막 장면에서 와키와 마가네가 보여주는 ZE의 진정한 결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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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18.10.17

분량: 본편 2권 + 외전 2편

 

 

 

 

 

 

 

 

 

 

 

 

 

 point 1 책갈피

 

 

종착지는 아버지였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렸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게 슬프고, 기뻐서 눈물이 났다.

 

 

 

 point 2 줄거리

 

 

기:나이토가 7살때 빈민가의 삶에 실증이 난 아버지 엘시는 반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14살, 어머니가 죽자 나이토는 4살 어린 동생 알토를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 동안 엘시는 귀족을 상대로 포주업을 통해 큰 부를 쌓았다. 엘시는 나이토에게 연애금지, 하교 후 외출금지, 6시 함께 저녁식사 3가지 조건을 지키면 키워 주고, 대학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나이토는 약속을 하고 알토와 함께 엘시의 집에 들어간다.

 

승:하지만, 조건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자유를 만끽하는 알토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도 운전도 할 수 있었지만, 나오토의 생활은 아버지에 의해 완전히 통제 되었다. 설상가상, 대학에 진학하여 레이얀과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꿈이던 나오토에게 아버지는 대학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에 나오토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그때마다 제압당하는 것을 반복하다, 결국 폭팔한 엘시에의해 심하게 폭행 당하고 감금된다.

 

전:감금당한 나이토를 레이얀이 찾아고, 둘이 패팅을 즐기려했을 때 엘시가 들이 닥친다. 엘시는 레이얀을 폭행하고, 나이토를 강간한다. 이후 엘시는 나이토와 관계를 서슴치 않는다. 아버지와 이런 폭력적 정사를 견딜 수 없었던 나이토는 괴로워하고, 결국 여행지에서 엘시를 찌르고 도망친다. 하지만, 염색을 하고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던 나오토는 동료 니콜과 모텔에 들어 가고 거사를 치르기도 전에 엘시에게 잡힌다.

 

결:다시 시작 된 감금 생활을 통해 나이토는 엘시에게 길들여 진다. 그러던 중 엘시가 대공의 윤간파티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받는 틈에 레이얀은 나이토를 구출한다. 나이토는 레이얀에게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한 레이얀은 나이토에게 폭행을 휘두르며, 탈출을 감행하지만 엘시는 둘을 찾아낸다. 레이얀을 피떡을 만들고, 다른 의미로 나이토를 피떡으로 만든 엘시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근친 피폐물"의 명가 "유아르"

 

 

근친 피폐물의 경우는 불타는 쓰레기통으로 직급행이라 배덕감과 자극도가 높은, 쉬운 소재처럼 여겨 질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굳이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디 맛있기가 그렇게 쉽나요?

 

중국 요리 중에 '피탄'이라는 것이 있는데 비싼 요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파는 식당이 흔하지도 않습니다. 만들기가 까다롭거든요. 오리알은 진흙에 묻어 썩힌 요리인데, 푸르딩딩한 색이며 꼬리꼬리한 냄새가 썩 손이 가지 않지만, 전체요리로 입맛을 돋구는데 제법 으뜸으로 쳐줍니다. 썩은 오리알과 피탄의 차이가 바로, 썩히는 재주가 아니겠습니까? 

 

유아르님은 근친요소가 있는 피폐물의 명가시죠. 유아르님의 자타공인 가장 유명한 키잡 작품은 "홍염",  역키잡 작품은 "격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허락된 불온"이나 "광염"은 MSG 넣은 것은 분명한데.... 브로컬리 맛나는 치토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피폐의 묘미는 빻빻함인데,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음... 어쨌든간에 근친 피폐를 소재로, 어떤 작품이든 평타이상의 기대감을 충족 할 수 있는 작가님이라는 점은 부정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친 요소는 생물학적 양육관계는, 실질적 양육관계든, 이미 한 쪽이 부모 혹은 자녀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남이외에도 한 가지의 근본적 관계에 대한 원천적 부정을 근간으로 시작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똑같은 대사가 백번 쯤은 나온다는 거죠. "아들이잖아요""아빠잖아요"

 

하지만, 유아르님의 소설이 맛깔나는 이유는, 원앤온리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방법론에 있어서 합법(?)적인 범위는 다소 많이 탈피하는 듯 하지만, 계략으로 사랑을 성취해보겠다고 오랜 시간 숨죽인채 요망을 떤 짝사랑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지 않는 절륜함으로 끝끝내 상대방에게 항복을 이끌어 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순수한" 유아르님의 소설은 둘만의 밤 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유아르"을 생각하면 "둘만의 밤"이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됩니다. 그리고, 기본 디폴트 값 같이, "둘만의 밤"을 기준으로 비교가 됩니다. 가장 세심하게 공들여 묘사가 되어 있음에도, 저에게 "홍염"은 둘만의 밤 시대물 버전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정말 보는 동안, 흑발과 은발 아니었음 머리 속에서 끊어내기 힘들 뻔 했어요.

 

유아르님 소설의 "공"은 절륜함... 정말 씬이 많습니다. 씬이 많다는 것은 "다양하다"고 "길다"의 의미가 있는데, 주로 "길다"라고 하고 싶지만, 절대 숫자가 많기도 합니다. 고작 두 권인데도, 일단 감금의 횟수자체도 많고, 감금 전후의 잔혹(?)함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적을 수가 없긴하죠. 결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둘만의 밤"... 늘 한겨울 같습니다. 밤이 끝나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어딘가에서 소설은 금기에 대한 도전으로 파생된 장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소설을 볼 때, 독자가 글에 비추어 보는 것은 모두 다르겠죠. 그 일부는 현실에 근간하고 있기도 하고, 아마 현실과의 단절을 목표로 할 때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무엇이든, 시작되었다면 일단 재밌을 것, 맛있을 것, 맛깔날 것, 그 이야기 자체가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시대와 사람에게 필요해서 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읽혀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확실히, 유아르님 글은 재미있습니다. 물론... 제일 마지막 읽은 작품이 "광염"이라 조금 목소리가 작아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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