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에 적당히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시스템팀 시마가 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차별받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무심히 넘긴다. 한편, 노멀 친구인 사쿠마와 만난 자리에서 또다른 친구 오노다를 만난다. 착하고, 편안한 오노다와의 만남이 늘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리고 노멀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데구치는 오노다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다.

 

승: 시스템팀 시마는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우연히 오노다의 입에서 시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노다는 자신팀 노멀 과장과 묘한 분위기인, 게이 시마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그 후 얼마 뒤 오노다는 시마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곧 오노다는 자신이 '그'를 좋아하는 시마의 모습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접는다. 

 

전: 데구치는 시마가 남자를 좋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오노다에게 고백을 한다. 하지만, 오노다는 데구치의 가벼운 고백을 장난으로 넘긴다. 하지만, 상처 입은 데구치를 본 오노다는 그의 진심을 깨닫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3년간 절친,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한 데구치에게 느끼는 감정이 좋은 친구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오노다는 게이에 대해서 공부한다.

 

결: 게이로 살아 온 데구치와, 게이로 살 것을 선택해야 하는 오노다는, 갈등과 혼란의 과정을 거쳐 둘은 연인이 된다. 오노다와 사귀게 된 데구치는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오노다가 게이로서의 생활을 받아드릴 수 있는지 조심스럽지만, 둘은 조금씩 함께 극복 해 나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좋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좋은 연애

 

 

일본BL은.... 정말 무궁무진하죠. 아무래도 역사도 오래되고, 시장도 큰 편이닌까요. 그만큼 B급도 S급도 많고, 명작도 많습니다. 읽고 나면, '누군가와 말하고 싶어!! 이 감동을 어떻게든 해야만해!!!'라며 손 떨게 되는 경우도 제법 됩니다. 과흥분 상태를 부르는 작품을... 하지만, 그 다수는 장편인데 완결이 안났어요. ㅠ.ㅜ 리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잡지 연재도 단행본으로 나오려면 반 년을 기다리는데, 심지어 연재작도 아닌 경우는 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도 몰라요. 제가 '일본 BL 만화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ZE는... 1권을 읽은지 언제인지 생각도 안 나네요. 일본에서는 완결이 나서 원서로는 봤는데, 아직 한국에 정발은 안 됐습니다. 그 밖에도...말잇못입니다. ㅠ.ㅜ

 

요네다 코우님의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도 아직 완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래도 다정한 사람을 한다.'를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의 스핀오프 작품이죠. 이곳에는 어떤 극적인 갈등이나 트라우마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네다 코우님 특유의 서정성이 잔득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나쁜남자 컴플렉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타지 않는 쓰레기임에도 계속 그런 못된놈을 좋아하게 되는 현상이죠. 상남자, 거친남자, 차가운 도시의 남자... 좋지 않은 사람임에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제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몸에 좋은 음식보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게 당연하잖아. 건강은 나빠지겠지만..."

 

슬프게도 수긍 되긴 합니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실패한 경험도, 좋은 사람과 좋은 연애를 하지 못한 경험도 있으닌까요. 그 찜찜한 시간 동안에 '게가 참 착한데' '게가 나한테 참 잘해줬는데' '게만큼 좋은 사람도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되새김질 자체가 좋아하는 마음은 순항 중 이라고 말 할 순 없을 거예요.

 

좋은 사람은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요. 늘 조심스럽죠. 그런 모습이 배려 같아서 좋았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평행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과 같이 너는 좋은 사람이고, 나는 너를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얼마나 깊어지고 변해왔는가 생각해보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결론이 나와요.

 

그럼에도 좋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나 나쁜 사람이기에, 나는 나쁜 사람인것도 같죠. 많이 싸워보지 않은 커플은 사소한 싸움에도 어떻게 화해를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고, 별거 아닌 말에도 상처 입고 회복하지 못해요. 어색하고,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 다시 '좋은 사람이다.' 세뇌를 해봐도 또 맴도는 기분...

 

오노다는 좋은 사람입니다. 데구치도 좋은 사람입니다. 오노다는 이성애자고 데구치는 동성애자죠. 오노다는 데구치의 입장에서 자신을 맞추려고 하고, 데구치는 오노다의 입장이라면 거북할 자신의 게이 요소들에 불안해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전혀 다른 생활을 해왔던 두 사람은 서로가 불편해 할 만한 작은 돌뿌리들을 모두 제거하지는 못하죠.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을테닌까요.

 

전전긍긍, 좌불안석... 왜 나는 너를 위해서 바텀이 될 각오까지 했는데, 네가 나를 좋아해만 준다면 욕심내지 않겠다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늘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노력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우리의 연애는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요? 

 

퇴근 후 근처 선술집에서 하는 술 한잔은 일상적이지만, 술은 술이라 취하고 독해요. 오노다와 데구치는 회사를 나가서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만나서 키스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은 복잡하고 생각은 많아지죠. 하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아요. 불안해도 대면하고, 못하는 싸움이지만 애처럼 굴어보기도 합니다. 

 

사랑에 '해결'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문제'일리 없으니, 결국 깨지고 망가지지 않도록 갈고 닦는 부지런함이, 그 멈추지 않는 노력을 할 각오가 필요했을 뿐 일지도요.

 

이 책은 그 좋은 사람들이 한발짝 한발짝 함께 걸어가는 동행기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합니다. 역시 좋은 사람과의 연애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은 변명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현대지능개발사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1/01/31 - [BL 만화] -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 ​ ​ point 1 한 컷 ​ ​ ​ ​ ​ ​ point 2 줄거리 ​ ​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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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올렛

출간일: 2020.09.01

분량: 본편 4권

 

 

 

 

 

 

 

 

 

 

 

 point 1 책갈피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우리는 누구나 금빛 나비와 같은 '생령'이자 염원이다. 그 아름다운 염원이 육체를 벗어나 세스티야를 만났어. 그게 우연이라고 생각하나?"

 

 

 

point 2 줄거리

 

 

기: 평범한 고등학생 주이결은 어느날 로스토프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하루에 22시간은 수면상태로 지내야 하는 불치병에 가세는 기울고, 이결은 집의 '짐'이 된다. 그러던 중 여동생의 수능 전 날 주이결은 쓰러지고, 이 여파로 동생은 수능을 망치고 가족들은 주이결을 비난한다. 주이결은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22시간의 수면 중 금빛 나비가 되어 만났던, 꿈 속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바란다. 그 날 꿈에서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이결은 자살을 시도한다.

 

승: 황위에는 흥미가 없으나, 계승 순위가 높았던 세스는 형제들로부터 늘 위협당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어떤 '음성'이 나타나 자신을 몇번이나 구해준다. 그러다 어느날 그 음성은 나타나 서글픈 인사를 하고 떠난다. 세스는 그 음성을 불러내기 위해 황태자가 되어, 마탑의 주인 노아로 하여금 이결을 불러내도록 한다. 그렇게 이결은 차원을 넘어 세스를 만난다.

 

전: 황제가 되고 싶은 제2황자 제이르는 금빛나비의 모습을 한 이결을 보고 관심을 갖는 한편 형제들을 숙청하고 세스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계략을 세운다. 세스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던 이결은 세스를 적극적으로 돕고, 자신에게 헌신적인 이결에게 세스는 소유욕 이상의 애정을 느낀다. 반면, 주이결은 황제에게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생기가 세스의 생명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스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결: 황제가 되고 주이결을 완전히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주이결은 뜨밤과 함께 도망친다. 광포한 집착으로 이결을 찾지만, 이결은 세스를 생명을 위협하는 에다와 함께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다. 이결을 부르기 위해 세스는 잔인한 고문과 살인을 불사하는 폭군이 되어가고, 이결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깨어나지 않는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는 가족을 본다. 이결은 세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돌아온 이결은 세스의 황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염원에 대하여...

 

 

언젠가 완결이 나면 꼭 리뷰 할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연재 중인 '레이드'입니다. 단연, 첼리아케님의 제일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페어리 트랩'입니다. 참고로, 댓글이 가장 재밌는 작품은 '무향의 궤양'... 아니...'무향의 궤적'입니다. 작품 한편 한편 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게 되는, 소통왕 작가님이시죠.

 

많은 페이지에서 '페어리 트랩'을 대표하는 한 줄 문구가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도 없어."인데 말이죠....왜죠? 음... '광'인 공은 맞는데 '광공'은 아닙니다. 수 이외에 것들에게 '광'인 지라, 피폐물을 생각하시면 아니 됩니다! '감금'과 '족쇄'가 나오나, 이렇게 달달 할 수 없습니다. 낭만적 셀프감금이랄까요... 공과 수의 관계에 주도권은 마치 공이 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수가 쥐고 있습니다. 영웅은 눈물에 약하달까요...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다면, 소설 초반은 눈물이 많이 납니다. 누구의 이기심이나 잘 못이라고 특정 지을 수 없는, 모두가 서로의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상황의 연속이예요. 동생의 선물을 챙기고, 모범생인 이결이 처음 쓰러졌을 때, 가족들은 이결이 나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직장도 그만두고 여기저기 이결의 치료를 위해 뛰어다니던 아버지는 경비원이 되었고, 어머님는 처음으로 고된 돈벌이를 시작했죠. 동생은 고3인데도 돌봄을 받지 못 합니다.

 

하루에 단 2시간, 이결이 눈을 뜰 때마다 가족들은 지쳐있고, 날 서있으며, 불행해지고 있다고 느끼죠. 그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이결에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간절한 '염원'이었을 겁니다.

 

페어리 트랩에서는 하얀나비와 금빛나비가 나옵니다. 하얀나비는 죽은령으로 만들어지지만, 금빛나비는 '생령'으로 만들어집니다. 결국, 꿈 속에서 세스를 찾아간 것은 이결의 '염원'일지 모르지만, 이결을 금빛 나비로 만든 것은 세스의 '염원'이었죠.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누군가의 염원이자 금빛나비라는 대사처럼, 차원을 넘은 세스의 염원은 세스 앞에 나타나게 되죠. 

 

자신의 것에 대해 소유욕 강하고, 흥미로운 것에 끌리지만, 이외에 것에 있어서는 무감한 제4황자 세스! 그는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의 이유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합니다. 왜 황위에 관심도 없던 자신이 황태자가 되어, 보석을 들고 금술을 열어 이결의 육신을 불러왔는지... 그저 그래왔던 것 처럼, 그 답을 '흥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죽으려 시도했던 이결에게 '필요'를 이야기 하죠. 이결에게 가장 절실했던, 세스가 나를 '필요'하다는, 바로 그 존재라고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죠. 두 개의 염원이 교차 할 때 열리는 차원의 문을 넘어, 금빛 나비가 금빛 길을 찾아 왔다는 사실이 두 사람의 '정답'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죠.

 

두 사람이 서로의 염원이자 사랑이라는 정답을 알자마자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옵니다. 이결이 세스 옆에서, 그의 생명을 줄여가면서 함께 할 수 각오... 이결은 오로지 누워 하얀 천장만 바라보았던 외로운 생활보다 더 고독한, 육신은 죽고 영혼만 떠도는 미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세스를 떠나죠. 분명, 이결의 염원은 누군가에게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을텐데, 세스 곁에 있으면서 다른 염원이 생겨버립니다. 그가 오래 살길 바라는, 그가 위협 받지 않길 바라는 염원말이죠.

 

염원은 간절한, 아주 간절한 바람입니다. 그런데, 이 간절한 바람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는 건 아니예요. 정말 희구하던 장래희망도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바뀌죠. 그렇다고 그것이 가볍거나 가치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결국, 염원은 '무엇'보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일 지도 몰라요. 내가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좀 더 빛나게 하는지도 몰라요. 금빛 나비처럼요.

 

현실로 돌아온 이결이 가족들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많이 아프냐고 쉽게 위로하면서도, 가족이 아프다고 하는 소리는 유독 짜증이 나고 듣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모난 소리하고 나면, 나중에 혼자 있을 때 가슴을 치고 후회하죠. 이결의 가족들이 웃으며 이결의 곁을 지키는 심정이 상상되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이결은 가족들의 마음을 차가운 저울대에 올렸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바람을 저울대에 올립니다. 이결은 이제 가족들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세스에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차원을 넘어서도, 자신이 길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라는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소설의 결론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좀 허무했습니다. 굉장히 힘든 여로를 지나, 목적지에 왔더니 관광지인 느낌... 책자로 이미 본 것 같은...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은... 그래서 여행은 준비가 반이라 했던가?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수준의 급 행복한 마무리라는 생각을 했죠. 이것이 더 더욱 외전을 애타게 기다린 이유였을지도요.

 

외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저로서는 4일간의 데이트 현장이 매우 짧다고 느꼈습니다. 곧 외전2가 나온다고 하니, 좀 더 길~~~~게 결세스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특별히 임신수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왜 꼭 페어리 트랩만큼은 AU외전이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흠흠) 토끼 같은 Jr.결...... 저만 보고 싶은.......예, 그렇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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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모드

출간일: 2020.09.01

분량: 본편 4권

 

 

 

 

 

 

 

 

 

 

 

 

 

 

point 1 책갈피

 

 

"잘못 판단하고, 다른 이들과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다."

 

"......"

 

"네 삶을 가진 내가 네 모든 생각과 행동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 이대로도 괜찮다. 억지로 바꾸려 할 필요 없다."

 

"폐하를, 화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처럼......"

 

"혼이 나고 잘못된 행동이라 배우면 돼. 그리고 용서받으면 된다."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point 2 줄거리

 

 

기: 수리엘 테이터는 ESP 98% 제국 2위의 에스퍼로 결정되자 훈련소로 강제 차출 된다. 그리고, 그곳 교관에게 학대를 받고, 명문가의 귀염둥이로 사랑받던 수리엘은 감정을 잃고 황가의 충성을 세뇌 당하게 된다. 다행히 유지니아 황태자로부터 구출되지만, 수리엘의 세뇌는 치료 되지 못했고 때때로 폭주하는 불안정한 정서상태를 가진다.

 

승: 그런 수리엘을, 테이터가 사람들은 망가졌다고 동정하고, 동생 테이터은 독점적 관심을 받는 형을 시기한다. 하지만, 유지니아는 그런 수리엘의 세뇌가 싫지만은 않았다. 황가의 충성을 세뇌당한 수리엘에게 자신은 절대자 였고, 자신은 그저 늦된 수리엘을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리엘은 유지니아의 비호아래 제국과 황궁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던 중 테이터가 사람들의 쓸데없는 오지랖에 의해 수리엘은 클럽에 가서 헌팅을 하다 유지니아에게 들킨다.

 

전: 수리엘이 자신의 연심을 알길 기다렸던 유지니아는 분노하고 수리엘을 겁탈한다. 그 후 한결 같은 충성심으로 잘못을 비는 수리엘에게 연인의 사랑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수리엘 그런 유지니아에게 애정을 느끼려 하며, 극심한 두통을 겪는다. 그리고 10일 간의 북부 별장 휴가에게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제국으로 돌아오는 길, 유지니아의 황후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수리엘은 돌연 자살을 시도한다.

 

결: 황궁에 와서도 수리엘의 자살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유지니아는 달래고, 화내고, 구속하고, 감시를 붙히고 모든 방법을 썼지만 제국2위 에스퍼를 막긴 힘들었다. 그러던 중 유지니아는 수리엘을 죽이려는 것이 '유지니아를 사랑하는 것을 황가의 결함'이라고 판단한 수리엘의 세뇌인 것을 알게 된다. 유지니아의 기지를 활용하여, 수리엘은 세뇌에서 벗어나고, 다시 해맑은 장난꾸러기가 되어 유지니아와 행복하게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살고 싶다.

 

 

모아이 님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마침 이때 입원을 해서, 저는 병실에서 신작을 봤죠. 항생제로 몽롱한 와중에도, 모아이님 답지 않게 다크다크한 스토리에 빠져 봤습니다. '기믹'이나 '도원'에서 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선과 퐁실퐁실한 러브라인이 없었던 점은 아쉽긴 하지만, '세뇌'와 '자살'이라는 키워드 흡입력이 또... 병실의 밤을 지켜주었기에 모아이님을 사랑합니다. 그래도 은근 울보들을 기다렸기에, 혹시 놓친 울보 있나 다 읽고 바로 다시 재탕하긴 했습니다. 없더군요. 모아이 님이 '로맨틱 캡틴 달링'으로 울보들 몰이를 하셨나봅니다. ㅠ.ㅜ

 

'노블레스 오블리주'... 현실에서도 스스로 하는 경우는 없죠. 소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황가와 척을 지는 귀족 대표 가문 테이더가, 이 둘은 서로를 배척하기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용하죠. 처음 희생량은 황가였습니다. ESP 94%로 판명 된 황태자가 군대로 차출됩니다. 그 후에, 보란듯이 테이더가에서 ESP 98%가 나오죠. 울며 불며 가기 싫다는, 곱게 키운 셋째를 군대에 빼앗겨 버립니다. 물론, 수리엘이 에스퍼에게 열등감을 느껴 폭력을 휘두르는 교관을 만난건 불행이었지만, 어떻게든 수리엘의 비극이 피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황태자로 교육받고 자란 유지니아와 교육은 전혀 받지 않고 애정만 받고 자란 수리엘이 받아 드릴 수 있는 세계의 깊이는 달랐을 테닌까요.

 

수리엘은 살기 위해 매일 세뇌 영상을 봅니다. 그곳에서 단 5분 나오는 유지니아를 보며, 그 힘으로 살아보려고 하죠. 하지만, 이런 노력은 결국 수리엘 안에 '세뇌'라는 자아를 만듭니다. 역설적이게도, 살기 위해 만들어진 자아가, 수리엘을 살 수 없게 만들어요.

 

유지니아에게 수리엘의 세뇌는 호재였을 겁니다. 자신보다 높은 ESP를 가진, 자신에게 조용한 세상을 줄 수 있는 존재, 아주 어렸던 수리엘은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꼭 수리엘이여야 하는, 꼭 나의 것이여야만 하는 소유욕으로 발전하죠. 이때까지만 해도 '황가의 충성'이라는 세뇌는 유용했습니다. 심지어, 가족과 1시단 파트너, 상관 누구도 유지니아보다 수리엘에게 우선순위를 갖지 못했으니까요. 저 둔하고, 눈치 없는 군인이 답을 찾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죠. 전혀 위험요소가 없는 인내였습니다.

 

하지만, 유지니아가 수리엘과 연애가 하고 싶어지고, 수리엘이 유지니아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지면서 양상은 돌변합니다. 수리엘의 세뇌는 수리엘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황가의 번영과 황후가 누려야 할 애정을 가진 수리엘과 수리엘의 욕심이, 황가의 결함이 된다고 생각하죠. 처음 수리엘이 자살을 시도했을 때 유지니아는 분노하고, 수리엘을 닥달합니다. 하지만, 수리엘의 세뇌와 충돌하면서도 수리엘이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세뇌와 맞서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요.

 

살고 싶은 수리엘, 사랑하고 싶은 두사람, 유지니아는 수리엘은 한시도 떼놓지 않습니다. 황제인 자신을 세뇌가 해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죠. 하지만, 수니엘은 점점 자아를 가지고 ESP를 다루기 시작한 '세뇌'를 막지 못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리엘은 유니지아를 만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죽어서도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죽음을 준비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러다 유지니아는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둔 수리엘을 봅니다. 애처롭게 살려달라고 말하면서, 트리거를 당기는 모습을요.

 

그 모습은 유지니아에게 탈출구를 보여줍니다. 유지니아는 자신의 자살을 위장해서, 수리엘을 폭주시킵니다. 급격하게 떨어진 수리엘의 ESP보다 자신의 ESP가 높아 진 순간, 유지니아는 수리엘의 기억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세뇌가 발생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유지니아의 모험은 성공하고, 수리엘은 세뇌는 없어지죠.

 

신파를 만드는 클리셰 중 하나가 '시한부'클리셰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연히, 모든걸 다해 열심히 사랑 할 것입니다. 정해진 죽음 뒤에도 후회함이 없도록... 그렇다면, 나의 존재가 나의 사랑하는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글쎄요. 

 

저는 혹시라도 유지니아가 수리엘은 테이더가로 보내고, 자신은 황후를 맞이한 채, 평범한 군신관계로 남을까봐 정말 두근반 세근반 하면서 봤습니다. 막 등극한 황제가, 늘 수리엘을 안고 다니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수리엘의 세뇌를 생각보다 쎈놈이었죠. 이건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깔끔한 해결책일 테닌까요.

 

하지만, 유지니아와 수리엘도... 죽을지언정 누구도 그 선택지를 고려조차 하지 않습니다. 유지니아에게 수리엘 없는 삶도, 수리엘에게 유지니아 없는 삶고 '살아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삶이 있을리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이겨낸다.'라는 말을 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거나 힘든 사건에 직면 할 때, 이겨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말을 들을 때마다 무엇을 이겨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살고 싶다. 너랑 같이 살고 싶다. 잘 살고 싶다. 사는 것 처럼 살고 싶다. 살아 있는 것 처럼 살고 싶다.

 

그저 사는 것 만으로도 용량초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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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버스/SM물/달달물] 기믹(Gimmick) - 모아이

제목: 기믹 작가: 모아이 출판사: 비하인드 출간일: 2019.07.15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이제 가장 중요한 한마디가 남았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는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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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3 - [BL 소설] - [군부물/달달물/코믹물/힐링물] 로맨틱 캡틴 달링 - 모아이

 

[군부물/달달물/코믹물/힐링물] 로맨틱 캡틴 달링 - 모아이

​ ​ ​ ​ ​ point 1 책갈피 ​ ​ 그의 고동색 눈동자가 자신만을 가득 담고 있는 연녹색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 ​ "나는 사는 데 대단한 목표가 있진 않았어. 주어진 데서 큰 욕심 없이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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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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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랑 있으면 괜찮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강주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가 몹시 잔약했다. 태범은 가슴이 아르르해 참지 못하고 그를 끌어 안았다. 강주는 피하지 않고 품에 안겼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자진해서 안겨왔다. 어깨에 텃을 받친 패 등을 끌어 안은 강주가 속닥였다.

 

"나는 너밖에 안돼. 이태범"

 

태범은 강주가 제 손에 떨어 졌음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드디어 서장주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point 2 줄거리

 

 

기:이태범과 서강주는 연인이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사장인 카페와 집의 범주 내 허락 된 사람만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정해진 자리에 앉아 CCTV로 이태범에 감시당하며, 집 현관 개폐시 이태범에게 문자가 발송 된다. 모든 생활이 이태범에게 통제 되는 비정상적인 관계, 어느날 이태범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서강주와 함께 살겠다고 한다. 그리고 서강주는 이별을 준비한다.

 

승:이태범과 서강주는 옆 집에 살았었다. 5살 많은 친절한 형과 함께 공부하면서, 숨막히는 어머님의 집착으로부터 탈출구 같았던 서강주를 19살 이태범은 사랑하게 된다. 어느날 서강주의 어머니는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고, 이를 발견한 서강주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혼자서 생활 할 수 없게 된 서강주를 이태범은 돌본다. 둘의 비정상적 관계를 우려한 태범의 아버지는 이태범을 유학보내고 서강주를 돌봐주겠다고 약속 한다.

 

전:10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태범은 서강주에게 집착했다. 태범의 어머니는 그런 태범의 비정상적 집착을 강주의 탓으로 돌리며 헤어지기를 종용한다. 강주는 자신만 없어지만 태범이 정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날 잠든 태범을 떠나려 계획한다. 하지만, 발각되고 감금 및 구속 당한다. 강주의 행동이 어머니의 사주였다는 것을 알게 된 태범은 절연을 선언하고, 이에 분노한 어머니는 강주의 집으로 쳐들어와 강주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결:그 사건으로 발작을 일으킨 강주는 이사를 하고 태범과 함께 살게 된다. 어느날 이태범에게 서강주의 친구이자 작가인 이지영이 찾아온다. 과거 서강주를 감금한 이력이 있는 이태범에게 연락이 안 되는 서강주를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을 다룬 신작을 보여주며, 이태범이 없이도 서강주가 인간처럼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지영이 아닌 이태범을 선택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상과 비정상

 

 

ISUE 작가님 작품 공들은 강하죠. 그런데 묘~하게 피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공들이 강압적으로 수를 다루를 경향이 많음에도, 감정적 강자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점이라면...중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 다중적 복층적 인물이 없어요. 그래서, ISUE님의 글을 읽으면 정확히 '한'포인트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후반 '작가의 말'에 '서강주를 위해 사는 이태범, 이태범 때문에 사는 서강주'에 대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어서, 저는 오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태범과 서강주 사이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이태범은 서강주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서강주는 이태범이 통제하는 생활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지 한 번 떨어진 적 없는 부족함 없는 생활이, 이태범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과거 감금의 경험을 통해서 익숙해 진 것일 수 있겠지만, 그때 조차도 서강주는 이태범을 붙잡았었죠.

 

이태범과 서강주가 겪는 갈등은, 그들을 '비정상'이라 부르는 '정상'인 사람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들은 애정이라는 반박을 거부하는 근거로, 두 사람이 헤어져야 정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간적인 삶이라고요.

 

이태범의 어머니, 아버지, 서강주의 친구 이지영 작가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나오죠.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정상'이 맞나요?

 

이태범의 어머니는 외아들에 대한 애정이 지독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숨이 막혔고, 서강주에게로 도망쳤습니다. 서강주가 끔찍한 사건을 겪고 혼자서 살 수 없는 상태가 된 후로는, 탈출구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19살의 이태범은 힘이 없었고, 서강주에게 먹이는 라면 한 봉지 조차 부모의 돈으로 사야만 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힘을 길러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태범의 어머니는 SKY를 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아들이 서강주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 드리지 못합니다. 서강주가 겪고 있는 비극은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태범이 서강주를 감금했을 때 역시, 서강주에게 이태범을 떠나라고, 너의 존재가 태범을 비정상으로 만든다고 비난하죠. 서강주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태범이 들어 올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태범을 통금 전에 돌려보냅니다. 그렇게라도 이별을, 정확히는 이태범의 어머니가 강요하고 자신은 거부권이 없는 이별을 유예하고 싶어하죠.

 

그리고 어머니는 결국 헤어지지 않은 서강주에게 분개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을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하죠. 아버지의 서명까지 위조해서 간호조무사와 함께 서강주의 집에 쳐들어가요. 그리고, 붉은색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강주의 몸 위로 선지를 부어요. 이 분의 애정은 정상인가요?

 

이태범의 아버지는 아내의 이러한 집착을 압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서강주에게 가지고 있는 집착은 아내와 같다는 것도 알죠. 그래서 오히려 서강주를 걱정합니다. 이태범 옆에서 말라가고 있는 서강주에게 모질게 헤어지라고 종용합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들도, 서강주도 어느 누구의 행동도 막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방관자의 입장으로 있지도 않아요. 발은 안담드고 발가락만 담근 형상이랄까요.

 

아내의 집착에 아들이 희생 되고, 집착에 길들여져 본인도 그렇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아내로 부터 아들을 구해주지도, 격리하지도 않았죠. 역시, 서강주를 이태범의 감금으로부터 구출하지도 돌보지도 않습니다. 그저 과거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강주에게 최소한의 치료와 생활을 도와 주었죠. 그럼 이 분의 행동은 정상인가요?

 

이지영은 이태범에게 '너는 서강주를 망치는 사람, 나는 서강주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 처럼 말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미국에 있던 시절 서강주가 썼던 에세이들을 출판하겠다고 말하죠. 이것이 작가로서, 이태범 없이 살 수 있는 독립된 개체로서 서강주를 살게 할거라고요.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태범이 없었던 10년은, 이태범을 만나기 위한 10년이었죠. 이태범과 함께 있진 않았지만, 역시 이태범 때문에 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서강주에게는 한 여름을 살기 위해, 질척한 지하에서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는 매미처럼, 그저 견뎌내고 참아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죠. 이지영이 가지고 있는 서강주의 에세이는, 서강주의 생채기였어요. 먹으면 독이 될 약초를 권하는 이 사람은, 정말 서강주를 정상적으로 위하고 있는게 맞나요?

 

비정상은 그 자체를 정의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정상이 아닌 것이죠. 이태범과 서강주는 분명히 정상외의 범주에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누구도 정상외의 범주에 있는 사람을 비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누구도 '정상의 범주'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정상'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아예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 일 수도 있겠죠.

 

사회나 조직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기준이 필요한가요? 암묵적 '예'가 맞겠죠.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보고 '비정상'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식적 '아니오'가 되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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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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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연필

출간일: 2020.02.19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뒤로는 빽빽한 산림과 앞에는 축축한 물안개가 올라오는 호수 사이에 숨겨진 별장만은 성도와 우진의 것이다. 이 눈 덮인 아름다운 소돔성은 이제 온전히 둘만의 요람이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주양기업 후계자 이성도의 숨겨진 애인 여우진, 그는 이성도의 결혼 소식을 듣고 헤어지자고 한다. 하지만, 이성도는 결혼은 사업의 일환 일뿐이라며 도망친 여우진을 성남 별장으로 데려 온다. 이성도는 자신의 결혼을 받아드리지 못하는 여우진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우진은 자신에게 집착이 심해지는 이성도에게서 다시 도망 칠 것을 결심한다.

 

승: 탈출에 성공한 여우진은 중국으로 밀항을 준비한다. 그리고, 중국발 배에 탑승하지만 곧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한다. 여우진 앞에 나타난 이승도는 그를 회색방에 감금한다. 창도 없고 샤워조차 불가능한, 시간마다 식사만 배식되는 공간에서도 여우진은 이성도에게 계속 헤어져 달라고 요청하고 거부당한다. 여우진은 고열로 쓰러진다.

 

전: 눈을 뜬 여우진은 병원은 침상에 누워있었다. 여우진은 극도의 스트레스로 생기를 잃고 병들어 간다. 어머니 기일, 납골당으로 향하던 여우진은 불현듯 성남 별장으로 뛰쳐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아끼던 강아지가 출산을 하다가 죽고, 친구가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안다. 모두 이성도가 자신에게 잘 있다고 거짓말 했던 대상들이었다. 여우진은 이성도에게 결혼을 하지 말라고 애원하지만 거절 당한다.

 

결: 이성도의 결혼식 전 날 여우진은 집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밝은 목소리로 전화한 여우진과 평화로운 대화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이성도는 허락 한다. 그리고, 이성도의 결혼식 당일, 여우진은 자살시도 한다. 그 소식을 들은 이성도는 병원으로 가서 의식을 잃은 여우진을 본다. 이성도는 깨어나지 않은 여우진을 보며 자신이 잃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성도는 여우진이 가는 곳이 어디든 따라 갈 준비를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너희 가운데 죄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소돔성을 리뷰하는 날이 오다니... 정말 감개무량 합니다. 소돔성은... 정말 수작입니다. Dips님은 소돔성 이전에 '검은왈츠' 를 쓰셨는데, 두 책은... 음... 영혼의 쌍둥이 같은 책입니다.(갑자기 장량님 생각나네요..^^:::)

 

두 작품 속 재벌의 정부는 그 절대자에게 독점적이고 절대적인 애정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 재벌에게 결혼은 사업이고, 정부는 결코 배우자가 되지 못하죠. 이에 괴로워 하고 무너져 가는 정부는 이해 받지 못하고, 도망수 루트를 밟습니다. 네 위치에서 감내하고 버티면 보상해주겠다는 재벌과 떠나겠다는 정부의 갈등이라는 점에서 유사하죠.

 

'검은 왈츠'를 읽었을 때 저의 감회를 말하자면... 설정이 과도한데 비해 디테일이 부족하고, 감정과잉과 전개 개연성 부족이 보이는 아쉬운 작품! 그래도 이러한 클리셰를 읽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작품! 정도 였습니다.

 

그런데 '검은 왈츠' 이후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대체 Dips님께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독자로서 작가의 성장을 함께 하는 일이 드문건 아니지만, 이렇게 한 작가의, 유사 플롯의, 통시적 성장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베리 귯!이라는 것... 현재 연재 중인 '캠퍼스 트립'도 정말 재미있지만, 그래도 저에겐 소돔성이 쌍따봉입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소돔'은 사해 근처 골짜기에 있는 장소라고 합니다. 타락하고 부패한 도시라 신이 멸망 시켰다고 하죠. 흔히 동성애를 이야기 할 때 '소돔'이 많이 나오는 건, 신이 유황불에 태워 죽인 '타락' 중에 동성애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 때문이죠. 이번 이태원 발 코로나 사태 때, 모 정치인이 이태원을 21세기 '소돔'으로 표현해서....ㅡ_ㅡ:::: 경악했다는 것은 여담입니다.

 

소돔은 은밀하고 격리되어 있는 장소에서 짓는 죄의 상징이자, 그에 대한 신의 심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돔에서 짓는 죄는 '타락'입니다. 

 

이성도의 죄는 형의 연인을 탐낸 죄입니다. 여우진은 외도만 하는 아버지를 평생 기다리며, 가난하게 살았던 어머니를 기억합니다. 그리고 절대 그런 바보같은 순애보를 갖지 않겠노라 생각하고 속물이 되죠. 그래서 몸이 약하고 사회성이 없는, 주양기업 회장의 혼외자 이현도를 꼬십니다. 하지만 적당히 돈을 챙기고 헤어지려던 여우진의 계획은 성공하지 못합니다. 이현도는 여우진을 너무 사랑했죠. 여우진은 미국에 갔지만 유학자금은 받지 못했고, 이현도는 자살합니다. 

 

고등학교 때 여우진을 처음 본 이성도는 첫눈에 반해요. 하지만, 자신의 잇속을 위해 이현도를 이용하는 여우진을 두고보고, 이현도에 자살 후엔 관련된 여우진의 흔적을 지우고, 여우진을 찾아 미국에 갑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만난 여우진에게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여우진이 오로지 자신으로만 만족 할 수 있도록 말이예요.

 

여우진의 죄는 남의 남자를 탐낸 죄입니다. 이 소설은 '이성도의 결혼'부터 시작합니다. 이성도의 결혼 문제가 있기 전에 둘은 행복한 연인이었고, 성남 별장도 소돔성이 아니었을 거예요. 

 

여우진의 불행한 가정사가 이성도에게 호재 일 때도 있었습니다. 여우진에게 사랑 받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 했고, 그건 자신에게 너무 쉬운 일이었을 테닌까요. 하지만, 결혼을 선택한 순간부터는 악재가 됩니다. 여우진은 평생 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던 어머니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겠노라 내내 맹세 해 왔을 테닌까요. 여우진은 도망칩니다. 그건 이성도로부터의 도망이기도 하고, 어머니와 닮아 있는 자신의 운명으로부터 이기도 할 거예요. 

 

하지만, 결국 자신도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죠. 어머니의 발목을 잡은 아버지에 대한 애정처럼 자신도 이성도를 사랑하고 있었으닌까요. 자신도 다른 여자에게 가는 이성도에게 애절하게 비는 것 밖에 할 수 없었고, 자신을 상처 입히는 사람을 사랑 할 수 밖에 없음을 알죠. 그래서 성남 별장으로 돌아옵니다.

 

여우진은 이 곳에 이성도의 가족이 함께 있는 미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은 없죠. 여우진은 자신의 죽음으로 그 미래를 내쫒으려고 합니다.  그러면 이 곳은 이성도를 사랑해 자살한, 그의 부정한 정부가 있었던 장소가 될 테닌까요. 이성도도, 이성도의 아내도, 그의 아이도 오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자신과 그가 사랑했던 기억만 남아 있을 거예요.

 

요한 복음에 간음한 여자이야기가 나옵니다. 율법에 따라 그 여자를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예수는 말하죠.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요? 정당한 이승도의 반려인 전략적 약혼녀가 던져야 하나요? 여우진에게 상처 받아 자살한 이현도가 던져야 하나요? 

 

소돔성은 열린 결말 작품입니다. 하지만, 여우진이 살아 있음을 암시하긴 하죠. 이성도와 의사의 대화로 추측을 해보건데 아마도 여우진은 기억을 잃거나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는 상태로 깨어 날 듯 합니다. 결혼하지 못한 이성도와 온전하지 않은 여우진... 소돔과 고모라를 휩쓴 불바다처럼 이들의 상실도 신의 심판일까요? 

 

물론, SNS를 통해서 작가님이 소돔성에 외전이나 2부는 없을거라도 답변하셨죠. 하지만 꿈을 꿀 수 있잖아요. 부디... 소돔성 외전이 나오기를... 작가님 블로그에 여우진 IF 임신 에피소드 뒷 이야기도 마무리 될 수 있기를... 작가님... 쓰고 계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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