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인앤아웃
출간일: 2020.05.04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그 동물의 왕국에서 고고하게 동정을 유지하고, 오로지 기도와 성경 읽기로 버티던 헌터병계의 성스러운 종교인은 마의 오 년을 채우지 못하고 죽었다. 아무리 고고하게 살고 동정을 유지하고 신을 믿어도 죽는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그의 시체 앞에서 그를 비웃는 헌터병은 아무도 없었다. 그의 신앙생활 또한 방식만 다를 뿐, 이 미쳐 돌아가는 생과 사의 경계에서 버티기 위한 발악 중 하나였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point 2 줄거리
기: 어느 날 갑자기 세계 곳곳에 던전이 열리며, 몬스터들이 쏟아지는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한다. 그리고, 일반인 중에 일부는 '헌터'로 발현된다. 전무후무한 사태에, 갓 발현된 헌터들과 군인, 일반인들이 희생되었다. 국가는 일반인을 보호하기 위해, 헌터로 발현한 국민은 최소 10년간 복무해야 하는 법을 제정하고, 1가정 1헌터법을 만들어 한 명의 헌터가 군 복무를 하면 형제자매는 면제해 주었다. 경제적 보상도 있었지만, 헌터들의 생존율을 극악했다.
승: 자신의 자녀가 이런 끔찍한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고 싶었던 부모들은, 고아를 입양해 헌터로 발현시켜 군대에 보내려 했다. 그런 목적으로 입양된 아이들은, 헌터로 발현되지 못하면 파양됐고, 길러지는 동안도 학대와 냉대를 받아야만 했다. 연우 역시 3번 파양 되었고, 4번째로 입양 된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자신보다 한 살 어린 정우를 보며 사랑에 빠지고, 정우를 위해 헌터로 발현하고 싶다는 소원을 가진다. 연우는 헌터로 발현된다.
전: 연우는 입대 전날, 정우를 결박하고 강압적 정사를 가진다. 그리고 지옥과 같은 던전에서, 수많은 죽음을 목격하고 혹독한 부상과 공포를 견뎌내며 살아남는다. 5년 뒤, 서울 대학로에서 새로운 '타임 홀' 던전이 열리고, 정우가 입학한 대학이 있는 장소라는 것을 떠올린 연우는 투입조에 자원한다. 그리고 연우는 시간 벌기 미끼로서 역할을 하다가, 던전에서 죽는다.
결: 연우가 눈을 떴을 때, 그 던전에 누워 있었고, 삼십 대 중반의 대령이 옆에 있었다. 그의 왼쪽 가슴에 '모정우', 동생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정우는 연우가 대학로 던전에 들어 간 직후 헌터로 발현했고, 연우를 되찾겠다는 일념으로 능력과 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리고 던전의 왕들을 죽여 '죽은 자를 살릴 수 있는 엘릭서'의 제작법을 손에 넣어 연우를 살린 것이다. 정우는 다시 만난 연우와 헌터는 하루에 10번 발기한다는 속설을 몸소 확인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이 불편함은 무엇?
제목을 보고 가벼운 킬탐용 게임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절륜한 헌터들의 뽕빨물을 예상했으나,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답답해졌어요. BL은 BL 일뿐이다.라고 생각하려 해보았지만,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뭐랄까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그런 것 같아요. 어쨌든, 저쨌든, 시리어스물입니다. 극피폐물이고요.
세상에 불현듯 재앙이 닥칩니다. 갑자기 던전이 열리고,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죠. 미증유의 사태, 우왕좌왕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던전과 함께 발현된 헌터들은 희생을 강요받습니다. 혼란과 혼돈 속에서, 인권을 주장하는 목소리는 묵살되고, 소수의 사람들은 그렇게 재물처럼 바쳐져요. 그리고, 늘 불행은 약자들에게 더욱 가혹했죠.
모든 헌터가 똑같은 처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한 가정 당 한 명의 헌터가 지옥의 무게를 지게 됩니다. 그리고, 돈 있는 사람들은 고아를 입양해 자신의 아이들을 대신할 총받이로 키워요. 그마저도, 헌터로 발현되지 않으면, 파양합니다. 헌터의 생존율은 극악, 그나마 천재 헌터가 있었던 시절 40%, 그가 제대한 이후 20%를 전전하던 생존율은 16%까지 떨어져요. 부모들은 입양한 아이들을 정성 들여 키우지 않습니다. 입양된 아이들의 미래는 죽거나, 학대 당하거나, 파양 당하거나... 차라리 고아원 생활이 더 행복했죠.
그래서, 연우는 4번째 입양 부모가 왔을 때, 입양되지 안길 바랍니다. 다행히, 대기업을 운영하는 부모는 돈에 관대했고, 친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입양을 계속하고 있지만, 헌터로 발현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입양한 아이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는 정상적으로 키워줬어요. 연우에게는 이전 3번의 양부모에 비해, 우호적 대우였죠. 그리고, 그곳에서 정우를 만납니다.
연우는 한 살 어린 정우를 사랑하게 됩니다. 낯을 가리던 정우는 서서히 연우에게 익숙해져가고, 입은 거칠지만 형을 많이 좋아합니다. 연우는 정우를 살리기 위해 헌터가 되고 싶어졌어요. 열심히 훈련하며, 헌터로 발현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연우는 결국 헌터로 발현돼요. 입대하기 전날, 양부모들은 제대 후 보상을 약속합니다. 하지만, 국가나 양부모의 보상은 의미가 없었어요. 어차피 살아 돌아올 확률은 희박했으니까요. 입대 전날, 마지막으로 연우는 정우를 겁탈합니다. 물론, 정우에게는 겁탈이 아니었지만요.
예정된 지옥이었고, 연우는 공포와 고통과 상실만이 반복된 삶을 꾸역 꾸역 버텨냅니다. 절반은 연우와 같은 입양아, 나머지는 친부모가 있는 헌터들... 그 중 연우와 같은 고아출신들은 우선 투입됐고, 그래서 생존율도 훨씬 낮았죠. 하지만, 헌터의 인권을 부르짖는 사람들은 나머지 헌터의 '가족'들이었어요. 그리고 이들의 목소리는 대선을 앞둔 정치인들에 의해 효과를 발휘합니다. 당연하게 위험에 내 몰려 죽고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람들의 권리는, 이렇게 회자됩니다.
연우는 미쳐가는 한국사와 함께 보스몹을 잡다가, 상부에서 원했고 스스로도 알고 있었던, 시간 끌기의 목적을 완수하고 죽습니다. 그리고, 정우에 의해 살아나죠. 물론, 정우는 연우가 헌터로 발현해 입대하면서, 헌터가 되더라도 지역군이나 공익근무로 대체 가능한 권리를 얻었지만, 그럼에도 연우를 구하기 위해 그 혜택을 거부합니다. 하지만, 5년 동안 연우는 '소위'가, 10년 동안 정우는 '대령'이 돼요. 그리고 정우가 능력과 권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연우가 제대하고 나서야 일부 얻을 수 있었던 양부모의 부가, 정우에게는 제약 없이 주어졌기 때문이겠죠.
굴림수, 상처수, 빈익빈 부익부, 존잘님과 소공녀... 할리킹과 피폐물, 쌍방구원물을 만들어내는 키워드들이에요. 그런데, '헌터는 하룻밤에 10번...'은 그 제목에서 유쾌하고 가벼운 내용을 예측했었고, 소개 키워드에도 이런류의 단어들이 없었기 때문인지... 반전의 묘미를 넘어서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게임은 애당초 사냥이 목적이니 당연히 죽고 죽이는 설정과, 연하남의 형 정복기에서 볼 수 있는 배덕함도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잔인함은 사냥이 아닌 인간들에게 느껴지고, 동생의 배덕감보다 형에게 무한 연민이 생기네요. 못 쓴 글은 아닌데... 왜 이렇게 불편한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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