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20.03.25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형은 나밖에 모르잖아. 나만 보면 발정하고. 아니야?"

"맞...아."

"내가 아니면 말라죽을 거지? 불쌍하게."

채우를 불쌍하다 말하는 이현의 목소리에는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이미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 채우와는 대조적인 얼굴이었다. 그야말로 신과 신도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그것이 비록 만들어진 신이라고 하더라도 믿는 자 앞에서 그 신은 진실된 신이었다.

"으흑..."

"그러니 내가 형을 가져줄게. 형은 그냥 지금처럼, 나만 원하면 돼. 쉽지?"

이현의 손이 머리를 쓸어 넘기곤 이내 이마에 입을 가볍게 맞춰주었다. 사랑한다는 말은 아니었다. 소유하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그냥 지금처럼 있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믿을 수 없는 말이었다. 채우에게 이현을 원하는 것은 쉼 쉬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었다. 그냥 당연하게 살아있으면 자신을 소유해 주겠다고 하는 이현은 채우에게 있어 다정한 신이나 다름없었다.

point 2 줄거리

기: 16살 채우는 10살의 이현을 만난다. 채우는 무기력하고 무관심한 세상에, 단 하나에 아름답고 찬란한 존재를 발견한다. 그 후 채우는 오로지 이현에게만 집착하며 가까이 지낸다. 이성적 애정이나 형제의 우애로 설명할 수 없는 맹목적인 관계였지만, 이현의 친누나 우현을 제외하고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나마 우현마저 성인이 되어 독립하면서, 채우와 이현의 이런 관계를 계속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23살의 이현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

승: 채우는 이현에게 최면을 통해,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이전처럼 자신만을 바라보도록 암시를 건다. 하지만, 최면 중 이현과 키스하게 되고, 채우는 성적 쾌락에 빠져든다. 채우는 완벽한 생명체인 이현의 온몸을 핥고, 이현에게 하인처럼 복종하면서, 사랑을 구걸한다. 그리고, 최면에 깨어난 이현과는 일상적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성애의 열락에 들뜬 몸은, 최면이라는 무기를 얻어, 점점 깊은 쾌락의 늪으로 빠지기만한다.

전: 채우는 최면에 걸린 이현과 섹스를 하며, 완벽한 피조물을 받아들이는 황홀감에 느낀다. 그 뒤 채우는 기구를 사용한 야외 섹스부터, BDSM, 여장 코스튬 섹스까지, 다양한 섹스를 시도한다. 그리고 암시에 걸린 이현 역시, 채우에 대한 집착이 점점 심해진다. 한편, 채우는 이현에게 최면을 걸고 섹스하는 것에 중독돼 그만두지 못하면서도, 완벽한 이현을 망가트리고 있다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결: 채우는 이런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 최면상태의 이현에게 죽을 것처럼 때려달라고 요청한다. 늘 암시에 따르던 이현은, 채우에게 못한다고 말한다. 그날 이후 이현을 만나지 않은 채우는 이 비정상적인 관계를 끝내기로 결심하고, 마지막으로 이현에게 최면을 걸고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자 한다. 하지만, 우현에 의해 실패하고, 이현이 최면에 걸린 적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채우를 소유하겠다는 이현에게, 채우는 기꺼이 자신을 내어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드디어 호!박!곰!

하드코어의 명가, 호박곰님의 작품을 드디어 리뷰하게 되었네요! 두둥! 진지충의 Review로 하드코어를 써봐야지~ 생각했을 때, 당연히 호박곰님 작품을 먼저 떠올렸지만, 결국 망태기님의 '욕망 형제'를 썼었죠. 그 이유는 호박곰님의 작품에 지뢰가 많기 때문이었어요. 그 리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하드코어 작품 선택의 최대 난제는, 바로 호불호와 개취가 지나치게 강한 '지뢰요소'를 잘 가려내는 것입니다.

호박곰님 작품의 총체적 지뢰요소 활용(?)은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가장 대표적인 지뢰요소는 '자보드립'입니다. 핥고, 먹고, 맞는 것은 당연하고, 에그나 요도 플래그 같은 기구 사용이나, 처녀드립도 있어요. 장내배설은 없는, 배설 플레이는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것이 10만 자, 단 한 권에 모두 담겨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중 나의 지뢰가 없다면, 제대로 된 하드코어물을 즐기 실 수 있습니다. 하드코어의 매력은 비일상적이고 특이한 소재를, 자극적이고 빻빻한 빨간맛으로 읽을 수 있다는 거예요. 씁쓸한 현실을 반추하게 되는 피폐는 싫지만 빨간맛은 좋다!라고 생각하신다면, It's 따뜻한 쓰레기통 time!

'만들어진 신'은 L이 꼭 필요한 독자나 스토리가 중요한 독자에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을 듯합니다. 일단, 채우가 최면을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장면에서, 이현이 최면에 안 걸렸다는 결말이 예상됩니다. 그러면, 최면에 걸리지 않은 이현과의 대화와 최면에 걸린 이현과의 대화를 보고, 이현이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죠. 결국, 최면이라는 설정은 더 이상 배덕감을 제공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채우의 감정 변화선을 따라가보면 매우 흥미롭습니다. 채우는 무기력, 무관심, 무반응의 정서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의 부모도 이상하다고 여기고 있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로 맺지 못하고 살았죠. 그런 채우의 눈에, 처음으로 심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완벽한 피조물이 나타납니다. 그건 나르시스가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나르시시즘을 느꼈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자신 이외의 존재를 하등하게 여기던 채우에게, 자신보다 우월한 절대자가 등장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이현이 여자친구가 생기고 나서 느끼는 채우의 절박함은, 사랑을 빼앗긴 고통이라기보다는 완벽한 존재의 훼손 혹은 이현을 만나기 전 무채색의 세계로의 회귀였을지도 모릅니다. 채우가 바란 것은, 이전처럼 '나만의 이현'으로 돌리는 일뿐이었어요. 하지만, 암시에 걸린 이현과 키스를 하게 되고, 채우의 성욕은 깨어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키스만 했다는 이현의 말을 듣고, 입술 이외 이현의 '처음'을 가지고 싶은 욕망을 느낍니다.

그래서 채우는 이현의 몸을 핥고, 타인이라면 더럽다고 생각하는 행동들조차도 쾌락을 느낍니다. 그리고, 이현의 첫 섹스를 선점하기 위해 준비하면서, 스스로의 성감대를 키우죠. 최면이라는 베일 아래 채우의 시도는 점점 과감해지고, 이에 비례해서 현실 속 이현을 보는 죄책감과 괴리감도 커지기만 해요. 결국, 채우는 이 중독을 끊어내기 위해, 죽을 만큼의 고통과 공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최면에 걸린 이현에게 폭행을 요구해요.

물론, 나름 반전이지만 반전스럽지 않게도, 이현은 암시에 걸린 상태에서도 채우의 요청을 거부합니다. 또, 자신에게서 도망가려는, 최면 아래 가감 없이 드러낸 날것의 욕구를 끊어내려는, 채우를 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이현이 채우의 어설픈 연기에 동참해 준 동기는 채우의 절실함이었지만, 이현 역시 채우에 대한 지독한 소유욕에 중독되어 있는 상태였으니까요.

채우는 '완벽한 예술품'인 이현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현이 채우를 사랑하는가?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단호하게 아니라고도, 기라고도 대답하긴 힘들 것 같아요. 채우는 소설의 마지막에서, 이현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은 없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그저 이현의 사랑과 자신의 사랑이 결이 다를 뿐이라고 단정합니다.

만약, 이성에 대한 순수한 애정만이 사랑이라고 한다면, 채우와 이현은 '사랑'없는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채우의 사랑은 신에 대한 경외적 사랑이었고, 이현은 자신의 것에 대한 독점적 사랑일 테니 말이죠. 하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보지 않으면 살 수 없고, 같이 있으면 쉴세 없이 요동치는, 심리적 울림이라고 한다면, 두 사람은 격정적 사랑을 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피폐든 하드코어든, 마지막은 달달이길 바라는 독자의 희망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장르든 사랑이 넘치는 알콩달콩 외전이 사랑받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만들어진 신'에 다정한 이현이 채우와 상량한 섹스를 한다면, 그것대로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드코어의 묘미는,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길 주저하는 음습한 욕구를, 비틀어진 주인공을 통해 엿보여주는 거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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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토가와 요우스케, 시마의 새로운 상사였다. 냄새나고 껄렁대는 토가와와 시마는 잘 맞지 않았다. 하지만, 시마는 자주 토가와를 눈으로 좇고 있었고, 토가와는 그런 시마의 시선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날, 회사 회식에서 술을 먹은 토가와는 시마를 집으로 데리고 가고, 두 사람은 뜨밤을 보낸다.

승: 시마는 과거 상사였던 연인이 결혼을 하면서 이직을 결정하게 됐다. 노멀이었던 그는 시마를 사랑하면서도, 남자를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회사에 둘의 관계가 밝혀지자 이를 부정하고자 시마를 매도하고 괴롭혔다. 토가와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죽은 후, 어머니는 불을 지르고 동생이 이에 휩쓸려 죽는다. 그 후 출소한 어머니가 자살을 하면서, 토가와는 혼자가 되었다. 한편, 두 사람은 그날 이후 틈날 때마다 섹스를 하는 사이가 된다.

전: 시마는 또 상사를 사랑하게 되었고, 아이와 가족을 원하는 그가 곧 자신에게 질릴 것을 무서워한다. 반면, 토가와는 시마의 불안을 알면서, 시마에 대한 마음을 굳힌다. 토가와는 승진과 함께 교토에 있는 본사로 발령이 나고, 시마에게 그 사실을 알리며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시마는 과거 상처와 가족에 대한 동경을 가진 토가와가, 언젠가 가족을 만들 수 없는 두 사람의 관계로 인해 좌절할 거라고 생각한다. 시마는 토가와를 거절한다.

결: 이별 후 토가와는 교토로 떠나고, 시마는 남는다. 그리고 시마는 과거처럼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서, 토가와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마는 교토로 토가와를 찾아가고, 토가와에게 진심을 고백한다. 시마와 토가와는 연인이 되어 장거리 연애를 이어간다. 시마는 행복을 느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과거로부터

요네다 코우님의 감정묘사는 담담하면서 깊습니다. 고요한 호수에 깊은 심연같이 무겁고 차가우면서도, 역설적이게 따뜻하고 다정한 작품들이죠.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은 연작 작품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에 오노다를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작품보다는 좀 더 밀도 높은 감성의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알프레드 아들러는 현재 상태의 원인을 과거에서 찾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반기를 들며, 사람은 과거와 무관하게 스스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다는 목적론적 이론을 펼쳤죠. 뭔가, 리뷰의 장르가 바뀐 듯... 어쨌든, 아들러의 이런 주장은 발표 당시보다 오히려 현대에 들어 주목을 받는 듯 합니다. 그만큼, 이 시대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절실하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사람이 과거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존재라 하더라도, 누구나 그만큼 강하지는 않습니다.

토가와는 어머니가 동반자살을 위해 불을 지르고, 출소 이후에도 자신을 버리고 자살해버린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키워드에 주눅 들지 않고, 담담하고 쿨하게 일상을 살아가죠. 그의 상사가 말했듯이, 강한 사람입니다.

반면, 시마는 그렇게 강하지 못합니다. 과거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사랑해서 괴로워하고 비관했던 일을 기억합니다. 자신을 배신하고 결혼할뿐더러,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이 나자마자 시마를 박대하며 스스로의 안위를 챙겼지만, 시마는 그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시마에게 이 고통의 원인은 그 사람의 나약함이나 외도가 아니었으니까요. 자신의 성별과 사랑이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마는 그로부터 도망칩니다. 그리고 새로운 회사에서 또 사랑에 빠집니다. 토가와는 그 사람이 아니었고,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시마는 앞으로 나아가길 주저합니다. 그것은 시마가 '몰라서'라기보다는 '무서웠기' 때문이었죠.

간혹, 멘탈이 강한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누구든 힘든 건 마찬가지다.' '그렇게 약한 정신으로는 살 수 없다.'라고요.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회복력의 문제는 논외로 두죠.

선택 없이, 태어날 때부터 약한 신체를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있습니다. 똑같이 손이 베어도, 일반인이 일주일 만에 아문다면, 약한 몸은 한 달은 지나야 나아요. 그건 단순히, 완치의 기간을 이미 하는 것이 아니라, 벌어진 상처를 매분 매초 느껴야 하는 고통의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것을 의미해요. 당연히, 약한 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일반인보다 상처를 두려워하고, 피하게 되죠. 그건, 의지력이 약하기 때문이 아니라, 타고난 내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마는 가족으로 인해 토가와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알고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토가와에게 가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를 좋아하는 토가와가 가족을 만들어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과거의 상처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이라고 믿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토가와이기에, 언젠가 이 이유로 시마를 부정했을 때, 시마는 버텨 낼 자신이 없었어요. 토가와가 그 사실을 깨닫는 동안 시한부 사랑을 하기엔, 그 뒤에 이별이 너무도 무서웠죠. 그건, 시마에게 학습된 공포였으니까요.

시마는 그렇게 사랑하는 토가와와 이별합니다. 토가와가 떠나고, 남은 시마는 토가와의 마지막 말을 떠올립니다. 그제서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인지해요.

시마는 토가와의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자신과 이별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토가와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과거를 원인으로 시마와 이별하게 된 거였어요. 토가와에게 너무도 아팠지만 이겨내야만 했던 '과거'라는 것을, 잔인하게도 사랑을 잃어버리는 장애로 만든 것이죠. 시마는 자신과 토가와를 불행하게 만든 과거로부터의 전언이, '멈춰라.'가 아니라 '나아가라.'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설사 다시 반복되더라도, 시마는 토가와를 사랑하기로 결심해요.

현실이 바닥이라고 생각했는데, 더 깊은 바닥이 미래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현재가 동틀녘일수도 있습니다. 시마와 토가와의 장거리 연애는 생각보다 설레고, 순탄하게 흘러갔죠. 사랑이 아프기만 했던 시마는, 사랑으로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강한 사람도 아픕니다. 어떤 사람이든 아픔을 당연히 여기면 안되겠죠. 하지만, 양악 수술을 하고 일주일 만에 식욕을 불태우는 괴물 같은 회복력이 있는 반면에, 평생을 후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후자의 고통이 엄살도 아니고, 정신력 문제로 폄하되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아파 줄 수 있는 사림이 없으니, 어차피 아픔은 본인의 몫일 테니까요.

다만, 이해해 줄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해 줄 수 있다면, 함께 이겨나갈 방법도 강구해 줄 수 있겠죠. 나아가, 방법을 찾아 줄 수 있다면, 함께 행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제야 비로소, '과거는 미래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아직까지 아픈 과거로부터 전언을 생각합니다. 빨리 깨달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계속 아파라!'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9/05 - [BL 만화] - [현대물/리맨물] 요네다 코우 -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현대물/리맨물] 요네다 코우 -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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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모드

출간일: 2018.03.05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폐하께서 용왕이 아니고, 제가 용왕비가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겁니다. 아니, 만났더라고 하더라도 친구가 되었을 겁니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큰, 귀엽지 않은 사내에게 어찌 연심을 품겠습니까. 전 이렇게 만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시얀은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는 자신이 우스웠다. 반편이 왕족으로 태어나 온갖 구박을 받고 자라면서 이렇게 태어나지 않았기를 얼마나 바랐던가. 그런데도 지금은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랑한다고 고백을 받고, 또 그런 그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하면서 끌어안을 수 있어서 눈물이 날 만큼 기쁘니 말이다.

point 2 줄거리

기: 치엔리운 왕세자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기녀인 어머니와 불길한 검은 머리를 타고난 반편이 왕족 세시얀은, 로말쉰에서 차별을 받으며 궁핍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붉은 사막 너머에 국가 랑쿤이 로말쉰의 요충지 유스투안을 공격하고 점령한다. 랑쿤은 유스투안의 반환 조건으로 국혼을 요구하고, 그 대상으로 세시얀을 지목한다. 로말쉰은 치욕스러운 조건이지만 거부하지 못하고, 세시얀은 자예린 한 명만을 데리고 이국의 왕비로 팔려간다.

승: 세시얀은 무리한 일정을 강행하며 제대로 된 설명도 없는 호위대장에게 폭발하고, 랑쿤에 도착해서야 그가 왕인 슈카이란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용의 나라 랑쿤은, 호수에 깃든 용이 선택한 용왕비가 없으면 비가 내리지 않는다. 세시얀과 슈카이란이 혼례를 올리자, 3년간 비가 내리지 않은 랑쿤에 단비가 내린다. 로말쉰에서 냉대 받던 세시얀은 랑쿤에서는 너무도 귀한 사람이었고, 만인의 호의 속에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전: 슈카이란과 세시얀은 랑쿤의 평화를 위해 서로를 이해하고 좋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 결실로 부부다운 관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슈카이란은 세시얀에게 숨기는 것이 많았고, 세시얀은 그 점이 늘 불만이었다. 한편, 로말쉰은 남자로서 타국의 왕비가 된 세시얀이 수치라며 자살을 종용하는 사신을 보내고, 슈카이란은 상처 입은 세시얀을 위로하고 보호한다. 로말쉰은 자살을 거부한 세시얀을 죽이기 위해 계략을 세우고, 두 사람은 위기에 빠진다.

결: 미래를 보는 보석안을 가진 세시얀은 슈카이란이 절규하는 모습을 보고 알려주지만, 슈카이란은 또 설명 없이 세시얀의 조언을 무시한 채 궁을 비우고, 그 틈을 노린 암살자를 피해 달아나던 세시얀은 오른손을 잃는다. 한편, 세시얀이 죽었다고 생각한 슈카이란은 용의 본신으로 폭주하고, 그런 슈카이란을 세시얀은 따뜻하게 안아준다. 슈카이란은 세시얀을 위험에 몰아넣은 로말쉰과 전쟁을 하고, 승전보를 울린다. 그리고, 용신은 세시얀의 오른손을 돌려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어른들을 위한 동화

불면증을 앓은지도 제법 시간이 지난 것 같습니다. 소싯적 머리만 대면 기절하는 능력으로 많이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던 것 같은데 말이죠. 숙면 도우미들은 많지만, 제가 애용하는 것은 수면유도제도 라벤더 티도 아닌 바로, 이 책 '꿈꾸는 용이 잠든 나라'입니다. 지루하다고 이해하시면 안 됩니다. 좋은 꿈을 가져다줄 것 같은, 포근한 이야기거든요! 누워 읽다 보면 소록소록 잠에 빠져들어요.

'꿈꾸는 용이 잠든 나라'는 꿈과 희망을 보여주는 예쁜 동화도 아니고, 현실의 이면을 풍자한 신랄한 글도 아닙니다. 비정한 환경에, 현실적 이득을 계기로, 눈치 보고 노력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예요. 다만, 색골 오골계가 사과 덕후이고, 용왕비가 용왕에게 원펀치를 날려요. 태양신에게 받은 보석안으로 미래를 보고, 손짓으로 만든 태양신의 화살을 쏘며, 절대 무적 신체를 가지고 있는 용왕이 나오죠. 그래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는 표현이 제일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세시얀의 아버지는 비극적 죽음을 맞고, 어머니에게 한 아버지의 언약을 지켜지지 못해요. 천한 신분의 어머니는 왕족의 아이인 세시얀을 낳습니다. 하지만, 세시얀은 불길한 검은 머리와, 신성한 보석안을 가지고 태어나죠. 혼란과 갈등은 있었지만, 세시얀은 왕족으로 인정받고 로말쉰 왕자에게 입양됩니다. 그리고, 그 전날 증인 없는 사고로 어머니는 죽어요. 그 후, 떼쟁이 공주에 의해 세시얀의 출생이 폭로되면서, 반편이 왕족으로 조롱당하며 삽니다.

세시얀은 로말쉰 왕국의 계륵이었고, 그래서 왕족이었지만 가난하고, 똑똑하고 아름다웠지만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는 허락되지 않았죠. 심지어, 세시얀이 국익을 위해 타국에 팔려 국혼을 맺을 때도, 로말쉰 왕은 세시얀을 비난하고 상처 줘요. 랑쿤의 왕비가 된 이후에도, 스스로 자진하라며 여러 번 단도를 보냅니다.

세시얀은 스스로 태생을 선택한 적이 없고, 미움받을 행동을 저지른 적도 없지만, 불길하고 수치스러운 존재가 되어버렸어요. 그리고, 자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슈카이란도, 세시얀이란 사람이 아니라 비를 내리는 용왕비가 필요했던 거였죠. 슈카이란이 세시얀에게 친절하고 상냥한 것은, 사과농장의 풍작을 바라고, 랑쿤의 평강과 안녕이 간절했기 때문이었어요.

그 자체로 귀한 존재, 운명 같은 사람을 만나 일편단심 연심을 받고, 노력하면 끝내 인정받고 살 수 있는 세계! 아이들에겐 동화 속 현실, 어른들에겐 현실 속 동화죠. 어쩌면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고 싶은 어른들의 마음은, 그 유통기간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치열한 행복이 삭막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시얀은 랑쿤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적인 이유가 비 때문인 것을 알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합니다. 계기는 이득이라도, 세시얀이 얼마나 현명한고 귀여운지 알게 된 사람들은, 어느 순간 용왕비가 아닌 세시얀을 좋아해요.

슈카이란은 용왕비가 랑쿤을 버릴까봐, 많은 것들을 숨깁니다. 알을 낳아야 한다는 것도, 용신의 가호를 받은 괴물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말이에요. 또,

슈카이란은 연애 경험이 많았고, 세시얀은 외롭고 차별받으며 자랐으니, 굉장히 쉽게 꼬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시얀이 바란 건 크리스탈 성과 황금 드레스가 아니었고, 신뢰와 진실이었어요. 사람은 쉽지 않고, 사랑하기는 더 쉽지 않아요. 세시얀과 슈카이란은, 서로 맞춰가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세시얀은 아플 정도로 강력하게 느껴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경험해요.

세시얀과 슈카이란은 완벽한 용왕비와 용왕이 아니었고, 그들 주변의 사람들 역시 내기를 하고, 질투하고, 실수하며,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따뜻한 볕처럼 머릿속에서 그려지며, 나른한 기분이 들어요. 분명 이 세계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친구의 연애담처럼 저 세상의 이야기도 아니죠. 물론, 왕자님이 엑스칼리버를 뽑고 마왕을 무찌르고 공주를 구하는, 화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색골 오골계는 겁이 많습니다.

그 페이지를 한 장 한 장 넘기면, 계단을 밟아 수면에 세계로 내려가는 것 같아요. 그 끝에는 랑쿤의 일상이 있을 것 같은...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꿈을 꾼 적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꿈꾸게 된다면, 용왕과 용왕비의 동침 내기판이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결론을 알고 있고, 판돈은 크니, 그곳에라도 부자가 되지 않을까요? 어른의 해석법이라고 구차한 변명을 첨언해 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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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체셔

출간일: 2019.03.05

분량: 본편 1권 + 외전1권

 

 

 

 

 

 

 

point 1 책갈피

"거래에 공정한 게 어디 있어요. 결국은 어느 한쪽이 이득을 보고 손해를 보기 마련인데요. 플러스마이너스 계산하면 50:50이 정확하게 딱 떨어지진 않겠죠."

과거의 어수룩한 윤은환으로선 흉내 내기도 힘든 말이었다. 윤사장과 함께 지낸 2년 동안 손익 계산에 대해 철저하게 배울 수 있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것을 윤 사장이 직접 가르쳐줬다. 손해 보지 않는 행동이 무엇인지를.

"근데 우리 관계는 내가 더 이득인 거 같은데. 아닌가요? 사장님 사랑도, 돈도, 이 큰 자지도 다 내 거잖아요."

해사하게 웃는 은환이 발칙하고도 귀여워서 윤 사장은 크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여우 같은 거."

"연예계에서 여우같이 굴라고 가르쳐준 건 사장님이면서."

"사장님 소리 계속할 거야?"

"음, 여보."

"그래, 그게 더 잘 어울려."

윤 사장이 쪽, 은환의 입술에 키스를 해주었다. 은환은 제 입술을 핥는 혀를 입 벌려 맞이해주었다. 달콤한 키스를 주고받는 동안 몸 안으로 파고드는 거대한 성기의 묵직함에 신음했다.

"깼으니 한 번만 하고 자자."

이 관계를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은환과 달리, 윤 사장은 자신이 이득이라고 믿었다. 수십 년을 살면서 채울 수 없는 외로움과 결핍을 채워준 사람. 저보다 열다섯 살 넘게 어리고, 예쁘고, 귀엽고, 저만 바라보며 사랑해 주는 사람. 이런 귀한 선물 같은 사람을 얻었으니 말이다.

두 사람에게 공정거래는 없었다.

서로가 자신이 더 이득인 불공정 거래라 생각하는 철없는 연인이었다.

point 2 줄거리

기: 시그니처 엔터테인먼드의 신인 보이그룹 '데빌 보이즈', 총 8명의 멤버 중 성인인 은환, 재경, 형민, 태민 4명은 함께 숙소 생활을 한다. 그중, 어릴 때 가족과 친구를 잃고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 낮은 자존감 지니게 된, 예쁜 은환은 성욕의 대상이 되었다. 형민과 재경은 욕구 때문에, 태민은 애정 때문에, 은환을 성추행 해왔고, 순진한 은환은 그를 인지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태민은 술을 먹고 은환과 섹스를 하고, 이를 계기로 이들의 묵시적 균형은 깨진다.

승: 형민과 재경도 은환을 구슬려 섹스를 한다. 한편, 은환은 연이은 멤버들과의 섹스를 통해, 쾌락을 느끼고 결핍된 애정을 충전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세 사람이 은환을 두고 난교를 버리는 장면을 매니저 박실장에게 들키고, 박실장은 은환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은환은 세 사람과의 섹스를 좋아하고 있었다. 이를 본 박실장은 채권자 윤영택과의 스폰을 은환에게 제안한다.

전: 순진한 은환은 박실장의 아전인수식 설득에 넘어가, 그 제안을 수락한다. 그리고, 은환은 박실장에게 스폰서를 만족시킬 섹스 기술을 알려 달라고 부탁하고, 박실장은 은환의 맛에, 은환은 멤버들과 다른 박실장의 대물에 빠진다. 그 후, 은환은 윤사장을 만난다. 윤사장은 예쁘지만 비실거리는 은환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한번 은환을 맛본 뒤로는 중독된다. 은환 역시, 속궁합이 최고인 윤사장과의 섹스를 잊지 못해, 먼저 윤사장을 찾아간다.

결: 몸이 달은 두 사람의 스폰 관계는 순항을 타고, 윤사장은 회사의 부채 상환 기간을 연장해 주고 은환에게 좋은 일감을 몰아줬다. 원래 예쁜 데다, 색기까지 절정에 오른 은환은 연예계에 탄탄한 입지를 쌓게 된다. 한편, 자연스레 멤버들과의 관계는 정리되고, 윤사장에 대한 은환의 감정은 깊어진다. 자존감이 낮은 은환은 다소 삽질하지만, 윤사장은 은환의 마음을 눈치챌 뿐만 아니라 은환과 같은 마음이 되고, 두 사람은 스폰을 그만두고 연인이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다공일수의 묘~미~

다공일수! 문자 그대로라면 여러 명의 공이 한 명의 수와 관계하는 것이긴 한데... 수가 1번 공과 연애하다가 2번 공으로 갈아타는 것, 또는 수가 1번 공과 연애하고 있는데 뒤에서 몰래 2번 공이랑 바람피우는 것을 다공일수라고 하긴 좀 애매합니다. 전자는 수가 섭공과 이루어진 경우고, 후자는 수가 양다리를 걸쳤다고 하죠. 물론, 사전적 정의는 없습니다. 키워드는 자의적이고 주관적이니, 전자나 후자를 '다공일수'라 부른다고 해서, 사기다!라고 할 순 없을 겁니다.

하지만, 역키잡이라고 해서 봤더니, 그저 연하공 연상수이 있을 뿐 키우고 말고 할 것이 없는 관계일 때, 느끼는 배신감이 있어요. 맡겨 놓은 배덕감 찾으러 같더니...네, 당했다!싶어요. 기대와 실망을 반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다공일수는 수가 공들의 시기와 부정에도 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거나, 수와 공들이 애당초 모럴 리스한 설정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L이 없는 피폐나 하드코어와 자주 어울리는 듯 해요. 또, 공들 간에 관계 설정이 일반적이지 않다 보니, 공이 단 둘인 이공일수나 다공인 경우도 피상적 난교로 끝나서 제대로 된 관계 설정이 없기도 합니다. 내용 없는 씬들의 향연으로 점철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잘 쓰기 쉽지 않은 키워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불공정 거래'는 정말 키워드에 충실한 소설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맛있는 다공일수물을 본 것 같아요.

'불공정 거래'에는 무려 5명의 공이 나옵니다. 모두 각각의 이유로 수와 관계를 맺죠. 물론, 백치 같은 수를 오랫동안 유린하고 희롱했다는 점에서 강압적 묘사와 준강간적 해석이 가능한 씬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공정 거래'가 피폐의 색이 짙지 않은 이유는, 결국 수가 그 공들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불공정 거래로 시작된 관계가 공정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은환은 10대에 가족을 잃고, 함께 연습생으로 들어온 친구가 사고로 죽게 되면서, 애정결핍을 앓고 우울증 치료도 받아요. 멤버들은 은환의 위태로운 상태를 이해하면서도, 예쁜 은환을 보면서 치솟는 성욕을 이기지 못합니다. 결국, 잠들거나 술 취한 은환을 유린하는 영상을 찍어 서로 공유하면서, 아슬아슬한 마음을 다스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은환과 단둘이 남게 된 태민은 은환과 첫 섹스를 하게 되고, 은환은 이것이 무슨 행위인 줄도 모르면서, 자신을 좋아하는 감정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태민을 거절하고 싶지 않아 받아들입니다.

태민이 선수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 멤버들은, 그간 참아왔던 봉인을 해제하죠. 방송에 서툰 은환을 벌주기 위해 형민은 스패킹과 폭력적 정사를, 그저 은환이 너무 예쁘고 꼴린 재경은 성욕에 충실한 정사를 치루죠. 물론, 중간 중간 형이 좋아 죽겠다는 태민과의 간질간질한 정사도, 넷이 함께 하는 그룹섹스합니다. 그리고, 은환은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섹스가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욕망에 첫 맛에 취해요.

그 뒤, 그 장면을 본 박실장은 멤버들과 은환을 격리합니다. '데빌 보이즈' 이전에 말아 먹은 그룹이 둘 있었던 회사는, '데빌 보이즈'의 성공에도 부채를 감당하지 못했고, 그러던 중 멤버들과 섹스가 좋다며 숙소로 돌아가겠다는 은환을 보며, 박실장은 채권자인 유 사장에게 은환을 성 상납할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은환에게는 그 스폰이 '정당한 거래'라고 설득하죠.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섹스를 해왔던 은환은, 거래로서의 섹스를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실장에게 거래할만한 섹스 기술을 알려달라고 요청합니다.

스폰을 제의해 놓고도, 박실장은 여러모로 복잡한 심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빚의 압박은 너무 컸고, 알려 주는 데로 잘 따라오는 은환을 보며 정줄을 놓습니다. 은환 역시, 지금까지의 섹스를 시시하게 느낄 만큼 노련한 어른의 섹스에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은환의 애정결핍을 충족하기 위한 멤버들과의 정사는, 섹스 자체의 쾌락을 즐기기 위한 정사로 서서히 변질됩니다. 그리고, 멤버들이 원할 때 응하던 은환이, 먼저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즐기기 시작합니다. 그 후로 은환은 공들과의 관계에서 칼자루를 쥐게 됩니다.

윤사장과의 스폰 역시 그렇게 흘러가요. 여자의 몸도 아니면서 튼튼하지도 않을 것 같은, 가녀린 은환을 보며 불만족했던 윤사장은 단 한 번만에 은환에게 제대로 낚입니다. 윤사장은 은환에게 무한정 다정해지고, 은환은 실장보다 크고 테크니컬 한 윤사장을 1등이라고 생각해요. 은환에게 애정과 욕구를 모두 만족시켜주는 윤사장을 사랑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죠. 단지, 은환도, 윤사장도, 그냥 몸 궁합이 좋아서 이렇게까지 사랑하게 될 수 있나?라는 감정적 개연성은 좀 부족한 점이 아쉬워요. 둘 사이에 사랑을 확신할 만한 갈등이나 계기가 있었다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개척지인 은환은, 본인의 선택 없이 쾌락의 맛을 알면서 요부로 변합니다. 외전은 윤사장의 출장으로, 장기간 섹스를 하지 못한 은환이 박실장을 꼬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본편이 은환은 윤사장과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알콩달콩 산다는 것으로 마무리 됐는데, 외전에서 이것이 뭐 하는 짓이냐? 당황한 독자들도 제법 되더라고요. 물론, 박실장이 아니라 윤사장이 나왔다면 더 좋았겠지만, 하지만 저는 이것이 다공일수의 묘미가 아닌가 싶어요.

다공일수는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은환은 윤사장을 매우 사랑하지만, 다공일수의 수가 공들에게 원하는 것은 단순히 애정과 애정의 표현으로서의 정사는 아닙니다. 각각의 공들이 수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다르고, 수가 그들로부터 얻고자 하는 바도 다양하죠. 욕심쟁이에 난잡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일반적이지 않음이 주는 맛이 있습니다. 가상세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위험한 상상의 맛이랄까요. 게다가 '불공정 거래'는 거기에 달달함이라는 덤도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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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넥스큐브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point 2 줄거리

기: 오오지 유즈루는 처음으로 담임선생님이 되었다. 대망의 입학식, 하지만 오오지는 상담사 야스미 키미히코를 발견하고 놀란다. 오오지는 고등학교 때 힘든 사춘기를 보냈고, 그때 학교 상담사로서 도움을 주었던 사람이 바로 야스미였다. 오오지는 당시 야스미에게 고백하지만, 정중히 거절당했다. 한편, 당황하는 오오지와 다르게, 야스미는 처음 본 사람처럼 웃으며 인사하고, 서글서글하게 대해준다.

승: 오오지는 그런 야스미를 의식하지 않으려하지만,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오오지는 야스미가 신경 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오오지는 몸이 약한 알파 학생을 상냥하게 상담해 주고, 그 모습을 본 야스미는 오오지를 칭찬한다. 오오지는 야스미를 또 좋아할 것 같은 위기(?)에 처한다. 그날 이후 야스마와 오오지는 좀 더 편하게 대화하는 사이가 된다. 그리고, 학교 회식 날, 오오지와 야스미는 단둘이 2차를 가고, 야스미는 학생이었던 오오지를 기억한다고 말한다.

전: 그리고 다음 날 오오지는 야스미의 집에서 눈을 뜬다. 술에 취한 오오지를 야스미가 집으로 데리고 온 것이다. 오오지는 야스미에게 신세 진 사례로 저녁을 대접하고자 하지만, 야스미는 계속 약속을 미룬다. 한편, 한 오메가 학생의 갑작스러운 발정기에, 알파인 오오지가 그 페로몬에 휘말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오오지는 정신을 차리고 응급처치 했지만, 잘못된 대응방법에 대해 주의를 받고 낙담한다. 야스미는 그런 오오지를 위로한다.

결: 오오지는 야스미에 대한 애정을 인정한다. 그리고, 운동회날 체육관에서 뒷정리를 함께 하던 야스미는 오오지에게 고백하면서, 오오지가 야스미를 찼었다고 말한다. 당황한 오오지, 회식날 2차에서 술에 취한 오오지는 야스미를 좋아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던 것이었다. 오오지는 야스미와 오해를 풀고, 다시 한번 진심을 다해 고백한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되어, 좋은 동료들과, 평온한 일상을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선생님이 필요해요!

멘토-멘티가 유행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많은 조직에서, '배울만한 사람'과 '배우고 싶은 사람'을 짝지어줬죠. 단순한 지식 전달자가 아닌, 고민을 나누고 삶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정말 멘토다운 멘토를 만난다는 건 힘든 일이에요. 그냥 밥 사주는 사람과 얻어먹는 사람 혹은 인맥 확장을 모임으로 변질되기 쉽죠. 그래서 그런지, 근래는 그때만큼 많이 쓰이지는 않는 듯해요.

잔소리는 아직도 너무 싫고, 도움이라고 하더라도 간섭받는 건 유쾌하지 않습니다. '알아서 할게!'는 '바빠!' 만큼이나 많이 쓰는 입버릇이에요. 그래도, 가끔은 선생님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답을 제시해 주지 않아도, 그저 함께 대화하는 것만으로 혜안을 던져주는, 그런 선생님이요.

'선생님의 선생님'은 매우 잔잔한 일상물입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인 오오지가, 선생님의 선생님인 야스미를 만나 연인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L의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아요. 오오지는 혼란스러웠던 학창 시절 야스미를 만나 마음의 안정을 얻었어요. 오오지는 야스미를 좋아하게 되고, 고백하지만 차입니다. 그리고, 그때 좋아했던 마음이, 환자가 치료자에게 호감이나 애정을 느끼는 '전이성 연애'라고 판단해요.

하지만, 오오지는 입학식 강단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야스미를 보며, 떨림을 느낍니다. 그 뒤, 눈으로 열심히 야스미를 쫓으며, 야스미가 학교에 오는 요일을 기다려요. 누가 봐도 사랑이지만, 오오지는 학생 때 고백을 하지 않았다면, 야스미와의 인연이 그렇게 끝나지 않았을 거라고 후회하고 있었죠. 그래서 이 감정을 무시하려 합니다. 이건 결코 사랑이 아니라고요.

그렇게 다짐에 다짐하는 동안 훈련이 되어 있었는지, 술을 먹고 야스미에게도 똑같은 다짐의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야스미는 고백하기도 전에 차이는 경험을 하죠. 다행히, 오오지는 너무 멀리 돌아가지 않고, 그 감정을 인정합니다. 오오지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있었으니까요. 착각이 아니라 사랑이야!라고 알려주는 연인 말이에요.

초등학교, 활기찬 아이들로 북적이는 공간이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고민과 혼란이 산재해 있습니다. 아이들은 알파, 오메가, 베타로 스스로를 규정짓고 주눅 들곤 하죠.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좋은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세상을 보는 길잡이가 간절하죠. 어쩌면, 평생을 차별받아야만 하는 형질에 속박되지 않고, 그 자체로서 자신을 받아들이기 위해, 바르게 보는 법을 익혀야 하니까요. 선생님들은 그 사명을 안고 노력하지만, 선생님도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서로의 동료가 되어주고, 서로의 선생님이 되어 줍니다. 어쩌면, '선생님의 선생님'은 학생들 보다, 더 열심히 배우는 선생님들의 이야기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택할 일은 너무나 많고, 쿨하게 굴기엔 이미 미뤄 놓은 책임들도 어깨에 잔뜩 얹어져 있어요. 이럴 때, 정답지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세상엔 고민하는 사람만 가득하고 정답지는 없습니다. 진리는 늘 냉혹한 법이죠. 선생님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필요해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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