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실점

작가: 무공진

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7.01.20

분량: 본편 5권 + 외전 1권 

 

 

 

 

 

 

 

 

#point 1 한 줄

 

 

정말 많이 좋아하는 거면 그건 사랑하는 걸까. 이준은 스치듯 생각하며 작게 웃었다. 그래도 그건 조금 더 아껴 놨다가 말해야지. 지금은 말고. 나중에 최 전무도 나 좋아고 하면. 그때 사실은 전부터 사랑했다고 말해야지. 이준은 그의 손을 힘없이 잡으며 깊은 잠에 빠졌다.

 

 

 

#point 2 줄거리

 

 

기: 배우 강이준은 HS 자동차  CF 모델로서 섭외를 받고  HS 자동차 전무 최태한과 미팅에 참석한다. 둘만, 호텔에서, 진행하는 미팅, 최태한은 강이준의 미국 유학시절 불법행위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빚과 소속사 계약이 남아있던 이준은 먼저 파트너를 제안하고 태한과 스폰관계가 된다. 이준은 태한이 마련해 준 집과 차, 일정에 따라 통제되며 생활한다. 

 

승: 하지만, 이준을 대하는 태한의 태도는 나쁘지 않았다. 트러블이 날 때마다 해결해 주고, 아플 때 간호해 주고, 속상 할때는 위로 해주고, 때론 질투 해 줬다. 이준은 태한이 좋아지고, 고백한다. 태한은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더욱 예뻐해줬다. 이준은 이 정도의 관계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좋아지는 마음이 깊어지던 어느날, 태한의 결혼소식을 듣는다.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에 태한은 잔혹한 말로 이준을 안는다.

 

전: 이준은 주변사람들이 피해가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하면서 태한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태한이 원하는 순종적인 모습을 연기하며, 태한의 아버지와 형수의 힘을 빌려 도주하는데 성공하고, 태한은 이준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태한은 결국 이준을 찾아 삼성동 집에 감금한다. 그리고,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검찰은 태한의 약점을 찾는데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이준의 미국 마약혐의점을 찾아낸다. 태한은 자신의 약점은 주고 이준의 범죄를 덮는다.

 

결: 이준은 자신이 태한에 대해 오해한 사실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태한이 자신을 오래전 부터 지켜주고 있었고, 자신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것도 모두 태한 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태한에게 받은 상처를 잊지 못하고, 영국으로 떠난다. 2년이 지나 돌아온 이준은 태한을 찾아 간다. 스폰이 아닌, 연인이 된 두 사람은 동등한 관계로서 동거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소실점, 너를 갖기 위한 노력

 

 

클리셰는 비슷해서 클리셰라지만, 재벌 스폰물은 유독 찍어낸듯 유사해요. 스폰을 받는 이쁜이의 순정을 무참히 짓밟던 냉혈한이 이쁜이가 도망치고 나서야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유일무이했던 순수한 애정이었다는 것을 깨닫죠. 하지만, 재벌의 힘을 보여주겠어!!!하면서 찾아내면, 상처받은 어린양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이제부터 이쁜이에게 발닥개가 되도록 빌죠. 그리고 끝내는 사랑을 얻어내는 내용입니다.

 

차이는 얼마나 무참히 짓밟는가? 도망수가 얼마나 알차게 잘 도망치나? 재벌의 힘으로 얼마나 똑똑하게 잘 찾나? 후회공이 얼마나 제대로 개발싸개가 되는가? 마지막에 얼마나 달달하게 깨소금을 볶나? 요런 디테일들로 차이가 나죠. 심지어, 때때로 기업명이 겹칠 때도 있습니다. 주로 주인공 기업은 영어약자로 쓰고, 이외 기업은 한글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보다는 한글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미묘합니다. 가끔 같은 회사다 가정하고 봐도 재미있어서, 저는 웃으며 봅니다.^^

 

그래서 스폰물을 좋아하는 나만의 포인들가 있으실텐데, 저 같은 경우는 도망수가 잘~ 도망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쫀쫀~하고 아슬아슬~하게, 공의 분노와 불안 게이지가 폭팔 직전까지!! 그러다가 잡히기 직전에 한번 더 놓치기!!! 그런 줄타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면에서 소실점은 좀 허무하게 잡힙니다. 그것도 세계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에서 밀이죠. 

 

소실점의 묘미는 '수'의 도망이라기 보다는 '공'의 노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어메 독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소설이죠. 감정의 저울이 있다면, '공'이 이미 기울어진 상태에서 둘의 관계가 시작했다는 것을 부정하긴 힘들테닌까요. 물론, 수가 매우 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지만요.

 

무공진님의 소설 속 공들은 수를 가지기 위해서 아주 오래 정성을 들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연정이라고 부르거나 소유욕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어느 순간 습관적으로 피우게 된 담배나 맛을 모르고 마시는 커피와 비슷합니다. 그만큼 사소하고,  대단한 것들이죠. 이별보다 금연이 어려우니까요. 

 

최태한 역시 그러한 공들 중 하나입니다. 최태한이 대학 교양수업에서 강이준을 만나고, 미국에서 헛짓에 휘말린 강이준을 구해낼 때, 그에 대한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약점을 만들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그를 도을만큼, '자신의 사람'이라는 범위 안에 들어 와 있었을 거예요. '관심'의 수준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이준의 인생의 위기 때문마다 최태한에게 번거로운 일을 하게 만듭니다.

 

덕분에 이준은 굉장히 운 좋게, 좋은 사장님을 만나서, 좋은 조연자리를 얻어, 좋은 기회에 연기를 계속 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에 돌아온 최태한이 강이준을 찾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생에 이렇게 공들이고 관심 갖게 된 것이 없는데, 멀리 두고 볼리가 없으니까요.

 

강이준이 눈이 갔고, 강이준의 몸이 흥미로웠고, 나를 좋아하는 강이준이 어여쁘고 사랑스러워서, 결혼 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것이 결정 되면 상처 받지 않게 알려 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잘 풀리지 않았죠. 소문으로 결혼 소식을 듣고 울며 찾아 와 원망의 말부터 내뱉는 이준을 보며, 태한은 순서를 틀려 버립니다. 내가 결혼 하든 말든, 너는 당연히 내거라고 말해버리죠. 그리고, 그 말은 이준의 지금까지 수없이 태한에게 말했던 좋아한다는 말에 대한 대답이 되어버렸어요.

 

 이 소설에서 태한이 이준의 마음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위로하기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합니다. 하지만, 태한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무참히 짓밟은 죄로 2년이란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소실점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한 점에서 모인다.'는 것을 요로 정하셨을까 생각을 해 본적 있습니다. 결국은 두 사람이 한 곳으로 향하게 된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저는 '태한이 이준을 바라보는 시점'이 소실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풍경화에서 소실점은 가장 먼 거리를 나타냅니다. 사실은 평행한 거리가 원근법에 의해서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만큼의 먼 거리가, 소실점까지의 거리거든요. 

 

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는지, 무엇이 너를 기쁘게 하는지 힘들게 하는지, 너를 온전히 갖는 것은 무엇인지, 네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도착점이 없는 나의 소실점 강이준! 사람을 가지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완성이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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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씬

작가: 독백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84화 + 외전 9화

 

 

 

 

 

 

 

 

 

 

 

 

 

 

 

 

 

 

#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 point2: 줄거리

 

 

기: 꽃미남 인기배우 구민기와 연기파 인기배우 태원호는 10년이 넘은 오래된 연인이다. 서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이어가는 뜨거운 사이지만, 둘 사이에 고질적 문제가 있었으니 그것은 태원호의 '스폰서'였다. 고등학생 때 연기학원에서 만나, 같은 대학에 들어와 MT에서 고백을 하고 사귀게 되어 함께 배우를 꿈꿨지만, 일이 잘 풀린 민기와 달리 원호는 스폰서를 만나기 전까지 연기의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승: 원호의 연기에 대한 갈망을 알고 있었기에 민기는 원호의 스폰을 말리지 못한다. 하지만, 배우로서 성공 후에도 계속 된 원호의 스폰으로 갈등은 심화되고 결국 원호는 스폰을 안하겠다고 민기와 약속한다. 한편, 민기의 오랜 덕후 유태영은 민기와 함께 퀴어영화를 찍게 되고 술취만 민기와 실수로 뜨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사과하는 민기에게 얼떨결에 좋아한다고 고백을 한다.

 

전: 한편, 과거 신세를 진적 있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하게 된 원호는 마지막으로 민기에게 숨기고 영화배급사 대표 강은호와 스폰관계를 맺게 된다. 강은호는 태원호에게 점점 집착하고, 구민기는 태원호의 거짓말에 지쳐간다. 그러던 중 유태영은 강은호와 태원호의 관계를 알게 되고, 태원호를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구민기를 보며 구민기를 포기하려는 마음을 접는다.

 

결: 결국 강은호와의 관계를 구민기에 들킨 태원호는 구민기를 크게 상처 입힌다. 태원호는 변명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이별 당한다. 설상가상 정치이슈를 덮기 위한 먹이로 이제껏 태원호가 벌여온 스폰질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배우활동을 역시 할 수 없게 된다. 태원호는 미국으로 떠나고, 그런 그를 강은호는 찾아간다. 반면, 이별의 상처를 딛고 일어서려는 구민기를 유태영은 사랑으로 돕고 보듬어 안아준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나에게 한 거짓말

 

 

여자친구가 클럽에 가는것을 경기나게 싫어하는 남자친구 고민을 털어 놓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네 남자친구가 어지간히 클럽에서 걱정(?)되게 놀았나보구나.' 생각했죠. 본디 같은 장소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는 법이니까요.  하지만, 원래 장기와 연애훈수는 함부로 두는게 아니기에, '많이 사랑하닌까 그러겠지'하고 어색하게 웃어주었죠.

 

'씬'을 보면서도, 딱 태원호가 그렇습니다. 본인이 그렇게 살면 타인도 쉽게 그럴거라 생각하니 의심하게 되요. 전형적인 내로남불이죠. 나에게 스폰은 일이고, 나의 진심은 의심하지 말아라! 하지만, 너의 곁에 내가 의심 할만한 사람이 있는 것도, 내가 의심 할만한 요소가 있는 작품도 너는 할 수 없다! 주변에서 구민기에게 헤어져라 말하는 것도 이해 갈 법 합니다. 누가 봐도 손해 보는 사람은 구민기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구민기 입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민기는 원호의 과거를 알고 있으니까요. 돈이 없어 무대 뒤에서 청소와 잡일을 하면서도, 연기 할때면 한 없이 진지해지는 때묻지 않은 원호의 모습이요. 오히려 먼저 배우로서 성공한 것이 원호였다면 민기의 연애는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민기가 먼저 성공했고, 원호는 스폰을 통해서 날개를 달았죠. 그리고, 민기도 당연히 그것을 일이라고 받아드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두 마리 토끼를 쫒는 사냥꾼의 교훈은 유명합니다. 하지만, 꿩먹고 알도 먹는 순발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죠. 의외로 양손에 사과를 들고도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지에 도달 할 수 있다고, 그것이 실속있다고 여겨지기도 합니다.

 

태원호는 지름길을 알아버렸고, 배우로서 성공 한 이후에 정도를 가는 것은 실속 없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구민기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스폰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두 손에 든 사과 하나를 내려 놓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 했을 겁니다. 이 욕심이 비극의 시작이었죠.

 

'괜찮은 것'과 '참아주는 것'은 다릅니다. 누군가가 괜찮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직까지는 참아 줄 수 있다는 것이지 계속 참아 줄 수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유효기한은 존재하고, 의외로 그 끝은 오늘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저는 태원호가 그리 밉지 않습니다. 나쁜남자를 매~~우 꼴값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연민이 느껴졌어요.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는 길에는 수 많은 타협을 피할 수 없다.' 한 자기개발서에서 읽은 구절인데, 저는 나한테 한 번 시작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통해서만 지킬 수 있다는 말 같아 공감이 되었죠.

 

원호는 돈이 없었고, 모두가 돈을 내고 다니는 학원을 일은 청소를 하며 다녀야했어요. 스스로 말했겠죠. 괜찮아. 이건 자존심 상한 일이 아니야. 나는 더 유명한 배우가 될거야. 그리고 정말 열심히 열정을 불태웠죠. 하지만 오디션에서 계속 낙방하고, 배우로서 성공한 민기를 보면서, 그런 민기의 성공을 응원해 주면서, 스폰의 기회가 왔을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괜찮아. 이건 민기를 배신한 일이 아니야. 그냥 카메라 없이 연기하는거야. 배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일일 뿐이야. 마음은 조금도 주지 않았어.

 

나중에는 자신의 거짓말에 자신이 먹혀버리고 말았을 겁니다. 자신의 스폰에 힘들어하는 민기를 이해해주게 되면, 스폰이 '나쁜일'이 되어비리니까요. 그럼 지금까지 나쁜일을 한 것이 되고, 스스로 한 자기합리화가 무효가 되어 버리죠. 그러기 위해 다시 무리한 타협을 시도합니다. 이것은 '일'이 뿐이라는 것은 '연인에게 강요하는 일' 말입니다.

 

결국 태원호는 모든걸 잃어버리죠. 배우로서의 명성도, 애걸복걸 매달려 빌고 빌던 구민기도, 연기를 할 수 있는 기회도 무대도 말입니다. 심지어, 스폰을 하면서까지 도와주었던 감독이나 소속사 사장도 가장 먼저 원호를 배신해요. 마치, 그것이 연예계의 생리라는 듯 말입니다. 그나마, 강은호를 만난 것이 최악의 불행이나 최소한의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씬은 1부, 2부, 외전 사이에 간격도 제법 되고, 중간에 작가님의 건강상 이유로 장기 휴재도 있어서 제법 공백이 되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므로 작품의 변화폭에 꾀 큽니다. 작화 변화도 크고요. 분명히, 초반에는 민기가 여리했는데 점점 거칠(?)어지는 느낍니다. 내용면에서도 초반에는 메인은 성덕 유태영인것 같기도 한데, 후반으로 갈 수록 저와 같은 태원호 X 강은호 주식을 사신 분들이 많았는지 중심이 이동한 듯도 합니다.

 

어쨌든, 연예계물을 볼 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무서운 곳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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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홍

작가: 윤해월

출판사: 블랙아웃

출간일: 2018.01.11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줄

 

 

곧 청명한 빗소리가 솨, 소리를 내며 숲을 뿌옇게 뒤덮었다. 달로와 홍위가 탄 말 주변으로 바삐 다가온 종복들이 우장을 펼쳐 들었다.

 

아. 사저에서 돌아오는 그이의 갖신이 다 젖겠구나.

 

 

 

#point 2 줄거리

 

 

기: 초원의 8부족을 통일하여 건국한 대료의 황제 유가는 한족이 세운 경나라 해주성 성주 세유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성을 점령한 유가는, 세유의 한 발목을 불구로 만든 후 향정원에 유패한다. 제1황자 홍위는 생전 어머님이 머물던 향정원에 숨긴 포로가 궁금해 태감으로 변복 후 숨어든다. 세유는 유가를 꼭 닮았지만, 모정을 그리워하는 홍위에게 정을 준다. 둘의 애뜻한 만남은 곧 들키고, 홍위는 남경으로 쫒겨난다. 

 

승: 11년 뒤, 황제가 죽고 홍위는 비로소 황궁으로 돌아와 세유를 찾아간다. 홍유는 세유에게 남경에서 돌아오면 자유를 주겠노라 약속했었고, 노각은 그 약속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홍위를 황제로 만든다. 하지만, 황제가 된 홍위는 핑계를 대며 세유의 방면을 계속 미룬다. 결국 세유의 간청으로 그를 놓아주지만, 세유를 도저히 보낼 수 없던 홍위는 세유를 다시 데려온다. 아버지와 같은 집착에 세유는 치를 떨고, 노각은 홍위를 죽여서라도 세유를 풀어주려고 한다.

 

전: 한편, 해주성을 잃고 노각의 도움으로 새 신분을 얻어 비서령으로 살고 있는 채륜은, 유가와 노각을 살려 준 세유의 과거 판단이 해주성 비극을 불러왔다며 세유와 홍위, 노각 모두를 죽이려 계획한다. 홍위는 세유를 사랑한 노각이 아버지 유가와의 맹약을 깨고 선황을 독살했고, 현황제인 자신을 해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세유는 자살을 시도하고, 홍위는 자신의 곁에서 살기 거부하는 세유를 끝내 보내준다.

 

결: 세유는 해주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채륜을 만난다. 채륜은 세유에 관한 원망을 내 뱉으며 나머지 한 발목마저 불구로 만들고 불을 지른 뒤 자살을 한다. 채륜이 부른 홍위가 나타나 세유를 구하지만, 홍위는 큰 화상을 입고 황제에서 물러난다. 세유는 상황으로 물러 난 홍위의 곁에서 머문다. 태상황궁보다 해주성 옛터에 더 오래 머무는 두 사람은 더 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노각

 

 

BL시대물을 배경,설정없이 편히 보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판타지 시대물이나 퓨전 시대물이라는거죠. 물론, 대부분 명청대 관명, 장소, 의복 명칭을 차용하더라도 소설에서 가상시대를 설정한 것이니 디테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전적인 창작도, 고증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자시, 12시, 옥경, 패니스를 다 섞어쓰는건 동서고금이 짬뽕되는 평행세계물도 아니고... 생각 없고 자료조사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대물에서는 '핫핑크' 입술이 아니라 '산호빛' 입술로 서술하는것은, 그만큼 분위기와 서술톤에 독자가 잘 빠져 들 수 있게끔 도와 주는 작가님의 배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시대물을 '잘'쓴다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저는 '뭘 알아야 하는지' 제대로 감을 잡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비슷한 냄새가 아는게 아니라, 정말 그 '시대'의 냄새가 나는 시대물을 쓰는 소설이 많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저도 황제공이 보고 싶고, 특정 클리셰가 땡기면 그냥 키워드로 찾아 봅니다. 그리고 뭐든 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같은 독자에게 유해월 작가님은 정말 귀합니다. 씬이 많고 적고를 따질 것이 아닙니다. 찐시대물이라는 것만으로 BL계의 산삼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분명 홍위와 세유일텐데도, 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노각입니다. '환'의 외전이 오랜시간 뒤에 나왔기에, '연홍' 역시 외전을 기대해봐도 될까? 그런 희망이 퐁퐁 솓았는데요, 그렇다면 부디 주인공은 노각과 채륜 커플이길 바라고 바라옵니다.

 

초원을 뛰놀던 노각과 유가, 팔부의 수장이 된 유가와 유가의 의형제 노각은 다리를 다치고 하얀 고니가 성주로 있는 해주성 근처에서 조난 당합니다. 그리고 사람 좋은 성주와 그의 친구이자 의원인 채륜은 다친 이리를 성안으로 들이고 치료해 주죠. 노각과 유가는 세유를 보고 한눈에 반합니다. 채륜은 익숙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성주 세유를 사랑했으니까요. 그래도 노각도 그럴건 뭡니까? 저는 노각이 좋은데 말이죠.

 

하지만, 노각은 유가의 충신이었고, 유가가 세유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안 순간 본인의 애정을 밀어둡니다. 그리고 마음씨 좋은 이 사내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채륜에게 곁을 내주죠. 씁쓸한 헤어짐을 맞이했지만, 노각은 자신을 좋아해주고, 돌봐주고, 제법 친해진 채륜과 세유, 해주성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어합니다. 

 

노각은 단순했습니다. 유가를 위해 싸우면 됐었죠. 하지만, 해주성을 치러가는 유가를 보면서 처음으로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리고 이 우유부단함을 평생 후회하죠. 유가를 말리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끝내는 해주성에 갔으면서도, 채륜도 세유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채륜은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세유는 절름발이가 됐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노각은 어딘가 이 이야기 끝에도 해피엔딩은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던걸까요? 어쩌면 정복자인 제 형의 연심은 제법 깊고, 무장으로서 검을 잡지 못해도 유가의 옆에서 세유가 행복할 수 있을거라고, 채륜이 해주성에서 그랬던 것 처럼 자신도 채륜을 대료에서 잘 돌보고 정착시켜 줄 수 있다고, 그렇게 믿었을지도요. 하지만, 앵속에 중독되는 세유와, 그런 세유의 모습을 즐기는 황제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든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노각은 세유의 곁에 가장 오래 있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세유에게 마음을 표현해 본 적 없었죠. 그러면서도 세유를 위해 무식하고 순진한 초원의 전사는, 모략꾼이 되어, 평생을 동반자로 충성을 받쳐온 주군을 독살하고, 강보에 쌓인 간난아기씨부터 모셔온 황제를 시해하려고 했어요. 정말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은 연정 하나만으로요.

 

"반역은 제 하늘과 제 나라를 배신한 자에게 씌워저야 하는 굴레다. 형님은 그들의 황제가 아니었고, 대료는 그들의 나라였던 적이 없었다."

 

저는 노각의 이 대사가 문득, 연정에 대가를 바라는 것은 '본디 그 굴레 안에 있어야 하는 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번도, 노각은 세유의 굴레 안에 있었던 적이 없었고, 그래서 세유가 노각이 아닌 다른자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노각에게 배신일 수 없고, 그것이 노각이 세유를 위해서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지 않을 이유가 되지도 않죠.

 

어쩌면, 이 소설에서 노각과 채륜은 가장 바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한순간도 원하는 것을 가져본적 없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각은 그중 살아 남았고 남은 여생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 노각의 빈 손이 참 속쓰립니다.

 

소설 말미에 일러스트가 저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일러스트에 태클 잘 안 거는데, 지금까지 딱 2번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나머지 하나가 연홍이었습니다.

 

연홍의 결과는 분명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홍위가 세유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모두의 해피엔딩이라고 보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저에게 연홍 속지 일러스트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여운 브레이커라고 말하겠습니다. 뭐... 긴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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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나좋다.

작가: 연시완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9화 + 외전 2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고아출신 한경인은 하나뿐인 할아버지가 죽고난 뒤 자신을 찾아 온 한정필을 따라간다. 할 줄 아는건 싸움뿐인 경인은 조폭출신 한정필이 세운 회사에서 더러운일을 처리하는 영업4팀 영업이사를 맡고 있다. 어느날 회사사칭사건이 발생하고, 러시아계 회사 AF 부사장 지우원이 사건에 전모를 알고자 한국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회사를 사칭한 강철주를 한경인의 부하 이기주가 죽이면서 한경인이 내부 배신자로 몰리게 된다.

 

승: 사장 한정필의 젊은 애인이자 전무 장율은, 한경인을 은근히 챙기는 한정필의 태도에 경계심을 느끼며 괴롭혀 왔다. 한편, 한국 체류기간동안 운전기사가 필요했던 지우원은 한경인을 지목하고, 의심을 피할 목적으로 한경인은 수락한다. 지우원과 함께 다니면서, 얼빠 한경인은 지우원의 유혹을 초반 몇번 힘겹게 거절하지만 끝내는 뜨밤을 보내게 된다. 둘은 몸정만큼이나 맘정도 급속도로 빠져든다.

 

전: 지우원과 가까워지는 한경인을 보며 위기감을 느낀 장율은 계략을 당겨, 경인의 부하들을 모두 죽이고 경인을 찌른다. 지우원은 한경인을 병원에 보호하지만, 이미 경인은 사칭범인이 되어 있었다. 경인은 지우원의 도움을 받아, 배신자 이기주를 죽이고 장율에게 복수한다. 한편, 지우원은 이미 장율의 계략을 알고 있었으며, 장율이 저지른 뒷거래과 부정혐의를 한정필에게 알리고 회사를 인수받는다.

 

결: 그 과정에서 지우원이 모든 전모를 알고 있었고, 한정필이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경인은 죽은 지창의 집에 내려와 강아지를 키우며 산다. 그리고 한정필에게 정율의 네번째 손가락을 받는 것으로 원한을 정리한다. 한편, 러시아에서 회사일을 일단락 짓고 온 지우원은 한경인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평화롭고, 지루하고, 행복하게 살기로 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나쁜평화 VS 좋은다툼

 

 

연시완님... 흐흐흐(큼큼) 참, 좋은 작가님이죠. 섹턴을 잘 그리십니다. BL에서 씬을 '잘' 그리시는 분들이야 많지만 '맛있게' 그리는 것과는 좀 다른 차원에 문제이기에...^^ 참, 아슬아슬한 감정선과 구도의 콜라보레이션이 아름다운분이죠. 작품마다 작화나 분위기차도 큰편인데, 개인적으로 '십팔세'나 '물봉선화'같은 학생학생한 분위기보다 '나좋다'나 '쉐임리스'  다크다크한 분위기 좋아합니다. 그래서그런지, 나좋다 외전에 쉐임리스 민석이를 잠시 볼 수 있어서, 매우 반가웠어요. 

 

'나쁜평화가 좋은다툼보다 낫다.'러시아 속담이라고 합니다. 

 

경인은 좋은다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머리는 원래 나빴고, 환경은 더 나빴죠. 아빠는 없었고, 술만 마시던 엄마는 죽었고, 자신을 키워주던 할아버지도 죽고, 아빠의 친구라던 아저씨라며 거짓말을 하는 아저씨라도 따라가야만 살 수 있었어요. 장률이 사장이 아닌 다름 남자랑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자신을 괴롭히려고 통역없이 변태 외국인 거래처 접대를 보내도, 억울하면 억울한대로 참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늘 그렇듯 결단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한정필은 한경인에게 조금씩 일을 가르쳐 주고 싶어했고, 눈치없고 머리나쁜 한경인을 몰랐지만, 눈치빠르고 잔머리 잘 돌아가는 장율은 바로 알아챘죠. 그래서, 한경인을 제거 할 계획을 세웁니다. 초안대로 성공했다면, 한경인만 배신자가 되었을텐데, 지우원이 등장하면서 한경인의 수족들부터 잘라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잠자던 한경인의 코털을 건드린 꼴이 되죠.

 

한경인은 진실을 밝히고, 단죄의 철퇴를 내리려 합니다. 한마디로 뒤엎어버리려하죠. 하지만, 대강의 상황을 짐작한 한경필은 장율을 보호하고, 그보다 더 많은 수를 내다보고 있던 지우원은 한경필의 회사까지 접수합니다.

 

지우원은 나쁜평화를 제안합니다. 좋은다툼보다는 나쁜평화가 낫다면서요. 한경인은 장율의 네번째 손가락을 받고 모든 상황을 덮습니다. 좀 비겁한 결론처럼 보이시나요?

 

그런데, 가끔 명분이 올바르고 취지가 좋은 전쟁이 파멸적 결론만 남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저 '선의'에 만족하면서 그 결정을 현명하다고 받아드려야 할까요? 아니면, 결론을 문제삼아 무능함과 무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상처뿐인 결말은, 그래도 좋은 이유라면 해볼만한 다툼일까요?

 

외전에서 경인은 자신의 출생에 관한 실마리가 담긴 사진 한장을 받습니다. 그리고 지우원은 그 해답을 원한다면 알려주겠노라 말하지만, 경인은 거부하죠. 어쨌든, 한경필은 한경인을 버렸고, 뒤늦게 찾았지만 아버지인 것을 밝히지 않았고, 장율의 부정에 대해 짐작했음에도 적극적으로 경인을 보호하지 않았죠. 마지막에 장율을 선택했고, 결국은 헤어졌지만 경인이 떠난 이후에도 장율과 살림도 차렸어요. 어떤 진실이든 상처투성였겠죠.

 

만약, 좋은 다툼을 했다면, 한경인은 자신을 이용한 지우원이랑 헤어졌을 거예요. 비지니스 마인드의 지우원은 그 회사에 누가 죽는지는 관심이 없었고, 자멸을 지켜보는 보며 부정 증거를 모으는 동안에 한경인의 동생들이 죽지 않을 기회도 날라갔으니까요.

 

그뿐인가요, 장율을 죽이고, 장율을 보호하려는 한경필과 결전을 벌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거나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비극을 맞이해야 했을거예요. 죽은 동생들의 억울한 원한은 풀어줬지만 누구에게도 평화로운 결말은 아니었을겁니다. 

 

진실을 마주하고, 굳건히 싸워나가, 정의를 수호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겁니다. 아주 많은 영웅들이 그렇게 '실리'를 뒤로하고 '가치'를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에는 그게 뭣이 중헌디?싶은 일들도 많습니다.

 

'나쁜평화'가 더 현명해 보이는 건, 역시 제가 비겁한 어른이기 때문일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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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가역

작가: 무공진

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9.03.27

분량: 본편 9권 

 

 

 

 

 

 

 

 

#point 1 한 줄

 

 

"내가 널 겁먹게 했어."

 

산이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노력해 보겠다고 해야 했어. 시간을 달라고 널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땐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다. 그래서 네가 내 옆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point 2 줄거리

 

 

기: 난세를 평정하려는 하늘의 뜻에 따라 천인 한려는 창천성 성주의 차남 산을 통해 '창'을 건국하려 한다. 한려를 사랑한 산은 9년 간의 고된 전쟁을 끝내고 과업을 달성하지만, 한려는 산을 배신하고 귀천한다. 배신감에 산은 강력한 신불억제정책을 편다. 황제가 되고 5년, 산은 창천성에 내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채윤평의 양자 채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승: 채강은 죄를 짓고 홍진세상에 귀양온 선인으로 8년 뒤 귀천 할 예정이었다. 남은 3년간만 버티면 되는 채강은, 우격다짐으로 구는 산에게 끌려와 황궁의 암투에 휘말리고 후궁이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운명처럼 산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갖게 된다. 하지만, 천인임을 고백하기 전에 들키고, 냉궁으로 내쫒긴다. 이후 시작 된 몽병으로 전생의 기억을 조금씩 찾지만, 그럴수록 산은 더 불안해 한다.

 

전: 강을 다시 찾은 산은 오해를 풀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듯 하지만, 승상 유자명의 계략으로 아버지이자 장인인 채윤직과 그의 아들 채영을 잃는다. 강과 산은 유자명에게 끝내 완벽한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은 자신이 한려였다는 기억을 찾는다. 강은 산에게 기억을 찾았지만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고백하지만, 산은 강이 처음부터 한려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결: 산은 한려가 아닌 강을 원했고, 강은 한려인 자신이 산에게 지독한 고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끝내, 자신을 죽이라고 말하기에 이르고 산은 강에게 떠나라고 한다. 곧 강의 피자국을 보고 그를 찾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던 산에게 여천랑은 강의 거처를 남기고, 그곳에서 산은 강과 윤을 찾아 함께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불가역

 

 

불가역은, 정말 대작이죠. 궁중암투나 정쟁에 대해서도 긴장감있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셨지만, 특히나 그 속에 인물 색이 참 다채롭습니다. 권력욕에도, 충성심에도, 심지어 애정에 있어서도 사람마도 모두 각각 다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인물마다 성격이 다양하고 뚜렷하고 개성있는 작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또한, 이렇게 한 사람의 성격을 일관되면서도, 다수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공진님의 불가역을 재탕 할 때마다, 재미와 더불어 감동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후궁 한명 한명, 대신들 한명 한명 물고 늘어지자면 할 말이 끝도 없이 나올 정도로, 깊고 넓게 쓰여진 작품이지만, 역시 가장 으뜸은 산과 강이 아니겠습니까?^^ 산과 강, 이름부터가 천생연분이예요.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했지만, 원망 할 기회 없이 떠나버린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났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지어, 자신에게 했던 모든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조차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면요? 일단, 머리채부터 잡아야할까요?

 

산은 강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한려의 환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한려가 자신에게 과거에 그려 주었던 그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한려는 산을 기억하지 못하고, 산은 '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당연한 듯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산에게 한려는 9년 간 한 몸처럼 지냈던, 연심을 다했던 연인이었으니까요.

 

산은 두 번 다시 지지 않으려 합니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진다.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한려는 기억을 잃었고 나는 기억이 있으니 이번 게임에서 나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산은 강을 애첩으로만 대하며 묘한 거리감을 유지합니다. 그러면서도 귀천을 준비하며, 홍열을 챙겨먹으며,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강을 보면 화가 나죠. 그래서 그가 귀천하지 못하도록 홍열을 바꿔치기해서 임신을 시켜요. 하지만 그때 이미 강은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과 산의 아이와 함께 이 땅에 살고자 결심합니다.

 

산은 강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은 황제가 후궁에게 할 수 있는 권위적 폭언이 아니었어요. 과거 한려로 인해 받았지만 받았노라 말 조차하지 못 했던 묵은 한이자, '많은 것'을 스스로 고백 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기만한 '강'에 대한 보복이었어요. 하지만, 산이 맞아요.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지죠. 산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고, 산은 그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강이 한려를 기억하는 것, 강에게서 보이는 한려의 모습을 무시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강은 한려의 기억을 찾으면서, 그것을 고백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산이 눈치채고 먼저 말하기를 기다려 줬던 많은 일들처럼, 이번도 그르치면 안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려를 용서하지 못한 산이 자신을 내친하고 하더라도, 더 이상 한려로인해 산이 기만 당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산이 겨우 막아두었던 둑을 터트리고 말죠. 산은 강에게서 한려를 떼어내려는 노력을 실패하고, 그건 강을 잃게 만듭니다.

 

한자어는 참 재미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거든요. 불가역, 돌아 갈 수 없다. 돌이 킬 수 없다. 돌아가지 않는다. 가능, 상태, 의지... 작가님의 불가역은 무엇이었을까요? 

 

산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건 한려를 사랑하고 기만당하고 놓쳤던 일이었죠. 강은 과거의 일을 후회합니다. 하늘의 뜻에 따라 난세를 정리하고 귀천하려는 일에만 관심 가진 나머지 산의 진심을 보지 않은 것, 그래서 종국에는 그를 배신하게 된 것 말입니다. 하지만, 다시는 한려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산은 강에게 또 약자가 되고, 강은 산에게서 계속 고통을 주는 한려라는 존재를 지워내지 못하죠. 

 

중요한 것은, 과거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늘 반복되고, 벗어 날 수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아주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산은 더 이상 풋내기 장수가 아니고, 한려가 없으면 전장에도 나가지 못하는 징징이가 아닙니다. 노련한 정치가고 책략가가 되었죠. 강은 그때와 달리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의 곁에 남았습니다. 

 

한 심리학 책에 보니, 가정폭력을 경험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많다고 합니다. 과거에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자 유사한 사람을 찾아 동일한 상황을 만들고자하는 심리가 있데요. 그리고, 어릴 때 처럼 맞지 않고, 당당히 맞서면서 과거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어린 자신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받고 싶어하는 기전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미래도 과거처럼 많드는 구속구인 셈이죠.

 

모든 과거는 불가역입니다. 사람은 현재를 살고, 다만 오는 미래를 맞이 할 뿐이죠. 하지만, 과거라는 안경을 내려 놓는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요점은, 과거와 '같은것'이 아니라 '다른것'을 찾는것부터 시작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불가역을 '돌아가지 않는다.'로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후회라는 감정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시 하지 않는다.'라고 어금니를 한번 꼭 물고, 머리는 한번 콩 쥐어 박죠. 물론, 두번째 후회부터는 초큼 힘들긴 합니다. ㅠ.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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