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소실점
작가: 무공진
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7.01.20
분량: 본편 5권 + 외전 1권
#point 1 한 줄
정말 많이 좋아하는 거면 그건 사랑하는 걸까. 이준은 스치듯 생각하며 작게 웃었다. 그래도 그건 조금 더 아껴 놨다가 말해야지. 지금은 말고. 나중에 최 전무도 나 좋아고 하면. 그때 사실은 전부터 사랑했다고 말해야지. 이준은 그의 손을 힘없이 잡으며 깊은 잠에 빠졌다.
#point 2 줄거리
기: 배우 강이준은 HS 자동차 CF 모델로서 섭외를 받고 HS 자동차 전무 최태한과 미팅에 참석한다. 둘만, 호텔에서, 진행하는 미팅, 최태한은 강이준의 미국 유학시절 불법행위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빚과 소속사 계약이 남아있던 이준은 먼저 파트너를 제안하고 태한과 스폰관계가 된다. 이준은 태한이 마련해 준 집과 차, 일정에 따라 통제되며 생활한다.
승: 하지만, 이준을 대하는 태한의 태도는 나쁘지 않았다. 트러블이 날 때마다 해결해 주고, 아플 때 간호해 주고, 속상 할때는 위로 해주고, 때론 질투 해 줬다. 이준은 태한이 좋아지고, 고백한다. 태한은 대답해주지 않았지만, 더욱 예뻐해줬다. 이준은 이 정도의 관계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좋아지는 마음이 깊어지던 어느날, 태한의 결혼소식을 듣는다. 관계를 정리하자는 말에 태한은 잔혹한 말로 이준을 안는다.
전: 이준은 주변사람들이 피해가지 않도록 주변을 정리하면서 태한을 떠날 계획을 세운다. 태한이 원하는 순종적인 모습을 연기하며, 태한의 아버지와 형수의 힘을 빌려 도주하는데 성공하고, 태한은 이준을 찾는데 혈안이 된다. 태한은 결국 이준을 찾아 삼성동 집에 감금한다. 그리고,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검찰은 태한의 약점을 찾는데 실패하고, 그 과정에서 이준의 미국 마약혐의점을 찾아낸다. 태한은 자신의 약점은 주고 이준의 범죄를 덮는다.
결: 이준은 자신이 태한에 대해 오해한 사실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태한이 자신을 오래전 부터 지켜주고 있었고, 자신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것도 모두 태한 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지만, 태한에게 받은 상처를 잊지 못하고, 영국으로 떠난다. 2년이 지나 돌아온 이준은 태한을 찾아 간다. 스폰이 아닌, 연인이 된 두 사람은 동등한 관계로서 동거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소실점, 너를 갖기 위한 노력
클리셰는 비슷해서 클리셰라지만, 재벌 스폰물은 유독 찍어낸듯 유사해요. 스폰을 받는 이쁜이의 순정을 무참히 짓밟던 냉혈한이 이쁜이가 도망치고 나서야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유일무이했던 순수한 애정이었다는 것을 깨닫죠. 하지만, 재벌의 힘을 보여주겠어!!!하면서 찾아내면, 상처받은 어린양은,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요. 이제부터 이쁜이에게 발닥개가 되도록 빌죠. 그리고 끝내는 사랑을 얻어내는 내용입니다.
차이는 얼마나 무참히 짓밟는가? 도망수가 얼마나 알차게 잘 도망치나? 재벌의 힘으로 얼마나 똑똑하게 잘 찾나? 후회공이 얼마나 제대로 개발싸개가 되는가? 마지막에 얼마나 달달하게 깨소금을 볶나? 요런 디테일들로 차이가 나죠. 심지어, 때때로 기업명이 겹칠 때도 있습니다. 주로 주인공 기업은 영어약자로 쓰고, 이외 기업은 한글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영어보다는 한글이 겹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미묘합니다. 가끔 같은 회사다 가정하고 봐도 재미있어서, 저는 웃으며 봅니다.^^
그래서 스폰물을 좋아하는 나만의 포인들가 있으실텐데, 저 같은 경우는 도망수가 잘~ 도망치는 작품을 좋아합니다. 쫀쫀~하고 아슬아슬~하게, 공의 분노와 불안 게이지가 폭팔 직전까지!! 그러다가 잡히기 직전에 한번 더 놓치기!!! 그런 줄타기를 좋아합니다. 그런면에서 소실점은 좀 허무하게 잡힙니다. 그것도 세계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에서 밀이죠.
소실점의 묘미는 '수'의 도망이라기 보다는 '공'의 노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어메 독자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소설이죠. 감정의 저울이 있다면, '공'이 이미 기울어진 상태에서 둘의 관계가 시작했다는 것을 부정하긴 힘들테닌까요. 물론, 수가 매우 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되지만요.
무공진님의 소설 속 공들은 수를 가지기 위해서 아주 오래 정성을 들입니다. 그것은 단순한 연정이라고 부르거나 소유욕이라고 부르기보다는, 어느 순간 습관적으로 피우게 된 담배나 맛을 모르고 마시는 커피와 비슷합니다. 그만큼 사소하고, 대단한 것들이죠. 이별보다 금연이 어려우니까요.
최태한 역시 그러한 공들 중 하나입니다. 최태한이 대학 교양수업에서 강이준을 만나고, 미국에서 헛짓에 휘말린 강이준을 구해낼 때, 그에 대한 감정이 '사랑'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약점을 만들면 안 되는 상황에서도 그를 도을만큼, '자신의 사람'이라는 범위 안에 들어 와 있었을 거예요. '관심'의 수준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것은 이준의 인생의 위기 때문마다 최태한에게 번거로운 일을 하게 만듭니다.
덕분에 이준은 굉장히 운 좋게, 좋은 사장님을 만나서, 좋은 조연자리를 얻어, 좋은 기회에 연기를 계속 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에 돌아온 최태한이 강이준을 찾은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생에 이렇게 공들이고 관심 갖게 된 것이 없는데, 멀리 두고 볼리가 없으니까요.
강이준이 눈이 갔고, 강이준의 몸이 흥미로웠고, 나를 좋아하는 강이준이 어여쁘고 사랑스러워서, 결혼 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것이 결정 되면 상처 받지 않게 알려 줄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잘 풀리지 않았죠. 소문으로 결혼 소식을 듣고 울며 찾아 와 원망의 말부터 내뱉는 이준을 보며, 태한은 순서를 틀려 버립니다. 내가 결혼 하든 말든, 너는 당연히 내거라고 말해버리죠. 그리고, 그 말은 이준의 지금까지 수없이 태한에게 말했던 좋아한다는 말에 대한 대답이 되어버렸어요.
이 소설에서 태한이 이준의 마음을 상처 입히지 않기 위해, 위로하기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합니다. 하지만, 태한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무참히 짓밟은 죄로 2년이란 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소실점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한 점에서 모인다.'는 것을 요로 정하셨을까 생각을 해 본적 있습니다. 결국은 두 사람이 한 곳으로 향하게 된다는 점에서요.
하지만, 저는 '태한이 이준을 바라보는 시점'이 소실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풍경화에서 소실점은 가장 먼 거리를 나타냅니다. 사실은 평행한 거리가 원근법에 의해서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만큼의 먼 거리가, 소실점까지의 거리거든요.
왜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는지, 무엇이 너를 기쁘게 하는지 힘들게 하는지, 너를 온전히 갖는 것은 무엇인지, 네가 나를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지, 도착점이 없는 나의 소실점 강이준! 사람을 가지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 완성이 있을리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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