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꽃감옥

작가: 달케이크

출판사: 이색

출간일: 2015.03.29

분량: 본편 4권 

 

 

 

 

 

 

 

#point 1 한 줄

 

 

" 어떻게든 숨 쉬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게 사랑이었구나... 어떻게든 나를 꽃 피우려했던... 결국은 꽃 피우고만 심윤협이 사랑이었구나..."

 

 

 

#point 2 줄거리

 

 

기: 멸망한 월국의 왕자 양소완은 월국을 멸망시킨 공로로 진국의 표기장군이 된 심윤협과 혼례를 한다. 궁형과 실의로 삶의 의지를 잃어 가는 소완은 윤협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윤협은 소완의 식성부터 작은 버릇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월국의 세자인 경문을 따라 진에 볼모로 왔을 때, 자신들을 호위하던 부관이었고, 그때부터 좋아했노라고 고백을 한다. 

 

승: 소완은 자신을 극진히 보살피는 심윤협을 보며 삶의 의지를 갖는다. 더불어, 월국이 멸망한 날의 일을 유민들을 찾아다니며 확인하고, 잔혹하고 거만한 태자 천효의 부대가 자신의 가족을 도륙했음을 알아낸다. 태자 천효는 소완의 궁형을 주도한 이기도 했다. 소완은 태자 천효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지만, 한편으로 복수가 성공한 후 혼자 남을 윤협을 걱정한다.

 

전: 과거 윤협은 소완에 대한 마음을 외면한채 그를 월국으로 보내고, 그를 잊지 못해 월국으로 찾아가지만, 세자 경문에게 저지 당해 소완을 보지 못하고 돌아온다. 결국, 윤협은 소완을 갖기 위해, 월국을 멸망시킨다. 이 사실이 태자 천효에 의해서 소완에게 알려지고, 소완은 윤협을 칼로 찌르고 궁으로가 천효와 자신이 함께 역모를 꾸몄다고 상고한다.

 

결: 태자를 폐위시키는데 성공하지만, 소완 역시 요참형을 받는다. 감옥에 찾아온 윤협에게 소완은 그대를 사랑했음을 고백하며, 아이도 낳고 잘 살아 남으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 다음날 윤협은 태자 천효를 난도질하여 죽이고, 그의 양물을 가지고 와 소완에게 자신이 모든 것을 버렸다고 말한다. 소완과 윤협은 탈옥하여 진을 벗어난다. 둘은 생채기 가득한 삶을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상처 입은 당신에게 꽃을...

 

 

달케이크 님은... BL소설인 '꽃감옥'과, 로맨스 두 작품을 낸 뒤 긴 휴지기 후, 올해 로맨스 신작을 출시하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회입니다. 저는 '꽃감옥'을 넘는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덜트 베이비'나 '임신계약'이 재미없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만큼 꽃감옥이 훌륭했고, 부디 다작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꽃감옥'은 배경에 공들이지 않은 BL시대물입니다.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도 있고, 저도 잉? 뭐지? 이해 안가는 구성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꽃감옥을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작품 속에는 '양소완'과 '심윤협'의 마음이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 밀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꽃"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소완이 윤협에게 주는 꽃, 윤협이 소완에게 주는 꽃, 윤협을 닮은 매화 꽃, 소완이 그려준 설중매, 제목에 등장하는 '꽃'감옥 모두 다양한 심상을 담고 있습니다.

 

소완은 변변치 않은 출신에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된 어머니에 의해 공주로 자랍니다. 황자로 태어나면 질투와 견재를 받을 거 같았거든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학문과 무술을 익히는 형제들과 다르게, 약하지만 아름답게 자랐죠. 10살 때 공주가 아님이 밝혀지고, 어머니는 죽고 자신은 간신히 살아남아, 경문의 보호 속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세상에 유일한 내 편은 경문뿐인, 가득이나 외롭고 서러운 삶인데 윤협은 소완을 더 서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윤협 딴에도 속타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어느날 노크도 없이 불쑥 가슴 한켠에 들어온 타국의 왕자를 밀지도 당기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보니 공연히 짜증내고 화내고 밀어내고 상처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멋쩍게 웃으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알려 달라며 꽃을 내미는 소완을 보면, 울컥거리며 샘솓는 감정에 이름을 붙히기 힘들죠. 첫사랑, 첫사람, 이런 사람도 감정도 하나뿐이라고 알려주는이가 있었다면 잊으려는 헛된 시도는 안 했을 텐데... 윤협은 소완을 월국으로 고백 한번 못하고 보냅니다.

 

소완을 보내고서야 윤협은, 소완없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몇날 몇일 몸져 누워있던 윤협은, 부모도 나라도 버리고 월국으로 소완을 보러갑니다. 하지만, 이복동생을 사랑한 경문은 윤협을 월국밖으로 추방하죠. 윤협은 소완을 보지 못한다는 공포감과 절망감에 휩싸여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바로 월국을 멸망시키는 일이죠. 윤협은 타고나 기지와 무위, 그리고 상처입은 연심과 그리움에 미쳐 월국을 정복하는데 정복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소완의 모든 가족을 죽여 효수하고 소완만을 구출해 집으로 데려오죠.

 

죽으려는 소완이 살기만 했으면 좋겠다, 살기로 한 소완이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좋아하는 소완이 나를 떠나지 않고 계속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윤협의 욕심이 나날히 커져갔습니다. 그와 비례해서, 두려움도 커져갔죠. 자신을 위해 꽃을 말리는 소완을 보며, 언젠가 소완에게 자신이 월국을 멸망시키는데 앞장서게 된 일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루게 됩니다. 그리고 최악의 방법으로 소완은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쟁은 국가의 일이고, 장군은 황제의 명에 따라 움직이니, 월국과의 전쟁에서 공신이 된 것을 알았어도 윤협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완은 가족들이 잔인하게 죽고, 나라가 멸망한데 자신이 계기가 되었다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소완은 윤협을 죽이려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기에, 자신을 죽이려 합니다. 그러나, 애당초 모든걸 버릴 수 있는 건 소완뿐만이 아니었어요.

 

'꽃감옥'의 커버 일러스트가 꽃그림이었다면 저는 1.5배 정도 더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윤협은 머리가 짧지만 기골이 장대한 미소년도 아니고, 소완은 일단 머리가 길죠. 중간에 납치당해 버리가 잘린 적이 있지만, 그때를 그렸다면 붕대에 감겨 있었겠죠. 소설에 커버 태클은 잘 걸지 않는데, BL life에 딱 2번 있는데, 슬프게도 1번이 '꽃감옥'이네요.

 

이미지로 기억되는 소설들이 있습니다. 안개비, 반딪불과 습한 열기, 뽀득뽀득 눈밟는 소리와 눈부신 설원, 담배연기 가득한 가로등 아래...

 

꽃 감옥은 노을과 꽃 밭을 등진 소완의 모습이 한 장의 그림처럼 남아 있습니다. '찬란하다.' 붉고, 금빛으로 물든 정경, 미소가 잘 어울리는 미소년, 그것을 보는 수줍은 미청년, 앳된 연인들, 고고한 설중매를 뒤흔드는 불타는 모란화... 참 예쁜글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외전을 기다리는 소설들은 제법 됩니다. 그중에 조금은 불완전한 결말을 맺고 외전을 예고한 경우도 있지만, 정말 순수하게 더 읽고 싶어서 기다리는 외전들이 있습니다. '꽃감옥'의 말미에, 장백이 덜렁 한 글자 적힌 서신을 보고 얼마나 짜증을 부렸던가요? 이제는 친우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돌아올 때가 되었죠. 작가님... 외전 쓰고 계신가요? 사실, 올해 신작 나왔을 때... 꽃감옥 외전도 나올 것 같다는 촉이 왔습니다. 매달 말에 다음달 신작 스케줄 확인하고 있는데... 이제 이 촉도 이제 수명을 다한건가요? ㅠ.ㅜ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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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연

작가: 그웬돌린

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8.01.05

분량: 본편 5권

 

 

 

 

 

 

# point 1 한 줄

 

 

"이신연. 너는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라. 나는 그리 해주겠노라고 나 자신에게 약속했었다. 어느 누구도 네게 강요하지 못하게 해주겠다고. 빛 속을 걸어라. 네가 좋은 곳으로 날아가 뿌리를 내려라. 이 내가."

 

황제의 입술 사이에서 기어코 울음이 샜다. 그는 울음을 삼키고 잠시 헐떡이다 말했다.

 

"이 내가, 화의 우기련이. 너의 자유를 보증한다. 이 세상 누구도 너의 자유를 해할 수 없을 것이다."

 

 

 

point 2 줄거리

 

 

기: 화제국 태자 우기련은 12살, 황궁에서 길을 잃은 5살 이신연을 만난다. 우기련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자신의 얼굴을 멍하게 보는 눈이 큰 아이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한편, 이신연의 쌍둥이 여동생 이세연은 높은 지위에 대한 욕심으로 태자비가 되려한다. 신연 역시 첫만남부터 기련을 마음에 담았기에, 동생의 꿈을 지원해주면서도 아픈 연심을 숨기지 못하고, 험한 변방 군부대에 자원한다.

 

승: 신연은 매일 생사를 넘는 극한의 생활 속에서도 기련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세연은 황제의 병환일 길어지면서 태자비 간택이 미뤄지자, 가림국의 왕비단자를 넣고 간택 된다. 태자의 약혼녀로 6년을 지낸 세연의 배신에 놀란 신연은 제도로 올라와 기련을 찾아 간다. 그리고, 기련은 동생을 대신 해 용서를 빌겠다는 신연의 옷고름을 푼다. 매일밤, 신연의 참회의 밤은 이어진다.

 

전: 신연은 말라간다. 기련은 위태로운 시기 황후로부터 신연의 존재를 숨겨야했고, 신연은 세연을 대신 해 몸만 섞으며 기련의 마음을 갈구하는 연심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신연은 친구인 소승서를 위해 재상의 딸 희사와 거짓약혼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기련은 신연을 간혹하게 겁간하고, 세연과 함께 가림국으로 떠난 신연을 잡아와 약을 먹이고 감금한다. 신연은 자해하고, 기련은 신연을 집으로 보내준다.

 

결: 기련은 자신을 두려워하는 신연을 곁에 두지 못한다. 기련은 비로소 신연이 듣고자 하는 대답을 해줄 수 있게 됐지만, 신연은 거부한다. 신연은 일을 그만두고 어머니와 함께 가림국으로 가는 도중, 홀로 여행을 선택하고 떠돌이 검객으로 지낸다. 1년 뒤, 신연은 다시 기련에게 돌아간다. 떠돌던 금잠화는 뿌리 내릴 곳을 찾아 간다. 기련은 신연과 '관례'라는 이름의 '혼례'를 치르고, 평생토록 함께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고민 해 봤지만... "재밌다."고 밖에...

 

 

BL소설이 E-book, 웹소설로 이렇게 활발하게 유통되리라 예상하기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이 되어버렸지만요. 지금은 '장르문학'이라고 불리지만, 그땐 아마추어가 쓴 동인지가 거의 유일한 판로였었죠. 당시 한국BL은 아이돌이든 애니주인공이든, 패러디가 주류다보니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치중되어 있었죠.

 

하지만, 그때도 옥석같은 창작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독보적이었죠. 그런 선구적인 작가들이 생동감 넘치는 BL소설 업계에 시금석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아직도 '네임드'작가로 불리면서 창작 활동을 하시는 것이, 저는 굉장히 의미 있어보여요. 물론, 그웬돌린님도 그 중 한 분입니다.

 

그웬돌린님 작품 중에 '인연'은 초기 작품입니다. 위에 적은 출판일은 리디북스 e-book기준인데, '인연'이 태어났을 시점을 '출판일'로 보자면, 정말 멀~~리 거슬러 올라가야 하죠. 솔찍히, 언제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웬돌린님 작품중에서도, 타 작가님의 유사 클리셰의 작품 중에서도 '인연'보다 세련되고 디테일이 훌륭한 작품들은 많습니다. 죽은자와 산자는 동명이인인가? 좌식과 입식의 하이브리드? 자객 앞에서 입트이는 신기한? 등등...'인연'을 읽다보면, 설정, 구성, 때론 문장 자체가 뚝뚝 흐름을 끊을 때가 있습니다. 사족 같은 문단도 잊을만 하면 등장하고요. 물론, 우기련과 이신연이 사랑하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은 부수적일 뿐이다!라면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어?하면서 꾀나 뒤적거리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해요. 아직까지 '인연'보다 재밌는 책을 못 찾겠어요. 세면서 본 재탕 횟수만 20번이니, 실제로는 수십번을 봤을 텐데... 아직도 보면 재미있어요. 책을 보면, 제딴에 어떤 포인트에 꽂칩니다. 때론 죄없는 친구를 잡고 열변을 토하고, 때론 홀로 도취해 불꽃 리뷰를 쓰고, 때론 구매처에 영혼을 끌어 모은 영업글을 쓰게 되는 원동력이 되죠. 

 

가슴을 울린 진동수에 따라 리뷰에 혼신을 다한다면, '연인'은 정말 영혼을 불살라 하얗게 태워야 할텐데... "재밌다." 읽어도 읽을 때마다 재밌는데... 그런 원초적이고 단순한 말만 맴도는... 하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적으로 동일 작가의 '화도월해'만 '인연'에 비해, 원앤온리 다정공과 사랑스러운 미인수 등장은 기본, 문장은 훨씬 잘 다듬어졌고, 구성과 설정은 더욱 조밀해지고, 디테일은 세밀하게 공들인 것이 확연히 보임에도... 저는 '인연'같은 중독성... 물론, '화도월해'도 진심 대작입니다. 

 

많은 BLer들의 인생공 '우기련'... '연아~'귓가를 맴돌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만 과격한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기련의 애정은 문자 그대로의 폭력성을 지니고 있죠. '다섯 살의 너를 먹고 싶었다. 맛있을까, 궁금했었지.' 너를 먹고 싶고, 안고 싶고, 팔다리를 자르고 싶고, 나 없이 눈에 들어간 속눈썹조차 뺄 수 없는 너를 보고 싶다. 그것이 기쁨이라고 말하는 살벌한 집착남이지만, 그는 늘 다정한 태자이자 사촌으로서 다정히 신연을 부릅니다. 봄꽃나무와 닮은 어여쁜 나의 님, 신연에게는 늘 아련한 사랑이었죠.

 

하지만, 이런 우기련은 단 한번 그 가면을 던져 버립니다. 신연이 자신에게 작별을 청하는 순간 말입니다. 사모한다며 자신을 어찌 생각하지 묻는 신연에게, 기련은 몸으로 화인을 찍으려는 듯 잔혹하게 굴죠. 그리고, 신연을 태운 세연 혼례 행렬을 습격하고, 감히 자신의 사람을 탈취한 세연을 죽이려 합니다. 신연은 세연을 살리기 위해 기련과 함께 황궁으로 돌아오고, 감금은 시작 됩니다. 신연은 약에 취해 몸에 주도권을 잃어 버립니다. 몇 일인지 몇 개월인지, 앞은 보이지 않고, 온통 단편적인 음성뿐...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포감에서 깨어나기 위해, 결국 스스로를 칼로 찌르죠. 

 

기련은 다정한 가면을 내려 놓았던, 일주일 안 되는 시간의 대가로 신연을 잃어버립니다. 신연은 이제 기련을 두려워합니다. 그 손길에 경기를 잃을 킬 듯 공포에 떨죠. 기련이 다가갈수록 신연은 불행해집니다. 그리고 기련은 아주 오래 전, 스스로를 백치라 서럽게 울던 신연에게 약속했던, 어디든지 자유롭게 날아 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언약을 지켜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기련이 원했던 애정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을 지 모릅니다. 재회의 순간, 신연은 기련에게 '죽게 되면 시체를 드리겠다'고 말하죠. 정말 낭만적인 고백법입니다. 하지만, 우기련이 많은 BLer의 인생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도착지가 '신연의 행복'이었다는 겁니다.

 

'내 사랑의 방식은 원래 폭력적이야! 나를 사랑한다면 이런 나조차도 사랑해줘! 너는 이런 내가 유일하게 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외로운 나를 제발 받아주면 안 되겠니?' 네, 이런 '공'들이 없으면, 피폐물에 굴림수는 누가 예뻐해 주겠습니까?

 

하지만, 빻빻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런말 조차도 너를 공포스럽게 만들어 떠나가게 할까 두려워 참아내는 애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그 애정이 더 절실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기련이 더욱 애절하게 느껴지는 것은, '방식'보다는 그 절대적인 '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연에서 '세연'을 지뢰요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세연은 가문의 영달이나 신연의 노고를 고려하지 않죠. 자신의 목표를 위해 무소의 뿔처럼 달려나가는, 좋은 말로 하면 추진력 있고 나쁜말로 하면 이기적입니다. 아랫사람에게 윗전노릇하기 좋아하고, 신연의 친구 승서에게도 예의를 갖추는 법이 없어요. 확실히 '발암'이라 불릴 요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연을 좋아하는 마음과 겉과 속이 같은 투명함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미인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떼어 놓고 봐도, 합쳐 놓고 봐도 완벽한 신의 걸작품과 설명하기 힘들지만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눈이 절로 따라가는 미인... 제에게 '인연'은 후자같은 '미인'입니다. 눈이 가고 손이 가고, 그렇게 계속 찾게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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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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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킬링 스토킹(Killing stalking)

작가: 쿠기

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67화

 

 

 

 

 

 

 

 

 

 

 

 

 

 

 

 

#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레진코믹스

 

 

 

# point2: 줄거리

 

 

기: 아웃사이더인 윤범은 같은 과 동기 오상우를 스토킹한다. 인기인 오상우를 짝사랑한 윤범은 몰래 그의 집에 들어가게 되고, 지하실에서 여자를 발견한다. 갇히게 된 윤범은 탈출을 시도하지만, 실패 후 아슬아슬한 감금 생활을 시작하고, 오상우에 의해 살인을 하게 된다. 한편, 무능한 경찰수사로 아버지를 잃은 양승배 순경은 사명감 강한 경찰이 되어 공로를 세우지만, 이후 과잉진압으로 인해 좌천되어 지방으로 내려온다.

 

승: 양순경은 접촉사고를 일으킨 오상우의 차량 블랙박스에서 윤범을 발견하고, 상우의 집을 수색하지만 몸을 숨긴 윤범을 찾지 못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양순경은 오상우를 의심하고, 오상우는 윤범을 밖에 데리고 다닌다. 오상우는 축제에서 윤범을 놀리던 여후배를 죽이고 산에 유기힌다. 한편, 윤범은 우연히 만난 동창을 계기로, 상우에게 어릴 적 삼촌에게 성적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게 되고, 충동적으로 자살을 시도 하지만 실패한다.

 

전: 양순경은 오상우의 집에 잠입하여 오상우를 체포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오상우의 연기와 윤범의 묵인, 절차상 과실로 양순경은 책임을 지고 사직한다. 이후 오상우와 윤범은 즐거운 연애를 한다. 그러던 중 오상우는 윤범의 삼촌을 집으로 불러 죽이고, 윤범은 오상우에게 화를 낸다. 이 일로 오상우는 집을 나가고, 빈 집에서 윤범은 상우를 그리워한다. 한편, 윤범에게 마음을 열수록 오상우는 어머니와 윤범을 겹쳐보고 혼란에 빠진다.

 

결: 실종사건을 조사하던 곽청장(순경)은 오상우의 집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죽는다. 곽청장의 장례식장에서 양순경은 곽청장이 남긴 녹음기를 듣고, 오상우에게 살해 당했음을 알고 상우의 집을 찾아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몸싸움이 일어나 상우는 화상을 입고 병원에 가지만 비참하게 사망한다. 양순경은 화려하게 복직한다. 윤범은 오상우가 있는 병원을 찾아가고, 그의 유골함을 전달 받는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이 '덫'은 누가 쳐 놓았을까?

 

 

킬링 스토킹은 2년 전 겨울, 약속 시간 틈이 남아 보기 시작했다가 멈추지 못하고, 야외에서 덜덜덜 떨면서 정주행 했던 웹툰입니다. 소히 '대작'이라 불리는 작품 중에서 너무 잘 써서 짜증(?) 나는 작품이 있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직업이나 유사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런 디테일은 내가 창작 할 수 없는 범주라는 생각에 묘한 자격지심이 샘솓았던 웹툰이었죠.

 

 

오상우의 어머니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사랑해서 구애하고, 결혼합니다. 하지만, 사랑에도 유통기한이 있는 걸까요? 아니면 정상은 비정상을 결코 이해 할 수 없는 것일까요? 아버지는 어머니의 이상행동을 폭력으로 대처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머니를 사랑한 상우는... 어머니에게 사랑받고 싶었던 상우는... 어머니의 이상한 행동을 못 본척합니다. 어머니가 맞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으닌까요.

 

아버지가 어머니를 심하게 때리던 날, 어머니는 자신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닥을 굴러다니는 약병과 거품이 일어난 아버지의 입가가 눈에 띠었죠. 그리고, 아버지의 자살을 위장하기 위해 산에 올라가서, 자신이 한 입 베어 문 사과를 매단 시체 발치에 두고 온 것도요. 매일 어머니가 챙겨주는 저녁을 먹을수록 몸은 나빠지고, 자신에게서 아버지를 찾는 잔인함에도 그저 어머니를 믿고만 싶었죠. 하지만, 끝내 상우는 약의 개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맙니다. 그 날, 죽은 아버지 옆에 뒹굴던 그것과 같은 것 말이예요.

 

죽이지 않고 죽이는 방법, 어머니는 상우에게 '덫'을 치고 자살을 합니다. 그 덫에 걸리면 고통스럽게 죽게 되어 있죠.

그 덫의 이름은 '불신'입니다. 사랑을 믿지 못하는 저주... 상우는 자신을 사랑한다는 목소리에서, 자신을 죽이려는 어머니를 봅니다. 마음을 열면 열수록, 더 선명하게 덧씌워지 앞을 가려요.

 

 

윤범은 할머니, 삼촌과 살았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삼촌에게, 할머니는 재물을 상납하는 것 처럼 자신을 내밀었죠. 그리고 윤범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자신과 같은 존재였음을 압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삼촌이었는지 아니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존재가 부정하게 느껴졌겠죠. 스스로조차 지켜주지 않는 약자에게 세상은 가혹하고, 윤범은 늘 폭력과 무시에 노출이 되어 있었습니다.

 

공포, 불쾌, 회피, 자책, 후회, 불안 회색빛만 가득하던 윤범의 세계에 장미빛 감정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죠. 생에 유일무이한, 처음인 감정 말이예요. 윤범에게도 자신을 지켜주는 존재가 등장합니다. 자신을 밸트로 때리는 삼촌은 무서워 도망을 쳤지만, 다리를 부수고 칼로 얼굴을 찟고 물고문을 한 무서운 상우에게서는 도망치지 않습니다. 빈 집에서 상우를 그리워하고 기다리죠.

 

하지만, 윤범은 살아있는 상우를 볼 기회를 놓칩니다. 상우를 찾아 병원을 나선 길에서 끝내 도착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옵니다. 마치, '덫'에 걸린 동물처럼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결국 그 자리에 있어요. 그 덫의 이름은 '비존재'입니다. 비존재는 존재가 있을때만 규정 가능합니다. 존재도 비존재도 아닌 것은 존재외라고 부르죠.

 

상우와 함께 있을 때 윤범에게는 의지가 생깁니다. 친구에게 돈을 빌려 반지를 사서 선물하고 싶다. 애칭으로 불리고 싶다. 연인이 되고 싶다. 너에게 위로가 되고 싶다. 하지만, 상우가 없는 윤범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처럼 의지를 잃어 버립니다. 택시기사에게, 지인에게, 윤순경에게 아무말을 하지 못합니다. 마치, 삼촌이 자신의 허벅지에 성기를 비빌때 그저 가만히 있던 것 처럼 말입니다. 그건 윤범의 영혼은 없고, 윤범의 고기덩어리만 남아 있는 상태와 같을 거예요.

 

 

'나는 오로지 당신과 함께 할 때만 진정한 내가 됩니다.' 어느 가요의 가사처럼, 윤범 역시 상우와 있을때만 윤범이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양순경의 '덫'은 아버지 입니다. 아버지의 지인으로부터 아버지를 잃은 양순경은, 경찰의 조사가 더 빨랐다면 아버지는 살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행동하는 사명감 있는 경찰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성공을 가로 막고, 일을 망치고, 아버지 같았던 곽청장을 죽게 만들었죠.

 

만약, 양순경이 증거를 먼저 찾아 영장을 받았었다면 경찰을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고, 그래서 상우를 검거 했다면 곽청장은 죽지 않았겠죠. 게으른 다른 순경들보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적어도 양순경이 없었다면 곽청장은 상우를 의심하지 않았을테니 살아 있었을 겁니다.

 

 

'덫'은 움직일수록 깊이 죄어 듭니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이 한 시점에 만나지 않았더라도 이 덫은 피할 수 없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트라우마란 이렇게 인생에 보이지 않은 함정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이코패스나 연쇄살인, 감금이나 아동학대를 소재로 하는 웹툰은 많습니다. 주로 창고나 지하실을 이용한다는 점도 비슷하죠. 하지만, 킬링 스토커가 유독 흡입력이 높았던 이유는 요동치는 심리묘사를 박진감 넘치게 묘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상우가 윤범에 의해 어머니의 악몽에서부터 벗어났다면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윤범이 상우의 병원에 찾아가 자신을 애타게 찾는 상우를 직접 봤다면 사랑받았다는 힘으로 성장 할 수도 있었겠지만, 흔한 이야기가 됐을 것 같아요.

 

내 안에서 시작해서, 내 안을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계속 '덫'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웹툰이었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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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블랙아웃

출간일: 2019.07.19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똥은 원래 지들이 무서워서 피했다고 생각하지, 싫어서 피했다고 생각 안해. 그러니까 한번쯤은 얼마나 내가 너희를 싫어하고 있는지를 몸으로 격하게 보여주란 말이야."

 

 

 

point 2 줄거리

 

 

: 이도하는 길거리에서 스치는 듯 서준영을 보고, 군대에 제대 후 사라져 버린 서준영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준영의 부탁으로 준영과 도하 집안 사람들은 준영의 거주를 숨기고 도하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다. 도하는 돈이 급한 서준영의 동생을 회유하여 준영이 춘천에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도하는 준영이 살고 있는 빌라, 윗집으로 이사를 간다.

 

: 준영의 어머니는 시아버지의 혼외자 준영를 입양해 아들로 키운다. 준영은 가시방석 같은 집 안에서 모범생이 되었고, 어머니의 절친 아들 도하를 잘 챙겼다. 하지만, 준영은 자신을 잘 따르던 도하의 집착이 심해지면서 멀리하기 시작한다. 설상가상 직장내 치정문제에 휘말라고, 쓰러진다. 도망치듯 내려온 춘천에서, 아랫집 고등학생 이건 과외를 해주며 북카페을 준비를 한다.

 

전: 한편, 이건은 소꼽친구 연우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맞는 것이 걱정이 되어 도와주지만, 연우는 자기 마음도 모르고 둔하게 구는 이건에게 모나게 군다. 도하는 준영 주변이 모든 사람들에게 질투하면서 저돌적으로 준영에게 다가간다. 어느날 우연히 연우가 도하의 시계를 훔치게 되고, 화가 난 도하를 진정시키기 위해 얼덜결에 준영은 하룻밤을 약속해버린다.

 

결: 도하와 의외로 속궁합이 잘 맞았던 준영은, 도하가 의식하기 시작하고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성적취향을 알게 된다. 준영은 자신을 키워 준 어머니에게 실망을 드릴까 걱정하지만, 어머니는 사랑으로 감싸 안아 준다. 도하와 준영, 연우와 이건도 모두 연인이 되어 서울, 춘천 간 장거리 연애를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안 되는게 어딨음?

 

 

예전 리뷰에서도 한 번 언급 한 적 있지만... 계자님 소설은 주식으로 비유하지면, 박스권 횡보구간을 보는 것 같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신고가를 갱신하겠지'... 업 앤 다운의 폭의 크지 않아, 실망도 크지 않지만 기대치도 초큼~ 부족한 느낌! 원체 다작 작가님이라 그런 느낌을 자주 받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년, 비슷한 시기 연재 되었던 작품 '열애기'와 '콜드블러드'도 그랬습니다. 주식으로 또 비유하지면, 볼링저 밴드 상하단 터치 직전의 상태랄까요. '열애기'는... 내용은 포기하고 '씬'과 '말장난'만 가져가는 건가? 싶었지만, '콜드블러드'는 정말 물개 박수를 치면서 봤죠. '스토리가 사람 안으로 들어왔다.'는 감상을 받았습니다. 아끼고 아끼다, 아드레날인 폭팔하는 날에 리뷰해야지~ 벼르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열애기'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열애기는 심플 합니다. '공'이 '수'를 찾아가, 받아 줄 때까지 열심히 도끼를 찍어대는 내용! 물론, '공'은 돈 많고, 잘 생기고, 이중인격에, 멘탈 갑이고, 수한정다정공이면서 입만 열면 사이다입니다. 서브 커플도 마찬가지입니다. 두드리면 열릴 것이다!

 

그래서 다소 지치는 면도 있습니다. 초반에는 거짓말을 하고 사라진 형을 우연히 발견하고, 수소문해서 춘천으로 내려가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갑자기 경찰을 부르려는 준영의 방어적인 모습에서, 둘 사이에 어떤 미묘한 애증에 관계가 있을까? 친형제보다 가깝고,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에 서 있는 줄 알아도 포기 하지 못하는 중요한 존재, 군대라는 단절 하기 좋은 계기에도 굳이 면화를 갈 정도로 쉽게 끊어내지 못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도대체 어떤 사건들과 계기들이 맞물려 한 사람은 학을 떼게 되고, 한 사람은 이렇게 맹목적일까?

 

기대하고 보게 되지만... 없습니다. 그냥 몸정드니 내님이 됩니다. 몸정이 들때까지, 계속 hook을 거는 것들의 연속... 서브커플의 경우는, 불우한 학교생활과 가정환경으로 날카로워진 불알친구 챙겨주는 것의 연속입니다.

 

특수한 수의 출생으로 인해 생긴 갈등과 막내고모의 등장이 스토리 전개의 방향이나 혹은 심리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 처럼 의미심장하게 나오지만... 나오기만 합니다. '회사 앞에 빵집 생겼더라, 그냥 그렇다고...'말하는 내 친구처럼, 좀 싱겁습니다. 회수 못한 떡밥이라기보다는, 뭔가 말하려다만 느낌이 들죠.

 

하지만, 이것이 장점 일 수도 있습니다. 정말 '선택'과 '집중'이 확실하거든요. 딱, 보고 싶은 것을 보여줍니다.

 

'열애기'에는 '이도하'가 있습니다. 현실성을 상실한 캐릭터죠. 그리고,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이기도 합니다.

 

준영은 눈치를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은 친아버지이자 양할아버지, 자신이 불편한 양아버지, 자신이 부정한 막내고모, 늘 조건 없이 희생적인 양어머니... 그리고, 선천적 게이였죠. 눈에 띄이지 않고, 자신의 잘 못이든 타인의 잘 못이든 모두 순탄하게만 넘어가길 바라고 살았던 삶이었죠. 밀어내고 회피하고 도망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지도요.

 

하지만, 이도하는 안하무인입니다. 일단, 준영에 대한 집착을 단 한순간도 숨겨 본 적이 없습니다. 준영의 남자친구들에게 온 갖 못된 짓을 다 해 헤어지게 하죠. 물론, 게 중에는 민석처럼 당하지만은 않고 반격해 본자 들도 있지만, 정도를 비교해서 뭣하겠습니까? 일단, 사람이 앉아 있는 자동차 거울 정면에 벽돌을 던지거나 주차되어 있는 차를 거하게 박아도 무탈하게 삽니다. 정확히는 무탈하게 살 수 있는지 여부를 따지지도 않고, 행동하죠.

 

술만 먹으면 폭력을 휘두르는 연우의 아버지에게도 당당히 비난을 내뱉죠. '부모'라는 위치 하나만으로 가지는 절대적 권위를 가볍게 넘겨버립니다. 그것은 연우와 이건을 괴롭히는 태경의 패거리에게도 그렇습니다. 폭력을 휘두른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진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에, '그래서?'라며 별 것 아닌 것 처럼 굴죠. 타인에게 너무 어려운 일들이 도하에겐 너무 쉽습니다. 그건, 돈이 많아 위자료를 물어 주거나, 증거를 잘 조작 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원래 가진 것이 더 많을수록 몸을 사리는 경우도 많으닌까요.

 

시상식에서 당당하게 준영을 사랑한다 말하지만 검색어 조차 뜨지 않습니다. 오로지 자신이 기절시킨 다른 배우와 한 여자의 이름이 뜹니다. 자신이 쓰러진 이유에 대해서 조차 말하지 못했던 준영이지만, 도하는 자신의 사랑이 성공했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밝히고도 행복한 연애 생활을 유지하죠.  

 

사랑하고 싶으면 사랑하고, 화가 나면 화를 내고, 나쁜 놈들을 때려주고, 직업 때문에 차별 받지 않고, 사랑을 성취하기 위한 전략은 그것이 무엇이든 비난 받지 않고 성공한다! 크립토나이트도 없는 슈퍼맨이죠. 준영에게 쩔쩔매지만, 준영이 하지 말라고 안 하는 행동은 없으닌까요.

 

가끔은 이렇게 살고 싶다. 확실히 스프라이트 샤워하는 시원함이 있습니다. 이 맛에 읽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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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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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올렛

출간일: 2020.09.01

분량: 본편 4권

 

 

 

 

 

 

 

 

 

 

 

 point 1 책갈피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우리는 누구나 금빛 나비와 같은 '생령'이자 염원이다. 그 아름다운 염원이 육체를 벗어나 세스티야를 만났어. 그게 우연이라고 생각하나?"

 

 

 

point 2 줄거리

 

 

기: 평범한 고등학생 주이결은 어느날 로스토프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하루에 22시간은 수면상태로 지내야 하는 불치병에 가세는 기울고, 이결은 집의 '짐'이 된다. 그러던 중 여동생의 수능 전 날 주이결은 쓰러지고, 이 여파로 동생은 수능을 망치고 가족들은 주이결을 비난한다. 주이결은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22시간의 수면 중 금빛 나비가 되어 만났던, 꿈 속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바란다. 그 날 꿈에서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이결은 자살을 시도한다.

 

승: 황위에는 흥미가 없으나, 계승 순위가 높았던 세스는 형제들로부터 늘 위협당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어떤 '음성'이 나타나 자신을 몇번이나 구해준다. 그러다 어느날 그 음성은 나타나 서글픈 인사를 하고 떠난다. 세스는 그 음성을 불러내기 위해 황태자가 되어, 마탑의 주인 노아로 하여금 이결을 불러내도록 한다. 그렇게 이결은 차원을 넘어 세스를 만난다.

 

전: 황제가 되고 싶은 제2황자 제이르는 금빛나비의 모습을 한 이결을 보고 관심을 갖는 한편 형제들을 숙청하고 세스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계략을 세운다. 세스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던 이결은 세스를 적극적으로 돕고, 자신에게 헌신적인 이결에게 세스는 소유욕 이상의 애정을 느낀다. 반면, 주이결은 황제에게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생기가 세스의 생명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스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결: 황제가 되고 주이결을 완전히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주이결은 뜨밤과 함께 도망친다. 광포한 집착으로 이결을 찾지만, 이결은 세스를 생명을 위협하는 에다와 함께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다. 이결을 부르기 위해 세스는 잔인한 고문과 살인을 불사하는 폭군이 되어가고, 이결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깨어나지 않는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는 가족을 본다. 이결은 세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돌아온 이결은 세스의 황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염원에 대하여...

 

 

언젠가 완결이 나면 꼭 리뷰 할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연재 중인 '레이드'입니다. 단연, 첼리아케님의 제일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페어리 트랩'입니다. 참고로, 댓글이 가장 재밌는 작품은 '무향의 궤양'... 아니...'무향의 궤적'입니다. 작품 한편 한편 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게 되는, 소통왕 작가님이시죠.

 

많은 페이지에서 '페어리 트랩'을 대표하는 한 줄 문구가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도 없어."인데 말이죠....왜죠? 음... '광'인 공은 맞는데 '광공'은 아닙니다. 수 이외에 것들에게 '광'인 지라, 피폐물을 생각하시면 아니 됩니다! '감금'과 '족쇄'가 나오나, 이렇게 달달 할 수 없습니다. 낭만적 셀프감금이랄까요... 공과 수의 관계에 주도권은 마치 공이 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수가 쥐고 있습니다. 영웅은 눈물에 약하달까요...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다면, 소설 초반은 눈물이 많이 납니다. 누구의 이기심이나 잘 못이라고 특정 지을 수 없는, 모두가 서로의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상황의 연속이예요. 동생의 선물을 챙기고, 모범생인 이결이 처음 쓰러졌을 때, 가족들은 이결이 나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직장도 그만두고 여기저기 이결의 치료를 위해 뛰어다니던 아버지는 경비원이 되었고, 어머님는 처음으로 고된 돈벌이를 시작했죠. 동생은 고3인데도 돌봄을 받지 못 합니다.

 

하루에 단 2시간, 이결이 눈을 뜰 때마다 가족들은 지쳐있고, 날 서있으며, 불행해지고 있다고 느끼죠. 그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이결에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간절한 '염원'이었을 겁니다.

 

페어리 트랩에서는 하얀나비와 금빛나비가 나옵니다. 하얀나비는 죽은령으로 만들어지지만, 금빛나비는 '생령'으로 만들어집니다. 결국, 꿈 속에서 세스를 찾아간 것은 이결의 '염원'일지 모르지만, 이결을 금빛 나비로 만든 것은 세스의 '염원'이었죠.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누군가의 염원이자 금빛나비라는 대사처럼, 차원을 넘은 세스의 염원은 세스 앞에 나타나게 되죠. 

 

자신의 것에 대해 소유욕 강하고, 흥미로운 것에 끌리지만, 이외에 것에 있어서는 무감한 제4황자 세스! 그는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의 이유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합니다. 왜 황위에 관심도 없던 자신이 황태자가 되어, 보석을 들고 금술을 열어 이결의 육신을 불러왔는지... 그저 그래왔던 것 처럼, 그 답을 '흥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죽으려 시도했던 이결에게 '필요'를 이야기 하죠. 이결에게 가장 절실했던, 세스가 나를 '필요'하다는, 바로 그 존재라고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죠. 두 개의 염원이 교차 할 때 열리는 차원의 문을 넘어, 금빛 나비가 금빛 길을 찾아 왔다는 사실이 두 사람의 '정답'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죠.

 

두 사람이 서로의 염원이자 사랑이라는 정답을 알자마자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옵니다. 이결이 세스 옆에서, 그의 생명을 줄여가면서 함께 할 수 각오... 이결은 오로지 누워 하얀 천장만 바라보았던 외로운 생활보다 더 고독한, 육신은 죽고 영혼만 떠도는 미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세스를 떠나죠. 분명, 이결의 염원은 누군가에게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을텐데, 세스 곁에 있으면서 다른 염원이 생겨버립니다. 그가 오래 살길 바라는, 그가 위협 받지 않길 바라는 염원말이죠.

 

염원은 간절한, 아주 간절한 바람입니다. 그런데, 이 간절한 바람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는 건 아니예요. 정말 희구하던 장래희망도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바뀌죠. 그렇다고 그것이 가볍거나 가치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결국, 염원은 '무엇'보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일 지도 몰라요. 내가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좀 더 빛나게 하는지도 몰라요. 금빛 나비처럼요.

 

현실로 돌아온 이결이 가족들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많이 아프냐고 쉽게 위로하면서도, 가족이 아프다고 하는 소리는 유독 짜증이 나고 듣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모난 소리하고 나면, 나중에 혼자 있을 때 가슴을 치고 후회하죠. 이결의 가족들이 웃으며 이결의 곁을 지키는 심정이 상상되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이결은 가족들의 마음을 차가운 저울대에 올렸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바람을 저울대에 올립니다. 이결은 이제 가족들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세스에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차원을 넘어서도, 자신이 길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라는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소설의 결론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좀 허무했습니다. 굉장히 힘든 여로를 지나, 목적지에 왔더니 관광지인 느낌... 책자로 이미 본 것 같은...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은... 그래서 여행은 준비가 반이라 했던가?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수준의 급 행복한 마무리라는 생각을 했죠. 이것이 더 더욱 외전을 애타게 기다린 이유였을지도요.

 

외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저로서는 4일간의 데이트 현장이 매우 짧다고 느꼈습니다. 곧 외전2가 나온다고 하니, 좀 더 길~~~~게 결세스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특별히 임신수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왜 꼭 페어리 트랩만큼은 AU외전이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흠흠) 토끼 같은 Jr.결...... 저만 보고 싶은.......예, 그렇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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