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문라이트북스

출간일: 2019.08.14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나는 너를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해야하나. 너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나무를 심겠다. 꽃을 가꿀 것이다. 절벽 끝까지 숲으로 채우고 그 가장자리에 단단한 울타리를 두를 것이다. 너를 위해서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캄캄한 거실로 나왔다. 여전히 내리는 눈이 창문에 닿았다가 어딘가로 날아가 버리곤 했다. 조명 스위치를 만져 사물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빛을 밝혔다. 은은한 빛이 닿은 안방 문을 바라보았다.

잘자. 살고 싶게 해 줘서, 제대로 살아 보고 싶게 해 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point 2 줄거리

 

 

기: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어 말을 더듬는 이윤성은 폭력에 노출되어있었다. 집에서는 엄마에게 학교에서는 다수의 아이들에게... 하지만, 윤성이 가장 두려운 것은 시한부 환자인 아버지가 죽는 것이었다. 엄마에 폭력에 죽지 않도록, 삶의 의지를 놓아 죽지 않도록, 윤성은 아버지 곁을 지키며 버틴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쓰러지고, 윤성은 아버지가 죽기 전에 따뜻한 솜옷을 입혀 고향으로 데리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빠지며 몰래 전단지 알바로 돈을 번다.

 

승: 영민한 윤성은 담임의 스킨쉽이 늘어나는 것의 의미를 알지만, 자신의 유일한 성인 지지자이기에 모른척 한다. 어느날 알바로 번 돈을 빼앗은 반 양아치에게 대들다 심하게 맞은 윤성은, 담임에게 돈을 벌어야하는 이유를 말한다. 그리고, 담임은 돈을 빌미로 윤성에게 더 접근하고, 끝내 본심을 드러낸다. 아버지는 죽고, 담임의 노골적으로 요구는 윤성을 난간으로 몬다. 윤성은 날기를 바라며 난간에서 떨어진다.

 

전: 정한범은 부모님의 보험금으로 혼자 살고 있다. 말더듬이, 쉬운 타겟 윤성을 중학교때 괴롭협던 한범은, 어느 순간부터 윤성을 다른 눈으로 지켜본다. 늘 폭력에 노출된 윤성을 뒤에서 도와주지만, 윤성은 한범의 도움을 거부한다. 난간에서 떨어지던 날 한범은 아래서 윤성을 받아주고 다친다. 병원에 찾아오는 이 없이 혼자인 한범을 윤성은 챙기게 되고, 한범의 가정사를 알게 된다.

 

결: 고모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안고 있는 한범과 아빠가 죽고 엄마가 떠나버린 윤성은 함께 살기로 한다. 전교1등이었던 윤성은 대학을 가고 한범은 피팅모델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윤성은 언어장애 치료를 받으면서 조금씩 덜 더듬게 되었고, 알바도 하고 있다. 둘은 서로의 연인이 되어, 가족이 되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악의에 가득찬 세상과 나의 구원자인 '너'

 

 

윤성과 한범에게 세상은 피폐합니다.

 

말더듬이가 생각까지 더듬는 것은 아니기에, 윤성은 보호 없는 환경 속에서 또래보다 더 냉정하게 현실을 파악 할 수 있는 영민한 아이로 자랍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현실을 잊기 위해 한 공부로 전교1등도 합니다. 하지만, 악의적인 세상은 윤성에게 원망 할 자격 조차도 박탈하죠. 윤성은 자신의 십자가와 같은 부모를 이해합니다.

 

창녀였던 엄마는 아빠와 결혼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자식이 아닌 윤성에게도 좋은 아빠였던 남편은,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자신은 다시 몸을 팔죠. 그리고 끝내 죽을 날만 기다리는 병자가 되버린 남편을 버리지도 못하고, 폭력을 휘두릅니다. 손님이 준 카드로 남편의 병원비를 내고, 자식의 생활비를 충당하면서도, 화장실에서 쓰러진 남편이 죽었을까봐 혼이 나가 병원으로 데려가죠. 윤성은 아빠가 죽으면 엄마는 그 손님에게도 떠날걸 알고 있습니다. 엄마가 왜 아빠를 버리지 못할까 고민하는 것은, 결국 엄마가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아빠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윤성을 강간하려던 담임은, 윤성이 거절하자 교묘한 방법으로 그를 괴롭힙니다. 담임은 윤성에게 조퇴증을 써주지 않았고, 아빠를 돌봐야 했던 윤성은 어쩔수 없이 담장을 넘습니다. 그리고, 주임에게 걸려 교무실로 끌려 온 윤성에게, 담임은 상냥하게 아버지의 상태를 모르는 척 합니다. 주임에게 맞은 것보다, 참고 참다 결국 화장실 변기에 앉지 못하고 소변을 지리는 아버지를 보며 윤성은 괴로워해요.

 

담임에게도, 주임에게도, 너무 쉬운 판단이고 쉬운 결정이었죠. 울며 애타게 항변해도 받아드려지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은, 윤성과 아버지에게만 너무 어려웠습니다. 세상은 너무 쉽게 악의적이고, 그 악의에 윤성을 보호해 줄 방패도 무찌를 창도 없었어요.

 

윤성은 그런 세상 속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그저 살아지지 않는, 단 하루도 쉽게 흘러가 주지 않는, 끈을 놓는다면 악의는 쉽게 그 세상에서 모래알 같은 자신을 지워내버릴 것 같은... 윤성은 그런 약자습니다. 아버지라는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에, 윤성은 담임의 아파트 난간으로 향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든게 끝났다고 하는 순간, 구원자가 등장합니다. 한범이 나타나죠.

 

한범은 윤성보다 가진 것이 많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자신을 사랑했었고, 고모도 결국 한범을 배신하긴 했지만, 한범을 아끼고 보호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한범에게는 부모님이 남긴 보험금도 있고, 집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범이 '상실'을 경험합니다. 그리고, 그 상실은 아무것도 남기지 않죠. 어쩌면 한범은 아버지를 위해 고군분투 해 볼 수 있는 윤성이 부러웠는지 모릅니다. 자신은 할 수 있는 것도, 해야 할 일도, 그런 대상조차 없으닌까요.

 

1권에서 윤성을 둘러싼 환경을 '피폐'하지 않다고 할 순 없지만, 평범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 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이 '일상'의 대화로 삐지고 웃을 수 있는 2권 역시 '힐링'이라고 표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2권의 길지 않은 분량에 피폐와 힐링이 함께 있는 작품은, 악의로 가득찬 세상에서 나의 구원자를 찾게 된 북극성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둡고, 차가운 바다 한 가운데서도 '나만 따라오라' 손짓하며 길라잡이가 되어 주는 그 별처럼, 서로가 서로의 인생에 닻을 내려 정착하게 해주는 구원자가 되는... 그런 이야기 말이예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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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문라이트북스

출간일: 2019.08.14

분량: 본편 5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윤이 송헌의 감긴 눈꺼풀을 어루만지고 살짝 벌어진 입술을 더듬었다. 가슴을 대고 맞닿은 곳곳마다 피가 나니 진실로, 태어나서 이만큼 무서운 때가 없었다. 그래서 또, 좋은 말만 하였다. 송헌을 바라보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니 그것은 전부 다 좋은 말이었다.

 

"사랑하네."

 

"........"

 

"이렇게 우리 둘이 함께 있는 순간도 감사하네."

 

"........"

 

"그러니 이제, 어디를 가려거든....."

 

윤은 송헌의 피에 젖은 머리카락을 젖히고 그 매끈한 이마와 빰을 드러냈다.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나도, 꼭 데리고 가게."

 

 

 

point 2 줄거리

 

 

기:대현황제의 손자이면서 현황제의 조카인 곽윤은, 머리는 비상하나 심한 몸치다. 소심줄 같은 고집으로 검을 배우겠다고 무작정 은퇴한 석대오를 찾아 도화촌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곽윤은 아름다운 송헌을 보고 첫사랑에 빠진다. 얼덜결에 송헌은 스승이 된 구제못할 몸치임에도 부지런한 곽윤을 기특하게 여기지만, 곽윤의 신분을 알고 어색한 이별을 맞는다. 대현황제가 멸망시킨 제월국의 마지막 호위대장 송우천, 송헌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승:집에 돌아와서도 송헌을 잊지 못한 곽윤은 몰래 그를 보러가기 위해, 꾀병을 부려 황실 모두가 참석하는 대현황제 능행에 빠진다. 그리고 청천의 참변이 발생한다. 유일한 황위계승자가 된 곽윤은 황제가 된다. 참변에 관해 잔혹하게 변한 곽윤을 말리고자 궁으로 들어간 송헌은, 그곳에서 곽윤에게 고백을 받는다. 한편, 참변에 사용 된 연초광산이 있던 도화촌의 사람들은 역도로 몰려 학살된다. 송헌은 한팔을 다쳤지만, 홀로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한다.

 

전:미호랑이 되어 도화촌을 학살했던 금의위들을 찾아다니던 송헌은 신분을 숨긴 곽윤과 만난다. 그리고 황제의 행렬을 급습한 송헌은 곽윤을 본다. 곽윤은 자신을 찌른 송헌을 후궁에 숨겨 논다. 그리고, 송헌과 오해를 풀고, 도화촌 생존자들을 만나게 해준다. 송헌과 곽윤의 관계는 깊어지고, 송헌은 귀비로 봉해진다. 또한 두 사람은 청천의 변과 도화촌 학살을 일으킨 세력을 함께 찾고 그 끝에 제월국 출신 장군 조벽신이 있음을 알아낸다.

 

결:한편, 황제에 반감이 축적되던 승상 공제현은 조벽신, 백호상단 백이준과 함께 역모를 일으킨다. 공제현의 역모를 예상한 곽윤은 군을 배치하고 대비를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막지 못했다. 위기에 몰린 곽윤을 지키다 송헌은 큰 부상을 입는다. 간신히 살아난 송헌은 곽윤의 유일한 정인이자 귀비로서의 삶은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

 

 

비첩을 읽을 때는 당이 필요합니다. 너무 울고 웃어서, 진이 다 빠집니다. '단짠의 진리'의 정수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과장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진짜예요.(진지) 큭큭대며 웃다가, 끅끅대며 울게 됩니다. 요즘 책이 한 권에 10만자 정도라는 생각하면 권당 분량도 제법 많은 편인데, 정말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비첩에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의 사정과 갈등이 얽혀 비극과 희극을 번갈아서 만들어 내죠. 1분짜리 동영상도 길어져 15초짜리 동영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절에, 이런 이야기들은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리뷰에도 길다. 쳐진다.는 평이 꾀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원래 거대한 비극은 하나의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이 다른 각자의 의도가 뒤엉켜 폭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력, 권력, 훌륭한 무의로도 막을 수도 예상 할 수도 없는 비운의 사건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명료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리고 안타까운지도 모르겠어요.

 

비첩에서 그 실타래는 첫사랑입니다.

 

조벽신은 어릴적 거칠고 못난 자신의 편이 되어 준, 동네에서 제일 예쁘던 누이를 마음에 품죠. 전장에 나갈 때 기다려 달라 말하지만, 누이에겐 남동생이 살아오겠다는 결심으로만 보였던 걸까요... 돌아온 누이는 송우천의 아내가 되어있었죠. 배신감에 눈 먼 조벽신은 대현황제와 어떠한 밀약을 맺었지만, 아마도 곽윤과의 대화로 추측컨데 지켜지진 았았던 것 같아요. 그저 송우천은 제월국 황제를 지키려다 죽고 누이는 자신의 여자가 되지 않았죠.

 

조벽신은 자신의 아우 후서와 함께 제월국 출신의 세력을 모아 청천의 변을 일으킵니다. 비록 끔찍한 대현황제의 핏줄을 모두 죽이는데는 실패하지만, 도화촌에서 누이를 데려와 자신의 곁에 두는데는 성공합니다. 송헌을 찾으며, 자신을 보지 않는 누이였지만 말입니다. 송헌에게 자신이 약점이 된다는 걸 안 누이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백치가 되어버립니다.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이 피바다를 몰고 왔음에도, 죽을때 조벽신은 그 누이를 찾아 갑니다. 이미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말을 하려고요.

 

곽윤와 송헌 그리고 백이준, 후서와 정무왕비까지... 이들의 연심이라는 것은 죽을 수도 있는 길을 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백이준과 후서는 죽죠. 그런데, 어떤 죽음을 애도해야 할까요? 불에 뛰어드는 부나비는 제몸이 타도 응당 그래야 하기 때문에 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간혹, 불을 무서워 불을 피한 부나비가 있다면, 죽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첫사랑은 다들 실패한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열병 같은 첫사랑이 없었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직진 밖에 못하는 차가 있다면, 그 앞에는 꼭 결승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절벽이나 불구덩이가 있더라도, 멈추지 못할테닌까요. 첫사랑이 지독한 열로 생각은 멈추고 내 발은 상대를 향해 질주하게 한다면, 마치 직진 밖에 못하는 차와 같을 거예요. 그리고, 늘 운명은 그 앞에 결승 테이프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죠.

 

비첩에는 고향의 맛 다시다보다 감칠맛나는 조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송헌 바보 곽윤은 이보다 사랑꾼일 수 없죠. 그래도 코믹물이나 달달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단짠이 반복되긴 하지만...그래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애절물 땅!땅!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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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프린시플(principle)

작가: 사치모

출판사: (주)조은세상

출간일: 2019.04.03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주)조은세상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야마시로는 많은 규칙을 지키고 살고 있다. 자신의 성적성향을 숨기지 않기, 동료에 손대지 않기, 머리 좋은 놈은 패스, 30살 이상의 동정이랑 관계는 한번으로 끝, 상대에게는 안대를, 신음을 내지 않고, 최대한 만지지 않는다 등등... 어느날 동정 낚기에 실패하고 돌가는 길, 야마시로 앞에 함께 작업하는 1등 건축사 야시로가 나타난다. 

 

승: 야마시로는 30살이 넘은 동정이라는 야시로의 거짓말을 알았지만, 아직 '의심하기' 원칙이 없던 고로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야마시로는 13번째 규칙, '누구도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원칙의 위기를 맞는다. 규칙을 지키기 위해 야시로를 피해다니지만, 스토커처럼 야마시로 앞에 계속 나타나는 야시로에 의해 '관계는 한번으로 끝' 원칙은 깨진다.

 

전: 전통 목수 집안에서 태어난 야마시로는 남자의 둘러 쌓인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게이임을 알게 된다. 게이로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상처 뿐인 연애와 집안의 방출뿐이었다. 상처를 받을 때마다 야마시로의 규칙은 늘어났다. 반면, 사랑을 믿지 않는 야시로의 규칙은 하나뿐이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반드시 내것으로 만든다. 그리고 야시로는 야마시로를 발견한다.

 

: 야시로에 의해 지켜왔던 규칙이 모두 깨져버린 야마시로는, 규칙이 정말 자신을 보호하고 있었던 것이 맞는지 의심한다. 야마시로는 오래동안 연락을 끊었던 집에 연락을 한다. 그리고, 야시로와 서로 좋아하는데 사귀지는 않는 이상한 섹스프렌드가 된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규칙 파괴자

 

 

저에게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특별히 가지 않는 길, 입지 않는 옷, 쓰지 않는 물건도 있습니다. 모두 불행했던 기억을 부르는 대상들이죠.

 

기억을 파일 처럼 휴지통에 버리거나, 적어도 순서지정을 해서 뒷자리로 밀어 버릴 수 있다면 좋을텐데, 늘 좋고 감사한 기억보다는 아프고 상처 입은 기억들이 먼저, 자주 떠오릅니다. 식중독을 톡톡히 앓고 난 뒤 회는 더 이상  먹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사는 것을 멈출 수는 없으니 이런 기억들을 외면하기 위해서 나름의 규칙이라는 것을 만들게 되죠.

 

사치모님의 작품은 다크 하드코어에 있어서 실패가 없습니다. 하지만, 피폐물이거나 애정물이라고 말하기에는, 공 수 모두 강단있고 분위기 자체도 매우 시크하죠. 딱히 누가 누구를 어찔 할 수 있는 상황은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 딥블루가 아니라 딥블랙에 가까운 이야기를 해요.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장애, 그러닌까 운명같은 것들이 갈등의 주 원인으로 등장합니다. 그 중 프린시플은 가벼운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어요.

 

야마시로는 훌륭한 목수입니다. 그 난잡한 사생활과 다르게 전통 목수의 후계자 였죠. 야마시로는 열심히 삽니다. 가문의 일도 열심히 배우고, 자신의 성향을 비난하더라도 굳굳히 계속 사랑을 해요. 그렇게 노력하면 노력 할 수록, 야마시로는 거절 당하고, 상처 입고, 비난 당하죠. 그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을 원망하기보다 흔한일이라고... 그 기억들을 흘려보내고 무시하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당연한 상처는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은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상처가 당연한 건 아닙니다. 역시 아프고, 무섭고, 모른척 할 수도 없죠. 어딘가는 금이가서, 스칠때마다 따끔거리는 것이 우리내들의 불행한 기억이 아닐겠습니까? 그래서, '접근금지' 팻말을 세우는 것 처럼 규칙을 세우지만, 그 것이 정말 나를 지켜주고 있는 걸까요?

 

야마시로의 규칙 들은 모두 야마시로의 꿈입니다. '절대로 좋아하지 않기'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 꿈, '신음하지 않기''만지지 않기''상대방에게 안대 씌우기''관계는 한번만'은 마음껏 신음하고 만지는 나를 사랑하는 눈을로 봐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꿈, '동료를 사랑하지 않기''머리 좋은 놈은 패스'는 머리 좋은 동료를 사랑해도 그에게 비난 받지 않는 꿈이죠. 

 

어쩌면 그 규칙들은 상처에 붙힌 밴드처럼 있는 상처를 안보이게 해 줄 순 있을지 몰라요. 하지만 그 규칙들은 정말 내가 하고 싶어하거나 바라는 것들도 역시 가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도 쉽게 무너트리기에는, '좋을 수도 있는 것'은 '반드시 아플 것 같은 것'을 이기지 못하죠. 그래서, 야시로 같은 규칙 파괴자가 필요한 건지도요.

 

자기 규율에 엄격한 사람을 흔히 자제력 강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가끔 그런 사회가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럼 자기 규율 넘어에 있는, 더 가치 있을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여기며 살게 되잖아요. '나는 잘 살고 있다.'라는 자기암시를 걸면서요. 의외로 그 밖에는 진짜 더 '나'다운 것이 있을지도 몰라요.

 

물론, 규칙 파괴자로 진화 할 수 있는 용기 주머니에 용기를 모으기 전에는 책을 읽습니다. 마음의 장벽 넘어를 넘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내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공상을 하면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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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Please love me

작가: 어피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9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어릴때 부터 몸이 약했던 서지하는 예민한 아이였다.  건강한 형과 비교를 당할 때마다 더욱 더 삐뚫게 행동하는 지하는 집안에 골치덩이였다. 그러다, 형의 친구인 최서윤을 만난다. 서윤은 어리고 작은 지하를 따뜻하게 대해준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 서윤형을 짝사랑하게 되지만, 서윤은 지하를 어린아이처럼 대한다.

 

승: 대학생이 된 지하는 서윤의 집에서 하숙 한다. 그리고 서윤에게 고백을 했지만, 서윤은 장난처럼 가볍게 넘긴다. 지하는 그런 하윤의 태도에 불만 가득한 태도로 생활한다. 그러던 중 지하와 서윤의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서윤이 맞선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처입은 지하는 식사자리를 뛰쳐나간다.

 

전: 집에 돌아 온 지하는 술에 취한 서윤과 취중진담을 나눈다. 지하를 너무 소중히 여기는 서윤은 이 관계를 잃고 싶어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음 확인 한 그 날 밤 이후, 지하는 시험을 핑계삼아 서윤을 피해다닌다. 2주가 지나고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한다.

 

결: 서윤을 좋아하지만 서윤을 위해 서윤이 원하는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힘들게 말하는 지하를 보면서, 서윤은 이제 더 이상 지하가 동생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선을 넘어 두 사람은 사랑이 넘치는 뜨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고백을 조르는 지하에게 서윤은 대답한다. 나도 너를 좋아한다고...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솜사탕

 

 

가끔 솜사탕처럼 퐁실거리고 달달한 이야기가 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흑화한 나의 멘탈을 정화 해 줄 수 있는 힐링물... 그래서 오늘은 그런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 터 질때까지 꼭~ 껴 앉아 주고 싶은 이야기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어피님은 원앤온리의 사랑스러운 연하남 단편을 잘 쓰시는데요, 연재처가 적고 신작이 나오지 않아 아쉬운 분이죠. 아직 발표 되지 않은, 닭고기 스프 같은 속을 뜨뜻하데 뎁혀 줄 이야기를 쓰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 보고 싶습니다.^^

 

수인은 인생에 한번 운명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려고 힘든 확률을 뚫고도 의외로 10%정도의 수인은 반려와 산다고 합니다. 기적적이고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발견 할 수 있는 내 인생의 반려, 넌지시 던져진 뉴스의 멘트는 지하와 서윤의 결말을 암시해주죠. 

 

운명의 짝이란 설레는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수인이라면 아마도 반려를 만나지 못한채 살아가는 90% 안에 들어 갈 겁니다. 비관적이라기보다는, 지하나 서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저에게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할까요. 사랑을 우선순위에 놓고 나머지를 배제 할 수 있는 순수한 열망, 반려를 찾는 그 눈이요.

 

심술부리고 싶어 기를 쓰고 올라간 높은 나무 위, 고용인들이 쩔쩔매고 있어도 내려가고 싶지 않았던 어린 지하는 버티고 앉아 있죠. 그러다 슬슬 내려 가 볼까 싶을 때, 발을 헛딛어 떨어집니다. 그때, 서윤은 낙하하는 지하를 받아주죠. 바로 지하가 첫사랑이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서윤은 귀엽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동생의 땡깡에 또 져준 걸까요? 글쎄요.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일을 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꼭 강아지랑 눈이 마주친데요. 강아지가 눈치가 빨라서 제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 같다고... 그런데, 강아지는 계속 친구를 보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보통, 자주 눈이 마주친다는 건, 우연이 자주 반복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우연이 생기도록 상대방이 계속 자신을 보고 있었건 것일 확률이 높죠.

 

아슬아슬하게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작은 꼬마에게 눈을 떼지 못했던 것은 서윤이 먼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초인적 힘으로 그 찰나 지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서윤의 눈을 덮고 있던 불안한 가정들이 지하에 눈을 가리지 않았던 거겠죠. 그래서, 먼저 알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나의 반려인 서윤형을요.

 

기회의 신은 날개달린 신발에 뒷머리에 머리카락이 없데요. 빠르게 지나가지만, 아차! 알아 채고 잡으려면 대머리에 손이 미끄러져 잡을 수 없죠. 어른이 된다는 건 많은 것을 고려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니면, 비난받고 책임질 일도 늘어나니까요. 연하공의 최대 장점은, 그 똘망한 눈으로 연상수의 안경을 걷어 내 줄 수 있다는거 아닐까요?

 

참고로 저는 안경과 한 몸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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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회사원 K의 비밀

작가: 모락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1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김도윤 대리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뱀파이어인 혼혈이다. 피를 마실 수 없는 김대리의 생존법, 인간의 정기를 취하는 것이다. 정기를 흡수 못한 나날을 보내던 중, 친구 주영에게 보낸 '섹파라도 구해야겠다'는 메세지가 회사 이사인 강우에게 잘 못 발송 된다. 사표를 품에 안고 이사실에 불려간 도윤은, 자신이 섹파기 되겠다는 이강우 이사의 제안을 받는다.

 

승: 급한불은 꺼야겠기에 수락한 섹파가 반 강제적 연인이 되었다. 강우는 김대리가 자신을 좋아하지만 필요한 것은 알기에 밀고 당기며 섹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강우와 계속 잠자리를 실패한 도윤은 부득불 전 남친과 호텔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강우를 만난다. 도윤은 자신이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며 울분을 토한다.

 

전: 강우는 도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윤이 스스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부탁한다. 도윤은 강우의 진심을 느끼고, 비밀을 고백하려고 하지만 그 전에 뱀파이어란 사실을 틀켜버린다. 그 후 강우 돌연 자취를 감춘 도윤을 찾는다. 그리고,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는 도윤을 만난다. 

 

결: 도윤이 순혈이 되길 바라던 주영은 눅스의 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빠돌이 재건에게 부탁하지만, 재건은 구한 눅스의 피를 강우에게 준다. 눅스의 피를 먹은 강우의 피를 마실 수 있게 된 도윤은, 순혈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강우의 곁에 있기로 선택한다. 친구인 주영은 자신이 키운 도윤의 선택에 섭섭해 하는 한편, 강우와 행복하길 바란다. 강우와 도윤은 깨볶은 신혼생활을 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절륜남의 노력

 

 

회사원 K의 비밀은... 씬이 매우 깁니다. 매우요... 10일 연재 작품이었는데, 씬이 한 번 시작하면 3회는 그냥 이어집니다. 고로, 한달 내내 내용 진전 없이 씬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거죠. 강우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절륜하다는 느낌보다는 지루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곤했습니다. 흠흠... --:::: 작화도 분명히 시작 할 때는, 평범한 사람 둘이었는데, 뒤로 갈 수록 강우는 조각 같은 몸매가, 도윤은 여리 미인 페이스가 극화되죠. 여러므로, 스토리보다는 섹턴 만족감에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회사원 K의 비밀은 우아한 뽕빨물일까요? 예 그렇습니다.

 

근래에 너무 심각하고 무거운 작품들만 리뷰하다보니, 좀 가볍고 유쾌한 작품을 리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원 K의 비밀이 한 없이 깃털 같은 작품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쫒고 쫒기는 도윤과 강우의 연애가 어마무시한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시작은 '피 못 먹는 반쪽 뱀파이어가, 정기를 찾아 절륜남과 밀땅하는 연애기'였었는데, 뒤로 가면서 목숨과 인생을 건 이야기로 바뀌어 갑니다. 회사원K의 비밀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혼혈 뱀파이어인 우진을 사랑한 순혈 뱀파이어 주영은 그를 순혈로 만들기 위해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죠. 그 결과 우진은 미쳐 자살하고, 죄책감에 주영은 혼자 남겨진 우진의 아들 도윤을 키웁니다. 도윤의 체질은 유독 불안합니다. 아버지가 죽은 직후 피를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었다 다시 피를 마실 수 있게 되고, 성인이 된 후 다시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죠. 그리고, 마지막엔 정기조차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뀝니다.

 

그 때마다 주영은 해결사가 되어 도윤의 문제를 처리해 줍니다. 하지만, 정기 조차 마실 수 없게 변한 도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진 못하죠. 결국, 도윤의 아버지에게 했던 것 처럼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부작용이 있더라도, 도윤이 죽는 것보다는 낮다고 판단하죠. 어떻게 보면 회사원 K의 비밀은 도윤의 양육자이자 친구인 주영의 고군분투기처럼 보입니다. 결국 스스로가 눅스가 되는 희생을 하면서까지, 도윤을 살리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강우의 고군분투기가 확실합니다! 커피를 매일 갖다놔도 눈치도 못채고, 사귀자는 말에도 자른다는 협박이나 해야 간신히 끄덕거지, 도무지 좋아해주지는 않으면서 계속 자자고 하지, 계속 기회를 줘도 피하기만 바쁘지... 도대체 이게 혼자 하는 연애가 아닙니까? 게다가 심지어 바람을 피기까지 합니다. 미수에 그쳤을 지라도 전남친과 호텔에들어 온 도윤을 본 것만으로도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었겠지만, 강우는 도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려고 노력해보라고... 만약 잘 되지 않는다면, 불쌍하다고 동정이라도 해보라고... 그러다 보면 도윤도 자신을 좋아 할 날이 올거라고요. 외홀로 짝사랑 강우는, 도윤을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근데,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도윤은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을 유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 져 있었습니다. 뱀파이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윤은 강우에게서 숨을 수 밖에 없었죠. 강우는 속 마음까지 고백했는데, 사라져버린 도윤을 찾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는 듯한 도윤의 잠적에 상처입죠. 그리고 스치는 듯 본 뱀파이어 도윤을 마지막으로, 또 사라진 도윤 찾아 삼만리를 시작합니다. 

 

도윤을 찾고 나서 강우의 더 최악의 결정의 기로에 놓입니다. 뱀파이어가 된 도윤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는가? 아니면 죽어가는 도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차라리 찾지 않았으면 안 느꼈을 무력감마저 강우의 몫이 됩니다. 만약, 재건이 나쁜 마음으로 강우에게 녹스의 피를 먹이지 않았다면, 이 웹툰의 결론은 "강우는 이제 더 이상 사랑 안 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웹툰은 회사원K인 도윤이 주인공일 겁니다. 그런데, 저는 도윤은 종속항이고 강우가 독립변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강우는 계속 바지런히 노력을 합니다. 인간불신 반쪽 뱀파이어 도윤은 강우에 의해, 사랑을 시작하고, 아버지 같은 주영으로부터 독립을 하죠. 반쪽 뱀파이어라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사라지고, 뱀파이어 의사에게 검진도 잘 받습니다. 

 

절륜남은 침대 위에서만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이 불굴의 짝사랑꾼에게 박수를 보내줘야 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싶네요. 짝짝짝!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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