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기억의 무게

작가: 샤샤슈슈

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6.09.09

분량: 본편 2권 + 외전 2편

 

 

 

 

 

 

 

 

 

 

 point 1 책갈피

 

 

매번 울음기가 맺혀 있던 제보 전화, 누군가 뒤에서 쫓아오기라도 하는 듯 속삭이며 필요한 정보만을 꼳아 내고 끊어 버리던, 아무런 이득이 없음에도 그저 사람 하나를 더 살리려고 본인의 정의를 행하던 그 전화들.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애쓰던 너를..."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어."

 

 

 

point 2 줄거리

 

 

기: 대학생 유은형은 사물이나 사람과 접촉하면 기억의 잔상을 볼 수 있다. 조절 할 수 없는 능력을 일시적으로 정지 시킬 수 있는 방법은 정액을 받는 방법이기에, 잔상이 발동하여 시각을 잃는 날이면 바에서 자신에게 접근한 남자와 무조건 잠을 잔다. 그리고, 잔상을 본 어느날 연쇄강간살인사건을 조사중이던 강력계 팀장 강성한과 잔다. 강성한은 자신의 이상형 유은한에 관심을 갖는다.

 

승: 한편 연쇄강간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유은형의 인근주인으로 밝혀지면서 유은형 역시 조사를 받는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 유은형은 사건의 잔상을 본다. 은형은 고민을 하지만, 납치된 여자를 살리기 위해 목격사실을 증언한다. 하지만, 오히려 은형은 용의자로 몰리며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범인에 의해 범인으로 조작당한다. 하지만, 3번째 살인 당시 은형과 모텔에서 있었던 성한은 은형의 무고를 믿는다.

 

전: 결국, 성한은 다친 은형을 집으로 데리고 오고, 두 사람은 '보호'의 이름 아래 동거를 시작한다. 성한은 마음을 열지 않은 은형을 사랑하게 되지만, 은형의 상황은 점점 수세에 몰린다. 은형은 다시 용의자에 오른다. 그리고 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은형은 최형사와 접촉하게 되고 그가 범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은형은 성한에게 자신의 비밀을 말하고 최형사가 범인임을 밝힌다.

 

결: 성한은 은형의 말을 믿는다. 그리고 2년 전 사건과의 연결고리를 찾은 성한은 최형사를 체포하는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은형은 칼에 찔리고 은형이 가족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깨어난 은형과 성한은 진실한 동거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당신의 무게

 

 

9월에 나온 외전들은 전체적으로 달달합니다. 본편들은 '살짝' 무거운 경향이 있음에도 말이지요.

 

기억의 무게는 '사이코메트리' 초능력을 가진 수가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형사인 공과 사랑하게 되는, 어찌 보면 흔한 클리셴데요... '정액'을 받아야 한다는 설정에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능력의 부작용이나 반사작용으로 성적흥분을 하거나 성행위를 해야하는 설정은 많지만, 꼭 집어 정액을 받아야 한다니... 신녀가 신의 정자를 받는 것도 아니고... 그때는 헉 뭥미? 하면서도 샀으니 마저 보자 했었죠.

 

재미의 포인트는 소심하지만 결코 소심하게 행동하지 않은 은형의 태도 였습니다. 기억이라는 것은 참 무섭습니다. 뜻하지 않게 생겨서 마음대로 사라지지 않죠. 그런데, 그것이 내가 아닌 남의 것, 혹은 사물의 것까지 해당 된다면 그것은 매일 지뢰밭을 살아가는 기분일거예요. 소설 중 은형의 말 처럼, 그렇다고 젊은 나이에 죽고싶지는 않으니 어떻게든 살아야만 합니다. 하지만, 구태여 은형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은 눈으로 112를 눌러, 시야를 뒤덮는 기억의 잔상을 신고합니다.

 

그것이 의심 받는 행동이라는 것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꺼리게 되는 행동이라는 것도, 가족에게 버림받고 이용당하게 만드는 행동이라는 것을 잘 알고도 그렇게 행동합니다. 은형은 바보가 아니고,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지만, 늘 그렇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끝내 그런 행동으로 인해 위협당하죠.

 

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리면서도 은형은 억울해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죠.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예상했던 일이 단지 발생 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은 '자신이 아닌 것의 기억'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은형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 무게를 담담하게 받아드리는 은형을 지켜 봐야하는 성한의 이야기처럼 보였습니다.

 

성한은 늘 뛰어다닙니다. 은형이 걱정되서, 은형이 보고 싶어서, 늘 걷지 못하고 뛰죠. 자신과 함께 있었던 알리바이조차 말하지 않은 채 용의자가 되어 버린 은형을 위해 대신 대변인을 자처하고, 무식한 팀장한테 맞아 피를 흘리는 은형을 병원에 데려가고, 진단서 떼서 그 놈도 대신 혼내 주죠. 혹시 자신으로부터 안 좋은 기억을 볼 까 걱정 되는 날에는 꽃을 사갑니다. 

 

어느날 나의 이상형을 모두 한 곳에 몰아 넣은 것 같은 사람을 만났는데, 심지어 그 사람이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소에 약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사랑은 아래로 흐른다고 하던가요? 쏟아지는 걸 막을 방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 사람이 매우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어떻해야 할까요?

 

일단, 주변에 이해는 둘째치고, 내가 제대로 이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걸까? 불안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이 사람이 겪었던 일 중에 용납하기 힘든 일도 혹시 이 사람의 특수한 능력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것이 었을까? 화를 내야 할지 덮고 넘어가야 할지, 아니면 위로를 해야 할지 고민하겠죠.

 

그래서 저는 이런점에서 은형의 형이 굉장히 중요한 시사점을 남길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형은 단순히 가족에게 버림 받거나 게이가 된 경우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것이 굉장히 악질적인 반인륜적 범죄자를 통해 최악의 방법으로 밝혀지게 되었죠. 그런데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가 버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다르다'는 것은 제법 무겁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사람은 모두 비슷한 것을 통해 비슷한 것을 찾는다고요. 심지어 여행가서 새로운 음식을 먹어도 비슷한 맛을 찾는데요. '아! 이건 김치에 설탕을 넣은 맛이네. 이건 지중해에 단 김치야!'

 

그러기에 '다르다'라는 것을 사랑하는 것 역시 아주 무거울 것 같습니다. 이번 외전에서 역시 '일가족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는데, 차이가 있다면 은형은 무방비한 위험에 자신을 노출하지 않고, 성한이라는 안전장치는 언제나 은형을 지키고 있다는 겁니다.

 

그건 아마 은형이 지고 있는 기억의 무게와 더불어 성한이 지고 있는 무게가 함께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당신을 사랑하는 무게'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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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8.06.1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그러는 도중에도 작은 손에 담긴 잉어는 끊임없이 아가미를 벌름거리며 숨을 쉬려 노력했다. 바둥거리는 지느러미가 점점 힘없어지는 것이 보였다. 감지 못하는 눈동자는 마치 먹물을 한 방을 떨어뜨린 것처럼 그저 까맣고 깊었다.

......

"형님이랑 똑같네."

 

 

 

point 2 줄거리

 

 

기: 제3왕자의 꿈은 어머니인 중전과 함께 궁을 나가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제3왕자에게는 양인으로 발현한 제1왕자와, 미발현한 제2왕자가 있었고, 그 중 제1황자가 세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던 어느날 대비는 제4왕자를 건청궁으로 데리고 들어 온다. 제3왕자는 깡마른, 잠만 자는 동생의 방에 드나들며 혼잣말로 대화도 하고 어여삐 만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제4왕자가 깨어난 후 궁의 판도는 바뀐다.

 

승: 제4왕자는 양인으로 발현했으며, 대비의 비호아래 단숨에 세자 후보로 등극한다. 제1왕자는 내내 전장을 돌아다니다 큰 화상을 입은채 궁으로 돌아온다. 제3왕자는 제1왕자를 세자로 추대하고, 제1왕자 세자등극을 위한 사냥연에서 제2왕자가 습격 받는 사건이 생긴다. 한편, 제4왕자는 제3왕자에게 '어떤 약'을 먹을걸 강요하며 매일밤 겁탈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오래 앓았던 중전은 죽는다.

 

전: 제3왕자는 제4왕자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더불어, 주상인 아바마마를 통해 자신의 전대에 일어난 끔찍한 비극 역시 듣는다. 흥분한 제3왕자는 대비를 찾아가고 난동을 부리다 옥에 갇힌다. 옥에 나오니, 제3왕자는 세자가 되어 있었다. 제2왕자 시해 범인으로 제1왕자는 유폐되고, 도와 준 제4왕자는 변방에, 사주한 대비는 사찰로 간다. 그 후 2년 뒤 제3왕자는 음인으로 발현한다.

 

결: 양인만 왕이 될 수 있었기에, 세자는 왕이 되지 못한다. 세자의 반려에게 양위하겠다는 왕의 선언에, 궁은 혼란에 빠진다. 이때, 제4왕자는 쿠테타를 일으켜 제1왕자를 죽이고, 제3왕자는 진실을 듣게 된다. 충격을 받은 제3왕자는 말더듬이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배후에 제2왕자가 존재했음을 알게된다. 제3왕자는 제2왕자를 칼로 찌르고, 궁에서 나온다. 왕자로서의 삶에서 스스로 벗어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Death Match

 

 

추리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나 미국이나 영국 추리 소설보다는 일본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범인을 찾는 것보다는 그 뒤의 깔려 있는 스토리를 더 좋아합니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살고 있었도, 다른 맥락 속에서 살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진실... 그것을 알아 채는 순간이 스릴러가 주는 쾌감의 절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BL 스릴러 장르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비밀'과 '피폐'라는 것에 과몰입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위기에 비해 스토리가 별 것 없는 경우가 많죠. 솔찍히, '왕자죽이기'를 보자마자 제3왕자가 제 정신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제3왕자 단일시점인데, 제3왕자가 보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자기 할 말만 하는 것 처럼 보였거든요. 

 

상대방이 똑같은 말만 한다고 느낀다면, 그건 내가 똑같은 것만 묻거나 혹은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선별적으로 듣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죠.  만약 내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 않는데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는다면, 내가 유독 그 대답에만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는 경우 일 것입니다. 

 

제3왕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니, 그 다음부터 제3왕자가 생각을 반대로 읽게 되요. 그러다 보니,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굳이 왜 제4왕자가 진실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제3왕자를 그렇게 잔인하게 매일밤 겁탈해야 했는지... 궁인들이 제3왕자가 완전히 미칠까와 묵인했으면서 겁탈 당할 때 모른척 한건 뭔가 싶었습니다. 부분적으로, 독자의 "그랬으닌까, 그랬겠지~"라는 자체 보정효과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플러스 마이너스 합산, 저는 플러스가 훨씬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무대에 오르다.'라는 말 입니다. 시작 버튼은 누르고, 타임 리미트는 작동하고, 참여자들은 결말을 향해 나아가죠. 가지 말라는 장소를 가거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직업상 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순간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끝날 때까지 내려 올 수 없죠. 일종에 데스매치인 셈입니다.

 

근데, '왕자 죽이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무대에 오른 줄도 모르고 데스매치가 시작이 됩니다. 그건 그들의 겜블링 테이블에 장막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장막은 일종의 '기만'입니다. '가족'이라는 기만이죠. 부부 서로 사랑해서 아이를 낳고, 그렇게 낳은 아이를 부모는 사랑하고, 아이는 부모를 따른다는 아름다운 '거짓말'이요.

 

첫번째 데스매치는 '양인 만들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었던 양인 왕자들은 서로 전쟁을 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 살아 남은 것은 평인 왕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양인 여인을 얻어, 수렴청정을 하며 양인 왕노릇을 합니다. 하지만, 양인 여인은 그 결과로 자신이 사랑한 음인을 잃게 됩니다. 모든 걸 잃은 '양인'은 독한 마음을 먹고, 비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끔찍한 평인왕과 많은 아이를 낳고 단 한 명의 양인을 '만듭'니다. 양인이 아닌 아이들은 모두 죽이죠. 양인 아들은 왕이 되고 본인은 대비가 됩니다.

 

양인 아들도, 양인 아들의 후궁들도 모두 어장에 풀어 놓은 잉 떼였습니다. 어떻게 접붙혀 양인을 만들지만 중요했지, 그것이 누구의 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어장 속에 잉어 후궁들은 양인 왕보다 더 강한 양인 대비의 선택을 바랐죠. 제3왕자의 어머니인 중전 역시 그랬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왕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리고, 대비 역시 왕의 아이를 낳게 되죠. 양인과 양인이 낳은 더 강한 양인인 제4왕자는 그렇게 태어납니다.

 

두번째 데스매치는 '왕 되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제1왕자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의 어머니 집 안은 반역으로 도륙이 나 있었죠. 그리고 누가봐도 약간은 미쳐있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게 생겨 궁의 모든 사람에게 동정받는 제3왕자가 완벽한 세자후보였어요. 양인으로 발현만 된다면, 이미 끝난 게임이었죠. 그랬기 때문에, 이 게임에는 촉진제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제2왕자였어요. 

 

원래, 전통적(?)으로 웃는상은 음험한 캐릭터가 많아요. 그저 왕의 객기로 들여 온, 왕자가 아닌 왕자, 그는 그저 이 게임을 망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궁을 탈출하고 싶은 제4왕자를 회유하고, 주제를 모르는 제1왕자를 부추기고, 외로운 제3왕자를 이용하죠. 그리고 그 계획은 제법 성공한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치 않게 무대에 오른 사람이 있다만, 뜻밖에 등장한 복병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제4왕자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포기하게 만든 제3왕자에 대한 애정이었죠. 

 

궁에 있는 사람들은 제3왕자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고쳐쓰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만 잘 속여서, 양인으로 발현되면 세자가 되고 왕이 되리라 생각하죠.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왕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여겨집니다. 제4왕자와 제3왕자는 매우 닮았습니다. 차이는 제4왕자는 본인이 하고 있는 게임판을 알고 있었고, 제3왕자는 자신이 게임 안에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제4왕자는 그걸 제3왕자에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이 게임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선우휘의 '불꽃'에도 나오죠. '살아 있지 않았으니 죽을 수도 없다.'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그 게임을 시작한 사람 뿐일 겁니다.

 

'이것은 왕자인 나를 죽인 이야기다.'... 그것을 용기라고 보아야 할 지, 도망이라고 봐야 할 지, 무책임이라고 봐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3왕자가 왕자를 죽인 이야기는, 제3왕자가 끝낸 길고 긴 데스매치의 종결임은 확실 한 듯 하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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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문라이트북스

출간일: 2019.08.14

분량: 본편 5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윤이 송헌의 감긴 눈꺼풀을 어루만지고 살짝 벌어진 입술을 더듬었다. 가슴을 대고 맞닿은 곳곳마다 피가 나니 진실로, 태어나서 이만큼 무서운 때가 없었다. 그래서 또, 좋은 말만 하였다. 송헌을 바라보고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하니 그것은 전부 다 좋은 말이었다.

 

"사랑하네."

 

"........"

 

"이렇게 우리 둘이 함께 있는 순간도 감사하네."

 

"........"

 

"그러니 이제, 어디를 가려거든....."

 

윤은 송헌의 피에 젖은 머리카락을 젖히고 그 매끈한 이마와 빰을 드러냈다.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나도, 꼭 데리고 가게."

 

 

 

point 2 줄거리

 

 

기:대현황제의 손자이면서 현황제의 조카인 곽윤은, 머리는 비상하나 심한 몸치다. 소심줄 같은 고집으로 검을 배우겠다고 무작정 은퇴한 석대오를 찾아 도화촌으로 간다. 그리고, 그곳에서 곽윤은 아름다운 송헌을 보고 첫사랑에 빠진다. 얼덜결에 송헌은 스승이 된 구제못할 몸치임에도 부지런한 곽윤을 기특하게 여기지만, 곽윤의 신분을 알고 어색한 이별을 맞는다. 대현황제가 멸망시킨 제월국의 마지막 호위대장 송우천, 송헌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승:집에 돌아와서도 송헌을 잊지 못한 곽윤은 몰래 그를 보러가기 위해, 꾀병을 부려 황실 모두가 참석하는 대현황제 능행에 빠진다. 그리고 청천의 참변이 발생한다. 유일한 황위계승자가 된 곽윤은 황제가 된다. 참변에 관해 잔혹하게 변한 곽윤을 말리고자 궁으로 들어간 송헌은, 그곳에서 곽윤에게 고백을 받는다. 한편, 참변에 사용 된 연초광산이 있던 도화촌의 사람들은 역도로 몰려 학살된다. 송헌은 한팔을 다쳤지만, 홀로 살아남아 복수를 다짐한다.

 

전:미호랑이 되어 도화촌을 학살했던 금의위들을 찾아다니던 송헌은 신분을 숨긴 곽윤과 만난다. 그리고 황제의 행렬을 급습한 송헌은 곽윤을 본다. 곽윤은 자신을 찌른 송헌을 후궁에 숨겨 논다. 그리고, 송헌과 오해를 풀고, 도화촌 생존자들을 만나게 해준다. 송헌과 곽윤의 관계는 깊어지고, 송헌은 귀비로 봉해진다. 또한 두 사람은 청천의 변과 도화촌 학살을 일으킨 세력을 함께 찾고 그 끝에 제월국 출신 장군 조벽신이 있음을 알아낸다.

 

결:한편, 황제에 반감이 축적되던 승상 공제현은 조벽신, 백호상단 백이준과 함께 역모를 일으킨다. 공제현의 역모를 예상한 곽윤은 군을 배치하고 대비를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를 막지 못했다. 위기에 몰린 곽윤을 지키다 송헌은 큰 부상을 입는다. 간신히 살아난 송헌은 곽윤의 유일한 정인이자 귀비로서의 삶은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

 

 

비첩을 읽을 때는 당이 필요합니다. 너무 울고 웃어서, 진이 다 빠집니다. '단짠의 진리'의 정수라고 말하고 싶지만,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느낌이랄까요... 과장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진짜예요.(진지) 큭큭대며 웃다가, 끅끅대며 울게 됩니다. 요즘 책이 한 권에 10만자 정도라는 생각하면 권당 분량도 제법 많은 편인데, 정말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비첩에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각자의 사정과 갈등이 얽혀 비극과 희극을 번갈아서 만들어 내죠. 1분짜리 동영상도 길어져 15초짜리 동영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시절에, 이런 이야기들은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리뷰에도 길다. 쳐진다.는 평이 꾀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원래 거대한 비극은 하나의 의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향점이 다른 각자의 의도가 뒤엉켜 폭팔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력, 권력, 훌륭한 무의로도 막을 수도 예상 할 수도 없는 비운의 사건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명료하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마음이 아리고 안타까운지도 모르겠어요.

 

비첩에서 그 실타래는 첫사랑입니다.

 

조벽신은 어릴적 거칠고 못난 자신의 편이 되어 준, 동네에서 제일 예쁘던 누이를 마음에 품죠. 전장에 나갈 때 기다려 달라 말하지만, 누이에겐 남동생이 살아오겠다는 결심으로만 보였던 걸까요... 돌아온 누이는 송우천의 아내가 되어있었죠. 배신감에 눈 먼 조벽신은 대현황제와 어떠한 밀약을 맺었지만, 아마도 곽윤과의 대화로 추측컨데 지켜지진 았았던 것 같아요. 그저 송우천은 제월국 황제를 지키려다 죽고 누이는 자신의 여자가 되지 않았죠.

 

조벽신은 자신의 아우 후서와 함께 제월국 출신의 세력을 모아 청천의 변을 일으킵니다. 비록 끔찍한 대현황제의 핏줄을 모두 죽이는데는 실패하지만, 도화촌에서 누이를 데려와 자신의 곁에 두는데는 성공합니다. 송헌을 찾으며, 자신을 보지 않는 누이였지만 말입니다. 송헌에게 자신이 약점이 된다는 걸 안 누이는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백치가 되어버립니다. 첫사랑, 그 지독한 열병이 피바다를 몰고 왔음에도, 죽을때 조벽신은 그 누이를 찾아 갑니다. 이미 했어야 했는데 하지 못한 말을 하려고요.

 

곽윤와 송헌 그리고 백이준, 후서와 정무왕비까지... 이들의 연심이라는 것은 죽을 수도 있는 길을 가게 만듭니다. 그리고, 백이준과 후서는 죽죠. 그런데, 어떤 죽음을 애도해야 할까요? 불에 뛰어드는 부나비는 제몸이 타도 응당 그래야 하기 때문에 길을 멈추지 않습니다. 간혹, 불을 무서워 불을 피한 부나비가 있다면, 죽지 않아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첫사랑은 다들 실패한다고 합니다. 슬프게도 열병 같은 첫사랑이 없었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지, 직진 밖에 못하는 차가 있다면, 그 앞에는 꼭 결승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절벽이나 불구덩이가 있더라도, 멈추지 못할테닌까요. 첫사랑이 지독한 열로 생각은 멈추고 내 발은 상대를 향해 질주하게 한다면, 마치 직진 밖에 못하는 차와 같을 거예요. 그리고, 늘 운명은 그 앞에 결승 테이프를 준비하고 있지는 않죠.

 

비첩에는 고향의 맛 다시다보다 감칠맛나는 조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송헌 바보 곽윤은 이보다 사랑꾼일 수 없죠. 그래도 코믹물이나 달달물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단짠이 반복되긴 하지만...그래도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애절물 땅!땅!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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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회사원 K의 비밀

작가: 모락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1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김도윤 대리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뱀파이어인 혼혈이다. 피를 마실 수 없는 김대리의 생존법, 인간의 정기를 취하는 것이다. 정기를 흡수 못한 나날을 보내던 중, 친구 주영에게 보낸 '섹파라도 구해야겠다'는 메세지가 회사 이사인 강우에게 잘 못 발송 된다. 사표를 품에 안고 이사실에 불려간 도윤은, 자신이 섹파기 되겠다는 이강우 이사의 제안을 받는다.

 

승: 급한불은 꺼야겠기에 수락한 섹파가 반 강제적 연인이 되었다. 강우는 김대리가 자신을 좋아하지만 필요한 것은 알기에 밀고 당기며 섹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강우와 계속 잠자리를 실패한 도윤은 부득불 전 남친과 호텔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강우를 만난다. 도윤은 자신이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며 울분을 토한다.

 

전: 강우는 도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윤이 스스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부탁한다. 도윤은 강우의 진심을 느끼고, 비밀을 고백하려고 하지만 그 전에 뱀파이어란 사실을 틀켜버린다. 그 후 강우 돌연 자취를 감춘 도윤을 찾는다. 그리고,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는 도윤을 만난다. 

 

결: 도윤이 순혈이 되길 바라던 주영은 눅스의 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빠돌이 재건에게 부탁하지만, 재건은 구한 눅스의 피를 강우에게 준다. 눅스의 피를 먹은 강우의 피를 마실 수 있게 된 도윤은, 순혈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강우의 곁에 있기로 선택한다. 친구인 주영은 자신이 키운 도윤의 선택에 섭섭해 하는 한편, 강우와 행복하길 바란다. 강우와 도윤은 깨볶은 신혼생활을 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절륜남의 노력

 

 

회사원 K의 비밀은... 씬이 매우 깁니다. 매우요... 10일 연재 작품이었는데, 씬이 한 번 시작하면 3회는 그냥 이어집니다. 고로, 한달 내내 내용 진전 없이 씬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거죠. 강우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절륜하다는 느낌보다는 지루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곤했습니다. 흠흠... --:::: 작화도 분명히 시작 할 때는, 평범한 사람 둘이었는데, 뒤로 갈 수록 강우는 조각 같은 몸매가, 도윤은 여리 미인 페이스가 극화되죠. 여러므로, 스토리보다는 섹턴 만족감에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회사원 K의 비밀은 우아한 뽕빨물일까요? 예 그렇습니다.

 

근래에 너무 심각하고 무거운 작품들만 리뷰하다보니, 좀 가볍고 유쾌한 작품을 리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원 K의 비밀이 한 없이 깃털 같은 작품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쫒고 쫒기는 도윤과 강우의 연애가 어마무시한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시작은 '피 못 먹는 반쪽 뱀파이어가, 정기를 찾아 절륜남과 밀땅하는 연애기'였었는데, 뒤로 가면서 목숨과 인생을 건 이야기로 바뀌어 갑니다. 회사원K의 비밀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혼혈 뱀파이어인 우진을 사랑한 순혈 뱀파이어 주영은 그를 순혈로 만들기 위해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죠. 그 결과 우진은 미쳐 자살하고, 죄책감에 주영은 혼자 남겨진 우진의 아들 도윤을 키웁니다. 도윤의 체질은 유독 불안합니다. 아버지가 죽은 직후 피를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었다 다시 피를 마실 수 있게 되고, 성인이 된 후 다시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죠. 그리고, 마지막엔 정기조차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뀝니다.

 

그 때마다 주영은 해결사가 되어 도윤의 문제를 처리해 줍니다. 하지만, 정기 조차 마실 수 없게 변한 도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진 못하죠. 결국, 도윤의 아버지에게 했던 것 처럼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부작용이 있더라도, 도윤이 죽는 것보다는 낮다고 판단하죠. 어떻게 보면 회사원 K의 비밀은 도윤의 양육자이자 친구인 주영의 고군분투기처럼 보입니다. 결국 스스로가 눅스가 되는 희생을 하면서까지, 도윤을 살리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강우의 고군분투기가 확실합니다! 커피를 매일 갖다놔도 눈치도 못채고, 사귀자는 말에도 자른다는 협박이나 해야 간신히 끄덕거지, 도무지 좋아해주지는 않으면서 계속 자자고 하지, 계속 기회를 줘도 피하기만 바쁘지... 도대체 이게 혼자 하는 연애가 아닙니까? 게다가 심지어 바람을 피기까지 합니다. 미수에 그쳤을 지라도 전남친과 호텔에들어 온 도윤을 본 것만으로도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었겠지만, 강우는 도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려고 노력해보라고... 만약 잘 되지 않는다면, 불쌍하다고 동정이라도 해보라고... 그러다 보면 도윤도 자신을 좋아 할 날이 올거라고요. 외홀로 짝사랑 강우는, 도윤을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근데,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도윤은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을 유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 져 있었습니다. 뱀파이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윤은 강우에게서 숨을 수 밖에 없었죠. 강우는 속 마음까지 고백했는데, 사라져버린 도윤을 찾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는 듯한 도윤의 잠적에 상처입죠. 그리고 스치는 듯 본 뱀파이어 도윤을 마지막으로, 또 사라진 도윤 찾아 삼만리를 시작합니다. 

 

도윤을 찾고 나서 강우의 더 최악의 결정의 기로에 놓입니다. 뱀파이어가 된 도윤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는가? 아니면 죽어가는 도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차라리 찾지 않았으면 안 느꼈을 무력감마저 강우의 몫이 됩니다. 만약, 재건이 나쁜 마음으로 강우에게 녹스의 피를 먹이지 않았다면, 이 웹툰의 결론은 "강우는 이제 더 이상 사랑 안 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웹툰은 회사원K인 도윤이 주인공일 겁니다. 그런데, 저는 도윤은 종속항이고 강우가 독립변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강우는 계속 바지런히 노력을 합니다. 인간불신 반쪽 뱀파이어 도윤은 강우에 의해, 사랑을 시작하고, 아버지 같은 주영으로부터 독립을 하죠. 반쪽 뱀파이어라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사라지고, 뱀파이어 의사에게 검진도 잘 받습니다. 

 

절륜남은 침대 위에서만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이 불굴의 짝사랑꾼에게 박수를 보내줘야 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싶네요. 짝짝짝!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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