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70화

point1: 한 컷

봄툰 ​

 

봄툰 ​

 

point2: 줄거리

: 고전무용을 접고 알바로 쌍둥이 홍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던 청에게 샤후롱이 나타난다. 청은 홍의 데뷔를 위해 샤후롱과 관계를 맺고, 샤후롱은 계획대로 청을 가진다. 한편, 샤후롱이 속한 구룡회는 주력 분파장이었던 백로의 죽음으로 혼란을 맞고 있었다. 샤후롱의 천적 쇼왕은 청을 빼앗기 위해 한국으로 오고, 납치하는데 성공한다. 그리고 쇼왕은 청의 강간영상을 촬영하고, 유출하겠다고 협박한다. 샤후롱은 청을 구해내고, 공포에 젓은 청은 샤후롱에게 마음 깊이 의지한다.

승: 샤후롱은 구룡회 일로 중국에 가야만 했고, 함께 가자로 청에게 제안하지만 홍을 떠날 수 없었던 청은 거절한다. 결국, 샤후롱은 홀로 중국으로 떠나고, 남아 있는 청에게 쇼왕은 그 영상을 들고 접근한다. 청은 쇼왕에게 2번째 납치를 당하고, 중국으로 밀반입된다. 다행히도 쇼왕의 쌍둥이 누나의 도움으로 쇼왕에게서 도망친 청은 샤후롱을 찾아간다. 샤후롱은 더 이상 청을 혼자 둘 수 없었고, 구룡회 전체 선상 회동에 청을 정식으로 데려가게 된다.

전: 한편, 구룡회 본파 대부인 첸은 라오후, 마오를 휘두르며 강한 분파를 유지하는 백로를 경계했다. 음모를 꾸며 백로를 죽이고 그 세력을 가지려 하지만, 백로는 이미 자신의 친조카인 청에게 재산과 분파를 물려 주려 유언을 남긴 후 였다. 샤후롱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청을 찾고, 연인이 되었다. 그리고 백로의 조카가 아닌 고고한 학춤을 추던 청 자체가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사루롱은 구룡회를 나가 청과 카페를 하며 일반인을 삶을 계획했다.

결: 하지만, 쇼왕은 청에게 백로의 유언에 대해 알려주고, 그것이 샤후롱이 접근한 이유라고 말한다. 청과 샤후롱이 당황하는 사이, 첸은 청에게 총을 쏘고 청과 청을 구하려 한 샤후롱은 함께 배에서 떨어진다. 라오후는 마오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그런 첸을 죽이고, 구룡회는 와해된다. 살아남은 청은 백로의 재산 상속을 거부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성당의 허드렛일을 하면서 2년의 시간을 보낸다. 샤후롱은 꽃다발을 들고 청을 찾아간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꼬여버린 족보를 풀자!

씬 맛집 + 떡대&원앤온리 매력 캐릭터 + 은유적 서사 = 오사형! 이라고 생각했을 때가 있습니다. '고요새'와 '수묵화'를 봤을 때, 오사형만의 다크하지만 따뜻한 에스프레소 매력에 빠졌죠. 그런데, '남첩'의 물음표 백만개급 결말을 맞이하면서 갸윳하던 고개가 '황룡전' 을 보고 숙여졌죠. 머리는 바위만하고 꼬리는 손톱만한 용두사미를 본 기분이랄까요. 그럼에도 '블러드링크'나 '열광'을 챙겨보게 됩니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얕아진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팀으로 운영되다보니 다작에 동시연재도 많아서일까요? 평타만 쳐도, 저처럼 관성을 가지고 보는 독자가 이미 많아서 일까요? 나쁘지 않은 수준에, 딱 20컷 분량으로 작품을 찍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은지 꾀 되었습니다. 지금보다 작화가 서툴고, 연출이 어색한 부분이 있어도, 고민의 흔적이 보이는 공들인 작품이 그리워지는 독자1입니다.

그래서 '열광'을 보며 유독 '고요새'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상업 작품이 독자가 보고싶은 것을 보여주는 것도 당연하겠지만, 저는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메세지를 구겨넣은 빵빵한 작품을 좋아합니다. 전자가 '열광'같고 후자가 '고요새'같은... 저에게 최고의 작품은 수다쟁이 작가가 세련된 스킬로 유려하고 풍성하게 풀어 놓은 이야기죠. 그 수다에 밤새 빠져 있다가, 약간의 두통과 피곤함으로 맞이하는 아침을 즐깁니다.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그래서 근래 작품들이 좀 씁쓸하긴 합니다.

고요새는 힘이 빡 들어간 작품입니다. 관계가 실타래 처럼 엉켜있고, 친자관계도 있는데 대부분 양자관계인데다가 심지어 이 양자관계로 크로스로 바뀌기까지... 여러므로, 족보정리가 필요한 웹툰이예요.

중국 거대 조직 구룡회는 '첸'이 대부로 있는 본파와 9개의 분파로 이루어져있죠. 하지만, 9개의 분파 중에 '백로' '라오후' '마오' 3개의 분파만 남고 통폐합 되요. 그런데 이 세 사람의 관계가 참으로 묘합니다. 특히나 '백로'... 이 여자가 모든 관계의 공집합이예요.

백로는 라오후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라오후는 마오를 사랑합니다. 반면, 백로의 도움으로 남창의 삶을 벗어 날 수 있었던 마오는 백로를 사랑합니다. 백로는 마오를 사랑하는 라오후를 가지기 위해 마오와 결혼합니다. 마오는 그 사실을 알았지만,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수락하죠. 그리고, 백로는 링메이와 링링 두 딸을 낳고 이혼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서 마오의 자취를 찾는 라오후와 재혼하죠. 여기서 비극의 시작은 링메이가 마오가 아닌 라오후의 친딸이라는데서 시작합니다.

한편, 백로는 두 명의 양아들을 입양합니다. 백로의 친자식은 여자 뿐이었고, 조직의 통합의 징표로 자신의 아들을 다른 분파의 후계자로 넘겨주어야 했거든요. 이렇게 백로가 입양한 양아들이 우리의 메인공 '샤후롱'과 비운의 섭공 '쇼왕'입니다. 샤후롱은 사창가에서 태어났죠. 몸이 약한 어머니는 샤후롱을 낳고사망합니다. 그래서, 샤후롱은 다른 창녀들의 손에 의해 길러지다가 백로에게 입양됩니다. 샤후롱의 친아버지가 무려 라오후였거든요. 쇼왕은 서커스 단장인 아버지에게서 쌍둥이 여동생과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백로에게 입양되요. 두 사람은 자신들을 구원해 준 상냥한 백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백로는 잘 키운 두 양아들을 다른 분파에 보내죠. 그래서 샤후롱은 마오의, 쇼왕은 라오후의 양아들이 되요.

'백로'를 견제한 본파의 대부 '첸'은 링메이가 마오가 아닌 라오후의 친딸이라는 것을 마오에게 알립니다. 마오는 사랑했던 그녀에게 배신감을 느껴 총을 쏩니다. 라오후는 백로를 죽인 마오를 위해 악역을 자처하고, 마치 샤후롱이 백로를 쏜 것 처럼 위장합니다. 그리고, 쇼왕은 백로를 죽인 샤후롱을 증오하고 죽이려하지만 실패하고 팔 하나를 잃죠. 사랑하는 백로도 빼앗기고, 외팔이 된 쇼왕은 샤오롱에게 복수하기 위해 이를 갑니다.

한편, 백로에게는 친오빠 '백승현'이 있었어요. 그는 자신의 아들이 낳고 고아원에 버린 자신의 손자를 아들로 입양합니다. 망나니 아들의 자식은 '청'과 '홍' 쌍둥이였지만, 백승현이 찾았을 때는 홍은 입양되고 청만이 남아 있었어요. 그래서, 청만 데리고 옵니다. 하지만, 백승현 부부는 사고로 죽고, 백로는 자신의 재산과 세력을 홀로 남은 조카 '청'에게 물려주려고 유언을 남깁니다. '청'은 알지 못했지만, 이미 구룡회 진탕 속에 참가자가 되어 있었던 거죠.

청은 고전무용계의 총망받는 신인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망가진 '홍'을 만나게 되요. '홍'이 입양을 가게 된 것은 청 때문이었어요. 고아원에서 쓰레기 원장은 청을 밤에 불러 강간했는데, 청인것 처럼 홍이 그 자리를 대신가죠. 청은 이 지옥으로부터 홍을 탈출시키기 위해, 뜨거운 국을 뒤집어 쓰고 화상을 입습니다. 그래서, 청에게 들어온 좋은 입양 부모에게 홍이 대신 가게 됩니다.

청은 불행해진 홍을 보고, 순간 외면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 홍은 깊이 상처를 입고, 둘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만큼 악화 되요. 결국, 청은 홍을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합니다. 홍을 가수로 만들기 위해, 무용을 그만두고 알바를 하면서 홍의 뒷바라지를 하죠. 결국, 홍의 데뷔를 위해 사후롱에게 몸을 상납하기 까지에 이릅니다.

너무 꼬인실은 풀어내기에 쉽지 않아서 일까요. 마지막에 펑!하고 폭탄을 터트려버립니다. 그리고 다들 손에 쥔 채 놓지 않았던 것들을 동시에 놓치게 되요. 첸은 목숨을 잃고, 라오후는 마오와 구룡회를 떠나고, 쇼왕은 청과 증오를 놓아버리죠. 청과 샤후롱은 서로를, 홍은 청에 대한 원망과 트라우마를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만병통치약의 약효가 나타날 쯤, 샤후롱은 청을 찾아갑니다. 마지막 재회씬, 이제 정말 이 이야기가 끝나는 구나. 뭔가 애뜻함과 만족감이 동시에 느껴지는, 묘~한 후련함이 있었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는 라오후였습니다. 아랫도리가 조신하지 못해서 친자식을 여기저기 뿌려놓은 죄 많은 사람이지만, 마오에게만은 위로받았으면 했었거든요. 요즘은 황혼 결혼도 많은데, 어차피 꼬여버린 족보... 마오와 라오후까지는 어떻게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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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유즈

출간일: 2019.06.07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단 한번만. 내게 천 년을 날아가자 약조했던 그 사내를 보여줘. 마지막으로

원제의 입술을 물었다. 입술도 손처럼 떨렸다. 곡여흔은 다물려 있는 입술을 비집고 혀를 넣었다. 꺼져가는 체중이 온전히 그에게 매달렸다. 목을 양팔로 감아쥐고 입을 탐했다.

말을 할 걸 그랬지. 네가 만지면 싫으냐 묻던 그때. 싫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네게 닿고 싶은 것을 감추려 필사적이었노라고.

말을 하지 않길 잘했지. 내가 먼저 너를 좋다 했으면 네가 어찌 굴었을지를 겪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형님의 말대로 내가 너를 미치게 한 것인지, 아니면 네가 원래 미친 자였던 것인지 끝까지 알지 못한 것 하나는 다행이다. 내가 미치게 한 것이었다면 안타까웠을 것이고, 원래 미쳤다 한다면 자괴했을 것이다. 이도 저도 모를 지금은 허무하기만 하니 다행이다.

내가 네게 바라던 것이 있다. 네가 부수었지만 지금은 덧없다.

내가 네게 바라는 것이 있다. 우리 둘, 다시는 어떻게라도 엮이지 말자.

나는 이제 새가 되겠다. 다시 나를 본다면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활로 내 날개를 뚫어 죽여라......

공들여 입술을 적셔 놓은 곡여흔이 입술을 미끄러트리며 요대를 풀었다.

point 2 줄거리

: 북방출신 원제가 세운 파국에는 오왕이라 불리는 오대세가가 황실과 위태로운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 적대적 토착세력 오대세가 중 하나인 곡가 장남 흔은 5세부터 모각에 갇혀 살았다. 원제의 궁을 지었고 무품의 귀인이었지만 광인이 되어 죽은 곡여흔과 같은 푸른눈을 띠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곡흔을 대신해 소가주가 된 동생 곡진성은 모각을 찾아 흔에게 일방적 애정을 강요했고, 그것을 알게된 가주는 흔을 노역장으로 보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황제 강제를 만나다.

승: 동침한 여자를 죽이는 괴벽이 생긴 강제는, 무너진 성터 노역장에서 파란눈의 흔을 본다. 광인의 환생이라 곡가에서 버린 장남 흔, 그을 궁으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곡흔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끌림을 느끼는 강제를, 곡흔은 원제와 비교하며 계속 밀어낸다. 강제는 그런 흔에게 미약을 먹여 몸을 취하려하지만, 그때 불현듯 전생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이 원제의 환생임을 알게 된다. 강제는 원제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위해, 흔의 눈치를 보며 곁을 맴돈다.

전: 전생, 원제는 천재 건축가이자 곡가의 소가주 곡여흔을 아꼈지만, 형인 곡진성의 왜곡된 애정으로 상처 받은 적 있던 곡여흔은 원제가 다가 올 수록 피한다. 어느날 원제는 곡여흔이 형과 불순한 관계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곡여흔을 강제로 취한다. 그리고, 10년간 폭력과 미약으로 여흔은 망가트려서라도 곁에 두었다. 그리고 여흔은 모반을 꾸미는 오대세가로부터 원제를 살리기 위해 대신 죽는다. 한편, 곡진성은 술사가 피술사의 신체를 조종 할 수 있는 벌레 '고'를 가지고 곡흔을 찾아 간다.

결: 곡흔을 만난 곡진성은 곡여흔의 형이었던 전생의 기억을 찾은 뒤였다. 곡진성은 여흔에게 '고'를 먹이고, 독이든 병을 주며 강제에게 먹이라고 한다. 전생에 실패한 모반과 다르다며 설득하지만, 이미 흔은 강제의 옆에 남기로 결정한 뒤였다.여흔은 곡진성과 강제 모두 살리려 하지만, '고'에 의해 몸을 가누지 못한 흔은 강제에게 독을 뿌리고, 곧 자신이 그 독을 빨아 먹고 쓰러진다. 강제는 흔에게 자신의 피를 먹여 살리고, 흔과 명줄이 엮인다. 살아난 흔은 강제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방법

바르도의 궁은 사연이 많은 책입니다. 오래전 종이책으로 발간 된 후 단종이 되었던 소설이 웹툰화가 되면서 관심을 끌게 됩니다. 하지만, 어디서도 바르도의 궁을 찾을 수가 없다보니, 암암리에 단종 된 책을 돌려보는 기현상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다, 리디북스에 짠~하고 이북으로 발간됩니다. 그때는 리디only 작품이어서 바르도의 궁을 읽기 위해 리디북스 아이디를 만들기도 했다는... 나름 전설의 회귀라고 말 할 수 있는, 힘겨운 재등판인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화선이 되었던 바르도의 궁 웹툰은 이후 연출상 부족함이 거론 되곤 했죠. 저 역시 새로 연재되고 있는 외전까지 보고 있지만, 솔찍히 아쉬움이 많습니다.

원작소설이 웹툰화 되면 원작 팬심에 챙겨보지만,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원작보다 재미있거나 비슷한 웹툰은 두 편입니다. 소설의 디테일을 전부 작화 할 수는 없으니 생략 및 각색 될 수 밖에 없는데, 만약 웹툰 연출이 매끄럽지 못하면 암호 같은 웹툰이 되어버립니다. 특히나, 원작의 팬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다보니 실망으로 이어지기 쉽죠. 그럼에도 문자를 읽으며 발동동 팔동동했던 주인공들이 이미지로 그려진다고하는데,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요. 뭐... 그래서 대작을 발견하는 환희가 더 큰 거겠죠.

곡여흔은 전생의 업으로 다시 환생합니다. 잘 살기 위해 환생한 것이 아니라, 전생의 업을 풀지 못해 한 생을 더 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태어난 곡흔의 삶의 목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짧은 생을 잘 마감 할 수 있는 것 뿐이었죠. 왜냐면 자신의 업은, 사내를 미치게 하는 몸으로 원제를 만나 그로인해 많은 인명이 죽게 된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주어진 불합리와 불행을 묵묵히 받아드립니다.

불행히도 다시 시작된 삶 역시 전생과 다르지 않았죠. 형제의 비틀린 애정을 밀어내지도 못했고, 강제를 피하지도 못했고, 자신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위험에 몰리는 상황은 발생했으며, 강제는 흔에게 다시 미약이 든 술을 먹이고 맙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조금씩 달랐어요.

원제는 여흔의 발꿈치를 부셔 절름발이로 만들지만, 강제는 사람을 해치지 않은 대가로 흔의 발을 받아냅니다. 여흔은 원제가 아꼈던 머리카락을 잘랐지만, 흔은 강제에게 머리카락을 줍니다. 원제는 여흔에게 말을 내어준 어마감을 쓸어버리지만, 강제는 흔을 말에 태우죠. 흔은 여흔을 바라보던 원제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요. 무엇 하나 내어주는 것 없이 자신을 거부하던, 여흔을 곁에 두었던 원제의 희구를 알게 되죠.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떠올립니다.

여흔은 원제의 삶에서 유일한 구증이었고, 원제는 여흔의 작은 몸짓이라도 기꺼이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채찍질을 하고 사지를 결박해도, 새처럼 날아갈 것 같은 여흔의 마음만은 묶어 둘 수 없었어요. 여흔은 원제가 준 미약에 중독되었지만, 강제는 스스로 안겨오는 여흔에 중독됩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여흔이 망가진 이후에야 여흔은 미약을 끊을 수 있었죠. 이로써 원제의 미몽같은 시간도 끝나버리고 죽을듯한 후회의 시간만 남아버립니다.

북방 부족에서 쫒겨나, 죽음의 사막을 건너 중양에 황제가 된 강제가 토착 호족의 소가주이자 천재건축가로 살았던 여흔... 한 사람은 빼앗지 않으면 삶조차 가질 수 없었고, 한 사람은 이미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참고 숨기는 것에 익숙했죠. 원제는 여흔 하나를 가져야 했고, 여흔은 남자를 홀리는 요물로 살고 싶지도 않았지만 어깨에 진 가문의 영달도 버릴 순 없어요. 쫒는 호랑이와 쫒기는 사슴의 경주는, 당연히 잔인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굳이 원제가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설정이 필요한가 싶습니다. 일단 용서를 부르는 만능치트키인 것은 알겠지만, 좀 어울리지 않는 자기변명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장시간 우린 찐 사골국에 시판 다시다 넣는 느낌이었죠.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황제들의 후회는 남다릅니다. 하지만, 앞치고 뒷쳐도 황제인 것을... 결국은 이해하기보다는 이해받는 것이 더 많습니다. '네가 한 잔인한 일이 다 이유가 있었어.'가 환생 후 수에게는 다시 사랑 할 동력이 되죠. 하지만, 바르도의 궁에서 강제는 변명하지 않고 바뀝니다. 흔 역시 묻지 않고 봅니다. 바뀌겠다 하였으니, 정말 바뀌었는가를 지켜봅니다. 강제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 흔에게는 다시 사랑 할 동력이 됩니다.

용서란, 이 정도는 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떤 사람이 그 순간 주어진 조건으로서 결정 할 수 있는 선택이 오직 그뿐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누군가에게 엄청난 고통으로 이어졌다면, 그때 필요한 건 변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악의가 없다는 설명은 기본이지 최선은 아니죠. 변명은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면죄부가 되진 않을테고요. 진심이라는 것은 보여주는 것이지, 세치혀로 하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문득, 어떤 사고를 치든 이유는 있고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변명쟁이가 떠오르네요. 이런 사람들의 존재가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하는 말이 이치에 맞다고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이것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용서를 구하며,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 줘야하는 이유입니다. 바로 강제처럼 말이죠.

올해 나온 외전 '반월몽'이 정말 '찐'입니다. 살면시 투텀증 업! 그곳에서 여흔이 실현 될 수 없으나 간절히 바라던 것, 그건 사람을 죽이지 않는 원제를 보는 것이었죠. 사람을 죽여서라도 너를 가져야만 했던, 서투른 자신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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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가역

작가: 무공진

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9.03.27

분량: 본편 9권 

 

 

 

 

 

 

 

 

#point 1 한 줄

 

 

"내가 널 겁먹게 했어."

 

산이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노력해 보겠다고 해야 했어. 시간을 달라고 널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땐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다. 그래서 네가 내 옆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point 2 줄거리

 

 

기: 난세를 평정하려는 하늘의 뜻에 따라 천인 한려는 창천성 성주의 차남 산을 통해 '창'을 건국하려 한다. 한려를 사랑한 산은 9년 간의 고된 전쟁을 끝내고 과업을 달성하지만, 한려는 산을 배신하고 귀천한다. 배신감에 산은 강력한 신불억제정책을 편다. 황제가 되고 5년, 산은 창천성에 내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채윤평의 양자 채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승: 채강은 죄를 짓고 홍진세상에 귀양온 선인으로 8년 뒤 귀천 할 예정이었다. 남은 3년간만 버티면 되는 채강은, 우격다짐으로 구는 산에게 끌려와 황궁의 암투에 휘말리고 후궁이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운명처럼 산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갖게 된다. 하지만, 천인임을 고백하기 전에 들키고, 냉궁으로 내쫒긴다. 이후 시작 된 몽병으로 전생의 기억을 조금씩 찾지만, 그럴수록 산은 더 불안해 한다.

 

전: 강을 다시 찾은 산은 오해를 풀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듯 하지만, 승상 유자명의 계략으로 아버지이자 장인인 채윤직과 그의 아들 채영을 잃는다. 강과 산은 유자명에게 끝내 완벽한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은 자신이 한려였다는 기억을 찾는다. 강은 산에게 기억을 찾았지만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고백하지만, 산은 강이 처음부터 한려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결: 산은 한려가 아닌 강을 원했고, 강은 한려인 자신이 산에게 지독한 고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끝내, 자신을 죽이라고 말하기에 이르고 산은 강에게 떠나라고 한다. 곧 강의 피자국을 보고 그를 찾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던 산에게 여천랑은 강의 거처를 남기고, 그곳에서 산은 강과 윤을 찾아 함께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불가역

 

 

불가역은, 정말 대작이죠. 궁중암투나 정쟁에 대해서도 긴장감있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셨지만, 특히나 그 속에 인물 색이 참 다채롭습니다. 권력욕에도, 충성심에도, 심지어 애정에 있어서도 사람마도 모두 각각 다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인물마다 성격이 다양하고 뚜렷하고 개성있는 작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또한, 이렇게 한 사람의 성격을 일관되면서도, 다수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공진님의 불가역을 재탕 할 때마다, 재미와 더불어 감동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후궁 한명 한명, 대신들 한명 한명 물고 늘어지자면 할 말이 끝도 없이 나올 정도로, 깊고 넓게 쓰여진 작품이지만, 역시 가장 으뜸은 산과 강이 아니겠습니까?^^ 산과 강, 이름부터가 천생연분이예요.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했지만, 원망 할 기회 없이 떠나버린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났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지어, 자신에게 했던 모든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조차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면요? 일단, 머리채부터 잡아야할까요?

 

산은 강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한려의 환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한려가 자신에게 과거에 그려 주었던 그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한려는 산을 기억하지 못하고, 산은 '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당연한 듯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산에게 한려는 9년 간 한 몸처럼 지냈던, 연심을 다했던 연인이었으니까요.

 

산은 두 번 다시 지지 않으려 합니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진다.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한려는 기억을 잃었고 나는 기억이 있으니 이번 게임에서 나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산은 강을 애첩으로만 대하며 묘한 거리감을 유지합니다. 그러면서도 귀천을 준비하며, 홍열을 챙겨먹으며,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강을 보면 화가 나죠. 그래서 그가 귀천하지 못하도록 홍열을 바꿔치기해서 임신을 시켜요. 하지만 그때 이미 강은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과 산의 아이와 함께 이 땅에 살고자 결심합니다.

 

산은 강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은 황제가 후궁에게 할 수 있는 권위적 폭언이 아니었어요. 과거 한려로 인해 받았지만 받았노라 말 조차하지 못 했던 묵은 한이자, '많은 것'을 스스로 고백 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기만한 '강'에 대한 보복이었어요. 하지만, 산이 맞아요.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지죠. 산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고, 산은 그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강이 한려를 기억하는 것, 강에게서 보이는 한려의 모습을 무시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강은 한려의 기억을 찾으면서, 그것을 고백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산이 눈치채고 먼저 말하기를 기다려 줬던 많은 일들처럼, 이번도 그르치면 안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려를 용서하지 못한 산이 자신을 내친하고 하더라도, 더 이상 한려로인해 산이 기만 당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산이 겨우 막아두었던 둑을 터트리고 말죠. 산은 강에게서 한려를 떼어내려는 노력을 실패하고, 그건 강을 잃게 만듭니다.

 

한자어는 참 재미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거든요. 불가역, 돌아 갈 수 없다. 돌이 킬 수 없다. 돌아가지 않는다. 가능, 상태, 의지... 작가님의 불가역은 무엇이었을까요? 

 

산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건 한려를 사랑하고 기만당하고 놓쳤던 일이었죠. 강은 과거의 일을 후회합니다. 하늘의 뜻에 따라 난세를 정리하고 귀천하려는 일에만 관심 가진 나머지 산의 진심을 보지 않은 것, 그래서 종국에는 그를 배신하게 된 것 말입니다. 하지만, 다시는 한려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산은 강에게 또 약자가 되고, 강은 산에게서 계속 고통을 주는 한려라는 존재를 지워내지 못하죠. 

 

중요한 것은, 과거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늘 반복되고, 벗어 날 수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아주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산은 더 이상 풋내기 장수가 아니고, 한려가 없으면 전장에도 나가지 못하는 징징이가 아닙니다. 노련한 정치가고 책략가가 되었죠. 강은 그때와 달리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의 곁에 남았습니다. 

 

한 심리학 책에 보니, 가정폭력을 경험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많다고 합니다. 과거에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자 유사한 사람을 찾아 동일한 상황을 만들고자하는 심리가 있데요. 그리고, 어릴 때 처럼 맞지 않고, 당당히 맞서면서 과거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어린 자신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받고 싶어하는 기전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미래도 과거처럼 많드는 구속구인 셈이죠.

 

모든 과거는 불가역입니다. 사람은 현재를 살고, 다만 오는 미래를 맞이 할 뿐이죠. 하지만, 과거라는 안경을 내려 놓는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요점은, 과거와 '같은것'이 아니라 '다른것'을 찾는것부터 시작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불가역을 '돌아가지 않는다.'로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후회라는 감정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시 하지 않는다.'라고 어금니를 한번 꼭 물고, 머리는 한번 콩 쥐어 박죠. 물론, 두번째 후회부터는 초큼 힘들긴 합니다. ㅠ.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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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감옥

작가: 달케이크

출판사: 이색

출간일: 2015.03.29

분량: 본편 4권 

 

 

 

 

 

 

 

#point 1 한 줄

 

 

" 어떻게든 숨 쉬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게 사랑이었구나... 어떻게든 나를 꽃 피우려했던... 결국은 꽃 피우고만 심윤협이 사랑이었구나..."

 

 

 

#point 2 줄거리

 

 

기: 멸망한 월국의 왕자 양소완은 월국을 멸망시킨 공로로 진국의 표기장군이 된 심윤협과 혼례를 한다. 궁형과 실의로 삶의 의지를 잃어 가는 소완은 윤협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윤협은 소완의 식성부터 작은 버릇까지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월국의 세자인 경문을 따라 진에 볼모로 왔을 때, 자신들을 호위하던 부관이었고, 그때부터 좋아했노라고 고백을 한다. 

 

승: 소완은 자신을 극진히 보살피는 심윤협을 보며 삶의 의지를 갖는다. 더불어, 월국이 멸망한 날의 일을 유민들을 찾아다니며 확인하고, 잔혹하고 거만한 태자 천효의 부대가 자신의 가족을 도륙했음을 알아낸다. 태자 천효는 소완의 궁형을 주도한 이기도 했다. 소완은 태자 천효에 대한 복수를 계획하지만, 한편으로 복수가 성공한 후 혼자 남을 윤협을 걱정한다.

 

전: 과거 윤협은 소완에 대한 마음을 외면한채 그를 월국으로 보내고, 그를 잊지 못해 월국으로 찾아가지만, 세자 경문에게 저지 당해 소완을 보지 못하고 돌아온다. 결국, 윤협은 소완을 갖기 위해, 월국을 멸망시킨다. 이 사실이 태자 천효에 의해서 소완에게 알려지고, 소완은 윤협을 칼로 찌르고 궁으로가 천효와 자신이 함께 역모를 꾸몄다고 상고한다.

 

결: 태자를 폐위시키는데 성공하지만, 소완 역시 요참형을 받는다. 감옥에 찾아온 윤협에게 소완은 그대를 사랑했음을 고백하며, 아이도 낳고 잘 살아 남으라는 유언을 남긴다. 그 다음날 윤협은 태자 천효를 난도질하여 죽이고, 그의 양물을 가지고 와 소완에게 자신이 모든 것을 버렸다고 말한다. 소완과 윤협은 탈옥하여 진을 벗어난다. 둘은 생채기 가득한 삶을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상처 입은 당신에게 꽃을...

 

 

달케이크 님은... BL소설인 '꽃감옥'과, 로맨스 두 작품을 낸 뒤 긴 휴지기 후, 올해 로맨스 신작을 출시하셨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회입니다. 저는 '꽃감옥'을 넘는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어덜트 베이비'나 '임신계약'이 재미없었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만큼 꽃감옥이 훌륭했고, 부디 다작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꽃감옥'은 배경에 공들이지 않은 BL시대물입니다.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도 있고, 저도 잉? 뭐지? 이해 안가는 구성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꽃감옥을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 작품 속에는 '양소완'과 '심윤협'의 마음이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감정 밀도가 매우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소설에서는 "꽃"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소완이 윤협에게 주는 꽃, 윤협이 소완에게 주는 꽃, 윤협을 닮은 매화 꽃, 소완이 그려준 설중매, 제목에 등장하는 '꽃'감옥 모두 다양한 심상을 담고 있습니다.

 

소완은 변변치 않은 출신에 승은을 입어 후궁이 된 어머니에 의해 공주로 자랍니다. 황자로 태어나면 질투와 견재를 받을 거 같았거든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학문과 무술을 익히는 형제들과 다르게, 약하지만 아름답게 자랐죠. 10살 때 공주가 아님이 밝혀지고, 어머니는 죽고 자신은 간신히 살아남아, 경문의 보호 속에서 눈치밥을 먹으며 살아갑니다. 세상에 유일한 내 편은 경문뿐인, 가득이나 외롭고 서러운 삶인데 윤협은 소완을 더 서럽게 만듭니다.

 

하지만, 윤협 딴에도 속타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어느날 노크도 없이 불쑥 가슴 한켠에 들어온 타국의 왕자를 밀지도 당기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보니 공연히 짜증내고 화내고 밀어내고 상처주고 말았습니다. 그러다 멋쩍게 웃으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알려 달라며 꽃을 내미는 소완을 보면, 울컥거리며 샘솓는 감정에 이름을 붙히기 힘들죠. 첫사랑, 첫사람, 이런 사람도 감정도 하나뿐이라고 알려주는이가 있었다면 잊으려는 헛된 시도는 안 했을 텐데... 윤협은 소완을 월국으로 고백 한번 못하고 보냅니다.

 

소완을 보내고서야 윤협은, 소완없이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몇날 몇일 몸져 누워있던 윤협은, 부모도 나라도 버리고 월국으로 소완을 보러갑니다. 하지만, 이복동생을 사랑한 경문은 윤협을 월국밖으로 추방하죠. 윤협은 소완을 보지 못한다는 공포감과 절망감에 휩싸여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바로 월국을 멸망시키는 일이죠. 윤협은 타고나 기지와 무위, 그리고 상처입은 연심과 그리움에 미쳐 월국을 정복하는데 정복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소완의 모든 가족을 죽여 효수하고 소완만을 구출해 집으로 데려오죠.

 

죽으려는 소완이 살기만 했으면 좋겠다, 살기로 한 소완이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나를 좋아하는 소완이 나를 떠나지 않고 계속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윤협의 욕심이 나날히 커져갔습니다. 그와 비례해서, 두려움도 커져갔죠. 자신을 위해 꽃을 말리는 소완을 보며, 언젠가 소완에게 자신이 월국을 멸망시키는데 앞장서게 된 일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루게 됩니다. 그리고 최악의 방법으로 소완은 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전쟁은 국가의 일이고, 장군은 황제의 명에 따라 움직이니, 월국과의 전쟁에서 공신이 된 것을 알았어도 윤협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소완은 가족들이 잔인하게 죽고, 나라가 멸망한데 자신이 계기가 되었다은 다른 일이었습니다. 소완은 윤협을 죽이려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기에, 자신을 죽이려 합니다. 그러나, 애당초 모든걸 버릴 수 있는 건 소완뿐만이 아니었어요.

 

'꽃감옥'의 커버 일러스트가 꽃그림이었다면 저는 1.5배 정도 더 많이 팔리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일단, 저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윤협은 머리가 짧지만 기골이 장대한 미소년도 아니고, 소완은 일단 머리가 길죠. 중간에 납치당해 버리가 잘린 적이 있지만, 그때를 그렸다면 붕대에 감겨 있었겠죠. 소설에 커버 태클은 잘 걸지 않는데, BL life에 딱 2번 있는데, 슬프게도 1번이 '꽃감옥'이네요.

 

이미지로 기억되는 소설들이 있습니다. 안개비, 반딪불과 습한 열기, 뽀득뽀득 눈밟는 소리와 눈부신 설원, 담배연기 가득한 가로등 아래...

 

꽃 감옥은 노을과 꽃 밭을 등진 소완의 모습이 한 장의 그림처럼 남아 있습니다. '찬란하다.' 붉고, 금빛으로 물든 정경, 미소가 잘 어울리는 미소년, 그것을 보는 수줍은 미청년, 앳된 연인들, 고고한 설중매를 뒤흔드는 불타는 모란화... 참 예쁜글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외전을 기다리는 소설들은 제법 됩니다. 그중에 조금은 불완전한 결말을 맺고 외전을 예고한 경우도 있지만, 정말 순수하게 더 읽고 싶어서 기다리는 외전들이 있습니다. '꽃감옥'의 말미에, 장백이 덜렁 한 글자 적힌 서신을 보고 얼마나 짜증을 부렸던가요? 이제는 친우의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돌아올 때가 되었죠. 작가님... 외전 쓰고 계신가요? 사실, 올해 신작 나왔을 때... 꽃감옥 외전도 나올 것 같다는 촉이 왔습니다. 매달 말에 다음달 신작 스케줄 확인하고 있는데... 이제 이 촉도 이제 수명을 다한건가요? ㅠ.ㅜ 아니라고 말해주세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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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연

작가: 그웬돌린

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8.01.05

분량: 본편 5권

 

 

 

 

 

 

# point 1 한 줄

 

 

"이신연. 너는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라. 나는 그리 해주겠노라고 나 자신에게 약속했었다. 어느 누구도 네게 강요하지 못하게 해주겠다고. 빛 속을 걸어라. 네가 좋은 곳으로 날아가 뿌리를 내려라. 이 내가."

 

황제의 입술 사이에서 기어코 울음이 샜다. 그는 울음을 삼키고 잠시 헐떡이다 말했다.

 

"이 내가, 화의 우기련이. 너의 자유를 보증한다. 이 세상 누구도 너의 자유를 해할 수 없을 것이다."

 

 

 

point 2 줄거리

 

 

기: 화제국 태자 우기련은 12살, 황궁에서 길을 잃은 5살 이신연을 만난다. 우기련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자신의 얼굴을 멍하게 보는 눈이 큰 아이에게서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한편, 이신연의 쌍둥이 여동생 이세연은 높은 지위에 대한 욕심으로 태자비가 되려한다. 신연 역시 첫만남부터 기련을 마음에 담았기에, 동생의 꿈을 지원해주면서도 아픈 연심을 숨기지 못하고, 험한 변방 군부대에 자원한다.

 

승: 신연은 매일 생사를 넘는 극한의 생활 속에서도 기련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세연은 황제의 병환일 길어지면서 태자비 간택이 미뤄지자, 가림국의 왕비단자를 넣고 간택 된다. 태자의 약혼녀로 6년을 지낸 세연의 배신에 놀란 신연은 제도로 올라와 기련을 찾아 간다. 그리고, 기련은 동생을 대신 해 용서를 빌겠다는 신연의 옷고름을 푼다. 매일밤, 신연의 참회의 밤은 이어진다.

 

전: 신연은 말라간다. 기련은 위태로운 시기 황후로부터 신연의 존재를 숨겨야했고, 신연은 세연을 대신 해 몸만 섞으며 기련의 마음을 갈구하는 연심을 버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신연은 친구인 소승서를 위해 재상의 딸 희사와 거짓약혼을 한다. 이 소식을 들은 기련은 신연을 간혹하게 겁간하고, 세연과 함께 가림국으로 떠난 신연을 잡아와 약을 먹이고 감금한다. 신연은 자해하고, 기련은 신연을 집으로 보내준다.

 

결: 기련은 자신을 두려워하는 신연을 곁에 두지 못한다. 기련은 비로소 신연이 듣고자 하는 대답을 해줄 수 있게 됐지만, 신연은 거부한다. 신연은 일을 그만두고 어머니와 함께 가림국으로 가는 도중, 홀로 여행을 선택하고 떠돌이 검객으로 지낸다. 1년 뒤, 신연은 다시 기련에게 돌아간다. 떠돌던 금잠화는 뿌리 내릴 곳을 찾아 간다. 기련은 신연과 '관례'라는 이름의 '혼례'를 치르고, 평생토록 함께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고민 해 봤지만... "재밌다."고 밖에...

 

 

BL소설이 E-book, 웹소설로 이렇게 활발하게 유통되리라 예상하기 힘든 때도 있었습니다.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이 되어버렸지만요. 지금은 '장르문학'이라고 불리지만, 그땐 아마추어가 쓴 동인지가 거의 유일한 판로였었죠. 당시 한국BL은 아이돌이든 애니주인공이든, 패러디가 주류다보니 이미 알고 있는 인물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치중되어 있었죠.

 

하지만, 그때도 옥석같은 창작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독보적이었죠. 그런 선구적인 작가들이 생동감 넘치는 BL소설 업계에 시금석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아직도 '네임드'작가로 불리면서 창작 활동을 하시는 것이, 저는 굉장히 의미 있어보여요. 물론, 그웬돌린님도 그 중 한 분입니다.

 

그웬돌린님 작품 중에 '인연'은 초기 작품입니다. 위에 적은 출판일은 리디북스 e-book기준인데, '인연'이 태어났을 시점을 '출판일'로 보자면, 정말 멀~~리 거슬러 올라가야 하죠. 솔찍히, 언제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웬돌린님 작품중에서도, 타 작가님의 유사 클리셰의 작품 중에서도 '인연'보다 세련되고 디테일이 훌륭한 작품들은 많습니다. 죽은자와 산자는 동명이인인가? 좌식과 입식의 하이브리드? 자객 앞에서 입트이는 신기한? 등등...'인연'을 읽다보면, 설정, 구성, 때론 문장 자체가 뚝뚝 흐름을 끊을 때가 있습니다. 사족 같은 문단도 잊을만 하면 등장하고요. 물론, 우기련과 이신연이 사랑하는 것 이외에 모든 것은 부수적일 뿐이다!라면 괜찮을지 모르겠으나, 저는 어?하면서 꾀나 뒤적거리면서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해요. 아직까지 '인연'보다 재밌는 책을 못 찾겠어요. 세면서 본 재탕 횟수만 20번이니, 실제로는 수십번을 봤을 텐데... 아직도 보면 재미있어요. 책을 보면, 제딴에 어떤 포인트에 꽂칩니다. 때론 죄없는 친구를 잡고 열변을 토하고, 때론 홀로 도취해 불꽃 리뷰를 쓰고, 때론 구매처에 영혼을 끌어 모은 영업글을 쓰게 되는 원동력이 되죠. 

 

가슴을 울린 진동수에 따라 리뷰에 혼신을 다한다면, '연인'은 정말 영혼을 불살라 하얗게 태워야 할텐데... "재밌다." 읽어도 읽을 때마다 재밌는데... 그런 원초적이고 단순한 말만 맴도는... 하지만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적으로 동일 작가의 '화도월해'만 '인연'에 비해, 원앤온리 다정공과 사랑스러운 미인수 등장은 기본, 문장은 훨씬 잘 다듬어졌고, 구성과 설정은 더욱 조밀해지고, 디테일은 세밀하게 공들인 것이 확연히 보임에도... 저는 '인연'같은 중독성... 물론, '화도월해'도 진심 대작입니다. 

 

많은 BLer들의 인생공 '우기련'... '연아~'귓가를 맴돌죠.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제목만 과격한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기련의 애정은 문자 그대로의 폭력성을 지니고 있죠. '다섯 살의 너를 먹고 싶었다. 맛있을까, 궁금했었지.' 너를 먹고 싶고, 안고 싶고, 팔다리를 자르고 싶고, 나 없이 눈에 들어간 속눈썹조차 뺄 수 없는 너를 보고 싶다. 그것이 기쁨이라고 말하는 살벌한 집착남이지만, 그는 늘 다정한 태자이자 사촌으로서 다정히 신연을 부릅니다. 봄꽃나무와 닮은 어여쁜 나의 님, 신연에게는 늘 아련한 사랑이었죠.

 

하지만, 이런 우기련은 단 한번 그 가면을 던져 버립니다. 신연이 자신에게 작별을 청하는 순간 말입니다. 사모한다며 자신을 어찌 생각하지 묻는 신연에게, 기련은 몸으로 화인을 찍으려는 듯 잔혹하게 굴죠. 그리고, 신연을 태운 세연 혼례 행렬을 습격하고, 감히 자신의 사람을 탈취한 세연을 죽이려 합니다. 신연은 세연을 살리기 위해 기련과 함께 황궁으로 돌아오고, 감금은 시작 됩니다. 신연은 약에 취해 몸에 주도권을 잃어 버립니다. 몇 일인지 몇 개월인지, 앞은 보이지 않고, 온통 단편적인 음성뿐... 스스로 미쳐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포감에서 깨어나기 위해, 결국 스스로를 칼로 찌르죠. 

 

기련은 다정한 가면을 내려 놓았던, 일주일 안 되는 시간의 대가로 신연을 잃어버립니다. 신연은 이제 기련을 두려워합니다. 그 손길에 경기를 잃을 킬 듯 공포에 떨죠. 기련이 다가갈수록 신연은 불행해집니다. 그리고 기련은 아주 오래 전, 스스로를 백치라 서럽게 울던 신연에게 약속했던, 어디든지 자유롭게 날아 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언약을 지켜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기련이 원했던 애정은 그렇게 아름답지 않을 지 모릅니다. 재회의 순간, 신연은 기련에게 '죽게 되면 시체를 드리겠다'고 말하죠. 정말 낭만적인 고백법입니다. 하지만, 우기련이 많은 BLer의 인생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도착지가 '신연의 행복'이었다는 겁니다.

 

'내 사랑의 방식은 원래 폭력적이야! 나를 사랑한다면 이런 나조차도 사랑해줘! 너는 이런 내가 유일하게 본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외로운 나를 제발 받아주면 안 되겠니?' 네, 이런 '공'들이 없으면, 피폐물에 굴림수는 누가 예뻐해 주겠습니까?

 

하지만, 빻빻한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런말 조차도 너를 공포스럽게 만들어 떠나가게 할까 두려워 참아내는 애정도 있습니다. 그리고, 분명 그 애정이 더 절실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기련이 더욱 애절하게 느껴지는 것은, '방식'보다는 그 절대적인 '크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연에서 '세연'을 지뢰요소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세연은 가문의 영달이나 신연의 노고를 고려하지 않죠. 자신의 목표를 위해 무소의 뿔처럼 달려나가는, 좋은 말로 하면 추진력 있고 나쁜말로 하면 이기적입니다. 아랫사람에게 윗전노릇하기 좋아하고, 신연의 친구 승서에게도 예의를 갖추는 법이 없어요. 확실히 '발암'이라 불릴 요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연을 좋아하는 마음과 겉과 속이 같은 투명함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미인은 두 종류가 있다고 합니다. 떼어 놓고 봐도, 합쳐 놓고 봐도 완벽한 신의 걸작품과 설명하기 힘들지만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눈이 절로 따라가는 미인... 제에게 '인연'은 후자같은 '미인'입니다. 눈이 가고 손이 가고, 그렇게 계속 찾게 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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