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7화

point1: 한 컷

point2: 줄거리

기: 하늘에 떠 있는 듯한, 절벽 위의 신궁에 나라 호방국은 난공불락의 정교일치 국가다. 호방국의 아름다운 지도자 신은, 어느 날 무료함을 참지 못하고 호위무사 아랑에게 천제를 가겠다며, 자신의 대역을 구해오라고 시킨다. 아랑은 노예상에게 가지만 신의 대역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척박한 죽음의 땅인 뿌리굴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누더기 옷을 입은, 신과 똑같은 외모의 호비운을 발견하고 궁으로 데리고 온다.

승: 호비운은 신에게 강간 당하고, 대역으로 이용당하지만, 아픈 어머니와 많은 동생들이 있는 뿌리굴로 돌아가기 위해 참는다. 하지만, 호비운에게 호기심을 느낀 신은 그를 돌려보내지 않는다. 결국, 호비운은 신변을 정리할 수 있는 짤읍 시간을 허락 받아, 신과 함께 뿌리굴로 돌아 갈 수 있었다. 신은 뿌리굴을 호방국의 영토로 선포하고, 구호물자를 나누어 준다. 한편, 사랑하는 형이 신과 함께 떠나는 것을 본, 동생 호진은 질투심에 불타오른다.

전: 과거, 신은 승상과 함께, 광기에 휩싸인 친부와 혁명전쟁을 치르고 지도자가 되었다. 그리고, 스스로 유일신이 되면서 종교는 탄압하고, 이때 전교를 위해 호방국에 있었던 피사노 역시 죽는다. 시간은 흘러, 승상의 조카인 신비를 반려로 맞이하지만, 신은 호비운에게 빠져 등한시하고, 신비는 신에게 위험한 미약을 사용하다 유폐된다. 승상은 귀족들을 모으고 만족을 이용해 신을 끌어내리려 한다. 그리고 노예상 카르카난은 호진을 성형시켜 호방국으로 들인다.

결: 한편, 호비운과 신은 서로를 깊이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뿌리굴 출신의 호비운의 등장은 위기로 느낀 귀족과 승상이 모반을 실행하는 도화선이 되고, 결국 승상은 만족에게 호방국의 굳건한 문을 열어준다. 호방국은 초토화가 되고, 신은 그제서야 이 모든 배후에 피사노의 동생인 노예상 카르카난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신은 신민들을 살리기 위해 호방국의 핵인 씨앗을 부수고, 무너지는 망국에 땅에 호비운과 함께 몸을 맡긴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BL같지 않은 BL작품들

내포가 많아질수록 외연이 줄어든다죠. 무슨 소린고 하니, 필수 성분이 늘어나면 늘어 날 수록 소수군으로 남는다는 것이지요. BL이 그렇습니다. 드라마 중에 사랑을 소재로 한 로맨스, 로맨스 중에서도 주인공이 동성애인 퀴어, 퀴어 중에서 남성 간의 애정을 다룬 상업 장르 소설이 BL이니, '일반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소수군의 영역은, 저변 확대를 위해 작가님들이 쉽게 선택 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확실히 BL 시장이 넓어졌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BL'도' 쓰는 작가님들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보면 말이에요. 물론, 존잘님과 존잘님이 사랑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묻는다면, 정말 절레절레예요. BLer들의 자극점이 있는데, 그것이 간단치만은 않습니다. bise님의 'truck stop'리뷰에서 언급했듯이, 상업 소설, 문학 소설, 장르소설 모두 문장이 다르지만, 그 경계를 명확히 긋기 힘든 것처럼요.

물론, 저는 좋습니다. BL같은 BL아닌 BL작품들은, 좋은 말로 '아는 맛' 나쁜 말로 '뻔한 맛'에서 빗겨난 재미를 선사해 주니까요. GL 웹툰인 '치정'을 쓰신 손개피 작가님의 '봉촌각시'나, 판타지 웹툰인 '오마이갓'을 쓰신 강지영 작가님의 '킹메이커' 모두 손 떨리는 명작들입니다. 시놉시스만 보면 큰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좀 다른 포인트에 무게를 두고 전개하고 있달까요.

'나, 사랑하다.' 역시 탑툰에서 '허니트랩'을 연재하셨던 달콩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탑툰 자체가 남성향 웹툰 플랫폼이고, '허니트랩'도 매우 남성향 작품입니다. 남성의 판타지와 여성의 판타지가 다르니, 당연히 이상이 반영된 가상세계도 다른 모습입니다. 저는 일반 소설, 로맨스, GL, BL 가리는 것이 없이 보는 잡식인데요... 가끔, 각 장르마다 비슷한 시련을 이겨내고 사랑에 도달하는 커플들의 태도가 판이하게 다른 것을 보면, 역시 남자와 여자는 정말 다른 별에 살고 있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호방국은 천해의 요새로 아름다운 풍광과 이민족의 침입이 없는 평화로운 국가입니다. 위기가 없는 국가가 그렇듯, 호방국 역시 평화병에 젓어 있었고, 귀족들은 왕의 폭정에도 눈과 귀를 닫습니다. '신'은 아름다운 무희 어머니에게 태어난 지도자의 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친부는 예술 작품처럼 완벽한 외모의 아들을 탐하고, 어머니는 자신의 총애를 앗아간 아들을 시기해 목을 조르죠. 어리고 아름다운 신은 혁명을 일으켜 왕이 되고, 그 자리를 공고하기 위해 종교를 탄압하고 유일신이 되요. 그 과정에서, 스승과 같았던 피사노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불운의 황자, 역성혁명, 세상을 바로 세우는 영웅적 군주가 공일 때, 그를 돕는 능력수든 절대적 비호를 받는 소심수든, 결국 공의 상처 입고 약해진 마음에 의지와 위로가 되어 줘요. 사랑만 배우지 못한 공에게 사랑을 알려 주는 존재로서 그려집니다. 호비운 역시, 심술쟁이 변덕꾼 신을 진지하고 신실하게 변화시키죠. 그저 아버지와 다른 군주가 아닌, 포용력 있고 자비로운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잡이이자 동행자가 되어 줍니다. 신은 호비운을 사랑하고, 그를 통해 행복을 배웁니다.

하지만, 과오는 반성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었죠. 피사노를 잃은 남동생 카르카난은 신을 죽이고 호방국을 전복시키고자, 오랜 세월 숨죽여 기회를 노립니다. 그리고, 톱니바퀴가 맞물려 바늘을 움직이는 것처럼, 신이 무시했던 날 선 존재들이 동시에 맞물려 데드 플래그의 카운트다운을 발동시키죠. 신의 애정만을 갈구했으나 끝내 치욕스럽게 버림받았던 신비, 킹메이커에서 모반의 중심으로 돌아선 승상, 호비운을 빼앗긴 동생 호진이, 카르카난의 장기말이 되어 멸망의 트리거를 당깁니다.

해피엔딩인 듯, 새드 엔딩인 듯, 열린 결말인 듯 닫힌 결말인 듯, 이야기는 독자에게 그 끝을 맡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확실한 것은, 제법 무게감 있고 완결성 있는 마무리를 한다는 거예요. 사랑은 위대하다. 희생적 애정으로 장엄하고 웅장하게 마침표를 찍습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남자는 가슴 크고 순종적인 여자가 나오는 작품이면 다 좋아하고, 여자는 잘생기고 돈 많고 몸 좋은 남자가 평범하고 돈 없는 상대에게 간도 쓸게도 다 내주면 좋아한다고요. 정말... 대답할 가치도 없어요. 패션의 완성도 얼굴이라는데, 당연히 여자든 남자든 이상적인 외모에 대한 판타지는 있겠죠. 하지만, 그게 전제는 될지언정, 핵심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감성을 자극하고, 몰입을 이끌어 내는 포인트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BL같지 않은 BL 작품들은 그 포인트를 신선한 각도에서 보여줍니다. 게다가, 좋은 작품이란 보편적 정서를 담고 있으니, 그 자체로도 감상에 즐거움이 있습니다. 근래에는 웹툰뿐만 아니라, 로맨스나 판타지 소설을 주로 쓰셨던 작가님들도 BL 소설을 간간이 발간하시더라요. 뭔가, 음? 달라!하고 찾아보면, 동일작가의 다른 작품은 BL이 아닌 경우도 제법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추세를 매우 환영합니다. 읽을 거리는 풍성하고 다채롭게 만들어주니까 말이에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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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주)고렘팩토리

출간일: 2017.11.27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익제는 유리의 고충을 알고 있었다. 잠든 사이 눈물짓고 그저 하루하루 맘 졸이면서 오늘이 괜찮았으니 내일도 괜찮을 거라 불안한 가슴을 남몰래 달래는 걸 알았기에 마지막 갈 때까지 유리에게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결국 유리는 크게 오열하며 화사에게 기댔다. 서른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했고 가장 많이 의지했던 정인의 죽음 앞에 모든 일에 초연했던 유리마저도 버텨 낼 재간이 없었다.

"내가 너무 나빴어요, 그래도 곁에 남은 건 나 하나뿐이었는데! 고단한 마음 기댈 수도 없게 미워해서, 그래서 그렇게 가셨나봐요... 이제 괜찮다, 나 아픈 만큼 아프셨던 거 다 안다... 그리 말 한마디 못했는데......"

"......"

"마마...... 사평관도 결국 저희가 돌아갈 곳은 아니었어요."

유리는 그제야 깨달은 마음을 화사에게 토했다. 나의 정인과 나의 고향, 이 둘 사이에서 갈등하며 나는 어찌하냐고 물었던 유리는 두 가지 모두를 잃고 나서야 슬픔의 무게를 잴 수 있었다.

절절한 깨달음을 말하는 유리를 보듬어 주며 화사는 지긋한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point 2 줄거리

기: 망국의 길을 걷던 후평국을 바로 세운 창제 야무는, 스스로 황제가 되어 국정을 농단한 직미의 우군, 무신상단을 괴멸시킨다. 그리고, 불타는 전각에서 야무는 화사를 구한다. 화사는 무신상단의 연동이자 직미의 최측근 대귀족 아진건의 부인이었다. 화사는 야무를 원망하며 살기를 거부하고, 야무는 화사에게 황후로 만들어 줄 테니,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라 한다. 신료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오랜 짝사랑의 대상인 화사를 기어이 반려로 맞이한다.

승: 과거 선황은 직미를 사랑해, 아진건과 약혼한 직미의 가문을 역적으로 몰아 그녀를 강제로 취한다. 독을 품은 진미는 황제의 양위와 대귀족의 수락을 받아 여제가 되고, 유일하게 생존한 황손인 야무는 무신상단에 숨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야무는 천하일색 화사를 만난다. 천생이 장사꾼인 상주 사마걸은 야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사를 대귀족 아진건에게 비싸게 판다. 이에 사마걸과 틀어진 야무는 무신상단을 떠나고, 익제를 만나 반정의 시기를 앞당긴다.

전: 한편, 아진건을 사랑하게 된 화사는 직미를 사랑한 아진건과 혼례 하지만, 첫날밤 아진건은 직미에게 가고 신방에는 야무가 나타난다. 다음날 뒤늦게 아진건이 찾아오고, 화사는 야무에게서 아진건을 살리려고 불을 질러 화상을 입는다. 화사는 아진건과 함께 고향이자 직미군이 주둔한 무신성에 가려 하지만 야무에 의해 실패하고, 이 과정에서 아진건은 죽는다. 형식상으로나마 대부인이 된 화사는 복수를 위해, 사마걸은 이익을 위해, 직미군을 돕기 시작했다.

결: 화사는 야무를 괴롭히기 위해, 황후로서 온갖 패악과 사치를 부리면서, 자신의 안위를 인질 삼아 후궁을 간택하고 합방하도록 강요한다. 그런 화사는 귀비 일가에 의해 습격 당하고, 이 과정에서 야무는 큰 부상을 입는다. 깨어난 야무는 마지막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길을 떠나고, 끝내 직미를 처결한다. 그리고, 화사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화사는 지독히도 한 길밖에 몰랐던 야무를 '낭군'으로 맞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잃어버린 것과 잃어버릴 것

BL 서적은 프로모션이 많은 편이지만, 대상이 되는 서적들은 비슷합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들은 부동의 위치를 점유하고, 그렇기 때문에 또 읽히게 되는 선순환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폭발적으로 구매되는 작품 중에서는 당연히 명불허전도 있지만, 빚 좋은 개살구도 많습니다. 지적 재산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동일 클리셰, 유사 디테일, 크게 차이 않나는 문장력의 책들 중에 유독 '그' 책만 '베스트셀러'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홍보 효과에 의한 전략적 우위를 나쁘다고 할 수 없겠으나, 독자로서는 좀 아쉽습니다. 특히나, 제값 주고 읽은 작품이 몇 년째! 매번! '반복'해서! 할인 프로모션에 포함되면, 내가 산 '정가'는 정가가 아닌 것 같고, 또 대상 작품이 많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 읽을 건 없습니다. 심지어 신작 프로모션도, 일부 작가에 편중돼 그다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결국은 독자가 평가한다고 하지만, 모든 작가들이 공정한 기회를 얻는 것 같지도 않고, 독자가 충분히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물론, 전대 후문, 미증유의, 대체불가 작품이라면 어떻게든 인정받겠지만, 그런 극소수를 이유로 선택받지 못한 작가나 작품을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다양한 기회로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는 그저 재미있는 책이 보고 싶을 뿐입니다.

씁쓸한 마음에 서두가 길었습니다. '화사, 황제의 꽃'은 저에게, 이렇게까지 안 읽힐 작품인가?라는 의문이 든 작품이었어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다소 각진 서술과, 튀는 말투, 노골적 일면은 있지만, 충분히 개성이라고 납득할만했고, 무엇보다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었거든요.

화사는 무신상단의 연동으로 키워집니다. 상단에 팔린 아이들의 사정이 좋을 리 없었고, 도망친 황손 역시 예외는 없었죠. 당차고 어여쁜 화사와의 강렬한 첫 만남 이후, 야무와 화사는 10년간 친한 지기로 지내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습니다. 하지만, 화사는 손님을 기쁘게 해 주는 도구로서 훈육 받으며, 야무에 대한 마음을 접습니다. 야무는 황제가 아닌 자신에게 화사를 주지 못하겠다는 사마걸과, 일개 호위의 것이 되어 주지 않는 화사를 보며, 빨리 황제가 되려 하죠.

야무가 상단을 떠난 후, 화사는 다정한 아진건을 만나요. 값비싼 화대를 치르고도, 함께 좋은 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연동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대귀족이었죠. 사마걸은 기꺼이 아진건에게 화사를 내어주고, 화사는 아진건에게 마음을 줍니다. 하지만, 아진건은 화사에게 '아진'의 모든 것을 주었지만, 마음만은 주지 않습니다.

직미는 아진건의 약혼자였어요. 하지만, 황제의 눈에 띄고 난 뒤, 그녀의 비극은 시작됩니다. 직미는 집안을 멸문시키고 강제로 자신을 취한 황제를 증오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움튼 황제의 씨를 혐오하죠. 결국, 아이는 친모에게 부정당한 채 버려지고, 아진건은 그 아이를 찾아, 직미를 대신해 보상해 주려 합니다. 그게 바로 화사였어요. 다만, 아진건의 예상을 엇나간 것은, 직미의 아이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겁니다.

많은 사랑꾼 황제공 중에서도, 야무는 진짜 짐승 같습니다. 영민하지만 요령은 없죠. 야무는 화사를 이용하고, 기만하고, 부정한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고 긴 전쟁을 치릅니다. 하지만, 자신을 이용한 자를 가족이라 믿고, 기만한 자를 지아비라 여기며, 부정한 자를 살려 달라고 매달리는 화사의 바람은 단칼에 끊어냅니다. 야무는 화사를 위해 살았지만, 화사에게 늘 약탈꾼일 뿐이었어요.

야무는 노련한 무장이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지만, 표현력은 꽝입니다.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달래지 못하고, 능구렁이같이 넘어가는 면이 없어요. 목표를 포획하는 방법에는 전략가지만, 목표를 물고 나서는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몰라, 날 것 그대로를 물어뜯는 모양새랄까요. 야무는 화사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당초 야무에게 화사를 곁에 둘 수만 있다면 '잘 두는 방법' 따위는 상관없어 보여요.

'화사, 황제의 꽃'에서는 '연동'의 삶에 대해 다소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화사는 여리고 어리석으면서도, 닳고 거친 초연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연정 따윈 초탈한 것처럼, 값을 주고 정사를 팔면서도, 정에 굶주린 것처럼... 참 양가적이죠. 게다가, 화사의 지병은 아름다움을 위해 명줄을 줄여야 했던, 연동들의 직업병이었어요. 야무는 화사를 궁에 데리고 오자마자 지병을 치료하는 탕약부터 먹입니다. 탕약을 먹지 않겠다는 협박에, 딴 여자와 합방을 하면서까지요.

야무는 아진건을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진건이 직미에게 가서 죽겠다며 말에 실려간 일을 설명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야무는 화사의 고향이었던 사평관, 가족이었던 무신상단을 도륙하면서도, 사마걸과의 거래나 화사의 지병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욕정 하느냐 괴롭게 묻던, 연동의 기억을 헤집기 싫었을 테니까요. 아진건의 기만도, 화사의 출신도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부정한 친모에 대해 알릴 수 없었으니까요. 참 요령 없는 남자예요.

화사와 같은 사평관 무신상단 출신인 유리는 익제의 첩이 었지만, 야무의 부탁으로 화사의 수발을 듭니다. 그러다 승상 익제가 노환으로 물러나자, 그를 간호하기 위해 궁을 떠납니다. 익제가 죽은 후 빈소를 찾은 화사 앞에서, 유리는 애절하게 후회합니다. 야무와 익제는 후평국을 통일했고, 그로 인해 화사와 유리는 고향을 잃었어요. 야무와 익제는 화사와 유리에게 죄인이었고, 화사와 유리는 연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미움을 완전히 놓지 못합니다. 하지만, 잃고 나서야 진정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죠. 유리는 익제가 죽고 난 다음날 목을 메 자살합니다.

화사는 자신이 잃었던 것들을 내려놓지 못했기에,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야무를 생각합니다. 야무로 인해 품고 있는 슬픔과, 야무를 잃는다면 품게 될 고통은 비교가 되지 않았죠. 화사는 유리의 선택을 공감합니다.

화사가 야무에게 정착하며, 실 없어진 황제의 기행담은 드디어 해피엔딩이구나!!! 안도케하지만, 이어 지병이 심해진 화사가 살고 싶다고 절규하며, 야무와 함께 천년목을 찾는 장면은 여운을 남깁니다. 두 사람이 이루어졌으니 해피엔딩이라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잠든 화사의 숨소리에 기뻐하는 야무의 모습은 많이 슬펐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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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레드피치

출간일: 2021.01.06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가수 생활, 참 좋아하지 않았습니까? 나지막한 물음에 사랑도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했죠. 지금도 좋아해요. 돌아가고 싶고. 언젠가 돌아가야겠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일이 이렇게 돼 버렸을 때요. 난 아무것도 잃기 싫었어요."

"..."

"우성씨도, 멤버들도, 대중들의 관심도. 회사와 재계약도 곧 해야 하니까,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았고요. 그땐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아이도 잃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다 놓고 싶지 않아서, 결국 잃어버렸고 상처 주게 된 것들이 참 많아요. 아이돌이 임신 스캔들이라니 팬들도 엄청 놀라고 실망했을 거고요. 멤버들 유닛 활동도 저 때문에 다 망친 것 같아서 미안하고. 하다에게는요, 평생 미안할 거예요. 내가 죽이려고 했던 거잖아요."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끝이 떨려오는 사랑의 목소리를 들으며 우성은 머뭇머뭇 입술을 달싹였다.

point 2 줄거리

기: 오메가 멤버로만 이루진 아이돌 그룹, 오메가 식스의 리더 천사랑은 영화 시상식에서 톱 배우 강우성과 같은 테이블에 앉는다. 30살, 6년 차 가수인 사랑은, 신인상 수상 소감 대신 오메가 식스 공연을 하고, 강우성은 노래하는 사랑에게 반한다. 배우로는 신인인 사랑은 시상식 후 대배우 우성의 초대를 거절하지 못하고, 와인을 마시다가 뜨밤을 보낸다. 그 후, 우성은 집착적으로 사랑에게 연락하며 대시하지만, 사랑은 그런 모습에 질리고, 우성의 고백도 거절한다.

승: 우성은 주연으로 캐스팅된 드라마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사랑을 추천한다. 그리고 사랑에게 다시 기회를 달라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히트가 터진 사랑은 우성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이 계기로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우성은 강한 통제광 기질을 가지고 있었지만, 의사소통은 매우 서툴렀다. 결국, 연애는 순항하지 못하고, 마음고생이 심했던 사랑은 콘서트 중 쓰러진다. 병원에 찾아온 우성과 사랑은 오해를 풀고, 눈물의 하룻밤을 보낸다.

전: 그날 사랑은 임신한다. 오메가인 팀 컨셉과 끝나지 않은 계약, 다른 팀원들의 활동을 고려한 사랑은 아이를 지우려 한다. 하지만, 결국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막막한 출산을 선택한다. 우성은 사랑과 결혼하고, 사랑의 회사와 팀원들에게 어마무시한 배상금을 지급한다. 그럼에도 갑작스러운 활동 중단과 우성에게 걸려 있는 스캔들 거래건 등으로 문제는 끊이지 않고, 수습하려하면 할수록 새로운 사건들이 터진다. 결국, 사랑은 결환과 임신 사실을 밝힌다.

결: 우여곡절 끝에 사랑은 출산을 한다. 우성을 닮은 하다가 태어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사랑은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런 사랑은 하다의 돌잔치에 오메가 식스 공연을 하고, 그 직찍이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 결국 하다 나이 5살, 사랑은 오메가 식스로 무대에 선다. 그 후 오메가 식스는 재계약을 하지 않으며 해체의 길을 걷는다. 사랑은 둘째 하람을 출산하고 우성과 알콩달콩 잘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뜻밖에 구매, 예상밖에 성공!

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을 하다, 지하철 매장 가판대를 지니다가, 술 마시고 귀가하는 길 열린 상점에 들어가서, 아묻따 구매를 할 때요. 왜 샀는지, 뭐가 마음에 들었는지, 어디에 필요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미 물건의 주인이 되어있는 거죠.

'우당탕탕 출산기'도 그랬습니다. '결재 완료'를 보고, '내가 뭘 한 거지?' 정신이 들었지만, 이미 제 손가락은 익숙한듯 자동으로 다운로드를 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뭐에 홀린 듯 말이에요.

그 다음 시놉시스를 확인했어요. 공은 돈 많고, 능력 있고, 외모는 저세상급일 것이며, 수는 예쁘고 착하고 소심하지만, 공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을 것을 예상! 게다가, 그룹 이름이 오메가 식스라니... 임신, 출산, 육아... 안 봤는데 이미 본 것 같은 내용! 정말 기대감 0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이었고, 그 자체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통제광에 휘둘리는 수가 아니라, 덜덜덜 떨면서도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고, 어려운 노선을 선택하더라고 최선을 강구하는 알짜배기 캐릭터였어요. 또, 제목 그대로 임신 후 출산까지 아이돌이 겪어야만 하는, 우당탕탕 사건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죠. 그저, 수는 힘들어하고, 사기캐 공은 그 문제를 한큐에 해결 해 주는 할리킹이 아니었습니다.

당당히 가수를 하고 싶었던 오메가 식스 팀원들은, 오메가라는 것을 숨긴 채 활동하는 다른 아이돌들과 달리, 자신들이 모두 오메가라는 것을 공개합니다. 그리고,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는 슬픈 진리에 따라, 온갖 차별과 성희롱, 악플에 시달리게 돼요. 그렇게 꿋꿋이 버텨 온 7년, 나름대로 자리 잡힌 아이돌 그룹이 됩니다. 그 리더였던 천사랑은, 어린 동생들이 한 번씩은 거쳤던 스캔들, 흔한 구설수 한 번 없이 조심, 신중, 자중의 자세를 지켜오죠.

그러던 천사랑이 톱스타 강우성의 눈에 띕니다. 대체불가능한 외모와 천만 영화에 다수 출연한, 명실상부 최고의 배우이자 엄청난 부동산 재벌인 강우성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모든 일을 계획대로 밀어붙여야 성이 풀리는 통제광 우성의 애정은 서툴렀고, 사랑은 처음에 거부합니다. 하지만, 우성은 사랑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그 결실로 두 사람은 연인이 되요. 물론, 사람이 바뀌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우성은 엄청난 일들을 사랑에게 숨긴채 진행하고, 사랑은 그저 자신이 제시한 최선의 솔루션대로 움직여 주길 바라요. 모든 갈등은 그곳에서 시작합니다.

임신 사실을 알자마자, 사랑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수술을 결정하려 합니다. 오메가 식스 리더의 임신, 이미지로 먹고사는 아이돌에게는 말도 안 되는 일일뿐더러, 오메가라는 사실로 힘든 시절을 버텨낸 팀원들에게도 못할 일이었어요. 게다가 어디를 가더라도 주목받는 우성과, 활동 중인 사랑이 9개월의 임신 사실을 숨길 수 있을 리도 없었죠. 물론, 오메가 식스 한 팀만으로 먹고 사는 소속사 입장에서는 더 답 안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설상가상 사랑은 친한 여배우와 그녀의 소속사 간의 분쟁에 휘말릴뻔한 했고, 그런 사랑을 구하고자 우성은 그녀와 사귄다고 발표한 상황이었죠. 묶여 있는 사람도 많고, 해결 방법도 망막하며, 무엇보다 오메가 식스 팬텀의 CSI를 넘나드는 지독한 관심이, 사랑에게 '출산 불가'가 유일한 답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결정하지만, 병원에 가는 차 안에서 사랑은 결국 아이를 포기하는 선택을 번복하죠.

사랑은 아이를 건강하게 낳아야 했고, 우성의 그 통제벽도 고쳐야 했어요. 대중의 눈도 피해야 하지만, 팀원, 회사, 그리고 모든 걸 뒤칩어 쓴 채 싱가폴로 도피한 그 여배우의 피해도 보상해야만 했죠. 우성은 이성적인 선택을 하지만, 그건 법적인 차원의 문제지 사랑이 바라는 '최선'의 선택을 아니었어요. 정말, 사랑은 출산기는 고뇌와 용기와 눈물로 메꿔져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첫 장부터 임신으로 어그로를 끌었음에도 '출산기'가 비교적 늦게 나온다는 거예요. 대략 1/3정도는 임신까지의 과정입니다. 정확히는 우성과 사랑의 만남, 밀당, 드라마, 연예계의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포진해 있어요. 처음에 '임신 6주'로 프레임을 씌우지 않았다면 그 부분들도 쳐진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다소 길고 일부는 사족처럼도 느껴졌습니다.

기본적으로 분위기는 무겁지 않습니다. 좋은 사람들의 유쾌하고 위트있는 서사, 의리 있는 우군 오메가 식스 팬덤... 하지만, 중간중간 냉정한 연예계의 이면이 추처럼 무게의 중심을 잡아 주기도 해요. 물론, 육아와 부부생활은, 정말 이상향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예쁘고 귀여운데 사랑스럽게까지 한 아이들의 이야기는 랜선이모를 웃게 하죠. 뜻하지 않은 구매였지만, 만족스러웠어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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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 책갈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어떤 귀족들. 어떤 평민들. 헤베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들.

어떤 반골 기질의 일종인지, 소문은 황제가 헤베 뮨을 북국으로 유배 보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일부러 소문을 널리 퍼뜨려 헤베 뮨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거창한 목적도 없이. 자연이 스스로 정화하듯이 그렇게 퍼져나간 것이었다.

'흑마법사로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그런 소문이나 퍼졌으면 좋겠어.'

언젠가 헤베가 퍼지길 바랐던 소문과는 정반대였다.

헤베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으나 저택에만 머물러 실감이 나지 않는지 반응은 미미했다. 반대로 테이든은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울컥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같이 빵을 만들다가도 눈시울을 붉히고, 정원을 산책하다가도 콧등이 빨개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헤베는 매우 놀랐다.

테이든이 그렇게 상처받은 줄 몰랐던 것이다.

'내가 너만큼 이기적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헤게르미의 말이 옳았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생각했다.

헤베는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든 말든, 타락한 배신자라고 부르든 얼마나 증오하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이것을 상관없어하는 건 아주 이기적인 행동이었고, 그를 사랑하는 이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누군가 나를 아끼는 이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진심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했다. 결국 중요했던 건 자신 안의 감정일 뿐이었다.

'나는 이기적이었어.'

인정하고 나니 홀가분한 동시에 무거워졌다.

죄책감을 자극하는 부담스러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헤베를 세상에 붙들게 하는 다정한 무게였다.

point 2 줄거리

기: 비센티아는 마물과의 전쟁으로 위기를 맞는다. 그때 나타난 최연소 대 마법사 헤베 뮨, 이어 헤게르미의 신탁을 받은 초월자 테이튼은 전쟁은 마무리 짓고 인간들에게 승리를 선물한다. 하지만, 종전 전 헤베 문은 돌연 흑마법을 받아들이고, 타락자로 지탄받으며, 흑마법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 그 후 1년 반 뒤 헤게르미는 헤베를 깨운다. 헤베 사후 헤베를 사랑한 테이튼은 세계를 멸망시켰고, 헤베는 회귀해 테이튼이 헤베를 사랑하지 않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승: 회귀한 헤베는 테이튼에게 매정하게 굴지만 그런 헤베의 태도는 너무 어색했다. 헤베의 눈치는 뮨치만큼도 없었고, 테이튼의 머리는 심하게 좋았으며, 뮨의 친위대는 헤베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헤베의 이상 변화를 감지한다. 과거 헤베는 뛰어난 재능으로 여덟 살 어린 나이 참전하고, 선황과 궁사는 헤베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며 전쟁터로 내몰았다. 덕분에 승리는 거뒀지만, 헤베는 극도의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며,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전: 한편, 헤베는 갖은 노력을 다해도 테이든의 사랑을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반면,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는 헤베의 행동을 유도하며, 헤베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파헤친다. 헤베는 회귀 전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로 오해하고 있는 친위대나 테이든에 대해 진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왜곡된 착각을 바로잡은 헤베는, 테이든과 친위대에게 흑마법으로 인해 곧 죽는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즈음 테이든은 헤베의 회귀 사실을 짐작한다.

결: 헤베는 자기 사후 세상을 멸망시키지말라고 설득하지만, 그들은 무시하고 헤베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럼 모습을 보며, 헤베는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였던 회귀 전과 달리, 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예정된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고, 절망에 빠지기 직전, 헤베가 기억상실 마법을 걸었던 의원이자 전 부궁사였던 하베트가 나타나 중화제를 건네준다. 살아난 헤베는 테이든에게 흑마법을 받아들인 이유와 죄책감을 고백한다. 모두들 행복해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불행은 뮨치만큼만 있고, 행복은 테친놈처럼 와라!

 

소림님의 소설은 긴장하고 읽어야 합니다. 깜찍한 먕먕이, 귀여운 헤베, 개그콤비 같은 테이든과 친위대를 보며 태평하게 웃다가는, 감동 크러쉬에 심장 직격탄을 맞습니다. 방어 가드를 올리지 않고 맞는 훅은 제법 아려요.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뮨의 그늘'은 헤베 뮨에게 빚을 진 세계가, 온힘을 다해 합심하여 그에게 빚을 갚는 내용이니까요. 신도, 황제도, 각각의 사람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말이죠.

 

- 뮨치: '헤베 뮨의 눈치'의 줄임말; 동의어-거의 없음: 활용 - '눈치가 뮨치만큼 있네.' '이번 달 잔고가 뮨치만큼 남았다' '님 양심이 뮨치네'

- 테친놈: '테이든 미친놈'의 줄임말: 동의어-세상 멸망급 사랑꾼, 다른 동의어-본태성 스토커; 활용 - '이런 테친놈 같으니라고!(칭찬)' '이 사랑은 정말 테친놈급이야!(칭찬)'

 

'뮨의 그늘'은 헤베의 죽음과 함께 시작합니다. 헤게르미는 마지막힘을 다해 헤베를 회귀시킵니다. 그리고 헤베는 주어진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테이든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도록 만들어야하죠. 하지만, 헤베 뮨의 눈치는 뮨치였어요. 테이든이 사랑하는 줄도 몰랐는데, 사랑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을 알 리가 없죠. 하지만 그런 헛된 노력은, 헤베가 과대망상과 자격지심으로 알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키가 돼요. 이것이 헤게르미가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내고, 죽음조차 희생에 불과했던, 대마법사 헤베 뮨에게 빚을 갚는 방법이었어요.

 

오랜 전쟁으로 인간들은 수세에 몰리고, 매일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 자들 역시 많아집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막막한 전쟁터, 그 지리멸렬한 악몽을 끝내 줄 대마법사의 등장에 모두가 환호할 수밖에 없었죠. 다만, 그 대마법사의 나이가 고작 8살이었다는 것만 빼면요.

 

선황과 궁사는 쓰레기가 맞습니다. 어린 헤베를 정서적으로 학대하며, 정신통제를 일삼죠. 그 덕분에 무시무시한 전쟁터에서 어린아이는 도망칠 수 없었고, 부작용으로 끔찍한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에 빠져요. 그들은 헤베에게 전장을 '일상'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칭찬도 보상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책임감과 죄책감을 지우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지만, 헤베에겐 상처를 치유하는 최소한의 휴식조차 '나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것이다.'라는 자책이 되고 말아요. 헤베는 뼈가 부러지는 상처 입어도, 쉬지 않고 전장에 나갑니다.

 

'한 개인이 지독하게 불행해지면, 세상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 지배자는 그 선택을 안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 개인이 순수한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말이에요. 그래서,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가 등장합니다. 세상의 평화나 다수의 행복 따위는 조금도 관심 없는, 오로지 헤베 뮨을 위해 움직이는, 헤베 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요. 하지만, 회귀 전 헤베는 그들의 사랑을 곡해하고 인정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싫어하고 몰아내려 한다고 생각하죠. 그들이 보여준 올곧은 진실은, 전쟁후울증으로 망가진 헤베의 눈에는 깨진 잔상처럼 흩어지기만 했어요.

 

천재 대마법사 헤베 뮨이 그토록 연구해도 발견하지 못한, 중화제가 어떻게 하베트에 의해 짜잔! 하고 등장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세상이 헤베 뮨에게 빚을 갚는 내용이니까요. 헤베는 회귀를 통해, 선황과 궁사가 헤베에게 씌운 고문과 같았던 편견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마땅히 헤베가 가지고 있었던, 헤베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죠. 그리고, 헤베가 실패라고 자책했던 작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간호과 보살핌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헤베 뮨은 살고 싶어 한다. 이 간단한 진심 하나를 깨닫습니다.

 

'뮨의 그늘'을 읽으면, 모든 등장인물이 '이기적'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아이러니하죠? 이 이야기 속 전쟁 영웅들은 세상을 구한 '이타적'인물들이 아니던가요? 황제는 뮨의 희생을 알았지만, 보상을 해주면 된다는 합리화로 방치합니다. 테이든은 뮨의 친위대가 헤베의 방황을 보고 분열 할 때, 이를 악용해서 헤베 곁에 남는 유일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뮨의 친위대는 헤베 주변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차단하고, 가득이나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헤베를 독점하려듭니다. 마지막으로 헤베는,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으므로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큰 절망으로 밀어 트리죠.

 

하지만 솔직해지자고요. 사람은 이타적이기보다는 이기적인 존재예요. 다만, 이기적인 것이 '권리'는 아니기에, 이기적으로 구는 것이 합리화되지 않을 뿐이죠. '뮨의 그늘'에 인물들은 모두 이기적이지만, 이타적인 선택을 합니다. 황제는 헤베의 숨은 조력자로 많은 도움을 주고,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는, 헤베를 살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죠. 헤베는 이제, 자신의 곁을 묵묵히 지켰던 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 하지만 그늘 없는 빛은 없죠. 본편에서 테이든의 숨겨진 무기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합니다. 왜냐면, 15세거든요. 헤베와 테이든은 키스를 하거나, 입을 맞추거나, 숨결을 나누기만 합니다. 네... 키스만해요. 그래서, 외전을 기대했지만... 테이든의 단도는 빛을 보되 독자들은 보지 못합니다. 19세일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또 15세였거든요. 다만, 키스와 뜨밤을 즐기는, 요망한 헤베를 보면... 너는 좋았구나. 나도 좋고싶다... 라는 씁쓸함만 곱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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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8.09.27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전무님은... 아직도 모르시죠. 스폰서와 애인의 차이가 뭔지."

사헌은 갑작스러운 주제 전환이 조금 당황스러운 듯 손바닥으로 입가를 쓸었다. 적어도 이 사태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나, 원망 같은 것이 쏟아지리라 예상했던 모양이다. 성연 또한 그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 이전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최대한 성의껏 대꾸하고 싶었는지 몇 번이나 입을 달싹이던 사헌은, 별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 그랬으니까. 사헌의 입장에선 정말이지, 무슨 차이인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처음부터 성연과 꼬이는 일 없이 만나게 됐더라도, 똑같이 굴었을 것 같았다. 독사 같은 형님들의 눈을 피해 조금이나마 안전한 집을 마련해 주고, 편안하게 생활하라고 신용 카드를 건네줬을 것이다. 일을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업계에서 제일 좋은 조건의 계약들을 소개해 줬을 것이다... 바쁘겠지만 시간이 되는 대로 성연의 곁에서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뭐라고 좋다고 생각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제대로 된 정의를 내리고 싶어진 거죠? 나에 대해서."

사헌이 난감한 듯 눈을 내리깔았다.

"그래요."

"이왕이면 스폰서보다는 애인 쪽으로."

"... 그것도, 그래요."

point 2 줄거리

기: 성실하고 기본기 탄탄한 신인배우 한성연은 대기업 DS계열사 전무 취임 파티에 초대된다. 클럽 VIP 회원들만 참석 가능한 자리, 원로 배우의 초대로 오게 된 성연은 어리둥절해 있었다. 그리고, 전무 백사헌을 보고 전후 상황을 짐작한다. 백사헌, 8년 전 불우한 사고와 오해가 겹쳐 성연이 몸을 팔게 된 DS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이었다. 자신을 잊은 듯한 백사헌의 태도에 안심했지만, 프로그램 사전 미팅인 줄 알고 간 식당에서 백사헌에게 스폰서 제안을 받는다.

승: 8년 전, 마음에 빚이 있던 첫사랑 한광호의 꼬임에 접대를 하게 된 성연은, 우연히 오해를 받아 최실장에게 끌려가 사헌의 방에 버려진다. 해명도 하기 전에 불같은 하룻밤을 보낸 성연은 도망쳐 나오고, 역시 우연히 만나게 된 조용범 감독에게 발탁되어 데뷔한다. 8년 뒤 만난 사헌에게 그날 사고를 해명하지만, 사헌은 이미 그 내막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사헌이 성연에게 40억짜리 오피스텔을 선물했고, 그걸 성연이 팔았다는 어이없는 사실을 듣게 된다.

전: 성연은 스폰서 제안을 거절하지만, 사헌은 협박을 하며 강요한다. 결국, 성연이 40억 오피스텔을 대신 처분한 대리인을 잡을 때까지 시한부 스폰서 관계를 가지기로 합의한다. 성연은 사헌이 주는 고가의 선물들을 '화대'같아 불편해하지만, 사헌은 강압적으로 쥐여준다. 그러면서도, 사헌과의 잠자리에 과하게 흥분하는 몸에 성연은 의문을 갖고, 주치의에 검진을 받게 해준다던 사헌은 차일피일 미룬다. 한편, 40억 사건의 범인으로 성연은 한광호를 지목한다.

결: 수소문해 연락한 한광호를, 성연은 사헌의 집으로 부른다. 한광호는 성연의 친부라는 왕경철과 함께 집으로 오고, 40억뿐만 아니라 성연이 몰랐던 성연을 이용한 더러운 계약들을 뻔뻔하게 읊어댄다. 그 둘이 성연에게 폭력을 휘두르며 사진과 영상을 찍고 있을 때, 사헌이 나타난다. 그리고 병원에 간 성연은 자신이 델타이며, 사헌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헌은 성연에게 용서를 구하고, 진담을 주고받은 두 사람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감돈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리디여... 일 제대로 안 하십니까?

2021년 1월 1일 00시를 넘기며, 제일 먼저 한 일은 리디북스 고객센터에 오류를 신고하는 일이었습니다. 정확히 00시 37분에 1:1문의 글을 남겼죠. E 콘텐츠를 다수 이용하면서 불가피하게 여러 오류를 겪었지만, 이미 다운로드한 책을 읽지 못하는 오류는.. 참으로 당황스럽더군요. 가압류도 아니도, 수많은 서적들의 소유권과 이용권이 이렇게 허무하게 박탈 당한 느낌... 게다가 연휴가 3일! PC, 태블릿, 핸드폰 모두 '잘못된 경로' 팝업이 뜨는데, 정말 화나더군요.

아침에 일어나, 정상 작동하는 리더 앱을 보며, 너무 리디북스만 이용했다는 생각을 했죠. 주식도 한 접시에 담으면 안 되듯, 웹소설도 너무 한 사이트만 이용하면 안 되겠다는 소중한 교훈을 얻었습니다.

그 여파인지 모르겠지만, "새해엔 고수위로 벨른이가 되어봐!"라는 '사의 찬미' 홍보 문구도 참으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단, 누굴 더러 벨린이라고 부르는 건지... 적어도, '사의 찬미' BL가이드랑 책소개 쓴 직원보다는 벨른이인것 같은데 말이죠.

무겁고 어두운 소재도 유쾌하게 다루는 작가님, 모스카레토님 하면 떠오르는 인상입니다. 소설로도 다수의 히트작을 보유하고 계시지만, 웹툰화도 된 작품도 많고, 특히나 스토리 작가로서 옥동님과 함께 작업한 웹툰들은 몽글몽글 귀여워 애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BL가이드 적힌 "이럴 때 보세요: 지금 바로 고수위를 보고 싶을 때"를 보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모스카레토님의 '불야성'도 고수위라고 안 부르는데... 지금 바로 고수위가 보고 싶은 독자가 '사의 찬미'를 보면 화날텐데요... 강간, 감금, 배덕, 억압, BDSM 아무것도 없는데, 더티 토크라 고수인가?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은 자가 쓴 BL가이드, 그 BL가이드를 그저 차용한 홍보문구... 니드가 맞으면 재미있지만, 이렇게 니드를 호도할 소개를 보고 선택한다면, 작가에게도 독자에게 실망과 비효율 아닌가요? 참... 일 제대로 안 하십니까?

'사의 찬미'는 순정 재벌공의 스폰서를 가장한 첫사랑 사수기입니다. 백사헌은 박우현 회장의 아들 중 유일하게 알파의 형질을 타고났습니다. 오메가버스 중에서도 '사의 찬미'만의 독특한 설정이 있는데, 하나는 '델타'의 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알파에 대한 '인식'이에요. 많은 오메가버스물에서, 알파는 무형질인 베타보다 우수한 지력, 체력을 지닌 유전형이라고 전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의 찬미'에서는 발정기라는 약점을 지닌 선천적 통제불능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백사헌은 '알파' 형질로 인해 이복형제들에게 배척당하고, 조롱당하죠.

그런 일환 중 하나가, 성연이 겪은 불의의 사고였죠. 미성년에서 벗어난 사헌에게 형 박재서는, 마치 짐승의 짝짓기라도 주선하는 듯 오메가를 선물이랍시고 던져 놓고, 그 대리인 최실장은 한껏 비아냥 거리며 유유히 사라지죠. 그 잘난 형님의 잘 못 배달된 선물이 성연이었습니다. 분노에 휩싸인 사헌에게 재물처럼 바쳐진 성연이었지만, 그 순간에도 사헌은 성현의 가련한 분위기와 이상형 외모에 멈칫 합니다. 그리고, 사헌의 페로몬에 몸이 열린 성연은 서러움과 별개로 쾌락에 절여집니다. 두 사람은 그 상황에서, 이상한 만큼 만족스러운 밤을 보내죠.

그리고 사헌이 샤워하는 사이, 이성이 돌아온 성연은 도망칩니다. 사헌은 쉽게 성연을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다음날 형이 선물한 오메가는 성연이 아니었고, 성연에게 준 40억짜리 오피스텔에 나타난 건 알고 보니 친부인 왕경철이었죠. 그리고, 그 왕경철은 이미 한광호와 짜고 백재서의 사주를 받았어요. 그 오피스텔 매매로 인해 사헌은 누명을 쓰고 해외로 유배를 갑니다.

한광호는 최대 하드캐리업니다. 일단, 부지런해요. 성연의 좋은 친구인 듯 성연의 어머님 상을 도우면서 찾아낸 친부 왕경철을 이용하죠. 성연의 애정을 접대에 이용하고, 더 비싸고 체계적으로 매춘을 위해 왕경철을 앞세워 계약도 맺습니다. 물론, 최실장의 실수로 사헌과 하룻밤을 보내는 바람에, 성연은 잠적하고, 다행히도 그 계약들은 실현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성연의 핸드폰 번호로 대포폰을 만들어 40억 오피스텔도 꿀꺽하고, 그 사실을 이용해서 사헌에게 엿도 먹여요. 사헌과 성연의 지지부진한 관계는, 한광호의 쓰레기 협박으로 불이 붙고, 역할을 마친 악역은 섬으로 사라집니다. 정말, '사의 찬미'에 모든 변곡점에는 한광호의 계획이 있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죠.

'사의 찬미'는 수인 성연의 시점을 기본으로 하지만, 중간중간 공인 사헌의 시점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성연과 첫밤을 보내고, 문득 분노에 휩싸여 폭력적이었던 전날 밤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죠. 스폰서 관계를 거부하는 성연에게 되지도 않는 협박을 하면서도, '애인'과 '연애'로 마무리 짓습니다. 서툴고 거칠지만, 성연에게 첫 키스라고 고백하는 풋풋한 연하남이에요. 성연과의 관계를 공고하기 위해, 그간 숨죽여 온 형들과의 싸움에서도 이를 들어내요. 모든 생각의 끝이 성연으로 끝나고, 성연을 붙잡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계약을 내 걸고, 주치의 이야기를 하면 상처받은 티를 한껏 내는 귀요미입니다.

다만, 꽃낙엽님의 '불청객'에서 리뷰한 '에피타이저형 소설'이라는 느낌은 강합니다. 결국, 8년 전 뜨밤을 보낸 속궁합 맞는 두 사람이 만나 삽질하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핑크빛 기류가 돌며,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는 거잖아요. 아이는 낳는 건지, 둘은 결혼을 하는 건지, 그 전에 제대로 고백도 안 했죠. 외전을 준비 중이라고 하시는데, 외전보다는 2부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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