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MM코믹스

출간일: 2016.08.16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컷

MM코믹스

 

MM코믹스

point 2 줄거리

기: 코우죠대학 교무과 사무원인 츠츠즈키 료이치로는 영어를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루터족의 차기수장 카르타카와 동거를 시작한다. 루터족에 홀딱 빠진 이사장은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을 이용하여, 아름답고 재능있지만 교육에서 소외된 루터족을 코우죠 대학 유학생으로 입학시키고, 그 서포트를 모두 료이치로에게 넘긴다. 그렇게 료이치로는 자동차, 비행기, 심지어 비데까지 처음 접한 원시부족민 카르타카를 일본사회에 적응시키는 일을 돕게 된 것이었다.

: 카르타카는 이사장의 말대로 빠르게 언어를 습득하고 대학생활에 적응한다.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의 순수하고 올곧은 신념을 보고 조금씩 사랑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카르타카의 동생 아크남이 일본에 온다. 변화보다 유지를 원했던 아크남은 카르타카의 신부를 찾아 빨리 돌아가려하지만, 카르타카는 마을의 미래를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료이치로는 그런 카르타카를 지지한다. 카르타카는 료이치로에게 애정을 표시하고, 둘은 뜨밤을 보낸다.

: 카르타카는 아크남처럼 변화를 거부하는 마을 사람들을 위해 소수민족의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료이치로는 아크남과 루터로 돌아가는 카르타카에게 마지막으로 고백한다. 하지만, 카르타카는 단체를 만들 준비와 함께 료이치로를 사랑해 수장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일본으로 돌아온다. 카르타카는 언젠가 루터로 함께 돌아가 죽을 때 까지 살자며 청혼하고 료이치로는 수락한다. 한편, 방학을 맞아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함께 루터로 놀러간다.

결: 루터족의 일부는 외지인이자 약한 남자 료이치로를 받아드리지 못하지만, 료이치로는 게의치 않고 루터와 카르타카를 좋아한다. 카르타카는 정식으로 료이치로에게 청혼을 하고 둘은 부부가 된다. 그때, 갑작스러운 쿠테타로 료이치로는 기약 없이 일본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 닥치고, 카르타카는 냉정히 료이치로는 보낸다. 하지만,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함께 루터에 살기로 결심한채 일본행을 거부한다. 그즈음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과 친구를 이용해 이사장은 루터로 오고, 루터엔 학교가 생긴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미래로 나아간다. 바람이 분다. 루터가 변한다.

떠나고 싶습니다. 요트 살 돈은 없지만, 그래도 자제하고 조심해 온 시간을 펑!하고 터트릴 만큼 새롭고 광활한 이국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진 않죠. 기약도 없는 희망이긴 합니다. 하지만, 저에겐 책이 있습니다. 바다가 나오는, 미지의 장소를 찾자! 그렇게 뒤적뒤적거리다 보니, 엔조우님의 '마더스 스피릿'이 보이더군요. 촉촉 감성 장인 엔조우님다운 작품이었습니다. 게다가 코믹요소까지 알뜰히 챙기셨더라구요.

료이치로는 전형적인 샐러리맨입니다. 권력과 지위와 자금과 빽을 가진 이사장의 한마디로 수상한 가면을 쓰고 등장한 원시인과 동거하게 되죠. 거부권은 사직서와 함께... 그렇게 영어조차 통하지 않는, 루터족 전사와의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밀어부쳐지는 일에 약하고, 불합리한 일도 좋은게 좋은거다 생각하며 넘기는 료이치로는, 그런 삶이 평범하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다 나 같이 살고 있다고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 샐러리맨이 외로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것과 해야하는 것이 늘 같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허울 좋은 말로 스스로를 합리화하기도 하고, 작은 일에 짜증내고 투털거리고, 이기적이게 굴며 억눌린 마음을 풀어내기도 합니다. 도시인의 쓸쓸한 뒷모습을 만드는, 조금은 허무한 생활이죠.

그런 료이치로 앞에 카르타카가 나타납니다. 카르타카 역시 차기 수장으로 엄하게 훈련 받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루터족의 전통에 따라, 모든 교훈은 자연으로부터 파생됐죠. 사회의 규칙이나 눈치가 아니라요. 카르타카는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가치로운 일을 견지하는 굳건함도 가지고 있었어요. 료이치로는 그런 카르타카의 아름다운 영혼에 이끌립니다. 하룻밤이라도 카르타카를 가져 본 추억이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료이치로의 카르타카에 대한 욕심은 하룻밤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료이치로는 카르타카와 더 오랜시간, 더 긴 여로를 동행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자신 안에 있는 줄도 몰랐던 용기를 내죠. 료이치로를 탐탁해하지 않던 루터족의 장로들은 그런 료이치로를 통해 '에이제나' 봅니다. 루터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치있는, 바로 그것 말입니다.

'에이제나'... 루터족의 정신이자 어머니인 혼인 '에이제나'는 '자연 그대로 반짝이며 언제나 아름답게 그곳에 머문다.'라는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료이치로는 자신을 아름다운 영혼이라 생각하는 카르타카 앞에서 곤란해 합니다. 카르타카와 다르게 강하지도, 순수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하지만, 카르타카와 함께 있는 료이치로는 강하고, 담대하죠. 그리고, 그 모습은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루터족을 변화시킵니다.

카르타카 홀로 변화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변화하려고 노력해요. 그건 시해적 충족도 아니고, 불가피한 변혁도 아니었죠. 루터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루터족의 지속가능한 터전을 지키기 위해, 루터족에 의해 일어나는 움직임이었어요. 그래서, 벼락이 아니라 바람이 되었고, 료이치로의 존재는 루터족에게 '에이제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꾸미지 않은 료이치로 자체가 가장 아름답게 빛날 수 있는 곳이 카르타카 옆자리이고, 바로 루터일테니까요.

어딘가에 있는 나 또한 '에이제나'일 수 있는 장소가 있을까요?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이후에 찾아야겠죠. 지금은... 답답하지만, 집에 있어야... 흑... 정말 참을 수 없이 떠나고 싶네요. 적도 어딘가의 나라로, 수평선 너머 가라앉는 불타는 석양을 보고 싶습니다. 청혼 해줄 카르타카는 없겠지만... 답답함이 빵빵한 풍선 속 수소가스처럼 가득한 하룹니다.

마지막으로 루터족의 '에이제나' 종유동의 한 장면 남깁니다.

 

MM코믹스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0/08/27 - [BL 만화] - [현대물/잔잔물] 엔조우 - 여기는 상냥한 정원

 

[현대물/잔잔물] 엔조우 - 여기는 상냥한 정원

제목: 여기는 상냥한 정원 작가: 엔조우 출판사: 루트레이드 출간일: 2018.11.22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 point 2 줄거리 기: 여자의 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던 아키라는, 그 여자의 남자친구에게

b-garden.tistory.com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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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12화

point1: 한 컷

봄툰

point2: 줄거리

기: 기중은 졸업 후 우연히 만나게 된 대학교 선배인 우신에게 고백하고 사귀게 된다. 기중이 우신에 대해 아는 것은 대학시절 소문 많았고,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것 정도였다. 그래서, '드라마 같은 사랑을 꿈꾼다.'는 우신의 말을 그저 '나한테 잘해'쯤으로 이해했지만, 실제로 우신은 '드라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승: 기중은 혼자 드라마 속 주인공을 설정하고 연기를 하는 우신에게 맞춰 주면 연애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한량 남자친구에게 헌신적인 연인역을 연기하는 우신은, 잘하지도 못하는 요리를 하며 고군분투하지만, 기중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스킨쉽이었다. 우신 역시 장면 설정에 열중하며, 기중과 진도를 빼려고 노력하는 것이 보이나, 기중은 타이밍을 잡지 못한채 욕구불만에 쌓여가고 있었다.

전: 그러던 중 한량 남자친구의 강압적 스킨쉽을 재연하며 우신을 밀어부치던 기중은, 우신의 눈물어린 싸다구를 맞는다. 기중의 방으로 도피한 우신은 다음전개를 고민하던 중, 현관문을 열고 기중이 나가는 소리를 듣는다. 우신은 과거 자신의 이런 연애를 혐오하며 헤어졌던 연인들을 떠올리며 기중 역시 자신에게 질렸을 거라고 생각하며 낙담한다. 하지만, 기중은 한량 남친에게서 주인공을 구하는 연하의 섭캐로 꾸미고 우신의 앞에 나타난다. 설정은 급물살을 타고, 드디어 뜨밤을 보낸다.

결: 그 후 우신이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환자역이나 상남자역에 빠져 있을 때든, 기중은 훌륭한 상대역을 소화하며 사랑을 이어나간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어쨌든... 해피엔딩!

이전 리뷰에서도 살짝 언급했습니다만, 저는 가끔 너무 잘 쓴 글을 보면 짜증이 납니다. 글쓰는 직업이 아님에도, 절대 내가 연출하거나 상상 할 수 없는 디테일의 경지다! 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치면, 뭐가 속에서 욱하는 감정이 올라온달까요. 그 감정은 감동이기도 하고 열등감이기도 합니다. 그런면에서, 클리셰덩어리는 다소 지루하지면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드라마틱하게 사랑해줘'는 그런류의 짜증이 나는 작품은 아니지만, 상상초월이라는 점에서 만큼은 인정입니다. 정말 골때리거든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같은 사랑을 꿈꿉니다. 그래서, 드라마를 따라 프로포즈하거나, 특정 드라마의 대사를 어떤 상황의 대명사인것처럼 쓰기도하죠. 드라마는 시대의 이상을 보여준다고도 하잖아요. 그런데, 정말 나의 연인이 드라마 속에 살고 있다면... 어떨까요?

시험하고 의심하고 또 다시 믿고... 이런 과정을 몇번이고 반복해야만 비로소 굳건해 지는 것이 '진심'에 대한 신뢰일텐데, 타인을 연기하는 것으로만 유지되는 연애는 어떤 느낌일까요? 이런 전개가 가능할까요? 사랑한다 말하면서, 사랑이 아닌 것 같은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기중이... 진짜 우신을 사랑하는구나! 느끼게 됩니다. 정말, 레알, 찐 사랑입니다.

우신은 드라마 같은 사랑을 하고 싶었고, 드라마 주인공이 되어서 극본 없는 로맨스물을 이어갑니다. 우신을 사랑한 기중은 드라마를 좋아하지도 않고, 우신의 이런 성향을 알고 연애를 시작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체로 우신이었고, 우신이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과, 자신이 우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 만큼은 조금도 의심을 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 되는 연기를 포기하지 않으려 애쓰는 우신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상대방역을 무난히 수행해나가죠.

우신은 자신의 성향으로 과거 연인들에게 비난을 받고, 헤어짐을 맞아 왔죠. 하지만, 연기를 하지 않는 연애를 모릅니다. 그저, 그것이 우신에게 연인을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우신의 연기에 대본이 없기 때문에, 상대역인 기중이 해야하는 바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거죠. 스킨쉽을 진행해야는 부분인 줄 알았지만 공연히 강간범 취급이나 받고, 상남자인척 연기하는 우신이 진짜 못 볼 정도로 베기싫기도 합니다. 하지만 기중은 절대, 우신에게 '그 이상한 짓'을 멈추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화가 나도, 우울해져도, 우신을 비정상으로 취급하진 않아요.

근데, 어쩌면 이것이 진짜 사랑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재주가 없는 바이올린리스트는 연주로 사랑을 표현합니다. 말만 열면 상처에 갑분싸지만, 그래도 연주를 들을때면, 아~ 나 사랑받고 있구나. 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죠. 달변가에 센스있는 사람과의 연애는 장미빛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그 능숙함이 반드시 사랑의 정도와 비례하리라는 보장도 없어요.

표현방법이 아니라, 그 안에 든 진심을 볼 수 있는 눈이란 쉽지 않아서, 연애하는 방법에 관한 책들이 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방법'을 경시 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는 독심술가가 아니고, 오해없이 잘 소통 할 수 있는 것도 노력의 결실이자 재능일테니까요. 하지만, 연애에 있어서 만큼은 '사랑'이 있으면, 그 방법은 귀엽게 봐 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사랑이 있으면 어쨌든... 해피엔딩입니다.

아! 물론, 데이트 폭력은 절레절레예요. 피폐물에서만 보도록 해요. 현생에서는 즉시 깜빵행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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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symphonic

출간일: 2019.12.09

분량: 본편 5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그들은 틀렸다. 고통은 진화의 시작이 아니다.

모든 바이러스에서 자유롭다고 한 들 그것이 진정한 신인류도 아니었다. 바이러스는 또 다시 변이할 테고, 완전한 돌연변이라 불리던 그 역시 목숨을 잃을 뻔했지 않나. 언제나 세상에 완벽한 진화란 없다.

진화의 시작은 생존에서 비롯됐다.

생존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가족, 친구, 혹은 연인, 그들을 위해 생에 집착했고, 시티의 사람들도 그들과 삶을 함께하기 위해서 죽음을 물리치고 살아남았다. 저도 살아있기에 그를 만날 수 있었고, 그는 살았기에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었다.

석화에게는 곽수환이, 곽수환에게는 석화가 바로 생존의 이유였다.

그래서 그들은 또 한번 진화할 수 있었다.

"...... 수환아."

갓 태어난 아이가 첫 소리를 내듯 석화는 152일 만에 처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잘 돌아왔어."

point 2 줄거리

기: 아담제약사의 바이러스 유포 후 급속도로 퍼진 아담바이러스로 인해 소수의 인류만이 생존하여 통합국을 이룬다. 그 중 하나인 레인보우시티 소속 육군 소령 곽수환은 수석 연구원 석화를 제주로에서 여의도 쉘터로 데려오는 임무를 맞는다. 돌연변이로 뛰어난 지능을 가졌지만 극약체인 석화를 보며, 역시 돌연변이로 최강육체를 지닌 곽수환은 더러운(?)관심을 갖는다. 오박사의 사망으로 그의 연구를 이어 받게 된 석화는, 오박사의 생가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진화된 아담바이러스 감염자를 만난다.

승: 어느날 석화는 반군단체 에덴동산에 납치되고, 그들은 오박사가 석화에게 남긴 유언을 들려준다. 새로운 형태의 아담 바이러스의 존재와 오박사의 유언... 석화는 박사의 죽음과 레인보우시티의 시스템에 의구심을 갖는다. 한편, 에덴동산은 아담 바이러스 백신을을 개발하고 실제 효과를 보이지만, 시티 수뇌부는 백신배포를 막으려한다. 그즈음 최호언 박사가 석화의 연구실에 온다. 석화는 이런 시티 수뇌부에 대한 불신이 심해지고, 석화를 걱정한 곽수환은 돌연 컨트롤러로서 석화를 직위해제 후 감금한다.

전: 포박 당한 석화는 아담에게 물리고도 변이하지 않고 고열에 시달리다 깨어난다. 석화는 스스로가 면역체임을 깨닫는다. 곽수환의 연구원이었던 부모와 불치병인 동생 모두 아담으로 변이했고, 곽수환은 가족을 죽인채 오박사에 의해 시티 시민이 되었다. 그런 곽수환은 석화만은 지켜주겠다고 말하고, 석화와 애뜻한 관계가 된다. 한편, 최호언은 석화와 곽수환을 찾아오고, 곽수환은 그가 에덴동산의 교주 서번트임을 알아채지만, 석화를 지키지 못하고 빼앗긴다. 최호언은 석화에게 출생의 비밀을 알려준다.

결: 최호언은 에덴동산을 통해 바이러스를 유포하고, 이 사태를 수습하며 새로운 마스터로 선출된다. 석화와 곽수환은 그 사이 러시아로 도망가 백신을 개발해 다시 시티로 돌아오고, 최호언은 석화를 납치한다. 곽수환은 명예시민인 재벌가문을 모아 납치된 석화를 구하고, 최호언의 악행을 고발하며 쿠테타를 일으킨다. 최호언은 죽고 쿠테타는 성공하지만, 진화된 바이러스 자제가 된 석화는 러시아로 도피하고, 큰 부상을 입은 곽수환은 의식불명이 된다. 깨어난 곽수환은 석화를 찾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No man is an island(누구도 홀로 떨어진 섬은 아니다.)

분명 해가 진 후에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도 해가 져 있더군요. 무서운 책이예요. 더티토크가 특기인 똘아이공과 4차원 미인수가 나오는 코믹물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남근석조차도 진지하게 느껴지는 시리어스물이 되죠. 물론, 공수의 입과 행동은 비범함(?)을 유지합니다. 다만, 독자1의 생각은 소다 넣은 달고나처럼 무럭무럭 부풀어 오릅니다. 쌍팔년도 느낌의 일러스트와 다르게, 실현 가능한 현생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레인보우시티(레보시)의 갈등은 크게 '바이러스 확산'과 '돌연변이' 두 가지 갈래로 나뉩니다. 둘 다 인재(人災)라는 공통점이 있죠.

아담 제약사는 자사의 백신을 팔기 위해 바이러스를 퍼트립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는 빨랐고, 변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백신 개발으로 인해 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합니다. 결국 정부 기능은 상실하고, 단 세계의 국가만이 남게 되죠. 분명히, 바이러스의 시작은 한 제약회사의 욕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래없이 짧은 변이 주기는, 아담 바이러스를 통해 시민들을 통제하고자 하는 시티의 수뇌부의 작품이었죠. 그리고 마치 '양철북'처럼 아담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주겠다는 미명아래, 인권은 묵살되요.

백신개발을 위해 암암리에, 하지만 공공연하게 사람을 대상으로 한 끔찍한 실험은 반복됩니다. 가족이고 친구이고 연인이었던 사람들 조차, 바이러스에 감염 되면 즉살하는 환경 속에서, 생명존중 따위는 의미없어지죠. 그리고, 늘 그렇듯이 그 대상은 힘 없고, 가난하고, 소리 낼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이었어요. 레인보우시티에 시민이 되지 못한 사람들, 그 경계선 밖에서 있는 사람들은 바이러스로부터도 레보시 시민들로부터도 '인간'이 아니었죠.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구해줄 메시아를 염원하게 되고, '에덴동산'이라는 종교는 그 마음의 균열을 비집고 탄생합니다.

하지만, 인권이 없는 것은 레보시 시민들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군인들은 성욕을 감퇴하는 주사를 정기적이게 맞고, '마더'라는 중앙 AI에 의해 모든 생활을 감시 받습니다. 늘 전시 체제인 상황 속에서, 군인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반군성향'이라는 의심만으로 시민을 고문하고 심지어 죽일 수도 있어요. 그리고 이 위기로 인해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된 이들은, 바이러스가 사라지길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백신을 만들고 있다.'라고 선전하며 불합리한 체제를 정당화 시키면서, 치료제를 개발은 막아요. 그리고, '에덴동산'은 '반군'으로 정의됩니다.

레보시는 결국, 바이러스를 퍼트린 것도, 계속 된 변이를 일으킨 것도, 자연발생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재난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연변이' 역시 그렇습니다. 바이러스가 퍼지고, 바이러스에 적응하기 위해 신인류는 진화했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거짓말이었어요.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백신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만연하면서, 과학자들은 생각합니다. 어떤 바이러스에도 내성을 가지고 있는, 신체와 지능 모두 우월한 '완벽한 인류'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들은 DNA 조작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현시키려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낳은 자식들을 대상으로 해서도 말이죠.

실험의 대상이 된 많은 '하자품'들은 죽음이라는 '폐기'를 당해요. 살아있는 오롯한 시간을, 측정되지 않는 고통이라는 값으로 채운채 말이죠. 그리고, 일부는 부분적 성공을 거둡니다. 석화의 경우는 뛰어난 지능을 얻었지만, 밥을 먹다가도 방전되어 기절 할 만큼 부실한 신체를 가집니다. 그리고, 언제나 누군가에게 짐이 되는 부채감을 떨치지 못하고, 죽음과 낙오를 수시로 각오해야만 하는 인생을 살죠.

이런 희생으로 인해, 드디어 완벽한 인류를 만들어 내긴 합니다. 어떠한 하자도 없는 완성품, 곽수환 말입니다. 그런데, 그래서 인류는 발전했는지, 곽수환의 존재가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열었는지, 그 존재의 탄생이 죽어간 불량품들과 그들의 마땅히 누렸어야 하는 행복의 무게보다 가치있는지, 대답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곽수환이 힘들고 가까스로 지켜낸 것은 석화 한 사람이었고, 인류를 구해낸 백신은 하자품인 석화가 개발했죠. '완벽한 인류'... 정말 "so what?"입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아시나요? 카스9 단백질을 이용해서, 유전자 일부를 자를 수 있는 가위죠. 사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완벽한 인류를 만드는 기술은 공상 과학 소설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1950년대, 핵이라는 무기를 만들고, 쇠덩이를 우주로 쏘아올리는... 인류의 가장 보배로운 기술이 '과학'이라고 여겨지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거예요.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인류를 만들 수 있다는 자만심에 죽었죠. 하지만, 이제는 사람 전체 DNA지도를 볼 수 있는 DNA시퀀싱도 가능하고, 그 지도에 일부를 편집하는 기술도 가능해 졌습니다. 게다가 배아에 일부 유전자를 자르면, 그건 대대손손 유전도 됩니다. 무시무시한 기술이죠.

유전자 자리 '하나'의 변이로, 일생을 고통받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당장 실용화 해야 할 것 같지만, 강한 신체, 뛰어난 지능, 파란눈과 금발, 큰 키와 탄탄한 근육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과연 그 유혹을 거부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돈이 있다면, 내 몸에 든 배아를 조작해 훌륭한 유전자를 대대손손 남겨주고 싶겠죠. 그리고, 그럴 수 있는건, 페니실린을 개발해서 인류가 감염의 고통에서 벗어난 것 처럼, 진화와 발전이라고 주장 할 겁니다. 그것이 전 인류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을지라도 말이예요. 과학은 가치 중립적이라고 말이죠.

저는 무신교이기 때문에, 이런 과학의 발전이 신의 섭리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발전의 흐름이고 필요했기에 개발된 기술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레보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했던 이유가, 반드시 바이러스 때문이 아니었던 것 처럼, 양날의 검이라고는 생각합니다. 곽수환은 시티를 구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고, 최호언은 뛰어난 지능으로 백신에 기생충을 심어 아담 바이러스를 퍼트렸죠. 견제 수단이 없는 강자의 욕심은 비극으로 끝나기 마련이닌까요.

층간소음에 시달리지 않는 꼭대기층은 아무리 설명해도 공룡처럼 절구찍는 소리를 내며 걷습니다. 쿵쿵쿵!하고 말이죠. 약자가 되보지 않은 강자가 약자를 위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은 무지의 희망사항? 공상 속 정의의 사도? 현대판 돈키호테? 정도요.

그래서, '진화는 생존에서 비롯됐다.'는 구절이 가슴에 꼿혔습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없는 진화는, 기왕이면 많이 발전하는 것이 좋다는 과학만능주의가 될 거예요. 그래요. 그럼 그렇게 발전해서, 누구는 잘먹고 잘살고 누구는 성욕 감퇴 주사 맞으며 살아야하나요? 자연이 '의도없이 저절로 생겨난 것'이라면 과학은 '의도를 가지고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어야겠죠. 그리고 그 '의도'에 대해서 따져묻고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누가 만들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그건 내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하는 일이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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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블리뉴

출간일: 2019.08.08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사실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그대로였다.

임신으로 살 확률보다 죽을 확률이 높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으니까. 다만 상처받아 망가진 역우를 못 본 척 할 수 없었다. 분명 지금도 자신을 임신시켰다는 죄의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할 텐데. 그 죄의식을 조금씩 덜어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했다. 아마 임신한 저를 곁에서 보살펴주게 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었다. 전처럼 살도 찌우고 회복도 하며 꿋꿋하게 살아있는 것이 서역우를 살리는 길이었다.

요리하던 역우가 갑자기 민에게 다가갔다. 침대에 걸터앉은 민 앞에 쪼그려 앉아 불안한 시선으로 마주 보왔다.

"...진짜야? 그냥 한 말 아니야?"

"진짜야. 안 죽어."

"진짜? 진짜로?"

"응. 서역우랑 같이 살거라니까."

"다행이다. 진짜 다행이다..."

역우는 아직도 믿기 힘든지 불안한 기색이 가득했다. 그 모습이 민의 마음을 아프게 짓눌렀다. 역우가 민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민은 역우의 불안함이 사라질 때까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아침 식사는 뒤로 미뤄두고 두 사람은 한참을 그러고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생존을 약속하듯, 서로의 체온을 느끼면서 살아 있음을 한껏 느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위해 꼭 살아야 했다.

point 2 줄거리

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좀비화가 진행된 지 반년, 항체를 지닌 극소수의 사람만 살아남고 지구는 폐허가 된다. 서역우는 3명의 생존자와 함께 모여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총을 든 위민이 고기를 훔치러 오고, 무장한 민의 패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나머지 사람들은 민을 죽이려한다. 그 날, 갑작기 러트가 터진 알파 역우와 죽기 전에 섹스가 하고 싶은 오메가 민은 뜨밤을 보낸다. 역우는 민을 데리고 무리를 떠나고, 살림꾼 농부 역우와 솔찍 발랄한 공돌이 민은 함께 지내며 서로 좋아하게 된다.

승: 어느날 민의 핸드폰을 가지러 역우는 옛 무리가 있었던 장소로 간다. 그리고, 총에 맞아 전멸한 사람들, 사라진 민의 옷과 핸드폰으로 민의 무리가 일으킨 참변이라고 추측한다. 역우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민을 죽였어야했다며 악담을 한다. 민은 그런 역우의 모습을 보고, 임신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못한채 홀로 떠난다. 역우는 후회하며 민을 찾아해메고, 두 달뒤 딸기 밭에 비쩍 말라 죽어가는 민을 발견한다. 임신한 민은 죽여달라고 부탁하고, 역우는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고 한다.

전: 민은 임신 후 온갖 통증에 시달렸고, 의사도 의료시설도 없는 상황에서 죽을거라고 확신한다. 역우는 약속대로 민을 죽여야 한다는 괴로움에 자해를 시작하고, 그런 역우를 보며 민은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다잡는다. 역우는 민과 아이를 위해, 이동생활을 포기하고 터를 잡는다. 그리고 물건을 구하러 간 길에서 생존자를 줍는다. 그리고, 민과 함께 다녔던 박대위가 그들의 터전으로 찾아온다. 박대위는 민의 찢어진 옷과 핸드폰, 총을 보고 역우 무리가 민을 강간 후 죽였다고 생각하고 그들을 죽였다.

결: 민은 이 사실을 알면 역우가 자신을 버릴 거라는 두려움에, 박대위와의 관계를 숨긴다. 한편, 생존자가 의사라는 것을 알게 된 역우와 민은, 출산을 도와달라고 빈다. 박대위, 의사 유재, 민과 역우는 함께 산다. 역우에게 비밀이 있는 민은 역우를 피하고, 그 모습을 보고 오해한 역우는 민이 의사인 유재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커져가는 오해로 두사람은 힘든 시간을 보낸다. 역우는 과다복용한 수면제로 몽유병에 걸리고, 그를 본 민은 사실을 고백한다. 역우와 민은 오해를 풀고, 무사히 '베리'를 낳고 결혼도 하고 돌잔치도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

대학교 때 과외를 많이 했습니다. 단체로도 하고, 개인으로도 하고, 돈받고도 하고, 봉사로도 하고... 깨달음 하나는, '모든 학생들을 공부를 하기 싫어한다.'는 겁니다. 중고생은 "대학가야지" 판타지적 캠퍼스 생활을 읊으며 달래는데, 초등학생들은 쉽지 않아요. 설득보다는 그냥 앉혀 놓는게 쉽지 않죠. 그래서 "훌륭한 사람 되려면 공부해야지" 그냥 많이 들었던 말로 달래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가 "훌륭한 사람은 왜 되야 되는데요?"라고 묻더라고요. 공부하기 싫어 부리는 투정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말문이 막혔습니다.

훌륭한 사람... 학교 다닐때는 선생님 말 잘 듣고, 집에서는 부모님 말 잘 듣고, 회사가서는 상사 말 잘 듣는 사람... 적재적소에 맞는 커리어 밟아 안정적이게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사람... 저에게 '훌륭한 사람'을 말했던 이들이 바랐던 모습이 아닐까요. 제가 '말 좀 듣고 공부 좀 해'란 의미로 그 말을 썼듯이 말이죠. 그런데, 그런 훌륭한 사람이 '사회'도 없고 '남'도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아포칼립스물을 볼 때마다 그 질문이 생각이 납니다.

폐허가 된 세계에서 최고의 직업은 농부인 것 같아요. '마션'에서도 감자가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요. 어차피 평생 일해도 살 수 없는 '방공호'보다, 재난에 대비해서 주말 농장이라도 다녀야 하나 싶습니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멸망 후 살아 남은 생존자들의 일상물입니다. 오글거리는 대사가 일상어 수준인 깨소금 커플 민과 역우가 있어, 배경이 폐허된 지구라는 걸 잊을 때가 있습니다. 농부인 역우는 자급자족이 가능 할 뿐더러, 금손을 가진 살림꾼이죠. 하나를 해달라고 하면, 둘을 만들어 주는 요리사에다, 재료까지 스스로 제배하니 꿀 일꾼입니다. 게다가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 유재와 멧돼지도 쉽게 조달하는 공격형 노동력 박대위, 기계라면 뭐든 뚝딱 고치는 공돌이 위민까지... 완벽한 파티원이예요.

어찌 보면 지금보다는 살기 편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백화점, 마트, 병원, 서점은 모두 '나의 것'이죠. 필요한 물건은 가서 그냥 가져오면 되고, 경쟁도 없으니 불안함도 없습니다. 유재는 병원에서 초음파, 인큐베이터 다 가져 와서 개인 병실을 만들고, 역우는 비어 있는 펜션에서 살고, 민은 백화점에서 시계를 집어서 바로 역우에게 선물하죠. 기름 걱정도 없습니다. 주유소에 기름은 가득하니 그냥 쓰면 되죠. 무엇인가를 사기 위해서 일생 돈을 벌어야 하는 개미로서는, 부럽기까지해요.

하지만, 혼자 일 때, 죽음을 생각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막연히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을 선택하죠. 저는 좀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폐허 이전에도 왜 살아야 하는 모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는건 마찬가지니까요. 이 도시에도 고독사가 있고, 핸드폰에 연락 '해야 하는' 사람만 있고 연락 '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군중 속 '혼자'와 폐허 속 '혼자'는 다른걸까요? 역시, 사회나 집단 속이 아니면 '의미'는 없는 걸까요? 그래서 유재와 민도 죽으려고 했던 걸까요?

민은 임신을 하고 제대로 된 관리 없이 홀로 출산의 시간을 기다리며 폐허 된 도시를 돌아다닙니다. 입덧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다리는 끊어질 것 처럼 아팠죠. 나날이 말라가고 약해지는 신체를 보면서 아이 역시 태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힘이 없어 스스로 죽지 못하고, 역우에게 그 힘든일을 부탁해요. 역우를 만나 후, 역우는 매일 좋은 식사를 챙겨 주고 다리를 주물러 줍니다. 민의 다친 마음도 위로해주고, 수 없이 사랑을 고백하죠. 하지만, 민은 죽겠다는 선택을 번복하지 않습니다. 민이 살아야겠다고 의지를 다진건, 괴로움에 울며 자해하는 역우를 봤기 때문이었어요.

길거리에 쓰려져 죽어가는 유재를 발견한 민은, 홀로 펜션을 가꾸고 농사를 지으며 자신을 보살피는 역우를 위해 새로운 노동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위험은 높지만, 이 거지가 역우를 돕는 노동력이 되어 줄거라고 생각하고, 데려와 살립니다. 하지만, 살아난 거지는 민을 원색적으로 조롱하면서 죽여달라고 합니다. 역우가 매일 가져다 주는 죽도 물도 마시지 않은채 아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죠. 역우가 유재의 직업을 알고, 간절하게 빌때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민의 배에 올려진 손에서 꿀렁이는 태동을 느낀 이후에, 살아야겠다고 생각해요.

왜 살아야 하는지는 어렵습니다. 넘쳐나는 자기개발서에서 내놓은 대답이 많은 것은 어떤 것도 '정답'이 될 수 없기 때문일거예요.

하지만, 죽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그보다 쉬운 것 같습니다.

민은 자신이 죽은 후 따라 죽을 것 같은 역우를 살려야 했고, 유재는 모든 것이 소멸로 향하는 지구에서 태어나려하는 생명을 저버릴 수 없었어요. 그것이 두 사람에게 죽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되어 줍니다. 그리고 살아야겠다고 결심한 순간에, 조건을 만족하면 자동 지급 되는 포인트 처럼 '희망'이 생기죠. 민에게는 역우와의 미래가, 유재에게는 '베리'의 탄생이요.

파티의 결성과 함께 네 사람은 '베리'의 출산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돌진 합니다. 모두, 자신의 장기를 살려, 바람 잘 날 없는 바쁘고 치열한 생활을 시작하죠. 갈등도 있고 해소도 있고, 웃음도 있고 울음도 있는 생활 말이예요. 그 속에, 베리가 과연 태어 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없습니다. 이들이 모두 죽고 난 뒤 베리가 혼자 남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베리의 탄생이 축복 받지 못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삶은 계속 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유'나 '의미', '가치'가 아니라, 그 자체로 '당위'가 되는 것은, 그 삶 안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속에 내가 죽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건 살아봐야 아는 거죠. 결국, 계속 살아야만 합니다.

아! 글을 쓰면서 문득 과거에 받았던 질문을 어떻게 대답했으면 좋았을까? 고민을 해봤는데, 역시 어렵네요. 그냥 '훌륭한 사람'보다는 까까로 꼬시는게 나았을 것 같아요.

'그들이 사는 세상'의 연작 작품 '우리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유재와 박대위의 러브를 볼 수 있습니다. 민과 역우의 사랑이 풋풋한 첫사랑이었다면, 유재와 박대위는 어른(?)들의 사랑을 하죠. 달달을 좋아하시면 '그들이 사는 세상'이 좀 더 재밌게 느껴질 듯 하지만, '그들이 사는 세상'이 너무 소꿉장난 같다고 느낀다면 다크초콜렛처럼 쌉싸름한 '우리들이 사는 세상'을 추천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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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레진코믹스

분량: 본편 37화

 

 

 

 

 

 

 

 

 

 

 

 

 

 

 

 

 

point1: 한 컷

레진코믹스

point2: 줄거리

기: 어느날 잘 놀고, 몸은 깃털보다 가벼운 김우진 앞에 김훤이 나타난다. 첫눈에 반했다고 치대는 김훤이 귀찮았던 우진은 무리한 요구를 하지만, 김훤은 그 요구를 들어준다. 그 후로도 우진은 다른 사람을 만나고, 돌연 잠적하는 등 김훤을 엿 먹이지만, 김훤은 우진을 포기하지 않는다. 김훤은 상처 입고 화를 내면서도 우진을 한결같이 사랑했고, 우진은 그런 김훤이 사랑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우진은 김훤에게 정착하려고 한다.

승: 하지만, 집을 찾아 온 어머니와 싸우고 뛰쳐나 온 우진은 우연히 만난 전 파트너와 뜨밤을 보내고, 김훤에게 들킨다. 우진은 김훤이 더이상 자신을 받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두려움을 느끼지만, 김훤은 그런 우진도 기꺼이 받아준다. 우진은 김훤의 큰 사랑을 느낀다. 우진은 김훤과 동거를 시작하고, 김훤에게 길들여진다. 한편, 우진은 오랜만에 본가에 가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어머니와 의붓형과의 대화를 통해 잊고 있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전: 우진에게는 예쁜 누나가 있었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누나는 인기가 많았지만, 걸핏하면 학교를 빠졌고, 엄마와 갈등이 많았다. 우진이 중학교를 간 이후로 누나는 우진에게 폭력을 휘둘렀지만, 우진은 그런 누나도 좋아했다. 그리고, 우진을 무조건 사랑해주던 단짝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날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거지가 단짝친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자리에 있던 우진은 무서워 도망친다. 그리고 돌아온 집에서 자살한 누나를 발견하고, 충격으로 기억을 잃는다.

결: 한편, 김훤이 출장을 간 뒤, 우진과 연락이 뜸해지다 끊기게 된다. 우진은 의붓형으로부터 단짝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김훤이 그를 죽인 거지라고 확신한다. 그 즈음 김훤은 우진이 만났던 조폭에게 퍽치기를 당하고 입원한다. 우진은 그런 김훤을 찾아와 죽이려고 하지만, 자신이 김훤을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만 확인한다. 돌아온 김훤은 우진에게 자신이 그 단짝이었다고 말하며 자신을 잊고 도망친 우진을 비난한다. 그리고 이번엔 자신을 쫒아오라고 말하고 떠난다. 우진은 집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김훤을 찾는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70%... 아쉬움

우진 쌍둥이 지호와 김훤 쌍둥이 우혁이 나오는 '자취 요리왕'이 카카오페이지에서 절찬리 연재중입니다. 두둥! 가위님 전작과 다르게, 무겁지 않고 유쾌한 소재라 새롭고, 낯익은 얼굴들이 있어 익숙하고... 뭐 그렇습니다. '씹어 삼키다.'의 임팩트가 강해서 그런지, 아직까지 가위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 도 그 작품입니다. '자취 요리왕'이 그보다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 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할 듯 하네요.

'씹어 삼키다.'를 보면서, 가위님의 작품이 밀푀유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매끄러운 페스트리 위에 올려진 크림필링과 과일 장식에 눈길이 가지만, 실제로 먹어보면 그 속에 켜켜이 쌓인, 촉촉한 페스트리가 맛있는 밀푀유가 진짜 맛있는 밀푀유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책이든 웹툰이든, 텍스트는 결국 시놉시스를 보고 고를 수 밖에 없지만, 실제로 감동을 주는 포인트는 작가님이 심어둔 이런 저런 메세지라든가, 독자가 다양하게 해석해도 모순이 없는 복선, 설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번 읽고 싶은 책, 여러번 읽어도 다른 색의 감흥을 받을 수 있는 책, 한 번 먹으면 계속 생각나는 달콤한 디저트 같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도망, 망각'을 처음 봤을 때 두근두근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신작이다!' 속으로 동동동 거리면서요.

기대가 지나쳤던 걸까요. 너무 열린 결말이라, 북풍 한기도 거침없이 들어 올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김훤은 뭘 하고 싶었던 걸까요? 작가님 후기에 비타민에 대한 해석은 독자에게 맡기셨지만, 비타민을 먹을 때마다 우진이 일관 된 반응을 보인게 아니라... 의미심장한 등장에 비해 쓸쓸한 퇴장이었습니다. 해석이 아니라, 상상이 필요한 것 같아요.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도망, 망각'은 흥미로운 작품이었습니다. 우진은 불우한 어린시절과 누나의 죽음으로 기억을 잃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떠올리지 못한 기억이, '도망'이라는 습관으로 남아있죠. 우진은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 무엇인가로부터 도망칩니다. 우진이 가족, 학교, 친구 심지어 연인 조차도 일정 선 안에 들어오면, 도망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막 사는 생각 없는 인생처럼 보이지만, 그건 어쩌면 우진의 망각 너머에 있는 '과거'로 부터의 필사적 도망 중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진은 외로웠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과거 누군가에게 받았던 무조건적 사랑, 어디든 자신을 쫒아오는 사람, 뒤돌아 서면 언제든 마주칠 수 있었던 눈빛에 대한 그리움을 벌충하려는 듯 사람을 찾습니다. 물론, 관계는 길게 가지 못합니다. 결국, 그 모두는 '그'가 아니었고, 우진은 그저 '질렸다'고만 생각하죠.

그런 우진 앞에 김훤이 나타납니다. 김훤은 우진에게 무조건적 사랑을 퍼부으며, 우진이 무엇을 하던지 한결 같이 쫒아 오죠. 우진은 김훤에게 길들여집니다. 김훤이 떠난 이후, 그의 집에서 계속 김훤을 기다리며, 불안해하죠. 우진을 정착하게 만든 제대로 된 사랑은, 우진에게 도망 갈 생각조차 빼앗아 버립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저는 김훤의 계략이나, 가스라이팅, 약물 같은 요소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김훤은 처음부터 우진을 알고 있었고, 이우진이 아닌 주우진이라는 이름으로 우진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이었죠. 우진은 김훤이 자신을 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용서를 빌고 애정을 구걸하지만, 김훤은 이미 매정하게 도망치고 자신을 완전히 망각한 우진을 경험했습니다.

창고에서 머리에 피가 터진 자신을 두고 도망친거야 무서웠다고 치지만, 병원에 오지 않고 서울로 이사 가 버린 것은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었어요. 고의 혹은 의도적으로 그 기억을 지워야 했던 나약한 무의식은 우진 안에 있었고, 그건 언제든 반복 될 수 있는 거였죠. 분명, '사랑'을 깨닫는 것 만으로 우진을 온전히 묶어 둘 수 있다고 생각할까 싶었습니다.

긴 시간 우진을 잊지 못하고, 원망하고, 복수를 다짐하고, 찾아서 자신을 사랑하게 만드는 과정에 비해, '나를 찾아라.'는 미션이 끝이라는 것이 싱거웠어요. 출장도 '진짜' 출장이고, 감기약과 비타민도 '진짜' 감기약과 비타민이었다니... '가만 두지 않겠어!'하고 쳐들어간 적진에서 사과 받고 화해 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도망, 망각'에는 섭공으로 무려 이복형이 나옵니다. 완벽한 스팩, 오래 전 부터 동생에게 위험한 감정을 키워 온, 거침없는 뒷조사와 메인공을 위험에 빠트리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비범한 인물이죠. 그래서 좀 더 배덕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이 분도 비장하게 등장하셔서 부재중 전화만 남기고 떠납니다. 누나를 죽을 때까지 몰아부치고도 자신의 위신이 더 중요했던 모친도,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떡밥 하나 던지고 얌전히 펜션사업을 시작하십니다.

'도망, 망각' 안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장치들이 많았는데, 70%수준에서 멈춘듯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건, 작가님의 작품에 대한 제 기대치가 높기 때문이겠죠. 메인 일러스트에 우진이 피우는 담배처럼, 위험하지만 끊을 수 없고, 케케하고 쓰지만 위로가 되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님이 많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말했듯, '도망, 망각'은 저에게 재미있지만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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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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