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20.01.14

분량: 본편 5권

 

 

 

 

 

 

 

 

 

point 1 책갈피

"라온아. 사랑하면 욕심이 생기나봐."

사람을 정상에서 어긋나게 하는, 격렬한 감정.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알았다. 무엇을 바쳐서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같은 건, 이번에 처음이었다. 라온을 잃고 싶지 않았다. 라온이 온몸으로 거부할지라도, 그를 살리고 싶었다. 욕심이 피어오른다.

"라온아. 내가 널..."

"그만."

라온은 더는 듣기 싫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너무나도 원해서 비참하기까지 했던 그 사랑을 이제야 받게 되었으나, 라온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내가 널 살리게 해줘."

point 2 줄거리

기: 하급 늑대인간 구역에 살고 있는 주건일에게, 그의 첫사랑이자 무정히 결혼해 버린 차재민이 나타나 그의 아들 차라온을 1년만 맞아 달라고 한다. 그의 아내 혜라가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아 도망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고, 건일은 거절하지 못한다. 건일은 늑대구역에 라온을 살게하기 위해, 라온의 해지가 예정된, 잠시간 각인을 맺는다. 하지만,1년 뒤 차재민과 혜라는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외할머니에게 마저 버림받은 차라온은 결국 각인한 채 계속 주건일과 함께 살게 된다.

승: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온한 삶을 바랐던 건일은 평범한 인간 고등학교 교사로서 살아왔다. 라온은 조건없는 건일의 애정과 헌신에 경계하지만, 곧 연민을 가진 착한 늑대인간에게 감화된다. 그리고 과거 '차원의 틈'에서 봤던'그'가 건일이라는 사실과 건일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만, 건일은 '가족'으로서 라온을 규정하고 벽을 친다. 한편, 라온은 초강한 마법사로 각성하고, 우이헌의 도움으로 마법을 배운다. 그러던 중 수학 여행지에서 두 사람은 마법사 첸위의 공격을 받고, 이 사건을 통해 리치앙에게 노출된다.

전: 리치앙은 라온과 건일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혜라에게 누명을 씌우고 재민과 혜라를 죽게 만든 세력이 자신의 동생을 죽고 사건을 덮었다고 말하며 공조를 제안하고, 라온과 건일은 부득이 수락한다. 라온과 건일을 리치앙의 정령의 도움으로 자연계에 있는 혜라를 만나고, 그 과정에서 건일의 '정체'와 적의 배후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자해를 하며 사랑을 강요하는 라온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주던 건일은 라온을 무서워하기 시작한다. 라온은 그런 건일을 온전히 가지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마법을 받은척 연기를 한다.

결: 건일은 일부 기억을 지운 라온을 죄책감에 돌보고, 라온의 계획대로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적의 공격에 의해 건일과 라온은 위기를 맞고,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하며 빌지만 건일은 라온 대신 죽는 것을 선택한다. 리치앙은 건일을 죽음으로 복수를 포기한다. 라온은 건일을 살리기 위해 자연계로 넘어가 시간을 되돌리는데 성공하고, 몰라던 이면의 '진실'을 알게된다. 라온과 혜라는 자연계를 떠나, 현실로 돌아와 복수에 성공한다. 라온과 건일은 짝으로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물망초

근래 수술을 받고, 한 동안 입원 생활을 했습니다. 다인실, 커튼이 쳐진 작은 공간에 누워있자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병원 안과 병원 밖의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 그 다음은 내가 손바닥 만한 주사로 사지의 자유를 빼앗긴 고기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 질 수록 나의 존재가 바람에 흩어지는 모래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는 허무감...말이죠.

병실은 마치, '이변'의 '차원의 틈' 같아요. 시간의 흐름도 다르고, 세상과 격리되어, 나 홀로 떠도는 공간 말입니다. 세상 속에서도, 차원의 틈에서도 나를 지워 낼 것 같아요. 처음엔 세상 밖의 것들을 생각 하지만,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조차 자각이 안 되요. 그래서, 나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기억 속에 나를 남기는 수 밖에 없는... 세상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죠.

퇴원 후 '이변'을 읽게 된 저로서는 과진지, 과몰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런 사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합니다.

'건일'의 존재는 '무'입니다. 세상에 닻을 내리지 못한, 잘 못 창조된 존재... 그래서, 건일은 자연계로 넘어 올 수 없었죠. 건일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자신이 세상에 섞이지 못 하고 있다고 느껴왔습니다. 모두가 함께 있는 공간 속에서도, 유난히 존재감이 희미한, 기억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살아왔죠.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져 어떤 사람의 기억 속에도 남지 못하고 잊혀질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건일에게 라온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운명보다 사랑이 강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라온은 건일의 존재하지 않는 운명을 존재하게 만든, '이변'이 됩니다.

건일이 죽고 난 뒤 모두가, 건일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잊어 갈 때도 홀로, 상실의 고통속에서도 건일의 존재를 더욱 강하게 각인해내죠. 결코, 그 사람을 잊어 사라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아로새깁니다. 그리고, 라온은 끝내 건일의 운명을 세상에 발디딜 수 있게 바꾸어 놓습니다. 잘 키운 역키잡 집착 광공, 진정 브라보입니다!

라온에게 붙은 '후회공' 키워드는, 그래서 살짝 의미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후회공이 후회하는 대상은 사랑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지만, 라온이 후회하는 것은 자신의 거짓말입니다. 모두 공이 한 행동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수'의 입장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라온의 거짓말로 건일과 라온의 관계가 변하는 것은 맞습니다. '자신이 키운 아이'에서 '젠틀한 성인'이 된 라온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다정한 말과 진심어린 고백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자해라는 공포가 필요 없어졌죠. 하지만,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했을 때, 건일은 적어도 두 라온 사이에서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어떠한 라온이든 자신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죠. 발닦개가 되고서야 비로소 '수'의 사랑을 얻어낸 후회공들과는 달라 신선했어요.

'이변'은 너무나 신박하여 초반에 공부가 필요한 세계관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독특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조연 캐릭터들의 스토리 라인도 너무 뻔하고 단조롭지 않아 구성이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다소 '구전 동화' 느낌이 나는 부분적인 전개에도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한 영화 속 대사처럼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되지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되지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름이 기억된다는 것이, 그 유명세가 반드시 성공의 기준이 된다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도 개인의 삶은 형편 없었던 작가들이, 그 예술적 공로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을 피할 수는 없는 것 처럼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의 기억이 부디 따스하길 바랍니다.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된 시의 구절 처럼, 라온이 기억이 만들어 낸 건일의 운명처럼, 그렇게 기억 될 수 있다면 부디 물망초의 꽃말을 남기고 싶네요.

'나를 잊지 마세요.'

 

제발...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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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물/스포츠물/달달물] 키스톤 로맨틱 콤비(키로콤) - 임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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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요미북스

출간일: 2016.11.11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미련 한줌 안 남게 원 없이 뛰었다. 그렇지?"

 

에녹이 귓가에서 나지막이 웃으며 물었다. 정난우는 울 것 같은 얼굴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 눈부신 햇살에 섞인 그의 살냄새와 뜨끈한 체온이 기분 좋게 전신에 젖어 들었다.

 

-달려보고 싶었어요.

 

그 간절한 마음이 하얗게 부서져 가루처럼 흩날린다. 그의 말대로 미련 한 줌 남지 않고.

 

-숨이 가뻐서 쓰러질 만큼 전력으로, 뛰어 보고 싶었던 적, 있었어요.

 

 

 

point 2 줄거리

 

 

기: 천재 바이올린리스트 정난우는 불우한 가정사와 16살까지 맹인으로 살았던 경험으로 인해 극도로 낯을 가리며,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난우는 유명 헐리우드 배우 에녹과 마주치지만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의 동행 은퇴가수이자 현프로듀서 루스의 팬이라고 한다. 자신을 '기억'하지도, '알'지도 못하는 난우를 보고 오기가 생긴 에녹 불손한 동기로 정난우에 연주회에 참석하지만, 오히려 난우의 연주에 홀려버린다.

 

승: 한편, 루스는 난우의 삶을 영화화하려한다. 에녹은 자신이 난우를 연기하겠다고 어필하고, 루스는 그를 주연으로 시나리오를 쓴다. 에녹은 난우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지내고, 무대 위가 아닌 '정난우'라는 사람에게 빠져든다. 그리고, 정난우에게 '신'같은 강도영과 '족쇄'같은 17세 납치사건, '종양'같은 친척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는 불도저 직진공답게 장애를 제거하며, 난우를 트라우마 밖으로 끌어낸다.

 

전: 정난우를 발견하고 데뷔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은 강도영은 9년전, 난우의 납치사건에 대한 죄책감으로 난우를 멀리하며 뒤에서 보호한다. 난우는 과거 납치사건에 자신을 구했던 소년이 에녹이었음을 기억해 낸다. 강도영은 자신으로 인해 잃은 것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사람이 에녹임을 알고, '키다리아저씨'역할을 에녹에게 위임한다. 에녹은 훌륭하게 그 역할을 이행하여 해충을 제거한다.

 

결: 한편, 난우를 키워 온 양어머니는 쓰레기 고모로 인해 쓰러진다. 동시에 난우의 오랜 스토커는 사고를 위장하고, 그 과정에서 난우가 다치고, 흥분한 에녹에 의해 둘은 관계가 언론에 공표된다. 한국에 돌아온 난우는 이웃주민이자 정우의 어머니가 자신의 '친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난우는 오래 미뤄든 꼬인 가족사를 정리하고 에녹의 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난우'역으로 에녹은 남우주연상을 받고, 난우에게 공개 프로포즈한다. 둘은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무너진'신'과 그저뜨는'태양'

 

 

할리킹에 나오는 '공'은 천하무적입니다. 그 맛에 할리킹을 봅니다. 하지만, '수'는 어떨까요? 한떨기의 가녀린 장미꽃같은 미인수를 좋아하시나요? 분명, 할리킹의 '수'들이 '공'의 무한 보호본능과 '수어메'들의 모성애를 끌어내야겠지만, 그래도 저는 그 속에 '공'조차 꺾지 못하는 강단이 있는 수가 좋습니다. 텐시엘님의 '수'들처럼요. 소중한 '하나'를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끈질긴 독종들... 트라우마를 한 발 내딛는 것 만으로 공에게 무한찬사를 받아 마땅한 용기 있는 '약자'들 말입니다.

 

태어나는 순간 짐이 되어버린 아이가 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어머니를 납치 해 온 아버지는, 그 어머니를 감금하고 협박하기 위해 난우를 낳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과 집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합니다. 그 후 아버지는 난우와 동반자살을 시도하지만, 다행히 난우는 옆집 부부에게 구해집니다. 하지만, 난우는 시력을 잃죠. 친척들이 모두 키우기를 거부한 맹인 난우를 그 옆집 노부부는 거둡니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던 노부부가 난우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들을 자랑하는 것 뿐이었죠.

 

그러던 난우는 성당에 봉사온 강도영에 의해 '발굴'됩니다. 난우와 다르게, 가지고 태어난 것이 많았던 강도영에게 재능은 감옥이었어요. 즐거움도 선택도 없이 그저 피아노를 치게 되었으닌까요. 하지만, 난우를 발견하고, 난우의 연주를 듣고, 난우와 협연하는 것은 강도영에게 생에 처음 조우한 '가슴 뛰는 것'이었죠. 도영은 자신이 가진 것을 어렵지 않게 난우에게 나눕니다. 난우는 강도영을 만나고 삶이 바뀌었고, 마치 도영을 신처럼 의지했죠.

 

도영은 그런 난우를 통해 도취감을 느낍니다. 불세출의 천재, 그 천재가 신봉하는 나, 그리고 사랑으로 성장중인 호감, 이렇게 즐거운 나날들을 즐기며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형이 아닌 이름으로 난우를 독점 할 수 있는 시간이 오리라고 믿으면서요. 하지만, 도영도 어렸어요. 그리고 늘 첫번째란 서투르기 마련인가 봅니다. 도영은 무섭다고 말하는 난우를 납치범에게 스스로 걸어가게 만듭니다. 아주 사소하고, 생각없이, 쉽게 한 조언으로 말이죠.

 

납치에서 풀린 난우가 본 건 무너진 '신'이었어요. 나도 인간인데 어떻게 맹신하냐는 도영을 보며, 난우는 자신이 '또' 도도하고 완벽했던 신을 망쳤다고 생각합니다. 난우는 아름다운 엄마를 죽게 만든 자신의 존재을 상기합니다.

 

17세, 난우는 잠시 찾았던 빛을 반납하고, 다시 어둠으로 돌아가죠.

 

하지만, 무신론자는 있어도, 태양이 없는 세상은 없습니다. 태양은 유익을 묻지 않고, 그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태양은 만인에게 '빚'지지 않는 '빛'을 마땅히 선사합니다. 그곳에는 '믿음', 심지어 '십일조'조차도 필요 없어요.

 

에녹은 적어도 난우에게 완벽과 거리가 먼 사람입니다. 우왕좌왕, 전전긍긍, 감정과 성욕의 노예인 이 남자... 하지만, 나타나기만 하면 난우를 숨긴 그림자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반짝반짝 체웁니다. 모두가, 다칠까 때론 불쌍해서 건드리지도 다가가지도 못하는 난우의 선을 훌쩍 넘어가, 외로움과 체념의 늪에서 쑥~ 빼 옵니다.

 

9년전에도 그랬죠. 파티에서 만취해 비틀거리던 에녹은, 우연히 주차된 차와 부딪치고 트렁크에 납치된 난우도 만납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취객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어요. 주변에서는 포기하라고 했지만, 에녹은 비슷하게 생긴 차만보면 트렁크를 두드리며 미련하고 끈질기게 난우를 찾아냅니다.

 

에녹에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길을 걷다가 누가 어둠에 빠져 있길래 건져 올렸더니 그게 정난우였어!라고 말이죠. 구원이라는 것은 그런 '태양'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전 무신론자가 그런지, 가끔 전지전능한 신이 왜 인간의 신봉이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인간을 사랑해서 희생했다면, 왜 이제와 자신을 위해 건물을 짓고 춤을 추고 무릎꿇고 빌라는지도요. 부모는, 아양을 떠는 자식보다 열심히 자신을 삶을 사는 자식을 키우는 것이 더 보람있지 않나요? 스스로를 드러내는 그 고귀함이, 그 아래 누군가에게 대가 없는 구원이 될 순 없죠.

 

난우의 어둠은 그의 연주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어둠은 '찬란한 어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도 인간 난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죠. 에녹은 난우에게 처음으로 인간 난우가 세상에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게 만들어 준 사람입니다. 26살에 성교육도 처음으로 시켜주죠.

예술가로서 찬란한 어둠 속에 삶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역시 '찬란함'은 '빛'이랑 더 어울리는 것 같아요. 위대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행복하면 되! 헐리우드 배우가 하기 적절한 대사는 아닙니다만... 적어도, 에녹이 바란건 위대한 음악가가 아니라, 숨차도록 뛰는 난우를 보는 것이었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랑 있으면 괜찮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강주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가 몹시 잔약했다. 태범은 가슴이 아르르해 참지 못하고 그를 끌어 안았다. 강주는 피하지 않고 품에 안겼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자진해서 안겨왔다. 어깨에 텃을 받친 패 등을 끌어 안은 강주가 속닥였다.

 

"나는 너밖에 안돼. 이태범"

 

태범은 강주가 제 손에 떨어 졌음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드디어 서장주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point 2 줄거리

 

 

기:이태범과 서강주는 연인이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사장인 카페와 집의 범주 내 허락 된 사람만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정해진 자리에 앉아 CCTV로 이태범에 감시당하며, 집 현관 개폐시 이태범에게 문자가 발송 된다. 모든 생활이 이태범에게 통제 되는 비정상적인 관계, 어느날 이태범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서강주와 함께 살겠다고 한다. 그리고 서강주는 이별을 준비한다.

 

승:이태범과 서강주는 옆 집에 살았었다. 5살 많은 친절한 형과 함께 공부하면서, 숨막히는 어머님의 집착으로부터 탈출구 같았던 서강주를 19살 이태범은 사랑하게 된다. 어느날 서강주의 어머니는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고, 이를 발견한 서강주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혼자서 생활 할 수 없게 된 서강주를 이태범은 돌본다. 둘의 비정상적 관계를 우려한 태범의 아버지는 이태범을 유학보내고 서강주를 돌봐주겠다고 약속 한다.

 

전:10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태범은 서강주에게 집착했다. 태범의 어머니는 그런 태범의 비정상적 집착을 강주의 탓으로 돌리며 헤어지기를 종용한다. 강주는 자신만 없어지만 태범이 정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날 잠든 태범을 떠나려 계획한다. 하지만, 발각되고 감금 및 구속 당한다. 강주의 행동이 어머니의 사주였다는 것을 알게 된 태범은 절연을 선언하고, 이에 분노한 어머니는 강주의 집으로 쳐들어와 강주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결:그 사건으로 발작을 일으킨 강주는 이사를 하고 태범과 함께 살게 된다. 어느날 이태범에게 서강주의 친구이자 작가인 이지영이 찾아온다. 과거 서강주를 감금한 이력이 있는 이태범에게 연락이 안 되는 서강주를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을 다룬 신작을 보여주며, 이태범이 없이도 서강주가 인간처럼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지영이 아닌 이태범을 선택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상과 비정상

 

 

ISUE 작가님 작품 공들은 강하죠. 그런데 묘~하게 피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공들이 강압적으로 수를 다루를 경향이 많음에도, 감정적 강자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점이라면...중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 다중적 복층적 인물이 없어요. 그래서, ISUE님의 글을 읽으면 정확히 '한'포인트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후반 '작가의 말'에 '서강주를 위해 사는 이태범, 이태범 때문에 사는 서강주'에 대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어서, 저는 오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태범과 서강주 사이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이태범은 서강주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서강주는 이태범이 통제하는 생활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지 한 번 떨어진 적 없는 부족함 없는 생활이, 이태범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과거 감금의 경험을 통해서 익숙해 진 것일 수 있겠지만, 그때 조차도 서강주는 이태범을 붙잡았었죠.

 

이태범과 서강주가 겪는 갈등은, 그들을 '비정상'이라 부르는 '정상'인 사람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들은 애정이라는 반박을 거부하는 근거로, 두 사람이 헤어져야 정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간적인 삶이라고요.

 

이태범의 어머니, 아버지, 서강주의 친구 이지영 작가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나오죠.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정상'이 맞나요?

 

이태범의 어머니는 외아들에 대한 애정이 지독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숨이 막혔고, 서강주에게로 도망쳤습니다. 서강주가 끔찍한 사건을 겪고 혼자서 살 수 없는 상태가 된 후로는, 탈출구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19살의 이태범은 힘이 없었고, 서강주에게 먹이는 라면 한 봉지 조차 부모의 돈으로 사야만 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힘을 길러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태범의 어머니는 SKY를 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아들이 서강주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 드리지 못합니다. 서강주가 겪고 있는 비극은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태범이 서강주를 감금했을 때 역시, 서강주에게 이태범을 떠나라고, 너의 존재가 태범을 비정상으로 만든다고 비난하죠. 서강주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태범이 들어 올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태범을 통금 전에 돌려보냅니다. 그렇게라도 이별을, 정확히는 이태범의 어머니가 강요하고 자신은 거부권이 없는 이별을 유예하고 싶어하죠.

 

그리고 어머니는 결국 헤어지지 않은 서강주에게 분개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을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하죠. 아버지의 서명까지 위조해서 간호조무사와 함께 서강주의 집에 쳐들어가요. 그리고, 붉은색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강주의 몸 위로 선지를 부어요. 이 분의 애정은 정상인가요?

 

이태범의 아버지는 아내의 이러한 집착을 압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서강주에게 가지고 있는 집착은 아내와 같다는 것도 알죠. 그래서 오히려 서강주를 걱정합니다. 이태범 옆에서 말라가고 있는 서강주에게 모질게 헤어지라고 종용합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들도, 서강주도 어느 누구의 행동도 막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방관자의 입장으로 있지도 않아요. 발은 안담드고 발가락만 담근 형상이랄까요.

 

아내의 집착에 아들이 희생 되고, 집착에 길들여져 본인도 그렇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아내로 부터 아들을 구해주지도, 격리하지도 않았죠. 역시, 서강주를 이태범의 감금으로부터 구출하지도 돌보지도 않습니다. 그저 과거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강주에게 최소한의 치료와 생활을 도와 주었죠. 그럼 이 분의 행동은 정상인가요?

 

이지영은 이태범에게 '너는 서강주를 망치는 사람, 나는 서강주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 처럼 말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미국에 있던 시절 서강주가 썼던 에세이들을 출판하겠다고 말하죠. 이것이 작가로서, 이태범 없이 살 수 있는 독립된 개체로서 서강주를 살게 할거라고요.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태범이 없었던 10년은, 이태범을 만나기 위한 10년이었죠. 이태범과 함께 있진 않았지만, 역시 이태범 때문에 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서강주에게는 한 여름을 살기 위해, 질척한 지하에서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는 매미처럼, 그저 견뎌내고 참아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죠. 이지영이 가지고 있는 서강주의 에세이는, 서강주의 생채기였어요. 먹으면 독이 될 약초를 권하는 이 사람은, 정말 서강주를 정상적으로 위하고 있는게 맞나요?

 

비정상은 그 자체를 정의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정상이 아닌 것이죠. 이태범과 서강주는 분명히 정상외의 범주에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누구도 정상외의 범주에 있는 사람을 비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누구도 '정상의 범주'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정상'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아예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 일 수도 있겠죠.

 

사회나 조직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기준이 필요한가요? 암묵적 '예'가 맞겠죠.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보고 '비정상'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식적 '아니오'가 되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2020/09/30 - [BL 소설] - [현대물/피폐물/애절물] 우리들의 범주 - ISUE

 

[현대물/피폐물/애절물] 우리들의 범주 - ISUE

제목: 우리들의 범주 작가: ISUE 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줄 "너도 노력하는 구나.""죽을 만큼 노력하는 거였어......" # point 2 줄거리 기: 서강주는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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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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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회사원 K의 비밀

작가: 모락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51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김도윤 대리는 반은 인간이고 반은 뱀파이어인 혼혈이다. 피를 마실 수 없는 김대리의 생존법, 인간의 정기를 취하는 것이다. 정기를 흡수 못한 나날을 보내던 중, 친구 주영에게 보낸 '섹파라도 구해야겠다'는 메세지가 회사 이사인 강우에게 잘 못 발송 된다. 사표를 품에 안고 이사실에 불려간 도윤은, 자신이 섹파기 되겠다는 이강우 이사의 제안을 받는다.

 

승: 급한불은 꺼야겠기에 수락한 섹파가 반 강제적 연인이 되었다. 강우는 김대리가 자신을 좋아하지만 필요한 것은 알기에 밀고 당기며 섹스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 그러던 중 강우와 계속 잠자리를 실패한 도윤은 부득불 전 남친과 호텔을 가게 되고, 그곳에서 강우를 만난다. 도윤은 자신이 섹스를 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며 울분을 토한다.

 

전: 강우는 도윤이 숨기고 있는 비밀이 있다는 것을 알고, 도윤이 스스로 말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부탁한다. 도윤은 강우의 진심을 느끼고, 비밀을 고백하려고 하지만 그 전에 뱀파이어란 사실을 틀켜버린다. 그 후 강우 돌연 자취를 감춘 도윤을 찾는다. 그리고, 병원에서 죽어가고 있는 도윤을 만난다. 

 

결: 도윤이 순혈이 되길 바라던 주영은 눅스의 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빠돌이 재건에게 부탁하지만, 재건은 구한 눅스의 피를 강우에게 준다. 눅스의 피를 먹은 강우의 피를 마실 수 있게 된 도윤은, 순혈이 되는 것을 포기하고 강우의 곁에 있기로 선택한다. 친구인 주영은 자신이 키운 도윤의 선택에 섭섭해 하는 한편, 강우와 행복하길 바란다. 강우와 도윤은 깨볶은 신혼생활을 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절륜남의 노력

 

 

회사원 K의 비밀은... 씬이 매우 깁니다. 매우요... 10일 연재 작품이었는데, 씬이 한 번 시작하면 3회는 그냥 이어집니다. 고로, 한달 내내 내용 진전 없이 씬만 있는 경우도 있었다는거죠. 강우씨에게는 미안하지만, 절륜하다는 느낌보다는 지루라는 생각을 하면서 보곤했습니다. 흠흠... --:::: 작화도 분명히 시작 할 때는, 평범한 사람 둘이었는데, 뒤로 갈 수록 강우는 조각 같은 몸매가, 도윤은 여리 미인 페이스가 극화되죠. 여러므로, 스토리보다는 섹턴 만족감에 공을 들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회사원 K의 비밀은 우아한 뽕빨물일까요? 예 그렇습니다.

 

근래에 너무 심각하고 무거운 작품들만 리뷰하다보니, 좀 가볍고 유쾌한 작품을 리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렇다고 회사원 K의 비밀이 한 없이 깃털 같은 작품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쫒고 쫒기는 도윤과 강우의 연애가 어마무시한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죠. 시작은 '피 못 먹는 반쪽 뱀파이어가, 정기를 찾아 절륜남과 밀땅하는 연애기'였었는데, 뒤로 가면서 목숨과 인생을 건 이야기로 바뀌어 갑니다. 회사원K의 비밀이 바뀌었기 때문이죠.

 

혼혈 뱀파이어인 우진을 사랑한 순혈 뱀파이어 주영은 그를 순혈로 만들기 위해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죠. 그 결과 우진은 미쳐 자살하고, 죄책감에 주영은 혼자 남겨진 우진의 아들 도윤을 키웁니다. 도윤의 체질은 유독 불안합니다. 아버지가 죽은 직후 피를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었다 다시 피를 마실 수 있게 되고, 성인이 된 후 다시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뀌죠. 그리고, 마지막엔 정기조차 마실 수 없는 체질로 바뀝니다.

 

그 때마다 주영은 해결사가 되어 도윤의 문제를 처리해 줍니다. 하지만, 정기 조차 마실 수 없게 변한 도윤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진 못하죠. 결국, 도윤의 아버지에게 했던 것 처럼 눅스의 피를 마시게 하려 합니다. 그 방법이 부작용이 있더라도, 도윤이 죽는 것보다는 낮다고 판단하죠. 어떻게 보면 회사원 K의 비밀은 도윤의 양육자이자 친구인 주영의 고군분투기처럼 보입니다. 결국 스스로가 눅스가 되는 희생을 하면서까지, 도윤을 살리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강우의 고군분투기가 확실합니다! 커피를 매일 갖다놔도 눈치도 못채고, 사귀자는 말에도 자른다는 협박이나 해야 간신히 끄덕거지, 도무지 좋아해주지는 않으면서 계속 자자고 하지, 계속 기회를 줘도 피하기만 바쁘지... 도대체 이게 혼자 하는 연애가 아닙니까? 게다가 심지어 바람을 피기까지 합니다. 미수에 그쳤을 지라도 전남친과 호텔에들어 온 도윤을 본 것만으로도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었겠지만, 강우는 도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자신을 좋아하려고 노력해보라고... 만약 잘 되지 않는다면, 불쌍하다고 동정이라도 해보라고... 그러다 보면 도윤도 자신을 좋아 할 날이 올거라고요. 외홀로 짝사랑 강우는, 도윤을 기다리겠다고 합니다.

 

근데, 고백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때, 도윤은 더 이상 인간의 모습을 유지 할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 져 있었습니다. 뱀파이어의 모습을 하고 있는 도윤은 강우에게서 숨을 수 밖에 없었죠. 강우는 속 마음까지 고백했는데, 사라져버린 도윤을 찾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대답하는 듯한 도윤의 잠적에 상처입죠. 그리고 스치는 듯 본 뱀파이어 도윤을 마지막으로, 또 사라진 도윤 찾아 삼만리를 시작합니다. 

 

도윤을 찾고 나서 강우의 더 최악의 결정의 기로에 놓입니다. 뱀파이어가 된 도윤을 영원히 떠나 보내야 하는가? 아니면 죽어가는 도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차라리 찾지 않았으면 안 느꼈을 무력감마저 강우의 몫이 됩니다. 만약, 재건이 나쁜 마음으로 강우에게 녹스의 피를 먹이지 않았다면, 이 웹툰의 결론은 "강우는 이제 더 이상 사랑 안 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 웹툰은 회사원K인 도윤이 주인공일 겁니다. 그런데, 저는 도윤은 종속항이고 강우가 독립변수라는 생각을 했어요. 강우는 계속 바지런히 노력을 합니다. 인간불신 반쪽 뱀파이어 도윤은 강우에 의해, 사랑을 시작하고, 아버지 같은 주영으로부터 독립을 하죠. 반쪽 뱀파이어라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사라지고, 뱀파이어 의사에게 검진도 잘 받습니다. 

 

절륜남은 침대 위에서만 노력하지 않았습니다. 이 불굴의 짝사랑꾼에게 박수를 보내줘야 하는 타이밍이 아닐까 싶네요. 짝짝짝!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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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믹

작가: 모아이

출판사: 비하인드

출간일: 2019.07.15

분량: 본편 4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이제 가장 중요한 한마디가 남았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나는 이전과 전혀 다르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심호흡을 해보려 해도 하고 싶은 말이 목을 두드려 제대로 말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눈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터져 나오듯 말을 내보냈다.

 

"나랑 사귈래요?"

 

생애 첫 고백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어떤 고백보다 멋없는 고백이었다. 나는 6년을 거슬러, 드디어 그날의 고백을 꺼냈다.

 

"형과 마주보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point 2 줄거리

 

 

기:해강그룹 차남 오메가 이시현은 M 성향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그는 상대도 모른채 기계적으로 맞선자리에 나간다. 그리고, 그곳에 자신이 오랫동안 짝사랑 해왔지만, 두 번이나 자신 앞에서 홀연히 사라져버린 AH그룹 차남이자 알파인 주하윤을 만난다. 하윤을 거부하려는 시현에게, 하윤은 시현과 결혼 할 생각이며 그의 성적 취향을 역시 알고 있다고 말한다. 시현은 10번의 BDSM 플레이가 끝나기 전에 그의 마음을 바꾸겠다는 하윤의 제안을 수락한다.

 

승:하윤은 열심히 플레이를 준비한다. 시현은 자신의 기억처럼, 혹은 그보다 더 자신을 아끼고 다정해진 그에게 마음이 기우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리하게 억제제를 복용하고 그를 피하다 결국 쓰러진다. 부모님의 반대로 시작한 외식사업이었기에, 몸관리도 제대로 못한 애지중지 막내에게 분노한 아버지는 회사를 뺏으려한다. 절망하고 있는 시현을 찾아온 하윤에게 그는 가시와 같은 말로 이별을 고한다.

 

전:시현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고, 알파인 형과 다르게 사랑은 듬뿍 받으면서도 기대는 전혀 받지 않았다. 이런 자신이라서 하윤도 말없이 자신을 두번이나 떠나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시현은 보호받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시현은 부모님께 처음으로 반항을 하고 홀로서기를 계획한다. 또한, 하윤에게 찾아가 못다한 이야기를 풀고 그에게 사귀자고 제안한다. 하윤은 자신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비참한 집안 사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못하지만, 시현에게 용서를 구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결:부모님은 언제나 아이같았던 차남의 모습을 인정하고 계열사로 편입도록 도와준다. 더블어 하윤과 달달 포근한 연애를 이어갔다. 그 동안 하윤은 자신의 형을 밀어내고, 아버지의 권력을 꺽으며, 실질적인 AH그룹의 1인자로 성장한다. 하윤은 시현에게 못다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둘이 함께 할 미래를 약속한다. 시현 쥬니어 티니를 낳고, 뽀송뽀송 포근한 보노보노 콘스프 같은 달달한 결혼생활을 이어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I love you exactly the way you are."

 

 

'Supernatural'이라는 미드를 아시나요? 미소년이 근육 아저씨로 변하는 씁쓸함이 있는 미드이긴 하지만, 딘과 샘 윈체스터 형제를 봐야 잠들 수 있었던 시절도 있었죠. "I love you exactly the way you are." "정확히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합니다. " Supernatural에서 나온 대사인데, 각인이 된 건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중요한 장면도 아닌데, 유독, 오랫동안, 기억하게 됩니다.

 

SM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스패킹처럼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것도 있지만, 기구로 몸을 구속하거나 통제하고, 배설을 금지하거나 강요하는 것도 있고, 수치플레이나, 방치플레이도 있죠. 상상만 해도 으~ 소리가 나오나요? SM을 다루는 BL소설들은 제법되지만, 기믹이 가장 다양한 BDSM플레이로를 다룬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님의 조사 열정이 보입니다.^^ 물론, 저도 가슴에 털난 배불뚝이 아저씨가 가죽부츠 신고 채찍을 들고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토하고 싶긴 합니다. 유난히 SM이 변태스럽다고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런 부정적 이미지가 대표 인상이 되었기 때문인 듯 해요. 근데, 정말 S와 M이 사랑하는 순간이 그렇게 더럽기만 한걸까요? 의도적으로 과장 된 표상이진 않을까요?

 

S와 M이 만나 사랑 할 수 만 있다면 천생연분 일 겁니다. 사실, 무성향의 경우는 누구를 만나든 괜찮고, 그래서 꼭 누군가를 만나야만 하는 이유도 없잖아요. 그런데, 만약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S이거나 M이라면 어쩌죠? "내가 너를 사랑한 시간을 돌려줘!"라고 할까요? 아니면, 괴롭지만 나의 성향 개조를 시도해 볼까요? 그런데, S와 M의 성향이라는 것이 정말 정상의 범주를 뛰어 넘은, 범접 할 수 없는 차이의 영역일까요? 답은 없겠지만, 기믹을 읽다보면 이 모든 질문이 그다지 의미없이 느껴집니다. 이들은 일상을 살고 있고, 매우 달달한 사랑을 나누고 있죠. 광대가 승천할 정도로요.

 

'어느 정도 한계에 몰려 펑펑 울고 싶다.' '어느 정도의 강압과 통증이 있을 때 흥분한다.' 오메가 이시현은 이 정도 수준의 M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현의 순수하고 올곧은 사랑이 자신의 삶에 첫번째 사랑인 주하윤은, 알파로서도 한 인간으로서도 이시현을 얻기 위해서만 살고 있었죠. 집 안을 감시를 피해, 멍청한 형을 끌어 내리고, 절대자인 아버지를 뒤엎고, 나의 시현이에게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느날 SM클럽에 들어가는 시현을 봅니다. 하지만, 자신이 S성향이 아니고 시현이 M성향이라는 것은, 오로지 시현을 얻기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하는 한 가지 사실 이외에 어떠한 중요성도 갖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주하윤은 이미 이시현이 '누구'인지를 충분히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저라는 인간을 꾀나 오래 데리고 살았지만, 누군지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하물며, 타인은 말해 뭐하겠습니까? 그래도 안다고 착각합니다. 사소한 정보로 완전한 사람을 상상하고, 몇 번의 경험으로 확신을 하죠. 그리고 그렇지 않은 면을 발견하면 당혹감을 느낍니다. 그 사람은 평생 세모로 살았을 텐데, 알고 보니 네모가 이니었다는 사실에 실망하거나 화를 내죠. 그러면 네모인 연인을 사랑한 사람은, 알고보니 세모인 연인은 사랑하지 않나요? 그렇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상상 속 가상 인물을 사랑한 셈이죠. 다시 말하지만, 누가 알든 모르든 세모는 세모닌까요. 보고싶은 것만 보여주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보고싶은 것만 보고 사랑한 것을더러 '사람'을 사랑했다고 할 순 없죠.

 

이러한 불확정성 속에서도 어쨌든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삽니다. exactly the way you are, 바로, 단지, 지금, 있는 그대로의 너 자체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죠. 그것은 어쩌면 상대방 '실체'에 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든 사랑하겠다는 나의 '확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단면이 있더라도, 미래에 네가 지금과 같지 않다고 하더라도, 내가 사랑한다고 확신하는 너의 본질과, 어떠한 너라도 회피하지 않고 직시하며 그 또한 너로써 사랑하겠다는 '의지'이기도 하겠죠. "너는 나를 사랑하면서 그것도 못해죠?" 진짜 개소리죠. 정말, 사랑이 쉬운 줄 아나... 하윤 같은 사람이 세상에 둘 있진 않겠지만, 저런 개소리남이라면 벤츠를 타고와도 단호히 거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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