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고렘팩토리

출간일: 2017.11.27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익제는 유리의 고충을 알고 있었다. 잠든 사이 눈물짓고 그저 하루하루 맘 졸이면서 오늘이 괜찮았으니 내일도 괜찮을 거라 불안한 가슴을 남몰래 달래는 걸 알았기에 마지막 갈 때까지 유리에게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다.

결국 유리는 크게 오열하며 화사에게 기댔다. 서른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사랑했고 가장 많이 의지했던 정인의 죽음 앞에 모든 일에 초연했던 유리마저도 버텨 낼 재간이 없었다.

"내가 너무 나빴어요, 그래도 곁에 남은 건 나 하나뿐이었는데! 고단한 마음 기댈 수도 없게 미워해서, 그래서 그렇게 가셨나봐요... 이제 괜찮다, 나 아픈 만큼 아프셨던 거 다 안다... 그리 말 한마디 못했는데......"

"......"

"마마...... 사평관도 결국 저희가 돌아갈 곳은 아니었어요."

유리는 그제야 깨달은 마음을 화사에게 토했다. 나의 정인과 나의 고향, 이 둘 사이에서 갈등하며 나는 어찌하냐고 물었던 유리는 두 가지 모두를 잃고 나서야 슬픔의 무게를 잴 수 있었다.

절절한 깨달음을 말하는 유리를 보듬어 주며 화사는 지긋한 눈물을 한 방울 흘렸다.

point 2 줄거리

기: 망국의 길을 걷던 후평국을 바로 세운 창제 야무는, 스스로 황제가 되어 국정을 농단한 직미의 우군, 무신상단을 괴멸시킨다. 그리고, 불타는 전각에서 야무는 화사를 구한다. 화사는 무신상단의 연동이자 직미의 최측근 대귀족 아진건의 부인이었다. 화사는 야무를 원망하며 살기를 거부하고, 야무는 화사에게 황후로 만들어 줄 테니, 자신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라 한다. 신료들의 극렬한 반대에도, 오랜 짝사랑의 대상인 화사를 기어이 반려로 맞이한다.

승: 과거 선황은 직미를 사랑해, 아진건과 약혼한 직미의 가문을 역적으로 몰아 그녀를 강제로 취한다. 독을 품은 진미는 황제의 양위와 대귀족의 수락을 받아 여제가 되고, 유일하게 생존한 황손인 야무는 무신상단에 숨는다. 그리고 그곳에서 야무는 천하일색 화사를 만난다. 천생이 장사꾼인 상주 사마걸은 야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사를 대귀족 아진건에게 비싸게 판다. 이에 사마걸과 틀어진 야무는 무신상단을 떠나고, 익제를 만나 반정의 시기를 앞당긴다.

전: 한편, 아진건을 사랑하게 된 화사는 직미를 사랑한 아진건과 혼례 하지만, 첫날밤 아진건은 직미에게 가고 신방에는 야무가 나타난다. 다음날 뒤늦게 아진건이 찾아오고, 화사는 야무에게서 아진건을 살리려고 불을 질러 화상을 입는다. 화사는 아진건과 함께 고향이자 직미군이 주둔한 무신성에 가려 하지만 야무에 의해 실패하고, 이 과정에서 아진건은 죽는다. 형식상으로나마 대부인이 된 화사는 복수를 위해, 사마걸은 이익을 위해, 직미군을 돕기 시작했다.

결: 화사는 야무를 괴롭히기 위해, 황후로서 온갖 패악과 사치를 부리면서, 자신의 안위를 인질 삼아 후궁을 간택하고 합방하도록 강요한다. 그런 화사는 귀비 일가에 의해 습격 당하고, 이 과정에서 야무는 큰 부상을 입는다. 깨어난 야무는 마지막 반군을 소탕하기 위해 길을 떠나고, 끝내 직미를 처결한다. 그리고, 화사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화사는 지독히도 한 길밖에 몰랐던 야무를 '낭군'으로 맞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잃어버린 것과 잃어버릴 것

BL 서적은 프로모션이 많은 편이지만, 대상이 되는 서적들은 비슷합니다.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들은 부동의 위치를 점유하고, 그렇기 때문에 또 읽히게 되는 선순환이 발생합니다. 그렇게 폭발적으로 구매되는 작품 중에서는 당연히 명불허전도 있지만, 빚 좋은 개살구도 많습니다. 지적 재산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동일 클리셰, 유사 디테일, 크게 차이 않나는 문장력의 책들 중에 유독 '그' 책만 '베스트셀러'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물론, 홍보 효과에 의한 전략적 우위를 나쁘다고 할 수 없겠으나, 독자로서는 좀 아쉽습니다. 특히나, 제값 주고 읽은 작품이 몇 년째! 매번! '반복'해서! 할인 프로모션에 포함되면, 내가 산 '정가'는 정가가 아닌 것 같고, 또 대상 작품이 많은 듯 보이지만 실제로 읽을 건 없습니다. 심지어 신작 프로모션도, 일부 작가에 편중돼 그다지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결국은 독자가 평가한다고 하지만, 모든 작가들이 공정한 기회를 얻는 것 같지도 않고, 독자가 충분히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물론, 전대 후문, 미증유의, 대체불가 작품이라면 어떻게든 인정받겠지만, 그런 극소수를 이유로 선택받지 못한 작가나 작품을 탓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다양한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다양한 기회로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는 그저 재미있는 책이 보고 싶을 뿐입니다.

씁쓸한 마음에 서두가 길었습니다. '화사, 황제의 꽃'은 저에게, 이렇게까지 안 읽힐 작품인가?라는 의문이 든 작품이었어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다소 각진 서술과, 튀는 말투, 노골적 일면은 있지만, 충분히 개성이라고 납득할만했고, 무엇보다 독특하고 일관성 있는 인물들이 매력적이었거든요.

화사는 무신상단의 연동으로 키워집니다. 상단에 팔린 아이들의 사정이 좋을 리 없었고, 도망친 황손 역시 예외는 없었죠. 당차고 어여쁜 화사와의 강렬한 첫 만남 이후, 야무와 화사는 10년간 친한 지기로 지내며,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품습니다. 하지만, 화사는 손님을 기쁘게 해 주는 도구로서 훈육 받으며, 야무에 대한 마음을 접습니다. 야무는 황제가 아닌 자신에게 화사를 주지 못하겠다는 사마걸과, 일개 호위의 것이 되어 주지 않는 화사를 보며, 빨리 황제가 되려 하죠.

야무가 상단을 떠난 후, 화사는 다정한 아진건을 만나요. 값비싼 화대를 치르고도, 함께 좋은 곳에서 풍류를 즐기며, 연동이 아닌 사람으로 자신을 아껴주는 대귀족이었죠. 사마걸은 기꺼이 아진건에게 화사를 내어주고, 화사는 아진건에게 마음을 줍니다. 하지만, 아진건은 화사에게 '아진'의 모든 것을 주었지만, 마음만은 주지 않습니다.

직미는 아진건의 약혼자였어요. 하지만, 황제의 눈에 띄고 난 뒤, 그녀의 비극은 시작됩니다. 직미는 집안을 멸문시키고 강제로 자신을 취한 황제를 증오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몸에 움튼 황제의 씨를 혐오하죠. 결국, 아이는 친모에게 부정당한 채 버려지고, 아진건은 그 아이를 찾아, 직미를 대신해 보상해 주려 합니다. 그게 바로 화사였어요. 다만, 아진건의 예상을 엇나간 것은, 직미의 아이가 자신을 사랑했다는 겁니다.

많은 사랑꾼 황제공 중에서도, 야무는 진짜 짐승 같습니다. 영민하지만 요령은 없죠. 야무는 화사를 이용하고, 기만하고, 부정한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길고 긴 전쟁을 치릅니다. 하지만, 자신을 이용한 자를 가족이라 믿고, 기만한 자를 지아비라 여기며, 부정한 자를 살려 달라고 매달리는 화사의 바람은 단칼에 끊어냅니다. 야무는 화사를 위해 살았지만, 화사에게 늘 약탈꾼일 뿐이었어요.

야무는 노련한 무장이고, 카리스마 있는 리더지만, 표현력은 꽝입니다.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을 달래지 못하고, 능구렁이같이 넘어가는 면이 없어요. 목표를 포획하는 방법에는 전략가지만, 목표를 물고 나서는 맛있게 요리하는 법을 몰라, 날 것 그대로를 물어뜯는 모양새랄까요. 야무는 화사에게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애당초 야무에게 화사를 곁에 둘 수만 있다면 '잘 두는 방법' 따위는 상관없어 보여요.

'화사, 황제의 꽃'에서는 '연동'의 삶에 대해 다소 신랄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화사는 여리고 어리석으면서도, 닳고 거친 초연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연정 따윈 초탈한 것처럼, 값을 주고 정사를 팔면서도, 정에 굶주린 것처럼... 참 양가적이죠. 게다가, 화사의 지병은 아름다움을 위해 명줄을 줄여야 했던, 연동들의 직업병이었어요. 야무는 화사를 궁에 데리고 오자마자 지병을 치료하는 탕약부터 먹입니다. 탕약을 먹지 않겠다는 협박에, 딴 여자와 합방을 하면서까지요.

야무는 아진건을 '직접'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아진건이 직미에게 가서 죽겠다며 말에 실려간 일을 설명할 수 없었을 테니까요. 야무는 화사의 고향이었던 사평관, 가족이었던 무신상단을 도륙하면서도, 사마걸과의 거래나 화사의 지병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욕정 하느냐 괴롭게 묻던, 연동의 기억을 헤집기 싫었을 테니까요. 아진건의 기만도, 화사의 출신도 말하지 않습니다. 자신을 부정한 친모에 대해 알릴 수 없었으니까요. 참 요령 없는 남자예요.

화사와 같은 사평관 무신상단 출신인 유리는 익제의 첩이 었지만, 야무의 부탁으로 화사의 수발을 듭니다. 그러다 승상 익제가 노환으로 물러나자, 그를 간호하기 위해 궁을 떠납니다. 익제가 죽은 후 빈소를 찾은 화사 앞에서, 유리는 애절하게 후회합니다. 야무와 익제는 후평국을 통일했고, 그로 인해 화사와 유리는 고향을 잃었어요. 야무와 익제는 화사와 유리에게 죄인이었고, 화사와 유리는 연심에도 불구하고 그들에 대한 미움을 완전히 놓지 못합니다. 하지만, 잃고 나서야 진정 내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죠. 유리는 익제가 죽고 난 다음날 목을 메 자살합니다.

화사는 자신이 잃었던 것들을 내려놓지 못했기에,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야무를 생각합니다. 야무로 인해 품고 있는 슬픔과, 야무를 잃는다면 품게 될 고통은 비교가 되지 않았죠. 화사는 유리의 선택을 공감합니다.

화사가 야무에게 정착하며, 실 없어진 황제의 기행담은 드디어 해피엔딩이구나!!! 안도케하지만, 이어 지병이 심해진 화사가 살고 싶다고 절규하며, 야무와 함께 천년목을 찾는 장면은 여운을 남깁니다. 두 사람이 이루어졌으니 해피엔딩이라고 봐야겠지만, 그래도 잠든 화사의 숨소리에 기뻐하는 야무의 모습은 많이 슬펐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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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어떤 귀족들. 어떤 평민들. 헤베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들.

어떤 반골 기질의 일종인지, 소문은 황제가 헤베 뮨을 북국으로 유배 보냈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시작되었다. 일부러 소문을 널리 퍼뜨려 헤베 뮨의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거창한 목적도 없이. 자연이 스스로 정화하듯이 그렇게 퍼져나간 것이었다.

'흑마법사로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그런 소문이나 퍼졌으면 좋겠어.'

언젠가 헤베가 퍼지길 바랐던 소문과는 정반대였다.

헤베에게도 그 사실을 알렸으나 저택에만 머물러 실감이 나지 않는지 반응은 미미했다. 반대로 테이든은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울컥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같이 빵을 만들다가도 눈시울을 붉히고, 정원을 산책하다가도 콧등이 빨개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헤베는 매우 놀랐다.

테이든이 그렇게 상처받은 줄 몰랐던 것이다.

'내가 너만큼 이기적이지는 않으니 말이다...'

헤게르미의 말이 옳았다.

오로지 자기 자신만 생각했다.

헤베는 사람들이 그를 싫어하든 말든, 타락한 배신자라고 부르든 얼마나 증오하든 상관없었다. 그러나 이것을 상관없어하는 건 아주 이기적인 행동이었고, 그를 사랑하는 이에게는 상처가 되었다.

누군가 나를 아끼는 이가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 타인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진심을 인정하지 않고 외면했다. 결국 중요했던 건 자신 안의 감정일 뿐이었다.

'나는 이기적이었어.'

인정하고 나니 홀가분한 동시에 무거워졌다.

죄책감을 자극하는 부담스러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헤베를 세상에 붙들게 하는 다정한 무게였다.

point 2 줄거리

기: 비센티아는 마물과의 전쟁으로 위기를 맞는다. 그때 나타난 최연소 대 마법사 헤베 뮨, 이어 헤게르미의 신탁을 받은 초월자 테이튼은 전쟁은 마무리 짓고 인간들에게 승리를 선물한다. 하지만, 종전 전 헤베 문은 돌연 흑마법을 받아들이고, 타락자로 지탄받으며, 흑마법으로 인해 죽음을 맞이한다. 그 후 1년 반 뒤 헤게르미는 헤베를 깨운다. 헤베 사후 헤베를 사랑한 테이튼은 세계를 멸망시켰고, 헤베는 회귀해 테이튼이 헤베를 사랑하지 않도록 만들라는 것이다.

승: 회귀한 헤베는 테이튼에게 매정하게 굴지만 그런 헤베의 태도는 너무 어색했다. 헤베의 눈치는 뮨치만큼도 없었고, 테이튼의 머리는 심하게 좋았으며, 뮨의 친위대는 헤베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헤베의 이상 변화를 감지한다. 과거 헤베는 뛰어난 재능으로 여덟 살 어린 나이 참전하고, 선황과 궁사는 헤베를 정신적으로 학대하며 전쟁터로 내몰았다. 덕분에 승리는 거뒀지만, 헤베는 극도의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에 시달리며,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했다.

전: 한편, 헤베는 갖은 노력을 다해도 테이든의 사랑을 멈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반면,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는 헤베의 행동을 유도하며, 헤베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파헤친다. 헤베는 회귀 전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로 오해하고 있는 친위대나 테이든에 대해 진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왜곡된 착각을 바로잡은 헤베는, 테이든과 친위대에게 흑마법으로 인해 곧 죽는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즈음 테이든은 헤베의 회귀 사실을 짐작한다.

결: 헤베는 자기 사후 세상을 멸망시키지말라고 설득하지만, 그들은 무시하고 헤베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럼 모습을 보며, 헤베는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였던 회귀 전과 달리, 살고 싶다는 욕구를 느낀다. 예정된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고, 절망에 빠지기 직전, 헤베가 기억상실 마법을 걸었던 의원이자 전 부궁사였던 하베트가 나타나 중화제를 건네준다. 살아난 헤베는 테이든에게 흑마법을 받아들인 이유와 죄책감을 고백한다. 모두들 행복해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불행은 뮨치만큼만 있고, 행복은 테친놈처럼 와라!

 

소림님의 소설은 긴장하고 읽어야 합니다. 깜찍한 먕먕이, 귀여운 헤베, 개그콤비 같은 테이든과 친위대를 보며 태평하게 웃다가는, 감동 크러쉬에 심장 직격탄을 맞습니다. 방어 가드를 올리지 않고 맞는 훅은 제법 아려요. 하지만,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뮨의 그늘'은 헤베 뮨에게 빚을 진 세계가, 온힘을 다해 합심하여 그에게 빚을 갚는 내용이니까요. 신도, 황제도, 각각의 사람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말이죠.

 

- 뮨치: '헤베 뮨의 눈치'의 줄임말; 동의어-거의 없음: 활용 - '눈치가 뮨치만큼 있네.' '이번 달 잔고가 뮨치만큼 남았다' '님 양심이 뮨치네'

- 테친놈: '테이든 미친놈'의 줄임말: 동의어-세상 멸망급 사랑꾼, 다른 동의어-본태성 스토커; 활용 - '이런 테친놈 같으니라고!(칭찬)' '이 사랑은 정말 테친놈급이야!(칭찬)'

 

'뮨의 그늘'은 헤베의 죽음과 함께 시작합니다. 헤게르미는 마지막힘을 다해 헤베를 회귀시킵니다. 그리고 헤베는 주어진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테이든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도록 만들어야하죠. 하지만, 헤베 뮨의 눈치는 뮨치였어요. 테이든이 사랑하는 줄도 몰랐는데, 사랑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을 알 리가 없죠. 하지만 그런 헛된 노력은, 헤베가 과대망상과 자격지심으로 알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할 수 있는 키가 돼요. 이것이 헤게르미가 평생을 전쟁터에서 보내고, 죽음조차 희생에 불과했던, 대마법사 헤베 뮨에게 빚을 갚는 방법이었어요.

 

오랜 전쟁으로 인간들은 수세에 몰리고, 매일 전장에서 목숨을 잃는 자들 역시 많아집니다. 끝을 알 수 없는 막막한 전쟁터, 그 지리멸렬한 악몽을 끝내 줄 대마법사의 등장에 모두가 환호할 수밖에 없었죠. 다만, 그 대마법사의 나이가 고작 8살이었다는 것만 빼면요.

 

선황과 궁사는 쓰레기가 맞습니다. 어린 헤베를 정서적으로 학대하며, 정신통제를 일삼죠. 그 덕분에 무시무시한 전쟁터에서 어린아이는 도망칠 수 없었고, 부작용으로 끔찍한 피해 망상과 자기혐오에 빠져요. 그들은 헤베에게 전장을 '일상'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칭찬도 보상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책임감과 죄책감을 지우며,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만들죠.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지만, 헤베에겐 상처를 치유하는 최소한의 휴식조차 '나 때문에 사람들이 죽은 것이다.'라는 자책이 되고 말아요. 헤베는 뼈가 부러지는 상처 입어도, 쉬지 않고 전장에 나갑니다.

 

'한 개인이 지독하게 불행해지면, 세상이 평화로워질 수 있다.' 지배자는 그 선택을 안 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 개인이 순수한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말이에요. 그래서,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가 등장합니다. 세상의 평화나 다수의 행복 따위는 조금도 관심 없는, 오로지 헤베 뮨을 위해 움직이는, 헤베 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요. 하지만, 회귀 전 헤베는 그들의 사랑을 곡해하고 인정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자신을 싫어하고 몰아내려 한다고 생각하죠. 그들이 보여준 올곧은 진실은, 전쟁후울증으로 망가진 헤베의 눈에는 깨진 잔상처럼 흩어지기만 했어요.

 

천재 대마법사 헤베 뮨이 그토록 연구해도 발견하지 못한, 중화제가 어떻게 하베트에 의해 짜잔! 하고 등장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이야기는 세상이 헤베 뮨에게 빚을 갚는 내용이니까요. 헤베는 회귀를 통해, 선황과 궁사가 헤베에게 씌운 고문과 같았던 편견에서 벗어납니다. 그리고, 마땅히 헤베가 가지고 있었던, 헤베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죠. 그리고, 헤베가 실패라고 자책했던 작전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간호과 보살핌을 받으며 살게 됩니다. 헤베 뮨은 살고 싶어 한다. 이 간단한 진심 하나를 깨닫습니다.

 

'뮨의 그늘'을 읽으면, 모든 등장인물이 '이기적'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아이러니하죠? 이 이야기 속 전쟁 영웅들은 세상을 구한 '이타적'인물들이 아니던가요? 황제는 뮨의 희생을 알았지만, 보상을 해주면 된다는 합리화로 방치합니다. 테이든은 뮨의 친위대가 헤베의 방황을 보고 분열 할 때, 이를 악용해서 헤베 곁에 남는 유일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뮨의 친위대는 헤베 주변에 접근하는 사람들을 차단하고, 가득이나 자기혐오에 시달리는 헤베를 독점하려듭니다. 마지막으로 헤베는, 자신을 고통 속에 몰아넣으므로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더 큰 절망으로 밀어 트리죠.

 

하지만 솔직해지자고요. 사람은 이타적이기보다는 이기적인 존재예요. 다만, 이기적인 것이 '권리'는 아니기에, 이기적으로 구는 것이 합리화되지 않을 뿐이죠. '뮨의 그늘'에 인물들은 모두 이기적이지만, 이타적인 선택을 합니다. 황제는 헤베의 숨은 조력자로 많은 도움을 주고, 테이든과 뮨의 친위대는, 헤베를 살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죠. 헤베는 이제, 자신의 곁을 묵묵히 지켰던 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동화 같은 이야기! 하지만 그늘 없는 빛은 없죠. 본편에서 테이든의 숨겨진 무기는 끝내 빛을 보지 못합니다. 왜냐면, 15세거든요. 헤베와 테이든은 키스를 하거나, 입을 맞추거나, 숨결을 나누기만 합니다. 네... 키스만해요. 그래서, 외전을 기대했지만... 테이든의 단도는 빛을 보되 독자들은 보지 못합니다. 19세일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또 15세였거든요. 다만, 키스와 뜨밤을 즐기는, 요망한 헤베를 보면... 너는 좋았구나. 나도 좋고싶다... 라는 씁쓸함만 곱씹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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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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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9.03.21

분량: 본편 4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코와 코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영인은 심혈을 기울여 한 글자 한 글자를 발음해 냈다. 그리 작지도 않게. 명징한 말투로.

"...규화야."

"아..."

부르는 소리에 기어이 눈을 뜬 규화의 시야는, 그토록 선명했다.

찰나의 머뭇거림. 흔들리는 눈동자, 살짝 힘이 들어가는 손끝. 무얼 그리 어려운 말이라고, 한껏 호흡을 머금는 흉곽의 들썩임까지.

하지만 규화는 다리 눈을 감았다. 시각을 배제한 채, 온전히 만끽하는 그의 목소리에 깃든 모든 순간을 제게로 담고 싶었다. 기억해야 했다.

「다시」

"...규화야."

소리가 영원할 수 없어, 원망하던 날이 있었다. 음악을 하는 이 순간을, 언젠가 소리를 되찾을 영인 앞에 고스란히 전하고 싶은 마음에. 몇 장의 음반을 기획했지만 가장 좋은 소리를 남기기 위해 미루고 또 미뤄 왔었다.

왜 그럼이 아닌 음악이었을까 의미 없는 후회도 했다. 화폭에 담길 그림이라면 전해질 수 있을 텐데. 어째서 음악일까. 애꿏은 운명을 탓하고 신은 없다며 염세주의에 매몰되었던 과거의 문규화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안다. 소리는 순간이기에 아름답다. 감정도 변하기 때문에 더욱 값지다. 영생을 살지 못하는 꽃의 개화가 아름답듯이, 미화되어 버리고 사라질 지금의 '규화'가, 규화에게는 소중했다.

언젠가는 영인의 그 '규화'가, 그 모음과 자음이 뭉개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윽고 영인의 규화를, 더는. ... 규화로 알아듣지 못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응."

규화는 대답했다. 그리고 할 것이다. 자신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point 2 줄거리

: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준우승 후, 피아니스트 문규화는 건초염으로 1년간 안식년을 갖기 전, 서울에서 마지막 리사이틀을 열었다. 기자들의 무례한 질문에 예민해진 규화는 대기실 보안요원에게 짜증을 낸다. 그리고 공연 후 무대 뒤편에서 권교수와 그 보안요원의 대화를 엿 들은 뒤에야, 그가 그토록 찾던 '신정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15년 전 규화가 대상을 받은 콩쿠르에 진정한 우승자는 신정훈이었지만 그는 입상조차 하지 못했다. 규화는 계속 그를 이기는 연주를 해보고 싶었다.

: 하지만, 장영인이 되어 버린 신정훈은 귀와 손에 장애를 가진 조율사가 되어 있었다. 규화는 영인을 개인 조율사로 고용한다. 영인의 마지막 연주는 그 15년 전 콩쿨이었다. 대기번호 16번 문규화, 17번 신정훈, 8살 문규화 연주에 충격받은 11살 신정훈은 악보를 무시한 즉흥곡을 연주하고, 재능 있는 영인을 통해 대리만족하고 입양한 양아버지는 입상조차 하지 못한 영인에게 분노해, 폭행하고 파양했다. 그로 인해 영인은 장애를 얻었지만, 그날을 후회하지 않았다.

: 15년간 서로를 잊지 못했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빠르게 빠져든다. 그리고 영인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고백하고, 규화는 거부하지 않는다. 한편, 왜곡된 사랑으로 규화의 세계를 완벽히 통제하는 아버지에 의해, 영인의 존재는 견제 받는다. 결국 아버지의 함정에 빠진 규화는 영인과의 농밀한 대화를 들키고, 규화는 영인의 청력 수술과 치료를 조건으로 미국행을 결정한다. 영인의 옥탑방에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규화는 영인에게 함께 가자고 제안하지만 영인은 거절한다.

: 두 사람은 기약 없는 해후를 언약하며 헤어진다. 영인과의 만남을 통해 피아니스트로 한 층 성장한 규화는 쇼팽 콩쿠르에서 라이벌 바나흐를 누르고 우승한다. 그리고 아버지로부터 독립한 후 영인을 찾지만, 영인은 수술도 받지 않은 채 사라진 뒤였다. 그리고 3년 뒤, 다시 찾은 서울 화양 아트홀 공연장으로 동선이 전달된다. 건초염이 있는 규화을 위해 영인이 개발한 동선이었다. 규화는 동선의 출처를 찾아간다. 그리고 독일 함부르크 한 공방에서 피아노를 만들고 있는 영인을 만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열심히'를 틀리지 않는다.

퀴어 소설은 호불호가 강하기 때문에 추천이 쉽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퀴어 소설이자 장르소설인 BL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럼에도, 제에겐 참지 못하고 추천하게 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코노하라 나리세 '콜드피버', 달케이크 '꽃감옥', 그리고 숲속의 은호 '피아노시모'가 바로 그 대상들이죠. 이 세 작품은 주인공이 남자들이라는 것보다, 더 깊은 '인간'으로서의 공감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를 틀리지 말자. 제가 늘 선택의 기로에서 확인하고 다짐하는 말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열심히'를 신봉하는 경향이 있어요. YOLO, 워라벨을 외치는 사람들도조차 워크홀릭의 가치를 인정하죠. 무엇이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한다는 생각, 그것이 저변에 깔려있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열심히'의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때론 연료가 떨어져 바다에 추락하는 비행기처럼, 깊은 미궁의 늪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열심히' 사는 법, '열심히' 일하는 법, '열심히' 공부하는 법, 그리고 '열심히' 사랑하는 법... 그 방법들이 틀리면 안 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규화와 영인은 전형적 헌신공, 헌신수예요. 규화의 첫사랑과 끝사랑 모두 영인이었고, 영인의 첫사랑과 끝사랑 모두 규화였습니다. 규화는 수치스러운 대상을 안겨준 진짜 천재 영인에 대한 열등감에 오랫동안 시달렸고, 영인은 피아니스트 삶을 빼앗긴 악몽의 날임에도 그 제멋대로의 연주를 후회하지 않았죠. 16번 문규화가 멋진 연주를 들려준 것처럼, 자신의 마지막 연주 역시 규화가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고 바랄 뿐이었어요. 두 사람은 서로에 삶에 이미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건초염으로 강제 휴식기를 가진 피아니스트와 장애를 가진 조율사의 만남은 흔한 이벤트로 지나칠 수 없었죠.

규화와 영인 사이에, 분명 규화의 아버지라는 갈등 요소가 있습니다. 자수성가형 사업가, 다정한 애정보다 전략적 애정을 택한 노련한 통제광이죠. 규화에게 아버지는 두렵지만 벗어난 적 없는 존재였어요. 어머니의 죽음마저도 인간적 공감이 아닌 필요에 의해 선택적으로 숨길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 아버지에게는 영인은 규화에게 불필요한 낭비 이상의 의미가 없었어요. 규화를 감시하고, 영인을 잘라내요. 하지만, 규화는 영인을 포기 한 적 없고, 영인 역시 굴하지 않아요.

규화와 영인이 오랜 시간을 돌아서야 비로소 재회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의 '열심히'사랑하는 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영인은 청각 손실과 손의 장애로 피아노를 칠 수 없어졌어요. 하지만, 피아노를 조율하는 사람이 되어, 그 나름의 '연주'를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규화의 한계는 악보를 읽는다는 것이었고, 그런 규화에게 영인이 알려 준 가르침은 음률을 상상하고 이미지화 시키는 연주였어요. 그러다 규화가 건초염으로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됩니다. 그때부터 영인은 '피아니스트 문규화의 연주'만을 생각해요.

알려 주는 사람도 없고, 대한민국에 동선을 만드는 장인도 없었지만, 영인은 규화에게 맞는 동선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듣는 것'과 '동선을 만드는 것'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죠. 영인은 규화에게 거짓말하고, 청력 수술을 받지 않습니다. 소리를 잃더라도, 전자 진동을 삽입해서 예민한 악기 진동을 분별해 낼 수 없는 삶을 거부하죠. 규화가 오랫동안, 아프지 않고, 연주를 할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드는 것... 그것이 영인이 규화를 '열심히'사랑하는 법이었으니까요.

규화는 영인의 수술을 담보로 일시적 이별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영인은 수술을 받지 않았고, 규화가 아버지로부터 독립을 성공한 뒤에도 만날 수 없었죠.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규화는 영인이 만든 동선을 받고 나서야 영인의 거처를 알 수 있었어요. 규화는 영인에게 돌아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영인은 3년간 규화를 언제든지 찾을 수 있었음에도, 규화를 외롭게 방치했어요. 규화는 영인에게 원망의 말을 내뱉고, 앞으로 계속 함께 있어달라고 하죠. 이때도 영인은 규화의 곁을 선택하지 않아요. 영인에게는 동선이 아니라, 규화의 '피아노'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생겼거든요.

규화 역시 영인을 그 공방으로부터 데리고 나오지 못합니다. 영인이 선택한 '열심히'의 방법을 응원하는, 사랑법을 선택하죠.

영인은 언제나 규화가 보고 싶었고, 소리를 잃은 대가로 말 역시 잊어 갑니다. 그 순간에도, 영인은 '규화'라는 이름만큼은 잊지 않으려고 연습해요. 내가 듣지 못한 '규화'라도, 마지막까지 들려주고 싶은 소리였으니까요. 하지만, 피아노를 만드는 것으로, 나머지 사랑하는 법을 참아냅니다. 그리고 피아노를 완성해요. 규화는 오로지 피아노를 완성하기 위해 달려온 영인을 걱정합니다. 그런 규화에게 영인은 말합니다. 앞으로는 저 피아노에서 문규화의 연주가 시작할 거라고요. 영인은 피아노를 만들었던 게 아니라, 문규화의 연주를 완성시키려 했던 거였어요.

함께 있어주고, 눈빛을 바라보고, 사랑의 말을 나누는 것이 열심히 사랑하는 법이라면, 영인과 규화는 사랑한 적이 없는 사람들일지도 몰라요. 서로를 외롭게 하고, 둘 사이에 피아노를 꼭 넣었으니까요. 하지만, '열심히'의 방법은 누구도 정해 줄 수 없습니다. 롤 모델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내 삶은 누구와도 같을 수 없죠. 분명히, 나만의 '열심히'가 있을 거예요. 그것이 때론 누군가의 방법론과 반대 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나는 나의 '열심히'를 틀리면 안 됩니다. 그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을 테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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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처: 미스터블루

분량: 본편 24화

point1: 한 컷

미스터블루

 

point2: 줄거리

: 아마추어 록밴드 보컬인 이세율은, 라이브 공연 뒤편에서 늘 자신을 바라보는 대학교 선배 장수빈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었다. 어느 날 술 취한 세율에게 수빈은 말을 걸고, 그 다음날 식사 약속을 잡는다. 그 후 신사적인 수빈은 자연스럽게 이어진 데이트에서 능숙하게 세율을 리드하고, 세율은 그런 수빈을 점점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수빈은 세율과 스킨십은 번번이 피한다. 세율의 서운함이 쌓여가던 어느 날, 세율은 술의 힘을 빌려 수빈과 뜨밤을 보낸다.

승: 하지만, 뜨밤 이후 수빈은 세율의 곁에서 종적을 감춘다. 2주의 시간이 흐르고, 참다못한 세율은 수빈에게 전화를 한다. 세율은 자신에게 사과하는 수빈에게 화를 내며 고백하고, 수빈과 세율은 연인이 된다. 그 후 수빈은 전과 달리 세율에게 강한 집착을 보이고, 세율이 수빈의 누나 수진과 우연히 대화 한 날 이후, 수빈은 세율이 자신을 떠날까 불안에 떨기 시작한다. 그리고 술 취한 세율의 친구들이 수빈에게 연락한 날, 수빈은 세율을 감금한다.

전: 수빈의 집안은 부유했고, 최고 권력자인 할아버지는 수빈을 아꼈다. 수빈의 부모님과 누나들은 수빈을 투명인간 취급했고, 관심이 필요했던 수빈은 누나의 새를 죽인다. 수빈은 더욱 격리되고, 수빈의 곁을 지키던 집사 할아버지마저 죽고, 설상가상 그 범인으로 수빈이 지목된다. 수빈은 그 후 가족들의 감시를 받으며 정신과 약을 복용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 수빈은 세율을 잃을까 두려웠고, 두려움에 떠는 수빈을 세율은 포용한다.

결: 세율의 반자발적 감금 생활은 그렇게 지속되었다. 그러던 중 수진은 수빈과 세율의 행복한 모습을 본다. 수진은 할아버지의 총애를 독차지한 수빈을 시기하며, 수빈을 아낀 집사를 죽이고 누명의 뒤집어 씌어 정신병자로 만들었다. 수진은 수빈을 다시 망가트리기 위해 세율을 죽이려 하고, 세율은 방어하려다 수진을 컵으로 내리친다. 수빈은 세율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세율을 죽이려 했다고 자수한다. 시간이 흘러 세율의 졸업식, 세율은 수빈을 발견한다.

point3 진지충의 review: 너의 색

온통 흑백으로 뒤덮인 세상에서, 색채를 띤 한 사람이 있다면, 비록 그 끝이 비극으로 끝날 거라는 걸 알고 있더라도 지나칠 수는 없겠죠.

수빈에 세 세율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온통 검은색과 흰색뿐인 무채색의 배경 속에 한편의 수묵화처럼 색을 가지고 있었죠. 결코, 무엇도 가져서는 안 되는 삶이었지만, 수빈은 그런 세율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율이 다치지 않도록, 죽지 않도록, 빼앗기지 않도록, 주변일 배회하기만 해요. 하지만, 수빈이 세율을 보고 있었을 때, 그런 수빈을 세율 역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평안한 일생에 돌을 던진다.' 결코 유쾌한 일이라고 볼 수 없을 거예요. '루틴'이란 지루하고 무료하면서도, 깨지게 되면 그것대로 적응과 불편이 따르기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길의 끝에서만 시작하는 새로운 시작도 있는 법이죠. 세율은 수빈이 잠겨 있던 잔잔하고 고요한, 불완전한 평화에 돌은 던집니다.

수빈은 부유하나 유복하지 않은 집안에서 자랍니다. 권력자인 할아버지의 절대적 총애를 얻었지만, 덕분에 나머지 가족들에게 배척 당하죠. 가족들의 즐거운 티파티에, 수빈의 홍차는 없었어요. 관심이 필요했던 수빈은 큰 누나 수진의 작은 새를 죽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수빈의 '불완전한 평화'의 시작점이 돼요.

할아버지는 수진의 새가 죽은 것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수빈의 편을 듭니다. 할아버지에게 반기를 들 수 없는 나머지 가족들은 수빈을 고립시키죠. 그리고 그 이면에서 수진은 수빈을 망가트리기 위해 박차를 가합니다. 수진은 여동생의 고양이를 죽이고 수빈에게 누명을 씌웁니다. 그리고 집 안에서 유일하게 수빈을 아끼던 집사 할아버지를 죽이고, 수빈이 그런 것으로 수빈인 것처럼 꾸밉니다. 가족들은 그런 수빈을 집에서 몰아내고, 서로 돌아가며 감시하죠.

수빈은 심지어 사람을 죽였다고 여겨질 때에도, 위기에 처해진 적 없는 평안한 생활을 하는 것 같아 보여요. 하지만, 모든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 묵인한 채, 그 불안한 평화를 누려야 했던 수빈에게 행복은 없었죠. 그 심연에 깃든 것이 무엇이든, 표면은 한없이 잔잔한 일상이었습니다.

근 잔잔한 호수 표면에 돌을 던지는 일... 수빈은 세율을 발견하고, 세율은 늘 라이브 공연 장 뒤편에 자신을 응시하던 수빈을 신경 쓰기 시작해요. 수진에게 세율의 존재를 들키면 안 되는 수빈과 첫사랑에 들뜬 세율...승자는 세율이었어요. 결국, 수빈은 세율에게 '평화의 가면'을 벗죠. 그리고, 세율은 수빈의 방에 족쇄를 찬 채 감금 당합니다.

하지만, 감금 당한 세율보다 감금한 수빈이 훨씬 불안해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러면서도 독한 집착욕을 내보입니다. 세율은 그 어설픈 감금범을 다정하게 안아 주죠. 세율 역시 생각치도 못한 힘겨운 연애, 평범했던 일상이 깨지는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그보다 수빈을 먼저 안심시켜주려 합니다. 세율은, 수빈의 사랑이 기형적이라도,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끼고 소중히 여깁니다. 그리하여, 자발적 감금은 이어지죠.

수진은 기껏 망가트린 수빈이, 세율에 의해 행복해지려는 것을 보지 못하죠. 세율을 죽이려 하고, 세율은 손에 닿는 물건을 수진의 머리로 휘둘러요. 피 흘린 채 쓰러진 수진과 떨고 있는 세율을 본 수빈은, 가족들의 위선의 성 안에서 안전했던 거짓 평화를 스스로 깨트립니다. 세율을 죽이려 했다고 자수하죠. 세율은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야, 수빈이 세율을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불안한 연애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 알게 돼요.

수빈은 세율을 발견 한순간, 이런 비극을 예상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망가진 채로 살아가는 것이, 누구도 죽지도 괴롭힘당하지도 않는 방법이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멈출 수 없는 순간이 다가옵니다. 세율에게도 말이에요. 수빈을 보내고, 세율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옵니다. 단지, 충격의 여파인지, 세상의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보이기 시작하죠. 그리고, 졸업식 당일, 흑백의 풍경 속에 단 한 사람, 색채를 수빈을 보게 돼요.

세율 역시 그 사람을 만나면, 평온한 일상을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지는 일렁임 정도가 아니라, 바위를 부수는 파도에 휘말릴 수도 있다로 말이에요. 하지만, 수빈이 그랬듯 세율에게도 멈추지 못하는 순간이었죠. 세율은 도망치는 수묵화 속으로 뛰어듭니다.

삐용삐용! 경고음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길잡이별이었더라... 길을 잃지 않고, 꼭 나를 발견해 달라고 외치는 간절한 등댓불이었더라... 수빈에게 세율이, 세율에게 수빈이 그렇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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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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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19.09.16

분량: 본편 5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살짝 열어둔 창밖에서 싸구려 폭죽이 픽픽 튀어 오른다. 새해였다. 슈슈는 뤼옌을 향해 고개를 기울였다. 코코아가 섞인 달콤한 술기운에 달아오른 몸이 뤼옌에게 가까워진다. 쪽, 맞붙은 입술이 따뜻하다. 마시멜로우처럼 말랑말랑하고 달달한 향기가 풍긴다. 입맞춤에서 시작된 키스는 좀 더 짙었다. 혀로 입술을 핥고 서투른 몸짓에 맞춰 그를 헤집듯이 녹였다. 한계치까지 달아 오른 찰나에 뤼옌은 억지로 제동을 걸었다. 만일 여기서 선을 넘는다면, 여태 뤼옌이 의도하려던 다정함이 더는 될 수 없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나를 자꾸 건드리면 안 돼, 슈슈."

"내가 뤼옌을 건드렸어요?"

"아주 많이. 지금도 그러고 있고."

실낱처럼 가늘어진 경계선 중간이 점점 흐려진다. 숨을 크게 내쉰 슈슈가 뤼옌의 목에 팔을 가볍게 둘렀다.

"뤼옌이 싫다면 안 건드릴게요. 하지만."

팔을 붙잡은 손가락이 약하게 살결을 두드린다. 문을 열어달라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나는 건드려도 되는데."

입술을 벌리고 헤헤 웃으며 슈슈가 속삭였다.

point 2 줄거리

기: 본명 윤수영, 한국계 미국인이지만 중국계 매춘부 페이에게 길러져 '슈슈'로 불린다. 불법 약물 유통책이자 형사 마이클의 정보원인 슈슈는, 신형 마약을 유통한 라틴계 마약 카르텔 바실리스크 수사를 돕게 된다. 그리고 클럽에 잠입해 마르게스에 접근하던 슈슈는, 절대 만나야 안되는 사람과 마주친다. 천뤼옌, 페이가 죽던 날 그 장소에 흔적을 남기고 떠난 중국계 마피아 백사의 간부, 슈슈는 그 날 이후 백사의 정보를 FBI에 넘기고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승: 얼떨결에 슈슈는 마르게스와 천뤼옌의 포커 상품으로 걸린다. 다행히 마이클의 급습으로 현장은 정리되지만, 슈슈는 룸메이트 앤디와 도망을 가고, 기차역에서 천뤼옌에게 잡힌다. 뤼옌은 앤디의 안위를 담보로 슈슈를 협박하고, 결국 슈슈는 뤼옌의 호텔방에 감금된다. 슈슈는 뤼옌이 페이를 죽였다고 추측하면서도, 천뤼옌에게 페이를 죽인 범인을 죽여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그 대가로, 살인 청구 완료시까지 자신의 몸을 뤼옌에게 준다. 뤼옌과 슈슈는 페이를 죽인 범인을 함께 쫓는다.

전: 한편, 바실리스크의 수장 미아 토레스를 만나러 간 자택에서, 슈슈는 백사의 또 다른 간부 레이몬드를 만난다. 그 후 뤼옌과 슈슈는 공격을 받고, 퇴역 군의관 사만다가 있는 성당에 숨는다. 그곳에서 슈슈는 마이클을 만나 백사의 정보를 넘기고, 레이몬드는 그런 슈슈의 행보를 천뤼옌이 다 알고 있다고 알려준다. 더불어 백사의 다른 간부들이 노리고 있다며, 보호를 이유로 슈슈를 카오춘의 배에 태운다. 그리고 그 배에서 슈슈는 뤼옌의 살인자다운 면모를 실감한다.

결: 슈슈는 뤼옌에게 도망쳐 마이클을 찾아가고, 페이가 자신처럼 '정보원'으로 일했고, 백사의 수장 '천쿤'의 물건을 훔치려 했다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마이클은 흥분한 슈슈를 체포하지만, 슈슈는 바실리스크 미아의 자택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미아는 뤼옌에게 슈슈를 넘기고, 뤼옌은 슈슈에게 '진실'을 알려준다. 한편, 천쿤은 페이가 훔친 물건을 가진 슈슈를 납치하고, 뤼옌은 슈슈를 구하러 간다. 뤼옌은 천쿤을 죽이고 크게 다친다. 그리고, 일상으로 돌아온 슈슈의 앞에 뤼옌이 나타난다.

point 3 전지 충의 Review: Go Go 슈슈!!!

'수렵'에는 정말 많은 인물과, 복잡하게 얽힌 관계, 그 배경이 되는 복층적 감정이 나옵니다. 오랜 시간 누적 된 사건사고들이, 계기를 만나 또 다른 사건의 변곡점이 되며, 이야기는 활기찬 가지치기를 이어가죠. 그래서, 몸을 대가로 살인청부한다는 설정상 신의 비중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거침없이 뻗어나가는 스토리 라인 중간중간마다, 다소 길고 반복되는 신이 있다는 것이 '제동'처럼 느껴져 아쉬웠습니다.

'수렵'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나옵니다. 주인'공수'에게 헤드라이터를 양보한 채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존재감으로 남는 것이 아닌, 모두 자기 자리에서 나름에 애환과 사명감을 가진, 성격 있는 인물들로 묘사되죠. 악역이든, 조연이든 말이에요. 물론, 그중에 단연 1등은 주인수 슈슈입니다.

슈슈에 대한 평가는 리뷰어마다 차이가 큽니다. 답답수나, ㅈㄹ수로 묘사되는 경우도 꾀나 많습니다. 이유는, 슈슈가 페이에게 속고, 마이클에게 속고, 레이에게 속지 않았다면, 모든 갈등은 애초에 시작되지도 않았거든요. 슈슈를 위해 희생도 불사한, 언제나 최선의 선택을 해왔던 뤼옌의 결정은 실패로 끝납니다. 아마도 많은 독자들은, '슈슈 제발 가만 좀 있어!!!'를 외치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하지만, 모두가 뤼옌처럼 재력과 정보를 가진 결정적 위치에 놓이는 것은 아니죠. 오히려, 돈도 정보도 없이, 불합리한 결과를 강요받는 경우가 더 많을거예요. 그때, 힘있는 누군간가 그냥 아무것도 묻지 말고 나만 믿고 기다리라고 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글쎄요.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망망대해같은 상황 속에, 그 기다림은 '믿음'이 아니라 '체념'에 가깝지 않을까요?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고,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이런 게 약자가 포기할 수 없는 일에 끝까지 매달리는 법 아니던가요? 마치 슈슈처럼 말이죠.

슈슈는 12살 위탁가정에서 가출해 샌프란시스코 매춘가로 와 페이를 소매치기 합니다. 페이는 그 어린 슈슈를 경찰에 끌고 가는 대신,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서 가족으로 돌봐줘요. 물론, 그 마음이 대리만족이든 우월감이든 어쨌든 그건, 슈슈에게 구원이었고 생에 처음 맛본 따뜻한 것이었죠. 페이는 슬프게도 슈슈의 기억만큼 좋은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경찰의 정보원으로서 백사 수장 천쿤의 측근인 챈들러 웨슬리에게 접근하다가, 챈들러가 관심을 보이자 슈슈를 버리고 그 남자를 따라가요. 그리고, 그를 통해 빼돌린 천쿤의 '살인 청부 명부'를 슈슈의 생일 선물에 숨겨 보내고, 또 그걸 붑니다. 덕분에 슈슈는 백사의 표적이 되죠.

하지만, 슈슈에게는 유일한 가족이었어요. 어느 날 잔인하게 죽어버린 페이의 사체와 그 곳에 보란 듯이 놓인 옆집 남자의 코트를 보고, 뤼옌의 예상처럼 증오심만으로 기다릴 수는 없었죠. 뤼옌이 슈슈를 위해 페이를 살려줬고, 페이가 뤼옌의 눈에 칼집을 냈고, 뤼옌이 그 페이가 저지른 과오로부터 슈슈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고군분투 중일지라도, 슈슈는 연인이 가족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손 놓고 있을 순 없었어요. 그래서 FBI에 백사의 정보를 넘기고, 마이클의 정보원이 됩니다.

기다릴 줄 알았던 슈슈의 죽음을 접한 뤼옌은 절망합니다. 하지만, 역시 그답게 곧 슈슈를 찾아내죠. 그럼에도 슈슈를 바라봐야만 했던 5년은 마이클의 정보원으로 온갖 조직의 이권 전쟁 한가운데에 있는 슈슈가, 백사의 노림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어요. 마이클이 페이의 진범을 찾아 줄 용의는 고사하고, 진실을 알려 줄 의도조차 없음에도, 슈슈는 그 위험한 일에 이용되고 있었던 거죠. 그런 면에서 레이의 속임수는 귀여운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리카이춘으로부터 지켜줄 마음이 있긴 했으니까요.

슈슈는 아주 여러번, 뤼옌에게 페이를 죽였냐고 묻습니다. 페이가 슈슈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라고 말해야 했던 뤼옌은, 대답을 회피합니다. 어떤 독자가 슈슈에게 무언의 외침을 멈추지 못했다면, 저는 뤼옌의 멱살을 몇 번 잡았죠. '제발, 말을 하란 말이야!!!' 슈슈는 리옌이 페이를 죽였다고 확신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 간극에는, 뤼옌이 페이를 죽이지 않았다고 믿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있었어요. 어쩌면, 그 많은 사람들에게 속고, 죽음 가장해서라도 뤼옌에게 벗어나 페이에 죽음을 파헤쳐야 했던 이유는, 그 코트의 주인이 뤼옌이지만 뤼옌은 범인이 아니라는 진실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슈슈는 뤼옌이 페이를 죽였다는 확신이 들자, 뤼옌을 떠납니다. 페이에 복수로부터도 도망을 치고 말죠. 물론, 여러 번 언급하지만, 슈슈와 뤼옌의 정보 비대칭은 심각해요. 뤼옌은 슈슈를 매우 쉽게 찾습니다.

오해가 풀리자, 지나 온 시간이 아까운 것처럼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떨어질 줄 모릅니다. 이름도 많았던 백사의 천쿤이 죽고, 리카이춘은 더 일찍 감치 죽이고, 레이는 정신병원에 가죠. 백사의 간부들은 과거 백사 수장의 아들이자 천쿤을 죽인 뤼옌에게 반기를 들지 않았지만, 슈슈와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싶었던 뤼옌은 경호회사 대표가 됩니다. 잠깐의 출장도 애타는 신혼생활로는 부족했던지, 외전에서는 AU버전으로 Jr.슈슈도 볼 수 있죠.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나은 경우도 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사람이 현명하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약자가 권리도 판단도 의지도 양도할 필요가 있을까요? 빠르고 좋은 결론보다는, 납득 가는 결론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중한 것을 위해, 스스로 움직 일 수 있는! Go Go 슈슈!!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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