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우리들의 범주

작가: ISUE

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줄

 

 

"너도 노력하는 구나.""죽을 만큼 노력하는 거였어......"

 

 

 

point 2 줄거리

 

 

기: 서강주는 10년 전 어머님의 살인사건 이후 이태범에게 의존한다. 일반인의 생활이 불가능했던 서강주를 지킬 힘이 없었던 이태범은 미국으로 가고, 10년간 힘을 기른다. 그리고, 10년의 기다림 끝내 만난 두 사람은 함께 생활하기로 한다. 이불이 없어 함께 누워있던 서강주에게 이태범은 손을 뻗는다. 자신을 잘 따르고 챙겨주던 남동생은 더 이상 동생이 아닌 남자가 되어 있었다.

 

승: 이태범이라면 연인이든 동생이든 다 좋았던 강주는 이태범의 스킨쉽을 받아드린다. 서강주는 자신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해준 사장님의 배려로 일하고 있는 북카페 매니저일과 활동 중인 독서 커뮤니티 사람들 모두 만족스러운 생활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느날 카페로 자신을 데리러 나온 이태범을 본 알바생이 강주를 호모라고 비난한다.  이태범은 강주에게 카페를 나가지 말라고 하지만, 강주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전: 한편, 두 사람은 아파트로 이사를 한다. 이사와 청소를 끝내고, 뜨밤까지 보낸 강주는 알람을 듣지 못하고 늦잠을 잔다. 급하게 카페로 출근하는 강주에게 태범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핸드폰도, 인터넷도 끊긴, 감금의 시작이었다. 회유와 설득, 이후 체념한 강주의 몸은 음식을 거부했다.

 

결: 먹지 못하고 말라가는 강주에게 이태범의 어머니가 찾아온다. 태범이 없이 문을 열 수 없었던 강주는, 태범과 헤어질 것을 강요받는다. 그리고, 속을 게워내다 쓰러진다. 강주가 쓰러진 이후 태범은 강주를 밖으로 내보내 준다. 강주는 태범의 어머니가 다녀갔다는 사실을 끝내 고백하지 못하고, 태범은 강주와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강주와 태범의 실패담

 

 

'우리들의 범주'는 '정상외의 범주' 6년 전에 이야기입니다. 시간 순서 상은 '우리들의 범주'가 먼저 이기 때문에, 먼저 읽고 나서 '정상외의 범주'를 읽는 것이 더 낮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정상외의 범주'를 먼저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정상외의 범주'를 읽으면서 자세히 다루지 않는 '우리들의 범주' 내용이 오히려 정상적이지 않은 둘의 생활에 더 집중하는데 도움이 됐어요.

 

통제가 일상화 되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는 생활이 '정상외의 범주'라면, '우리들의 범주'는 감금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면에서, 피폐도는 '우리들의 범주'가 더 높습니다. 더 빻빻하다는 의미죠.

 

세상엔 많은 BL이 있고, 많은 플러팅과 더티토크가 있지만... 정말, 태범이의 강주 맞춤형 첫섹스 강의(?)는 매우... 어우.. 입니다.(흠흠)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을 자극하려고, 태범은 계속 참습니다. 태범이 피하고자 했던 것은, 6년 전 서강주에게 집착하고 병들게 만들었던 과거의 답습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간 태범은 강주와 함께 있고자 힘을 기르고 노력합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긴 시간이지만, 서강주와 살아가야 할 평생이라는 시간을 두고 보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라고 생각하죠.

 

'정상외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하고 성숙해진 상태입니다. 한차례 조율을 끝내고, 균형점을 찾은 상태죠. 태범은 강주와 따로 살면서 강주를 감금하지 않고, 강주는 태범이 지정한 장소만 가고, CCTV로 태범이 자신을 볼 수 있는 자리에만 앉아서 책을 읽어요. 그래서 강주는 밥을 먹을 수 있고, 태범은 불안에 떨지 않고 웨딩업체 일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태범과 강주는 좀 더 '날 것'의 모습으로 보여집니다. 

 

태범은 10년간 오로지 강주를 보기 위해서, 인내과 인고의 시간을 보냅니다. 그래서 강주를 보는 순간 둑이 터진 저수지처럼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쳐흐르죠. 강주를 보는 순간 몸을 만지고, 주변사람들을 폭행하고, 집에 감금하고, 생활을 통제하죠. 오로지 자신뿐이었던, 미국을 가기 전, 친모의 죽음을 보고 공황에 빠졌던 강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태범이 10년간 참은 것이 강주에 대한 욕망이었다면, 강주는 그 10년을 태범이 돌아올거라 믿고 버텨왔죠. 강주에게는 오로지 살아있는 것이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태범은 강주가 없는 삶이 힘들지 모르겠지만, 강주에게 태범이 없는 삶은 '불가능'해요.

 

'정상외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이 자신을 떠나지 않을거라는 것을 알지만, '우리들의 범주'에서 강주는 태범에 대한 그런 신뢰를 가지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강주는 태범의 비정상적인 집착을 보면서도, 태범이 떠날까봐 불안해하면서 끌려다닙니다. 그것은 때론, 태범이 멈춰야 할 것을 쉽게 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들의 범주'는 태범과 강주가 겪어야만 했던 그들의 실패담인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실패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태범의 일생을 건 노력입니다.

 

가끔 집에 가만히 있으면, 곳곳에 놓인 물건들이 보입니다. 그것들 중 하나도 쉬이 만들어 진 것이 없습니다. 다들 쓰임세가 있고, 품이 들어 있는 것이죠. 누군가가 사서 쓰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모를 뿐이예요. 한 사람을 살게 한다는게 그렇습니다.

 

태범은 요리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시트를 갈고, 한 순간도 쉬지 않습니다. 서강주는 조금의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태범이 아닌 어떠한 사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화장실의 휴지 하나 떨어진 적이 없죠. 어느날 강주는 태범이 뭐든 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고작 서강주를 갖기 위해 일생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다만, 그 서투름이 균형을 잡지 못하고, 무수한 실패가 되었음을 알게 되죠. 강주는 조금씩 섭식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굳게 닫힌 아파트 문은 열리고, 둘은 '정상외의 범주'관계로 성장합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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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키스톤 로맨틱 콤비

작가: 임유니

출판사: 로아

출간일: 2016.01.25

분량: 본편 3권 + 외전 3권 

 

 

 

 

 

 

 

 

#point 1 한 줄

 

 

그럼에도 나는 야구를 놓기 싫었다. 놓지 않을 것이다. 스물일곱이 되었지만 마음은 열일곱 그때로 돌아가 있었다. 자그마한 소년에게 가치 있는 사람이 되었던 바로 그때로.

 

악착같이 성공해서 나 같은 사람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비록 시작은 남들보다 늦었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결국은 그라운드 위에서 더 오래 묵묵히 버티는 자가 기억되는 법이다. 늦어도 괜찮다.

 

나는 괜찮다.

 

 

 

#point 2 줄거리

 

 

기: 교고 야구 리그에서 최현을 만난 곽영준은 처참히 패배하고 열등감을 느끼며 야구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래서, 자신에게 해맑게 고백하는 어린 최현에게 심한 말을 하며 밀쳐 버렸다. 시간이 흘러 최현은 유니드래곤즈 1군 야구천재 슈퍼스타로, 곽영준은 주목받지 못하는 만년 2군이 된다. 그러던 어느날 최현은 곽영준에게 친한척 해오고, 얼덜결에 술까지 마신채 최현의 집에 간 곽영준은 최현이 자신의 오랜팬이었음을 알게 된다. 

 

승: 자격지심으로 최현을 투명스럽게 대했던 것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던 차에, 유니드래곤즈는 스프링캠프를 떠나고 최현과 곽영준은 룸메이트가 된다. 그리고, 최현이 곽영준을 존경을 넘어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사랑스러운 울보공의 대쉬에 조금씩 당겨지던 곽영준은 뜨밤은 보내게 된다. 한편, 역설적이게도 자신에게 패배감을 준 최현을 통해서 곽영준은 열등감을 극복하고 좋은 성적을 기록하여 1군 문턱을 넘는다.

 

전: 하지만, 본 시즌 오픈경기에서 사구로 부상을 당한다. 좌절한 곽영준의 곁을 지키는 최현에게, 영준은 사귀자고 고백을 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한편, 영준은 재활을 위해 2군에 머물며 선배에게 폭행을 당하는 후배 김재진에게 의지가 되어 주고 고백을 받는다. 영준은 거절하지만, 이 일로 최현은 질투한다. 동시에, 영준은 최현과 자신의 첫만남을 기억 해 낸다.

 

결: 김재진은 폭행 증거를 모아 구단에 투고하고, 가해자는 징계를 받는다. 재활을 끝낸 영준은 1군으로, 최현의 집으로 돌아온다. 열등감을 극복 해낸 영준은 과거 야구를 할 때 느꼈던 즐거움을 기억 해 낸다. 함께 야구하자고 말해주는 최현과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더욱 분발한 영준은 홈런을 날리고, 최현과 함께 유명한 키스톤 콤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노력하는 모범생들이여! 화이팅이닷!!!

 

 

키로콤이 또 외전이 나왔습니다. 외전이 나올때마다 테마가 있기에, 이번 외전의 테마를 기대했습니다. 두구두구...AU!! 저는 오메가버스를 기대했지만, 의외로 수인물과 캠퍼스물이었습니다. 댕댕공을 진짜 댕댕이를 만드셨더군요. 이제는 골드리트리버보면 왠지 순수한 눈으로 볼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아뇨! 더욱 친애의 눈으로 보게 된다는 의미였어요! 

 

이 직전의 외전에서 결혼을 했기에, 은근 영준의 임신과 육아도 재미있겠다 생각해서 그런지 조금 아쉽긴 합니다. 영준이 입덧이라도 하면 전전긍긍할 최현의 모습을 생각하니, 벌써 정수리를 쓰담해주고 싶네요.^^

 

이렇게 달달하고 귀여운 연인들의 이야기에도, 키로콤이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는 영준의 성장 스토리 때문입니다. 촉망 받던 유소년 야구 선수가 부상이나 트라우마적 사고가 없음에도, 열등감을 극복하지도 못하고 때려치우고 다른일도 하지도 못하고 그저 끌려다니죠. 그리고 그럴수록 경쟁에서 도태 되는 악순환이 반복 됩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죠?

 

어렷던 날에 우리 모두는 천재였고, 자라면서 영재가 되고, 모범생이 되었다 일반인이 되고 만다. 어느 책에서 읽었던 구절인데, 살면서 유독 생각이 많이 납니다.

 

저는 사실 '천재'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하는구나.'하면 '열심히라도 해야지'로 꼬아 해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면 잘한다.'가 자랑거리가 되는 나라가 한국말도 또 있을까요? 저는 누가 그 말하면, '그걸 어떻게 알아요?' 묻곤 하는데, 그럼 마침 잘 물으셨어요.하는 표정으로 '우리 애가 머리가 좋아요.' 대답을 하곤 합니다. '게으른 것'보다 '재능이 있다는 것'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합니다.

 

뭐든 잘하면 재밌습니다. 특히나 처음에 못했는데, 열심히 노력해서 잘하게 된 것들은 특히나 재미있습니다. 그 일 자체가 능숙해 진 것도 만족스럽지만, 인간으로서 성장했다는 느낌과 누군가는 포기했을지 모르는 일을 성취했다는 것, 나는 패배자의 카테고리에 포함 되지 않는 좀 괜찮은 사람인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야에서 점점 낙오된다는 것은 때론 극심한 자존감의 훼손을 가져 옵니다. 바로 내가 회피하고 싶었던 패배자가 되어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기 때문이죠.

 

영준은 중학야구리그에서 잘 나가는 선수였습니다. 고교리그에서도 그 명성을 유지했죠. 모교에서는 훌륭의 선배의 표본으로 영준을 불렀을 정도니까요. 그곳에서 어여쁜 후배의 존경심 가득한 눈빛도 '나의 것'이었습니다. 프로 1군에서 보자로 말하면서도, 그것은 후배를 겪려하고자 한 응원의 말이었지 영준 자신이 못 할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을거예요.

 

하지만, 그런 영준은 진짜 천재를 만납니다. 천재이면서, 영준의 야구폼을 돌려보고 돌려보고 돌려 본 곽영준 야구 전문가 최현이었죠. 최현은 자신의 롤모델 선배에게 최선을 다해서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이었겠지만, 실제 영준이 만난건 귀여운 후배가 아니라 '재능 넘사벽'이었어요. 영준은 포지션을 바꾸고, 자신감을 잃고, 즐거움을 잊습니다. 하던가락이 있어 프로 2군은 되지만,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근근히 선수 생활을 이어가죠.

 

일본 대학 입시 준비생을 '심해어'에 비유하는 책을 본 적 있습니다. 심해는 수압은 엄청 높고, 수온은 낮은데다 빛은 거의 없고, 먹이는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 압력을 견디기 위해, 심해어들은 죽은 듯이 천천히 움직여요. 빛과 영양이 없는 고압의 공간에서 신체는 변해가죠. 극한의 상황에서 시체처럼 살아가는 심해어, 추해져 가는 스스로의 면면도 직시 할 수 없는 어둠 속 생물... 그것이 경쟁이 만든 개인의 초상이라는 표현이 왜 그렇게 공감가던가요.

 

최현은 도무지 이해가 안 됐죠. 우리 영준이형은 야구를 정말 좋아하고 잘하는데 말이죠. 누구보다 열심히 '영준학'을 탐독한 수강생이었기 때문에, 확신 할 수 있었습니다. 확신 할 수 없었던 건 영준이 형의 시야를 덮고 있는 두려움의 정체였죠. 자신이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하고 말입니다. 최현은 영준에게 내쳐졌던 과거의 기억을 딛고 영준에게 다가갑니다. 마음씨 좋은 영준이형이 최현이 두 발 다가가면 한 발은 밀려도, 한 발 만큼은 곁을 내주었죠.

 

그저 댕댕공과 꽁냥대며 연애했을 뿐인데, 영준은 야구를 잘하게 됩니다. 야구하는 것이 신나기 시작하죠. 도대체 지금까지 무엇을 그렇게 두려워했던걸까? 왜 잊고 있었던 걸까? 의아하게도 별거 아니게, 처음 글러브를 잡았던 어린 영준의 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야구 모범생은 빛이 납니다. 키로콤에 주인공은 두 사람이지만, 분명히 마운드에서 빛나는 사람은 영준이었습니다. 이겨낸 사람은 이겨 내지 않은 사람보다 빛이 납니다. 이겨 낼 것이 없는 사람보다, 이겨 낼 것이 있는 사람은 늘 실패 할 위험도 있지만 그 동전의 뒷면에서는 성장 할 기회가 있기 마련입니다. 위인전에는 분명 천재들이 많지만, 노력하지 않은 천재는 위인이 되지 못합니다. 그렇게 재미없는 삶을 누가 보고 싶어 하겠어요?

 

위의 책에서 말하는 심해어가 되지 않는 법은 가라 앉지 않으면 된다고 합니다. 고목이 천년을 살기 위해 속을 먼저 비운다고 하죠. 저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서 죽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 '쪽팔려서' 죽는 사람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요점은 이거예요!

 

노력하는 모범생들이여!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갑시다! 천재는 루트가 달라요! 그들은 그들만의 코스가 있겠죠!

장애물 경기랑 100M단거리를 속도 비교 할 필요는 없잖아요!

옆에 있는 그 천재에 관한 기타등등은 내 안에서 비워버리는 걸로 하죠!

 

화이팅!

 

 

 

※ 동일 작가의 다른 작품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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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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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홍

작가: 윤해월

출판사: 블랙아웃

출간일: 2018.01.11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줄

 

 

곧 청명한 빗소리가 솨, 소리를 내며 숲을 뿌옇게 뒤덮었다. 달로와 홍위가 탄 말 주변으로 바삐 다가온 종복들이 우장을 펼쳐 들었다.

 

아. 사저에서 돌아오는 그이의 갖신이 다 젖겠구나.

 

 

 

#point 2 줄거리

 

 

기: 초원의 8부족을 통일하여 건국한 대료의 황제 유가는 한족이 세운 경나라 해주성 성주 세유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성을 점령한 유가는, 세유의 한 발목을 불구로 만든 후 향정원에 유패한다. 제1황자 홍위는 생전 어머님이 머물던 향정원에 숨긴 포로가 궁금해 태감으로 변복 후 숨어든다. 세유는 유가를 꼭 닮았지만, 모정을 그리워하는 홍위에게 정을 준다. 둘의 애뜻한 만남은 곧 들키고, 홍위는 남경으로 쫒겨난다. 

 

승: 11년 뒤, 황제가 죽고 홍위는 비로소 황궁으로 돌아와 세유를 찾아간다. 홍유는 세유에게 남경에서 돌아오면 자유를 주겠노라 약속했었고, 노각은 그 약속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홍위를 황제로 만든다. 하지만, 황제가 된 홍위는 핑계를 대며 세유의 방면을 계속 미룬다. 결국 세유의 간청으로 그를 놓아주지만, 세유를 도저히 보낼 수 없던 홍위는 세유를 다시 데려온다. 아버지와 같은 집착에 세유는 치를 떨고, 노각은 홍위를 죽여서라도 세유를 풀어주려고 한다.

 

전: 한편, 해주성을 잃고 노각의 도움으로 새 신분을 얻어 비서령으로 살고 있는 채륜은, 유가와 노각을 살려 준 세유의 과거 판단이 해주성 비극을 불러왔다며 세유와 홍위, 노각 모두를 죽이려 계획한다. 홍위는 세유를 사랑한 노각이 아버지 유가와의 맹약을 깨고 선황을 독살했고, 현황제인 자신을 해치려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세유는 자살을 시도하고, 홍위는 자신의 곁에서 살기 거부하는 세유를 끝내 보내준다.

 

결: 세유는 해주성으로 가는 길목에서 채륜을 만난다. 채륜은 세유에 관한 원망을 내 뱉으며 나머지 한 발목마저 불구로 만들고 불을 지른 뒤 자살을 한다. 채륜이 부른 홍위가 나타나 세유를 구하지만, 홍위는 큰 화상을 입고 황제에서 물러난다. 세유는 상황으로 물러 난 홍위의 곁에서 머문다. 태상황궁보다 해주성 옛터에 더 오래 머무는 두 사람은 더 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노각

 

 

BL시대물을 배경,설정없이 편히 보시는 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판타지 시대물이나 퓨전 시대물이라는거죠. 물론, 대부분 명청대 관명, 장소, 의복 명칭을 차용하더라도 소설에서 가상시대를 설정한 것이니 디테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전적인 창작도, 고증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자시, 12시, 옥경, 패니스를 다 섞어쓰는건 동서고금이 짬뽕되는 평행세계물도 아니고... 생각 없고 자료조사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대물에서는 '핫핑크' 입술이 아니라 '산호빛' 입술로 서술하는것은, 그만큼 분위기와 서술톤에 독자가 잘 빠져 들 수 있게끔 도와 주는 작가님의 배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점에서 시대물을 '잘'쓴다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의미도 있지만 저는 '뭘 알아야 하는지' 제대로 감을 잡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비슷한 냄새가 아는게 아니라, 정말 그 '시대'의 냄새가 나는 시대물을 쓰는 소설이 많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저도 황제공이 보고 싶고, 특정 클리셰가 땡기면 그냥 키워드로 찾아 봅니다. 그리고 뭐든 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저같은 독자에게 유해월 작가님은 정말 귀합니다. 씬이 많고 적고를 따질 것이 아닙니다. 찐시대물이라는 것만으로 BL계의 산삼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은 분명 홍위와 세유일텐데도, 제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노각입니다. '환'의 외전이 오랜시간 뒤에 나왔기에, '연홍' 역시 외전을 기대해봐도 될까? 그런 희망이 퐁퐁 솓았는데요, 그렇다면 부디 주인공은 노각과 채륜 커플이길 바라고 바라옵니다.

 

초원을 뛰놀던 노각과 유가, 팔부의 수장이 된 유가와 유가의 의형제 노각은 다리를 다치고 하얀 고니가 성주로 있는 해주성 근처에서 조난 당합니다. 그리고 사람 좋은 성주와 그의 친구이자 의원인 채륜은 다친 이리를 성안으로 들이고 치료해 주죠. 노각과 유가는 세유를 보고 한눈에 반합니다. 채륜은 익숙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성주 세유를 사랑했으니까요. 그래도 노각도 그럴건 뭡니까? 저는 노각이 좋은데 말이죠.

 

하지만, 노각은 유가의 충신이었고, 유가가 세유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안 순간 본인의 애정을 밀어둡니다. 그리고 마음씨 좋은 이 사내는 자신의 주위를 맴도는 채륜에게 곁을 내주죠. 씁쓸한 헤어짐을 맞이했지만, 노각은 자신을 좋아해주고, 돌봐주고, 제법 친해진 채륜과 세유, 해주성 사람들을 지켜주고 싶어합니다. 

 

노각은 단순했습니다. 유가를 위해 싸우면 됐었죠. 하지만, 해주성을 치러가는 유가를 보면서 처음으로 혼란스러워집니다. 그리고 이 우유부단함을 평생 후회하죠. 유가를 말리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끝내는 해주성에 갔으면서도, 채륜도 세유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채륜은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세유는 절름발이가 됐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노각은 어딘가 이 이야기 끝에도 해피엔딩은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었던걸까요? 어쩌면 정복자인 제 형의 연심은 제법 깊고, 무장으로서 검을 잡지 못해도 유가의 옆에서 세유가 행복할 수 있을거라고, 채륜이 해주성에서 그랬던 것 처럼 자신도 채륜을 대료에서 잘 돌보고 정착시켜 줄 수 있다고, 그렇게 믿었을지도요. 하지만, 앵속에 중독되는 세유와, 그런 세유의 모습을 즐기는 황제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모든 믿음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노각은 세유의 곁에 가장 오래 있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세유에게 마음을 표현해 본 적 없었죠. 그러면서도 세유를 위해 무식하고 순진한 초원의 전사는, 모략꾼이 되어, 평생을 동반자로 충성을 받쳐온 주군을 독살하고, 강보에 쌓인 간난아기씨부터 모셔온 황제를 시해하려고 했어요. 정말 아무 보답도 바라지 않은 연정 하나만으로요.

 

"반역은 제 하늘과 제 나라를 배신한 자에게 씌워저야 하는 굴레다. 형님은 그들의 황제가 아니었고, 대료는 그들의 나라였던 적이 없었다."

 

저는 노각의 이 대사가 문득, 연정에 대가를 바라는 것은 '본디 그 굴레 안에 있어야 하는 자'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번도, 노각은 세유의 굴레 안에 있었던 적이 없었고, 그래서 세유가 노각이 아닌 다른자를 사랑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노각에게 배신일 수 없고, 그것이 노각이 세유를 위해서 일생을 희생하면서 살지 않을 이유가 되지도 않죠.

 

어쩌면, 이 소설에서 노각과 채륜은 가장 바쁜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한순간도 원하는 것을 가져본적 없는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노각은 그중 살아 남았고 남은 여생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 노각의 빈 손이 참 속쓰립니다.

 

소설 말미에 일러스트가 저는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전 리뷰에서, 일러스트에 태클 잘 안 거는데, 지금까지 딱 2번 있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나머지 하나가 연홍이었습니다.

 

연홍의 결과는 분명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홍위가 세유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모두의 해피엔딩이라고 보기에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저에게 연홍 속지 일러스트란?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여운 브레이커라고 말하겠습니다. 뭐... 긴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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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기억연기

작가: 돌샤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38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심리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이현오 앞에 내담자로 대학교 선배 서은우가 나타난다. 10년 전에 말 없이 휴학하고 소설가로 데뷔한 서은우는, 아내의 자살 후 1년이 지났지만 소설을 쓸 수 없었다. 은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자살 시도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현오는 결국 은우를 상담하기 시작한다. 처음엔 비협조적인 은우도 점점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현오는 자신이 몰랐던 이야기를 알게 된다.

 

승: 어린 은우는 동성 친구를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부모님은 은우를 정신병자로 대하고, 은우는 자해를 시작한다. 이후 그의 부모는 은우를 폭행, 방치, 무시한다. 은우는 고등학교 때 우연히 자살 모임에서 레즈비언인 한빛을 만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대학생이 된 후 한빛은 동성애를 들키게 되고, 보수적인 군인인 아버지에게 폭행 당한다. 강제로 맞선에 나갈 위기에 처한 한빛에게 은우는 결혼을 제안한다.

 

전: 은우는 한빛과 결혼하여 서로의 연애를 즐기며 잘 지내는 것 같았지만, 한빛의 연애가 실패하고 둘의 집안에서 임신 압박이 들어온다. 한빛은 거짓말이 들킬가 두려워한다. 은우는 한빛의 자살 후에야 결혼부터 모두 잘 못 되었음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린다. 은우는 현오에게 모든 일을 고백하고 상담을 끝내고자 한다. 돌아간 은우는 술과 수면제를 함께 먹고 쓰러지고, 현오는 그런 은우를 병원으로 데려간다.

 

결: 현오는 은우의 상담을 종료하고 연인으로서 은우의 치료를 돕고자 한다. 은우 역시 이번엔 피하지 않는다. 은우는 가족들과의 묵은 감정을 정리하고, 한빛의 헤어진 연인을 만나 못다한 말과 물건을 전달한다. 그리고 현오를 한빛의 납골당에 데리고 간다. 은우는 한빛과 함께 살았던 아파트를 정리하고 현오와 함께 살기로 한다. 은우는 글이 쓰고 싶어졌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괜찮은 척

 

 

돌샤님의 바나나 스캔들 시즌2가 시작했습니다. 두둥! 하지만, 완결이 나지 않아 리뷰를 할 수 없기에, 돌샤님의 다른 작품을 중 어떤 작품을 리뷰 할까 고민을 해 보았죠. 후보는 '심각한 거' '귀여운 거' '웃긴 거' 세 작품이 있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아시겠나요?^^ 사실, '귀여운 거'를 하고 싶었지만, 이 직전에 '카메라 소년' 마오 이야기를 다뤄 보았기 때문에 소재가 겹치는 경향이 있어 결국 '심각한 거'로 낙점이 되었습니다. 물론, 돌샤님 작품 중에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기억 연기'라는 것도 초큼~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억 연기'는 웹툰의 제목이자 작중 은우가 쓴 소설을 제목이기도 합니다. 참 잘 지은 것 같아요. 연기로 기억 되는 사람, 연기가 되어 버린 기억, 기억이라 이름의 연기... 담배연기, 과거기억로 두 가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은우가 쓴 글에 참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은우는 담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골초입니다. 은우와 연호의 첫 만남, 은우는 버스정거장에서 자신의의 담배연기에 노골적으로 인상을 쓰는 연호를 기억합니다. 하지만, 두번째 만남, 대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난 자리에서 연호는 은우를 기억하지 못하죠. 괜히 놀려주고 싶은 마음에 담배를 권합니다. 싫어하는게 분명한데도, 완고하게 생긴 얼굴로 담배를 받아 무는 연호의 행동에 당황하죠. 연호는 그렇게 담배를 배웁니다.

 

학교 건물 뒤, 평소라면 절대 듣지 않았을 1교시  교양수업을 들으면서 은우는 연호와 늘 맞담배를 피웁니다. 그리고, 그렇게 편안한 선후배가 되었을 때, 자신이 게이라는 소문에 신경쓰지 않는 연호가 신경 쓰이기 시작하죠. 은우는 가볍기만 한 자신의 연애사에 무겁고 무서운 감정이 피어오르고 있다는 것을 자각합니다. 그리고 그즈음, 학교 건물 뒤편에서, 담배를 무는 시간보다, 연호와 입술을 맞대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죠.

 

아버지에게 맞고 엉망이 된 한빛을 보며, 은우는 자신이 한빛을 보호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호에게서 도망치고 싶어지죠. 은우는 쉽게 결혼을 선택합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잘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양가 부모님은 모두 안심했죠. 아이러니하게도, 결혼을 하고 나서야 한빛은 자유롭게 사랑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거짓 평화는 오래 가지 못합니다. 한빛의 연인은 '진짜'결혼을 하고, '거짓'결혼 후 매일 거짓말을 하며 살아야만 했던 한빛은, 이제는 되려 그 꾸며낸 말들에 맞춰 살아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자살모임에서 은우를 만난 뒤, 한빛의 피난처는 은우였습니다. 동류, 그럼에도 당당한 태도, 대담한 결단력, 친구이자 오빠같은 나의 유일한 이해자 은우지만, 이번만은 안식처가 되어 줄 수 없었습니다. 은우는 공범자였으니까요. 결국, 한빛은 극단적 선택을 하고야 맙니다.

 

은우는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뽀뽀를 한 날, 아버지에게 맞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어머니는 상담사를 부르죠. 그때부터 은우는 자해를 시작합니다. 아버지는 은우가 자해를 한 만큼 폭행을 휘두릅니다. 은우는 자해도, 폭행도 아프지만 멈추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은우가 아파한다는 것보다, 멈추지 못한다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하죠. 그러다 결국 방치과 무시과 일관해요.

 

그런 은우에게 관심을 갖는 존재가 생깁니다. 나이 어린 동생이어요. "아프지 않아?" 그래요. 아프지 않을리 없죠. 자신을 제대로 봐주고 진심 어린 걱정의 말 한마디를 건내 줄 사람, 은우는 자해를 멈춥니다. 그리고 동생에게 정말 좋은 오빠가 되어 주려고 합니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남자친구와 키스하는 것을 들킵니다. 하필이면, 동생이 친구들과 함께 있을때 말이예요. 그 뒤로 여동생은 자신을 피하고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연우는 자해를 다시 시작하지 않지만,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죠. 

 

은우는 헌신적으로 한빛을 보호합니다. 글쎄요. 정말 한빛'만'을 위한 행동이었을까요? 하지만, 그 결과는 이번 역시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은우는 연호를 떠나 한빛과 결혼하고, 한빛이 자살한 뒤 그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담배를 피고, 친구 진우를 괴롭히면서 시덥지 않은 농담을 주고 받으며, 10년만에 만난 연호에게 빈정거리며 일상을 살아 갑니다. 웃기도 하고, 정신도 맑아보이죠. 세상에 어떤 사람은, 이렇게 힘든 일이 있어도 괜찮구나, 멀쩡하구나, 멘탈이 강하구나 싶어요. 하지만, 아프지 않을리도 없고, 괜찮을리도 없습니다. 단지, 그런 형태로 힘들어 하는 사람, 괜찮은 척 하는 사람, 괜찮은 척이 신물나게 익숙한 사람만 있는 것 같습니다. 

 

길거리를 걷는 사람들을 보면 다들 무난해 보입니다. 깔끔한 옷, 무표정, 적당한 보폭으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죠. 문득 이 길 위에서 괜찮지 않은 사람은 나뿐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날이 있습니다. 즐겁기만 연애를 하는 사람은 수두룩 빽빽이고, 살다보니 잘 살게 됐다는 사람들는 사람들도 한 트럭, 숨 막히게 가득찬 차도 아파트도 모두 주인이 있죠. 하지만, 어쩌면 그 괜찮아보이는 사람들도 모두 '괜찮은 척'을 하고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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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피아체

출간일: 2018.10.0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전 형이 태어나는 것도 못 봤는데... 죽는 것도 못 보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루만 주면, 어디에 있든 제가 형 곁에 갈 테니까요. 그럼 그때, 저랑 같이 다시 생각해 봐요."

 

새하얀 환자복을 입은 무릎 위에 눈물이 투둑 떨어졌다. 훌쩍이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이를 악물었다.

 

 

point 2 줄거리

 

 

기: 김시호는 퇴사 후 고향으로 내려 온다. 그 곳엔 고3인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옆집 중학생이 대학생이 되어 있었다. 지치고 무기력한 자신을 집 밖으로 불러 내는 옆집 대형견 서정운, 그와 산책하고 아버지 일을 도아 배달하면서 자신은 겁쟁이가, 정운은 어른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정운은 예민하고 불안한 시호를 배려하고 다독여 준다.

 

승: 정운의 부모님은 바빴고, 눈치가 빨랐던 정운은 어른들에게 사랑 받는 요령을 일찍 터득했다. 하지만, 눈이 예쁜 옆집 형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오기가 생긴 정운은 시호 곁은 맴돌지만, 오히려 속정 많은 시호를 짝사랑하게 된다. 시호는 정운의 고백을 받자마자 서울로 도망치듯 올라가 연락을 끊는다. 정운은 상처입고 돌아 온 시호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전: 돌아오기 전, 시호는 회식 후 낙하산 재벌3세 권실장에게 밀폐 된 차 안에서 성추행 당한다. 그리고, 권실장이 출장을 간 틈에 퇴사하고 고향으로 도망친다. 하지만, 타회사 면접장에서 만난 권실장은 자신의 사과라며 합격 할 것이라고 말해준다. 정운은 그에게 독설을 내뱉고 면접장을 나온다. 시호는 바에게 홀로 술을 마시다가 사소한 시비에 휘말린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이 몰랐던 정운의 모습을 본다.

 

결: 정운은 과거 자신의 폭력사실과 함께 시호를 계속 좋아했었다고 고백한다. 정운은 시호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려하지만, 시호는 그런 정운을 잡는다. 시호는 정운에서 용기 내어 고백하고, 자신이 퇴사한 이유에 대해서도 솔찍하게 털어 놓는다. 시호는 권실장을 고소하고, 정운과 연인이 된다. 정운은 대학교 졸업 후 시호가 일하는 회사에 들어와 함께 근무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운아! 물엇!!!"

 

 

오늘 저는 매우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뭐... 가장 구질구질한 사람 스트레스죠. 분명 오늘은 숭고한 희생정신이 빛나는 달콩님 웹툰을 리뷰하려 하였으나, 국운과 생명을 건 사랑이야기를 하기엔 제가, 한여름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마냥 버석하게 말라있네요. 

 

창 내고쟈 창내고쟈 이내 가슴에 창내고쟈,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 줄 서스펜스를 봐야하나, 총질하는 느와르, 칼질하는 시대물, 장풍 쏘는 무협물, 이도저도 아니면 저세상으로 넘어갈까? 요리조리 고민을 해 봤습니다. 오늘 한 생각중에 가장 생산적이라고 볼 수 있었죠. 그러다가 문득 잊고 있던 작품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역시, 개를 무는데는 개가 제격이 아니겠습니까?

 

아이제님의 소설 중 첫번째 리뷰는 반드시 '단수지벽'이겠지 싶었는데... 역시 반드시는 없나 봅니다. 오늘은 상처입은 고양이와 이중인격  대형견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처의 양을 제는 저울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꾀 자주 생각합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이 메트로놈처럼 자동발사 되는데... 얼마나 힘들어하면 되는 걸까요? 

 

고민은 대부분 말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소리도 아니고 남의 욕이라도 듣는 상대방 기분이 좋진 않겠죠. 스트레스의 이전이고, 불쾌감의 전염일거예요. 또, 실제로 타인에게 말해서 해결되는 고민도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배경이나 세부사안을 알아야만 이해 할 수 있기 때문에, 완전한 이해도 힘들고, 이해하지 못하면서 어줍지 않게하는 조언은 되려 빈정 상하기 쉽죠. 이래저래 말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만, 뭐든 게이지는 차면 폭팔하는 법! 비우기는 비워야해요. 내가 상처받지 않도록, 상대방이 무겁지 않도록... 그러다보면, 내가하는 고민이 얼마만큼 엄살을 떨어도 되는 무게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면, 나는 분명 힘든데, 이건 나라가 망하는 일도 아니고, 명예나 목숨이 걸린 일도 아니고, 대단한 명분도 견고한 철학과 가치에 반하는 일도 아니예요.

 

대부분 자존심 상하고, 불편하고, 불쾌한 일이죠. 하지만, 진심입니다. 할 수 만 있다면, 메테오를 지구로 충돌시킬 겁니다. 죽고싶을만큼 수치수럽죠. 눈알이 열기에 파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어금니 부딧치는 소리가 귓속까지 들리는 듯 하고, 등줄기부터 정수리까지 돌처럼 굳는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데 힘들지 않다고 할 수 있나요? 죽고 싶다고 말하면 엄살인가요? 많이 약한 걸까요?

 

시호는 많이 도망칩니다. 그래서 약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제법 사회성도 의리도 있습니다.

 

술은 예쁜 여자가 따라줘야 하느니, 요즘 사람들은 이기적이여서 아이를 안 낳느니, 내가 왕년에는 어쩌고 저쩌고, 성희롱, TMI, 사생활 침해는 기본인 꼰대 팀장... 시호는 이 폭탄을 온몸으로 막아 동료와 후배를 지키죠. 덕분에 술을 많이 마시지만 전멸만은 막습니다.

 

하지만, 술을 너무 많이 마신 시호는 권실장 차에 타게 됩니다. 몸도 못 가누는 시호의 입에 권실장은 자기 혀바닥도 넣고, 성기도 넣죠. 시호는 다음날 찢어진 입술과 구토감, 습한공기의 단편적 기억으로 어제밤 밀폐된 차 속에 있었던 일을 기억 해 냅니다.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예민한 감각으로 남은 그 순간을요.

 

시호는 공항에 빠집니다. 말이 말을 타면, 말은 생명이 생깁니다. 그것이 몇 다리를 건너 어떤 말로 '탄생'할지 상상도 못하겠네요. 그리고 그 '피해 사실'을 증명하고 '거짓 정보'를 정정하는 과정은, 그 날 그 차 안보다 더 끔찍할 지도 모르죠. 시호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어졌습니다. 죽는 것은 늘 부작용없는 방법처럼 보이거든요. 그것보다 나은 방법을 설득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시호는 또 다시 도망칩니다. '그'방법으로 부터, 권실장으로부터, 회사로부터...

 

하지만, 우리들의 BL소설에는 치트키가 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바로 집착과 집념 덩어리인 주제에 다정하기까지한 대형견공이 있지 않겠습니까? 정운은 학교를 휴학하고 유명한 언론인인 어머니의 일을 돕습니다. 시호는 언론에 인터뷰를 하고, 권실장에게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모으고, 고소하고, 재벌3세가 벌인 '갑질'에 대해서 사회적 책임을 묻죠. 

 

권실장은 모호하고 자극적인 범죄가 피해자에게 얼마나 불리한지 잘 알고 악용하는 사람이었죠. 게다가 권력까지 있었으니까요. 자신은 가해자였고, 시호는 피해자였지만, 시호는 따지지도 못한채 도망쳤고, 오히려 가해자인 권실장은 당당히 시호를 찾아가 그가 간절히 원하는 구직자리를 배풀었습니다.

 

권실장이 몰랐던 것은 정운의 존재였죠. 덕분에 권실장은 쌓아 놓은 마일리지 죄값에 이자까지 더해 일시금으로 치루게 되었네요. 정말 제대로 물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끔은, 생각 없이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는 사냥개가 필요합니다. 그 치트키가 상처나 트라우마를 치료 해 주진 못해도,답답한 마음에 창 하나는 뚫어 줄 것 같아요. 하지만, 현실에서 대형견도 만나기 힘든데, 대현견공은 만날 수도 없고 만나도 큰 일 입니다. 그래도... 바라옵건데, 만약 시간제 대여가 된다면, "정운아!! XXX 한번만 물어 뜯어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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