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주)조은세상

출간일: 2020.10.27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주)조은세상

 

(주)조은세상

 

point 2 줄거리

 

기: 39살의 인기 많고 유능한 직장인 노즈에, 하지만 근래 반복되는 일상뿐인 생활에 우울해졌다. 29살의 충실한 부하 직원 토가와는 노즈에를 좋아한다. 어느날 함께 나간 외근, 지하철을 놓치고 남은 시간 토가와는 노조에를 데리고 팬케이크 전문점에 간다. 노즈에가 평소 가고 싶어 했지만, 아저씨가 갈 만한 장소가 아니라 가지 못했던 곳이었다. 그곳에서, 타카와는 노즈에의 치부를 가감없이 찌르고, 노즈에의 갱년기가 심해지기 전에 도와 주겠다고 말한다.

승: 그 후 타카와는 퇴근 후나 주말에 노즈에를 데리고 파르페 가게 등 여자들이 좋아 할 만한 아기자기한 디저트 카페를 찾아다닌다. 매번 타카와에게 신세지는 것이 미안했던 노즈에는 여자 직원들에게 좋은 가게를 물어 타카와와 가거나, 타카와의 집에 찾아가 저녁을 해 주었다. 그러던 어느날 노즈에는 여자직원과 즐겁게 대화하는 타카와를 보고 미묘한 기분을 느끼고, 이후 타카와를 피한다. 하지만, 기분은 나아지지 않고 결국 열이난 채 술자리에 참석한 노즈에를 타카와는 집으로 데려온다.

전: 타카와는 잠든 노즈에에게 스킨쉽을 하고, 더 이상 흔들리고 싶지 않은 노즈에는 모른척 한다. 그러던 어느날 상사의 반강압적 요청에 의해 타카와와 노즈에는 미팅에 나간다. 즐겁게 대화하는 노즈에를 보며 타카와는 과음하고, 술에 취한 타카와를 노즈에는 집으로 데리고 온다. 다음 날 타카와는 노즈에에게 진한 키스를 하며 고백을 한다. 노즈에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 다음날부터 평범한 상사와 부하로 돌아간다.

결: 그 후 회식에서 먼저 돌아간 노즈에에게 타카와는 우산을 챙겨준다. 그 모습을 보고 노즈에는 신입사원이었던 타카와를 떠올린다. 노즈에는 더 이상 타카와의 평범한 상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타카와에게 고백을 하고 둘은 연인이 된다. 하지만, 노즈에는 섹스를 하고 난 뒤 타카와가 자신에게 질릴 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피한다. 타카와는 계속 다가가고, 노즈에는 결국 진심을 토로한다. 타카와는 그런 귀여운 아저씨를 마음껏 사랑해주고, 그 다음날 부끄럽쟁이 아저씨에게 청혼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아저씨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 밥 잘 사주는 이모가 된지도 제법 된 듯 합니다. 이상한 것은, 딱히 고모로 불리지는 않는다는 것... 아빠와 더 친해도, 돌에 걸리면 '엄마!'를 부르는 것과 같은 원리 일까요? 음... 미스테리해요.

그런데, 20살이 될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민증 뚫지마자 친구들이랑 술집에 가서, '우리 더 이상 10대 아니다. 늙었다. 진짜.' 깊은 한숨 내쉬며 쓴 술을 꾸역꾸역 넘겼던 기억이 납니다. 대학교 2학년 부터는 '헌떼기'취급을 받았지요. 3학년부터 '원로'였습니다. 4학년때는 자리 차지 하는게 부담스럽다며, 부러 후배들 모이는 곳에 짧게 있는게 매너였죠. 오늘은 내일보다 젊은 날일텐데, 늘 어제보다 늙은날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노즈에는 입버릇 처럼 스스로를 '곧 마흔'이라고 부릅니다. 거절을 할 때도, 술을 마실테도, 디저트 카페에 줄을 설 때도, 모든 대화에 '39살 아저씨'라는 것이 마치 장애인것 처럼 말을 하죠. 실제로, 그 수수하게 웃는 얼굴로 남녀 불문 홀리고 다니면서요. 누구든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상사, 상사의 잔업을 줄여주기 위해 부하들이 합심하는 이상적인 조직의 리더, 상사가 승진시켜주지 못해 안달난 능력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격하하고 살아요. 후회하고, 우울해 하죠. 39살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엔 너무 늦고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그 일들을 하지 못한채 성실하기만 살았던 젊은날을 후회합니다.

그래서, 성실하기만 살았던 삶이 남긴 것들을 제대로 보지 못해요. 능력, 신뢰... 뭐 그런 것들도 있겠지만, 29살 연하의 마음에 불을 짚혀 놓은 것!

'후회는 행복해 지기 위한 과정이고 인생의 연료다.' 노즈에는 과거 신입사원 면접을 보고 돌아가는 타카와에게 이런 말을 해줍니다. 그리고, 타카와는 노즈에의 포로(?)가 됩니다. 노즈에를 지켜보고, 그래서 노즈에도 보지 못한 노즈에의 이면을 정확하게 인지하죠. 여학생들이 발랄하게 셀카를 찍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하는 노즈에를, 타카와는 팬케익 카페로 데려갑니다. 그 날 아침, 중년의 남자 혼자 갈 수 없는 장소라고 스스로 체념했던 일을 마치 알았듯이 말이예요.

그리고, 노조에가 사람 좋은 미소로 숨기고 있었던 치부에 대해 낱낱히 읊어요. 노조에에게 한 대 맞을 것을 각오하고 말이죠. 자신의 밑바닥을 이미 알고 있는 후배에게, 노조에는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어졌습니다. 물론, 순간 빡!은 쳤지만요. 이렇게 두 사람은 디저트 카페 투어를 시작합니다.

파르페를 먹는 노조에는 너무 행복해 보였고, 39살이 있는 아기자기한 풍경은 예상과 달리 전혀 이상하지도 않았어요. 노조에는 오래된 휴대폰을 버리고, 스마트폰을 삽니다. 39살, 옛날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버리고, 옛날 사람이라 포기했던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갑니다. 타카와에게 더 좋은 여자친구, 더 좋은 연애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아저씨는 용기를 냅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그 대가로 대형 트로피를 받죠. 타나와라는...

'올드 패션 컵케이크'는 제목 그대로 레트로 스타일의 달달한 연애물입니다. 고민을 많이하고, 뻔한 결말을 맞죠. 하지만, 고민은 가볍지 않고, 뻔한 결말도 쉽지 않습니다. 노조에와 타코와의 보글보글 피어나는 고뇌와 각오를 따라가는 길이, 단순히 '킬탐용'이라고만은 생각되지 않습니다. 잔여물이 많이 남지 않지만, 묵직한 버터를 듬뿍 넣은 케익처럼 말이죠.

마지막으로 아저씨의 용기 한 구절 남깁니다!

(주)조은세상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3.10.11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강해지고 싶어..."

중얼거리며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끌어 안았다.

"나는 강해지고 싶어."

누구에게도, 무엇에게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고 싶어. 도망치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있게 되고 싶어.

내 마음에 이기고 싶어.

그리고 언젠가 토오루의 기억이 돌아와 자신의 곁을 떠나는 날이 온다 해도..., 상대방의 행복을 빌 수 있는 자신이 되고 싶어. 이 마음을 강한 힘으로 바꾸고 싶어.

어머니와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무서워했건만 다시 한 번 마주 서 보기로 한 것이다. 동정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토오루와 함께 있는 거라고 말하자. 계속 이 남자를 좋아했었다고 말이다.

경멸을 당해도 그것이 꾸미지 않은 자신의 모습이다.

'용기를 주세요.' 후지시마는 자신에게 생각지도 못한 행복을 선사한 신에게 기도했다.

어떤 것에도 맞설 수 있는 용기와 받아드릴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모든 것을 드러내고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주세요.

후지시마는 연인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댔다.

결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세게, 아주 세게 눌렀다.

point 2 줄거리

COLD Sleep:

타카히사 토오루는 기억을 잃은채 병원에서 깨어났다. 곁에는 자신과 같이 일한 적 있는 친구라 말하는 후지시마 케이시가 있었다. 후지시마는 퇴원한 토오루를 집에 데려와 보살핀다.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사진 전문학교 입학을 권유하지만, 토오루는 그것이 '과거의 토오루'를 강요하는 것 같아 거부감을 느낀다. 토오루는 자신의 과거를 알기 위해 이전에 살았던 집과 직장을 찾아가고, 자신이 다혈질에 폭력적이었다것, 카메라를 좋아해 전문학교 진학을 준비했다는 이야기와, 자신을 찾는 여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과거를 알고 싶어하는 토오루와 그런 토오루를 이해하지 못하는 후지시마는 다투고, 토오루는 집을 나온다. 다시 집에 돌아왔을 때, 술에 취한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키스를 한다. 토오루는 그것이 싫지 않았고, 오히려 후지시마가 좋아하는 케익에 질투 할 정도로 좋아지기 시작했다. 한편, 토오루는 단 것을 좋아하는 후지시마를 위해 양과자점 '포트'에서 매일 케익을 사오고, 그 인연으로 '포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빵을 배우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자가 자신을 찾아와 칼을 휘두르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대신 그 칼에 찔린다.

그리고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입원한 병원에서, 자신이 교통사고 가해자이며 그 여자의 동생을 죽였고, 후지시마가 그의 대부분의 재산을 사용해 사고를 무마한채 자신을 데리고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토오루는 그 여자에게 용서를 빈다. 그리고 토오루는 후지사마에게 '진실'을 묻고, 후지시마는 토오루가 자신을 싫어했다고 말한다. 후지시마를 싫어했던 기억을 잃어서 다행이라는 토오루에게 후지시마는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COLD Light:

후지시마는 유서깊은 기모노 기업 '나기류'의 장녀 치에코의 장남으로 태어난다. 능력을 인정받아 데릴사위가 된 아버지는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고, '후지시마 혈통'에 집착이 심했던 어머니는, 병약한 그녀의 오빠 야스아키와 통정해 후지시마를 낳았다. 후지시마는 어머니의 광적 집착 속에 끔찍한 통제를 받으며 비정상적으로 성장한다. 한편,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피가 섞이지 않은 토오루를 양자로 입적하고 어머니는 토오루를 학대한다. 초등학생이던 토오루는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본가로 숨어든다.

후지시마는 그런 토오루를 발견하고 숨겨준다. 그 후 매일 밤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찾아오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친동생처럼 보살펴 준다. 하지만, 어느 순간 후지시마의 토오루에 대한 감정은 이성적인 성애의로 변하고, 참지 못한 어느날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만진다. 토오루는 그런 후지시마를 밀치고 도망친다. 그 다음날 치에코는 토오루의 별채에 들이닥쳐, 후지시마가 준 물건들을 훔친 도둑이라며 토오루를 무차별 폭행한다. 후지시마는 뒤늦게 어머니를 말리지만, 학습된 공포로 경직된채 토오루를 돕지 못했다. 그 후 토오루는 기숙사제 학교로 보내진다.

고등학생이 되어 돌아온 토오루는, 행패를 부리며 후지시마를 때린다. 하지만, 아버지가 죽고 자신의 출신의 비화를 듣자 곧 후지시마가를 떠난다. 홀로 사는 토오루를 후지사마는 찾아가지만,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때리고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 토오루가 교통사고 난 후에야 후지사마는 토오루를 볼 수 있었다. 토오루는 후지시마 퇴원 후 계속 연인이 되어 달라고 조르지만, 후지시마는 거부한다. 토오루는 자신을 경멸하고 있고, 기억이 돌아 온 후 '지금의 토오루'에게 사랑받은 기억을 가진채 버려지는 것이 두려웠다.

한편, 후지시마는 토오루와 쇼핑 중 전 부인과 딸을 만난다. 이를 오해한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유부남이라고 생각하고, 그에게서 독립하려한다. 하지만, 이사 당일, 전 부인으로부터 토오루의 거처를 알게 된 치에코는 집으로 찾아와 난동을 부린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의 거짓말을 눈치채고, 후지시마가 도망 칠 수 없도록 열혈히 구애한다. 후지시마는 어차피 괴로울거면 함께 있자고 말하는 토오루에게 항복한다. 두사람은 애뜻한 연인이 되어, 잔잔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생활을 한다.

COLD fever:

그 후 6년 뒤, 토오루는 기억을 되찾고 6년간의 기억을 잃은채 깨어난다. 혼란을 느낀 토오루는 길거리로 뛰쳐나가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서에 가고, 후지시마에게 인도된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경계감을 숨기지 않는다. 후지시마는 6년간의 기억이 없는 토오루에게 파티셰로 호텔에서 일했다고 알려준다. 토오루는 자신과 다르게 붙임성 좋고, 상점가의 아이돌로 귀여움을 받으며, 쿠스다라는 이상적인 친구를 가진 '6년 전 토오루'에 대해 낯설어한다. 한편, 자신을 보살펴주는 후지시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토오루는 사진전문학교를 다니기 시작한다.

어느날 토오루는 우연히 후지시마의 책상서랍에서 '6년간 토오루'의 사진을 본다. 그리고, 후지시마와 자신의 정사사진을 발견하고, 과거 후지시마의 배신을 떠올리며 분노에 떤다.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심하게 폭생하고, 가위로 성기를 자르려 한다. 그 후 토오루는 매일 후지시마를 폭행하고, 마치 자위도구인듯한 모욕적 성행위를 후지시마에게 강요한다. 후지시마는 토오루의 분노를 기꺼이 감내한다. 그리고, 후지시마가 회사여행을 떠난 날, 키노시타 사토코란 여자가 토오루를 찾아온다.

그녀를 통해 토오루는 자신이 6년전 교통사고의 가해자이고, 후지시마가 자신을 위해 한 일을 알게 된다. 한편, 전문학교 여자인 친구와 집에 있는 토오루는 본 후지시마는 토오루의 독립을 제안한다. 토오루는 불안함에 후지시마를 강간하려하고, 후지시마는 '토오루'에게 도움을 청한다. 후지시마가 사랑하는 '6년 전 토오루'를 지우고 싶었던 토오루는 책상 속 사진을 모두 버리고, 후지시마는 그 사실을 알고 좌절한다. 집에 돌아온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공포를 느껴 찾아나선다.

공원에 홀로 앉은 후지시마를 거칠게 안으며 바라 본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자신이 아닌 '6년간 토오루'만을 바란다고 생각한다. 토오루는 폭주하여 자신의 목을 조르며 자해한다.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6년간 토오루'인 척 할테니, 자신의 곁에 있어달라고 간절히 빈다. 후지시마는 토오루를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 후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극도의 분리불안을 느낀다. 어느날 토오루와 후지시마는 함께 바다를 보러 가고, 후지시마는 토오루 앞에서 단 한장 남은 '6년간 토오루'와의 사진을 태운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심연을 마주보다.

이 감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코노하라 나리세 'COLD 시리즈'는 저의 BL입문작이자 인생작입니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2004년-5년 즈음 으로 기억합니다. 우연한 기회로 COLD fever를 보게되었고, 충격을 받았죠. 그간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이야기였거든요. 저의 BL life 첫사랑입니다.

하지만, E-book 'COLD시리즈'는 오타가 심하게 많아요. 저도 '오타의 여신'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오타를 잘 발견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돈 받고 파는 책이라고는 상상 할 수 없을 정도에, 웃어 넘길 수 없는 오타 천지인 책을 보니, 훌륭한 내용을 너무 많이 훼손하는 것 같아 정말 속상합니다. 단적으로, '책갈피'에 해당하는 단락에서도 오타가 두 개나 있었답니다. 'COLD HEART 시리즈'에는 회사이름도 오타가 납니다. 절레절레예요.

'COLD시리즈'는 아소우 미츠아키님이 작화한 만화책으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소설을 작화하는 경우에 생략과 편집이 발생 할 수 밖에 없고, 연출력이 부족하면 원작 기대치가 있는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COLD시리즈'는 코노하라 나리세님의 소설과 다른 감동을 줍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메세지를 읽을 수 있어, 저는 두 가지 컨텐츠를 모두 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소설'과 '만화'의 다른 감상에 대해서는, 후에 아소우 미츠아키님의 'COLD시리즈'를 별도로 리뷰 하도록 하겠습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이 싸움에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네가 오랫동안 어떤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 또한 네 안으로 들어가서 너를 본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과 악의 저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BL리뷰하다가 니체가 왠말이냐! 토오루를 보니 생각이 나더라고요.

'나답다.'라는 것이 실존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장소, 어떤 상황, 어떤 사람에 따라 다르게 표출되지만, 나는 어떤 '본질'적인 나라는 부분이 있을거라고 말이죠. 대학생 까칠수가 이세계로 넘어가도 까칠한 황후가 되는 것 처럼요. 빈민가에서 태어났을 때와, 재벌가에서 태어났을 때의 성격과 습관은 다르지만, 결국은 '나 다운' 자아로 수렴한다고 말입니다.

"자신에 관해서 많이 이야기 하는 것은, 자신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수단 일 수 있다." 역시 '선과 악의 저편'에 나오는 니체의 말입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본질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라는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일지 모릅니다. 파란색을 좋아하고, 단음식을 싫어하고, 건방진 사람과 친해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나'라고 믿는 것은, 세상에 나의 일부를 정착시키는 것 같은 안정감을 느끼게 하죠.

그러면, 진짜 토오루는 누구일까요? 여자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면서 폭력을 휘두르고, 요리는 전혀 하지 못하면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후지시마에게 배신 당해 절대 그를 용서하지 못하는 토오루가 진짜일까요? 6년간의 토오루는 환상이고, 6년 뒤에 기억을 찾고 본래의 토오루가 된 것 뿐일까요? 왜 기억을 잃은 토오루는, 후지시마에게 배신당 했던 이야기를 듣고도 그를 여전히 사랑 할 수 있었고, 식빵하나 제대로 못 굽는 똥손이 호텔 파티셰가 되어 프랑스 연수까지 갈 수 있게 된걸까요? 상황이 달라져 토오루가 밝아 질 수는 있겠지만, 정말 본질적인 부분까지 기억과 상황에 따라 변할 수 있을까요?

'피투'와 '기투'라는 말이 있습니다. 실존주의 철학에 나오는 말인데,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 던져진 존재라는 겁니다. 태어났는데 그냥 세상에 있다는 거죠. 이것이 '피투'이고 그래서 그저 살아가는 사람을 '비인간'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사람은 이성을 통해서 스스로를 세상에 주체적으로 던 질 수 있는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투'를 통해서 사람은 비로서 '인간'이 되죠. 깊이 들어가면 '자살론'으로 넘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여기서까지 하겠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자신의 심연을 마주할 의지'입니다.

꽃이 그 자리에서 피는 건, 바람의 세기와 씨의 무게가 그 자리에 떨어 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거예요. 분명히, 나의 많은 부분들 역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져 있을 겁니다. 토오루는 호스티스 어머니에게서 태어나길 선택하지 않았고, 방치되서 영양실조에 걸리길 원하지 않았을 거예요. 하필이면, 연락 간 곳이 후지시마의 아버지였고, 연고도 없었던 그는 복수심 하나로 토오루를 호랑이 굴로 데리고 옵니다. 토오루는 아버지를 찾아 왔지만, 아버지는 보지도 못하고 외딴 별채에서 목욕도, 세탁도, 청소도 할 수 없이 최소한의 밥만 제공되는 가축과 같은 생활을 하죠. 모두 토오루가 거부 할 수 없었던 것들이고, 이는 토오루를 숨박이는 외로움 속으로 몰아 넣습니다.

토오루가 증오심을 느낄 대상은 많습니다. 하지만, 용서 할 수도, 무뎌지지도 않은 상처는 오로지 후지시마 뿐이었죠. 토오루는 자신을 방치한 친모지만, 돌아가게 해달라고 아버지를 찾아갑니다. 자신을 이런 집에 데리고 오고 만나주지 조차 않는 아버지지만, 정학을 맞고나서 꼭 집으로 돌아옵니다. 자신을 늑골이 부러져 폐를 찌를 정도로 구타한 치에코에게 복수 하지 않습니다. 때리는 것은 그 옆에 후지시마 뿐이었어요. 토오루는 자신에게 한 번도 따뜻한 적 없었던 사람들이 아닌, 유일하게 따뜻했었던 사람만을 원망합니다.

토오루는 외로운 것이 싫었습니다. 축제에 잡은 물고기 한 마리가 죽었을 때, 남은 물고기를 방류하면서 생각하죠. 큰고기에게 먹혀 죽는 한이 있어도, 홀로 남는 것을 볼 수 없다고요.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경멸하지만, 언제나 외롭고 힘들 때는 후지시마를 부릅니다. 토오루가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는, 사실 후지시마가 아닐 지도 모릅니다.

그건 후지시마의 손길을 밀어냈던, 자신의 선택에 대한 후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날 후지시마가 자신을 계속 만지도록 했다면, 후지시마는 치에코로부터 나를 지켜줬을 지도 모른다고, 언제나 처럼 매일 밤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기모노를 입혀 축제에 데려가주는, 따뜻한 형과 함께 잠들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후회 말이예요.

아무리 살아봐도 후지시마는 오로지 후지시마였고, 토오루는 후지시마가 없으면 누구도 필요없었어요. 정말, 토오루가 만나고 사귀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진심이었던 사람이 한 명도 없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매정하다고 토오루에게 화내는 여자친구도 없었겠죠. 토오루는 이 감정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거예요. 후지시마는 자신을 배신했는데, 그 배신자에게 기대지 않으면, 고독의 덫에서 벗어 날 수 없는 불행한 삶을 받아 드릴 수 없었을 겁니다.

기억을 다시 찾은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용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과 후지시마의 정사 사진을 보고 심연 속 숨겨운 공포가 고개를 들죠. 후지시마가 어린 토오루에게 품은 욕정 때문에 시작된 후회로, 끔찍하게 고독했던 생활이 떠올랐을거예요. 후지시마가 토오루를 욕정의 대상으로 보았다는 것이, 토오루를 다시 검고 깊은 심연 속으로 끌어 내렸죠. 토오루는 또 자신이 외로워 질거라는 공포를 느끼고, 패닉에 빠져, 후지시마를 폭행합니다.

후지시마의 성기를 가위로 자르려는 장면은, 그 불행의 씨앗을 제거하고 싶은 충동적 행동이었을 거예요. 저는 성기를 가위로 자르려는 장면이나, 후지시마에게 오럴를 강요하는 장면에서, 잔인함보다는 애잔함이 느껴졌습니다. 살려고 하는, 덫에서 벗어나려고 바락하는 토오루의 절실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6년간 토오루'와 토오루가 다른 것은 바로 그 외로움을 제대로 바라 볼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6년간 토오루'와 토오루 모두 자신을 떠나려는 후지시마를 겪지만, '6년간 토오루'는 후지시마를 위해 케익을 만들고, 좋은 사람이 되어 주고, 거짓말을 하며 자신을 밀어내는 후지시마를 끝까지 쫒아갑니다. 토오루는 '자신이 후지시마를 거부했던 일'로 인해 후지시마에게 곁에 있어달라고 하지 못합니다. 쫒아가 잡지도 못하죠. 그 폭팔 할 것 같은 외로움은 폭력으로 표출되고, 반복되는 외로움에 할 수 있는 건 홀로 후지시마의 이름을 부르는 것 뿐입니다.

내가 심연을 바라 볼 때 심연은 역시 나를 바라보면서, 심연에 취한 나를 더 깊은 어둠 속으로 잠식 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눈을 감지 말고, 똑바로 바라봐.'라고 간절히 외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 심연이 나일테고, 어쩌면 가장 열심히 찾고 있는 나일지도 모르죠.

여담입니다만, COLD fever 마지막 후지시마의 대사 중에 "...가지도 못해"라는 부분이 있는데, 솔찍히 좀 잉? 하면서 봤었습니다. 그 후 기회가 있으면 원서에 뭐라고 적혀있나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미뤄지던 일본행이 아예 불가능해졌네요. 뭐, 언젠간 볼 수 있겠죠. BOOK off에서 팔아만 주신다면요 ㅠ.ㅜ

마지막으로 아소우 미츠아키 콜드피버 한 장면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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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9.09.11

분량: 본편 1권

 

 

 

 

 

 

 

 

point 1 책갈피

폴 포지션. 요한은 자신에게 폴포지션과 같았다. 요한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도 요한을 찾았다. 고카트 하는 아이들 중 요한과 눈을 마주치고 인사한 건 미겔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 미겔을 이길거다. 요한에게 챔피언인 자신을 주고 싶었다. 당신이 준 자리에서 내가 우승까지 바로 달렸다고.

point 2 줄거리

기: 포르노 배우 못지 않은 섹시한 외모와 노력형 천재 포뮬러 레이서 미겔 도밍구에스는 다국적 기업 MIH 창립자 손자 요한 카임스의 후원을 받는다. 고카트 시절부터 미겔을 후원한 요한을, 미겔은 사랑한다. 미겔은 오로지 요한에게 잘 보이기 위해 피를 깍는 노력으로 챔피언이 되지만, 요한 앞에만 서면 샤이가이가 된다. 우연한 사고로 요한과 각인을 맺은 후, 기뻐하는 미겔과 다르게 요한은 각인을 해제 할 방법을 찾으며 각인이 자신의 실수라고 자책한다.

승: 요한은 미겔을 처음 본 순간부터 특별하게 생각하고, 이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변했지만, 베타에 가까운 열성오메가인 자신은 빛나는 미겔과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후원자의 위치에서 미겔과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고, 각인을 맺은 이후로는 자신에게 애정을 표현하는 미겔과 거리를 두려한다. 게다가, 요한이 보는 경기마다 미겔의 성적이 좋지 않거나 사고가 나자, 요한은 묘한 징크스에 시달리게 된다.

전: 그러던 중 미겔은 경기 중 큰 사고를 당한다. 전복 된 차안 에서 미겔은 요한이 보고 싶었고, 사고를 지켜보는 요한 미겔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상실감과 부정 할 수 없는 미겔에 대한 애정을 직면한다. 미겔은 다행히 큰 부상 없이 깨어나고, 미겔은 요한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자신이 챔피언이 되면 각인한 알파로서 봐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 미겔에게 요한은 챔피언이 되지 않아도 곁에 있겠다고 말한다.

결: 하지만, 미겔은 챔피언인 자신을 요한에게 주고 싶었다. 미겔은 다사다난한 경기에서 고군분투하며, 끝낸 우승 한다. 미겔은 우승의 밤, 파티장이 아닌 요한의 호텔에서 연인으로서 뜨밤을 보낸다. 오랫동안 참아온 절륜한 연하남과의 밤이 요한에게는 매우 고된 시간이었지만, 이후 홀로 러트를 보내려는 미겔을 찾아가 파트너가 되어 준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폴 포지션

폴투윈은 스팩은 짱짱하지만 자존감 낮은 쌍방 짝사랑 공수의 쌍방 삽질물입니다. 10만자 미만의 다소 짧은 분량에도 F1 레이싱 부터, 고구마와 사이다, 히트와 러트까지 꽉꽉 채워 넣은 작품입니다. 단지, 다소 회수가 안 된 듯한 떡밥이 초큼 있긴 합니다. 그럼에도, 리디 백포백은 은혜롭기에, 쌍방삽질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감사히 영접했습니다.

미겔은 연하의 대형견공, 밖에서는 미친개 나의 요한에게는 댕댕이예요. 여유로운 어른인 척, 미겔에게 후원자 포지션을 고수 중인 요한은 다소 자존감이 낮고 스토커 기질이 다분한 미겔의 열혈팬입니다. 요한에게 징징대고 싶은 말이 한 트럭이지만 참고 하지 못하는 짝사랑남과, 빛나는 보석에게 자신의 어둠이 묻을까 거리를 두는 또 다른 짝사랑남... 서로가 서로를 발견 한 순간부터 애정은 시작되었지만, 부지런한 쌍방 삽질로 꼬인 실타래 처럼 돌고 돌아요.

짝사랑이야, 그 길이와 형식과 무관하게, BL소설에서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에 자주 접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쌍방 짝사랑은 다소 고구마 천만개의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폴투원은 고구마 기간이 아주 짧습니다. 공 시점과 수 시점 이후에 바로 미겔이 사고를 당하고, 두 사람은 숨겨 온 노력에 비해 매우 빠른 태세 전환을 합니다. 적극적이고 솔찍하게 감정을 고백하죠.

폴 포지션에서 출발해서 레이스를 우승하는 것을 '폴투원'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폴포지션은 예선에서 1위를 한 차가 결승레이스에 서게되는 가장 유리한 위치라고 합니다. 출발선 맨 앞, 우승에 가장 가까운 위치, 결승전 참가자 모두가 탐내는 위치, 바로 폴포지션이죠.

미겔과 요한은 서로에게 폴 포지션이었습니다. 많은 돈이 필요한 포뮬러 지망생이 만난 재벌 후원자, 외로움에 텅 비어버린 요한에게 위로가 되고 자랑이 되어 준 고카트장의 원석, 많은 선수들 중에서 요한은 눈에 띠지 않은 평범한 미겔에게 말을 걸었고, 많은 후원자들 중에서 미겔은 요한에게만 적극적으로 자신을 소개했죠. 분명 미겔은 부자 후원자라는 발판이 있었고, 요한은 숨겨진 보석의 최초발견자가 되었지만, 미겔은 요한의 인정을 받기 위해 죽도록 노력했고, 요한은 미겔을 빛나기 위해 엄한 곳에서 열심히 삽질을 했어요.

미겔의 대사대로, 미겔은 좋은 후원자를 가지고 있었지만 결국 운전을 엄청나게 잘하는 사람이라 성공을 한 걸거예요. 요한도 삽질일지언정, 징크스에도 미겔을 보기 위해 계속 숨어 경기를 보았던 노고가 밝혀져 미겔이 고백하는 도화선이 되었죠.

유리한 위치, 하지만 노력 없이 가질 수 없는 승리, 두 체리보이의 어려운 듯 어렵지 않은 사랑의 결실, 그러기에 미겔이 요한을 얻은, 이 승리는 분명 폴투윈일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레이싱을 생동감 있게 다룬 부분에 강한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F1을 잘 모르긴 하지만, 나오는 용어나 진행이 불편하진 않았어요. 각주도 각주지만 '지식 자랑 대잔치'처럼 문맥상 필요 없는 튀는 나열 없이 자연스럽게 이해됐습니다. 한번에 후루룩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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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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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overs OMEGA

출간일: 2018.03.22

분량: 본편 1권

 

 

 

 

 

 

 

 

 

 

 

 

 

point 1 한 컷

BLovers OMEGA

 

point 2 줄거리

기: 17년간 알파로서 완벽한 엘리트 학생회장의 삶을 살아온 치카는, 운명의 짝을 만나고 본인이 오메가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운명의 짝은 초등학생, 괴롭힘 당한 고양이를 불량배로부터 지키던 하루카였다. 치카는 착각이길 바랐지만, 자신을 구해준 치카를 찾아온 하루카를 본 순간 히트를 경험한다. 다행히 억제제를 먹고 위기를 넘기고, 하루카는 치카가 구해준 아기 고양이를 키우게 되었다며 집으로 초대한다.

승: 운명의 짝을 곁에 둔 오메가는 연일 곤란한 신체 반응을 일으킨다. 하루카와 친해진 치카는 억제제로 버텨보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치카는 알파와 오메가도 모르는, 심지어 사정을 해 본적도 없는 초등학생에게 정욕을 느끼는 오메가의 본능에 비참함을 느낀다. 한편, 알파인 줄 알았던 학생회장이 오메가로 알려지면서, 학교에서 치하를 저평가하며 조롱하는 무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치카는 하루카를 피하려하지만, 참지못하고 다시 하루카를 찾아간다.

전: 하루카가 보여주는 순수한 애정과, 오메가가 아닌 자신을 똑바로 봐주는 올곧은 시선에 치카는 사랑을 느낀다. 치카는 하루카에게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 달라고 하고, 하루카의 부모님께 성인이 될 때까지 결코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 한다. 하루카와 치카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하루카와 보내기 위해 억제제를 과용한 치카는 쓰러지고, 하루카는 자신이 곁에 있으면 아플 수 밖에 없는 치카의 사정을 이해하게 된다.

결: 하루카는 치카에게 성인이 된 다음 찾아 올 테니, 기다려 달라는 편지를 쓰고 이사를 간다. 시간이 흘러, 치카는 제약회사 연구원이 되고, 하루카는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하루카는 치카를 찾아간다. 11년간 한순간도 서로를 잊지 않았던 두 사람은, 참아왔던 뜨밤을 보내고 하루카는 치카에게 각인한다. 두 사람은 완전한 짝이 되어 꿈꿔왔던 연애를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운명의 상대

'당신의 짝은 의외로 멀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결혼정보회사의 광고문구로 기억합니다. 결국은 살면서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소리겠죠.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말입니다.

한국에서 아메리칸 마인드라고 주장했던 사람도, 미국에 가면 바로 very korean이 됩니다. 친구와 나는 매우 다른 것 같지만, 제3자가 보면 끼리끼리예요. 소속이 같고 오랜시간을 보낸 사람들은, 그 밖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이미 많이 비슷한 사람이거나 비슷해지고 있는 사람들이죠. 당연히, 잘 맞는다고 생각 될거예요. 그래서 지인이 많이 겹치는 커플들이 더 잘산다고 하는지도 모릅니다. 유사점이 더 많은 사람들일테니까요.

하지만, 모두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는 않을 거예요. 공통점이 전혀 없고, 쓰는 어법과 단어도 달라 말만 하면 오해를 부르는, 대화를 하려면 설명이 더 길고, 사소한 하나까지 노력해야만 간신히 맞춰지는 습관을 가진, 이렇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의외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많은 공유점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감기처럼 예고 없이 닥쳐온 사랑에, 운명처럼 홀려버린 뒤에는 가시밭길이 예상될 지라도 거부 할 수가 없겠죠.

많지는 않지만, 찾아보면 없지도 않습니다. 머리로 생각 하면 편하고 즐거운 연애 상대자가 있음에도, 보이지 않은 붉은 끈이 단단히 엮어져 있는 듯 고난의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잃어 버린 내 것을 마땅히 찾는 것 처럼 의심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이, 이런게 운명의 짝이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람이 반드시 거부해야 하는 사람이면 어떻하지? 이런 호기심이 금기를 넘나드는 아침드라마의 시발점인지도 모르겠네요.

로리타 컴플렉스는 어린아이에게 성적욕구를 느끼는 일방적인 애정이지만, '안녕, 알파'에 치카와 하루카는 서로가 운명적 끌림을 인지한 양방향의 애정입니다. 그래서 치카는 곤란한 사태에 직면하죠. 본인이 알파인 줄도 모르는 하루카에게 운명의 짝을 설명 할 수도 없고, 더군다다 자신의 몸의 변화를 이해시킬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운명의 짝인 두 사람이 떨어지는 것도 불가능 했어요. 하루카는 치카형을 영웅이라고 불렀지만, 치카는 하루카를 만나는 순간 자신이 쌓아 왔던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느낌이었을 것 같습니다.

설정자체가 배덕하게 흘러갈 것 같지만, 의외로 '안녕, 알파'는 건강한(?) 전개를 보입니다. 하루카는 욕정이 무엇인지 이해를 못했기 때문에 치카를 오메가로 보지 않습니다. 치카는 자신을 알파로서 존경했던 사람들과, 오메가로서 무시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성취감을 느끼거나 패배감에 빠졌었죠. 하지만, 자신도 알파와 오메가로서 평가하는 자기 자신을, 하루카는 제대로 봐줍니다. 노력하는 사람, 치카로 말이죠. 치카는 알파가 아닌 이런 하루카를 사랑합니다. 그것은 본능이 아닌, 치카의 선택이었어요.

아치나시 키미님 작품은 일편단심 연하공이 기존 관계에 얽매인 연상수를 정복하는 구조의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이복형제거나 오랜 선후배의 경우처럼요. 그래서 '안녕, 알파'는 쌍방 일편단심 공수인 작품이 신선하기도 했고, 설정자체도 흥미로운 작품이었죠.

다른 것, 불편한 것, 근본적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도 의미가 없어지는 운명의 짝... 못 만났다면 아직 태어나지 않았거나 지구 반대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치카의 경우가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겠네요. 11년을 기다렸지만, 끝내는 이루어졌으니까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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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20.01.14

분량: 본편 5권

 

 

 

 

 

 

 

 

 

point 1 책갈피

"라온아. 사랑하면 욕심이 생기나봐."

사람을 정상에서 어긋나게 하는, 격렬한 감정. 사랑에 빠지고 나서야 알았다. 무엇을 바쳐서라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같은 건, 이번에 처음이었다. 라온을 잃고 싶지 않았다. 라온이 온몸으로 거부할지라도, 그를 살리고 싶었다. 욕심이 피어오른다.

"라온아. 내가 널..."

"그만."

라온은 더는 듣기 싫다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너무나도 원해서 비참하기까지 했던 그 사랑을 이제야 받게 되었으나, 라온은 온몸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내가 널 살리게 해줘."

point 2 줄거리

기: 하급 늑대인간 구역에 살고 있는 주건일에게, 그의 첫사랑이자 무정히 결혼해 버린 차재민이 나타나 그의 아들 차라온을 1년만 맞아 달라고 한다. 그의 아내 혜라가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아 도망치는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고, 건일은 거절하지 못한다. 건일은 늑대구역에 라온을 살게하기 위해, 라온의 해지가 예정된, 잠시간 각인을 맺는다. 하지만,1년 뒤 차재민과 혜라는 사망했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외할머니에게 마저 버림받은 차라온은 결국 각인한 채 계속 주건일과 함께 살게 된다.

승: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평온한 삶을 바랐던 건일은 평범한 인간 고등학교 교사로서 살아왔다. 라온은 조건없는 건일의 애정과 헌신에 경계하지만, 곧 연민을 가진 착한 늑대인간에게 감화된다. 그리고 과거 '차원의 틈'에서 봤던'그'가 건일이라는 사실과 건일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만, 건일은 '가족'으로서 라온을 규정하고 벽을 친다. 한편, 라온은 초강한 마법사로 각성하고, 우이헌의 도움으로 마법을 배운다. 그러던 중 수학 여행지에서 두 사람은 마법사 첸위의 공격을 받고, 이 사건을 통해 리치앙에게 노출된다.

전: 리치앙은 라온과 건일을 위기에서 구출하고, 혜라에게 누명을 씌우고 재민과 혜라를 죽게 만든 세력이 자신의 동생을 죽고 사건을 덮었다고 말하며 공조를 제안하고, 라온과 건일은 부득이 수락한다. 라온과 건일을 리치앙의 정령의 도움으로 자연계에 있는 혜라를 만나고, 그 과정에서 건일의 '정체'와 적의 배후에 대해 알게 된다. 한편, 자해를 하며 사랑을 강요하는 라온을 거부하지 못하고 받아주던 건일은 라온을 무서워하기 시작한다. 라온은 그런 건일을 온전히 가지기 위해 기억을 지우는 마법을 받은척 연기를 한다.

결: 건일은 일부 기억을 지운 라온을 죄책감에 돌보고, 라온의 계획대로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던 중 적의 공격에 의해 건일과 라온은 위기를 맞고,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하며 빌지만 건일은 라온 대신 죽는 것을 선택한다. 리치앙은 건일을 죽음으로 복수를 포기한다. 라온은 건일을 살리기 위해 자연계로 넘어가 시간을 되돌리는데 성공하고, 몰라던 이면의 '진실'을 알게된다. 라온과 혜라는 자연계를 떠나, 현실로 돌아와 복수에 성공한다. 라온과 건일은 짝으로 살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물망초

근래 수술을 받고, 한 동안 입원 생활을 했습니다. 다인실, 커튼이 쳐진 작은 공간에 누워있자니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처음 든 생각은 병원 안과 병원 밖의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것, 그 다음은 내가 손바닥 만한 주사로 사지의 자유를 빼앗긴 고기덩어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간이 길어 질 수록 나의 존재가 바람에 흩어지는 모래처럼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는 허무감...말이죠.

병실은 마치, '이변'의 '차원의 틈' 같아요. 시간의 흐름도 다르고, 세상과 격리되어, 나 홀로 떠도는 공간 말입니다. 세상 속에서도, 차원의 틈에서도 나를 지워 낼 것 같아요. 처음엔 세상 밖의 것들을 생각 하지만, 나중에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조차 자각이 안 되요. 그래서, 나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타인의 기억 속에 나를 남기는 수 밖에 없는... 세상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반드시 필요하죠.

퇴원 후 '이변'을 읽게 된 저로서는 과진지, 과몰입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런 사념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 합니다.

'건일'의 존재는 '무'입니다. 세상에 닻을 내리지 못한, 잘 못 창조된 존재... 그래서, 건일은 자연계로 넘어 올 수 없었죠. 건일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그럼에도 때때로 자신이 세상에 섞이지 못 하고 있다고 느껴왔습니다. 모두가 함께 있는 공간 속에서도, 유난히 존재감이 희미한, 기억되지 않은 사람으로서 살아왔죠. 그리고, 연기처럼 사라져 어떤 사람의 기억 속에도 남지 못하고 잊혀질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건일에게 라온은 자신의 존재를 각인한 유일한 사람입니다. 운명보다 사랑이 강하다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일까요?

라온은 건일의 존재하지 않는 운명을 존재하게 만든, '이변'이 됩니다.

건일이 죽고 난 뒤 모두가, 건일이 세상에 존재했음을 잊어 갈 때도 홀로, 상실의 고통속에서도 건일의 존재를 더욱 강하게 각인해내죠. 결코, 그 사람을 잊어 사라지지 않게 만들겠다는 의지를 아로새깁니다. 그리고, 라온은 끝내 건일의 운명을 세상에 발디딜 수 있게 바꾸어 놓습니다. 잘 키운 역키잡 집착 광공, 진정 브라보입니다!

라온에게 붙은 '후회공' 키워드는, 그래서 살짝 의미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후회공이 후회하는 대상은 사랑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지만, 라온이 후회하는 것은 자신의 거짓말입니다. 모두 공이 한 행동이라는 점은 비슷하지만, '수'의 입장에서는 차이가 큽니다. 라온의 거짓말로 건일과 라온의 관계가 변하는 것은 맞습니다. '자신이 키운 아이'에서 '젠틀한 성인'이 된 라온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다정한 말과 진심어린 고백으로 사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굳이, 자해라는 공포가 필요 없어졌죠. 하지만, 라온이 거짓말을 고백했을 때, 건일은 적어도 두 라온 사이에서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어떠한 라온이든 자신이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죠. 발닦개가 되고서야 비로소 '수'의 사랑을 얻어낸 후회공들과는 달라 신선했어요.

'이변'은 너무나 신박하여 초반에 공부가 필요한 세계관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독특한 디테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조연 캐릭터들의 스토리 라인도 너무 뻔하고 단조롭지 않아 구성이 다채롭습니다. 그래서, 다소 '구전 동화' 느낌이 나는 부분적인 전개에도 불편함 없이 읽을 수 있었어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한 영화 속 대사처럼 '호랑이는 가죽 때문에 되지고 사람은 이름 때문에 되지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이름이 기억된다는 것이, 그 유명세가 반드시 성공의 기준이 된다고는 생각 하지 않습니다. 훌륭한 작품을 남기고도 개인의 삶은 형편 없었던 작가들이, 그 예술적 공로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을 피할 수는 없는 것 처럼요.

그럼에도 누군가는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나의 기억이 부디 따스하길 바랍니다.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비로소 꽃이 된 시의 구절 처럼, 라온이 기억이 만들어 낸 건일의 운명처럼, 그렇게 기억 될 수 있다면 부디 물망초의 꽃말을 남기고 싶네요.

'나를 잊지 마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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