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한다.

작가: 요네다 코우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출간일: 2015.11.25

분량: 본편 1권

 

 

 

 

 

 

 

 

 

 

 

 

 

 

 

 

# point 1 한 컷

 

 

(주)현대지능개발사
(주)현대지능개발사

 

 

# point 2 줄거리

 

 

기: 게이 데구치는 영업부 사원으로 서글한 성격에 적당히 즐기는 삶을 살고 있다. 어느날 시스템팀 시마가 게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차별받는다는 사실을 알지만 무심히 넘긴다. 한편, 노멀 친구인 사쿠마와 만난 자리에서 또다른 친구 오노다를 만난다. 착하고, 편안한 오노다와의 만남이 늘고, 둘은 친구가 된다. 그리고 노멀은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데구치는 오노다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다.

 

승: 시스템팀 시마는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우연히 오노다의 입에서 시마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오노다는 자신팀 노멀 과장과 묘한 분위기인, 게이 시마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그 후 얼마 뒤 오노다는 시마를 좋아하게 된다. 하지만, 곧 오노다는 자신이 '그'를 좋아하는 시마의 모습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음을 접는다. 

 

전: 데구치는 시마가 남자를 좋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용기를 얻어 오노다에게 고백을 한다. 하지만, 오노다는 데구치의 가벼운 고백을 장난으로 넘긴다. 하지만, 상처 입은 데구치를 본 오노다는 그의 진심을 깨닫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3년간 절친, 같이 있으면 즐겁고 편한 데구치에게 느끼는 감정이 좋은 친구 이상이라는 사실을 인지한 오노다는 게이에 대해서 공부한다.

 

결: 게이로 살아 온 데구치와, 게이로 살 것을 선택해야 하는 오노다는, 갈등과 혼란의 과정을 거쳐 둘은 연인이 된다. 오노다와 사귀게 된 데구치는 자신을 좋아하는 마음과 별개로 오노다가 게이로서의 생활을 받아드릴 수 있는지 조심스럽지만, 둘은 조금씩 함께 극복 해 나간다.

 

 

 

#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좋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좋은 연애

 

 

일본BL은.... 정말 무궁무진하죠. 아무래도 역사도 오래되고, 시장도 큰 편이닌까요. 그만큼 B급도 S급도 많고, 명작도 많습니다. 읽고 나면, '누군가와 말하고 싶어!! 이 감동을 어떻게든 해야만해!!!'라며 손 떨게 되는 경우도 제법 됩니다. 과흥분 상태를 부르는 작품을... 하지만, 그 다수는 장편인데 완결이 안났어요. ㅠ.ㅜ 리뷰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습니다. 

 

잡지 연재도 단행본으로 나오려면 반 년을 기다리는데, 심지어 연재작도 아닌 경우는 다음 권이 언제 나올지도 몰라요. 제가 '일본 BL 만화의 정수'라고 생각하는 ZE는... 1권을 읽은지 언제인지 생각도 안 나네요. 일본에서는 완결이 나서 원서로는 봤는데, 아직 한국에 정발은 안 됐습니다. 그 밖에도...말잇못입니다. ㅠ.ㅜ

 

요네다 코우님의  '지저귀는 새는 날지 않는다.'도 아직 완결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그래도 다정한 사람을 한다.'를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의 스핀오프 작품이죠. 이곳에는 어떤 극적인 갈등이나 트라우마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요네다 코우님 특유의 서정성이 잔득 녹아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나쁜남자 컴플렉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타지 않는 쓰레기임에도 계속 그런 못된놈을 좋아하게 되는 현상이죠. 상남자, 거친남자, 차가운 도시의 남자... 좋지 않은 사람임에도 좋아하게 되는 이유, 제 친구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몸에 좋은 음식보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게 당연하잖아. 건강은 나빠지겠지만..."

 

슬프게도 수긍 되긴 합니다.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실패한 경험도, 좋은 사람과 좋은 연애를 하지 못한 경험도 있으닌까요. 그 찜찜한 시간 동안에 '게가 참 착한데' '게가 나한테 참 잘해줬는데' '게만큼 좋은 사람도 없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되새김질 자체가 좋아하는 마음은 순항 중 이라고 말 할 순 없을 거예요.

 

좋은 사람은 이해해 주려고 노력해요. 늘 조심스럽죠. 그런 모습이 배려 같아서 좋았던 시절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평행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처음과 같이 너는 좋은 사람이고, 나는 너를 좋은 사람이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얼마나 깊어지고 변해왔는가 생각해보면, 제자리 걸음이라는 결론이 나와요.

 

그럼에도 좋은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언제나 나쁜 사람이기에, 나는 나쁜 사람인것도 같죠. 많이 싸워보지 않은 커플은 사소한 싸움에도 어떻게 화해를 해야하는지 알지 못하고, 별거 아닌 말에도 상처 입고 회복하지 못해요. 어색하고,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 다시 '좋은 사람이다.' 세뇌를 해봐도 또 맴도는 기분...

 

오노다는 좋은 사람입니다. 데구치도 좋은 사람입니다. 오노다는 이성애자고 데구치는 동성애자죠. 오노다는 데구치의 입장에서 자신을 맞추려고 하고, 데구치는 오노다의 입장이라면 거북할 자신의 게이 요소들에 불안해 합니다. 서로에게 상처 주고 싶지 않지만, 전혀 다른 생활을 해왔던 두 사람은 서로가 불편해 할 만한 작은 돌뿌리들을 모두 제거하지는 못하죠.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을테닌까요.

 

전전긍긍, 좌불안석... 왜 나는 너를 위해서 바텀이 될 각오까지 했는데, 네가 나를 좋아해만 준다면 욕심내지 않겠다고, 강요하지 않겠다고 늘 조심스러웠는데, 이렇게 노력하는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왜 우리의 연애는 이렇게 힘들기만 할까요? 

 

퇴근 후 근처 선술집에서 하는 술 한잔은 일상적이지만, 술은 술이라 취하고 독해요. 오노다와 데구치는 회사를 나가서 일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만나서 키스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은 복잡하고 생각은 많아지죠. 하지만, 아무도 멈추지 않아요. 불안해도 대면하고, 못하는 싸움이지만 애처럼 굴어보기도 합니다. 

 

사랑에 '해결'이라는 말은 틀린 말이었을 지도 모르겠어요. 사랑이 '문제'일리 없으니, 결국 깨지고 망가지지 않도록 갈고 닦는 부지런함이, 그 멈추지 않는 노력을 할 각오가 필요했을 뿐 일지도요.

 

이 책은 그 좋은 사람들이 한발짝 한발짝 함께 걸어가는 동행기입니다. 그래도 다정한 사랑을 합니다. 역시 좋은 사람과의 연애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은 변명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주)현대지능개발사

 

 

※ 동일 작가의 다른 만화 리뷰

 

2021/01/31 - [BL 만화] -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현대물/리맨물/애절물] 요네다 코우 - 부디 내게 닿지 않기를

출판사: (주)현대지능개발사 분량: 본편 1권 ​ ​ ​ point 1 한 컷 ​ ​ ​ ​ ​ ​ point 2 줄거리 ​ ​ 기: 시마 토시아키, 이직 후 첫 출근 날 엘리베이터에서 숙취와 담배에 찌든 남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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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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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도서출판 수려한

출간일: 2017.01.18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랑 있으면 괜찮아."

 

그렇게 중얼거리며 강주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미소가 몹시 잔약했다. 태범은 가슴이 아르르해 참지 못하고 그를 끌어 안았다. 강주는 피하지 않고 품에 안겼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 자진해서 안겨왔다. 어깨에 텃을 받친 패 등을 끌어 안은 강주가 속닥였다.

 

"나는 너밖에 안돼. 이태범"

 

태범은 강주가 제 손에 떨어 졌음을 확실하게 인식했다. 드디어 서장주 안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point 2 줄거리

 

 

기:이태범과 서강주는 연인이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사장인 카페와 집의 범주 내 허락 된 사람만을 만날 수 있다. 카페에 정해진 자리에 앉아 CCTV로 이태범에 감시당하며, 집 현관 개폐시 이태범에게 문자가 발송 된다. 모든 생활이 이태범에게 통제 되는 비정상적인 관계, 어느날 이태범은 부모님과 함께 살던 집을 나와 서강주와 함께 살겠다고 한다. 그리고 서강주는 이별을 준비한다.

 

승:이태범과 서강주는 옆 집에 살았었다. 5살 많은 친절한 형과 함께 공부하면서, 숨막히는 어머님의 집착으로부터 탈출구 같았던 서강주를 19살 이태범은 사랑하게 된다. 어느날 서강주의 어머니는 칼에 찔려 잔인하게 죽고, 이를 발견한 서강주는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혼자서 생활 할 수 없게 된 서강주를 이태범은 돌본다. 둘의 비정상적 관계를 우려한 태범의 아버지는 이태범을 유학보내고 서강주를 돌봐주겠다고 약속 한다.

 

전:10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태범은 서강주에게 집착했다. 태범의 어머니는 그런 태범의 비정상적 집착을 강주의 탓으로 돌리며 헤어지기를 종용한다. 강주는 자신만 없어지만 태범이 정상적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어느날 잠든 태범을 떠나려 계획한다. 하지만, 발각되고 감금 및 구속 당한다. 강주의 행동이 어머니의 사주였다는 것을 알게 된 태범은 절연을 선언하고, 이에 분노한 어머니는 강주의 집으로 쳐들어와 강주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결:그 사건으로 발작을 일으킨 강주는 이사를 하고 태범과 함께 살게 된다. 어느날 이태범에게 서강주의 친구이자 작가인 이지영이 찾아온다. 과거 서강주를 감금한 이력이 있는 이태범에게 연락이 안 되는 서강주를 보여달라고 요청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을 다룬 신작을 보여주며, 이태범이 없이도 서강주가 인간처럼 살 수 있도록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서강주는 이지영이 아닌 이태범을 선택한다. 서강주와 이태범은 부부가 되기로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정상과 비정상

 

 

ISUE 작가님 작품 공들은 강하죠. 그런데 묘~하게 피폐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공들이 강압적으로 수를 다루를 경향이 많음에도, 감정적 강자라는 생각이 잘 들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점이라면...중도가 없다는 점입니다. 모호성을 가지고 있는, 다중적 복층적 인물이 없어요. 그래서, ISUE님의 글을 읽으면 정확히 '한'포인트에 집중하게 됩니다. 저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설 후반 '작가의 말'에 '서강주를 위해 사는 이태범, 이태범 때문에 사는 서강주'에 대한 이야기가 잘 쓰여 있어서, 저는 오늘 '정상'과 '비정상'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볼까 합니다.

 

이태범과 서강주 사이에는 갈등이 없습니다. 이태범은 서강주를 통제하고 싶어하고, 서강주는 이태범이 통제하는 생활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휴지 한 번 떨어진 적 없는 부족함 없는 생활이, 이태범의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이건 과거 감금의 경험을 통해서 익숙해 진 것일 수 있겠지만, 그때 조차도 서강주는 이태범을 붙잡았었죠.

 

이태범과 서강주가 겪는 갈등은, 그들을 '비정상'이라 부르는 '정상'인 사람들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들은 애정이라는 반박을 거부하는 근거로, 두 사람이 헤어져야 정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인간적인 삶이라고요.

 

이태범의 어머니, 아버지, 서강주의 친구 이지영 작가가 '정상'적인 사람들로 나오죠. 그런데, 이 사람들... 정말 '정상'이 맞나요?

 

이태범의 어머니는 외아들에 대한 애정이 지독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숨이 막혔고, 서강주에게로 도망쳤습니다. 서강주가 끔찍한 사건을 겪고 혼자서 살 수 없는 상태가 된 후로는, 탈출구에서 살아야 할 이유가 됩니다. 하지만, 19살의 이태범은 힘이 없었고, 서강주에게 먹이는 라면 한 봉지 조차 부모의 돈으로 사야만 했죠. 그래서, 이태범은 힘을 길러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이태범의 어머니는 SKY를 갈 거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아들이 서강주에게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 드리지 못합니다. 서강주가 겪고 있는 비극은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아요. 이태범이 서강주를 감금했을 때 역시, 서강주에게 이태범을 떠나라고, 너의 존재가 태범을 비정상으로 만든다고 비난하죠. 서강주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이태범이 들어 올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이태범을 통금 전에 돌려보냅니다. 그렇게라도 이별을, 정확히는 이태범의 어머니가 강요하고 자신은 거부권이 없는 이별을 유예하고 싶어하죠.

 

그리고 어머니는 결국 헤어지지 않은 서강주에게 분개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을 정신병원에 보내려고 하죠. 아버지의 서명까지 위조해서 간호조무사와 함께 서강주의 집에 쳐들어가요. 그리고, 붉은색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강주의 몸 위로 선지를 부어요. 이 분의 애정은 정상인가요?

 

이태범의 아버지는 아내의 이러한 집착을 압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서강주에게 가지고 있는 집착은 아내와 같다는 것도 알죠. 그래서 오히려 서강주를 걱정합니다. 이태범 옆에서 말라가고 있는 서강주에게 모질게 헤어지라고 종용합니다. 하지만, 아내도, 아들도, 서강주도 어느 누구의 행동도 막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방관자의 입장으로 있지도 않아요. 발은 안담드고 발가락만 담근 형상이랄까요.

 

아내의 집착에 아들이 희생 되고, 집착에 길들여져 본인도 그렇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있을 때, 그의 아버지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아내로 부터 아들을 구해주지도, 격리하지도 않았죠. 역시, 서강주를 이태범의 감금으로부터 구출하지도 돌보지도 않습니다. 그저 과거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서강주에게 최소한의 치료와 생활을 도와 주었죠. 그럼 이 분의 행동은 정상인가요?

 

이지영은 이태범에게 '너는 서강주를 망치는 사람, 나는 서강주를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 처럼 말합니다. 그리고, 이태범이 미국에 있던 시절 서강주가 썼던 에세이들을 출판하겠다고 말하죠. 이것이 작가로서, 이태범 없이 살 수 있는 독립된 개체로서 서강주를 살게 할거라고요.

 

하지만 서강주는 이태범이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이태범이 없었던 10년은, 이태범을 만나기 위한 10년이었죠. 이태범과 함께 있진 않았지만, 역시 이태범 때문에 살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은 서강주에게는 한 여름을 살기 위해, 질척한 지하에서 인고의 시간을 감내하는 매미처럼, 그저 견뎌내고 참아야만 했던 고통의 시간이었죠. 이지영이 가지고 있는 서강주의 에세이는, 서강주의 생채기였어요. 먹으면 독이 될 약초를 권하는 이 사람은, 정말 서강주를 정상적으로 위하고 있는게 맞나요?

 

비정상은 그 자체를 정의 할 수 없습니다. 그냥 정상이 아닌 것이죠. 이태범과 서강주는 분명히 정상외의 범주에 있을 겁니다.

 

다만, 제가 누구도 정상외의 범주에 있는 사람을 비난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누구도 '정상의 범주'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은 '정상'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아예 고민해보지 않은 사람 일 수도 있겠죠.

 

사회나 조직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정상'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기준이 필요한가요? 암묵적 '예'가 맞겠죠. 우리는 자연스럽게 누군가를 보고 '비정상'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공식적 '아니오'가 되기 위해, 아주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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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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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하인드

출간일: 2016.10.31

분량: 본편 3권 + 외전 2권

 

 

 

 

 

 

 

 

 

 

 

 point 1 책갈피

 

 

"걱정하지마. 무서워 할 거 없어. 우리 엄마는 등대야. 우리가 죽음의 강에 빠지기 직전에 빛을 밝혀주는 존재야."

 

 

 

point 2 줄거리

 

 

기: 짐승의 피를 타고난 이들에게 '힐러'와 같은 역할을 하는 '등대'가 멸종하고, 제왕의 피를 타고난 강한 짐승들은 성체가 되기 전에 죽었다. 드물게 제왕의 피를 타고난 태국영과 멸종한 줄 알았던 등대 이승도의 만남은 고립된 생체실험실에서 이루어졌다. 5살 어린 짐승과 16살 엄마를 잃은 등대는 13년간 오로지 둘 뿐인 세상에 갖혀 살았다. 그리고 태국영이 17세 되던 해, 발정기를 견디지 못한 태국영은 이승도를 겁탈하고 그 사건으로 이승도는 아들 태이경을 낳는다.

 

승: 태국영은 성체가 되자마자 자신들을 가둔 일족을 도륙하고 등대를 모욕한 윤가 역시 멸문시킨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심한 이승도는 태국영을 떠나 수의사가 되어 홀로 산다. 그러던 어느날 제왕의 피를 타고난 여은태는 집에서 도망쳐 이승도의 집으로 숨어든다. 우연히 들어간 그곳에서 여은태는 등대를 만나고, 어린 태국영을 떠올린 이승도는 여은태를 사랑으로 키운다. 그리고 상처를 조금 씩 극복한 이승도는 태국영과 태이경에게 다가간다.

 

전: 행복한 가정 생활을 하고 있던 중, 매춘을 가업으로 하는 최가에서 등대로 매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종주 여군호에게 알려진다. 여군호는 종주 은퇴 전 여가의 불순물들을 제거하고 최가의 멸문시키기 위해 태국영을 끌어 들이고, 이 과정에서 이승도와 태이경은 휘말리게 된다. 태국영은 여군호의 말이 된 것을 알면서도, 종주후보가 된 다른 가문들과 종주후보 사퇴를 조건으로 협력하여 관련된 여가 일당과 최가를 도륙한다.

 

결: 태국영에 의해 멸문 당한 윤가의 생존자 윤봄은, 사건이 일단락 되어 안심한 찰나를 노려 이승도를 찌른다. 숨쉬지 않는 이승도를 안고, 모든걸 잃어버린 태국영은 폭주한다. 그때, 제왕의 피를 타고난 이승도의 뱃속 태아가 모체를 살리려한다. 태이경은 뱃 속 동생에게 엄마를 살릴 방법을 알려준다. 다시 숨쉬기 시작한 이승도는 태국영을 부른다. 모든 것을 되 찾은 태국영은 이승도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미숙한 가해자

 

 

BL도 트렌드가 있어서 특정 클리셰가 독점적 포지션을 취하기도 합니다. 한때는 오메가 버스가, 환생물과 빙의물이, 피폐물과 강공 광공의 시절도 있었죠. 요즘은 애매한 것 같아요. 두루두루의 시절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오메가버스도 익숙하고 왠만큼 미치지 않고서 찐광공이 되기도 힘들지만, 광야가 나올 때는 등대가 임신을 하고 강간한 가해자와 함께 사는 것이 많이 불편했던 것 같습니다. 발매 당시에는 유교 공자님들이 많이 등장을 하시죠. 이게 왜 BL이냐, 가해자 두둔 심하다... 이런 평이 공감을 많이 얻었습니다.

 

BL을 읽으면서 '난 윤리적(?)이지 않다.'는 자아발견을 한 저로서는, 광야는 인생작 중 하나입니다. 물론, 저에게도 지뢰는 있습니다. 눈 먼 애정에 무엇이 사랑인지도 모르고 상처입히기 바뻤던 공이 갑자기 환골탈퇴한 캐붕을 보면... 속이 좀 안좋아요. 후회공은 참 잘쓰기 어려운 캐릭터죠. 열심히 사랑 할 때도 절대 알 수 없던 것이 '돈오'처럼 깨달을 수 있다니... 사람은 변하기 어렵고, 깨달음은 지켜가기가 힘들죠. 그런면에서, 광야는 정말 잘 쓰여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태국영은 5살, 승도를 본 순간부터 오로지 승도가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유일한 꿈이었습니다. 하지만, 태국영은 첫 만남부터 계속 승도에게 가해자였죠. 어린 짐승 태국영은 승도의 어머니를 뭅니다. 치료하면 충분히 살 수 있었지만, 당시 태가의 가주는 치료를 해주지 않고, 승도의 어머니는 죽습니다. 어렸던 승도는 어머니의 죽음을 보고, 그 원인이 된 태국영과 밀실에 갖히게 됩니다. 서로가 도망 칠 수 없는 공간, 승도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원망이란 외면 뿐이었죠. 

 

타인을 대하는 법도, 자신의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배우지 못했던 태국영은 그런 승도를 물고, 올라타고, 할퀴죠. 그리고 보름이 되어 몸이 뒤틀리고 아플 때, 자신을 외면하지 못하는 승도를 보며 안도합니다. 발정기 때도 괴로워 하는 태국영을 방치하지 못했던 이승도는 섣불리 다가가고 불행한 사태를 겪습니다. 승도에게도 이 위험한 짐승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아무도 알려 준 적이 없었으닌까요. 이런 비극 중 아이가 태어나고, 이승도는 그 아이보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성체가 되어 승도의 복수를 한 태국영은, 자신이 상처입힌 이승도를 잡지 못해요. 태이경은 엄마를 그리워 하면서도 엄마와 살지 못하죠.

 

위기라는 동전의 뒷면은 기회라고 하던가요. 제왕의 피를 타고한 여은태의 등장이 그렇습니다. 집 안의 감금과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뛰쳐 나온 은태는, 끌리는듯 등대가 있는 집을 찾습니다. 그리고 이승도는 그 가련한 짐승을 어른의 눈이 되어 봅니다. 미숙했던 자신과, 서툴렀던 태국영이 아니라, 불혹이 다가오는 어른과 12살의 어린 짐승으로서 은태의 현실을 안타까워합니다. 그리고, 어린 태국영이 자신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며 살아 왔는지, 그 외면했던 진심을 직시하게 되죠.

 

이승도는 태국영을 용서하려 하지만, 태국영은 용서를 구하지 않습니다. 이승도가 아이들과 태국영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동안에도, 태국영은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피해자가 관대해 졌다고 해도 죄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는 유모의 대사처럼, 태국영은 그 오만함과 더티토크로 보여지는 안하무인의 태도를 보이다가도 '그 날'에 대해서는 고개숙인 가해자가 되죠.

 

'광야'는 볼모지 입니다. 하지만, 많은 시와 소설들은 그 광야로 나아가자고 말합니다. 그 황량한 땅에서 피어난 생명을 보고 희망을 얻기 위해서 일 겁니다. 짐승의 말을 들을 수 있고, 감화 할 수 있고, 보름이 되어 아픈 몸이 낮게 해 줄 수 있는 존재... 저는 엘프 힐러가 유독 생각이 많이났습니다. 하지만, 이승도와 같은 존재는 그런 풍요롭게 평화로운 존재 일 수 없었죠. 태국영이 광야였기 때문에, 이승도는 등대여야만 했습니다. 짝이라는 것이 그러하듯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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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Please love me

작가: 어피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9화

 

 

 

# point1: 한 컷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어릴때 부터 몸이 약했던 서지하는 예민한 아이였다.  건강한 형과 비교를 당할 때마다 더욱 더 삐뚫게 행동하는 지하는 집안에 골치덩이였다. 그러다, 형의 친구인 최서윤을 만난다. 서윤은 어리고 작은 지하를 따뜻하게 대해준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 서윤형을 짝사랑하게 되지만, 서윤은 지하를 어린아이처럼 대한다.

 

승: 대학생이 된 지하는 서윤의 집에서 하숙 한다. 그리고 서윤에게 고백을 했지만, 서윤은 장난처럼 가볍게 넘긴다. 지하는 그런 하윤의 태도에 불만 가득한 태도로 생활한다. 그러던 중 지하와 서윤의 가족이 함께 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서윤이 맞선을 보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처입은 지하는 식사자리를 뛰쳐나간다.

 

전: 집에 돌아 온 지하는 술에 취한 서윤과 취중진담을 나눈다. 지하를 너무 소중히 여기는 서윤은 이 관계를 잃고 싶어하지 않았다. 둘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선이 있음 확인 한 그 날 밤 이후, 지하는 시험을 핑계삼아 서윤을 피해다닌다. 2주가 지나고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한다.

 

결: 서윤을 좋아하지만 서윤을 위해 서윤이 원하는 관계를 지속하겠다고 힘들게 말하는 지하를 보면서, 서윤은 이제 더 이상 지하가 동생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선을 넘어 두 사람은 사랑이 넘치는 뜨밤을 보낸다. 다음 날 아침이 되어 고백을 조르는 지하에게 서윤은 대답한다. 나도 너를 좋아한다고...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솜사탕

 

 

가끔 솜사탕처럼 퐁실거리고 달달한 이야기가 읽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흑화한 나의 멘탈을 정화 해 줄 수 있는 힐링물... 그래서 오늘은 그런 사랑스럽고 사랑스러워 터 질때까지 꼭~ 껴 앉아 주고 싶은 이야기를 리뷰해 보려고 합니다.

 

어피님은 원앤온리의 사랑스러운 연하남 단편을 잘 쓰시는데요, 연재처가 적고 신작이 나오지 않아 아쉬운 분이죠. 아직 발표 되지 않은, 닭고기 스프 같은 속을 뜨뜻하데 뎁혀 줄 이야기를 쓰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 보고 싶습니다.^^

 

수인은 인생에 한번 운명을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려고 힘든 확률을 뚫고도 의외로 10%정도의 수인은 반려와 산다고 합니다. 기적적이고 영화같은 이야기지만 실제로 발견 할 수 있는 내 인생의 반려, 넌지시 던져진 뉴스의 멘트는 지하와 서윤의 결말을 암시해주죠. 

 

운명의 짝이란 설레는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수인이라면 아마도 반려를 만나지 못한채 살아가는 90% 안에 들어 갈 겁니다. 비관적이라기보다는, 지하나 서윤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저에게 없다는 것을 안다고 할까요. 사랑을 우선순위에 놓고 나머지를 배제 할 수 있는 순수한 열망, 반려를 찾는 그 눈이요.

 

심술부리고 싶어 기를 쓰고 올라간 높은 나무 위, 고용인들이 쩔쩔매고 있어도 내려가고 싶지 않았던 어린 지하는 버티고 앉아 있죠. 그러다 슬슬 내려 가 볼까 싶을 때, 발을 헛딛어 떨어집니다. 그때, 서윤은 낙하하는 지하를 받아주죠. 바로 지하가 첫사랑이 빠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서윤은 귀엽고 어느새 어른이 되어버린 동생의 땡깡에 또 져준 걸까요? 글쎄요. 

 

강아지를 키우는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일을 하다가 뒤를 돌아보면, 꼭 강아지랑 눈이 마주친데요. 강아지가 눈치가 빨라서 제 움직임에 반응하는 것 같다고... 그런데, 강아지는 계속 친구를 보고 있었던 것 아닐까요? 보통, 자주 눈이 마주친다는 건, 우연이 자주 반복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우연이 생기도록 상대방이 계속 자신을 보고 있었건 것일 확률이 높죠.

 

아슬아슬하게 나무 위에 앉아 있는 작은 꼬마에게 눈을 떼지 못했던 것은 서윤이 먼저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초인적 힘으로 그 찰나 지하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지, 서윤의 눈을 덮고 있던 불안한 가정들이 지하에 눈을 가리지 않았던 거겠죠. 그래서, 먼저 알아 볼 수 있었을 겁니다. 나의 반려인 서윤형을요.

 

기회의 신은 날개달린 신발에 뒷머리에 머리카락이 없데요. 빠르게 지나가지만, 아차! 알아 채고 잡으려면 대머리에 손이 미끄러져 잡을 수 없죠. 어른이 된다는 건 많은 것을 고려야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니면, 비난받고 책임질 일도 늘어나니까요. 연하공의 최대 장점은, 그 똘망한 눈으로 연상수의 안경을 걷어 내 줄 수 있다는거 아닐까요?

 

참고로 저는 안경과 한 몸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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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1305호

작가: 박모몽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40화 + 외전 2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재영은 하드코어 BDSM 플레어 매저키스트 회사원이다. 어느날 아랫집에 살았던, 자신을 잘 따르던 어린 동생 태영이 대학생이 되어 이사를 온다. 친근하게 말을 붙혀오는 태영이 불편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지만, 웃는 태영을 내치지 못하고 어색한 거리를 유지한다.

 

승: 그러다 재영은 SM플레이 현장을 태영에게 들키게 된다. 얼떨결에 태영과 3P를 하게 된 후, 재영과 태영의 관계는 급변한다. 재영은 최소한의 세이프 워드도 정하지 않고 하드코어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재영은 속죄하려 듯, 정상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늘 예민하고 지쳐있었다. 태영은 때론 하드코어 플레이어로 때론 상냥한 파트너로 재영과 관계를 발전시켜나간다. 그러던 어느날, 태영은 재영에게 자신의 살인계획에 동참해 달라고 부탁한다.

 

전: 어린 시절 재영이 있는 윗집은 태영의 피난처였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에게 시달리는 태영을 재영은 태영을 잘 돌봐주고 태영은 그런 재영을 좋아한다. 하지만, 재영이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과 잘 놀아 주지 않는다. 어느날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재영을 보고, 그 사실을 아줌마에게 고자질 한다며 남자친구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재영은, 태영의 아버지가 집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태영을 아랫집으로 보낸다. 잠시 남자친구와의 시간을 벌려던 그 거짓말로 인해, 태영은 죽을 뻔하고 태영의 아버지는 살인미수로 교도소에간다.

 

결: 이후 재영은 평범하게 연애하는 순간마다 그 날 태영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결국은 피하적 성관계에 발을 들였던 것이다. 태영은 자신의 계획을 말리는 재영을 제외하고 계획을 진행한다. 계획의 날 갑자기 난입한 재영으로 인해 태영의 계획은 무산되지만, 결과적으로 재영은 태영 아버지에게 칼에 찔리고, 아버지는 다시 감옥으로 하게 된다. 계획에 실패하고 재영마저 다치자 태영은 사라진다. 그리고 재영은 태영에게 문자 한 통을 보낸다. 다시 만난 두사람은 죄책감 없는 연애를 시작하려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속죄에 대해여...

 

 

1305호는 '찐' SM물입니다.  SM 소재를 다루는 BL컨텐츠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SM플레이에는 종류와 방식이 많고, 각 내용에서 다룰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죠. 그래서, SM물임에도 단순히 S와 M만 나오고 플레이는 자세히 다루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혹은, 플레이 자체보다는 '둘은 굉장히 가학성이 강하고 피하적인 성관계를 즐기고 있다.'만 전달하려는 행위에 중점을 두어 묘사하는 경우도 많죠. '찐' SM물 이란 진짜 BDSM 플레이를 미화없이, 과장없이 보여주는 작품을 가리키는데, 하드코어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강도 조절이 필요하시다면 굳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1305호는 '가학성'과 '피학성'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 단순히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빻빻한 피폐물이나 궁극의 변태성을 보여주기 위해 SM소재를 차용한 작품과 다른면이 있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흐미~'하며 흐린눈 스킵했던 장면은 있었습니다. 그래도, 동물이나 약품은 나오지 않으니, 탈현실 판타지 SM물보다는 정상(?)의 궤도에서 순항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큼큼...^^

 

이 웹툰에서 재영은 어떠한 안전장치나 재제도 없이 폭력에 노출되는 상황을 찾습니다. 정말 피학적 도착증인가?하기에는, 그 플레이들을 재영은 힘들어 합니다. 태영과 정상적인 관계를 갖게 된 후에는 눈을 가리는 행위 자체에도 두려움을 느껴요. 재영은 매저였던 적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동기에게 미친놈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합의에 의한 폭력 속으로 자신을 방치 시키는 것은, 죄책감으로부터의 도망인셈입니다.

 

태영은 우연히 재영을 마주친 순간부터 당연히 재영이 자신의 살인계획의 보조자가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형은 나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고, 재영이 거짓말을 해서 자신을 아버지에게 몰아 넣은 순간부터 당연히 자신에게 속죄해야만 한다고 믿고 있죠. 태영은 재영을 때리면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합니다. 때론, SM플레이가 준비 할 것 많고 꾀나 피곤한 일이라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재영이 형은 타인에게 맞으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속죄를 해야하죠. 

 

그런데 말이죠. 진짜 '속죄'를 해야하는 건, 진짜 '속죄'를 받아야 하는건, 정말 그 둘이 맞을까요? 이 웹툰을 보면서, 저는 아동성폭력범의 인터뷰가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깜빵에 갔다 왔으니 죄값을 다 치뤘다. 나는 이제 죄가 없는 사람이다. 너희 누구도 나를 비난 할 수 없다. 그런데, 왜 내 정보를 공개해야하냐?"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어이없음을 넘어 오소소 소름까지 돋은, 이 무서운 답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더 무서운건 비단 이 놈 뿐만이 아니라는 거죠. 1305호에 태영의 아버지도, 태영이 일했던 식당에서 난동을 피우던 술주정뱅이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해요. '나는 죄가 없다. 단지, 재수가 없었다.'

 

죄를 용서해야하는건 그 일에 피해자이고, 용서를 구해야하는건 가해자입니다. 그리고, 죄책감에 시달려야 하는 것은 오로지 가해자의 양심이죠. 피해자가 죄를 용서했다고 죄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가해자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재영이 태영에게 진 '죄'는 '거짓말'을 한 것이고, 그건 태영이 재영과 함께 놀기 위해 했던 무수한 거짓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태영의 삶을 불행하게 만든 '죄'는 그의 아버지가 오래간 저지른 폭행이고, 그 날의 살인미수는 그 폭행이 심한 하루였죠. 

 

"내가 이랬더라면..."이라는 후회는 삶에 큰 생채기을 남겨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태영의 거짓말이 없었더라도 태영은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었고, 불행한 날은 왔을지도 모르죠. 어떠한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나에게 있지 않았을까? 그런 후회를 할 수 있는 건 '죄책감'이 아니라 애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 이 불행이 그 사람을 피해갔으면 좋겠았겠다는 마음, 결국 죄책감을 모르는 그 사람들에게 없는 것은 그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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