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불가역

작가: 무공진

출판사: 연필

출간일: 2019.03.27

분량: 본편 9권 

 

 

 

 

 

 

 

 

#point 1 한 줄

 

 

"내가 널 겁먹게 했어."

 

산이 그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내가 노력해 보겠다고 해야 했어. 시간을 달라고 널 설득했어야 했는데...... 그땐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다. 그래서 네가 내 옆에 있으면 안된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호전될 기미가 없다고 생각하게 만든거야."

 

 

 

#point 2 줄거리

 

 

기: 난세를 평정하려는 하늘의 뜻에 따라 천인 한려는 창천성 성주의 차남 산을 통해 '창'을 건국하려 한다. 한려를 사랑한 산은 9년 간의 고된 전쟁을 끝내고 과업을 달성하지만, 한려는 산을 배신하고 귀천한다. 배신감에 산은 강력한 신불억제정책을 편다. 황제가 되고 5년, 산은 창천성에 내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채윤평의 양자 채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승: 채강은 죄를 짓고 홍진세상에 귀양온 선인으로 8년 뒤 귀천 할 예정이었다. 남은 3년간만 버티면 되는 채강은, 우격다짐으로 구는 산에게 끌려와 황궁의 암투에 휘말리고 후궁이 되기에 이른다. 그리고 운명처럼 산을 사랑하고, 그의 아이를 갖게 된다. 하지만, 천인임을 고백하기 전에 들키고, 냉궁으로 내쫒긴다. 이후 시작 된 몽병으로 전생의 기억을 조금씩 찾지만, 그럴수록 산은 더 불안해 한다.

 

전: 강을 다시 찾은 산은 오해를 풀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듯 하지만, 승상 유자명의 계략으로 아버지이자 장인인 채윤직과 그의 아들 채영을 잃는다. 강과 산은 유자명에게 끝내 완벽한 복수에 성공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강은 자신이 한려였다는 기억을 찾는다. 강은 산에게 기억을 찾았지만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고백하지만, 산은 강이 처음부터 한려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

 

결: 산은 한려가 아닌 강을 원했고, 강은 한려인 자신이 산에게 지독한 고통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끝내, 자신을 죽이라고 말하기에 이르고 산은 강에게 떠나라고 한다. 곧 강의 피자국을 보고 그를 찾지만 성공하지 못한다. 그러던 산에게 여천랑은 강의 거처를 남기고, 그곳에서 산은 강과 윤을 찾아 함께 황궁으로 데리고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불가역

 

 

불가역은, 정말 대작이죠. 궁중암투나 정쟁에 대해서도 긴장감있고 짜임새있게 구성하셨지만, 특히나 그 속에 인물 색이 참 다채롭습니다. 권력욕에도, 충성심에도, 심지어 애정에 있어서도 사람마도 모두 각각 다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인물마다 성격이 다양하고 뚜렷하고 개성있는 작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또한, 이렇게 한 사람의 성격을 일관되면서도, 다수의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공진님의 불가역을 재탕 할 때마다, 재미와 더불어 감동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후궁 한명 한명, 대신들 한명 한명 물고 늘어지자면 할 말이 끝도 없이 나올 정도로, 깊고 넓게 쓰여진 작품이지만, 역시 가장 으뜸은 산과 강이 아니겠습니까?^^ 산과 강, 이름부터가 천생연분이예요.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했지만, 원망 할 기회 없이 떠나버린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났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심지어, 자신에게 했던 모든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조차 사라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면요? 일단, 머리채부터 잡아야할까요?

 

산은 강을 처음 보는 순간부터 한려의 환생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가 그린 그림은 한려가 자신에게 과거에 그려 주었던 그림이었으니까요. 하지만, 한려는 산을 기억하지 못하고, 산은 '강'을 황궁으로 데리고 옵니다. 그리고 당연한 듯 둘은 서로를 사랑하게 됩니다. 산에게 한려는 9년 간 한 몸처럼 지냈던, 연심을 다했던 연인이었으니까요.

 

산은 두 번 다시 지지 않으려 합니다.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진다. 이번에는 지지 않는다. 한려는 기억을 잃었고 나는 기억이 있으니 이번 게임에서 나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산은 강을 애첩으로만 대하며 묘한 거리감을 유지합니다. 그러면서도 귀천을 준비하며, 홍열을 챙겨먹으며, 자신을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강을 보면 화가 나죠. 그래서 그가 귀천하지 못하도록 홍열을 바꿔치기해서 임신을 시켜요. 하지만 그때 이미 강은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과 산의 아이와 함께 이 땅에 살고자 결심합니다.

 

산은 강에게 상처를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것은 황제가 후궁에게 할 수 있는 권위적 폭언이 아니었어요. 과거 한려로 인해 받았지만 받았노라 말 조차하지 못 했던 묵은 한이자, '많은 것'을 스스로 고백 할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기만한 '강'에 대한 보복이었어요. 하지만, 산이 맞아요. 더 좋아하는 사람은 지죠. 산은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없었고, 산은 그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강이 한려를 기억하는 것, 강에게서 보이는 한려의 모습을 무시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강은 한려의 기억을 찾으면서, 그것을 고백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산이 눈치채고 먼저 말하기를 기다려 줬던 많은 일들처럼, 이번도 그르치면 안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려를 용서하지 못한 산이 자신을 내친하고 하더라도, 더 이상 한려로인해 산이 기만 당하는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건 산이 겨우 막아두었던 둑을 터트리고 말죠. 산은 강에게서 한려를 떼어내려는 노력을 실패하고, 그건 강을 잃게 만듭니다.

 

한자어는 참 재미있습니다. 여러가지로 해석이 되거든요. 불가역, 돌아 갈 수 없다. 돌이 킬 수 없다. 돌아가지 않는다. 가능, 상태, 의지... 작가님의 불가역은 무엇이었을까요? 

 

산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건 한려를 사랑하고 기만당하고 놓쳤던 일이었죠. 강은 과거의 일을 후회합니다. 하늘의 뜻에 따라 난세를 정리하고 귀천하려는 일에만 관심 가진 나머지 산의 진심을 보지 않은 것, 그래서 종국에는 그를 배신하게 된 것 말입니다. 하지만, 다시는 한려를 사랑하지 않으려는 산은 강에게 또 약자가 되고, 강은 산에게서 계속 고통을 주는 한려라는 존재를 지워내지 못하죠. 

 

중요한 것은, 과거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늘 반복되고, 벗어 날 수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아주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산은 더 이상 풋내기 장수가 아니고, 한려가 없으면 전장에도 나가지 못하는 징징이가 아닙니다. 노련한 정치가고 책략가가 되었죠. 강은 그때와 달리 스스로 귀천을 포기하고, 산의 곁에 남았습니다. 

 

한 심리학 책에 보니, 가정폭력을 경험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들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배우자를 만날 확률이 많다고 합니다. 과거에 받은 상처를 치유받고자 유사한 사람을 찾아 동일한 상황을 만들고자하는 심리가 있데요. 그리고, 어릴 때 처럼 맞지 않고, 당당히 맞서면서 과거 마음에 상처를 입었던 어린 자신의 심리적 상처를 치유받고 싶어하는 기전이라고 합니다. 과거에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혀 상관없는 미래도 과거처럼 많드는 구속구인 셈이죠.

 

모든 과거는 불가역입니다. 사람은 현재를 살고, 다만 오는 미래를 맞이 할 뿐이죠. 하지만, 과거라는 안경을 내려 놓는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요점은, 과거와 '같은것'이 아니라 '다른것'을 찾는것부터 시작해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불가역을 '돌아가지 않는다.'로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후회라는 감정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시 하지 않는다.'라고 어금니를 한번 꼭 물고, 머리는 한번 콩 쥐어 박죠. 물론, 두번째 후회부터는 초큼 힘들긴 합니다. ㅠ.ㅜ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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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욘드

출간일: 2020.07.01

분량: 본편 5권 

 

 

 

 

 

 

 

 

 

 

 

 point 1 책갈피

 

 

체제는 스스로가 죄인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한 모양이지만, 이블에게는 전혀 그렇게 들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구해 주러 오는 사람이 없을 걸 알면서도 위험한 곳으로 뛰어들었던 일이 먼저였으니까.

'어린 영웅'으로 불리기 전.

아무런 희망도 없는 곳에,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리라는 걸 알면서도 몸을 던진 어린아이가 있었고, 그게 먼저였다.

 

 

 

point 2 줄거리

 

 

기: 현존 유일한 SSS 멀티유저, 강대국 알씨티의 명문가 엔덤, 무소불위의 권력을 지닌 이블 엔덤은 쓰레기이다. 정도를 넘어선 이블의 만행으로 이미지를 회복이 절실 했던 엔덤가는 내전국 타르의 '어린 영웅' 체체를 이블의 비서관으로 취임시킨다. 하지만 이블을 무서워하지 않는 체체와 인간혐오가 심한 이블의 만남은 처음부터 최악이었고, 이블은 체체에게 폭언과 폭력을 휘두른다.

 

승: 사사건건 신경에 거슬리는 체체의 예쁜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이블은 체체가 궁금해 졌다. 그리고, 체체의 무표정 속에 숨겨진 타르에 대한 끔찍한 죄책감을 알게 된다. 한편, 이블은 자신을 비난한 시민 때문에 재해 지역에 가지 않겠다고 공표하고, 이에 시위대와 대치한다. 그 과정에서 체체가 소울 오러라는 사실이 발견 된다. S급 소울 오러로 판명난 체체는, 이블의 제안에 의해 이블의 저택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

 

전: 체체는 탈타르 이후에도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영웅이었고, 정부군과 반군에게 회유와 위협을 받고 있었다. 어느날 자신과 함께 타르난민을 돕던 종군기자와 연락이 두절되고, 체체는 문제가 생겼음을 직감한다. 한편, 이블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많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애정이 싹튼다. 체체에게 칭찬받고 싶은 이블은, 재해 구조을 적극적으로 돕기 시작한다.

 

결: 이블의 변화로인해 선행상을 받게 된 체체는, 그곳에서 타르인들을 유린해 온 빌라인 제라도 외교부 장관을 만나고, 체체를 분노케한 그 쓰레기를 이블이 죽인다. 그리고 체체에게 집착이 심했던 정부군 수장 카론은 납치한 종군기자 존게일을 빌미로 체체를 유인한다. 이블을 떠나, 체체는 존게일을 구하러 타르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블은 조금 심술(?)을 부린 뒤 체체를 구한다. 타르는 독립하고, 체체는 이블과 함께 알시티로 간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약자'라는 안전지대

 

 

이 소설의 초반 진입장벽은 제법 높습니다. 원래 욕하면서 보는 것이 아침드라마의 매력인 것 처럼, 가상의 이야기들이란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극도의 행복감, 슬픔, 분노, 기쁨을 통해, 감정의 세포들을 흔드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때론 그 수치가 수용 임계치를 넘어가면, 그건 카타르시스를 넘어서 불쾌감으로 다가 옵니다. 견디기 힘들어져요. 그런 부분들이 결국 '지뢰'인 셈이니, 잘 피해서 읽고 봐야 하는데, '블레임'의 초반은... 흐린눈 스킵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지뢰밭'이었습니다.

 

그 지뢰의 이름은 '난민'을 노골적으로 희롱하고 비꼬는 선천적 능력자의 모습이죠. 좋은 나라, 좋은 가문, 유일무이한 능력을, 그 능력이 너무 절실한 시대에 갖고 태어난 강자, 절대 행운아 이블 엔덤에게 세계는 오물이고 인간은 소음었습니다. 그러니 무시하는 인간들이 무시하는 '난민'은 이름조차 기억 할 필요 없는, 더러운 난민이면 족했어요. 반면에 체체는 심한말도 험한폭력도 공포의 분위기에도 덤덤했습니다. 자신이 살았던 지옥 중에 가장 우호적인 지옥이었으니까요. 처음에 불편한 부분은, 분명 이블엔덤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운동화에 들어간 작은 돌처럼 까끌거리는 것은 이블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스스로를 '약자'라고 칭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이었죠.

 

힘쎈 사람과 약한 사람이 싸워, 약한 사람이 터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관중들은 말하죠."그러길래 왜 힘도 없으면서 덤벼"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위협하면 도망쳐야 된다고 말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강자는 언제든지 약자를 휘두룰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건 일종의 자연의 섭리고, 생태계의 법칙이고, 양육강식의 원칙이라고요.

 

그런데, 만약 그 강자가 약자를 휘두르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참으로 다행일까요? 아뇨. 약자들은 강자에게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강하게 태어난 것은 마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명이라도 되는 것 처럼 말합니다. '강자'는 보호해야 할 의무를 타고나고 '약자'는 보호받은 권리를 타고 나기라도 하는 것 처럼 말입니다. 강자가 자신을 해치지 않는 것을 고마워하는 마음은 그 안에 없어요.

 

두 경우는  '개인'과 '개인의 집단'을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약자로서는 지니치게 수구적이면서, '다수'의 약자로서는 지나치게 호기로워지죠. 그래서, '우리'는 그 '안전지대'에 몸을 숨기는 것이 너무도 익숙해 진것이 아닐까요?

 

산불 화재 현장에 늦게 나타난 이블을 비난하며, 빨리 모래 폭풍을 막으로 가라고 하죠. 왜냐면 그럴 수 있는 힘이 있으닌까요. 그런데, 그들을 향해서 체체는 묻습니다. "왜 당신들은 우리를 구해주지 않았나요?"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는 시민의 대답은 참 신기합니다. 망가지지 않은 신체, 기근에 시달린 적 없는 기름진 안색, 헤지지 않은 옷과 돌아갈 집이 있는 강대국의 시민은 '난민'영웅 앞에서 '일반'약자를 자처하죠. 선택하지 않은 약자는, 역시 선택하지 않은 '더' 약한 약자에게는 의무가 없나 봅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약자'의 안전지대란 이렇게 안락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난하거나 합리화하거나 불평하면 되죠.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 쇼프로를 보며, 밥을 먹고 사회와 강자를 욕 할 겁니다. 그렇게 욕을 하는 이블엔덤은 15살에 화산재를 막았고, 산불을 막고, 해일을 막고, 모래폭풍을 막았는데도요. 그 재해의 현장에 '바로' 존재 했는데도 말입니다.

 

'할 수 있다.'는 것은 '해야 한다.'를 의미 하진 않습니다. 물론, '할 수 없다.'면 '해야 한다.'도 성립 할 수 없겠죠. 능력없는 의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너무 당연히 '할 수 없다.'는 기준에 자신을 맞추고, '할 수 있다.'는 기준에 타인을 맞추고 산 것은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의무'라는 말은 타인에게 쉽게 쓰면서 그 타인의 '권리'에는 관심이 없고, '권리'라는 말은 나에게 쉽게 적용하면서 자신에게 '의무'는 '무력'으로 종결시켜버리죠.

 

왕관을 쓰는 자 그 왕관의 무게를 견뎌라! 그 말 어디에도 백성을 어깨에 얹으라는 의미는 없습니다. 왕관을 탐하는 자로부터 왕관을 지켜야 하는, 그들만의 리그를 다룬 말입니다. 

 

그럼 무법천지 세상에서 '약자'는 숨죽여 살아야 하나요? 아니요. 체체가 소울 오러이기 전, 그리고 '어린 영웅'이기 전, 아무것도 아닌 그저 삐적골은 한 명의 타르인 일 때도 총탄을 뚫고 어린아이를 구하고, 납치범 소굴로 뛰어 들었죠. 그 체체를 도으러 온 사람들 모두는 '약자'였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지켰죠.

 

이 소설은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과 '무엇인가를 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무엇인가 하지 않은' 이유가 약자라는 것은 비겁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요구하면 안 되지 않을까요?

 

만약, 정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고 강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강자에게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과 배려를 요청해야하는 일이겠죠. 그건 당연한 일이 아니었기에, 나 역시 강자가 나에게 그리해주었듯, 나도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맞을 것이고요. 

 

귀여운 뱁새와 덩치 큰 댕댕이가 꽁냥거리며, 염병천병 떠는 오글거리는 달달물임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그 불편한 안전지대는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정말 마음 편히,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소설은 아니었습니다. 바로, 여기, 지금, 내가 그 안전지대에 숨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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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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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제목: 다시, 너와 만나면

작가: 탄콩

연재처: 봄툰

분량: 본편 37화

 

 

 

# point1: 한 컷

 

 

봄툰
봄툰

 

 

 

# point2: 줄거리

 

 

기: 잡지사 기자 다니엘 브라운은 작가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고 공모전에 참여하지만 떨어진다. 어느날 공모전 심사위원에게서 따로 만나자는 연락을 받는다. 그곳에서 심사위원인 대학교 은사님과 전 연인 노아 윌리엄을 만난다. 대학 동기인 노아 윌리엄의 글에 반한 다니엘은 노아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하고, 둘은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했다. 하지만, 노아는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마주하게 된 것이다.

 

승: 노아는 다니엘이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둘은 서로에게 미련이 남아 있음을 알게 된다. 정리되지 않은 감정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다니엘은 교통사고를 당하고, 병실에 찾아간 노아는 자신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말한다. 노아은 그 동안 담아 둔 감정을 쏟아내는 다니엘에게 용서를 빈다. 둘은 다시 사랑을 시작한다. 

 

전: 연말 영화제에 다니엘은 노아의 파트너로 참석한다. 그리고 다니엘은 술취한 기자에게 모욕적 발언을 듣고, 노아는 기자를 위협하고 다니엘을 데리고 나온다. 다니엘이 병실에서 그러했듯, 노아는 자신의 감정을 쏟아낸다. 다니엘은 노아의 불안과 자신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다니엘은 자신 안에 남아 있는 '작가' 노아 윌리엄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겠노라 다짐한다.

 

결: 다니엘은 '노아 윌리엄'에 대해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한다. 노아와 다시 사랑하게 된 다니엘은, 글을 쓰기 위해서 잠시 노아를 떠난다. 글이 완성 되기를 기다리는 노아는 자신을 기다리던 다니엘의 마음을 이해한다. 다니엘은 글을 완성하고 작가로서 데뷔한다.

 

 

 

# point3: 진지충의 review: 흘러 넘침

 

 

'다시, 너와 만나면'은 순수한 감정폭팔물입니다.  데뷔작임에도 데뷔작 같지 않은 떡대 공수와 대놓고 넘쳐 나는 감정 연출이 인상 깊었죠. 그래서 언제나 저제나 신작이 나올까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후 작화한 단편과 현재 연재중이 초능력물은 결이 다른 작품들이라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탄콩 작가님 특유의 귀요미 수를 보는 재미가 있어 챙겨보는 편이예요.

 

훌륭한 글을 본다는 것은 양가적인 마음이 들게 합니다. 내가 이런 대작 발견하다니! 이 글을 정말 미쳤다! 하는 환희의 마음과, 그래 세상에는 이런 천재도 있었지...하는 다소의 박탈감입니다. 이러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글은 흔하지 않고, 작가 역시 소수예요.

 

이런 재능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이런 감정을 들게한 작가들 대부분은 그렇게 평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거나 못하고 있어요. 비범한 글은 비범한 삶에서 나오는 경우도 많으닌까요. 그리고 역시 비범하게 생각하는 작가는 일반인이 무시하고 싶어 하는, 그 심연을 직시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죠. 스치는 감정에도 이름를 부치고, 표현을 이끌어 내는 삶이란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작가 개인의 삶을 위해서는 그저 재미있고 좋은 정도의 글을 쓰는 것이 최선인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이 웹툰에는 '이미 이런 작가'와 '이런 작가를 꿈꾸는' 작가 지망생이 나옵니다.

 

다니엘은 수업에서 노아의 단문을 듣는 순간, 모두가 괴짜라고 부르는 그와 그의 글을 사랑하게 됐죠. 노아는 빛나는 눈과 친애의 감정으로 자신의 곁에 있는 다니엘을 보면서 불안함에 시달립니다. 노아는 다니엘과 있으면 있을수록 글을 쓸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온통 다니엘로 가득찬 노아는 더 이상 다니엘이 사랑한 글을 쓰지 못하고,역설적이게도 노아는 다니엘이 사랑한 글을 쓰기 위해 다니엘을 떠납니다. 

 

남겨진 다니엘은 노아의 흔적을 지우면서도, 그의 글을 버리지 못하고, 그가 쓴 책을 몇권이고 계속 사 모으죠. 다니엘은 모두가 발견하지 못한 노아의 글을 알아 볼 만큼 좋은 눈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자신의 글은 노아의 글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노아의 글을 사랑 할 수록 자신의 글에 대해선 열등감에 빠졌을 거예요.

 

두 사람의 사랑의 장애물은 다름 아닌 '자신의 글'인 셈이죠. 

 

연인이었던 시간은 3개월, 헤어졌던 시간은 9년, 하지만 만나자마자 둘은 망설임 없이 서로에 대한 감정을 끌어냅니다. 그것이 원망이든 후회든, 그건 지나간 감정이 아니었죠. 그리고 9년간 일상에서 겪지 못한 새로운 감각들이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마치 자석처럼 서로의 가슴에 묵혀둔 이야기들을 끌어 당겨요. 이들이 사랑했던 시간을 3개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BL물은... 감정과잉이 많아요. 그리고 저는 그런 형식의 감정 과잉을 사랑하죠.

 

너와, 너의 글과, 너가 그곳에 쏟아 부은 고뇌와, 그로인한 나의 고독마저도 사랑해야만 비로소 함께, 곁에서, 행복하게 사랑 할 수 있는 예술인들의 사랑, '흘러넘침'... 범인인 저는 보기만 해도 찌르르르 합니다. 건조하다 못 해 말라가는 감수성에, 스콜을 쏟아 붙는 시원함이 있어요. 아마도 카타르시스겠죠.^^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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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비올렛

출간일: 2020.09.01

분량: 본편 4권

 

 

 

 

 

 

 

 

 

 

 

 point 1 책갈피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우리는 누구나 금빛 나비와 같은 '생령'이자 염원이다. 그 아름다운 염원이 육체를 벗어나 세스티야를 만났어. 그게 우연이라고 생각하나?"

 

 

 

point 2 줄거리

 

 

기: 평범한 고등학생 주이결은 어느날 로스토프 증후군 진단을 받는다. 하루에 22시간은 수면상태로 지내야 하는 불치병에 가세는 기울고, 이결은 집의 '짐'이 된다. 그러던 중 여동생의 수능 전 날 주이결은 쓰러지고, 이 여파로 동생은 수능을 망치고 가족들은 주이결을 비난한다. 주이결은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22시간의 수면 중 금빛 나비가 되어 만났던, 꿈 속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바란다. 그 날 꿈에서 세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한 이결은 자살을 시도한다.

 

승: 황위에는 흥미가 없으나, 계승 순위가 높았던 세스는 형제들로부터 늘 위협당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날 어떤 '음성'이 나타나 자신을 몇번이나 구해준다. 그러다 어느날 그 음성은 나타나 서글픈 인사를 하고 떠난다. 세스는 그 음성을 불러내기 위해 황태자가 되어, 마탑의 주인 노아로 하여금 이결을 불러내도록 한다. 그렇게 이결은 차원을 넘어 세스를 만난다.

 

전: 황제가 되고 싶은 제2황자 제이르는 금빛나비의 모습을 한 이결을 보고 관심을 갖는 한편 형제들을 숙청하고 세스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계략을 세운다. 세스에게 필요한 사람이고 싶었던 이결은 세스를 적극적으로 돕고, 자신에게 헌신적인 이결에게 세스는 소유욕 이상의 애정을 느낀다. 반면, 주이결은 황제에게 자신의 생존에 필요한 생기가 세스의 생명을 줄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세스를 떠날 계획을 세운다.

 

결: 황제가 되고 주이결을 완전히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주이결은 뜨밤과 함께 도망친다. 광포한 집착으로 이결을 찾지만, 이결은 세스를 생명을 위협하는 에다와 함께 다른 차원으로 사라진다. 이결을 부르기 위해 세스는 잔인한 고문과 살인을 불사하는 폭군이 되어가고, 이결은 대한민국으로 돌아와 깨어나지 않는 자신을 소중하게 돌보는 가족을 본다. 이결은 세스에게 돌아가는 것을 선택한다. 돌아온 이결은 세스의 황후가 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염원에 대하여...

 

 

언젠가 완결이 나면 꼭 리뷰 할 작품 중에 하나가, 바로 연재 중인 '레이드'입니다. 단연, 첼리아케님의 제일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애정하는 작품은 '페어리 트랩'입니다. 참고로, 댓글이 가장 재밌는 작품은 '무향의 궤양'... 아니...'무향의 궤적'입니다. 작품 한편 한편 마다,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게 되는, 소통왕 작가님이시죠.

 

많은 페이지에서 '페어리 트랩'을 대표하는 한 줄 문구가 "내 허락 없이는 죽을 수도 없어."인데 말이죠....왜죠? 음... '광'인 공은 맞는데 '광공'은 아닙니다. 수 이외에 것들에게 '광'인 지라, 피폐물을 생각하시면 아니 됩니다! '감금'과 '족쇄'가 나오나, 이렇게 달달 할 수 없습니다. 낭만적 셀프감금이랄까요... 공과 수의 관계에 주도권은 마치 공이 쥐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수가 쥐고 있습니다. 영웅은 눈물에 약하달까요...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있다면, 소설 초반은 눈물이 많이 납니다. 누구의 이기심이나 잘 못이라고 특정 지을 수 없는, 모두가 서로의 가해자이고 피해자인 상황의 연속이예요. 동생의 선물을 챙기고, 모범생인 이결이 처음 쓰러졌을 때, 가족들은 이결이 나을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하지만, 직장도 그만두고 여기저기 이결의 치료를 위해 뛰어다니던 아버지는 경비원이 되었고, 어머님는 처음으로 고된 돈벌이를 시작했죠. 동생은 고3인데도 돌봄을 받지 못 합니다.

 

하루에 단 2시간, 이결이 눈을 뜰 때마다 가족들은 지쳐있고, 날 서있으며, 불행해지고 있다고 느끼죠. 그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할 수 있는 건 없어요. 이결에게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것은 간절한 '염원'이었을 겁니다.

 

페어리 트랩에서는 하얀나비와 금빛나비가 나옵니다. 하얀나비는 죽은령으로 만들어지지만, 금빛나비는 '생령'으로 만들어집니다. 결국, 꿈 속에서 세스를 찾아간 것은 이결의 '염원'일지 모르지만, 이결을 금빛 나비로 만든 것은 세스의 '염원'이었죠.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염원으로 태어난, 누군가의 염원이자 금빛나비라는 대사처럼, 차원을 넘은 세스의 염원은 세스 앞에 나타나게 되죠. 

 

자신의 것에 대해 소유욕 강하고, 흥미로운 것에 끌리지만, 이외에 것에 있어서는 무감한 제4황자 세스! 그는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의 이유에 대한 정답을 찾지 못합니다. 왜 황위에 관심도 없던 자신이 황태자가 되어, 보석을 들고 금술을 열어 이결의 육신을 불러왔는지... 그저 그래왔던 것 처럼, 그 답을 '흥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죽으려 시도했던 이결에게 '필요'를 이야기 하죠. 이결에게 가장 절실했던, 세스가 나를 '필요'하다는, 바로 그 존재라고 말을 해줍니다.

 

하지만, 독자는 알고 있죠. 두 개의 염원이 교차 할 때 열리는 차원의 문을 넘어, 금빛 나비가 금빛 길을 찾아 왔다는 사실이 두 사람의 '정답'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이죠.

 

두 사람이 서로의 염원이자 사랑이라는 정답을 알자마자 또 다른 위기가 찾아 옵니다. 이결이 세스 옆에서, 그의 생명을 줄여가면서 함께 할 수 각오... 이결은 오로지 누워 하얀 천장만 바라보았던 외로운 생활보다 더 고독한, 육신은 죽고 영혼만 떠도는 미래를 선택합니다. 그리고 세스를 떠나죠. 분명, 이결의 염원은 누군가에게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는 것이었을텐데, 세스 곁에 있으면서 다른 염원이 생겨버립니다. 그가 오래 살길 바라는, 그가 위협 받지 않길 바라는 염원말이죠.

 

염원은 간절한, 아주 간절한 바람입니다. 그런데, 이 간절한 바람이라는 것이, 변하지 않는 건 아니예요. 정말 희구하던 장래희망도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바뀌죠. 그렇다고 그것이 가볍거나 가치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겁니다. 결국, 염원은 '무엇'보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일 지도 몰라요. 내가 간절히 염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이 나를 좀 더 빛나게 하는지도 몰라요. 금빛 나비처럼요.

 

현실로 돌아온 이결이 가족들을 마주하는 장면에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프다'고 하면, 많이 아프냐고 쉽게 위로하면서도, 가족이 아프다고 하는 소리는 유독 짜증이 나고 듣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모난 소리하고 나면, 나중에 혼자 있을 때 가슴을 치고 후회하죠. 이결의 가족들이 웃으며 이결의 곁을 지키는 심정이 상상되서, 너무 많이 울었어요.

 

이결은 가족들의 마음을 차가운 저울대에 올렸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의 바람을 저울대에 올립니다. 이결은 이제 가족들이 필요로 하지 않아서 세스에게 가는 것이 아닙니다. 차원을 넘어서도, 자신이 길을 잃지 않도록 끊임없이 자신에게 돌아오라는 목소리를 따라갑니다. 

 

소설의 결론은... 저는 개인적으로는 좀 허무했습니다. 굉장히 힘든 여로를 지나, 목적지에 왔더니 관광지인 느낌... 책자로 이미 본 것 같은... 나쁘지 않지만, 좋지도 않은... 그래서 여행은 준비가 반이라 했던가? '왕자님과 공주님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수준의 급 행복한 마무리라는 생각을 했죠. 이것이 더 더욱 외전을 애타게 기다린 이유였을지도요.

 

외전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저로서는 4일간의 데이트 현장이 매우 짧다고 느꼈습니다. 곧 외전2가 나온다고 하니, 좀 더 길~~~~게 결세스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특별히 임신수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왜 꼭 페어리 트랩만큼은 AU외전이 보고 싶은지 모르겠어요.(흠흠) 토끼 같은 Jr.결...... 저만 보고 싶은.......예, 그렇습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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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모드

출간일: 2020.09.01

분량: 본편 4권

 

 

 

 

 

 

 

 

 

 

 

 

 

 

point 1 책갈피

 

 

"잘못 판단하고, 다른 이들과 다른 생각을 해도 괜찮다."

 

"......"

 

"네 삶을 가진 내가 네 모든 생각과 행동을 이상하다 생각하지 않아. 그러니 이대로도 괜찮다. 억지로 바꾸려 할 필요 없다."

 

"폐하를, 화나게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처럼......"

 

"혼이 나고 잘못된 행동이라 배우면 돼. 그리고 용서받으면 된다."

 

어둠 속에서 그의 목소리가 가까이 다가왔다.

 

 

 

point 2 줄거리

 

 

기: 수리엘 테이터는 ESP 98% 제국 2위의 에스퍼로 결정되자 훈련소로 강제 차출 된다. 그리고, 그곳 교관에게 학대를 받고, 명문가의 귀염둥이로 사랑받던 수리엘은 감정을 잃고 황가의 충성을 세뇌 당하게 된다. 다행히 유지니아 황태자로부터 구출되지만, 수리엘의 세뇌는 치료 되지 못했고 때때로 폭주하는 불안정한 정서상태를 가진다.

 

승: 그런 수리엘을, 테이터가 사람들은 망가졌다고 동정하고, 동생 테이터은 독점적 관심을 받는 형을 시기한다. 하지만, 유지니아는 그런 수리엘의 세뇌가 싫지만은 않았다. 황가의 충성을 세뇌당한 수리엘에게 자신은 절대자 였고, 자신은 그저 늦된 수리엘을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리엘은 유지니아의 비호아래 제국과 황궁 생활에 적응해간다. 그러던 중 테이터가 사람들의 쓸데없는 오지랖에 의해 수리엘은 클럽에 가서 헌팅을 하다 유지니아에게 들킨다.

 

전: 수리엘이 자신의 연심을 알길 기다렸던 유지니아는 분노하고 수리엘을 겁탈한다. 그 후 한결 같은 충성심으로 잘못을 비는 수리엘에게 연인의 사랑을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수리엘 그런 유지니아에게 애정을 느끼려 하며, 극심한 두통을 겪는다. 그리고 10일 간의 북부 별장 휴가에게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제국으로 돌아오는 길, 유지니아의 황후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수리엘은 돌연 자살을 시도한다.

 

결: 황궁에 와서도 수리엘의 자살시도는 멈추지 않았다. 유지니아는 달래고, 화내고, 구속하고, 감시를 붙히고 모든 방법을 썼지만 제국2위 에스퍼를 막긴 힘들었다. 그러던 중 유지니아는 수리엘을 죽이려는 것이 '유지니아를 사랑하는 것을 황가의 결함'이라고 판단한 수리엘의 세뇌인 것을 알게 된다. 유지니아의 기지를 활용하여, 수리엘은 세뇌에서 벗어나고, 다시 해맑은 장난꾸러기가 되어 유지니아와 행복하게 산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살고 싶다.

 

 

모아이 님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마침 이때 입원을 해서, 저는 병실에서 신작을 봤죠. 항생제로 몽롱한 와중에도, 모아이님 답지 않게 다크다크한 스토리에 빠져 봤습니다. '기믹'이나 '도원'에서 볼 수 있었던, 따뜻한 시선과 퐁실퐁실한 러브라인이 없었던 점은 아쉽긴 하지만, '세뇌'와 '자살'이라는 키워드 흡입력이 또... 병실의 밤을 지켜주었기에 모아이님을 사랑합니다. 그래도 은근 울보들을 기다렸기에, 혹시 놓친 울보 있나 다 읽고 바로 다시 재탕하긴 했습니다. 없더군요. 모아이 님이 '로맨틱 캡틴 달링'으로 울보들 몰이를 하셨나봅니다. ㅠ.ㅜ

 

'노블레스 오블리주'... 현실에서도 스스로 하는 경우는 없죠. 소설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황가와 척을 지는 귀족 대표 가문 테이더가, 이 둘은 서로를 배척하기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이용하죠. 처음 희생량은 황가였습니다. ESP 94%로 판명 된 황태자가 군대로 차출됩니다. 그 후에, 보란듯이 테이더가에서 ESP 98%가 나오죠. 울며 불며 가기 싫다는, 곱게 키운 셋째를 군대에 빼앗겨 버립니다. 물론, 수리엘이 에스퍼에게 열등감을 느껴 폭력을 휘두르는 교관을 만난건 불행이었지만, 어떻게든 수리엘의 비극이 피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황태자로 교육받고 자란 유지니아와 교육은 전혀 받지 않고 애정만 받고 자란 수리엘이 받아 드릴 수 있는 세계의 깊이는 달랐을 테닌까요.

 

수리엘은 살기 위해 매일 세뇌 영상을 봅니다. 그곳에서 단 5분 나오는 유지니아를 보며, 그 힘으로 살아보려고 하죠. 하지만, 이런 노력은 결국 수리엘 안에 '세뇌'라는 자아를 만듭니다. 역설적이게도, 살기 위해 만들어진 자아가, 수리엘을 살 수 없게 만들어요.

 

유지니아에게 수리엘의 세뇌는 호재였을 겁니다. 자신보다 높은 ESP를 가진, 자신에게 조용한 세상을 줄 수 있는 존재, 아주 어렸던 수리엘은 그랬습니다. 하지만, 나중에는 꼭 수리엘이여야 하는, 꼭 나의 것이여야만 하는 소유욕으로 발전하죠. 이때까지만 해도 '황가의 충성'이라는 세뇌는 유용했습니다. 심지어, 가족과 1시단 파트너, 상관 누구도 유지니아보다 수리엘에게 우선순위를 갖지 못했으니까요. 저 둔하고, 눈치 없는 군인이 답을 찾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죠. 전혀 위험요소가 없는 인내였습니다.

 

하지만, 유지니아가 수리엘과 연애가 하고 싶어지고, 수리엘이 유지니아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고 싶어지면서 양상은 돌변합니다. 수리엘의 세뇌는 수리엘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황가의 번영과 황후가 누려야 할 애정을 가진 수리엘과 수리엘의 욕심이, 황가의 결함이 된다고 생각하죠. 처음 수리엘이 자살을 시도했을 때 유지니아는 분노하고, 수리엘을 닥달합니다. 하지만, 수리엘의 세뇌와 충돌하면서도 수리엘이 살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세뇌와 맞서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요.

 

살고 싶은 수리엘, 사랑하고 싶은 두사람, 유지니아는 수리엘은 한시도 떼놓지 않습니다. 황제인 자신을 세뇌가 해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죠. 하지만, 수니엘은 점점 자아를 가지고 ESP를 다루기 시작한 '세뇌'를 막지 못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수리엘은 유니지아를 만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죽어서도 꼭 도움이 되고 싶다고, 죽음을 준비하는 말들을 합니다. 그러다 유지니아는 총으로 자신의 머리를 겨둔 수리엘을 봅니다. 애처롭게 살려달라고 말하면서, 트리거를 당기는 모습을요.

 

그 모습은 유지니아에게 탈출구를 보여줍니다. 유지니아는 자신의 자살을 위장해서, 수리엘을 폭주시킵니다. 급격하게 떨어진 수리엘의 ESP보다 자신의 ESP가 높아 진 순간, 유지니아는 수리엘의 기억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세뇌가 발생했던, 그 시절의 기억을 지워버립니다. 유지니아의 모험은 성공하고, 수리엘은 세뇌는 없어지죠.

 

신파를 만드는 클리셰 중 하나가 '시한부'클리셰입니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당연히, 모든걸 다해 열심히 사랑 할 것입니다. 정해진 죽음 뒤에도 후회함이 없도록... 그렇다면, 나의 존재가 나의 사랑하는 사람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글쎄요. 

 

저는 혹시라도 유지니아가 수리엘은 테이더가로 보내고, 자신은 황후를 맞이한 채, 평범한 군신관계로 남을까봐 정말 두근반 세근반 하면서 봤습니다. 막 등극한 황제가, 늘 수리엘을 안고 다니기에는 한계가 있었고, 수리엘의 세뇌를 생각보다 쎈놈이었죠. 이건 쉽게 생각 할 수 있는 깔끔한 해결책일 테닌까요.

 

하지만, 유지니아와 수리엘도... 죽을지언정 누구도 그 선택지를 고려조차 하지 않습니다. 유지니아에게 수리엘 없는 삶도, 수리엘에게 유지니아 없는 삶고 '살아 있다.'고 말 할 수 있는 삶이 있을리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이겨낸다.'라는 말을 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거나 힘든 사건에 직면 할 때, 이겨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말을 들을 때마다 무엇을 이겨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살고 싶다. 너랑 같이 살고 싶다. 잘 살고 싶다. 사는 것 처럼 살고 싶다. 살아 있는 것 처럼 살고 싶다.

 

그저 사는 것 만으로도 용량초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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