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더클북컴퍼니

출간일: 2020.06.18

분량: 본편 2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너와 함꼐 보는 다섯 번째 이화가 지기 전에, 남아 있는 내 모든 앞날을 너에게 오롯이 주고 싶었다."

"......"

"넌 거추장스러운 예식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 만류했지만... 더 이상 널 이름없는 어느 별궁의 주인으로 남겨 두고 싶지도, 동심결을 맺지 못한 그저 평범한 연인으로만 남고 싶지도 않아서. 담이 네가 즐거운 때건, 괴로운 때건, 아플 때건 언제나 너와 안부를 가장 먼저 듣는 것이 나였으면 해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담이 너와 백년해락을 약조한 네 하나뿐인 배필이라 뭇사람들에게 떳떳이 말할 수 있는 이가, 오직 나 하나였으면 해서."

"......"

"나는 여전히 담이 너의 가장 아픈 기억 속 한자락을 차지한 사람이고... 용서도, 사랑도 그 무엇도 빌 자격이 없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내 어느 한구석이나마 네 눈에 어여뻐 보이는 곳이 있어, 내게 기회를 줄 마음이 있다면."

담이의 두 손을 잡은 목영이 그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담아. 오늘 밤 나와 혼인하여 주겠느냐?"

point 2 줄거리

기: 세자가 죽은 후 세자빈의 세를 막기 위해 대왕대비는 주상의 피를 받았으나, 어린기생의 몸에서 태어난 이목영을 왕세자로 앉힌다. 어린 왕세손 영현군이 자랄 때까지 임시로 왕세자 자리에 앉아 있을 허수아비 목영을 세자빈과 대비는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목영은 분노한다. 한편, 그런 목영의 태사혜를 적신 실수를 한 소환 담이는 4일은 굶는 과한 형벌을 받고, 녹파 영수의 아들로 목영의 오른팔이 되기 위해 입궁한 김후겸은 우연히 만난 담에게 먹을 것을 준다.

승: 목영은 친모의 출신에 대해 입에 올린 담을 죽이려하다 마음을 바꿔, 담의 가족을 미끼로 협박하여 세자빈을 음해를 지시한다. 이로써 세자빈과 영현군은 죽지만, 담에게 아버지같던 양상약은 담 대신 죽고, 담은 후겸의 도움으로 간신히 살아난다. 이후, 담은 양상약을 죽인죄로 내시들에게 지속적으로 폭행당하고, 제대로 된 직도 받지 못한채 비참한 생활을 한다. 한편, 세자는 자신과 같은 서출을 남기기 싫어 궁중기생을 대신해 담을 불러 합궁시연을 한다. 담은 출궁을 약속 받고 고문 같은 3번의 시연을 버틴다.

전: 목영은 시연 후 담이 계속 떠올랐고, 그때마다 음습한 고방으로 불러 범한다. 그러던 중 목영은 살수에게 변을 당하고, 칼을 맞고 쓰러진 목영을 발견한 담은 그를 치료한다. 그때, 목영은 담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후 목영은 담을 출궁시키지 않고 동궁 승언색으로 만들어, 곁에서 계속 밤시중을 들게한다. 한편, 담과 목영 사이를 알게 된 대비는 목영과 그 세력을 몰아내려하고, 목영은 주상의 명패를 이용해 정란을 일으켜 성공한다. 하지만, 혼란을 틈타 후겸은 담을 출궁시킨다.

결: 5년 뒤, 목영은 담을 찾아내 궁으로 데려온다. 담은 병조판서를 주축으로 한 반란군에 가담하고, 목영이 준 재물로 군자금을 대고 목영을 위기에 빠트린다. 목영은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담에게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모른척 한다. 한편, 담의 동생 준은 역시 그 반란군에 들어가고, 목영에게 자세한 모반계획을 알려준다. 목영은 모반을 막아내지만, 준은 담의 이름이 적힌 연판장을 빼오려다 들켜 죽는다. 담은 목영 앞에서 독약을 마시고, 목영은 깨어난 담을 보내준다. 6년 뒤 원망을 떨친 담은 목영에게 다시 돌아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적군과 아군이 아닌 내 사람

정신피폐 1등 '피난처', 육체피폐 1등 '단수지벽', 상황피폐 1등.. 바로 '환'입니다. 이로써 피폐물 1등은 다 리뷰 한 것 같네요. 상황피폐는 주로 사회나 조직 내의 고립, 벗어날 수 없는 제약의 굴래, 정기적이고 장기적인 집단린치가 특징인데, 한 요소가 유난히 심한 경우보다도 저는 모든 요소가 들어 있는 경우가 더 피폐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무지막지한 폭행에 시달려도, 의지 할 수 있는 구원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완전한 고립이 아니니까요.

그럼 대부분은 고통스러워도 웃을 수 있는 찰나의 시간이라도 주어지겠지만, 담의 경우는... 그나마 후겸이 친구로써 도움을 주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담을 구하지는 못합니다. 담 역시, 후겸에게 의지하지 못하죠. 어쨌든, 후겸은 목영의 오른팔이었고, 담의 고통은 모두 목영이 준 것이었으니까요. 2권의 분량인데도, 몇 번인가 숨 막힐 정도의 답답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내용의 절반이 목영이 담에게 용서를 비는 내용임에도, 그 후회 길다고 느껴지지는 않았죠.

가해자를 변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목영이 담에 대한 사랑을 강간이라는 방식으로 밖에 표현 하지 못했던 상황에 대해서는 알 것도 같습니다. 동양풍 BL은 공공의 적을 한 명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황제와 승상, 태자와 황후,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살얼음판 같은 정치라는 것이, 적군과 아군을 구별하기 쉬울리 없죠. 배신이 아니여도, 세라는 것이 판을 그렇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왕은 긴 병환으로 누워있고, 왕세자가 죽습니다. 승기를 노리는 이리떼들이 이빨을 숨기지 않는 시기가 도래하죠. 대비는 어린 왕세손이 세자가 되면 세자빈이 휘두를 권력을 경계하고자 목영을 불러드립니다. 천출기생의 출신이라니 마음에 들지 않았고, 왕세손이 자랄 때 까지만 필요한 자니 굳이 싫은 내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세자빈 역시, 더러운 출생주제에 자신의 앞길을 막는 목영에게 손지검을 서슴치 않습니다. 목영은 그 모욕을 참을 수 없었고, 왕세손이 왕세자가 된 후 죽어 궁을 나가고 싶지도 않았죠.

살기 위해 정쟁에 뛰어듭니다. 자신을 돕는 녹파 영수 김시백과 그의 아들, 목영의 도움으로 회군하여 목숨을 구한 최방의 장군, 그리고 담의 희생으로 임시 왕세자에서 공고한 왕세자가 됩니다. 목영은 담을 죽여 후한은 없애고 싶었지만, 김시백 아들 김후겸이 구하고자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묵인합니다. 담을 대신해 죽은 양상약이 얼마나 청렴하고 존경받는 내시였는지, 그를 잃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지, 담의 삶이 얼마나 비참해졌는지는 신경쓰지 않았죠. 목영은 아직도 목숨이 노려지는, 정쟁의 한복판이었으니까요.

외척으로 권력을 휘둘러보겠다면, 병약한 딸을 세자빈으로 앉힌 좌의정 안병기나 대비 역시 목영을 겨눈 칼이었죠. 목영은 세자빈이 원자를 낳을 때 까지 또 유예된 세자가 됩니다. 하지만, 목영은 자신과 같은 서출을 만들고 싶지 않아 후궁을 들이지 않습니다. 담이 아니면 동하지 않는 몸이었으니, 세자빈과 교합 자체를 안 합니다. 처녀로 죽게 생긴 세자빈에 조급해 진 좌의정은 목영을 죽이려고 살수를 보냅니다. 도망쳐야 하는데, 목영은 동궁 앞을 지키고 있을 담이 걱정되 지체하다 칼을 맞고, 담을 매번 불러내 겁탈했던 별궁 외진 고방으로 도망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찾아온 담을 만나죠.

왜 시연 후 담이 계속 생각 났는지, 후겸에게 물색없이 웃어주던 담을 보며 왜 화가 났는지, 오른팔인 후겸을 자극하면서까지 왜 그을 시연에 불렀는지... 혹시 담이 살수한테 죽을까 싶어 찾아다니면서, 그렇게 모진 행동만 했는데도 자신을 돌보는 담을 보면서, 그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목영은 소리 없는 전쟁터에 있었고, 담에 대한 애탈픈 마음은 약점이 되어 돌아옵니다. 세자빈은 담과 목영의 밀회를 보고, 대비는 가득이나 아는 것 많은 담을 죽이고 목영을 패하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목영은 주상의 명패로 후겸의 살생부에 적힌 대비와 적군을 도륙합니다. 하지만, 담은 후겸의 도움으로 도망친 뒤였고, 목영은 담이 불탄 의금부 옥사에서 죽었다고 믿죠. 유일무이한 왕좌를 손에 넣고도, 목영은 혼나간 사람처럼 담의 흔적을 찾으며, 끝낸 자진합니다. 목영을 죽일 수 없었던 후겸은, 그때서야 담의 거처를 알려주죠.

하지만, 돌아 온 담에게 손을 내민건 목영을 왕으로 만든 최방의 장군이었어요. 병조판서가 된 최방의는, 목영이 왕이 된 이후 많은 사병과 재산을 내 놓아야했지만, 권력을 누리고 있는 건 영의정 김시백이었죠. 자신은 소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목영의 약점은 명실상부 담이었고, 담은 목영을 벗어나고 싶었죠. 담은 너무나 변해버린 목영의 태도와 목영의 사랑에 흔들렸지만, 이미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후였어요.

세자빈이 있을 때, 대비는 목영이 담을 이용한 음모를 묵인해 줍니다. 세자빈이 죽고 난 뒤, 대비는 목영을 쳐내려하죠. 대비쪽 인사인 안병기와 척을 진 최방의는 먼 땅에서 장마와 전염병으로 죽을 위기에 처하지만, 목영의 도움으로 살아나 영혼까지 다바칩니다. 하지만, 왕이 된 목영을 죽이려 모반을 준비해요.

목영은 늘 아군과 적군이 혼재 된 난세의 중심에 있었고,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손발이 묶인 허수아비로 죽음이 유예된 시한부 인생으로 떨어지기 십상이었죠.

자신이 패가 된 세상에서, 자신이 아닌 자를 패로 쓰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자신이 모욕 당하는 것이 마땅한 세상에서, 자신이 아닌 자를 모욕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거예요. 내가 이용되거나 비난당하는 것은, 다만 그 사람보다 내 신분이 낮고 가지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니, 내가 타인을 이용하거나 비난 하는 것 역시 내가 신분이 높고 가진것이 많으면 해도 되는 일처럼 여겨졌겠죠. 고객이고, 선배이고, 상사이고, 사용자 일 때, 지인에게 감히 못할 말과 행동을 해도 당당한 이들도 이런걸까요?

눈을 가린 색안경, 한 걸음만 물러서도 한심하고 심하다 싶은 행동, 그래도 모르고 살아갑니다. 깨달음은 힘들고, 깨달을 의지가 없는 자에게 애당초 깨달음은 오지도 않으니까요.

사랑을 깨달은 목영이 죽도록 고통스러웠던 것 처럼요. 그렇게 힘들게 살아남았음에도, 담이 없는 세상에서 목영은 죽으려합니다. 왕이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살아 남고 싶었던 것 뿐이었는데, 정말 필요했던 내 사람을 놓쳐버렸어요. 그건 생존의 수단으로서 왕이 됐으면서, 삶의 목적인 담을 잃었죠.

목영에게 필요했던 건, 아군과 적군을 분별한 정책이 아니라, 아군과 적군이 아닌 내 사람을 알아보는 혜안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환은 본편이 나온지 꾀 오래된 소설입니다. 올해 외전증보판이 나오면서, 표지가 휘양찬란하게 변했더라고요. 담의 신분이 상승해서 그런걸까요? 이 전엔 내시의 배자무늬로 된 초록색 표지였는데, 개인적으로 전 그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본편은 2권으로 이루어져있고, 과거와 목영이 담을 다시 찾은 현재가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목영은 분량 절반에 걸쳐 후회하는 찐 후회공이죠.

독약을 먹고 깨어난 담이 목영에게 흔들렸노라 고백을 하자, 목영은 자신을 용서 할 수 있을 때 돌아오라고 놓아줍니다. 담이 정란을 틈타 도망갔던 5년이 상실의 시기였다면, 담이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는 무기한의 시간은 용서의 시기였죠. 목영은 가장 바라던 일을 위해, 가장 바라지 않던 일을 합니다. 그리고 독한 담은 무려 6년 뒤에 돌아옵니다. 시장통에서 주책없이 우는 목영을 따라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시간의 무게가 느껴져서일까요.

환은 포인트가 많은 소설이지만, 환의 외전에서 행복한 목영과 담의 모습이 좋아보여서, 책갈피는 외전에서 가져왔습니다. 본편만으로도 완결성 있는 작품인데도, 계속 목영과 담이 행복해지는 것이 보고 싶습니다. AU외전... 제가 임신수를 좋아하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애절한 커플들 보면 보고 싶어지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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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물/동양풍/애정물] 연홍 - 윤해월

제목: 연홍 작가: 윤해월 출판사: 블랙아웃 출간일: 2018.01.11 분량: 본편 2권 #point 1 한 줄 곧 청명한 빗소리가 솨, 소리를 내며 숲을 뿌옇게 뒤덮었다. 달로와 홍위가 탄 말 주변으로 바삐 다가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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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수려한

출간일: 2019.12.17

분량: 본편 3권

 

 

 

 

 

 

 

 

point 1 책갈피

잘 살자. 서로 위해 주면서. 아껴 주면서.

point 2 줄거리

기: 알파 최기준은 연인이자 이복동생인 오메가 최재영을 두고 돌연 결혼을 한다. 재영은 배신감에 자해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기준이 준 돈과 통제 속에 살며 언젠가 자신에게 돌아올거라고 희망을 품는다. 하지만, 이혼 후에도 최기준은 재영에게 돌아가지 않고, 재영을 쓰레기 노땅 재혼남과 결혼을 시키려 한다. 한편 최회장의 장부가 필요했던 박태민 변호사는 재영에게 접근한다.

승: 재영은 기준이 자신에게 타인과 접촉시 구토감을 느끼는 약을 계속 먹여 왔음을 알게 된다. 쓰레기 노땅 재혼남에게 불려가 폭행을 당하고 난 뒤 기준에게 찾아간 재영은, 관계 청산을 선언한다. 그리고, 재영은 박태민 변호사를 찾아가고, 갑작스러운 히트사이클에 태민과 관계를 갖게 된다. 기준은 약을 끊은 재영이 태민과 잤다는 것을 알고 분노한다. 재영은 기준을 벗어나 해외로 도피를 계획하지만 실패하고, 기준은 최회장과 전쟁을 각오하고 재영에게 돌아간다.

전: 재영은 임신한다. 그리고 기준은 태민의 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아이로 키우려한다. 하지만 재영은 조작된 사고로 유산하고, 이후 기준이 수술을 해 아이를 갖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재영은 자신을 속여온 기준에게 분노하며, 괴로워하다 자살을 시도한다. 기준은 정신이 불안정한 재영을 위해 태민을 데리고 오고, 태민은 재영이 도망 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기준은 아버지를 실각시키는데 성공하지만, 재영을 찾지 못한채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낸다.

결: 이름을 바꾸고 제주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재영을, 기준은 재영의 모친의 병환을 이유로 불러 들린다. 재영은 계속 용서를 비는 기준에게 거리를 둔다. 기준은 제주도에 있는 재영의 카페 옆에 집을 짓고, 재영의 곁을 맴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러운 폭풍에 폭격맞은 카페에서 기준은 재영을 구하다 다치고, 피흘리며 쓰러진 기준을 본 재영은 무시 할 수 없는 자신의 애정을 인정한다. 둘은 과거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다가간다. 길고 험난한 여정을 마친 그들은 결혼 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냉혈한의 눈물

사람은 첫인상을, 책은 끝인상을 중요시 여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첫인상이 별로인 사람과는 친해지는 경우는 적은 반면, 초반부가 미진하더라도 왠만해선 완독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솔찍히 끝인상이 별로인 작품은 배신감이 느껴져요.

제에게 많은 계자님 책의 끝인상은 "재밌다."였습니다. 하지만, 콜드블러드를 딱 덮고 났을 때, "오~ 잘썼다."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이전에 리뷰했던, 계자형 '똘아이'가 나오는 유쾌+통쾌+감동 라인의 소설과는 확실히 결이 다른 작품이었습니다. 만약, 요망한 주인공과 사이다 전개, 현웃터지는 재미를 예상하고 읽었다면, 조금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계자님 소설에 대한 기대치라는 것이 있을 테닌까요. 하지만, 저는 진지충이라 그런지, 정말 투텀즈 업!하면서 읽었습니다. 다만, 확실히 불편한 설정은 있었습니다. 가령 박태민이라던가 박태민이라던가 박태민같은...

콜드블러드는 냉혈한 없는 냉혈한 소설이예요. 후회공이 나오지만, 좀 다른 형태의 후회공입니다. 잘 못인줄 모르는 후회공이라기보다는, 후회 할 줄 알아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후회공이랄까요. 비련의 2인자 공입니다. 그래서 냉혈한인 것 처럼 비춰지지만, 누구보다 발분하고 인내하고 가장하는 감정적 캐릭터였죠.

알파인 줄 알고 최회장에게 거둬진 재영이 오메가라고 판정나자, 재영은 부당하게 매질과 모욕, 부정 당합니다. 그런 재영에게 기준은 가족이자 연인이었고, 첫사랑, 첫연애, 첫키스, 첫섹스을 알려준 사람이었죠. 그리고 기준은 재영이 최회장의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생모외,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최회장의 후계자로 낙점되면서, 오로지 기준에게 기대어 사는 재영의 존재는 더더욱 눈에 가시처럼 보였을 거고, 재영의 비밀은 언제든 재영의 목을 조를 수 있었죠. 그래서 기준이 재영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전략적 결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결혼이었기 때문에, 기준은 불임수술도 받았던 거겠죠. 재영은 이미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보는 눈도 듣는 귀도 많은 위치에서 기준은 재영에게 어떠한 약속도 설명도 없이 결혼을 합니다.

재영을 미치게 했던 기준의 행동들은, 되돌아 봐도 다른 선택지가 없는 피치못 할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기준에게 재영을 포기하는 미래가 없었으니까요. 재영이 도망간 고양이를 오래도록 기다려 준 것 처럼, 자신 역시 기다려 줄거라고... 오로지 그 믿음만으로 재영을 병들게하면서, 최회장을 치기 위해 힘을 기릅니다.

하지만, 삶은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라 했던가요? 최태민이 등장합니다. 능력있고, 최회장에게 원한을 가진, 불굴의 서글남! 재영은 기준을 사랑하면서도, 기준의 통제를 밖에서 자신을 보호해주는 박태민이라는 인간에게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하죠. 복수를 위해 재영에 접근했던 최태민 역시, 도도하고 발톱을 세운 고양이 속에 문드러진 상처를 보고 연민과 사랑을 느끼기 시작해요. 박태민은 기준을 사랑하는 재영의 마음을 알면서도, 자신에게 의자하는 재영을 받아 주는 애달픈 사랑합니다.

그러다, 재영이 태민의 아이를 가지게 됩요. 비극적이게도 그 사실을 기준만이 알게 되죠. 기준은 그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속입니다. 하지만, 아이는 빛을 보지 못하고, 어른들 싸움에 휘말려 너무 이르게 하늘나라로 가요. 태민은, 임신 내내 태민을 찾았던 재영과 존재조차 알리지 않고 떠나버린 자신의 아이를 끝끝내 알지 못해요. 기준은 숨기고, 재영은 말 할 수 없었죠. 이루어 지지 못한 섭공이 안타까운건 어쩔 수 없지만, 그저 재영과 기준의 갈등 촉발제로만 삼기엔 태민의 신세가 너무 비참했어요. 저는 이 부분이 정말 불편했습니다. 꼭, 주인공이 악당을 잡기 위해, 다 때려 부수고 오만 사람 죽여도 해피엔딩이라는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죠.

어쨌든, 길고 긴 복수를 끝내고, 야물딱지게 잘 도망치는 재영으로 인해 후회할 만큼 후회한 기준은, 발딱개가 되어 용서를 빌고 용서를 받습니다. 기준이 한 일에 다른 선택이 없었을 지라도, 재영이 받은 상처가 없는 것이 되는 건 아닐테니 말이죠.

저는 눈물이 없습니다. 실컷 울면 후련 하다는데... 시도해도 잘 되지 않아요. 아무래도 저에게는 쓸 수 있는 힐링법은 아닌 듯 하죠. 그래서, 타인에 눈물에 정말 약한 편입니다. 가슴에 얼마나 많은 심열이 고이면, 눈에서 저 뜨거운 액체가 줄줄줄 흐르는 걸까? 마스마를 치솟게 하는 강한 반동처럼, 어떤 강한 충격이 저사람을 때렸을까? 싶은 마음에 되려 전전긍긍하게 되요.

기준은 울지 않지만, 이상하게도 저는 콜드블러드에서 기준의 눈물을 본 것 같습니다. 개아가공, 계략공, 냉혈공... 틀린말은 아닌데도 뭔가 전형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건, 처음부터 재영을 사랑하는 마음을 솔찍하게 말 할 수 없었던, 그러면서도 늘 배덕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우울증도 실어증도 걸릴 틈이 없이 끊임없이 재영을 지켜야만 했던, 기준의 꾹꾹 눌러 담은 심열이 느껴졌기 때문이겠죠.

냉혈한은 이렇게 웁니다.

물론, 최불행캐는 태민이지만요! 사업체라도 하나 떼줘라! 떼줘라! 거절한다고 진짜 안주냐! 시위하고 싶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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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

출판사: 유즈

출간일: 2019.06.07

분량: 본편 3권 + 외전 1권

 

 

 

point 1 책갈피

단 한번만. 내게 천 년을 날아가자 약조했던 그 사내를 보여줘. 마지막으로

원제의 입술을 물었다. 입술도 손처럼 떨렸다. 곡여흔은 다물려 있는 입술을 비집고 혀를 넣었다. 꺼져가는 체중이 온전히 그에게 매달렸다. 목을 양팔로 감아쥐고 입을 탐했다.

말을 할 걸 그랬지. 네가 만지면 싫으냐 묻던 그때. 싫다고 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고. 네게 닿고 싶은 것을 감추려 필사적이었노라고.

말을 하지 않길 잘했지. 내가 먼저 너를 좋다 했으면 네가 어찌 굴었을지를 겪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형님의 말대로 내가 너를 미치게 한 것인지, 아니면 네가 원래 미친 자였던 것인지 끝까지 알지 못한 것 하나는 다행이다. 내가 미치게 한 것이었다면 안타까웠을 것이고, 원래 미쳤다 한다면 자괴했을 것이다. 이도 저도 모를 지금은 허무하기만 하니 다행이다.

내가 네게 바라던 것이 있다. 네가 부수었지만 지금은 덧없다.

내가 네게 바라는 것이 있다. 우리 둘, 다시는 어떻게라도 엮이지 말자.

나는 이제 새가 되겠다. 다시 나를 본다면 너는 아무렇지도 않게 활로 내 날개를 뚫어 죽여라......

공들여 입술을 적셔 놓은 곡여흔이 입술을 미끄러트리며 요대를 풀었다.

point 2 줄거리

: 북방출신 원제가 세운 파국에는 오왕이라 불리는 오대세가가 황실과 위태로운 세력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 적대적 토착세력 오대세가 중 하나인 곡가 장남 흔은 5세부터 모각에 갇혀 살았다. 원제의 궁을 지었고 무품의 귀인이었지만 광인이 되어 죽은 곡여흔과 같은 푸른눈을 띠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곡흔을 대신해 소가주가 된 동생 곡진성은 모각을 찾아 흔에게 일방적 애정을 강요했고, 그것을 알게된 가주는 흔을 노역장으로 보낸다. 그리고 그곳에서 황제 강제를 만나다.

승: 동침한 여자를 죽이는 괴벽이 생긴 강제는, 무너진 성터 노역장에서 파란눈의 흔을 본다. 광인의 환생이라 곡가에서 버린 장남 흔, 그을 궁으로 데리고 온다. 하지만, 곡흔에게 설명할 수 없는 감정과 끌림을 느끼는 강제를, 곡흔은 원제와 비교하며 계속 밀어낸다. 강제는 그런 흔에게 미약을 먹여 몸을 취하려하지만, 그때 불현듯 전생을 떠올리게 되고 자신이 원제의 환생임을 알게 된다. 강제는 원제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위해, 흔의 눈치를 보며 곁을 맴돈다.

전: 전생, 원제는 천재 건축가이자 곡가의 소가주 곡여흔을 아꼈지만, 형인 곡진성의 왜곡된 애정으로 상처 받은 적 있던 곡여흔은 원제가 다가 올 수록 피한다. 어느날 원제는 곡여흔이 형과 불순한 관계을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하여 곡여흔을 강제로 취한다. 그리고, 10년간 폭력과 미약으로 여흔은 망가트려서라도 곁에 두었다. 그리고 여흔은 모반을 꾸미는 오대세가로부터 원제를 살리기 위해 대신 죽는다. 한편, 곡진성은 술사가 피술사의 신체를 조종 할 수 있는 벌레 '고'를 가지고 곡흔을 찾아 간다.

결: 곡흔을 만난 곡진성은 곡여흔의 형이었던 전생의 기억을 찾은 뒤였다. 곡진성은 여흔에게 '고'를 먹이고, 독이든 병을 주며 강제에게 먹이라고 한다. 전생에 실패한 모반과 다르다며 설득하지만, 이미 흔은 강제의 옆에 남기로 결정한 뒤였다.여흔은 곡진성과 강제 모두 살리려 하지만, '고'에 의해 몸을 가누지 못한 흔은 강제에게 독을 뿌리고, 곧 자신이 그 독을 빨아 먹고 쓰러진다. 강제는 흔에게 자신의 피를 먹여 살리고, 흔과 명줄이 엮인다. 살아난 흔은 강제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방법

바르도의 궁은 사연이 많은 책입니다. 오래전 종이책으로 발간 된 후 단종이 되었던 소설이 웹툰화가 되면서 관심을 끌게 됩니다. 하지만, 어디서도 바르도의 궁을 찾을 수가 없다보니, 암암리에 단종 된 책을 돌려보는 기현상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그러다, 리디북스에 짠~하고 이북으로 발간됩니다. 그때는 리디only 작품이어서 바르도의 궁을 읽기 위해 리디북스 아이디를 만들기도 했다는... 나름 전설의 회귀라고 말 할 수 있는, 힘겨운 재등판인 셈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화선이 되었던 바르도의 궁 웹툰은 이후 연출상 부족함이 거론 되곤 했죠. 저 역시 새로 연재되고 있는 외전까지 보고 있지만, 솔찍히 아쉬움이 많습니다.

원작소설이 웹툰화 되면 원작 팬심에 챙겨보지만,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원작보다 재미있거나 비슷한 웹툰은 두 편입니다. 소설의 디테일을 전부 작화 할 수는 없으니 생략 및 각색 될 수 밖에 없는데, 만약 웹툰 연출이 매끄럽지 못하면 암호 같은 웹툰이 되어버립니다. 특히나, 원작의 팬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기대치가 있다보니 실망으로 이어지기 쉽죠. 그럼에도 문자를 읽으며 발동동 팔동동했던 주인공들이 이미지로 그려진다고하는데, 거부하기는 쉽지 않아요. 뭐... 그래서 대작을 발견하는 환희가 더 큰 거겠죠.

곡여흔은 전생의 업으로 다시 환생합니다. 잘 살기 위해 환생한 것이 아니라, 전생의 업을 풀지 못해 한 생을 더 살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태어난 곡흔의 삶의 목표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짧은 생을 잘 마감 할 수 있는 것 뿐이었죠. 왜냐면 자신의 업은, 사내를 미치게 하는 몸으로 원제를 만나 그로인해 많은 인명이 죽게 된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주어진 불합리와 불행을 묵묵히 받아드립니다.

불행히도 다시 시작된 삶 역시 전생과 다르지 않았죠. 형제의 비틀린 애정을 밀어내지도 못했고, 강제를 피하지도 못했고, 자신으로 인해 사람이 다치거나 죽을 위험에 몰리는 상황은 발생했으며, 강제는 흔에게 다시 미약이 든 술을 먹이고 맙니다. 하지만, 무엇인가 조금씩 달랐어요.

원제는 여흔의 발꿈치를 부셔 절름발이로 만들지만, 강제는 사람을 해치지 않은 대가로 흔의 발을 받아냅니다. 여흔은 원제가 아꼈던 머리카락을 잘랐지만, 흔은 강제에게 머리카락을 줍니다. 원제는 여흔에게 말을 내어준 어마감을 쓸어버리지만, 강제는 흔을 말에 태우죠. 흔은 여흔을 바라보던 원제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요. 무엇 하나 내어주는 것 없이 자신을 거부하던, 여흔을 곁에 두었던 원제의 희구를 알게 되죠. 그리고, 그 남자가 자신에게 했던 약속을 떠올립니다.

여흔은 원제의 삶에서 유일한 구증이었고, 원제는 여흔의 작은 몸짓이라도 기꺼이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채찍질을 하고 사지를 결박해도, 새처럼 날아갈 것 같은 여흔의 마음만은 묶어 둘 수 없었어요. 여흔은 원제가 준 미약에 중독되었지만, 강제는 스스로 안겨오는 여흔에 중독됩니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여흔이 망가진 이후에야 여흔은 미약을 끊을 수 있었죠. 이로써 원제의 미몽같은 시간도 끝나버리고 죽을듯한 후회의 시간만 남아버립니다.

북방 부족에서 쫒겨나, 죽음의 사막을 건너 중양에 황제가 된 강제가 토착 호족의 소가주이자 천재건축가로 살았던 여흔... 한 사람은 빼앗지 않으면 삶조차 가질 수 없었고, 한 사람은 이미 지켜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참고 숨기는 것에 익숙했죠. 원제는 여흔 하나를 가져야 했고, 여흔은 남자를 홀리는 요물로 살고 싶지도 않았지만 어깨에 진 가문의 영달도 버릴 순 없어요. 쫒는 호랑이와 쫒기는 사슴의 경주는, 당연히 잔인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래서 굳이 원제가 통증을 느낄 수 없다는 설정이 필요한가 싶습니다. 일단 용서를 부르는 만능치트키인 것은 알겠지만, 좀 어울리지 않는 자기변명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장시간 우린 찐 사골국에 시판 다시다 넣는 느낌이었죠.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황제들의 후회는 남다릅니다. 하지만, 앞치고 뒷쳐도 황제인 것을... 결국은 이해하기보다는 이해받는 것이 더 많습니다. '네가 한 잔인한 일이 다 이유가 있었어.'가 환생 후 수에게는 다시 사랑 할 동력이 되죠. 하지만, 바르도의 궁에서 강제는 변명하지 않고 바뀝니다. 흔 역시 묻지 않고 봅니다. 바뀌겠다 하였으니, 정말 바뀌었는가를 지켜봅니다. 강제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 흔에게는 다시 사랑 할 동력이 됩니다.

용서란, 이 정도는 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어떤 사람이 그 순간 주어진 조건으로서 결정 할 수 있는 선택이 오직 그뿐이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누군가에게 엄청난 고통으로 이어졌다면, 그때 필요한 건 변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악의가 없다는 설명은 기본이지 최선은 아니죠. 변명은 참작사유는 될 수 있을지언정 면죄부가 되진 않을테고요. 진심이라는 것은 보여주는 것이지, 세치혀로 하는 것이 아닌데 말입니다.

문득, 어떤 사고를 치든 이유는 있고 본인은 잘못이 없다는 변명쟁이가 떠오르네요. 이런 사람들의 존재가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고 하는 말이 이치에 맞다고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이것이 진심으로 후회하고 용서를 구하며, 스스로 변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 줘야하는 이유입니다. 바로 강제처럼 말이죠.

올해 나온 외전 '반월몽'이 정말 '찐'입니다. 살면시 투텀증 업! 그곳에서 여흔이 실현 될 수 없으나 간절히 바라던 것, 그건 사람을 죽이지 않는 원제를 보는 것이었죠. 사람을 죽여서라도 너를 가져야만 했던, 서투른 자신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말입니다.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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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BLYNUE 블리뉴

출간일: 2018.10.17

분량: 본편 2권 + 외전 2편

 

 

 

 

 

 

 

 

 

 

 

 

 

 point 1 책갈피

 

 

종착지는 아버지였다.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렸지만,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었다.

그게 슬프고, 기뻐서 눈물이 났다.

 

 

 

 point 2 줄거리

 

 

기:나이토가 7살때 빈민가의 삶에 실증이 난 아버지 엘시는 반지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14살, 어머니가 죽자 나이토는 4살 어린 동생 알토를 데리고 아버지를 찾아간다. 그 동안 엘시는 귀족을 상대로 포주업을 통해 큰 부를 쌓았다. 엘시는 나이토에게 연애금지, 하교 후 외출금지, 6시 함께 저녁식사 3가지 조건을 지키면 키워 주고, 대학도 보내주겠다고 한다. 나이토는 약속을 하고 알토와 함께 엘시의 집에 들어간다.

 

승:하지만, 조건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자유를 만끽하는 알토는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도 운전도 할 수 있었지만, 나오토의 생활은 아버지에 의해 완전히 통제 되었다. 설상가상, 대학에 진학하여 레이얀과 마음껏 사랑하는 것이 꿈이던 나오토에게 아버지는 대학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말한다. 이에 나오토는 아버지에게 반항하고 그때마다 제압당하는 것을 반복하다, 결국 폭팔한 엘시에의해 심하게 폭행 당하고 감금된다.

 

전:감금당한 나이토를 레이얀이 찾아고, 둘이 패팅을 즐기려했을 때 엘시가 들이 닥친다. 엘시는 레이얀을 폭행하고, 나이토를 강간한다. 이후 엘시는 나이토와 관계를 서슴치 않는다. 아버지와 이런 폭력적 정사를 견딜 수 없었던 나이토는 괴로워하고, 결국 여행지에서 엘시를 찌르고 도망친다. 하지만, 염색을 하고 일용직 노동자로 살고 있던 나오토는 동료 니콜과 모텔에 들어 가고 거사를 치르기도 전에 엘시에게 잡힌다.

 

결:다시 시작 된 감금 생활을 통해 나이토는 엘시에게 길들여 진다. 그러던 중 엘시가 대공의 윤간파티사건으로 인해 조사를 받는 틈에 레이얀은 나이토를 구출한다. 나이토는 레이얀에게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한 레이얀은 나이토에게 폭행을 휘두르며, 탈출을 감행하지만 엘시는 둘을 찾아낸다. 레이얀을 피떡을 만들고, 다른 의미로 나이토를 피떡으로 만든 엘시는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 온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근친 피폐물"의 명가 "유아르"

 

 

근친 피폐물의 경우는 불타는 쓰레기통으로 직급행이라 배덕감과 자극도가 높은, 쉬운 소재처럼 여겨 질지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굳이 그렇지도 않습니다. 어디 맛있기가 그렇게 쉽나요?

 

중국 요리 중에 '피탄'이라는 것이 있는데 비싼 요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파는 식당이 흔하지도 않습니다. 만들기가 까다롭거든요. 오리알은 진흙에 묻어 썩힌 요리인데, 푸르딩딩한 색이며 꼬리꼬리한 냄새가 썩 손이 가지 않지만, 전체요리로 입맛을 돋구는데 제법 으뜸으로 쳐줍니다. 썩은 오리알과 피탄의 차이가 바로, 썩히는 재주가 아니겠습니까? 

 

유아르님은 근친요소가 있는 피폐물의 명가시죠. 유아르님의 자타공인 가장 유명한 키잡 작품은 "홍염",  역키잡 작품은 "격리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허락된 불온"이나 "광염"은 MSG 넣은 것은 분명한데.... 브로컬리 맛나는 치토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피폐의 묘미는 빻빻함인데,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음... 어쨌든간에 근친 피폐를 소재로, 어떤 작품이든 평타이상의 기대감을 충족 할 수 있는 작가님이라는 점은 부정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친 요소는 생물학적 양육관계는, 실질적 양육관계든, 이미 한 쪽이 부모 혹은 자녀의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남남이외에도 한 가지의 근본적 관계에 대한 원천적 부정을 근간으로 시작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똑같은 대사가 백번 쯤은 나온다는 거죠. "아들이잖아요""아빠잖아요"

 

하지만, 유아르님의 소설이 맛깔나는 이유는, 원앤온리가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방법론에 있어서 합법(?)적인 범위는 다소 많이 탈피하는 듯 하지만, 계략으로 사랑을 성취해보겠다고 오랜 시간 숨죽인채 요망을 떤 짝사랑꾼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죽지 않는 절륜함으로 끝끝내 상대방에게 항복을 이끌어 내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순수한" 유아르님의 소설은 둘만의 밤 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저는 "유아르"을 생각하면 "둘만의 밤"이 생각이 자연스럽게 연상이 됩니다. 그리고, 기본 디폴트 값 같이, "둘만의 밤"을 기준으로 비교가 됩니다. 가장 세심하게 공들여 묘사가 되어 있음에도, 저에게 "홍염"은 둘만의 밤 시대물 버전이라는 느낌이 드는 이유인 것 같아요. 정말 보는 동안, 흑발과 은발 아니었음 머리 속에서 끊어내기 힘들 뻔 했어요.

 

유아르님 소설의 "공"은 절륜함... 정말 씬이 많습니다. 씬이 많다는 것은 "다양하다"고 "길다"의 의미가 있는데, 주로 "길다"라고 하고 싶지만, 절대 숫자가 많기도 합니다. 고작 두 권인데도, 일단 감금의 횟수자체도 많고, 감금 전후의 잔혹(?)함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적을 수가 없긴하죠. 결코 남들에게 말할 수 없는 "둘만의 밤"... 늘 한겨울 같습니다. 밤이 끝나지 않는 기분이랄까요.

 

어딘가에서 소설은 금기에 대한 도전으로 파생된 장르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소설을 볼 때, 독자가 글에 비추어 보는 것은 모두 다르겠죠. 그 일부는 현실에 근간하고 있기도 하고, 아마 현실과의 단절을 목표로 할 때도 있을 것 같네요.

 

저는 무엇이든, 시작되었다면 일단 재밌을 것, 맛있을 것, 맛깔날 것, 그 이야기 자체가 존재의 의미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시대와 사람에게 필요해서 그 이야기가 만들어졌다기보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읽혀진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요. 확실히, 유아르님 글은 재미있습니다. 물론... 제일 마지막 읽은 작품이 "광염"이라 조금 목소리가 작아지긴 합니다.

 

 

 

※ 동일 작가의 다른 소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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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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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시크노블

출간일: 2018.06.18

분량: 본편 2권 

 

 

 

 

 

 

 

 

 

 

 

 

 

 

 point 1 책갈피

 

 

그러는 도중에도 작은 손에 담긴 잉어는 끊임없이 아가미를 벌름거리며 숨을 쉬려 노력했다. 바둥거리는 지느러미가 점점 힘없어지는 것이 보였다. 감지 못하는 눈동자는 마치 먹물을 한 방을 떨어뜨린 것처럼 그저 까맣고 깊었다.

......

"형님이랑 똑같네."

 

 

 

point 2 줄거리

 

 

기: 제3왕자의 꿈은 어머니인 중전과 함께 궁을 나가 평화롭게 사는 것이다. 제3왕자에게는 양인으로 발현한 제1왕자와, 미발현한 제2왕자가 있었고, 그 중 제1황자가 세자가 될 것이라 믿는다. 그러던 어느날 대비는 제4왕자를 건청궁으로 데리고 들어 온다. 제3왕자는 깡마른, 잠만 자는 동생의 방에 드나들며 혼잣말로 대화도 하고 어여삐 만져주기도 한다. 하지만, 제4왕자가 깨어난 후 궁의 판도는 바뀐다.

 

승: 제4왕자는 양인으로 발현했으며, 대비의 비호아래 단숨에 세자 후보로 등극한다. 제1왕자는 내내 전장을 돌아다니다 큰 화상을 입은채 궁으로 돌아온다. 제3왕자는 제1왕자를 세자로 추대하고, 제1왕자 세자등극을 위한 사냥연에서 제2왕자가 습격 받는 사건이 생긴다. 한편, 제4왕자는 제3왕자에게 '어떤 약'을 먹을걸 강요하며 매일밤 겁탈하기 시작한다. 더불어 오래 앓았던 중전은 죽는다.

 

전: 제3왕자는 제4왕자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다. 더불어, 주상인 아바마마를 통해 자신의 전대에 일어난 끔찍한 비극 역시 듣는다. 흥분한 제3왕자는 대비를 찾아가고 난동을 부리다 옥에 갇힌다. 옥에 나오니, 제3왕자는 세자가 되어 있었다. 제2왕자 시해 범인으로 제1왕자는 유폐되고, 도와 준 제4왕자는 변방에, 사주한 대비는 사찰로 간다. 그 후 2년 뒤 제3왕자는 음인으로 발현한다.

 

결: 양인만 왕이 될 수 있었기에, 세자는 왕이 되지 못한다. 세자의 반려에게 양위하겠다는 왕의 선언에, 궁은 혼란에 빠진다. 이때, 제4왕자는 쿠테타를 일으켜 제1왕자를 죽이고, 제3왕자는 진실을 듣게 된다. 충격을 받은 제3왕자는 말더듬이가 된다. 그리고 이 모든 배후에 제2왕자가 존재했음을 알게된다. 제3왕자는 제2왕자를 칼로 찌르고, 궁에서 나온다. 왕자로서의 삶에서 스스로 벗어난다.

 

 

 

point 3 진지충의 Review: Death Match

 

 

추리소설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나 미국이나 영국 추리 소설보다는 일본 추리 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하는데, 범인을 찾는 것보다는 그 뒤의 깔려 있는 스토리를 더 좋아합니다.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을 살고 있었도, 다른 맥락 속에서 살고 있기에 눈치채지 못했던 진실... 그것을 알아 채는 순간이 스릴러가 주는 쾌감의 절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BL 스릴러 장르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일단, '비밀'과 '피폐'라는 것에 과몰입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분위기에 비해 스토리가 별 것 없는 경우가 많죠. 솔찍히, '왕자죽이기'를 보자마자 제3왕자가 제 정신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일단, 제3왕자 단일시점인데, 제3왕자가 보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자기 할 말만 하는 것 처럼 보였거든요. 

 

상대방이 똑같은 말만 한다고 느낀다면, 그건 내가 똑같은 것만 묻거나 혹은 내가 듣고 싶은 말만 선별적으로 듣고 있는 것일 확률이 높죠.  만약 내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지 않는데 같은 말을 계속 듣고 있는다면, 내가 유독 그 대답에만 예민하게 반응하고 나머지를 배제하는 경우 일 것입니다. 

 

제3왕자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하니, 그 다음부터 제3왕자가 생각을 반대로 읽게 되요. 그러다 보니, 진실에 접근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굳이 왜 제4왕자가 진실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제3왕자를 그렇게 잔인하게 매일밤 겁탈해야 했는지... 궁인들이 제3왕자가 완전히 미칠까와 묵인했으면서 겁탈 당할 때 모른척 한건 뭔가 싶었습니다. 부분적으로, 독자의 "그랬으닌까, 그랬겠지~"라는 자체 보정효과가 필요한 부분이 있었죠.

 

하지만, 플러스 마이너스 합산, 저는 플러스가 훨씬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릴러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장이 '무대에 오르다.'라는 말 입니다. 시작 버튼은 누르고, 타임 리미트는 작동하고, 참여자들은 결말을 향해 나아가죠. 가지 말라는 장소를 가거나, 이상한 사람을 만나거나, 혹은 직업상 묘한 사건에 휘말리는 순간 무대에 오르게 됩니다. 끝날 때까지 내려 올 수 없죠. 일종에 데스매치인 셈입니다.

 

근데, '왕자 죽이기'에서 많은 사람들은 무대에 오른 줄도 모르고 데스매치가 시작이 됩니다. 그건 그들의 겜블링 테이블에 장막이 드리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장막은 일종의 '기만'입니다. '가족'이라는 기만이죠. 부부 서로 사랑해서 아이를 낳고, 그렇게 낳은 아이를 부모는 사랑하고, 아이는 부모를 따른다는 아름다운 '거짓말'이요.

 

첫번째 데스매치는 '양인 만들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었던 양인 왕자들은 서로 전쟁을 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에 살아 남은 것은 평인 왕자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양인 여인을 얻어, 수렴청정을 하며 양인 왕노릇을 합니다. 하지만, 양인 여인은 그 결과로 자신이 사랑한 음인을 잃게 됩니다. 모든 걸 잃은 '양인'은 독한 마음을 먹고, 비가 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끔찍한 평인왕과 많은 아이를 낳고 단 한 명의 양인을 '만듭'니다. 양인이 아닌 아이들은 모두 죽이죠. 양인 아들은 왕이 되고 본인은 대비가 됩니다.

 

양인 아들도, 양인 아들의 후궁들도 모두 어장에 풀어 놓은 잉 떼였습니다. 어떻게 접붙혀 양인을 만들지만 중요했지, 그것이 누구의 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어요. 그 어장 속에 잉어 후궁들은 양인 왕보다 더 강한 양인 대비의 선택을 바랐죠. 제3왕자의 어머니인 중전 역시 그랬지만, 불행(?)히도 그녀는 왕의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리고, 대비 역시 왕의 아이를 낳게 되죠. 양인과 양인이 낳은 더 강한 양인인 제4왕자는 그렇게 태어납니다.

 

두번째 데스매치는 '왕 되기'였습니다.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제1왕자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그의 어머니 집 안은 반역으로 도륙이 나 있었죠. 그리고 누가봐도 약간은 미쳐있지만, 너무나 사랑스럽게 생겨 궁의 모든 사람에게 동정받는 제3왕자가 완벽한 세자후보였어요. 양인으로 발현만 된다면, 이미 끝난 게임이었죠. 그랬기 때문에, 이 게임에는 촉진제가 필요했습니다. 그게 바로 제2왕자였어요. 

 

원래, 전통적(?)으로 웃는상은 음험한 캐릭터가 많아요. 그저 왕의 객기로 들여 온, 왕자가 아닌 왕자, 그는 그저 이 게임을 망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궁을 탈출하고 싶은 제4왕자를 회유하고, 주제를 모르는 제1왕자를 부추기고, 외로운 제3왕자를 이용하죠. 그리고 그 계획은 제법 성공한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원치 않게 무대에 오른 사람이 있다만, 뜻밖에 등장한 복병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게 제4왕자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를 포기하게 만든 제3왕자에 대한 애정이었죠. 

 

궁에 있는 사람들은 제3왕자를 사랑합니다. 하지만, 고쳐쓰려고는 하지 않습니다. 너무 많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만 잘 속여서, 양인으로 발현되면 세자가 되고 왕이 되리라 생각하죠. 물론,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도 있지만, 확실한 것은 왕의 자리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서 여겨집니다. 제4왕자와 제3왕자는 매우 닮았습니다. 차이는 제4왕자는 본인이 하고 있는 게임판을 알고 있었고, 제3왕자는 자신이 게임 안에 있는 줄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제4왕자는 그걸 제3왕자에게 알려주려고 합니다. 왜냐면, 그래야 이 게임이 끝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선우휘의 '불꽃'에도 나오죠. '살아 있지 않았으니 죽을 수도 없다.' 게임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그 게임을 시작한 사람 뿐일 겁니다.

 

'이것은 왕자인 나를 죽인 이야기다.'... 그것을 용기라고 보아야 할 지, 도망이라고 봐야 할 지, 무책임이라고 봐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3왕자가 왕자를 죽인 이야기는, 제3왕자가 끝낸 길고 긴 데스매치의 종결임은 확실 한 듯 하네요.

Posted by 진지한Bgarden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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